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스페인의 테니스 선수 파울라 바도사 선수가 인종차별적 행위를 하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바도사는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차이나오픈(총 상금 895만 달러)에 참가했다. 그의 코치 폴 톨레도 바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바도사가 한 식당에 있는 사진을 올렸는데, 사진 속에서 바도사는 젓가락을 양쪽 눈 끝에 대고 눈을 찢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찢기 동작은 대표적인 동양인 인종차별 행위 중 하나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해당 사진이 인종차별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바도사는 논란이 되자 처음엔 "아시아인들을 흉내 낸 게 아니라 내 얼굴과 주름을 갖고 논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나는 아시아를 사랑하고 아시아인 친구가 많다"고도 덧붙였다. 바도사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행동이 인종차별의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정말 죄송하다. 내 실수다"라며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이번 실수를 계기로 더 배우겠다"는 사과문을 SNS에 올렸다. 이후 이번 주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대회에 위장염을 이유로 기권했다. 텔레그래프는 바도사의 행동이 중국 당국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2017년 상하이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앞두고 모델 지지 하디드가 부처 모양의 비스킷을 들고 눈을 가늘게 뜬 동영상이 공개된 후 그의 비자 신청이 거부된 바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10-10 07:25:00[파이낸셜뉴스] 손흥민에 대해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팬에게 철퇴가 내려졌다. 자신의 양쪽 눈을 찢는 동작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펼친 영국 축구팬이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영국 일간지 메일은 7일(현지시간) "지난 5월 크리스털 팰리스와 토트넘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눈찢기 동작'으로 인종차별 행위를 벌인 로버트 갈랜드(44)가 3년 동안 모든 축구 경기 참관을 금지당했다"고 전했다. 동양인을 상대로 눈을 찢는 행위를 펼치는 것은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 가운데 하나다.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토트넘 구단은 "시즌 초 손흥민에 인종차별을 한 첼시 팬의 사례처럼, 유죄가 인정될 경우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받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갈랜드는 애초 인종차별 행위 혐의가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벌금형(1천384파운드)과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사가 처벌이 약하다고 판단해 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를 추가해달라고 요청했고, 갈랜드는 결국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더불어 국제 대회 기간 여권까지 반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더글러스 매케이 검사는 "인종차별 행위는 경기와 선수는 물론 팬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라며 "왕립검찰청(CPS)은 인종차별 행위를 펼치는 사람에 대한 기소 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스포츠 종목에 접근하는 것 자체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즌 인종차별 행위를 펼치는 사람들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유로 2024 경기 자체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에 해외여행 자체도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08 21:07:33[파이낸셜뉴스] 손흥민이 또 다시 인종차별 타깃이 되었다. 벌써 여러 번째다. 눈찢기, 욕설, 개고기 등 갖가지 저열한 인종차별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6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한 손흥민(31·토트넘)이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토트넘 구단은 전했다. 토트넘 구단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22-2023 EPL 24라운드 홈 경기를 마치고 트위터에 "오늘 경기 중 온라인에서 손흥민을 향한 부끄러운 인종차별적 욕설이 있었던 것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에겐 리그 5경기 골 침묵을 깬 경기였는데,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된 사실이 이후 알려진 것이다. 토트넘 구단은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 소셜 미디어 회사와 당국이 조처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잉글랜드를 비롯한 유럽 축구계에선 인종차별 근절을 위한 갖가지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근절까지는 거리가 멀다. 구체적으로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어서다. 프로 생활을 유럽에서만 해 온 손흥민도 여러 차례 타깃이 됐다. 지난해 8월 EPL 경기 때 상대 팀이던 첼시 팬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옆으로 찢는 제스처를 취한 장면이 토트넘 팬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 등으로 공유돼 논란이 됐다. 