[파이낸셜뉴스] MBC 아나운서 임현주(40)가 노키즈존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임현주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제 하루를 마무리 하며 들었던 생각을 적었었는데 공감도, 다른 의견도 주셔서 조금 더 풀어 써본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임현주는 “저 역시 노키즈존이 생긴 이유를 이해하고 있고, 어느새 익숙해졌다. 그러나 어제는 유독 그 현실이 크게 다가왔다”고 전날 적은 글의 의도를 언급했다. 이어 “아이가 떠드니까, 우니까, 방해되니까. 노키즈존은 주인의 자유라는 말 역시 이해힌다. 안전상의 이유가 있는 곳도 있고요. 다만 한 번쯤은 달리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의 그런 모습들이 ‘민폐’라고 납작하게 규정되고 시선들이 쌓이면 아이가 ‘배제 되어도 괜찮은 존재’처럼 나도 모르게 내면화 될 수도 있으니까”라고 밝혔다. “부모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비칠 수 있단 걸 알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임현주는 최근 한 식당에서 받았던 일면식 없는 주변인의 도움을 언급하며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옛말처럼 공동체가 아이를 키우는 것, 아이와 부모와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를 바라보고 대하는 많은 것들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라고 거듭 소신을 강조했다. 앞서 임현주는 지난 31일 “예전에 갔던 카페가 좋았던 기억에 다시 찾아갔는데, 주차하고 유아차에 릴리 태우자 안내해 주시던 분이 난감한 얼굴로 ‘노키즈존’이라고. ‘어디에 표시가 있나요?’ 어차피 안에서 안 받아줄 거라고 근처 다른 카페 안내해 주심”이라며 “새삼 노키즈존이 왜 이리 많은지. 막상 아이와 어디든 가면 요즘 아이 보기 귀하다며 반짝이는 눈으로 웃는 얼굴을 더 많이 보는데... 소위 힙한 곳에 아이는 왜 갈 수 없을까? 어떤 민폐가 되는 걸까?”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임현주는 과거에도 지상파 방송사 최초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하거나 ‘노(No)브래지어 챌린지’를 위해 노브라(속옷 미착용)인 상태로 방송에 임하는 등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임현주는 JTBC 아나운서를 거쳐 2013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그는 지난 2023년 신문기자 출신인 작가 다니엘 튜더와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01 15:22:18[파이낸셜뉴스] 미국 워싱턴DC의 한 식당이 30세 미만 손님의 입장을 제한하는 일종의 '노키즈존'을 도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식당 측은 매장 주변 주거지역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DC 캐피톨 힐 지역의 레스토랑 ‘카페8’(Cafe 8)이 지난달부터 저녁 8시 30분 이후 30세 미만 손님의 출입제한 조치를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식당 측은 지난 11월 2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지하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모든 손님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입장 정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식당 측은 이같은 조치가 인근 주택가의 소음 피해를 줄이고 손님들에게 안전과 편안한 식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범죄도 영향을 미쳤다. 식당 측에 따르면 몇 달 전 매니저의 아버지가 식당 근처에서 10대들에게 구타당했고 지난달에는 총기를 소지한 청년들이 식당에 침입하려 했지만 경비원이 이를 겨우 막았다. 카페 매니저 엘리프 샘은 “그들(30세 미만 손님)은 식당 앞에 주차해 음악을 크게 틀고 차 안에서 파티를 벌인다”며 “30세 이상의 손님들과 더 소통하기 쉽다. 그들은 문제를 일으키거나 싸우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대체로 이 정책에 만족하고 있으며, 젊은 고객들조차도 이 정책의 필요성을 이해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손님들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손님들은 인스타그램에 “다행이다”라거나 “어른들의 장소! 마음에 들어요!”라는 댓글로 환영한 반면 일부에서는 “(내가 30살이 넘는) 2026년까지 어떻게 기다리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연령 제한 정책이 워싱턴 DC 인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워싱턴 DC 인권법은 연령, 외모, 정치적 입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앤드류 클라인 베리타스 로펌 대표은 “미성년자 음주 방지를 위한 21세 미만 출입금지와 같은 ‘사업상 필요성’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30세 미만 출입금지 정책이 이러한 예외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식당 측은 경찰과 지역자문위원회로부터 해당 정책에 대해 문의해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경찰은 “해당 정책에 대해 식당에 공식적인 권고를 한 기록은 없다”고 했다. 