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심혈관 질환, 특히 '돌연사의 주범'으로 알려진 심근경색 발병률이 증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의료진들은 일교차가 심한 가을엔 급격한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혈관질환 왜 발생하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수는 2013년 7만6000여 명에서 2022년 13만1000여 명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6%대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늘어난 성인병 탓이 크다. 특히 최근 흔하게 나타나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질환과 흡연, 운동 부족, 고지방 섭취 식습관 등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심혈관질환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인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혈관이 손상되거나 좁아지게 되고 심장근육이 병이 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폐경 후에는 여성도 위험성이 증가한다.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특히 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에는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흡연을 하게 되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고 흡수되는 니코틴과 여러 물질들은 혈관을 수축시키며 혈관 내벽에 손상을 주게 돼 동맥경화증을 더 진행시킨다. 고혈압과 당뇨는 심장의 부담을 늘리고 동맥경화증을 촉진시키는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상당수의 고혈압 및 당뇨환자들은 심혈관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플라크 생성을 늘려 동맥경화증을 촉진한다. 과체중은 심장의 부담을 늘리며 다른 위험인자들로 인한 위험성을 증대시킨다. 이한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외에도 음주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며, 비만, 고지혈증 등에 기여한다"라며 "이외 부적절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또한 중요한 위험인자이다"라며 "최근에는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기여한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장박동 빨라지고 가슴조이면 병원 가야 환절기에 심혈관계 질환이 적지않게 발생하는 이유는 일교차가 커지면 갑자기 혈관이 수축하고 혈전이 생겨 혈액 흐름을 막아 심할 경우 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 가장 흔한 증세는 △가슴 전체를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또한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해도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등의 증상이다.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거나 목과 턱, 어깨, 왼쪽 팔까지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김경수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원장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심근경색 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작은 신호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증상의 강도가 세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심근 효소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 전문 검사를 받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간혹 당뇨가 있거나 고령인 환자에게 심근경색이 발생했음에도 흉통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흉통 외의 증상 또한 잘 관찰해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응급실을 내원해야 한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전문의는 "급성심근경색은 갑자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하다. 가슴통증과 구토와 같은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 응급처치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연·금주·규칙적인 운동이 필수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경우 뇌를 비롯한 신체 기관에 산소 공급이 차단돼 심각한 겨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를 저염식, 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을 하는 등 습관만 바로잡아도 심근경색의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심근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심혈관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금연, 금주, 식습관 관리와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해야 하며 또한 평소 혈압이 높거나 당뇨가 있을 경우 혈압과 당뇨 조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관상동맥 질환이 진행됐을 경우 스트레스를 받거나 격렬한 신체 활동 등을 피해야 한다. 이민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뇌졸중 경험자들이 우울증을 겪으며 흡연을 중단하지 못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울증 증상이 있는 뇌졸중 환자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인 금연 교육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26 18:03:12#OBJECT0# [파이낸셜뉴스]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심혈관 질환, 특히 '돌연사의 주범'으로 알려진 심근경색 발병률이 증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의료진들은 일교차가 심한 가을엔 급격한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혈관질환 왜 발생하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수는 2013년 7만6000여 명에서 2022년 13만1000여 명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6%대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늘어난 성인병 탓이 크다. 특히 최근 흔하게 나타나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질환과 흡연, 운동 부족, 고지방 섭취 식습관 등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심혈관질환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인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혈관이 손상되거나 좁아지게 되고 심장근육이 병이 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폐경 후에는 여성도 위험성이 증가한다.