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이틀째 이어진 폭설로 인해 경기지역에 최대 43.7cm의 적설량을 기록하면서 곳곳에서 붕괴사고가 잇따랐다. 2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기준 경기지역의 평균적설량은 24.2cm, 최고적설량 43.7cm을 기록했다. 경기 광주시의 경우 43.7cm로 가장 많은 눈이 내렸으며, 군포 41.3cm, 의왕 39.3cm, 평택 37.1cm, 수원 37.0cm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한 지붕 붕괴 사고도 잇따랐으며, 전날인 27일 오후 9시께 평택시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지붕과 철제 구조물이 무너졌다. 당시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해당 출입구 통행을 금지하는 한편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께 안성시 공도읍에서 육교 지붕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도 발생했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보행자 안전조치 등을 완료한 뒤 현장을 시에 인계했다. 또 이날 오전 3시 25분께는 시흥시 금이동의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지붕면이 무너지며 이재민 1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접수된 폭설 관련 112 신고가 모두 1485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신고 유형별로는 교통사고 31건, 안전사고 162건, 교통 불편 1292건 등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역시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눈피해 신고가 잇달아 총 629건의 조치가 이뤄졌다. 활동 유형별로는 구조 3건, 구급 11건, 제설 12건, 고드름 제거 1건, 도로 장애 285건, 기타 317건이다. 동원된 소방력은 2589명에 장비 678대로 집계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11-28 08:41:49[파이낸셜뉴스] 술자리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지인의 눈을 젓가락으로 찔러 실명하게 한 70대 노인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류호중)는 특수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73)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25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한 음식점에서 평소 알고 지낸 B씨(70) 의 눈을 젓가락으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자신의 지인에 관해 험담을 하자 말다툼을 했고,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젓가락에 찔린 오른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뇌출혈 증상까지 겹쳐 병원에서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2000년 이후 폭력 사건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B씨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을 지급한 뒤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는 B씨 입장을 반영해 양형을 결정할 때 참작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겠다는 고의를 갖고 범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실명한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09 10:07:20[파이낸셜뉴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컵라면을 먹다가 그릇을 집어 바닥에 쏟은 뒤 점주의 눈을 피해 전자담배를 훔쳐 달아난 중학생들이 덜미를 잡혔다. 20일 YTN에 따르면 경북 구미의 한 편의점에서 전자담배를 훔친 중학생 2명이 절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YTN은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교복을 입은 중학생 2명이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먹던 컵라면 그릇을 바닥에 쏟아버리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은 편의점으로 들어가 점주에게 장난치다 음식을 쏟았다고 말한 뒤 점주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 한 학생은 소리 없이 뒤돌아서서 몰래 계산대로 향해 전자담배 두 개를 훔쳐 달아났다. 