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의 도심 한복판에 한국식 기사식당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뉴욕 로어이스트사이드의 도심에 한국어 간판을 단 식당이 문을 열었다. 해당 식당의 상호는 ‘기사식당’으로, 영문으로는 ‘Kisa’라고 쓴다. 이 식당 밖에는 한국어 간판이 달렸는데 ‘동남사거리 원조 기사식당’ ‘백반 전문. 소문난 기사식당’ 등 한국의 기사식당을 연상케 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식당은 파인다이닝 출신 한국인 셰프가 그의 동료들과 함께 운영하며, 세계적인 탑모델 최소라의 남편이자 사진작가인 이코베가 브랜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식당은 1980년대부터 택시기사들의 입맛을 맞춰온 한국의 느긋한 식당이다. 맛있고 저렴한 식사로 유명한 기사식당은 미각과 지갑을 모두 만족시키는 정통 한국 요리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이 식당에서는 보리비빔밥, 제육볶음, 불고기, 오징어볶음 정식 등을 판매한다. 반찬으로는 김치, 감자조림, 새우장, 계란말이, 김, 청포묵 무침, 소떡소떡 등이 제공된다. 가격은 한 메뉴당 32달러(약 4만4000원)로 책정됐다. 이 식당은 정식 오픈 전부터 크게 화제가 되며 미 외식업 전문매체 이터(Eater) 등 여러 현지매체를 통해 조명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기사식당의 개점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한국에서는 택시 운전사를 위한 길가 식당을 기사식당, 즉 ‘운전사 식당’이라고 부른다”며 “소유주인 윤준우, 스티브 최재우, 김용민은 모두 한국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는 한국 달력, 벽걸이형 선풍기, 무료 커피머신 등 빈티지한 장식들이 있다”고도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22 15:34:14<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했다. 이번 4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세번째 주제이자 두번째 현장 르포다. AI는 최근 AI 기술 도입으로 침체로 이어진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시카고 현장 취재를 제안했다. 코로나19와 AI 기술 도입으로 시카고에서는 기업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시카고(미국)=강명연 노유정 기자】 "시카고의 오래된 고층빌딩 일부는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어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기업이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이 이런 현상을 가속시킬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도시 변화에 대해 연구 중인 루이스 베텐코트 시카고대 진화생태학 교수의 이야기다. 챗(Chat)GPT의 제안으로 본지는 지난 9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찾아 베텐코트 교수를 만났다. 그에게 AI 도입에 따른 영향을 볼 수 있는 현장을 문의하자, 시카고 구도심인 '라살 거리'로 동행을 제안했다. 그렇게 찾은 라살 거리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주말이라 직장인도 거의 보이지 않았고 소수의 관광객만 종종 보였다. ■상품거래소 앞 불 꺼진 사무실·상가 라살 거리는 뉴욕 월스트리트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가다. 곡물과 금, 원유 등 원자재를 거래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를 비롯해 시카고 연방준비은행과 미국 대형은행 노던트러스트 본사 등 굵직한 금융기관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가의 침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부터 시작됐다. 거리두기와 기술발전이 재택근무를 늘리면서 고용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사무실 공실률은 가파르게 올랐다. 베텐코트 교수는 "코로나19와 함께 AI 등 기술이 사무직, 회계를 비롯한 분야에 변화를 일으키면서 기업들은 직원을 줄이고 있다"며 "변화에 맞춰 도시를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과거에 지어진 건물을 한 번에 바꿀 수 없어 어려움(공실)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메타, 구글 등 미국 기술기업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규모 구조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베텐코트 교수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서도 재택 이후 직원들이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도 확인된다. AI가 사무직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며 "이에 따른 도시 변화를 통해 AI가 산업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 평일에 다시 찾은 라살 거리는 빈 사무실이 더 분명히 눈에 들어왔다. 거리 양옆으로 서 있는 오래된 건물을 보면 5~10개 층이 전부 불이 꺼져 있기도 했다. 식당이나 은행 등 매장 대신 임대광고가 붙어 있는 1~2층 상가도 절반 가까이였다. 점심시간에 찾은 CBOT 역시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시카고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브래드포드 앨런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 오피스 공실률은 올 3분기 기준 22.5%를 기록했다. '루프(Loop)'로 불리는 중심업무지구(CBD)는 25%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10% 초반대를 유지했지만 코로나 이후 올해까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평균 임대료는 꾸준히 하락세다. 일리노이 주정부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경비원 A씨 역시 "불 꺼진 층은 모두 공실"이라며 "주정부 직원 일부는 재택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것으로 안다. 