워싱턴DC 인권사무소는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가 개인의 나이에 따라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것을 금지한다”면서도 “사업체 운영에 연령 제한이 필요한 경우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2-19 05:29:43[파이낸셜뉴스] 한 맥주 전문점 사장이 아이를 데리고 온 단체 손님에게 '노키즈존'임을 알리자 "배가 불렀다"는 조롱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경기 성남 분당구에서 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가게 SNS 계정에 '노키즈존'을 운영하며 겪은 일을 털어놨다. A씨는 "우리 가게는 개업했을 때만 해도 노키즈존은 아니었다"며 "그런데 영업하면 할수록 아이들이 이곳에 오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A씨는 "높은 의자 두 개를 붙여 아이를 재우다가 떨어질 뻔한 일, 아이들이 돌아다니다가 사고가 날 뻔해 손님끼리 다툼이 생기는 일도 벌어졌다"라며 "나도 엄마이기에 고민 끝에 결국 노키즈존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아이를 데리고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노키즈존이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입장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어른 6명과 아이 1명이 가게를 찾아왔다. 이에 A씨는 "우리 가게는 노키즈존이다. 아이가 있기엔 너무 시끄럽기도 하고 전에 사고도 있어서 이용이 어렵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손님은 "아이가 있어서 안 된다는 거냐? 아이 한 명 때문에 어른 6명을 안 받는다고? 참나. 배가 불렀네, 불렀어"라고 비아냥댔다고 한다. A씨는 "화가 나는 것보다 정말 마음이 안 좋았다"라며 "어른들이 술 마시면서 큰소리에 비속어도 엄청 들리고 어린아이한테 무슨 좋은 환경이라고 꼭 술집에 아이를 데리고 와야 했나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모라면 나랑 같은 생각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배가 불러서도 아니고, 손님을 가려 받는 것도 아니고 단지 어린아이가 벌써 어른들의 술집에 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노 키즈 존 사업장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키즈존 운영 업종은 커피·휴게음식점·제과점업이 76.1%로 가장 높았고, 음식점업이 18%로 뒤를 이었다. 설문에 답한 노키즈존 운영자 가운데 68%가 "아동 안전사고 시 책임 때문에"라고 대답했다. 시민들 대상 조사에서도 노키즈존 운영을 찬성한다는 응답은 73%인 데 반해 반대는 18%에 그쳤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6 22:26:33[파이낸셜뉴스]"보험 든다고 사고 안나나요. 당장 생기는 영업 지장은 보험으로 커버를 못해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한 카페 운영자 A씨의 말이다. 기자가 12일 가본 이 카페는 이끼로 덮인 산모양 구조물이 매장 중앙에서 2층까지 솟아 있었다. 2층에는 투명 유리로 된 난간이 이 구조물을 둘러쌌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2층은 아이들에겐 위험하다고 판단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은 사고에 대한 사후 대처방안이지 아이 사고를 예방해주지는 못한다"면서 "아이 사고로 인한 비용이 부담스러운게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 식당과 카페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출생 시대에 아이들을 차별하는 영업이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서울시는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겠다며 '웰컴키즈 안심보험'을 출시했지만 호응은 크지 않았다. "위험한 공간, 보험이 무슨 소용"경복궁 인근에서 또 다른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아이 오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2층을 '노키즈 존'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계단에 틈이 있어서 어른도 발이 빠질 수 있는데 아이는 몸이 그대로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2층에서 아이가 올라갔다가 난간에 매달려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면서 "보험이 있으면 사고 비용을 덜어주긴 하겠지만 저는 아동 사고 발생 확률을 '제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대 2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웰컴키즈 안심보험'을 최근 출시했다.