이상한 느낌을 받은 점주는 CCTV를 확인한 뒤 이들의 범행 장면을 포착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전날에도 같은 수법으로 물건을 훔쳤는데, 그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편의점 점주인 A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틀 연속으로 같은 수법으로 그렇게 라면을 쏟았다고 하는 점에서 좀 이상한 점을 느꼈다"며 "이상해서 CCTV를 곧바로 돌려보니까 그런 절도 행위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다칠까 염려돼서 순수한 마음에 치우러 갔었는데 학생들이 그렇게 절도 범죄를 저지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 "거기에 대한 배신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A씨는 피해 금액은 많지 않지만 유사 범행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만 14세로 촉법소년 기준을 갓 벗어난 중학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을 절도 혐의로 입건해 수사할 방침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1-21 09:47:59[파이낸셜뉴스]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최고 59㎝가 넘는 폭설이 내린 15일 도로 곳곳에서 차량 고립과 추돌 등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도로가 막히고 하늘도 통제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저녁 6시 기준 공식 집계된 인명·재산 피해는 없지만 빙판길에 크고 작은 미끄럼 사고가 잇따라 강원도소방본부에 35건의 폭설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4분께 고성군 토성면 일대 잼버리 도로에서 차량 12여대가 1시간 30여분 간 고립됐다. 차량에 타고 있던 탑승자 40여 명은 경찰과 소방, 군부대 제설차량 등이 긴급 투입돼 1시간 30여분 간 제설작업을 벌인 끝에 겨우 눈속에서 빠져나왔다. 아침 8시 50분께 양양군 강현면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눈길에 전복돼 운전자 1명이 다치는 등 도내 고속도로에서 차량 사고가 잇따라 곳곳에서 견인작업이 이뤄졌다. 전날 저녁 7시 30분께에는 동해고속도로 속초 방향 강릉 1터널 부근에서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해 60대 남성 등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대설특보가 내려진 속초와 양양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자 일부 도로 구간을 통제하고 정체가 극심했던 동해고속도로 양양 일대(10㎞) 등 일부 구간을 오가던 차량을 우회시켰다. 한때 동해고속도로 속초∼양양 구간에서 차량들이 고립될 위기에 처하자 경찰 기동대 등 200여명과 순찰차 54대가 통행 재개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폭설로 발생한 교통사고가 1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고갯길과 국립공원 탐방로 곳곳도 통제됐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상습 결빙지역으로 인제와 고성을 잇는 미시령 옛길과 영월 군도 15호선, 농어촌도로 102호선과 302호선, 원주 군도 8호선과 11호선 등을 통제했다. 설악산 진입 구간인 목우재 도로와 춘천 사북면 말고개와 배후령, 새밑고개 등 3곳도 도로를 막고 우회시켰다. 한때 속초 미시령 동서관통도로가 빙판길을 이루자 월동장구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은 한때 진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강릉시는 소금강과 위촌리∼송암 등 일부 버스 노선을 단축 운행했고 속초시는 16개 노선의 마을버스를 운행하지 않았다. 태백산 22곳, 설악산 17곳, 치악산 12곳, 오대산 4곳 등 55곳의 국립공원 탐방로는 길이 막혔다. 하늘길도 닫혔다. 양양공항은 제설작업 후 항공편이 운항했으나 원주공항은 결항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고성 미시령 59.5㎝, 향로봉 53.5㎝, 속초 설악동 39.4㎝, 홍천 구룡령 27.2㎝, 양양 오색 27.2㎝, 인제 조침령 23.9㎝, 강릉 삽당령 19.9㎝, 평창 대관령 18.2㎝, 양구 해안 14.9㎝, 태백 12.5㎝, 정선 임계 10.1㎝ 등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였다. 내륙지역에도 많은 눈이 내려 화천 평화의댐 11.1㎝, 횡성 안흥 10.2㎝, 춘천 남산 7.7㎝, 원주 치악산 4.3㎝, 영월 상동 3.7㎝, 철원 동송 3.7㎝의 적설량을 보인다. 강원지역에는 동해안 속초·고성·양양 평지와 중부·북부 산지에 대설경보가 내려져 있으며 강릉·동해·삼척·남부 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저녁 6시를 기해서는 홍천·양구·인제 평지와 철원, 화천, 춘천, 중북부 산지에 한파주의보를 내렸다. 강원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해 장비 450여대와 620명의 인력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였다. 많은 눈에 고립이 우려되는 도내 65개 마을 553가구(937명)에는 사전에 제설장비와 자재, 구호물자를 배치했다. 이날 눈이 밤사이 강약을 반복하며 시간당 2~3㎝가량 내리는 데다 수증기를 머금은 습설인 탓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이날 18개 시장·군수와 폭설 대응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산간지역 마을 주민의 고립이 없도록 각별한 관심을 당부하고 비닐하우스, 축사 등 시설물에 대한 보호 등 신속한 제설작업을 요청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대설·한파로 인한 국민 피해가 없도록 관계기관에 기상 상황 모니터링과 신속한 제설 작업을 지시했다. 