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오염물질로 인식되는 미세플라스틱이 태아 때부터 뇌에 축적돼 신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대학교는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에 의한 비정상적 행동 유발' 논문을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즈' 4월 23일자에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신경발달은 뇌가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뇌는 경험과 자극에 반응해 언어·인지·감정조절 등 다양한 능력을 형성한다. 신경 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에 유전적·환경적 원인으로 중추신경계가 손상되면 신경 발달장애를 유발한다. 타고난 유전적 원인과 달리 환경적 원인은 화학물질을 비롯한 오염물질의 노출 및 생체 축적, 성장 과정 중의 경험 및 스트레스, 보호자와의 관계 등 다양한 양태를 보인다. 연구팀은 환경적 원인 중 미세플라스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의 물리·화학적 분해를 통해 생성된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이 5㎜ 이하의 플라스틱을 말한다. 직경이 1㎛(마이크로미터, 0.001㎜) 이하인 나노플라스틱도 포함한다. 연구팀은 신경 발달이 활발히 일어나는 태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생애 전 주기 동안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환경에서 결과치를 분석했다. 임신한 쥐를 미세플라스틱에 노출하고 미세플라스틱 노출이 자손 쥐의 신경 발달과 자란 뒤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태아의 뇌에 축적될 뿐만 아니라 자손 쥐의 젖먹이 시기에 모체의 유선(乳腺)을 통해 지속적으로 뇌에 축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태아 쥐와 성인 자손 쥐에서 뇌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부티르산 수용체 중 하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을 관찰했다. 이렇게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임신 쥐의 자손은 불안과 우울 장애, 사회성 결여와 같은 비정상적 행동이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신경발달 시기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축적돼 비정상적 행동을 일으킬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사회적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신경과학과 환경과학의 융합연구 성과로, 일상생활에서 편리함을 주는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이 뇌 건강에 위험을 주고 있음을 확인해 미세플라스틱 노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음용수와 음식, 공기 중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은 항상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미세플라스틱의 부작용이 신경발달 단계뿐만 아니라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노출과 부작용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하고, 나아가 플라스틱 사용에 관한 정부의 정책 강화 및 미세플라스틱 생산의 최소화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05-25 09:47:36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로 인한 뇌전증(간질) 및 자폐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신경 세포 이동 장애 증상이 발생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후천적 뇌 돌연변이로 인한 뇌 발달 장애 환자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민 석박사통합과정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뉴런(Neuron)’6월 21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가 뇌전증과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 돌연변이로 인해 신경 세포 이동 장애 증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전 연구에서 증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신경 세포의 이동 장애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뇌전증 및 자폐증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뇌 피질 발달장애 환자의 뇌 조직에서 엠토르(mTOR) 유전자의 후천적인 뇌 돌연변이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이를 반영한 동물 및 세포 모델을 이용해 대뇌 피질 발달 이상의 원리를 연구했다. 그 결과 엠토르(mTOR)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 세포에서 세포 소기관인 일차 섬모의 생성 기능이 망가져 있음을 확인했고 이것이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신경 세포 이동 장애의 원리임을 밝혔다. 1저자인 박상민 석박사통합과정은 “후천적 뇌 돌연 변이로 인한 뇌 발달 장애 환자에서 관찰되는 대표적 증상인 신경 세포 이동 결함이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일차 섬모라는 세포소기관의 생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대뇌 피질 발달 장애 (Malformation of cortical development) 신경 세포의 증식 및 이동이 일어나는 대뇌 피질 발달 과정에 문제가 생겨서 발병한다. 