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박상현 교수팀이 미국 스탠퍼드 대학팀과 협력해 공장라인에서 불량제품을 감지할 수 있는 '논리적 이상 감지'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나왔던 인공지능이 적용된 논리적 이상 감지 모델이 90%를 넘지 못하는 성능을 보인 반면 연구진의 기술은 98%를 넘어섰다. AI를 활용한 이 기술은 산업용 영상에서 발생하는 논리적 이상을 정확하게 감지해 스마트 팩토리의 불량 검출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14일 DGIST에 따르면, 연구진은 각각의 부품을 정확하게 영역화하는 모델을 먼저 학습하고 이를 이용해 이상감지를 수행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논리적 이상은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 안의 구성요소 개수와 배열 또는 구성과 같은 기본 논리 제약을 위반하는 데이터를 말한다. 영상 내 일부분만 검사하면 비교적 쉽게 검출 가능한 구조적 이상과 달리 논리적 이상은 영상 전체의 다양한 구성요소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AI 모델은 논리적 이상 감지에서 AUROC 점수가 평균 90%를 넘기지 못하고 저조했다. AUROC는 모델이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를 평가하는 도구로, 성능이 우수할수록 100%에 가까워진다. 일반적으로는 영역화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픽셀 단위의 레이블 작업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수의 정답지를 활용하는 퓨삿 영역화 기법을 함께 제안했다. 모델 학습에 사용된 영상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있어, 각 영상은 다르지만 부품 개수나 픽셀 수가 유사하기 때문에 히스토그램을 활용한 목적함수를 최소화해 영역화 모델을 효과적으로 학습했다. 이를통해 기존 퓨샷 영역화 기법들보다 정확성이 우수했다. 또, 영상의 영역화 정보를 활용해 논리적 이상감지와 구조적 이상감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총 3개의 메모리 뱅크를 활용해 테스트 영상과 비교하며 이상감지 점수를 효과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결과, 기존의 기법이 논리적 이상감지에서 평균 90% 이하의 성능을 기록한 것에 반해 제안한 기법은 평균 98%의 성능을 기록했다. 박상현 교수는 "이번에 논리적 이상감지 성능을 향상시켜 스마트 팩토리에서의 불량검출에 사용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AI분야 최상위 학회인 'AAAI'에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3-14 15:53:16"국내 유일의 정보통신(IT)·운영기술(OT) 융합 기업인 포스코DX가 산업용 인공지능(AI)을 위한 고도화된 자율시스템을 만드는 게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사진)은 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포스코 AI 테크 미디어 데이'에서 "현 AI 수준에서 고도화된 자율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과 하드웨어와의 융합이 중요한데, 이런 융합 AI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간 협업 및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과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포스코DX는 철강, 이차전지 소재, 물류 등 산업 현장에 특화한 산업용 AI를 확산해 디지털전환(DX)은 물론 인공지능전환(AX)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기존 AI 조직을 확대 개편한 AI 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업현장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적용해 자율화, 무인화, 최적화를 구현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적이면서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포스코DX는 산업 현장 자율화를 모토로, 자율화를 위한 3대 핵심 기능인 인지, 판단, 제어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사람의 개입 없이 운영되는 '스마트제조 2.0 시대'를 구현하고 있다. AI기술센터는 인지, 판단, 제어 등 3개 분야의 AI 엔진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현장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인지AI는 현장의 눈 역할을 하는 분야로, 일반적인 2차원(2D) 영상뿐만 아니라 중후장대 산업에 적합한 3D 영상 데이터에 대한 딥러닝 기술을 차별화시켜 제조, 유통물류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제철소에서는 수십t의 철강재를 운반하는 크레인에 인지AI를 적용해 무인화하는 한편 이차전지 소재공장 등에서 운영되는 산업용 로봇에도 도입했다. 영상뿐만 아니라 현장 설비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실시간 분석하는 이상감지 기술로 설비 이상 유무를 사전에 인지하는 등 설비 관리의 무인화도 실현하고 있다. 판단AI 분야에서는 공장 생산성 향상에 직결되는 작업 순서와 설비 할당 등을 판단하고 제조업 특화 대형언어모델(LLM) 기술을 통해 설비 정보와 이상 현상 사이의 관계를 추출하는 논리적 추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어AI 분야에서는 설비의 최적 운전을 자율적으로 도출해 자동 제어를 지원하고 고숙련 작업자들의 노하우를 딥러닝함으로써 효율적인 생산 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3-06 18:03:04"국내 유일의 정보통신(IT)·운영기술(OT) 융합 기업인 포스코DX가 산업용 인공지능(AI)을 위한 고도화된 자율시스템을 만드는 게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 사진)은 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포스코 AI 테크 미디어 데이'에서 “현 AI 수준에서 고도화된 자율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과 하드웨어와의 융합이 중요한데, 이런 융합 AI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간 협업 및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과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포스코DX는 