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특히 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에는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흡연을 하게 되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고 흡수되는 니코틴과 여러 물질들은 혈관을 수축시키며 혈관 내벽에 손상을 주게 돼 동맥경화증을 더 진행시킨다. 고혈압과 당뇨는 심장의 부담을 늘리고 동맥경화증을 촉진시키는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상당수의 고혈압 및 당뇨환자들은 심혈관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플라크 생성을 늘려 동맥경화증을 촉진한다. 과체중은 심장의 부담을 늘리며 다른 위험인자들로 인한 위험성을 증대시킨다. 이한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외에도 음주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며, 비만, 고지혈증 등에 기여한다"라며 "이외 부적절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또한 중요한 위험인자이다"라며 "최근에는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기여한다는 연구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장박동 빨라지고 가슴조이면 빠르게 병원 방문해야 환절기에 심혈관계 질환이 적지않게 발생하는 이유는 일교차가 커지면 갑자기 혈관이 수축하고 혈전이 생겨 혈액 흐름을 막아 심할 경우 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증세는 △가슴 전체를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또한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해도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등의 증상이다.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거나 목과 턱, 어깨, 왼쪽 팔까지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김경수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원장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심근경색 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작은 신호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증상의 강도가 세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심근 효소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 전문 검사를 받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간혹 당뇨가 있거나 고령인 환자에게 심근경색이 발생했음에도 흉통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흉통 외의 증상 또한 잘 관찰해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응급실을 내원해야 한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전문의는 “급성심근경색은 갑자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하다. 가슴통증과 구토와 같은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 응급처치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연·금주·식습관 관리·규칙적인 운동이 필수 관상동맥이 막혀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경우 뇌를 비롯한 신체 기관에 산소 공급이 차단돼 심각한 겨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를 저염식, 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을 하는 등 습관만 바로잡아도 심근경색의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심근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심혈관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금연, 금주, 식습관 관리와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해야 하며 또한 평소 혈압이 높거나 당뇨가 있을 경우 혈압과 당뇨 조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관상동맥 질환이 진행됐을 경우 스트레스를 받거나 격렬한 신체 활동 등을 피해야 한다. 이민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뇌졸중 경험자들이 우울증을 겪으며 흡연을 중단하지 못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울증 증상이 있는 뇌졸중 환자들에게는 좀 더 적극적인 금연 교육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9-24 22:20:01[파이낸셜뉴스] 남편에게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물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던 여성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박선준 정현식 강영재 고법판사)는 지난 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남편 사망 후 그의 계좌에 접속해 300만원의 대출을 받은 혐의(컴퓨터 등 이용 사기)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피해자에 대한 부검에서 니코틴 성분이 검출되면서 타살로 지목됐고, '화성 니코틴 살인사건'으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범행 준비와 실행 과정, 그러한 수법을 선택한 것이 합리적인지, 발각 위험성과 피해자의 음용 가능성, 피해자의 자살 등 다른 행위가 개입될 여지 등에 비추어봤을 때 합리적 의문의 여지가 있다"라며 "범죄 증명이 안 된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말초 혈액에서 검출된 니코틴 농도에 비추어 볼 때 흰죽과 찬물을 이용했다면 고농도 니코틴 원액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수사기관은 피고인에게 압수한 니코틴 제품의 함량 실험을 하지 않았다. 압수된 제품이 범행에 사용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니코틴을 음용할 경우 혓바닥을 찌르거나 혓바닥이 타는 통증이 느껴져 이를 몰래 음용하게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전문가 의견"이라며 "의식이 뚜렷한 피해자에게 니코틴이 많이 든 물을 발각되지 않고 마시게 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내연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살을 시도한 적 있고, 가정의 경제적 문제, 사망 무렵 부친과의 불화 후 '부모 의절'을 검색하는 등 여러 문제로 피해자의 불안정 정서가 심화했을 가능성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피고인의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과연 6세 아들을 두고 가정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을 감내하고 남편을 살해했을 만한 동기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2021년 5월 26∼27일 남편에게 3차례에 걸쳐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먹도록 해 남편이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02 18:34:13[파이낸셜뉴스] 2021년 5월27일 한 남성이 자택에서 사망했다. 