뇌전증 및 자폐증를 동반하며, 특히 소아 난치성 뇌전증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일차 섬모 (Primary cilia) 미세소관의 골격 구조로 세포 외부로 돌출되어 있는 세포 소기관이다. Shh, PDGF, Wnt 등의 신호 전달에 필요한 수용체들이 위치하고 있어, 세포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여 세포의 안테나로 여겨진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8-06-25 11:43:07국내 연구진이 뇌백질 관련 뇌인지 발달장애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다운증후군 등 뇌인지 발달장애 연구와 치료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게 됐다. 1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중앙대 강효정 교수팀은 뇌인지 발달장애를 나타내는 다운증후군 환자의 뇌발달 및 기능 저하에 뇌백질 부분의 결함이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실을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로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대학교 강효정 교수 연구팀은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이 연구는 뇌신경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뉴런(Neuron)' 온라인판에 2월 25일자에 게재됐고, 3월16일 인쇄본을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강 교수팀은 다운증후군 환자의 뇌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발달 지연 원인을 유전체 수준에서 분석하기 위해 환자의 사후 뇌조직으로부터 추출한 전장전사체 발현을 태아에서 성인에 이르는 뇌발달 단계상 전 연령에 해당하는 기간에 걸쳐 정상인의 뇌 발달과정과 비교 분석했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 하나가 추가로 복제되어 발생하는 유전질환으로, 정상인에 비해 발달상에 지연이 나타나며, 특히 뇌발달과 관련하여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실제 환자의 뇌조직으로부터 추출한 전사체의 유전자발현 네트워크 분석 결과 다운증후군 환자의 뇌 발달과정에서 신경교세포의 일종인 희소돌기신경교(oligodendrocyte)의 세포 분화가 정상인에 비해 지연돼 나타났다. 이로 인해 뇌신경세포들 간 정보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엘린(Myelin) 형성이 감소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효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미엘인을 구성하는 희소돌기신경교의 분화과정의 결함이 실제 환자의 뇌조직에서 확인됐으며 또한 다운증후군의 염색체 변이를 이용한 동물모델에서 연구진의 가설을 증명하는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다운증후군과 같은 뇌인지 발달 장애 연구 및 치료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6-03-14 12:48:21[파이낸셜뉴스] 배우 김지석이 과거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이 발견된 적 있다고 고백했다. 김지석은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돈내산) 프리미엄 건강검진 체험기-상탈, 내시경, 그리고 남성호르몬'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지석은 "사실 10년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뇌에사 종양이 발견됐다"라며 "다행히 악성은 아니었지만 그 다음부터 건강 검진은 2~3년에 풀로 받는다"고 했다. 이어 "마흔 중반이 된 내게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며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일반 병원보다는 살짝 비싼데 생일 기념으로 받아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석은 3시간 동안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사 결과 체성분, 혈압, 당뇨 등 모든 부분이 정상으로 나왔다. 특히 남성 호르몬 지수가 15 이상으로 측청치가 초과됐다. 검진의는 "저도 이렇게 나온 건 처음 봤다. 혹시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으시냐"고 물었고 김지석은 "영양제를 잘 챙겨먹고 있다"고 답했다. 뇌종양은 머리뼈에 생긴 모든 종양을 말한다 악성 여부를 기준으로 할 때, 악성 뇌종양은 ‘뇌암’이라고 한다. 뇌암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하다. 정상 뇌 조직과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치료가 어려운 편이지만, 악성 뇌종양의 종류에 따라 수술적 치료 외에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 등의 병행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김지석에게 발견된 ‘양성 뇌종양’은 악성보다 예후가 좋은 편이다. 양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완전히 절제되는 경우에는 완치가 가능하다. 다만 양성 뇌종양도 완치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뇌간이나 척수와 같은 특정 부위에 생긴 종양은 수술로 제거할 수 없다. 또 크기가 작더라도 생명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와 척수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 경우 조직학적으로는 양성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악성과 같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아직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학적인 요소가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가족력 등으로 인한 뇌종양은 매우 드물다. 뇌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간질 발작이 나타나거나 점진적인 운동 및 감각 능력, 언어능력 등이 소실된다. 오심과 구토가 나타나거나 시력이 손실될 수 있다. 이밖에 뇌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 40세 지나면 '상대적 남성호르몬 결핍상태' 놓여 남성에서 테스토스테론은 성기 확대, 체모의 성장, 변성 등의 2차 성징을 자극하며 정자형성을 촉진하고, 근육을 발달시키고 유지시키는 등의 역할을 한다. 