조립식 임시주택과 노후 건축물, 비닐하우스 등은 지붕 제설 홍보를 강화하고 적설 취약시설 내 거주자는 대피를 적극 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기상청은 16일 오전까지 강원 산지와 중북부 동해안에 3~10㎝, 많은 곳(북부 산지)은 최고 15㎝ 이상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내륙과 남부 동해안에도 1~5㎝ 눈이 더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풍랑특보가 발효된 동해 중부 해상에 16일까지 강한 바람이 불고 동해안에 강한 너울이 유입돼 높은 물결이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비나 눈이 내린 지역에 차츰 기온이 떨어져 도로 살얼음과 빙판길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며 교통과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1-15 22:35:57[파이낸셜뉴스] 강원 영동 중심으로 최대 70cm 이상의 폭설이 예보되자 정부가 농업재해 대책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오후 농업재해대책상황실에서 14~16일 폭설에 대비한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기상청은 14일 새벽부터 16일까지 강원 영동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눈은 많은 수증기를 머금고 있어 비닐하우스 등 피해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상적설(14~16일)량은 △강원산지, 강원북부동해안 20~50cm(강원산지 70 이상) △강원중·남부동해안, 경북북동산지 10~30(강원중·남부동해안 40 이상) △강원내륙, 경북북부동해안 3~10cm △경기동부, 충북북부, 경북북부 2~7cm △충북 중·남부, 전북동부, 경북남서내륙, 제주도산지 1~5cm △서울, 인천, 경기서부, 경남북서내륙 1~3cm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기상청 예보 발표 즉시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지자체, 농촌진흥청, 농협 등 기관에 농업시설 관리 철저 및 비상 근무 실시를 당부하는 한편, 피해 우려 지역인 강원, 경북지역 농업인을 대상으로 문자(SMS), 자막뉴스, 마을방송 등을 통해 피해예방요령을 긴급 전파했다. 아울러 폭설 대응 상황회의(농촌진흥청, 지자체 등 참석)를 긴급 개최해 비닐하우스, 축사 등 농업시설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자체, 관계기관의 피해예방 대비상황 및 피해발생 시 조치계획을 점검했다. 농식품부는 폭설 피해 최소화를 위하여 비상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피해 발생 시 농식품부, 지자체, 농촌진흥청, 농협 등 관계기관이 협력하여 응급 복구를 신속 이행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농업인들께도 인명과 재산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시설 및 농작물 피해예방 요령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3-01-13 17:45:33초등학생 자녀가 같은 반 학생에게 연필로 눈이 찔려 눈이 12㎜나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는데 학교 폭력으로 인정받지 못해 억울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필로 눈을 찌른 가해 학생을 전학 보내주세요. 제발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 학생의 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수업 중 과제 제출을 위해 줄 서 있는 제 아이에게 가해 학생이 뒤에서 다가와 연필로 눈을 내리찍었다”며 “눈꺼풀도 아니고 눈알에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눈이 12㎜나 찢어져 눈 안의 내용물이 흘러나와 대학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고 각막을 세 바늘이나 꿰매야 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자칫 더 깊거나 조금만 옆으로 갔었어도 실명, 뇌 손상, 신경 손상에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는 상해였다”고 강조했다. 피해 학생이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고 전한 청원인은 “아이가 극도의 공포와 불안으로 학교 문턱을 넘어가는 것조차 용기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데도 학교가 이번 사건을 학교 폭력으로 결론 내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학교폭력위원회는 △가해 학생이 8살이라는 점 △증거가 불충분한 점 등을 들어 피·가해 학생을 그대로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도록 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가해 학생이 ‘내가 찔렀어요’라고 실토를 했는데도 증거불충분으로 학폭이 아니라고 한다"며 "게다가 가해 학생 부모는 가해 학생 변론만 하시더라”라고 하소연했다. 청원인은 “학교는 현재 아무런 조치가 없고 가해 학생도 등교해서 수업을 잘 받고 있다”며 “내가 바란 건 가해 학생이 없는 학교에 안심하고 등교를 잘할 수 있는 것뿐이었는데, 학교나 교육청에선 가해자의 손에 칼, 송곳, 가위 등 일반 상식적인 상해 물품이 들려 있었어야 ‘아, 이건 상해의 목적을 둔 학교 폭력 상해사건이다’라고 생각해주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학교 폭력 상해 사건을 재검토해 달라”며 “아울러 피해자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기본 교육의 권리와 기본 인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가해 학생의 전학 촉구에 동참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2-08 22:24:45“눈만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민원인으로부터 염산 테러를 당한 경북 포항시청 공무원의 가족이 남긴 편지가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전 일어났다. 