그의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 사망 추정 시각은 새벽 2시~4시 사이다. 그를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아내 A씨였다. A씨는 남편인 B씨에게 3차례에 걸쳐 건네 준 미숫가루와 흰죽, 물에 니코틴 원액을 넣는 방식으로 남편을 살해했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결론이다. 이 사건은 직접증거가 없는 간접증거 만으로 살인죄를 입증해야 하는 수사당국으로서는 까다로운 사건이다. A씨가 끝까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데다 부부와 6세 아동만 있는 새벽 시간 주거지에 일어난 사건이라 목격자의 진술이나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등 확실한 물증(직접 증거)도 없어서다. 직접증거가 없을 경우 수사당국이 사건 당사자 만이 알고 있는 범행 당시와 전후 상황, 연결고리 등을 빠짐없이 찾아내 상황을 완벽하게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2심 징역 30년…"아내 범행으로 보는 것이 타당"그렇다면 간접증거 만으로 살인죄가 인정되는 요건은 무엇일까.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려면 법관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반드시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간접증거가 인정되려면 합리적 의심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즉, 간접증거로 유죄의 인정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로 보아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판례다. 이 사건에서 A씨는 치사량이 넘는 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물을 먹여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에 따르면 사망 전날인 2021년 5월 26일 출근하는 B씨에게 A씨는 미숫가루와 꿀, 우유를 섞은 음료를 햄버거와 함께 건넸다. 미숫가루를 마신 B씨는 출근 뒤 A씨에게 보낸 SNS메시지에서 "가슴이 쑤시고 타는 것 같다"고 통증을 호소했다. 귀가한 뒤에도 속이 좋지 않다며 식사를 거부하는 B씨에게 흰죽을 끓여줬고 이를 먹은 B씨는 극심한 고통으로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B씨는 의료진에게 "상한 꿀을 먹은 것 같다"고 말했고 수액과 진통제를 맞고 상태가 나아지자 이날 자정께 귀가했지만 A씨가 건넨 찬물을 마신 뒤 결국 숨졌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는 B씨 사인으로 '급성 니코틴 중독'을 지목하며 ""B씨가 응급실에 다녀온 뒤 A씨가 준 물을 마신 직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 "간접증거 유죄, 압도적 증명돼야"…대법, 파기환송하급심은 우선 B씨 사인이 급성 니코틴 중독이었던 만큼 자연사는 배제한 뒤, 가능성을 따져본 뒤 A씨의 범행으로 결론냈다. A씨가 범인이 아닐 경우는 B씨 스스로 복용했거나 제3자의 범행 등으로 압축될 수 있다. 그런데 B씨가 담배를 피지 않은데다 니코틴 구매 내역도 없고, 응급실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일을 앞둔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가 "아빠가 아파서 미안해"였을 정도로 아들을 각별히 아꼈던 점, 주변인과의 원만한 관계 등을 종합하면 A씨 범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다. 특히 A씨는 B씨와의 결혼 생활 중에 내연 관계인 남성과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오거나 자신이 운영하는 공방에서 같이 지내는 등 불륜을 저질렀고 여러 건의 빚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점은 불리한 정황이었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5월까지 한 담배가게에서 5회에 걸쳐 40여만원 상당의 니코틴 원액을 구매했고, B씨 사망 뒤에도 장례식장에 내연남이 머무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1심은 미숫가루, 흰죽, 물 등 A씨가 피해자에게 3회에 걸쳐 건네 준 음식 모두에 니코틴이 들어있었다고 본 반면, 2심은 마지막 음식물인 물에만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A씨가 남편을 살해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급심 판단을 뒤집었다. 니코틴에 노출 시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보통 15분 이내로 나타나고 직접 마셨을 경우 최고 농도에 이르는 시간은 약 30~66분, 투여 후 최고 농도 시기를 지나면 빠르게 회복된다. 그런데 B씨 체내 니코틴이 최고 농도에 이른 시각에 휴대전화 로그기록이 남아있었다. 또 A씨가 B씨에게 주었다는 물 컵에는 3분의2 이상 물이 남아있었는데, 이는 물의 양 등을 볼 때 니코틴 원액의 농도 등이 제대로 규정되지 않았다고 대법원은 지적했다. 압수된 니코틴 제품 중 사용분에 포함된 니코틴 함량은 B씨가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양과 비교할 때 그 차이가 상당히 커서, 이 제품이 피해자를 살해한 범행에 사용된 제품이라거나 그 존재가 피고인의 범행 준비 정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07-27 13:31:11[파이낸셜뉴스] 캐나다가 금연율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담배 개비마다 건강 경고문구 표시를 의무화한다. 미국 CNN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캐나다 보건당국은 담배 개비마다 이 같은 경고 문구를 넣기로 결정했다. 이날은 세계 금연의 날이기도 하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새로운 '담배 외관·포장에 대한 표시 규칙'이 금연을 돕고 청소년과 비흡연자를 니코틴 중독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를 두고 "담배의 매력을 줄이기 위한 캐나다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부연했다.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 개비에서 "담배 연기는 아이들에게 해를 끼친다", "담배는 백혈병을 유발한다" 등의 경고 문구가 영어와 프랑스어로 표시될 예정이다. 당국은 또 담뱃갑에 붙는 건강 관련 메시지도 강화할 방침이다. 캐나다 보건부는 이번 조치로 오는 2035년까지 흡연율을 5% 미만으로 떨어트리려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오는 8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올해 안으로 캐나다 시장 대부분에 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다. 담배 제품 패키지를 판매하는 소매업체는 내년인 2024년 4월 말까지 새로운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이중 킹사이즈 담배(한국의 일반 담배 크기)는 2024년 7월 말까지, 레귤러 사이즈 등 나머지 담배 제품들은 2025년 4월 말까지 담배 개비에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이번 조치를 두고 장 이브 뒤클로 캐나다 보건장관은 "흡연은 캐나다에서 가장 중대한 공중 보건 문제 중 하나로 암과 조기 사망의 예방 가능한 주요 원인"이라며 "우리 정부는 캐나다인의 건강, 특히 청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01 10:26:45[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건강과 삶의 균형에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바쁜 일상으로 인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은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주말과 같은 휴일에 몰아 자며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 있다. 