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이유로 '안전사고 발생 시 과도한 배상 부담'을 꼽은 경우가 68%라고 답한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를 근거로 만들었다. 그러나 정작 영업장에 위험요소가 있는 곳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할 때 보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영업장의 위험요소가 많지 않더라도 어린이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2층짜리 건물 전체를 이용하는 한 카페는 10살 이하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돌로 만든 대형 테이블이 놓여 있고 계단, 바닥이 딱딱한 자재로 마감된 것 외에 아이들이 출입하지 않으면 안될 만한 이유는 보이지 않았다. 서울 서촌의 한옥집을 개조한 한 일식집 역시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으로 인테리어를 한 것 외에 위험요소를 찾지 못했다. 이 매장들의 경우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문의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인권위, "아동 일률적 금지는 차별"노키즈존을 운영하는 곳이 늘면서 차별 논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13세 이하 아동의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한 한 식당의 행위를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제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아이들 출입을 금지하는 업소는 전국에서 54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을 고려해 노키즈존으로 제한하던 운영 방식을 바꾼 카페도 있었다. 서울 시청역 인근의 한 베이커리 카페는 지난달 매장을 두 배로 확장하면서 어린이 출입을 허용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현모씨(54)는 "매장이 작아 1인 1음료 주문을 원칙으로 했는데 아이를 데려오는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었다"면서 "위험요소도 많고 직원과 언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아이 출입을 제한했지만 지금은 매장을 확장하면서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8-11 11:59:47[파이낸셜뉴스] 제주도 한 유명 식당이 '노키즈존'을 선언한 가운데 그 이유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의 한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가게 사장은 공지글을 통해 '부득이한 노베이비&노키즈존 운영 사유 6가지'를 밝혔다. "매우니 소스 다시 만들어달라, 덜짜게 다시 끓여달라" 사장 A씨는 "대표메뉴인 우렁정식은 생양파 양념이라 간혹 매울 수도 있는데 부모들이 '아이들 먹일 수 있도록 양파를 익혀서 소스를 다시 만들어달라' '간장으로만 소스를 다시 만들어 부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튀긴 생선 요리라 굵은 가시가 씹힐 경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데 부모들이 '아이가 먹어도 될 정도의 튀김 정도'를 강요한다. 그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컴플레인 부담은 저희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또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국에 대해서도 '아이들을 위해 덜 짜게, 덜 맵게, 우리 아이를 위한 레시피로 다시 끓여달라'는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애들 반찬 없으니 계란말이 해달라"..부모들 무리한 요구 부모들의 요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A씨는 "매일 바뀌는 8가지 반찬 중에 '아이를 먹일 반찬이 없다'면서 메뉴에도 없는 '계란후라이, 계란말이, 조미김, 생김 등을 달라'고 요구한다"며 "물론 아이 반찬용 조미김 등을 구비 중이긴 하나 무제한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동반한 부모님들은 편한 식사를 위해 다른 손님들의 의견과 상관없이 키즈 채널의 고정 방영을 요구하고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와중에도 아이들을 방치한다"고 덧붙였다. "아이 동반 손님께 죄송하지만.." 너무 힘들었다는 사장 끝으로 A씨는 "저희도 손자·손녀를 두고 있고 아이를 좋아하지만, 너무 힘이 들어 부득이하게 방침을 정하게 됐다"며 "향후 노키즈존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항상 고민 중이고 아이를 동반한 부모님께도 죄송할 따름"이라고 글을 맺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식당가면 아이들 뛰어다니는데 나몰라라하는 부모 많이 봤다" "개념없는 몇몇 부모 때문에 전체가 피해 본다" "얼마나 무개념으로 행동했으면 노키즈존으로 바꿨을까" "그냥 집에서 드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3-25 13:45:41[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대표 매체가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노키즈존’을 연결해 비판적 시각으로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일(현지시간) “한국 사회가 저출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제주연구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자료상 전국 노키즈존은 542곳, 인터넷 이용자가 직접 구글 지도에 표시한 노키즈존은 459곳이라고 소개하면서 “인구 감소 국가에서 이런 현상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르몽드는 한국에서 노키즈존이 2010년대 초 생겨나기 시작했고,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법적 책임과 주로 연관된다고 전했다. 