택시 감차 정책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이 과장급 공무원 A씨에게 생수병에 든 염산을 뿌린 것이다. 지난 17일 페이스북에는 피해자 A씨의 동료가 “간병을 하시며 느끼신 애끓는 심정을 전한다”며 A씨 부인의 글을 공유했다. A씨 부인은 “청천벽력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세상의 그 어떤 단어로도 담아낼 수 없었던 그날 남편의 사고소식”이라며 “오로지 눈만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은 공무원) 31년 외길인생 절반을 교통과에 근무했다”며 “땅길은 물론 하늘길까지도 모두 섭렵한 남편은 그야말로 교통에 특화된 공무원이었다”고 말했다. A씨 부인은 남편에 대해 “집보다 직장이 소중했고 가족보다 직원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 재발암 치료 중인 와이프 간호보다 현 업무가 중요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A씨 부인은 “사고가 일어나고 나니 왜 하필 내 남편이어야 했는지 세상의 모든 것이 원망의 대상이었다”며 “제 남편은 그저 자기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한 공무원의 한 사람이었을 뿐인데 사람이 어찌 사람에게 이리도 무자비한 방법을 행할 수 있는 것인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도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 원망조차도 퍼부을 시간이 내겐 없었다. 오로지 남편을 살려야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눈 뜨고 있는 동안은 5분 단위로 안약과 안연고, 화상부위 드레싱을 했다”고 썼다. 이어 “그렇게 며칠을 정신없이 병원에서 보내다보니 죽을 것 같고 죽일 것 같았던 분노는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했다. A씨 부인은 “이 상황에서 그래도 고마웠던 분들이 생각이 난다”며 “사고 직후 초기 대응을 잘 해주신 과내 직원분들, 소리 없이 뒤에서 참 많은 것을 도와주시는 동료분들, 응급실로 한달음에 달려오신 시장님, 믿기지 않는 상황에 거듭거듭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하시며 진정으로 마음 아파하셨던 분들을 보며 남편의 얼굴은 이미 일그러져있지만 아마도 가슴으로는 웃고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상처투성이 몸과 마음을 부둥켜안고 아픔 속에서 치유를 갈망하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볼 줄 아는 남편”이라며 “아직도 뿌연 안개 속에 휩싸인 오른쪽 눈에 안개가 걷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조금만 힘을 써도 화상 부위 핏줄이 툭툭 터지는 기나긴 화상 치료의 길, 너무나도 끔찍했던 사고 트라우마 치료의 길이 남아있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담담하게 치료에 임할 것”이라며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마음껏 다시 날개를 달고 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꿈꾼다”고 했다. A씨에게 염산을 뿌린 민원인은 사건 직후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민원인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11-19 07:02:37[파이낸셜뉴스] 설 연휴 기간에는 사고심각도가 주간보다 1.8배 높은 야간운전이 평소보다 1.5배 많아져 시야가 좁아지고 차량 불빛에 의해 눈의 피로도가 가중되는 등 사고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방향지시등 준수와 안전거리 확보 등 안전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25일 '설 연휴 장거리운전 안전대책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5~2019년 설 연휴 기간에 발생한 현대해상 사고데이터 11만8800건과 설 연휴에 4시간 이상 운전경험이 있는 300명의 설문조사를 반영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 연휴에 치사율이 높은 야간운전 교통량이 평일대비 1.5배 증가하고, 사고피해 규모는 주간보다 1.8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량의 강한 불빛이 운전자의 피로도와 사고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설 연휴 야간시간대(18시~06시)에 발생한 사고는 측면충돌 사고 비중이 높아 사고피해 규모(지급보험금)가 주간보다 1.8배 크고, 특히 새벽 4시~6시에 교통사고 당 사망자 발생률(치사율)이 4.8(명/100건)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가 30~50대 운전자 300명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야간운전이 주간에 비해 2.5배 더 위험하다 응답했고, 그 이유로는 시야가 좁아지고, 불빛에 대한 눈의 피로, 동승자가 잠을 자기 때문으로 꼽았다. 