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화손해보험이 트렌드 코리아 집필진과 협업해 여성트렌드 도서 '스물하나, 서른아홉:요즘 여성들이 쓰는 뉴노멀' 제작을 지원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책은 2030 세대 여성의 삶을 △정신·신체를 뜻하는 '미(ME) △친구·연예·결혼·출산의 어스(US) ▲커리어·출산을 의미하는 그로스(GROWTH) 등 세가지 축으로 나누어 다룬다. 이번 '스물하나, 서른아홉' 발간 지원은 한화손보가 여성 트렌드 연구를 선도하고 여성 웰니스 리딩 파트너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국내 최고의 트렌드 분석 기관인 '트렌드 코리아' 집필진과 협력해 빅데이터, 심층 리서치 기반의 분석을 통해 현대 여성들의 삶과 고민을 정교하게 조명했다. 김난도 교수를 필두로 한 트렌드 코리아 팀은 실제 2030세대의 뉴노멀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해 2030 여성과 대조군 40대를 포함해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한화손보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연구소의 연구 데이터도 적극 활용했다. 또 진솔한 여성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1:1 인터뷰 및 그룹 인터뷰와 주요 키워드에 대한 유의어, 감성어 분석도 진행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소비력이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여성들의 라이프 트렌드를 분석해 우리 사회에 유의미한 인사이트와 영감을 지원하고자 했다"고 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5-02-03 15:00:29한국환경보전원이 출범 1주년을 맞아 기후변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기관의 핵심 목표는 환경보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환경보전원은 자연과 사람, 기술과 교육을 아우르는 '4대 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환경보전원은 지난 1년간 녹색전환을 중심으로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하는 생태녹지를 조성하며 탄소 저감 효과를 실현했을 뿐 아니라, 생태 탐방과 교육 공간을 제공해 주민들에게 새로운 생태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매년 개최하는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를 통해 국내 환경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며 약 4000억 원 규모의 수출 상담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한국 환경산업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했을 뿐 아니라, 탄소중립 기술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환경교육 분야에서도 큰 진전을 보였다. 한국환경보전원은 '늘봄학교'와 협력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태 감수성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이동형 교육 차량과 체험형 기후환경교육관을 통해 교육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유해화학물질 안전교육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화학물질 사고 예방과 대응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한국환경보전원은 '녹색전환'을 기반으로 한 4대 성장 동력을 발표했다. 이 4대 성장 동력은 자연자본과 생태복원의 확장, 맞춤형 교육 인프라 확대, 하천 토지 보상업무 신설, 그리고 탄소중립 사업의 다각화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민간 생태복원 실적의 평가와 인증을 담당하는 전문 기관으로 도약하고, 미래 세대와 기술인을 대상으로 양질의 환경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 원장은 "4대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기관의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장하고 예산을 늘려 국민 모두가 더 나은 환경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후변화 뉴노멀 시대를 겪는 마지막 세대로서 우리가 더 나은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12-22 18:26:41[파이낸셜뉴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이라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연평균 4~5%대를 유지하는 성장세가 1~2%대로 주저앉으며, 장기적인 침체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1.9%)과 내후년(1.8%)로 2년 연속으로 2% 성장률을 밑돌 것이란 한국은행의 전망치는 2%대 성장률 유지도 버거운 상황이 됐다는 경고음으로 읽힌다. 이는 단순히 경기 사이클의 일시적인 부진을 넘어, 한국 경제가 장기 불황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지난 2000년 이후 5년 단위로 약 1%포인트씩 하락해왔다. IMF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난 2001~2005년 연평균 성장률은 5.02%에 달했지만, 2010년대 이후 지속적인 둔화가 이어졌다. 2010년 7% 급성장을 이룬 뒤 2011~2015년 3.12%, 2016~2020년 2.28%로 점차 낮아졌다. 올해와 내년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각각 2.2%, 1.9%)를 기준으로 보면, 2021~2025년 성장률도 2%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잠재 성장률로 추정되는 2%대를 유지하는 것조차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재정·금리와 같은 강력한 부양책 없다면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로 추정되는 2%의 성장세를 지켜내기도 힘들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대로 내년 1.9%, 2026년 1.8%의 성장률이 현실화된다면, 1%대 저성장이 한국 경제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저성장 전망에는 내년 미국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이지만 수출 부진, 내수 부진,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들이 맞물려 경제 활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보호무역주의 충격에 노출되는 데다 건설침체가 겹치며 내수 부진의 골도 깊어진다는 점에서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면, 경제활력 회복은 물론 재정 건전성, 일자리 창출, 가계소득 증대 등 전반적인 경제 정책이 막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이같은 총체적 난제의 해법은 구조개혁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순히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접근법으로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통화 정책의 범주를 넘어 '낡은 경제 구조'를 바꾸는 사회 이슈를 잇달아 거론하는 것도 이런 문제 인식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2-01 12:21:45[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서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재조정하는 등 비상 국면에 돌입했다. 