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현대백화점은 세계 최고 권위의 예술 기관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향후 3년간의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유통업체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장기 후원 협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1870년 개관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세계 4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세계 5000년 예술사가 담긴 작품 수 만점을 소장해 매년 55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방문하는 명소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협약을 통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 미술 발전을 위한 활동을 후원한다. 회사 측은 한국미술의 학술적 재조명은 물론, 국제 미술사 속에서 K아트의 위상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방문하는 현대백화점 고객을 위한 혜택으로 현대백화점 모바일앱 회원과 동반 1인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해 맞춤형 도슨트 투어와 전용 프라이빗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기념품 숍 할인 등도 제공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적 경험'을 지향하는 현대백화점과 예술을 통해 인류의 유산을 공유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철학이 맞닿은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세계적인 문화예술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일상에 문화적 경험을 더하는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5-06-30 09:02:28[파이낸셜뉴스] MBK 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 사진)이 지난해에 이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에 기부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회장의 기부금은 Met의 한국관에 소장, 전시될 한국 미술 작품 구매를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삼성문화재단과 함께 한국 미술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강화 차원의 ‘한국 미술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는 셈이다. 그는 Met의 선출 이사회 멤버다. 지난해에는 Met의 모던·컨템포러리 전시관의 시설 보수 후 재개장을 위해 미화 10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Met는 ‘한국 미술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 - 삼성문화재단 한국미술 큐레이터십’으로 명명한 한국 미술 전문 기금 큐레이터 직도 신설했다. 엘레노어 수아 현(한국명 현수아) 현 메트 한국 미술 큐레이터가 ‘1호 기금 큐레이터’로 선임돼 활약하게 된다. 한국 미술을 위한 공동장학금과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Met에 소장되는 한국 미술 작품들은 세계적 수준의 콜렉션이다. 이러한 한국 미술 작품들을 글로벌 관객들에게 선보이는데 일조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10-17 08:28:41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이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1000만달러(약 137억원)를 기부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6일(현지시간) 김 회장이 모던·컨템포러리 전시관인 '오스카 탕 윙'의 개보수를 위해 1000만달러 규모의 특별기부를 확약했다고 밝혔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지난해 11월 모던·컨템포러리 전시관과 갤러리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계획을 내놓은 후 행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명성의 건축가인 프리다 에스코베도가 주도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김 회장의 기부를 기리는 차원에서 이 전시관의 갤러리 가운데 하나를 김 회장과 부인 박경아씨의 이름을 따 ‘김병주&박경아 갤러리’(Michael B. Kim and Kyung Ah Park Gallery)로 명명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MBK파트너스를 설립 전 칼라일 아시아 파트너스 회장, 칼라일그룹 경영위원, 투자은행(IB) 살로몬스미스바니 아태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 골드만삭스 이그제큐티브 디렉터 등을 역임했다. 김 회장은 2017년부터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이사회의 선출 멤버를 맡고 있다. 한국계로는 처음이다. 김 회장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예술을 연결시키는 글로벌한 공간”이라며 “미술관의 미래이자 전 세계 방문객들과 컨템포러리 아트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는 장소에 기여할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2-09-07 07:18:02[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전 세계 '삼성 아트 스토어'에 디즈니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삼성 아트 스토어는 삼성 TV를 통해 제공되는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로, 70여 전 세계 유명 파트너와 800여 예술가들이 제공하는 작품 3500여점을 4K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전 세계 삼성전자 TV 사용자들은 디즈니,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상징적인 