남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면서 40세가 지나면 상대적인 남성호르몬 결핍상태에 놓이게 된다. 성인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불임, 성기능 감퇴, 발기 부전 등이 나타나며 여성의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골, 근육, 중추신경계, 생식계 등에 노화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남성 갱년기'라고 한다. 다만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전립선이 위축되고 배뇨장애 증상이 심화된다. 반대로 수치가 너무 높으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전환이 과도해져 '전립선 비대'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모낭을 수축시키고 모발의 주기 중 휴지기를 늘려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의 평균수치는 4~6ng/mL이며, 정상범위는 2.7~10.7 ng/mL이다. 만약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이하라면 낮은 것으로 간주하고,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남성 갱년기로 진단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경우 보충 약제의 복용이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약제를 복용함으로써 호르몬 감소와 동반된 증상을 완화할 수 있고, 근육과 골 감소 저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테스토스테론 요법이 고환암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다른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증상개선이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복용 여부는 의료진과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남성호르몬 정상수치를 유지하는 방법에는 꾸준한 하체 운동,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 복부지방 감량, 비타민D·아연·마그네슘 섭취, 과도한 음주와 흡연 줄이기 등이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5-20 07:51:50[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제19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가 오는 16일까지 경상남도 일원에서 열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대회는 문체부가 후원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며 경상남도, 경상남도교육청, 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가 공동 주관한다. 개회식은 경남 김해운동장실내체육관에서 열렸으며 장미란 문체부 차관이 현장을 찾아 학생선수단을 격려했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장애학생체전'에는 지체장애, 시각장애, 지적(발달)장애, 청각장애, 뇌병변장애 등 5개 장애 유형의 선수단 총 4165명(선수 1926명, 임원·관계자 2239명)이 참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17개 시도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나누어 출전하며, 패럴림픽과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종목으로 구성되는 육성 종목 5개,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하는 보급 종목 11개, 그 외 전시 종목 1개 등 총 17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다. 경기는 김해시(골볼, 디스크골프, 배구, 쇼다운, 슐런, 육상, 탁구, 이스포츠), 창원시(배드민턴, 볼링, 수영, 축구), 진주시(역도, 조정), 사천시(농구), 양산시(보치아, 플로어볼) 등 경남 곳곳에 있는 종목별 경기장에서 열린다. '장애학생체전'은 그간 장애인 꿈나무 선수와 신인 선수를 발굴하는 등용문이자 미래의 국가대표로 활약할 장애인체육의 주역을 키워내는 산실 역할을 해왔다. 장애인 학생 선수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로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전문체육뿐만 아닌, 생활체육 종목까지 병행 운영해 장애인 스포츠 향유 문화를 확산하는 등 장애 인식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이번 대회 메달 집계 상황과 경기 일정 등은 대회 공식 누리집에서, 대회 관련 소식은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 차관은 "'함께 뛰는 땀방울, 자신감의 꽃망울'이라는 대회 구호처럼 장애인 학생 선수 모두 최선의 기량을 발휘하고 열정을 꽃피우길 바란다"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장애인 학생 선수들이 운동하기 좋은 사회통합형 체육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5-13 14:57:14[파이낸셜뉴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박상기 교수, 김태경 교수, 김민성 교수 연구팀이 조현병 원인과 발병 과정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이 연구는 조현병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24일 POSTECH에 따르면 조현병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겪는 정신질환으로, 환자들은 현실 인식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연구를 통해 대규모 유전체 연구에서 'AS3MT(Arsenite Methyltransferase)' 유전자가 조현병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유전자가 실제로 뇌에 미치는 영향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POSTECH 연구팀은 AS3MT 유전자의 특정 변이인 'AS3MTd2d3'에 주목했다. 