첼시는 이 팬의 신원을 확인해 경기장 출입을 무기한 금지했다. 2021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맞대결 이후엔 손흥민이 반칙을 당해 상대의 골 취소를 유도한 장면에 분노한 맨유 팬들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표현을 포함한 악플을 퍼붓는 일도 있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2-20 09:58:00러시아 여자배구팀의 코치가 한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동양인을 조롱하는 제스처를 취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5일(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계예선 E조 3차전에서 러시아에게 2-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선제압을 했지만 이후 세 세트를 모두 패하며 역전당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조 1위에게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러시아에 내줬으며, 3전 전승으로 출전권을 따낸 러시아는 기쁨을 만끽했다. 문제의 행동은 이 때 나왔다. 러시아의 수석 코치 세르지오 부사토는 승리 직후 카메라를 향해 두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동양인의 신체적 특징을 조롱하는 인종차별 행위다. 이 장면을 찍어 게재한 러시아 매체 '스포르트 24'는 별다른 언급 없이 "부사토 수석코치가 기쁨을 감추지 않고 눈을 찢는 동작으로 감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은 '눈 찢기'를 금지하고 있다. 칠레 축구 대표팀의 디에고 발데스는 지난해 한국 축구팬과 사진을 찍던 중 눈을 찢는 포즈를 취해 비난을 받았다. 콜롬비아 축구 대표팀의 에드윈 카르도나는 지난 2017년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기성용을 향해 이같은 제스처를 보여 FIFA로부터 A매치 5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를 받기도 했다. #동양인 #인종차별 #러시아 #배구 onnews@fnnews.com 디지털편집부
2019-08-07 15:11:05[파이낸셜뉴스]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인터넷 생방송 중 미국 여성들에게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아시아전문매체 넥스트샤크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 ‘제미니 주리’는 지난 13일 언어 문제로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관련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주리는 최근 미국인 여성 2명과의 화상통화를 진행했다. 그는 처음엔 스페인어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이 여성들이 “스페인어를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비웃으며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주리는 “영어를 조금 한다”고 답했지만, 미국인 여성들은 “왜 방송을 시작했느냐”고 쏘아대기 시작했다. 당황한 주리가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자 이들은 주리를 조롱하기 시작했고, 더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주리는 한국어로 “안녕”이라고 말하며 방송을 종료하려고 했지만 미국인 여성 중 한명이 양쪽 눈꼬리를 손으로 찢어 보이는 행동을 했다. 이는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주리는 “누구 녹화하는 사람 없나”라고 도움을 청했고, 이들은 “그러길 바란다”며 조롱을 이어갔다. 주리는 해당 장면이 모두 담긴 동영상을 SNS에 공유하며 “4살 때부터 여행을 다녔고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며 “이 게시물을 통해 아시아계가 겪는 인종차별이 어떤 것인지 깨닫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한편, 해당 게시물의 누적 조회수는 670만회를 돌파하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16 21:47:05[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EPL) 경기 도중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에게 눈을 찢으며 인종차별 행위를 한 첼시팬이 경기장 무기한 출입금지 징계를 받았다. 첼시는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주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인종 차별을 한 팬의 신원을 확인했다"면서 "이 팬에게 경기장 출입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5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첼시의 홈 경기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의 경기 도중 손흥민 선수는 코너킥을 차기 위해 경기장 구석으로 이동했는데, 한 남성이 관중석에서 상의를 벗고 눈을 찢는 행위를 했다. 첼시 구단은 행위를 확인한 후 "우리는 그동안 차별적인 행동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일관적으로 밝혔음에도 자신들을 팬이라고 하는 바보들이 아직 남아 선수, 스태프, 구단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면서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이다. 