대부분은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예술가들 AI로 대체" 시카고를 떠나거나 사무실 규모를 줄이는 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 2021년 수천명의 직원 등 본사 운영인력 대부분을 줄이거나 도시 밖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유나이티드항공 본사는 시카고의 대표 고층건물인 윌리스타워에 입주해 있어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본사를 옮긴 보잉, 타이슨푸드(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도 코로나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사무실 규모를 줄였다. 미술 분야 역시 AI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대학인 펜실베이니아 미술아카데미(PAFA)가 올해 초 폐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시카고에 있는 미국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 College) 역시 지난 7월 문을 닫았다. 이 학교들은 코로나 이후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디자인 등 미술가들이 설 자리를 빼앗은 결과라는 진단이 나온다. 벤 자오 시카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게임회사 등이 고용하던 유명 예술가들이 AI로 대체돼 직업을 잃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거나 진학하지 않고 있다"며 "학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종업계 종사자와 학생들 역시 생성형 AI가 디자인 등 예술 분야에서 빠르게 활용되는 현상을 우려했다. 미국예술아카데미 인근 드폴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영화를 전공하는 엘라 시메카(20)는 "영화계에서도 AI가 대본을 쓰고 있다고 한다"며 "많은 분야에서 AI가 사람을 대체하면서 편리해지는 측면이 있겠지만 산업과 교육 제도를 망가뜨릴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또 시카고의 한 금융회사에서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로 일하는 권채린씨(31)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자료조사는 이미 AI가 도와주고 있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AI가 계속 좋아지면 디자이너는 뭘 해야 하나 걱정됐다"고 토로했다. 챗GPT 4o에 묻자 "시카고는 전통적으로 금융과 비즈니스 중심지였지만, 기술변화가 가져온 급격한 전환으로 인해 고용구조와 공간 사용패턴도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시카고가 AI 등 기술발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11-03 18:20:29[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며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한국에서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외신이 주목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의 반려견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NYT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개를 식용으로 사육하는 전통으로 인해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동물권 단체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사람들은 반려동물, 특히 개를 키우는 데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대부분이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되었다"며 한국의 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에 주목했다. NYT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들이 미혼 또는 무자녀, 혹은 둘 다를 선택하고 있다"며 "전체 가구 5분의 2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기간 실내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구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2012년 364만 가구에서 2022년 602만 가구로 늘었다. 이처럼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도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NYT는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는 사라지고 있지만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이나 상점은 보편화됐다"고 전했다. 이어 "공원이나 동네에서 이른 바 '개모차'에 반려견을 태우고 다니는 모습은 흔해졌다"며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신생아를 위한 유모차보다 개를 위한 '개모차' 판매량이 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하거나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위한 장례 서비스 등 관련된 사업도 늘어나고 있으며,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식당이나 리조트 등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온라인 서비스도 생겼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NYT는 올해 초 식용견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사실에 주목하며 "반려견 문제는 점점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되어가고 있는 한국에서 드물게 초당적인 사안이 됐다"고 꼬집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14 09:30:23[파이낸셜뉴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가 재벌 3세로 알려진 전청조씨와 재혼을 앞둔 가운데, 한 네티즌이 지난 1월 기자 행세를 하며 전씨를 인터뷰하는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주장했다. 25일 머니투데이, 위키트리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남현희 전청조 재벌3세 사기 결혼 사건 증거 제보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A씨는 “하객 대행이나 전화 통화 대행 등 역할 대행 알바로 용돈벌이를 해왔는데, 올해 1월22일 기자인 척 인터뷰를 요청하는 역할을 의뢰 받았다”고 밝혔다. A씨의 주장에 의하면 그는 당시 서울 강남의 모 식당에서 남현희, 지인 2명과 식사 중인 전씨에게 다가가 재산 관련 질문을 던지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일을 대행했다. 