또 르몽드는 노키즈존 운영을 영업의 자유로 볼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차별로 볼지 한국 사회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르몽드는 “노키즈존 현상은 여러 범주의 인구에 낙인을 찍는 광범위한 움직임의 일부”라며 이런 입장 제한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나 고령층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현상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세대 간 교류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노인 출입 금지(노시니어존) 카페가 등장하기도 했다. 20~30대 이용객에게 방해가 된다며 40대 이상은 이용하지 못하는 캠핑장 등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가 노키즈존 운영 사업주 205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아동 안전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해서’가 68.0%(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다. ‘소란스러운 아동으로 다른 손님과 마찰이 생길까 봐’(35.9%), ‘처음부터 조용한 가게 분위기를 원해서’(35.2%), ‘자녀를 잘 돌보지 못하는 부모와 갈등이 생길까 봐’(28.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0 21:32:45작년 총 영화 관객은 1억2513만 5886명이다. 전년보다 10% 늘었다. 역대급 증가율이다. 하지만 한국영화계는 여전히 우울하다. 규모가 20년 전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관객 2억명 시장’(2013년~2019년)은 이젠 영화계의 “이루어질 수 없는 달콤한 꿈” 같다. 그래도 완전히 회복한 시장이 있다. 관람 등급별로 분석하면 전체관람가 관객은 전년보다 2.2배 증가해 2051만여명이었다. 딱 ‘2억명 시대’의 평균 규모다. 작년 관객 증가 주역은 천만 영화인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보다 그들이다. 총관객의 16%였던 그들은 어느 정도 12세 관람가(49%)와 호환하기에 시장에 미친 영향은 그 이상이다. 전체관람가 시장의 회복은 연간 관객 증가율보다 더 중요한 신호다. 그 중심에 외부 악재에 가장 취약한 동시에 미래 중심 관객인 유·초등 관객이 있기 때문이다. 유초등 관객은 외부 악재에 가장 취약하다. 코로나19, OTT, 비싼 입장료. 영화 시장의 악재를 뭐라고 진단하든 그들이 가장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관객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살아있다”고 “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러니 영화계가 내놓는 외부 악재는 핑계일 뿐이다. 문제는 한국영화가 그들에게 갈 길이 없다. 한국영화는 ‘노키즈존’이기 때문이다. 당장 설 연휴에 할머니 할아버지 손자 손녀가 함께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한국영화가 있었나? 봄방학 동안 초등학생 반 모임용 한국영화가 있었나? 'DMZ 동물 특공대'뿐이다. 참고로 이 조건들이 합쳐져 ‘겨울왕국’은 최초의 전체관람가 천만 영화가 됐다. 지난해 전체관람가의 89%가 외국영화 몫이었던 건 코로나19 탓이, OTT 탓이, 입장료 탓이 아니다. 아예 상관도 없다. ‘2억명 시장’ 때도 그랬으니까. 전체관람가 영화를 한국영화계가 만들 수 없는 이유는 있다. ‘애들 영화’는 돈이 안 된다는 계산. 어른들이 안 볼 것이라는 불신. 정말로 그럴까? ‘엘리멘탈’ 관객이 723만명, ‘짱구’ 극장판 2편 관객이 130만명. 웬만한 한국영화보다 더 관객이 많았다. 그래서다. 작년에 유튜브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캐리 언니와 슈퍼 콜라’와 ‘도티와 영원의 탑’은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극장판 ‘뽀로로’의 꾸준한 개봉은 말할 것도 없다. 비단 애니메이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에는 전체관람가 ‘웡카’ 1주차 관객이 78만명이었다. ‘웡카’ 예매 관객의 49%가 30~40대다(CGV 기준). 그들은 20년 전 전체관람가 ‘해리포터’ 시리즈 관객이고, 5년 전 전체관람가 ‘알라딘’과 ‘미녀와 야수’의 관객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멍뭉이’(19만명)가 귀하다. 가령 ‘지구에 와서 초능력 쓰는 외계인 영화’, ‘세상을 지키다가 목숨을 바친 주인공 영화’를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영화 마케터 면접 질문이라면, 초호화 캐스팅, 유명 감독, 블록버스터가 정답이다. 