특히 야간에는 반대편 차량의 상향등이나 앞차 브레이크등 불빛에 자주 노출되면서 운전자의 눈 피로도가 가중되는 현상이 잦으며, 상향등에 의해 눈을 잠시 멀게 하는 일명 '눈뽕' 경험도 85% 수준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야간 운전시 사고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방향지시등 사용을 준수하고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가 필요하나, 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방향지시등 준수율이 57.5%에 그쳤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는 절반만 유지하여 운전자들은 주간 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0-01-23 20:19:50"왜 8년 동안 참았을까요? 피해자가 더 이상하네요" 위 글은 '한집에 살던 처제를 8년간 9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40대' 기사의 댓글이다. 댓글은 가해자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지만 피해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우리 사회엔 여전히 성폭행 피해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성폭행 피해자는 말그대로 '피해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해야 한다. 지난달 29일 서울해바라기센터에서 성폭행 피해자였던 서지수(가명) 씨를 만났다. 지수 씨는 7살 때부터 약 10년간 이복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지수 씨가 19살이 돼던 해 친언니에 의해 겨우 성폭행 사실을 알릴 수 있었지만, 부모는 이복오빠 편에 서 변호사를 고용했다. "그래도 오빠인데 전과기록을 남길 수 없지 않냐"는 이유였다. 지수 씨는 법정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현재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만나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그는 "내가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에 대해 여전히 사회의 시선이 두렵다"면서도 "하지만 그럴수록 스스로 당당해지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자의 한 사례로 지수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왜 성폭행 신고를 하지 못했나?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두려웠다. 특히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많이 걱정됐다. 10년 가까이 성폭행을 당했지만 내가 성폭행 피해자라는 걸 인정하기가 어려웠다. 신고하면 벗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도 아는데, 신고할 수가 없었다. 피해자가 돼보지 않고선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고하게 됐나? ▲자의로 신고한 게 아니었다. 평소 나는 가해자였던 이복오빠를 함부로 대했다. 내가 이렇게라도 저항하면 성폭행하지 않을거라는 방어기제 때문이었다. 그런데 가족들은 사정을 모르고 나만 못됐다고 비난하더라. 가해자인 이복오빠가 아니라 내가 비난받은 거다. 내 편인 줄 알았던 언니마저 나를 비난하자 울컥하는 마음에 이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터뜨렸다. -언니가 신고한 건가? ▲그렇다. 언니가 성폭행 사례를 알아보고 해바리기센터에 연결시켜줬다. 사실 나는 센터에 오기 싫었다. 경찰조사를 받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센터에 와서 상담받으면서 많이 치유될 수 있었다. 반강제로 온 거였지만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가족들은 어땠나? (지수 씨의 아버지는 친부였지만, 어머니는 지수 씨와 이복오빠의 친모가 아닌 아버지가 세 번째 혼인한 사람이었다.) ▲성폭행 사실을 알렸을 때 엄마와 아빠는 고소를 취하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래도 오빠인데 전과기록을 남길 수 없지 않냐'는 이유였다. 그때 엄마와 아빠가 변호사를 고용하지 않고 나를 위로해줬더라면 고소를 취하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렸고 엄마와 아빠에 대한 상처가 컸다. 지금도 내가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이유 중 절반은 엄마와 아빠가 했던 모진 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치유될 수 있을까? ▲안될 거 같다. 아직도 가끔 성폭행당한 일이 꿈에 나온다. '이복오빠가 출소해서 보복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도 있다. 스스로 아무리 괜찮다고 다독여도 응어리 같은 상처는 남아있는 거 같다. 일상생활을 하고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내가 정말 잘못한 게 없었을까? 하는 죄책감이 자꾸 든다. -죄책감?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넌 잘못한 게 없어"였다. 그런데 '내가 정말 잘못한 게 없나?"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한다. "내가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짧은 바지 입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계속 든다. -본인 잘못이 아니지 않나. ▲알고 있다. 하지만 술을 먹거나 감정적이게 되면 자꾸 죄책감이 든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배워서 아니까 이성적으로 죄책감을 억누를 뿐이다. 