철강, 이차전지 소재, 물류 등 산업 현장에 특화한 산업용 AI를 확산해 디지털전환(DX)은 물론 인공지능전환(AX)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기존 AI 조직을 확대 개편한 AI 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업현장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적용해 자율화, 무인화, 최적화를 구현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효율적이면서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포스코DX는 산업 현장 자율화를 모토로, 자율화를 위한 3대 핵심 기능인 인지, 판단, 제어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사람의 개입 없이 운영되는 ‘스마트제조 2.0 시대’를 구현하고 있다. AI기술센터는 인지, 판단, 제어 등 3개 분야의 AI 엔진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현장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인지AI는 현장의 눈 역할을 하는 분야로, 일반적인 2차원(2D) 영상뿐만 아니라 중후장대 산업에 적합한 3D 영상 데이터에 대한 딥러닝 기술을 차별화시켜 제조, 유통물류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제철소에서는 수십t의 철강재를 운반하는 크레인에 인지AI를 적용해 무인화하는 한편 이차전지 소재공장 등에서 운영되는 산업용 로봇에도 도입했다. 영상뿐만 아니라 현장 설비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실시간 분석하는 이상감지 기술로 설비 이상 유무를 사전에 인지하는 등 설비 관리의 무인화도 실현하고 있다. 판단AI 분야에서는 공장 생산성 향상에 직결되는 작업 순서와 설비 할당 등을 판단하고 제조업 특화 대형언어모델(LLM) 기술을 통해 설비 정보와 이상 현상 사이의 관계를 추출하는 논리적 추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어AI 분야에서는 설비의 최적 운전을 자율적으로 도출해 자동 제어를 지원하고 고숙련 작업자들의 노하우를 딥러닝함으로써 효율적인 생산 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3-06 13:11:38포스코DX가 철강, 이차전지 소재, 물류 등 산업현장에 특화한 산업용 인공지능(AI)을 확산함으로써 디지털전환(DX)에 더해 인공지능전환(AI)을 주도하겠다고 6일 밝혔다. 포스코DX는 이날 광화문에서 '포스코 AI 테크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내놨다. 포스코DX는 올해 AI 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업현장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적용해 자율화, 무인화, 최적화를 구현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보다 효율적이면서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존 AI 조직을 확대 개편한 센터 발족을 통해 산업현장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 현장 확산을 빠르게 실행해 철강 제조, 이차전지 소재 등 포스코그룹 중점사업 영역의 AI 기술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생산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를 선도적으로 구축해 온 포스코DX는 산업 현장 자율화를 모토로, 자율화를 위한 3대 핵심 기능인 인지, 판단, 제어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사람의 개입 없이 최적 운영되는 ‘스마트제조 2.0 시대’를 구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기술센터는 인지, 판단, 제어 등 3개 분야의 AI 엔진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현장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우선 인지AI는 현장의 눈 역할을 하는 분야로, 일반적인 2D 영상뿐만 아니라 넓은 현장을 가진 중후장대 산업에 적합한 3D 영상 데이터에 대한 딥러닝 기술을 차별화시켜 제조, 유통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제철소에서는 수십t의 철강재를 운반하는 크레인에 인지AI를 적용해 무인화하는 한편 이차전지 소재공장 등에서 운영되는 산업용 로봇에도 도입해 눈 역할을 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영상뿐만 아니라 현장 설비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실시간 분석하는 이상감지 기술을 채용해 설비 이상유무를 사전에 인지하는 등 설비 관리의 무인화도 실현하고 있다. 판단AI 분야에서는 공장 생산성 향상에 직결되는 작업 순서와 설비 할당 등을 판단하고 제조업 특화 대형언어모델(LLM) 기술을 통해 설비 정보와 이상 현상 사이의 관계를 추출하는 논리적 추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어AI 분야에서는 설비의 최적 운전을 자율적으로 도출해 자동 제어를 지원하고 고숙련 작업자들의 노하우를 딥러닝함으로써 효율적인 생산 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윤일용 포스코DX AI센터장은 “그동안 서비스형 AI 기술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 효율화, 자율화, 무인화 등 산업 현장의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용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산업용 AI야말로 실질적 재무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AI기술센터가 철강, 이차전지 소재 등 중후장대 산업현장에 특화한 독창적 AI 기술을 개발·확산해 포스코DX가 산업용 AI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3-06 10:13:39[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타이완)을 전격 방문하면서 미·중 긴장과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7일 인민해방군을 동원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군용기, 군함 수십 대를 진입시키는 등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군사행동을 감행했다. 