기어코 ‘성인용 영화’로 팔아야 한다. 아무리 초등학생 관객이 호평해도 ‘초딩용 영화’로 파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이티’를 엄마 아빠와 봤던 어린이 관객이 어른이 되어 자녀와 함께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함께 본다는 것은 현재 한국영화로선 상상할 수 없다. 원래 한국영화에 전체관람가가 없었던 건 아니다. ‘우뢰매’ ‘슈퍼 홍길동’도 있었고 ‘말아톤’ ‘우생순’ ‘마당을 나온 암탉’ ‘글러브’ 그리고 ‘집으로...’도 있었다. 그런데 너무 옛날 옛적 영화들이다. 왜 사라진 걸까? 기존 한국영화계가 전체관람가를 포기하고 12세와 15세 관람가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사이 외국 전체관람가 영화를 보고 자란 유초등 관객이 20대가 됐다. 20대의 한국영화 호감도는 4050대보다 현저히 낮다. 한국영화계의 선택이 그런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한국영화가 완전히 무방비는 아니다. 뽀로로, 두다, 호기, 볼트, 자두, 차탄, 신비. 기존 한국영화계는 외면하는 주연 배우들이다. 그들은 4살에서 11살 관객이 12세, 15세, 청불 관객으로 가는 길목에 버티고 있다. 새로운 한국영화계가 출현할 때까지 그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형호 영화산업분석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16 14:31:21[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노키즈존 사업주 10명 중 7명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때문에 노키즈존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공장소에서 보호자들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키즈존을 두고 '명백한 차별'이라는 의견과 '예절없이 행동하는 부모나 아이를 본 적이 있어 사업주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2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노키즈존 사업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키즈존 사업장 업종은 커피/휴게음식점업, 제과점업이 76.1%로 가장 높았고, 음식점업이 18%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인터넷 공시 등을 통해 파악된 노키즈존 사업장 558개 중 현재 노키즈존을 운영 중이며 조사에 협조한 사업주 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사업장 전체를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62.4%, 일부 공간·시간·상황만 운영하는 경우는 37.6%였다.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이유(중복응답)로 68%가 '아동 안전사고 시 사업주의 배상책임이 과도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아동의 소란으로 인한 다른 손님과 마찰 때문' 35.8%, '조용한 가게 분위기를 원해서' 35.2%, '자녀를 잘 돌보지 못하는 부모와 마찰' 28.1% 순으로 조사됐다. 노키즈존을 중단을 위해 필요한 것은 71.4%가 '공공장소에서의 보호자 책임 강화'를 꼽았다. 다음으로 배상보험금 자부담 지원이 47.3%, 보험료 지원 36.5%, 아동친화적 리모델링 지원 27.1% 등으로 나타났다. 부모를 대상으로 노키즈존에 대한 경험·인식 조사를 한 결과 '아이를 데리고 어렵게 찾아간 식당에 출입하려는데 노키즈존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해 당황스럽고 아이에 미안했다', '공공예절을 지키지 않는 일부 아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아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부모도 아이에게 공공예절을 적극적으로 가르칠 필요 있다'는 목소리도 제시됐다. 안전사고시 책임에 대해서는 아동을 주 고객으로 하는 키즈카페 등은 사업주 책임이 클 수 있으나, 일반적 경우는 아이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모에게도 일차적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복지부는 양육친화문화 조성을 위한 '아이를 대하는 ON도 높이기'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노키즈존을 규제 같은 강제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따스한 환대를 느끼며 자랄 수 있는 사회문화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며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서 공공예절을 교육시키며, 사업주는 미래의 고객이 될 우리 아이를 좀 더 배려해주고, 국민들은 아이가 예절을 익히는 과정에서 조금 서투르더라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양육친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12-28 11:52:34[파이낸셜뉴스] 튀르키예의 한 항공사가 성인만 탑승이 가능한 '노키즈존'을 도입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코렌돈항공은 오는 11월3일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카리브해 