특정이 되면 우리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도 지난 19일 리그 소속 20개 구단 전체에 항의 메일을 보내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시청하는 EPL 경기에서 어떻게 인종차별 행위가 계속 벌어질 수 있는가"라면서 "이건 손흥민 선수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 전체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첼시 구단과 EPL 사무국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8-21 12:27:26[파이낸셜뉴스] 최근 파리 생제르맹(PSG) 훈련장에서 이강인(23)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팬이 PSG로부터 서포터스 그룹 '영구 제명' 조치를 받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PSG 구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구단은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강인 인종차별 사건과 관련된 팬은 서포터스 그룹에서 영구적으로 퇴출당했고 훈련 직후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강인은 지난달 26일 열린 마르세유와 2024-2025 리그1 9라운드 원정을 앞두고 구단에서 진행한 공개 훈련 행사에서 인종 차별 피해를 당했다. 선수단이 훈련장을 찾아온 팬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한 PSG 팬이 이강인을 향해 '가자! 중국인(Allez mon Chinois)'이라고 발언했다. '중국인'이라 부르는 것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이는 '눈 찢기'와 함께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이에 대해 프랑스 매체들은 "한국인인 이강인에게 중국인이라고 부른 것은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인종차별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강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프랑스 매체 등을 통해 확산되며 논란이 커지자 PSG는 문제를 일으킨 팬을 서포터스 그룹에서 영구 제명하며 선수 보호에 나섰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01 08:32:06[파이낸셜뉴스]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걸?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 손흥민의 동료가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결국 사과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 등 외신들은 15일 ”벤탄쿠르가 TV 생방송 인터뷰 도중 손흥민을 향해 끔찍한 농담을 던진 뒤 사과했다“고 전했다. 우루과이 국가대표팀 소속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미드필더로, 손흥민의 동료다.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두고 고향에서 쉬고 있는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앞선 발언을 한 거다. 이는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결국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고개를 숙였다. 영국 매체 미러는 이에 대해 ”손흥민은 최근에도 크리스털 팰리스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며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눈찢기)를 펼친 44세 남성은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벌금형(1384파운드),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6-15 12:07:51[파이낸셜뉴스] 손흥민의 동료가 팀의 주장 손흥민을 상대로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던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가 인터뷰 도중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던진 뒤 논란이 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머리를 숙였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 등 외신들은 15일(한국시간) "벤탄쿠르가 TV 생방송 인터뷰 도중 손흥민을 향해 끔찍한 농담을 던진 뒤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두고 고향에서 쉬고 있는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화들짝 놀란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은 그동안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인종차별 행위를 여러 차례 겪은 손흥민의 아픔을 고려하지 못한 나쁜 행동이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이에 대해 "손흥민은 최근에도 크리스털 팰리스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었다"라며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눈찢기)를 펼친 44세 남성은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벌금형(1천384파운드),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15 10:43:05필자는 어린 시절 스스로 졸라 시골의 조부모님 밑으로 가서 자랐다. 당연히 매일 논두렁을 뛰고 산을 오르내리고 뛰어놀며 컸다. 그러다 보니 수시로 날카로운 칼이나 낫에 손가락을 베이고, 찢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오늘과 같은 상처 치료용 연고 등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서 보드라운 흙을 한 줌 쥐어서 피가 나는 상처에 뿌리곤 했던 기억이 난다. 흙이 상처를 치유한다는 사실을 그 당시 어린 나이에 이미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인류의 문명 전 고대에는 어떠했을까. 똑같은 자연치유의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오랜 경험을 한 나이 많은 사람이나 제사장 또는 승려들이 원시적이나마 각종 상처와 질병에 대한 응급처치 요령을 익혀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치유하게 했을 것으로 믿어진다. 2006년 이부영 박사가 쓴 '의학개론'은 "질병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병은 생명과 더불어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왜냐하면 병은 곧 생명 현상의 일부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는 구석기시대의 의학은 의사 없이도 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환자가 모두 스스로 의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의술의 시작은 본능적인 행위이었을 것이다. 