그는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 주선 업체가 깔끔하고 반듯한 옷차림, 노트와 펜을 지참 등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업체가 본인을 포함한 2명의 기자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생에게 ‘대본’을 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대본 내용이나 현장 분위기를 봤을 때 뭔가 찜찜했다. 누군가 사기 치려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A씨가 공개한 역할대행 업체에서 제공한 대본은 다음과 같다. 기자1 : 안녕하세요 전청조 대표팀. 인터뷰 요청했었던 기자입니다. 대표님 : 음 저는 인터뷰에 응했던 적이 없는 걸로 기억합니다만 저의 개인적인 일정 중에 방해하시면 어쩌라는 거죠? 기자1 : 몇 가지만 질문하겠습니다. (수첩을 보면서 질문을 한다) 파라다이스 회장님과는 어떠한 관계시죠? 대표님 : 대답 안 합니다. 기자1 :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많은 자산의 출처가 혹시 뉴욕에 얼굴 없는 회사의 CEO가 맞으실까요? 대답 부탁드립니다. 대표님 : 저는 대답 안 한다고요. 개인적인 일정 중이니 자리를 피해주시죠? 기자2 : 오? 같이 계신 분 혹시 남현희씨 아니세요? 대표님이 흥분해서 화를 내신다면, 대표님이 뭐라 하면, 기자 역할을 하시는 분들은 머리 숙여서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경솔했습니다’라는 사과 후 퇴장하시면 됩니다. A씨는 “대행업체로부터 대본을 받았을 당시 저는 남현희와 전청조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나가서 기자 연기를 해 일당으로 12만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제3자라 금방 잊어버렸는데 최근 뉴스에서 전청조 남현희 결혼 기사를 접하고는 아차 싶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내용은 아직 진위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게시 3시간 만에 4만8000회 이상 조회됐으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남현희는 2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본인의 재혼 상대와 관련한 허위 사실 유포에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씨도 같은날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공인도 아니고 나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는 건 모두 명예훼손”이라며 “모든 악플에 대해 강력하게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25 05:57:33[파이낸셜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오는 23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의 ‘바둑 간판’ 커제 9단(26)이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식사를 하며 “토할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음식에 대한 불평을 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가 돌연 삭제돼 화제다. 해당 영상이 모두 삭제된 이후 최근에는 “정말 맛있는 식사를 했다”는 칭찬 영상만 올라오고 있어 ‘검열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 5일 커제 9단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선수촌 식당에서 양고기를 맛본 후 “진짜 맛없어서 토할 거 같다”며 “이 양고기는 입덧할 거 같다”고 불평했다. 또 삼겹살을 보고서는 “털이 많다”며 “됐다. 안 먹겠다”고 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커제 9단은 36만명의 팔로워와 143만명의 ‘좋아요’를 받은 영상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해당 영상은 팬들을 통해 빠르게 온라인 상에서 확산됐다. 하지만 커제 9단이 올린 원본은 물론 팬들이 공유한 영상들까지 모두 갑자기 삭제돼 의문을 자아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중국어 매체 NTD TV는 그의 영상 내용을 다룬 중국 언론 기사들도 모두 삭제됐다고 전했다. 대만 TVB는 “영상이 중국 당국에 의해 내려졌고, 중국 내 주요 플랫폼에서도 모두 사라졌다”면서 커제 영상이 사라진 배경에 중국 당국이 있다고 추측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 식단에 동파육 등 항저우 특색 음식이 포함됐다고 홍보해 왔다. 해당 영상 삭제 후 커제 9단의 SNS에 올라온 또 다른 영상들은 중국 당국의 ‘검열 의혹’을 증폭시켰다. 커제 9단이 이후 공개한 ‘당신이 원하는 아시안게임 식사는 여기 있다’라는 제목의 선수촌 식당 영상에서는 그가 음식 먹고 칭찬하는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후도 커제 9단은 ‘아시안게임 준비 일기’라며 또 다른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도 그는 선수촌 식사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그는 다양한 음식을 담아온 후 식사하고 빈 접시를 보여준 후 “보셨죠? 정말 맛있는 식사를 했다”며 “사실 지금 우리가 먹는 건 아시안게임 정식 선수촌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는 이것보다 더 비싸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제공될 거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정통적인 항저우 음식도 맛볼 수 있다”며 “진짜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 해당 영상에는 영어 자막까지 달려있었다. 영어 자막에는 “앞으로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 제공될 것”이라며 “항저우의 특색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 기대가 크다”고 적혀 있었다. 한편 커제 9단은 중국 바둑계 최고 스타다. 이세돌 9단과 세계 바둑을 주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세돌이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 것에 이어 커제 9단이 2017년 대국을 펼쳤다. 