중국군은 8일에도 대만 근처 모처에서 군사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는 성명서를 통해 “대만 인근 공해상에서 반(反)잠수함과 해상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했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미국은 관련 지역 동맹국과의 안보 약속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비행하고 항해할 것이라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현상변경국이지만 국제정치적 입지 좁아져 인정하지 않아, 미국과 군사채널 소통 정지 선언으로 대만 갈등 장기화 조짐... 대만 연합신문망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2일 대만 기업 100여곳이 생산한 식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어 중국 외교부는 5일 국방부 실무회담과 해상 군사 안보 협의체 회의도 취소하고 미·중 간 불법 이민자 송환 협력, 기후 변화 협상 등 8개 협상을 중단을 선언했다. 이와 같이 중국이 미국과 군사채널 등 소통의 수단을 정지시킨 것은 대만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첫 단서가 될 전망이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우선 "펠로시 의장의 대만방문이 과잉행태였는지 아니면 중국의 군사행동과 대화중단이 과잉대응이었는지는 ‘현상유지 VS. 현상변경’의 성격규정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미국은 국제정치적 독립체로서 '현재의 대만을 지키는 것은 현상유지'라는 입장으로 중국이 국제체제의 안정성을 해치는 '현상변경을 시도한다'고 보는 반면, 중국은 국제정치에서 신흥강국다운 대우를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인식하는 가운데 '대만을 일국양제에 따라 외부 간섭을 배제하는 것이 현상유지'라는 입장이라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현 패권국이고 중국은 신흥강국이라는 것에 논리적 적실성이 있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보면 기존의 체제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현상변경국이라는 논리가 합리적"이라며 "하지만 중국은 자국이 현상변경국으로 규정되면 국제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이러한 성격규정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방문,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힘의 재분배' 현상서 나타난 촉발요인, 근본적 요인 아니야, 언제 어디서든 갈등 부상 가능성 국제정치에서 미국과 중국이 각각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성격규정을 달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국의 부상으로 ‘힘의 재분배’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파급된 구조적 요인에 의한 후폭풍에 해당한다는 해석이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번 대만을 둘러싼 '펠로시 방문과 중국의 반격으로 나타난 갈등'은 힘의 재분배 현상이 진행하는 상황에서 나타난 촉발요인이지 근본적 요인은 아니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며 "이번 2022년에 촉발요인이 없었더라도 언제라도 또 다른 촉발요인이 부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갈등은 이러한 구조적 요인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 구조적 접근을 추동한 것은 중국의 부상이고 그 중심에 중국의 신장된 군사력이 있으며 1996년 당시와 달리 중국은 현대화된 군사력으로 무장한 상태이고 극초음속미사일을 포함해 다양한 도발옵션도 갖춘 상태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은 항공모함도 2척 보유한 상태이기에 이번의 촉발요인은 1996년 당시와 달리 바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구조적 요인이 전면으로 부상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반 센터장은 "현재 여론전·심리전 등 회색지대전략과 항공모함 등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시위 성격의 흑백지대전략이 혼재되는 '융합전장'이 조성되고 있다"며 "중국의 입장에서 대만은 흑백지대 성격의 주권문제이기에 '융합전장의 지형은 매우 험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번에 전구사령관 전화통화 중단 등 중요한 소통창구가 닫혔다는 점에서 촉발요인이 앞으로도 다양하게 나타나 위기관리에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한국이 이번 사태를 남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장도 소모전에 돌입한 상태이기에 2개의 전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사실상 2개 전장을 혼자서 관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미국은 동맹국과 우방국의 역할을 기대하거나 혹은 직접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 미·중 갈등 격화는 한국에게 큰 도전이 될 수밖에 없어...윤 정부 모든 것 미국에 보조 맞춰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격화한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은 법치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중시하는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9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의 무력시위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 국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VOA(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법치와 규칙 기반 국제질서의 중요성,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무력 사용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게 하면 중국이 우리를 갈라놓기가 매우 어렵다”고"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이 같은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진 장관이 이번 9일 칭다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불균형적이고 도발적이었으며 