개들도 위가 불편하면 구토를 일으킬 때까지 풀을 먹고 토해내듯이, 또한 원숭이가 가시를 뽑고 피를 멎게 하듯이 인류도 단순한 본능적 행동으로 아픔을 완화하기 위해 손으로 비비거나 식물을 채취해서 쓰거나 해와 물 등을 이용하여 처치를 하고, 그것이 효과가 있으면 구전되어 치료법을 발전시켜 왔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라고 선사시대의 의학을 정의하고 있다. 실제 약 4000년 전인 기원전 1750년 고대 바빌로니아의 인류 최초 성문법전인 함무라비법전에 이미 "의사와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인 규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의사의 보수에 관한 조항이 있는데 법전 215장에 큰 수술로 환자를 고치거나 백내장을 수술해서 눈이 나으면 10제켈의 은(銀)을 받아도 좋다고 되어 있다. 5제켈은 1년간의 고급주택 임대료에 해당하며, 직공장(職工長)의 일당은 법전 274장에 의하면 1/30제켈이었다고 하니 막대한 돈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서술하고 있음이 그를 증거한다. 3000년 전 중국의 황제내경도 "천인합일설(天人合一說),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 등 자연학에 입각한 병리학설을 주로 하고 실제 치료에 대한 기록은 적다. 영추는 침구(鍼灸)와 도인(導引) 등 물리요법을 상술하고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약 2500년 전 현인류의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그의 저서에서 "대자연이 바로 의사다" "대자연은 스스로의 치유법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고 자연치유에 대한 믿음을 토로하면서, 주로 식이요법, 공기욕, 안마, 해수욕, 사혈 요법, 부항 등의 치료 방법을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약은 주로 설사, 진정제 등에 사용했으며 약품의 종류도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맨발걷기로 건강해질 수 있다거나 병이 치유된다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고대의 말기와 중세시대를 지나 근대 초기까지 의학의 황제로 칭송을 받았던 인물인 약 2000년 전 이집트의 갈레노스(129~200)는 서양의학의 역사에서 해부학과 생리학, 진단법,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의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1000년 이상 오랫동안 큰 영향을 끼쳤고 그 역시 해부학자로서 위대한 해부학 저서인 '해부 방법에 관하여'와 '인체 각 부위의 유용성' 등 2권을 집필했다. 그 이후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모르가그니는 서양 해부병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이탈리아 파두아대학교의 해부학 교수로 56년간 재직하면서 많은 나라의 수만 명 의과대학생을 가르쳤다. 그리고 약 350년 전인 1761년 서양 근대의학을 연 '질병의 자리와 원인에 대하여'라는 기념비적 의서를 남겼다. 한편, 약 500년 전 조선시대 태의(太醫) 허준은 1596년 선조의 왕명을 받아,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하기 시작한지 15년만인 1610년에 그 유명한 '동의보감'을 펴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의하면, 동의보감은 기존 중국과 조선 의학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는 바, 중국의 한나라에서 명나라에 이르는 200여 종의 문헌과 '의방유취(醫方類聚)',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의림촬요(醫林撮要)' 같은 수종의 조선 의서를 참고한 내용을 자신의 학식과 경륜에 결합해 집대성한 것이다. 당시 의학의 경전이었던 '영추(靈樞)'와 '소문(素問)'의 정신에 따라 의학의 줄기와 가지를 잡고, 다양한 학설과 처방을 병의 증상·진단·예후·예방법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 결과 '동의보감'은 출간 직후부터 조선을 대표하는 의서로 자리 잡았으며, 18세기 이후 국제적인 책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위의 다양한 기록들에서 '맨발걷기'의 효험과 중요성은 나타나 있지 않다. 서양 의학자들은 주로 해부, 병리학을 중심으로 의술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질병이 생긴 후 그 대증적 치료요법을 중심으로 연구했던 것으로 보이고, 우리의 동의보감은 병의 치료보다 병을 예방하거나 건강을 추구하는 양생의 정신을 강조했다. 다만, 동의보감은 "약보(藥補)보다는 식보(食補), 식보보다는 행보(行補)"라고 하여, 걷는 것이 먹는 것은 물론 보약보다도 더 좋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하지만 그를 따로 맨발로 걸어 흙과 접촉해야 건강해진다는 점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결국, 그동안 수많은 의학자가 수천년 동안 인류의 무병장수를 위한 끈질긴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놀랍게도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 대지를 맨발로 걷고 접지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충전되고, 각종 질병이 치유된다는 이 놀라운 '단순·용이·무해·무비용'의 건강법을 주목하지 못했다. 따라서 '맨발걷기를 통한 질병 없는 건강 세상의 구축'이라는 인류사적인 큰 임무가 필자와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에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그 점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박동창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회장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02-01 18: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