바둑은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커제 9단은 세계랭킹 1위 한국의 신진서 9단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20 09:39:54[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8월 출장으로 캄보디아를 갔다. 당시 수출입은행이 수행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EDCF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수도, 도로, 댐 등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남북전쟁이 끝난 1953년 이후 선진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다가 후진국을 도와주게 된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다. 당시만 해도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할 때였고 필자 역시 한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 좁은 일자리, 과도한 양극화 등으로 불만이 많았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서 취재로 며칠을 보내며 생각을 완전히 바꿔 먹었다. 취재를 위해 들린 시골 농가의 모든 집들은 어른 2명은 족히 들어갈 큰 항아리를 가지고 있었다.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쓰기 위해서였다. 농가에서 기르는 개와 닭들은 먹을 것이 없어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경우가 많았다. 제대로 씻지 못한 어린 아이의 피부에는 부스럼과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아이들이 아프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자 "킬링필드 당시 수백만 명의 젊은 사람들이 죽어서 병원, 약국은 물론 아이들을 가르칠 선생님도 별로 없는 실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킬링필드는 1970년대 폴 포트 정권이 벌인 대량학살 사건으로 최소 사망자는 170만명, 많게는 500만명 이상이 죽었다는 설도 있다. 지도층의 부패,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청년층의 대량학살, 제조업과 같은 기초 산업의 부재로 '한강의 기적' 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할 나라였다. 전쟁이 끝났던 195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가 캄보디아보다 가난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하루는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 산다는 수상 가옥을 방문했다.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아침에 물고기를 잡아 물고기가 잡힌 날은 하루 수입이 1달러, 아닌 날은 수입이 없다고 했다. 제대로 된 냉동보관 시설이 없어 오전에 물고기를 잡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다. 해당 사정을 들으며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히자 당시 통역을 담당했던 10대 후반의 캄보디아 청년이 한 말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여기 사람들은 하루에 1달러를 벌든 한 푼도 못 벌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은 자살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고 더 불행한 것 아니냐." SNS는 인생의 낭비? 불행의 근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엄밀히 말해 그는 "SNS를 하는 것은 시간의 낭비이며 그럴 바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라"고 했지만 어쨌든 SNS의 해악성에 대한 그의 말은 자주 인용된다.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베블런 효과'라고 한다. 현대의 SNS는 분명히 이 베블런 효과를 강화하는 듯하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의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자녀들의 SNS와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쿡 애플 CEO,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전 페이스북 부사장, 페이스북 창립 멤버인 션 파커 등은 모두 SNS가 아이들에게 해로울 수 있음을 지적했다.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도 "자녀들에게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자녀가 14살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전 직원이었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2021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의 위험성을 고발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페이스북이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가짜뉴스와 혐오발언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의 갈등을 조장하는 극단적인 의견의 경우 실제로는 0.1%, 혹은 1%에 불과하지만 해당 게시글이 더 많이 퍼지고 읽히는 특성이 있는 만큼 더 많이 확산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출한다는 것이다. 결국 페이스북이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알면서도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을 더 많이 확산한다는 것이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SNS에는 더 비싼 빙수, 더 비싼 차, 더 비싼 가방과 관련된 게시물이 더 많이 올라오게 되고, 이는 이를 갖지 못한 사람의 박탈감을 키우고 소비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 사교육이 불안을 먹고 성장하듯 SNS는 비교를 통해 불행을 조장한다. 10만원 빙수, 비싸도 줄서서 먹는다 매년 여름을 앞두고 빙수계의 '샤넬'로 불리는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가격이 올라 올해는 9만8000원이다.