역내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회담장에 가져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한국 정부가 두 개의 초강대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관한 문제'라며 "윤석열 정부가 주한미군 2만8천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억지를 공약한 가까운 동맹 미국과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 등 두 강대국 모두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셉 전 차석대표는 "하지만 윤 정부가 한국이 ‘국제적 플레이어’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이 분명 미국과 함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그렇다고 반드시 모든 것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미국의 핵심동맹국 미·중 사이서 고민할 때 아니다 VS. 美 치우치거나 中 3불 요구 압박 견뎌내고, 추가 긴장 막으며 균형 잡아야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이 더 이상 미·중 사이에서 어느 편에 서야할 지를 고민해야 할 입장'이 아니라며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중국의 동맹인 북한의 적국이며,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미·중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깊이 연계된 나라"라고 지적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이 이에 달가워하지 않지만 이제 한국을 화나게 하거나 소외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이 점은 한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때 잊어서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진핑 집권 아래 중국은 더욱더 공격적이고 권위주의적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중국과 적절하고 투명하며 균형 잡힌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시진핑이 집권하는 미·중의 관계는 최소 현상 유지, 아니면 긴장이 격화할 것"이라며 "모든 주요 사안에 있어 동맹국이 뜻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로 방한한 펠로시 의장을 직접 만나지 못한 것이 중국 때문이면 실수"라고 지적했다. 김 분석관은 "기시다 일본 총리가 펠로시 의장을 만나 두 나라 사이 연대를 보여줬다"며 "윤 대통령의 최근 결정은 일부 미국 관리들에게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믿을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게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분석관은 "한국은 당연히 중국을 계속 인식해야 하지만 '압박에 굴복한다면 윤 정부도 이전 정부와 다를 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뿐"이라며 또한 '한국이 동맹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전문가 중엔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차이를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담당 국장은 "현시점에서 한국이 미국에 지나치게 치우치거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3불 이행을 요구하는 압박을 견디지 못하면 추가적인 긴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동북아 안보 지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한국이 북핵 문제를 포함한 지정학적 이해를 고려해 역내 추가적 긴장을 초래하지 말고 어느 쪽으로도 지나치게 기울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미국의 공급망 강화 정책에 동조해야 하지만, 중국과의 원만한 관계도 순조롭게 관리해야 하는 것 또한 중요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 그 구체적 해법은 누구도 혜안을 제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지금이 국가적 차원에서 당장 몇 달, 몇 년 뒤에 후회 없도록 모든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 통찰력을 발휘해야 할 매우 중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8-08 23:04:01[파이낸셜뉴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합성생물학전문연구단 김하성 박사팀이 인공지능(AI)과 인공미생물을 결합해 유해물질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AI 바이오센서는 11개의 유해물을 최대 약 95.3%의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바이오센서보다 유해물 검출한계가 약 75배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변이 단백질들을 여러 개로 만들고 여기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신호들을 모아 빅데이터를 생성, AI 모형을 적용한 것이다. 김하성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미생물 바이오센서에 AI 기술을 접목하여 센서 성능을 향상시킨 최초의 연구이며, 그동안 축적된 바이오센서 기술이 AI 기술과 결합해 한 단계 더 정밀한 진단, 감지 기술로 발전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향후 토양, 물, 농산물 등 환경 시료의 유해물 감시 및 식별이나 생체내 유해물질의 모니터링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고 전망했다. 이 AI 바이오센서를 만들기 위해 인공적인 단백질 변이를 유발해 고활성 전사인자 6종을 개량했다. 기존의 센서를 만드는 방법에서 벗어나 선별된 변이 모두를 사용해 바이오센서 집합체를 만든 것이다. 이는 개별적인 전사인자의 부족한 부분을 다른 종류 전사인자가 채워주는 식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패턴을 학습해 기존 바이오센서에서는 불가능 했던 감지물 식별 기능을 만들어냈다.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필수다. 연구진은 미리 선정한 유해 화학물질의 농도를 일정하게 시료를 만들어 센서의 반응 데이터를 수집했다. 즉, 화학물질의 종류와 농도를 미리 알고 센서에 반응시키는 것이다. 