작품을 4K 화질로 보다 새롭고 선명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인어공주, 백설공주, 라푼젤 등 디즈니 프린세스의 마법같은 이야기와 스타워즈의 우주적 모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자연의 경이로움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거나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2017년 라이프스타일TV '더 프레임'에 처음 도입된 삼성 아트 스토어는 올해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QLED 모델에도 확대 적용돼 더 많은 사용자들이 집에서 세계적인 명화와 현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뉴욕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의 명작들과 세계 최대 미술 전시회 아트 바젤에 출품되는 다양한 근현대 미술 작품을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전문 큐레이터가 선별한 큐레이션을 매달 제공받을 수 있다. 안희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디즈니와의 협업을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연령대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작품들을 삼성 아트 스토어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폭넓은 예술 콘텐츠를 통해 삼성 아트 스토어 사용자의 일상 속 예술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5-21 10:02:36[파이낸셜뉴스] '인간 샤넬'이라고 불리는 가수 제니(JENNIE)의 '멧 갈라' 의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니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2025 멧 갈라'(The 2025 Met Gala) 행사에 참석했다. 3년 연속 '멧 갈라'를 빛낸 제니는 올해도 강렬한 존재감으로 이목을 끌었다. 1948년부터 매년 5월 첫째 주 월요일에 열리는 미국 최대 규모 패션 이벤트이자 세계 최대 패션 자선 모금 행사인 '멧 갈라'는 매해 특정 의상 테마를 선정해 전 세계 유명 인사들과 함께한다. 올해 '멧 갈라' 테마는 '슈퍼파인: 테일러링 블랙 스타일'(Superfine: Tailoring Black Style)로 제니는 이에 걸맞게 블랙 정장 팬츠에 오프숄더 블랙 새틴 점프수트를 매치하고, 투톤 중절모로 포인트를 줬다. 제니가 레드카펫에 등장하자 현지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제니는 그에 맞춰 다양한 포즈와 표정을 취하며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제니가 입은 의상은 샤넬 장인들이 330시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는 이번 '멧 갈라'에서도 엄청난 존재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미국 매체 하퍼스 바자, 피플지 등 외신들은 ''멧 갈라' 베스트 드레서'에 제니를 꼽았으며, 제니는 K팝 아티스트 중 유일하게 베스트 드레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하퍼스 바자는 제니를 '인간 샤넬' 이라고 칭하며 '마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편 제니는 지난 2018년부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의 공식 엠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5-07 15:21:35[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은 30일 제네시스와 영국 런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파트너십 전시인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 Walk the House'가 오는 5월 1일(현지시간)부터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19일까지 진행된다.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 Walk the House는 서도호 작가가 런던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으로 지난 30여 년간 서울, 뉴욕, 런던 등을 배경으로 펼쳐온 작가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전시 제목인 'Walk the House'는 해체 후 다른 장소에서 재조립이 가능한 한옥의 특징인 '이동 가능성'에서 착안한 표현으로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공간인 '집'의 개념을 오랜 기간 통찰해 온 작가의 관심을 반영한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서도호 작가는 기억 및 이동에 대한 내밀한 탐구를 기반으로 개인과 집단의 역사 속에서 시공간의 인식이 변화하고 확장하는 양상을 면밀히 살펴왔다"며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7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과의 중장기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제네시스 아트 이니셔티브(Genesis Art Initiatives)' 활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트너십은 미술관 정면 외벽(파사드)에 세계적인 작가들의 신규 조각 및 설치 작품을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제네시스는 앞으로도 세계 유수의 예술 기관과의 아트 파트너십을 비롯한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문화예술 후원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4-30 14:00:27[파이낸셜뉴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아시아 자선가 15인 중 한명으로 김병주(마이클 병주 킴) MBK파트너스 회장(사진)을 선정했다. MBK파트너스는 포브스가 아시아의 자선가(Forbes Asia’s 2024 Heroes Of Philanthropy) 15인 중에 김 회장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2021~2022년에 이어 자선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포브스는 김 회장의 '교육에 대한 비전과 기여'를 높이 평가했다. 