한국의 '달러 박스' 역할을 했던 반도체 등 주력 업종 위기에 '트럼프 효과'가 더해지면서, 달러당 1450원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연일 뛰는 환율 대응에, 수출입 기업들의 시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입'을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1400원대 시대' 장기화 가능성이다. 앞서서 역사적 엔저 국면(달러당 155.3엔)을 이어가고 있는 엔화처럼, 원화도 환율의 새로운 기준점(뉴 노멀)을 맞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1.0원까지 치솟으면서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당분간 1400원대 흐름을 거스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환율 타격 업종인 석유화학, 항공, 철강업종은 시나리오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 등 원자재값 상승에 대응, 환율 가격대별 시나리오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수 기업들이 연초 올해 사업계획상 예상 환율로 1200원대 후반대를 예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환율 상승 충격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의 경우 달러당 1270원을 사업계획상 예상 환율로 책정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도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으로 상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초 국민은행·신한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의 올해 예상환율은 1262.5~1317.5원이었다. 심지어 올해 3·4분기엔 이보다 낮은 1252.5원으로 하향조정까지 했다. BNP파리바 등 해외투자은행 평균치로 1248.7원으로, 모두 빗맞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고환율은 수출업종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제조원가 상승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고환율 수혜 업종들도 최근의 환율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환헤지(환위험 회피)전략 대신, 환노출 전략을 취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부품 등 원자재값 움직임과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환율 10% 상승 시, 제조업의 경우 3.68% 제조원가가 상승한다. 10월 수입물가지수(한국은행 발표)는 137.61(2020년=100)으로 전월(134.67)대비 2.2% 상승했다. 이달은 상승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율 대응 여력이 취한 중소기업계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화장품업체 한 대표는 "원료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소비자 가격에 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대로 가면 수익성 방어가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환율 전문가들은 1400원대 뉴노멀 시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최근 환율 상승은 그간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반도체 등 주력업종의 부진, 한국경제 펀더멘털 약화, 한미 금리차 확대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트럼프 효과', '국내 정치 영향' 등이 더해진 결과로, 최근의 흐름이라면 1450원대도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강경래 기자
2024-11-13 16:45:36지금은 생소하지만 정부가 '청약주의령'을 발동한 적이 있었다. 2006년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공급된 모 분양단지로 3.3㎡당 평균 분양가는 1297만원이었다. 주변 집값보다 500만원가량 높았다. 공공택지인 운정신도시는 분양가상한제(2005년 3월 시행)를 적용받았지만 해당 단지는 지구지정 이전에 부지를 확보해 규제를 받지 않았다. 같은 해 서울 강북권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 1149만원(부동산114 집계 기준)과 비교해도 100만원 이상 비쌌다.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당시 건설교통부는 전무후무한 '청약자제'를 권고했다. 하지만 청약접수 첫날 1순위에 4000여명이 몰려 평균 4.09대 1의 경쟁률로 전 평형이 마감됐다. 조기완판 흥행몰이로 건설사는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효과까지 거뒀다. 이 같은 반전은 그해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이 24.8%로 역대 최고 수준의 집값 폭등기였기에 가능했다. 이후 파주는 물론 인근 지역과 서울 등 수도권 분양가 오름세는 더 가팔라졌다. 2024년 5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로 1-10지구 재개발조합은 3.3㎡당 공사비를 1000만원대로 올려 시공사를 모시기 위한 4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들이 900만원대를 내건 것과 비교해도 높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공사비 쇼크에 건설사들이 웬만해선 꿈쩍도 하지 않아서다. 늘어난 공사비는 조합원들의 분담금에 전가되고,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전국 곳곳 정비사업장들이 공사비 갈등 지뢰밭이다. 대부분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분양가 역시 당초 예상보다 오르는 건 시간문제다. 과거에는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인위적으로 분양가를 끌어올렸다면, 현재는 사업주체 의지와 무관하게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레 분양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원자재, 노무, 장비 등 공사 투입비용 증감률을 지표로 산출한 건설공사비지수의 경우 올해 3월 154.85(2015년 100)로 2020년 1월 이후 4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117.33과 비교하면 31.9% 뛰어올랐다.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00만원대(2016년 2126만원)에 진입한 지 6년 만인 2022년에 3476만원으로 3000만원을 뚫었다. 