글로벌 수면 솔루션 브랜드 레즈메드는 29일 한국인의 수면 습관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숙면 팁을 공개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식단 관리와 운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루 최소 8시간 이상의 수면이 필요한데, 겉으로 보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해서 하루 4~6시간만 잠을 자는 것은 오히려 극심한 피로를 몰고와 향후 건강 이상의 주요 위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침대에서는 온전히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기 전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 사용을 최소화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커피처럼 카페인이 든 음료나 알코올, 담배의 니코틴은 각성을 일으켜 숙면을 방해하므로 잠자기 전에는 특히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질 좋은 수면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운동 효과를 극대화해 체중을 조절하거나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질 좋은 수면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면 뇌졸중이나 치매와 같은 질병 발생 위험도 감소한다. 최소 8시간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자기 전에 몸과 마음을 이완하고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레즈메드 관계자는 "식단과 운동, 수면 관리는 웰빙의 필수요소”라며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취하기 위해서는 하루 최소 8시간 이상의 수면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레즈메드가 이처럼 한국인의 수면 건강 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난 설문조사 결과 때문이다. 레즈메드는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중국 등 12개국의 만 18세 이상 2만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공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일본 다음으로 가장 낮은 6.9시간으로 최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평균 수면시간인 7.3시간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한국인의 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의 52%가 ‘수면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그 중 25%는 불안과 우울로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주간 졸음(37%), 집중력 저하(30%), 기분 변화(30%) 등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들 중 33%가 이러한 증상들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후군(OSA)이나 기타 수면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면 부족이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전문가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힌 한국인 응답자는 89%에 달했다. 레즈메드 관계자는 “평소 자신의 수면 습관을 체크하고 질 좋은 수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사망 위험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적정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즈메드 홈페이지에서 수면 관리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수면자가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수면 습관을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5-26 09:32:37[파이낸셜뉴스] 오는 21일은 매년 증가하는 암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예방 등을 알리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암 예방의 날’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를 세포라고 부르는데 정상적인 세포는 분열 및 성장 등을 통해 세포 수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여러 원인으로 세포의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변하거나 과하게 증식하는 경우를 흔히 암이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암 사망 요인에 따르면 흡연 30%, 식이 요인 30%, 만성감염 10∼25%로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암연구소는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환경 중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군 발암요인’을 분류한 뒤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해 발표하고 있다. 발암요인은 1군, 2A군, 2B군, 3군, 4군 총 5개 군으로 분류한다. 1군 발암요인은 120종에 이르는데 △의약품 △생물학적 요인 △중금속, 분진, 석면 △방사선 △담배, 음주, 생활환경, 식습관 △직업·환경적 화학물질 노출과 작업 공정으로 분류한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김윤미 과장은 16일 “의학이 발전하면서 불치의 병으로 여겨지던 암도 충분히 치료와 예방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사망원인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라며 “암은 아는 만큼 예방하고 이겨낼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미리 대비해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암의 원인으로는 발암요인의 노출 농도 한 가지가 아닌 기간이나 생활습관, 가족력, 유전적 감수성 등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정확히 원인 하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노출되는 발암요인을 제대로 알고 최소화하는 것이 암 예방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일상생활에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금연과 금주 등을 꼽을 수 있다. 담배 속에는 4-(메틸니트로소아미노)-1-(3-피리딜)-1-부탄온(NNK)과 N-니트로소노르니코틴(NNN) 등 수많은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담배 속 발암물질들은 폐암 이외에도 다양한 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안전한 담배 노출의 허용 기준이 없으므로 무연 담배, 전자 담배, 흡연, 간접흡연 등 모두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먹으면 우리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독성 화합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생한다. 