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이라고 뜨악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SNS에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 한 스푼을 추가하면 나쁘지 않은 소비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신라호텔망고빙수'를 검색하면 1만2000건의 게시물이 나온다. 올해 포시즌스 호텔이 내놓은 애플망고 빙수는 신라호텔망고빙수의 뺨을 치며 한 그릇이 무려 12만6000원이다. 최고가 빙수 타이틀도 가져갔다. 롯데호텔 서울의 애플망고 빙수도 9만2000원에 달한다. 대체제인 설빙의 애플망고치즈설빙은 1만2900원으로 특급호텔 빙수와 비교하면 매우 저렴해 보인다. 포시즌스 호텔 빙수 1그릇 값이면 10번을 먹을 수 있다. 꼭 애플망고가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다면 롯데리아빙수는 53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1번을 포기하면 23.7번을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서 롯데리아빙수를 검색하면 909건의 게시물만 나온다. 14만원 고든램지 버거, 英이었다면 가능할까? 영국의 유명 쉐프 고든 램지는 2021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고든 램지를 2017년 한 번 실제로 본적이 있다. 그는 당시 오비맥주의 광고 모델로 한국에 와서 기자들을 만났다. 당시 '고든 램지 "韓맥주 맛없다 한 기자 엉덩이 걷어차 줄 것"'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 전 기자였던 다니엘 튜더가 칼럼을 통해 "북한 대동강 맥주 보다 맛없는 한국 맥주"발언을 한 것을 두고 같은 영국 출신 셰프가 한국 맥주도 맛이 있다고 인정하는 내용의 기사였다. 고든램지버거는 그의 유명세도 있었지만 악명 높은 가격으로 더 이목을 끌었다. 특히 트러플 버섯과 투플러스 한우가 듬뿍 올라간 '1966버거'는 가격이 14만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과연 그가 본국인 영국에서 이런 '사악한 가격'의 버거를 출시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줄서서 먹는 버거로 유명한 고든램지 버거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수는 벌써 2만3000개를 돌파했다. 맥도날드에서 해피밀로 판매하는 불고기버거 값 1개의 가격이 2500원인 점을 고려하면 고든램지1966버거 하나 값으로 약 56명이 먹을 수 있다. 미쉐린 식당에서 먹는 2만원 꼬마김밥 뉴욕과 서울에서 미쉐린 2스타를 획득한 파인 다이닝 '정식당'의 '맛있는 김밥'도 SNS 좀 한다는 사람에게는 유명한 메뉴다. 임정식 셰프의 이름을 딴 정식당은 김밥이나 비빔밥, 구절판 등을 재해석한 독창적 메뉴를 선보이는 곳이다. 서울 청담동에 자리한 정식당은 2017년 미쉐린 2스타를 획득하고 현재까지 유지중이다. 단일 코스 요리를 판매하며 점심은 18만5000원, 저녁은 28만원이다. 정식당의 '맛있는 김밥'은 코스와 별도로 추가 주문을 하는 메뉴로 따뜻한 불고기밥을 김부각으로 감싼 소형 김밥이다. 어른 중지보다 약간 긴 사이즈로 두께는 꼬마 김밥 수준이다. 크게 배어 물어 두 세입이면 사라지지만 가격은 2만원이다. 성게가 들어간 김밥은 6만5000원이다. 편의점에서 현재 1100원에 판매되는 삼각김밥 59개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총 6만1000개의 '정식당' 관련 게시물이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6-01 16:44:21중국 정부가 시민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지난해 말 3년 가까이 실시했던 강력한 '제로 코로나' 방역을 풀면서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세계가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기간 실시된 봉쇄령에서 벗어난 중국 기업들을 맞고 있는 것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이로 인해 줄어든 근로자와 수요 감소다. ■ 코로나 확산에 기업 생산활동 차질 중국 내 제조업과 상업지역은 인적이 드물고 대신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과 장례식장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화물차 운전기사 등 근로자들이 대거 확진되면서 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고 생산활동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할 수 없고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기업과 소비자들의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외 환경 또한 중국에 유리하지 않다. 글로벌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성장 둔화, 에너지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어 이들을 상대로 제품을 수출해온 중국의 많은 소규모 기업들도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중국의 기업들이 일감이 부족하고 여기에 제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려 제품을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식당 등 서비스업은 손님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꺼리면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더 타격이 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연말에 공개한 성명에서 코로나 유행은 생산과 수요, 근로 활동 참여, 물류와 유통에 걸쳐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중국의 제조업은 제로 코로나 방역 해제 이전인 11월에도 이미 둔화 상태에 있었다. 자동차를 비롯해 그동안 팔리지 않은 재고가 늘면서 유통 업체들은 주문을 많이 할 필요가 없어졌다. 테슬라는 12월 마지막 주에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 '제조업 중심지' 명성도 타격… 회복 어려울 수도 NYT는 한때 절대 제조업의 중심지라는 매력을 가졌던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명성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동안 봉쇄령과 국경 폐쇄로 제품을 수송할 수 없었고 기업들은 바이어들을 공장에 보내지 못해왔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거대 유통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대신 인도 등 다른 국가로 공급선을 돌리고 있다. 