지난해에는 3508만원으로 2019년(2613만원) 이후 34%나 급등했다. 시차는 다소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분양가와 건설공사지수 상승률이 나란히 30%대이다. 하지만 시공사들은 고분양가 논란에 따른 미분양 우려뿐 아니라 시장침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고비용 구조 등 전방위 리스크에 휩싸여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4년 1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사 폐업건수는 전년(362건) 대비 219건 증가한 총 581건이다. 2005년 629건 이후 최다 규모다. 올해도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4월까지 전국에서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187곳에 달한다. 매년 1~4월 기준으로 2011년(222건)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관건은 분양가가 낮아질 수 있느냐다. 당장 미국의 강달러 기조부터 부담이다. 자국의 원자재 등 수입물가가 낮아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반면 다른 나라에 물가상승 부담을 전가할 수 있어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 또한 한번 오른 인건비는 하향조정이 쉽지 않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관리자 배치,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및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의무화, 층간소음 사후인증제 등 공사비 고정비용 상승 촉발요인이 수두룩하다. 업계는 이에 따른 공사비 원가상승률이 15%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고(高)분양가'가 건설업계도 반기지 않는 '고(苦)분양가'가 되고 있는 셈이다. 분양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향후 시장 정상화의 발판이 될지, 침체 가속화의 트리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2024-05-12 18:33:55스위스 다보스에서 닷새간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경제계 거물들이 올해 세계 경제가 불안한 성장 가능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뉴노멀'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뉴스와 경제전문방송 CNBC를 비롯한 외신은 포럼 마지막날인 19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세계 경제지표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올해는 이전과는 다른 '뉴노멀'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소비가 줄고 대신 저축이 늘었으며 글로벌 무역은 부진했으나 지난해부터 소비와 무역이 회복되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면서 점차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이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열기가 떨어지고 저축이 감소하는 '뉴노멀'을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도 현재 세계 경제를 '뉴노멀' 상태라고 평가하면서 올해는 인공지능(AI) 경쟁과 지정학적 긴장, 분열 위험으로 인해 더 큰 변화를 예상했다. 린드너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크게 늘어난 부채와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3년은 정책을 재정비하는 해였다며 "우리는 아마 새로운 구조 개혁의 시대 초기에 들어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세계 경제가 "무역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보다 떨어지고 있는 비정상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지정학적 분쟁, 홍해 사태와 세계 각국의 선거로 전망이 매우 어려운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공동 회장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해안에 3회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며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있다며 그는 중대한 정치적인 힘을 갖고 있음을 시인했다. 또 올해 대선이 치러지는 미국 정치계에서 중국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로울 것이 없다며 올해 미중 관계는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WTO가 지난해 10월에 공개한 무역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교역량은 3.3%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올해 글로벌 무역 전망에 대해 지난해 10월 오랜만에 상승한 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물가도 경우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우려되고 있는 것에 대해 린드너 재무장관은 "'유럽의 환자'가 아니라 그저 지쳤을 뿐"이라면서 "'강한 커피 한잔'이 필요한 때"라며 우려를 일축했다.독일은 지난해 마이너스(-)0.3% 성장하고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경기 하강이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란 비관이 나오는 가운데 유럽의 환자 소리를 들어왔다. 린드너는 그러나 독일에 필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이라면서 노동, 에너지, 디지털 기술 활용도 개선과 같은 공급강화, 구조조정을 통해 도달 가능하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21 18:21:24[파이낸셜뉴스] 스위스 다보스에서 닷새간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경제계 거물들이 올해 세계 경제가 불안한 성장 가능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뉴노멀’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뉴스와 경제전문방송 CNBC를 비롯한 외신은 포럼 마지막날인 지난 19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세계 경제지표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올해는 이전과는 다른 ‘뉴노멀’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소비가 줄고 대신 저축이 늘었으며 글로벌 무역은 부진했으나 지난해부터 소비와 무역이 회복되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면서 점차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이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열기가 떨어지고 저축이 감소하는 '뉴노멀'을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도 현재 세계 경제를 '뉴노멀' 상태라고 평가하면서 올해는 인공지능(AI) 경쟁과 지정학적 긴장, 분열 위험로 인해 더 큰 변화를 예상했다. 