김 회장은 올 해 4월 모교인 미국 하버포드 대학교(Haverford College)에 ‘윤리적 리더십 인스티튜트(Institute for Ethical Inquiry & Leadership)’ 설립을 위해 2500만달러(약 357억원)를 기부했다. 하버포드대 191년 역사에서 가장 큰 기부 중 하나다. 김 회장은 당시 “윤리적 사고와 의식이 없는 리더십은 영혼이 없는 신체와도 같다”며 “새롭게 설립되는 인스티튜트는 다양한 학문적 교류와 국제적인 참여를 통해 윤리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새롭게하고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윤리의식을 갖춘 리더십을 실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다른 모교인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 부교수직 장학금을 위해 700만달러(약 100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202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한국 미술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 삼성문화재단과 함께 기부를 하기도 했다. 2022년 9월에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모던 컨템포러리 전시관 개보수를 위해 1000만달러(약 143억원)를 기부했다. 그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카네기홀의 이사회 멤버다. 앞서 김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한 2023년 한국 최고 자산가 순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2-12 14:40:51[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파트너십을 맺고 '삼성 아트 스토어'를 통해 근현대 미술 명작 27점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컬렉션에는 피에트 몬드리안의 '트라팔가 광장', 한나 회흐의 '무제(다다)', 조지아 오키프의 '저녁별 Ⅲ', 클로드 모네의 '수련' 등 엄선된 작품이 포함됐다. 삼성 아트 스토어는 '더 프레임'의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갤러리뿐만 아니라 살바도르 달리와 장-미셸 바스키아 등 미술 거장의 작품 약 2500점을 4K 화질로 제공한다. 김상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MoMA와의 협력은 문화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을 수백만의 가정으로 가져와 사람들에게 놀라운 방법으로 예술과 교감하게 한다"고 말했다. 로빈 세이타 MoMA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는 "삼성과의 관계를 통해 혁신적인 방식으로 수백만명의 접근성을 넓히겠다"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0-15 08:54:06지난주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아트마켓인 프리즈와 키아프가 성황리에 3회의 막을 내렸다. 7만~8만명의 관객을 4~5일 안에 모으며 이 안 좋은 경기에도 미술시장에 대한 상당한 관심이 느껴졌다. 해외 미술계의 중요 인사들도 줄줄이 서울을 찾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미술가들'과 같은 기획전을, 1982년에 개관한 이후 처음으로 젊은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호암미술관도 40대 초반의 국제적으로 뜨거운 각광을 받는 니콜라스 파티의 전시를, 선재미술관도 오랜만에 해외에서 큰 활약을 보이는 서도호 개인전, 송은미술관은 피노콜렉션 소장품전 등 가히 전시들 이름만으로도 런던이나 파리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전시의 장을 펼쳤다. 한국은 현재 글로벌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그 이유는 매우 단단한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강력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 화랑, 경매사, 미술대학 등 다양하게 연계되어 긴밀하게 움직인다. 아마 프리즈 아트페어도 단지 한국에 미술품 거래세 부재 이유만이 아닌, 이러한 인프라의 중요성 때문에 앞으로 아시아의 교두보로 서울을 택한 것 같다. 요즘 'K'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부분의 분야에서 두드러지는데도 불구하고 K아트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듣곤 한다. 사실 이 현대미술계라고 하는 분야는 대중이 그리 알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커팅에지(cutting edge)라는 말은 기존의 틀과 흐름을 끊고 가장 최첨단적인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만들어 낸다는 말이다. 현대미술은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작은 세계를 주도하는 에코시스템을 가지고 움직이는 듯하기도 하다.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적어도 같은 태도와 일관성으로 자신의 미술세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아마도 20년 정도가 기본인 것 같다. 물론 백남준 작가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첫 글로벌 스타 작가이지만, 당시는 SNS의 시대가 아니었다. 한국 미술계에 대한 관심과 글로벌 미술 생태계가 주목하는 더 중요한 핵심에는 한국의 '작가들'이 있다. 그리고 특별히 2024년은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 같다. 9월 12일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Metz) 입구 파사드에 이불 작가의 네 개의 대형 '가디언'이라는 조각이 설치되었다. 아마도 20세기 초 Metz박물관 설립 이래 한국 작가가 처음으로 뉴욕을 접수했다. 