미국 할인 유통 업체 월마트의 경우 2027년까지 인도로부터 매년 100억달러어치의 제품을 수입하기로 해놓고 있다. 외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중국의 수출업체들도 제조 기지를 캄보디아와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해외로 돌리고 있다. 광둥성 양장의 한 주방기기 업체가 캄보디아에서 고용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은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비용을 크게 절감시켜주고 있다. 양장에 본사를 둔 기업 버롱엔터프라이즈는 직원 수를 1700명에서 1200명으로 줄이고 멕시코에서 터키에 이르는 지역에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동 창업자 제이컵 로스먼은 밝혔다. NYT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중국의 노동, 특히 기술력은 따라올 수 없다고 전했다. 버롱의 경우 중국 공장 직원의 5분의 1이 코로나19로 근무를 하지 못하는데도 칼 제조 경험이 있는 임시 노동자들을 고용해 납기를 놓치지 않는 점을 예로 들었다. 한 공장 관계자는 보통 기술 교육에 5~8일 걸리지만 기술을 가진 중국 기술자들은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의 공장 근로자들의 경우는 2개월 교육으로도 기술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 서방국 소비도 줄이면서 수출 수요 줄어 서방 국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중국 정부는 내수 시장 성장을 키운다는 방침이지만 약 3년간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민들이 다시 소비를 일으킬 수 있는 확신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소득이 줄어든 많은 근로자들은 춘제(설)를 앞두고 소비 대신 저축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수도 베이징 등 북부 지역의 도시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으면서 시민들이 다시 외출을 시작하고 있고 이달 말 춘제를 앞두고 국내선 항공권 예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1-05 18:01:50[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시민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지난해 말 3년 가까이 실시했던 강력한 ‘제로 코로나’ 방역을 풀면서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세계가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기간 실시된 봉쇄령에서 벗어난 중국 기업들을 맞고 있는 것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이로 인해 줄어든 근로자와 수요 감소다. 코로나 확산에 기업 생산활동 차질 중국 내 제조업과 상업지역은 인적이 드물고 대신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과 장례식장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실정이라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화물차 운전기사 등 근로자들이 대거 확진되면서 기업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고 생산활동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할 수 없고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기업과 소비자들의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외 환경 또한 중국에 유리하지 않다. 글로벌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성장 둔화, 에너지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어 이들을 상대로 제품을 수출해온 중국의 많은 소규모 기업들도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중국의 기업들이 일감이 부족하고 여기에 제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려 제품을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식당 등 서비스업은 손님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꺼리면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더 타격이 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연말에 공개한 성명에서 코로나 유행은 생산과 수요, 근로 활동 참여, 물류와 유통에 걸쳐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중국의 제조업은 제로 코로나 방역 해제 이전인 11월에도 이미 둔화 상태에 있었다. 자동차를 비롯해 그동안 팔리지 않은 재고가 늘면서 유통 업체들은 주문을 많이 할 필요가 없어졌다. 테슬라는 12월 마지막 주에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봉쇄 3년, '제조업 중심지' 명성도 타격 NYT는 한때 절대 제조업의 중심지라는 매력을 가졌던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명성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동안 봉쇄령과 국경 폐쇄로 제품을 수송할 수 없었고 기업들은 바이어들을 공장에 보내지 못해왔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거대 유통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대신 인도 등 다른 국가로 공급선을 돌리고 있다. 미국 할인 유통 업체 월마트의 경우 2027년까지 인도로부터 매년 100억달러어치의 제품을 수입하기로 해놓고 있다. 외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중국의 수출업체들도 제조 기지를 캄보디아와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해외로 돌리고 있다. 광둥성 양장의 한 주방기기 업체가 캄보디아에서 고용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은 절반 수준으로 저렴해 비용을 크게 절감시켜주고 있다. 양장에 본사를 둔 기업 버롱엔터프라이즈는 직원 수를 1700명에서 1200명으로 줄이고 멕시코에서 터키에 이르는 지역에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동 창업자 제이컵 로스먼은 밝혔다. NYT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중국의 노동, 특히 기술력은 따라올 수 없다고 전했다. 