린드너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크게 늘어난 부채와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3년은 정책을 재정비하는 해였다며 “우리는 아마 새로운 구조 개혁의 시대 초기에 들어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세계 경제가 "무역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보다 떨어지고 있는 비정상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오콘조이웨알라는 지정학적 분쟁, 홍해 사태와 세계 각국의 선거로 전망이 매우 어려운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공동 회장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해안에 3회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며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있다며 그는 중대한 정치적인 힘을 갖고 있음을 시인했다. 또 올해 대선이 치러지는 미국 정치계에서 중국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로울 것이 없다며 올해 미중 관계는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WTO가 지난해 10월에 공개한 무역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교역량은 3.3%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올해 글로벌 무역 전망에 대해 지난해 10월 오랜만에 상승한 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물가도 경우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1-21 11:30:07한국 기업의 빚 증가 속도가 세계 두 번째로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도 증가 속도도 세계 2위다.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기업의 무리한 빚내기는 국가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만큼 선제 관리가 시급하다. 국제금융협회(IIF)가 19일 펴낸 세계부채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34개국 중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26.1%로 2·4분기보다 5.2%p나 뛰었다. 부채 규모는 3개월 만에 싱가포르를 제치고 3위로 올랐다. 증가 속도를 보면 전 분기 대비 2위, 1년 전과 비교하면 3위다. 세계적 긴축기조 속에서 지난 1년간 기업부채 비율이 높아진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러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9개국에 불과했다. 세계 1위 가계부채, 수년간 폭증한 나랏빚에 가려 기업부채의 심각성이 덜 알려졌으나 가볍게 여길 사안은 결코 아니다. 가파른 기업빚 증가세는 4·4분기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대출잔액은 766조원으로 보름 새 2조원 넘게 불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5대 은행 기업대출은 62조6589억원 급증했다. 긴축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렸으나 소용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부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IIF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17개국 기업부도 증가율(10월 기준, 작년동기 대비)이 우리나라는 40%로 세계 두 번째로 높았다. IIF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의 취약한 대출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기업의 대출연체율도 무섭게 올랐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4분기 금융권 기업 연체율은 0.37%로 2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면서 빚 무서운지 몰랐던 기업, 가계, 정부가 이제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분담에 나서야 한다. 갚을 능력이 있는 우량기업은 선별지원이 필요하겠지만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은 과감히 솎아내는 것이 미래를 위한 일이다. 좀비기업들의 악성부채는 금융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견실한 기업까지 위기를 맞게 된다. 당장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곪은 부위는 도려내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 가계, 정부 부채 관리도 미적대고 있을 여유가 없다. IIF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 가계부채 비율은 100.2%로 34개국 중 가장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이후 4년째 불명예스러운 세계 1위다. 더욱이 조사대상 국가 중 가계부채가 GDP를 웃도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부동산 경착륙을 막겠다며 대출규제를 느슨하게 한 정부의 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퍼주기에 바빴던 나라곳간 사정도 말이 아니다. IIF에 따르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48.9%로 중하위권이지만 부채 증가 속도는 세계 4위다. 나랏빚은 이미 1100조원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총선을 눈앞에 둔 정치권은 표심 다지기용 선심 경쟁에 여념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펴낸 연례협의보고서를 통해 현행 국민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50년 뒤 공공부문 부채는 GDP 대비 20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은 오는 2028년까지 2%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방위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저성장·고금리 뉴노멀 시대에 맞춰 연금·노동·재정 개혁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부실기업의 구조조정도 더 늦춰선 안 될 일이다.