신전과 같은 박물관 건축에 마치 언젠가부터 서 있었던 것 같은 그 벽에 그리스 조각과 피카소를 연상시키는 작품은 그의 가부장적 사회를 반항적 비평으로 제작한 그의 사이보그 조각의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금년 10월 런던도 매우 기대가 된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의 메카 중 하나인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 입구인 35m 층고의 털바인 홀에는 한국의 1988년생 젊은 이미래가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대규모 커미션에 선정되었다. 호스, 철사 등의 다양한 서로 다른 물질들로 만든 작품은 마치 기존 현대 문명사회에 대한 개인적 디스토피아적 표현으로도 보인다. 작가들에겐 꿈과도 같이 모든 예산을 지원해 준다고 해도 그리 만만한 공간이 아닐 본 전시에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 런던 워털루 브리지에 있는 문화특구 사우스뱅크의 메인 현대미술아트센터인 헤이워드 갤러리에선 약 120점에 이르는 양혜규의 대규모 개인전이 동시에 열린다. 심지어 전 뉴욕시장이 후원하는 중요한 셀펜타인 갤러리의 건축 파빌리온 프로젝트도 처음으로 한국의 조민석 건축가가 지난 6월 소개되었다. 이젠 런던도 접수됐다. 지금까지의 조용히 물밑에서 꿈틀거린 K아트의 물결이 드디어 수면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이 물결의 흐름은 또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 ■약력 △54세 △런던대 코톨드 아트인스티튜트 미술사학 박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렉터 △연세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하나은행 컬렉션 총괄디렉터 △베이징중앙미술학원 미술관 초빙 큐레이터 △LG전자 OLED 아트 디렉터 △㈜숨 프로젝트 설립대표
2024-09-18 19:15:01파스텔 고유의 일시성과 연약함을 인간, 문명, 자연의 지속과 소멸의 사유로 확장시킨 대규모 전시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파스텔화의 마법사'로 불리는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44·사진)의 작품 세계 전반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Dust)'라는 타이틀로 내년 1월 19일까지 계속된다. 파스텔의 몽환적 느낌으로 인간과 자연의 변화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번 전시는 구작 회화 및 조각 48점과 함께 신작 회화 20점, 미술관 벽에 그린 파스텔 벽화 5점 등을 리움미술관의 고미술 소장품과 함께 선보인다. 니콜라스 파티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미술사의 다양한 작가와 모티브, 양식, 재료 등을 참조하고 샘플링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온 작가다. 특히 18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이후 잊힌 파스텔화로 풍경과 정물, 초상 같은 전통적인 회화 장르를 재해석해 이름을 알렸다. 파티는 이번 전시를 위해 리움미술관의 고미술 소장품을 참조했다. 초상 신작 8점은 조선시대 '십장생도 10곡병'과 김홍도의 '군선도' 속 상징들을 따와 상상 속 여덟 신선(팔선)을 형상화한 것이다. 우선, 호암미술관 내부에 들어서면 '동굴' 그림 앞에는 조선시대 '백자 태호'가 놓였고, '공룡' 연작은 청동운룡문 운판에 재현된 용(龍)의 이미지와 만난다. 또 '주름'과 '곤충' 연작은 겸재 정선의 '노백도'와 함께 전시되는 등 고미술품과 파티의 그림이 전시장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대형 벽화를 선보여온 파티는 이번에도 호암미술관 로비와 전시장 벽 위에 파스텔 벽화를 그렸다. 로비의 중앙계단 벽면에는 '폭포'가 그려졌고 전시장에도 '동굴'과 '나무 기둥', '산', '구름' 벽화가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에서 이목을 끄는 2점의 거대한 '폭포'는 중력의 힘에 대한 상기이며, 자연의 무한한 순환을 상징한다. 전시장 1층에 자리한 '십장생도 10곡병'에서도 장수를 상징하는 물이 폭포의 형태로 흐르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작품 속 폭포를 둘러싼 울룩불룩한 바위들은 증식하는 산의 내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마치 천을 덮어쓴 소품처럼 부자연스러워 인공으로 만들어낸 자연처럼 보인다. 파스텔의 해학을 잘 보여주는 '주름’과 ‘곤충’은 주름지고, 구불거리는 형체가 마치 신체의 일부 같기도 하고 초현실적 풍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티는 역동적인 신체의 이미지와 시체를 연상시키는 벌레, 변화와 부활의 상징인 나비를 한데 놓아 생물과 무생물, 인간과 비인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그림을 완성했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인 ‘동굴’은 파티 회화의 주된 모티프로, 자신만의 동굴 풍경을 창조했다. 깊고 거대한 동굴을 벽화로 그리고 그 앞에 ‘백자 태호’를 배치한 것이다. 태호(왕손의 탯줄을 보관하던 항아리)는 생명의 시작을 상징하는 태(胎)를 중시하던 우리의 오랜 전통을 반영한다. 이밖에 전시 작품의 백미인 김홍도의 ‘군선도’(1776) 옆에는 나체의 인물이 뒤돌아 서있는 파티의 작품 3점이 걸려있다. 이 작품들은 201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죽음의 천사’ 초연 기념 만찬을 위해 파티가 제작한 연작이다. 오페라의 원작인 루이스 브뉘엘의 1962년 동명 영화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랜 시간 연회장에 갇힌 사람들이 점점 인간의 본능을 드러내고 갈등과 죽음을 겪는 이야기다. 파티는 만찬 장소의 네 벽에 뒷모습 초상 12점을 걸고 손님들을 벽을 향해 앉혔다. 만찬은 원작 영화에서처럼 긴 시간 이어졌고, 손님들은 나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멈춰버린 시간 안에 갇혀 어딘가를 바라보는 세 인물의 모습은 옆에 걸린 김홍도의 ‘군선도’ 속 영생의 시간을 얻은 신선들의 행렬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곽준영 리움미술관 전시기획실장은 "파티는 파스텔화의 동시대적 가능성을 확장하며 미술사의 다양한 요소를 자유롭게 참조하고 샘플링하는 작가"라며 "미로 같은 공간에서 아치형 문을 통과할 때마다 만나는 낯선 무대에서 동서고금의 문화적 상징들이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교차하며 우리의 상상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8-29 18: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