이 변이가 있는 생쥐를 연구한 결과, 이들은 조현병 환자들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뇌 속 공간(뇌실)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둔화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이 감소하는 등 조현병의 대표적 증상들이 나타났다. 연구팀이 가장 주목한 것은 뇌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신경줄기세포의 분열 방식'이 교란된다는 점이었다. 정상적인 뇌 발달에서는 줄기세포가 균형 있게 분열하면서 뇌의 다양한 세포들을 만들어 내지만, AS3MTd2d3 변이가 있으면 이 균형이 무너진다. 특히 대뇌 피질의 상층부에 있어야 할 신경세포들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이는 마치 건물을 지을 때 특정 층의 벽돌이 부족한 상황처럼 뇌의 설계도는 있지만 필요한 재료들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구조적 결함이 생기는 것과 같다. 또 연구팀은 AS3MTd2d3 단백질이 신경줄기세포의 '중심체'라는 구조물에 비정상적으로 달라붙어 세포 분열 방향을 교란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러한 현상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의 뇌 유사 조직(오가노이드, organoid)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조현병이 단순한 '마음의 병'이 아니라, 태아기·유아기의 뇌 발달 과정에서 시작되는 생물학적 장애임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유전자 검사를 통한 고위험군 조기 발견이나 AS3MT를 표적으로 한 약물 개발 등 조현병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뇌과학 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혁신연구센터 사업,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 지원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4-24 10:22:16서울시가 올해 장애인 복지예산으로 1조7685억원을 투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8.1%(1321억원) 늘어난 규모로 서울시 총예산 증가율(5.2%)보다 큰 폭으로 증액했다. 올 2월 기준 서울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전체 인구(933만명)의 약 4%인 38만5343명이다. 장애 유형별로는 지체장애인 15만5000명(40%), 청각장애인 6만6000명(17%), 시각장애인 4만명(10%), 뇌병변 3만7000명(10%),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3만7000명(9%) 순이다. 이 중 88%는 질병·질환(58%), 사고(30%) 등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를 얻었다. 서울시는 장애인활동지원급여 항목을 지난해보다 459억원 늘려 총 6979억원을 편성했다. 전체 장애인 복지 예산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혼자 일상생활이나 사회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돕는 데 쓰인다. 활동 보조, 방문 목욕, 방문 간호 등에 쓸 수 있는 바우처 형태로 지급한다. 급여 단가는 전년 시급 1만6150원에서 1만6620원으로 올랐다. 장애인활동지원급여는 올해 기준 2만7439명이 받고 있다. 학업과 사회 활동이 활발한 10~20대 청년층이 37%를 차지한다. 장애인의 이동 지원을 위해 버스요금 386억원도 지원한다. 서울 시내버스뿐 아니라 환승 시 경기·인천버스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요금까지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139만명이 328억원을 받았다. 최중증 장애인(와상·사지마비, 독거 가구 등) 2719명에게는 서울형 급여를 100~350시간 추가로 지급해 일상생활 제약을 줄인다.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해 4개 권역에 전문 활동 지원 기관을 지정한다. 이곳에서 혼자 생활이 어려운 와상·사지마비 환자, 도전적 행동이 심한 발달장애인 등 고난도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장애인과 활동지원사를 연계한다. 고난도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활동지원사(약 150명)에게 고난도 돌봄 활동지원사 수당(월 30만원)을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장애인 거주시설 환경개선에 총 41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복도형·다인실 중심 시설을 가정과 같은 1~2인 생활실로 바꿔 개인 생활을 보호한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는 정규직 인력 55명을 늘려 돌봄을 강화한다. 독거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장애인을 위한 응급안전안심서비스도 개선한다. 올해 6개 권역 서비스 센터를 총괄하는 광역지원기관을 새로 선정하고, 센터별 권역을 다시 조정해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만든다.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올해 2차 시범사업으로 확대한다.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 유형과 정도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직접 선택·신청할 수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1차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지원 대상을 100명에서 130명으로 늘리고, 기존 대상(지체·뇌병변·시각·청각)에 발달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5-04-17 18:37:29[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올해 장애인 복지예산으로 1조7685억원을 투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8.1%(1321억원) 늘어난 규모로 서울시 총예산 증가율(5.2%)보다 큰 폭으로 증액했다. 올 2월 기준 서울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전체 인구(933만명)의 약 4%인 38만5343명이다. 