섬나라 퀴라소 항공편에 '성인 전용 구역'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코렌돈항공 측은 이번에 도입한 '노키즈존'에 대해 "아이 없이 여행하는 성인 여행객들과 조용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비즈니스 여행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구역을 도입함으로써 부모들은 아이가 울 때 다른 승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을 덜 할 수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코렌도항공이 도입한 '노키즈존'은 만 16세가 넘어야 탑승할 수 있으며, 항공권은 편도로 45유로(약 6만4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최근 비행기에서 어린아이를 동반한 승객때문에 불편을 겪었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늦은 밤 출발하는 비행기에서 야광 모자를 쓴 아기 때문에 밤잠을 설친 승객이 올린 사진이 공개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어두운 비행기 기내에서 휘향찬란하게 빛나는 형광모자를 쓴 아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사연을 공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부모들이 실수했다, 민폐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29 14:21:11[파이낸셜뉴스] 국민 10명 중 8명은 '케어키즈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어키즈존'은 영유아, 어린이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이른바 '노키즈존'과 달리 아이 출입을 허용하는 대신 전적으로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장소다. '노키즈존'처럼 어린이를 차별하는 것 보다는 부모에게 보다 강한 책임을 묻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10명 중 8명 "사고시 부모 책임" 2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전국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2023 노키즈존 관련 인식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1.6%)은 공공장소에서 만 13세 어린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편을 겪었던 장소로는 식당(72.2%, 중복응답)이 가장 많았다. 카페(48.4%), 대중교통(45.3%), 대형마트(32.5%)가 그 뒤를 이었다. 공공장소에서의 어린이로 인한 불편 경험은 대체로 이를 제재하지 못한 부모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6.0%)은 공공장소에서 어린이와 관련한 사건사고의 핵심은 동반한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안전 관리를 못한 장소 '관리(영업자)' 책임이라는 답변은 17.6%, 어린이를 배려하지 못한 '주변사람들' 책임이라는 응답은 9%에 그쳤다. 부모의 방관과 무책임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응답도 59.3%에 달했다. 케어키즈존…부모가 적극 케어해야 '케어키즈존'이 주목받은 건, 이처럼 공공장소에서 어린이를 적극적으로 돌봐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는 인식이 강해져서다. '케어키즈존'은 지난해 일부 카페에서 도입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울산의 한 카페는 '케어키즈존' 임을 밝히며 '부모님의 부주의로 인해 다른 고객님들께 피해가 발생하거나 매장 기물·식물 파손 및 안전사고 발생 시 부모님께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유의해달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케어키즈존 관련 인식 평가에서 응답자의 80.7%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강한 책임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아동들의 출입을 막는 것보다 부모에게 한 번 더 책임을 일깨워 주는 게 아이들 교육에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86.9%에 달했다. "사회적 배려도 필요" 물론 사회적 배려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각도 상당했다. 특히 고연령층일수록 어린이 안전사고는 부모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응답률이 높아졌다. 연령대별로 20대 60.4%, 30대 66.4%, 40대 79.2%, 50대 87.2% 등이다. 엠브레인은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케어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많은 모습"이라면서도 "어린이 관련 사고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관심의 필요성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8-01 13:5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