2023-11-19 18:40:42주춤하는가 싶었던 고물가가 사방으로 확산되면서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가 1년 새 최고 37%나 껑충 뛰어올랐다. 가장 많이 찾는 가공식품 32개 품목 중 24개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5%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햄과 케첩이 36~37%, 간장·참기름 가격도 25~29% 급등했다. 밥상을 차리기 위해 장 보러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다. 생수, 우유, 설탕 등 필수식품은 15%가량 올랐다고 한다. 가격이 내린 품목은 콜라, 소시지, 맛살 등 주로 기호식품이었다. 가격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달 32개 다소비 가공식품 가운데 전달 대비 가격이 오른 품목도 20개나 됐다. 물가가 들썩이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지만 고물가 추세는 이제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내년 우리 물가상승률 전망이 잇따라 상향 조정되는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이날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최근 전망한 내년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 달 전 제시했던 수치보다 0.2%p 높은 2.4%다. 노무라가 1.7%에서 2.3%로, HSBC가 2.1%에서 2.5%로 올렸다. 앞서 한국은행은 내년 전망치를 2.4%로 내다봤지만 더 높일 수도 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방 리스크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목표(2%) 수준 수렴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가를 요동치게 하는 대내외 변수는 줄을 잇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산업의 반등으로 경기부진이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로 이미 국내 금리도 크게 올랐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등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다른 기관들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선심정책들도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돈을 풀어 내년 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묻지마 비전'이 사례다. 저금리와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봇물처럼 풀려나온 돈 때문에 인플레이션 판도라 상자가 열렸는데 이 대표는 딴 세상에서 살았는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부랴부랴 태스크포스를 꾸려 물가관리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유, 라면, 빵, 과자 등 7개 주요 품목 담당자를 지정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 가동 발표 후에 나온 조치 중 하나다. 방문규 산업통상부 장관은 7일 이마트 등 주요 유통사와 제조업계 간담회를 갖고 물가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과도한 인상을 자제하겠다고 화답해야 한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받아 물가는 앞으로도 요동칠 것이다. 정부의 물가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가격인하를 강제하는 과도한 시장개입도 금물이다. 정부는 단기 대응책만이 아니라 고환율·고금리·고물가를 이겨낼 경제체질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과소비를 줄이고 저효율·고비용의 사회구조를 뜯어고치는 것이 급선무다. 경제원칙도 무시하고 돈 뿌릴 궁리나 하는 정치권도 대오각성하기 바란다.
2023-11-07 18:18:47오래전부터 여름과 겨울 전력수요의 피크가 예상되는 기간이 되면 전력산업계는 정부, 관계기관, 학계 너나없이 긴장하며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곤 했다. 모든 설비계획과 운영계획, 사람들의 사고방식까지도 모두 이 시기에 맞춰서 동작하곤 했다. 일년 중 가장 전력을 많이 쓰는 날을 무사히 버티면 나머지 날들을 수월히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수년 전 학회에서 처음 경고가 터져 나왔다.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봄가을철이 오히려 더 위험한 시기일 것이라고. 냉난방수요가 급감하고 연휴나 명절이 겹쳐 전국적으로 전력수요가 최저 수준일 때 화창한 날씨로 인해 태양광발전원의 출력이 최대가 되면 발전량을 빠르게 감소시키기 어려운 원자력발전과 태양광발전만으로 전력망을 지탱하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켜야만 하는 전력계통의 특성상 수요에 공급을 맞추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이 상태에서 예기치 못한 고장이 발생하면 전력망 전체에 정전의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재생에너지 보급 초기였기 때문에 설마 그 정도까지겠어 하는 반응과 심각하긴 한데 시간이 아직 좀 남았다고 생각하는 반응이 혼재되어 있었다. 전력계통 운영은 피크기간에 제일 위험하다는 우리의 뿌리 깊은 선입견도 한몫했다. 코로나 기간과 연휴가 겹친 2020년 봄, 모든 경제시스템이 멈추었고 전력수요는 그 당시 기준 역대 최저수치인 41GW를 기록했다. 몇 년 새 늘어난 태양광발전원으로 인해 수년 전 학계의 경고는 스릴러 영화의 예고편처럼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위한 정책적·기술적 수단과 매뉴얼이 부재했기에, 그나마 제어가 가능했던 원자력발전원들이 2020년 5월 2일부터 이튿날까지 긴급 감발운전을 시작해 줄어든 전력수요에 힘겹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 예고편을 본 이후에도 수십년간 피크 기간을 중심으로 수립되었던 정책의 거버넌스가 빠르게 바뀌긴 어려웠다. 전력산업계와 정책당국 일각에서 소수의 선구자들은 연구하고 하나씩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아직 그래도 시간이 꽤 남았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본게임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시작되었다. 올해 9월 초 열렸던 정부 회의에 참석했던 필자는 책상 앞에 놓인 최저수요 전망치를 보고 흠칫 놀랐다. 긴 연휴와 수요를 차감하는 비계량 태양광발전량 증가로 인해 연휴 중 최악의 경우 32GW까지 전력수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코로나 기간처럼 원자력발전 출력감발뿐 아니라 민간 소유의 태양광발전원에 대해서도 대규모 출력제어가 불가피하다. 다행히 연휴 중 정부와 관계당국의 체계적 대응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을 맞이하지 않을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운전원들의 순발력이나 재량이 아니라 연초부터 체계적 대응을 바탕으로 한 정책이 정상적으로 기능했다는 것이다. 문제를 명확히 인지했고, 거버넌스가 동작하기 시작했고, 경험이 쌓이기 시작했다. 둔화되는 경제성장과 소비자의 자가용태양광 설치로 인해 봄가을철의 낮은 전력수요는 이제 뉴노멀이 됐다. 뉴노멀을 피할 수 없다면 적응하고 진화하자. 이번 봄가을철 출력제어 대책에 포함된 수단들보다 효과적 정책수단이 없는지, 새로운 신산업을 꽃피울 수는 없을지 각자의 셈을 시작할 때다.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2023-10-12 18:0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