장애 유형별로는 지체장애인 15만5000명(40%), 청각장애인 6만6000명(17%), 시각장애인 4만명(10%), 뇌병변 3만7000명(10%),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3만7000명(9%) 순이다. 이 중 88%는 질병·질환(58%), 사고(30%) 등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를 얻었다. 서울시는 장애인활동지원급여 항목을 지난해보다 459억원 늘려 총 6979억원을 편성했다. 전체 장애인 복지 예산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혼자 일상생활이나 사회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돕는 데 쓰인다. 활동 보조, 방문 목욕, 방문 간호 등에 쓸 수 있는 바우처 형태로 지급한다. 급여 단가는 전년 시급 1만6150원에서 1만6620원으로 올랐다. 장애인활동지원급여는 올해 기준 2만7439명이 받고 있다. 학업과 사회 활동이 활발한 10~20대 청년층이 37%를 차지한다. 장애인의 이동 지원을 위해 버스요금 386억원도 지원한다. 서울 시내버스뿐 아니라 환승 시 경기·인천버스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요금까지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139만명이 328억원을 받았다. 최중증 장애인(와상·사지마비, 독거 가구 등) 2719명에게는 서울형 급여를 100~350시간 추가로 지급해 일상생활 제약을 줄인다.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해 4개 권역에 전문 활동 지원 기관을 지정한다. 이곳에서 혼자 생활이 어려운 와상·사지마비 환자, 도전적 행동이 심한 발달장애인 등 고난도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장애인과 활동지원사를 연계한다. 고난도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활동지원사(약 150명)에게 고난도 돌봄 활동지원사 수당(월 30만원)을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장애인 거주시설 환경개선에 총 41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복도형·다인실 중심 시설을 가정과 같은 1~2인 생활실로 바꿔 개인 생활을 보호한다.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는 정규직 인력 55명을 늘려 돌봄을 강화한다. 독거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장애인을 위한 응급안전안심서비스도 개선한다. 올해 6개 권역 서비스 센터를 총괄하는 광역지원기관을 새로 선정하고, 센터별 권역을 다시 조정해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만든다.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올해 2차 시범사업으로 확대한다.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 유형과 정도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직접 선택·신청할 수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1차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지원 대상을 100명에서 130명으로 늘리고, 기존 대상(지체·뇌병변·시각·청각)에 발달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5-04-17 13:28:13[파이낸셜뉴스] 50대 A씨는 요즘 회사에서 중요한 서류나 마감일을 자주 깜빡한다. 게다가 느슨해진 집중력 탓에 업무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잦다. 이는 곧바로 상사나 동료들끼리 말다툼의 빌미로 작용해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족과의 대화에서 말을 자꾸 끊거나, 화를 버럭 내는 바람에 소통이 어렵다.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감정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급기야 아내로부터 “분노조절장애환자”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회사나 집에서까지 따돌림을 당하다는 생각에 술에 의존하던 그는 결국 정신과 진료실을 찾았다. A씨는 검사결과,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됐다. ADHD는 통상 발달장애의 하나로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4%가 성인 ADHD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ADHD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21년에 10만 2322명으로 2017년의 2배에 이르렀다. 특히, 성인 ADHD 환자 수가 2017년 7748명에서 2022년에는 3만 5042명으로 350%나 급증했다. 부산·울산·경남권의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인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은 “성인 ADHD는 어린 시절부터 지속되거나, 성인이 되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소아 ADHD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의 약 6∼9%이며, 이 중 절반 정도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고 이 과장은 덧붙였다. ADHD는 뇌의 주의 집중 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 물질이 영향을 미치며, 뇌의 특정 부위 구조와 기능 변화도 무관치 않다. 성인 ADHD 증상은 주로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으로 나타난다. 충동적인 과잉 행동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집중력 문제는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A씨처럼 일상생활에서 작은 일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려동물의 식사, 공과금이나 카드결제 대금 납부, 청소 등을 자주 잊어버리거나 미루는 경향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온병원 이수진 과장은 “성인 ADHD는 치료가 가능하며,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ADHD 치료에는 주로 자극제와 비자극제 약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은 자극제 약물로,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충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약물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며, 대개 4∼6주 내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아토목세틴과 구안파신 등 비자극제 약물은 자극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장기간 사용에 적합하다. 