아직도 술을 먹으면 친구들한테 "그때 내가 어떻게 했으면 성폭행을 안 당했을까" 묻는다고 하더라. -친구들이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 ▲처음에는 말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겐 말하기로 결심했다. 죄책감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과거에 대해 말하는 게 나 자신이 떳떳해지는 방법이라고 스스로 정한 거 같다. 주변에서 가끔 말하지 말라고 할 때도 있다. 그럴 땐 "내가 창피한가" "더럽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이런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더 당당하게 말한다. 어떻게보면 당당한 척일지도 모르겠다.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여론을 의식하나? ▲나도 성폭행 피해자이다보니 관련 기사가 나오면 댓글 가끔 본다. 그런데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댓글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 이런 반응은 피해자가 신고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이미 신고한 나도 댓글을 보면 가슴이 내려앉는데 신고 못한 사람은 얼마나 아프겠나. 세상에 내 편이 없는 거 같은 고립감을 느낄 것 같다. -피해자로서 힘이 됐던 일이 있을까? ▲그래도 생각보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같이 울어 준 친구도 있었고 나 때문에 변호사가 되겠다고 말해준 친구도 있었다. 피해의 원인을 내 스스로한테 찾을 때가 많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진심으로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위로해줘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사회는 성폭행 피해자에게 포용적일까? ▲가해자에 대한 형량을 제외하면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지원에 대해 감사한다. 해바라기센터나 병원, 경찰서에서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 떠올렸을 때 피해자로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형량만 떼어놓고 본다면 말이다. -피해자에 대한 선입견이 있을 것 같은데? ▲남자가 무섭지 않냐는 물음을 가끔 받는다. 나는 남자친구가 있고 성관계도 한다. 이렇게 말하면 "피해자인데 그게 가능해?"라고 묻는다. 심지어 "너 성폭행 당했을 때 즐긴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피해자도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를 낳는다. 피해자도 같은 사람일 뿐이다. 이런 물음 자체가 피해자를 틀에 갇히게 한다. -사람들이 피해자를 어떻게 대했으면 좋겠나? ▲사람들을 만날 때 '내가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말해야 할까', '나중에 나에 대해 알게 됐을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피해자가 감당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피해사실을 알기 전과 후가 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피해자를 멀리하거나 불쌍히 여길 게 아니라 원래 하던 것처럼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다. #성폭행 #피해자 #서울해바라기센터 #신고 #죄책감 #사회시선 [글 싣는 순서] ① 무고 아니냐고요? 성폭행 당하고 신고 못한 심정을 아시나요? ② "성폭행 피해자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위로하는 사회가 되어야" ③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성폭행 피해자도 똑같은 사람인걸요"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4-01 17:34:09미국 중서부에서 눈폭풍 '지아(Gia)'로 인한 인명,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과 폭스뉴스는 눈폭풍 지아가 전날 캔자스와 네브래스카, 미주리, 일리노이 등 4개 주를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미주리주 고속도로순찰대는 눈폭풍과 직접 관련된 교통사고가 58건 보고됐으며, 운전자는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캔자스주에서도 눈길에 미끄러지거나 도로에 파묻혀 조난된 차량이 수십 대에 달했다. 캔자스주의 60대 트럭 운전자는 눈길에 미끄러져 콘크리트 방벽을 들이받고 숨졌다. 항공편도 잇따라 결항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램버트국제공항을 비롯해 중서부 여러 곳에서 항공편 250여 편이 취소됐다. 미주리주 중부에는 약 6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암흑 속에 갇힌 주민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세인트루이스에는 12일 오후 현재 10.1인치(25.6㎝)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고 현지 기상청은 말했다. 해리스버그 산간지대에는 17인치(43㎝)가 넘는 폭설이 쏟아졌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1-13 10: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