이 데이터 학습은 총 6912개의 다른 조건에서 데이터를 훈련셋과 테스트셋으로 나눠 모형을 만들었다. 그 결과 단일 센서를 사용할 경우 45% 미만의 식별 성능을 보였으나 센서 집합체를 사용할 경우 평균 약 85%, 최대 95.3%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 즉, 실험에 수행한 11종의 유해물 중 어떤 유해물에 의해서 센서가 작동했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결과다. 또한 해당 물질의 농도가 얼마인지도 예측하고 그 결과 센서 집합체의 검출한계나 기저잡음, 신호범위 등의 지표가 단일 센서에 비해서 5~10배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승구 박사는 "인공 유전자회로 연구는 다른 공학분야에서처럼 논리적 구동이 가능한 생물학, 즉 합성생물학으로 발전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이번 연구는 머신러닝을 통하여 이를 가속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공학 분야의 저명 저널인 '바이오센서스엔바이오일렉트로닉스' 9월 3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2-16 12:46:25"적폐의 개혁은 이제 우리시대의 미션이 됐고 현 정부의 '팔자'가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경직되고 이중적인 노동시장, 내수·수출과 대·중소기업 등 부문간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현장과 괴리된 교육이나 금융 보신주의 등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우린, 눈앞의 명백한 증거들에 눈 감지 말아야 하고, 시대 과제를 회피해서도 안됩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2015 경제 정책 방향'은 올 한해의 '액션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며 "공공부문을 선두로, 노동, 교육, 금융 부분의 구조개혁을 통해 사람과 돈이라는 경제의 핵심요소가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하고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자본유출 가능성 등 대내외 위험에도 사전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 부총리는 "세법개정안, 부동산법, 장년·여성·자영업 대책, 투자활성화 대책, 재정 조기집행 등이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작동하면 민간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심리를 일깨울 것"이라며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한발 한발 착실하게 내딛는 실행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업무태도로 최 부총리는 △개혁에 대한 투철한 소명의식 △창의적 개혁 방법 △타협과 협상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개혁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규제든, 연금이든, 노동이든, 교육이든 내구성 좋은 탄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개혁이며 결국 '개혁이 밥 먹여준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그 과정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고, 이해가 부딪칠 수도 있고,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오직 국가의 백년대계만 보고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직원 여러분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羊)의 해'가 밝았습니다. 광복(光復)으로 나라의 기틀을 새로 설계한 지 70년이 되었습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전쟁, 오일쇼크, 외환위기 등을 겪으면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일어섰습니다. 많은 개도국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됐고, 이제 그들은 "우리도 한국처럼 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세계 경제발전사에 전무후무할만한 성취입니다. 지난해에도 우리는 대내외 도전에 맞서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일본을 국가신용등급에서 앞질렀고, FTA 경제영토는 세계 3위로 확대되었습니다. 가장 짧은 기간에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사태 이후 길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던 경제주체들 사이에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확장적 거시정책과 부동산 대책으로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되찾았고, 가계소득 증대세제와 청년·여성·자영업 대책 등으로 구조적 내수부진을 돌파할 제도들을 설계했습니다. 예산안은 12년 만에 법정기한 안에 통과됐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쳐주신 덕분입니다. 특히, 일과 휴식의 경계도 없이 애써주신 직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우리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경제가 이렇게 압축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문제점도 압축적으로 쌓였습니다. 경직되고 이중적인 노동시장, 내수·수출과 대·중소기업 등 부문간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현장과 괴리된 교육이나 금융 보신주의 등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마치 200년전 다산 정약용 선생이 『경세유표(經世遺表)』에서 "터럭만큼도 병이 아닌 것이 없다"며 '국가 대개혁'을 외칠 때의 모습입니다. 문제점들이 쌓이고 쌓여, 적폐(積弊)가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문제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눈을 감았거나,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느라 중장기 과제로 미뤘거나, 근본개혁 대신 임시미봉(臨時彌縫)으로 대응한 결과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마치 '폭탄 돌리기'처럼 떠넘기다가, 타이머가 멈추기 직전에 우리시대가 물려받은 셈입니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적폐의 개혁은 이제 우리시대의 미션이 됐고, 대통령 말씀대로 현 정부의 '팔자'가 됐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지금까지 그런대로 잘 돌아갔는데, 뭐 별일 생기겠어?"