인지행동치료(CBT)도 성인 ADHD 환자들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CBT는 시간 관리, 조직력 향상, 감정 조절 등의 기술을 배우는 데 유용하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 등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ADHD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중요한 일정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도 성인 ADHD 치료에 효과적이다. 성인 ADHD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성인 ADHD를 자가 진단하는 방법은 자가보고척도(ASRS)를 사용한다. ASRS는 성인 ADHD를 간단하게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18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가보고척도(ASRS)의 파트 A는 6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어떤 일의 어려운 부분을 끝내놓고 그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해 곤란을 겪은 적이 있나 △체계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때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나 등 6개 문항 중 4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추가적인 검사와 면담이 필요하다. 온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최세지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온라인 테스트 결과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인 ADHD는 종종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증 등 다른 정신 건강 문제들과 공존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고 최 과장은 덧붙였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4-16 16:39:02[파이낸셜뉴스] 비장애인과 함께 네일아트 그룹 수업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청각장애인 박해리 씨는 ‘서울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을 통해 맞춤형 수업을 듣고 네일리스트가 됐다. 박 씨는 최초의 청각장애인 문제성 손발톱(네일아트) 강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2차 시범사업을 확대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는 2024년도 100명에서 늘어난 13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5월 중으로 모집 공고할 계획이다. 작년 8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서울형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기존에 공급자 중심이었던 장애인 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장애인이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예컨대 취업 준비를 위한 수강료(자격증 취득),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거환경 개선 비용 등 기존에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충족되기 어려운 분야를 심사받아 추가금을 받는 제도다. 시는 1차 시범사업에서 개인별 지원금 1인당 240만원(월 40만원×6개월) 한도 내에서 ‘개인예산운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를 확정해 지급했다. 올해는 기존에 대상자였던 지체·뇌병변·시각·청각 장애에 발달장애인을 새롭게 포함하고 발달장애인 참여 지원을 위한 시립장애인복지관 1개소도 추가 지정, 1곳 더 늘어난 총 8개 지원기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2차 시범사업에서는 기존 지원영역(일상생활, 사회생활, 취·창업, 건강·안전, 주거환경, 기타) 외에 ‘자기 계발’ 영역을 추가해 장애인의 역량 강화와 성장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시는 지난 3월 1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서울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1차 시범사업 성과공유회를 열었다. 청각장애 네일리스트 박해리 씨를 비롯해 사업 참여자의 우수사례와 장애인 복지 서비스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장애인 100명 중 예산 승인받은 75명이 1인당 최대 240만 원을 지원받아 △취·창업 활동(53.8%) △사회생활(16.9%) △건강·안전(14.3%) △주거환경(9.2%) △일상생활(5.0%) 등에서 예산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12점이었으며 ‘주변 장애인 및 가족에게 추천하겠다’는 응답도 4.24점으로 나타났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1차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준 참여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2차 시범사업도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해 장애인 복지와 사회참여가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5-04-02 13:2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