버롱의 경우 중국 공장 직원의 5분의 1이 코로나19로 근무를 하지 못하는데도 칼 제조 경험이 있는 임시 노동자들을 고용해 납기를 놓치지 않는 점을 예로 들었다. 한 공장 관계자는 보통 기술 교육에 5~8일 걸리지만 기술을 가진 중국 기술자들은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의 공장 근로자들의 경우는 2개월 교육으로도 기술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서방국 소비도 줄이면서 수출 수요 줄어 서방 국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중국 정부는 내수 시장 성장을 키운다는 방침이지만 약 3년간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민들이 다시 소비를 일으킬 수 있는 확신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소득이 줄어든 많은 근로자들은 춘제(설)를 앞두고 소비 대신 저축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수도 베이징 등 북부 지역의 도시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으면서 시민들이 다시 외출을 시작하고 있고 이달 말 춘제를 앞두고 국내선 항공권 예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1-03 14:09:58[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반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축제가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모스크바에 전쟁은 없다'는 제목의 르포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 광장에서는 공수특전대 부대가 위장복을 입고 불꽃놀이를 하며 전투장면과 같은 춤을 추는 공연이 진행됐다. 무대의 뒷편부터 이집트에서 온 공연자가 마차를 타고 생명의 상징인 앵크 십자가를 휘드르며 왔다갔다 했고 밴드는 소련시절 전쟁 노래인 '카츄샤'를 연주했다. 같은 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니콜라레니베츠 예술공원에는 1만6000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파티를 즐겼다. 숲 한가운데 자리잡은 이 공원에는 나흘째 러시아 전역에서 모여든 패셔니스타들이 전위예술, 대중음악, 미술 등의 공연을 즐기며 밤새 술을 마셨다.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는 '세계군인축제'로 들떠있는 모양새다. 이 행사는 벨라루스, 인도, 베네수엘라 등 러시아 동맹국들만 참가했다. NYT는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수만명이 전사 또는 부상했다는데도 러시아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모스크바에서 전쟁은 먼 세상 이야기"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 NYT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국내적 어려움을 막으려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군인축제를 보기 위해 붉은광장을 찾은 한 모스크바 시민은 "너무 멋져서 말이 안나온다"며 "지난 6개월 동안 자신은 달라진 게 없다. 물가가 오른 건 사실이지만 견딜만하다"라고 밝히며 이집트군 교향악대에 "카츄샤" 앙콜을 외쳤다. NYT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경제제재로 모스크바 시내의 구찌, 디올, 프라다 등 명품 매장은 문을 닫았지만 식당과 극장은 성업중이며 람보르기니와 포르셰 등 고급 차들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모스크바의 시민들은 물가 급등을 감당할 재정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푸틴은 전쟁을 위한 징병도 하지 않았고 전사자 장례식도 열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러시아 국민들은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며 "전쟁은 푸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삶은 푸틴 생각대로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9-08 07:56:34[파이낸셜뉴스] 한국 여성들이 앞머리에 헤어롤을 마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예인들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앞머리에 헤어롤을 감은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등 한국 여성들의 길거리 헤어롤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 23일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NYT는 '공공장소에서의 헤어롤? 그들이 머리 하는 방식일 뿐'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서 NYT는 서울 카페를 비롯해 식당, 대중교통, 거리 등 어디에서나 앞머리에 헤어롤을 하고 다니는 젊은 여성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머리에 헤어롤을 감고 다니는 것은 머리를 유지하기에 더 좋은 방법인 걸 넘어 그만큼 젊은 세대들이 독립적이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NYT는 진단했다. NYT는 매일 머리에 헤어롤을 감고 나온다는 20대 대학생 정모씨의 헤어롤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 대학생은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모습이 중요하지 가는 길에 지나치는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NYT는 과거 한국 여성들에게는 꾸미는 모습을 남성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러운 일로 여겨졌지만 젊은 세대들은 남들을 신경 쓰지 않고 더 자유롭게 선택하기 때문에 세대차이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NYT는 대학생 딸을 둔 50대 이모씨가 "우리가 젊었을 때는 머리 모양을 유지하려고 롤을 말고 다니는 대신 스프레이를 잔뜩 뿌렸다. 이것도 당시 기성 세대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했다며 전하며 서울에서 여성들의 앞머리 헤어롤은 익숙하게 됐다고 전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11-22 23:4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