라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단언컨대, '근거 없는 믿음'입니다. 다른 나라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세세만년 잘 나갈 것 같던 유럽 선진국들이 비틀거리고, 일본화(Japanization)는 가장 두려운 단어로 변했고, 러시아는 경제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일부러 그런 길을 택한 것이 아닙니다. "어어~"하다가, 개혁에 실기(失機)하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우린, 눈앞의 명백한 증거들에 눈 감지 말아야 하고, 시대 과제를 회피해서도 안됩니다. 기획재정부 직원 여러분 다행히 올 1년은, 시간이 '우리편'입니다. 전국 단위의 큰 선거도 없습니다. 개혁에 대한 공감대도 폭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한발 먼저 '경제혁신 3개년계획'이라는 개혁전략을 만들어 두었고, G20에서 "우리의 전략이 가장 낫다"는 검증도 받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를'2015 경제 정책 방향'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올 한해의 '액션 플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공부문을 선두로, 노동, 교육, 금융 부분의 구조개혁을 통해 사람과 돈이라는 경제의 핵심요소가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할 것입니다.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자본유출 가능성 등 대내외 위험에도 사전에 대비하겠습니다. 세법개정안, 부동산법, 장년·여성·자영업 대책, 투자활성화 대책, 재정 조기집행 등이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작동하면 민간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심리를 일깨울 것입니다.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한발 한발 착실하게 내딛는 실행만 남았습니다. 출발도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공무원연금 개혁 일정과 논의기구 구성에 여·야가 합의했고, 노사정이 노동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했습니다. 예년에 비해 한 달 일찍 통과한 예산안은 적기에 개혁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경제활성화 대책들은 개혁에 체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경제가 올해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금융과 실물간 돈이 도는 경제, 살림살이가 펴지는 경제,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경제, 경제적 약자와 마음을 나누는 경제가 되길 바랍니다. 특히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자영업자, 중소기업, 전통시장 상인들도 기를 펴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께, 다음의 세가지 업무태도를 주문할까 합니다. 첫째, 개혁에 대한 투철한 소명의식입니다. 개혁은 힘이 들고, 욕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혁이 없으면 일자리도, 성장도, 복지도 불가능합니다. 미취업 청년들이 스스로 '잉여(인간)'라 부르고, 근로자 셋중 하나가 비정규직이고, 베이비부머는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을 만큼 레드오션인 '치킨창업'으로 달려가는 '고장 난 현실'을 두고볼 수만은 없습니다. 이런 불편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결국 개혁은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입니다. 특히, 이번 개혁은 외환위기 때와 다릅니다. 외부에서 '강요된 개혁'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합의해서 선제적으로 희망을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입에는 쓰겠지만, 체질을 바꿔줄 양약(良藥)입니다. 둘째, 창의적 개혁 방법입니다. 잘 알다시피, 개혁은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고,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큼 설득력있는 대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설득에는 신뢰와 끈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때로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돌파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중세시대 정부와 교회는 인도에서 창안된 0(제로)을 숫자로 인정하지 않았답니다. 0은 실체가 없는데다, 곱셈에서는 모든 숫자를 0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때 반대자들을 설득한 방법은 수학자들의 논리적인 증명이 아니라, 회계사의 간단한 조언이었답니다. "0이 있으면 계산이 쉬워져 정부와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기 쉽다"는 한마디입니다. 양보를 강요한게 아니라 이익에 호소한 것이며, 이번 우리의 개혁도 서로 뺏는 제로섬(zero sum)이 아니라, 합(合)을 키우는 포지티브섬(positive sum)입니다. 그런 점에서, 모두에게 이익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방법이야말로 개혁의 최고 동력일 것입니다. 셋째, 함께 하는 개혁입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개혁을 추진할테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관중석에서 관전평이나 해주십사"하는 자세여서는 안됩니다. 개혁은 국민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개혁은 기본적으로 이익 갈등이 일어나는 '타협과 협상의 영역'입니다. 현실에 상대방이 있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름의 잣대만으로 이끌어 갈 수도 없고, 정부 혼자 그 과정을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개혁정책의 제안~수립~집행~평가의 모든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올해는 양(羊)의 해입니다. 양은 무리를 지어 서로 의지하고 사는 대표적 동물이고, 그래서 한자 무리군(群)은 양(羊)의 변이라고 합니다. 사회성 좋고, 이해심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곤경에 처한 이웃을 볼 때마다 "남 일 같지 않다'며 십시일반 힘을 보태던 우리의 공동체 정신과 유전자가 비슷해 보입니다. 그래서 양은, 혼자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무리와 함께 오래 가고, 무리와 함께 멀리 갑니다. 그것이 개혁입니다. 규제든, 연금이든, 노동이든, 교육이든 내구성(耐久性) 좋은 탄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개혁이며 결국 "개혁이 밥 먹여준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과정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고, 이해가 부딪칠 수도 있고,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행하지 않으면 돌아올 것도 없다"(空行空返 공행공반)는 말처럼, 오직 국가의 백년대계만 보고 개혁을 완수해내야 합니다. 취업통지서를 받아든 청년, 정규직 전환지원금 혜택을 본 비정규직, 소상공인 지원금을 받은 자영업자, 임대주택에 입주한 서민의 환한 얼굴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분들의 꿈과 희망이 우리를 응원합니다. 우리 경제의 맥박이 쿵쿵 뛰고, 30년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해를 만들어 냅시다. 쉽지 않을 그 길을 제가 앞장서 걷고, 여러분과 함께 걷겠습니다. 지금, 그 첫발을 내딛습니다.
2015-01-02 10:10:3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직원 여러분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羊)의 해'가 밝았습니다. 광복(光復)으로 나라의 기틀을 새로 설계한 지 70년이 되었습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전쟁, 오일쇼크, 외환위기 등을 겪으면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일어섰습니다. 많은 개도국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됐고, 이제 그들은 "우리도 한국처럼 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세계 경제발전사에 전무후무할만한 성취입니다. 지난해에도 우리는 대내외 도전에 맞서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일본을 국가신용등급에서 앞질렀고, FTA 경제영토는 세계 3위로 확대되었습니다. 가장 짧은 기간에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사태 이후 길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던 경제주체들 사이에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확장적 거시정책과 부동산 대책으로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되찾았고, 가계소득 증대세제와 청년·여성·자영업 대책 등으로 구조적 내수부진을 돌파할 제도들을 설계했습니다. 예산안은 12년 만에 법정기한 안에 통과됐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쳐주신 덕분입니다. 특히, 일과 휴식의 경계도 없이 애써주신 직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우리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경제가 이렇게 압축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문제점도 압축적으로 쌓였습니다. 경직되고 이중적인 노동시장, 내수·수출과 대·중소기업 등 부문간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현장과 괴리된 교육이나 금융 보신주의 등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마치 200년전 다산 정약용 선생이 『경세유표(經世遺表)』에서 "터럭만큼도 병이 아닌 것이 없다"며 '국가 대개혁'을 외칠 때의 모습입니다. 문제점들이 쌓이고 쌓여, 적폐(積弊)가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문제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눈을 감았거나,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느라 중장기 과제로 미뤘거나, 근본개혁 대신 임시미봉(臨時彌縫)으로 대응한 결과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마치 '폭탄 돌리기'처럼 떠넘기다가, 타이머가 멈추기 직전에 우리시대가 물려받은 셈입니다. 그래서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적폐의 개혁은 이제 우리시대의 미션이 됐고, 대통령 말씀대로 현 정부의 '팔자'가 됐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지금까지 그런대로 잘 돌아갔는데, 뭐 별일 생기겠어?"라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단언컨대, '근거 없는 믿음'입니다. 다른 나라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세세만년 잘 나갈 것 같던 유럽 선진국들이 비틀거리고, 일본화(Japanization)는 가장 두려운 단어로 변했고, 러시아는 경제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일부러 그런 길을 택한 것이 아닙니다. "어어~"하다가, 개혁에 실기(失機)하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우린, 눈앞의 명백한 증거들에 눈 감지 말아야 하고, 시대 과제를 회피해서도 안됩니다. 기획재정부 직원 여러분 다행히 올 1년은, 시간이 '우리편'입니다. 전국 단위의 큰 선거도 없습니다. 개혁에 대한 공감대도 폭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한발 먼저 '경제혁신 3개년계획'이라는 개혁전략을 만들어 두었고, G20에서 "우리의 전략이 가장 낫다"는 검증도 받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를'2015 경제 정책 방향'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올 한해의 '액션 플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공부문을 선두로, 노동, 교육, 금융 부분의 구조개혁을 통해 사람과 돈이라는 경제의 핵심요소가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할 것입니다.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자본유출 가능성 등 대내외 위험에도 사전에 대비하겠습니다. 세법개정안, 부동산법, 장년·여성·자영업 대책, 투자활성화 대책, 재정 조기집행 등이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작동하면 민간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심리를 일깨울 것입니다.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한발 한발 착실하게 내딛는 실행만 남았습니다. 출발도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공무원연금 개혁 일정과 논의기구 구성에 여·야가 합의했고, 노사정이 노동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했습니다. 예년에 비해 한 달 일찍 통과한 예산안은 적기에 개혁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경제활성화 대책들은 개혁에 체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경제가 올해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금융과 실물간 돈이 도는 경제, 살림살이가 펴지는 경제,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경제, 경제적 약자와 마음을 나누는 경제가 되길 바랍니다. 특히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자영업자, 중소기업, 전통시장 상인들도 기를 펴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께, 다음의 세가지 업무태도를 주문할까 합니다. 첫째, 개혁에 대한 투철한 소명의식입니다. 개혁은 힘이 들고, 욕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혁이 없으면 일자리도, 성장도, 복지도 불가능합니다. 미취업 청년들이 스스로 '잉여(인간)'라 부르고, 근로자 셋중 하나가 비정규직이고, 베이비부머는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을 만큼 레드오션인 '치킨창업'으로 달려가는 '고장 난 현실'을 두고볼 수만은 없습니다. 이런 불편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결국 개혁은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입니다. 특히, 이번 개혁은 외환위기 때와 다릅니다. 외부에서 '강요된 개혁'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합의해서 선제적으로 희망을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입에는 쓰겠지만, 체질을 바꿔줄 양약(良藥)입니다. 둘째, 창의적 개혁 방법입니다. 잘 알다시피, 개혁은 이해와 갈등을 조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고,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큼 설득력있는 대안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설득에는 신뢰와 끈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때로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돌파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중세시대 정부와 교회는 인도에서 창안된 0(제로)을 숫자로 인정하지 않았답니다. 0은 실체가 없는데다, 곱셈에서는 모든 숫자를 0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때 반대자들을 설득한 방법은 수학자들의 논리적인 증명이 아니라, 회계사의 간단한 조언이었답니다. "0이 있으면 계산이 쉬워져 정부와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기 쉽다"는 한마디입니다. 양보를 강요한게 아니라 이익에 호소한 것이며, 이번 우리의 개혁도 서로 뺏는 제로섬(zero sum)이 아니라, 합(合)을 키우는 포지티브섬(positive sum)입니다. 그런 점에서, 모두에게 이익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방법이야말로 개혁의 최고 동력일 것입니다. 셋째, 함께 하는 개혁입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개혁을 추진할테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관중석에서 관전평이나 해주십사"하는 자세여서는 안됩니다. 개혁은 국민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개혁은 기본적으로 이익 갈등이 일어나는 '타협과 협상의 영역'입니다. 현실에 상대방이 있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름의 잣대만으로 이끌어 갈 수도 없고, 정부 혼자 그 과정을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개혁정책의 제안~수립~집행~평가의 모든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올해는 양(羊)의 해입니다. 양은 무리를 지어 서로 의지하고 사는 대표적 동물이고, 그래서 한자 무리군(群)은 양(羊)의 변이라고 합니다. 사회성 좋고, 이해심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곤경에 처한 이웃을 볼 때마다 "남 일 같지 않다'며 십시일반 힘을 보태던 우리의 공동체 정신과 유전자가 비슷해 보입니다. 그래서 양은, 혼자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무리와 함께 오래 가고, 무리와 함께 멀리 갑니다. 그것이 개혁입니다. 규제든, 연금이든, 노동이든, 교육이든 내구성(耐久性) 좋은 탄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개혁이며 결국 "개혁이 밥 먹여준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과정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고, 이해가 부딪칠 수도 있고,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행하지 않으면 돌아올 것도 없다"(空行空返 공행공반)는 말처럼, 오직 국가의 백년대계만 보고 개혁을 완수해내야 합니다. 취업통지서를 받아든 청년, 정규직 전환지원금 혜택을 본 비정규직, 소상공인 지원금을 받은 자영업자, 임대주택에 입주한 서민의 환한 얼굴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분들의 꿈과 희망이 우리를 응원합니다. 우리 경제의 맥박이 쿵쿵 뛰고, 30년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해를 만들어 냅시다. 쉽지 않을 그 길을 제가 앞장서 걷고, 여러분과 함께 걷겠습니다. 지금, 그 첫발을 내딛습니다.
2015-01-02 09:4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