이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필요한데 유전적으로 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부족한 경우 간암, 구강암, 식도암, 인두암, 대장암 유방암 등의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한국인의 20∼25%가 유전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담배, 술 이외에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등 생물학적 요인 1군 발암요인 중 한국인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인유두종 바이러스, 헬리코박터균 등이 있다. 생물학적 요인으로 인한 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가능한 B형 간염 바이러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가능한 예방접종을 실시해두는 것이 좋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손 씻기, 위생용품같이 사용하지 않기, 위생적으로 요리하기, 안전한 식품 먹기, 설사 증상이 있는 경우 요리하지 않기 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 문화 중 술잔 돌리기, 찌개같이 먹기 등은 감염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문화이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짜고 탄 음식은 삼가고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영양소로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으며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하루 30분 이상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도록 한다. 국가에서 매년 실시하는 암 검진 대상자는 놓치지 말고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성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발암성 물질에 노출 우려가 있는 작업장 근무자라면 안전 보건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3-16 08:53:36[파이낸셜뉴스] 스트레스와 피로 속에 수면장애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이미 지난 2020년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수면장애는 대표적으로 만성 불면증이 있고 수면무호흡증, 렘수면 행동장애, 하지불안증후군 등도 포함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과 직결된다.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 몸에도 이상 신호가 켜지고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들다. 수면무호흡증, 사망위험 정상인의 17배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심혈관 계통에 문제가 생긴다. 잠을 잘 때는 깨어있을 때보다 혈압이 10% 가량 떨어진다. 잠을 못 잔다면 교감신경계가 지속적으로 항진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서울대병원의 연구 결과, 심한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정상인 대비 17배 높았고, 불면증 환자는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 뿐만이 아니다. 부족한 수면은 암 같은 치명적인 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 잠을 못 이루면 면역체계, 대사, 호르몬, 세포기능이 깨지고 신체의 염증반응을 높여 암 발생위험을 높이게 된다. 잠을 자지 못하는 괴로움에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지만 음주는 숙면을 방해한다. 술은 교감신경계를 항진시켜 전체적인 수면의 질을 저하하기 때문이다. 담배도 숙면에는 해가 된다. 담배 속 니코틴은 각성작용을 유발해 과한 흡연을 잠을 오지 않게 하고 깊은 잠을 잘 수 없게 한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수면습관의 개선,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3가지가 모두 이뤄져야 한다"면서 "열이 날 때 무조건 해열제만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되는 것처럼, 원인 분석이나 평가, 치료 없이 특정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그는 "원인이나 의심되는 공존 질환을 찾고 수면습관이 문제라면 습관을 교정하면서 수면제는 가급적 짧게, 필요한 기간, 최소 용량만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일부 수면제는 내성과 금단증상으로 인해 중독 위험이 있는데, 흔히 사용되는 졸피뎀 계통의 수면제는 장기 복용하면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못잘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면서 "이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려면 전문가의 상의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술·담배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습관 들여야 잠을 잘 자려면 올바른 수면 습관을 갖는 것이 급선무다. △규칙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기 △가급적 낮잠 자지 않기 △침상에 누워만 있는 시간 줄이기 △카페인, 술, 담배 등 수면에 영향을 주는 물질 사용 줄이기 △야간에 흥분하는 활동 하지 않기 △일광욕 하기 등의 습관을 잘 유지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일광욕을 통해 햇빛이 눈으로 들어와 뇌까지 전달되면 낮에 깨어있고, 밤에 잘 잠들도록 하는 일주기 리듬을 형성하는 데 아주 좋다"고 조언한다. 잠자리, 취침시간 등 수면을 조절하는 자극 조건과 수면의 관계를 조정하는 방법인 자극조절요법도 있다. ‘졸릴 때만 침실에 들어간다’, ‘침실에서는 일을 하지 않는다’ 등 행동을 중재하여 침대에서는 자는 시간만 보내고 각성하면 침대에서 나오는 것이다. 누워있는 시간을 제한해나가며 누워 있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같게 만드는 수면 제한법, 복식호흡·요가·반신욕 등 신체와 정신을 이완시키는 이완 요법도 쓸 수 있다. 기상시간을 정해 두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더 누워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잠이 부족한 것 같아도 정해진 시간에 활동을 시작해 규칙성을 얻는 것도 좋다. 이 교수는 “잠이 들기 전에는 이완 과정이 필요하지만 이완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은 없다"면서 "수면시간 전 명상, 복식호흡 등을 통해 교감신경항진을 줄이고 부교감신경항진을 높이면 수월하게 잠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2-23 15:53:54[파이낸셜뉴스] 치사량의 니코틴 원액을 미숫가루 등 음식물에 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9일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신숙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동일한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인정한 일부 사실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며 파기했다. A씨는 2015년 5월 26~27일 경기도 화성시의 자택에서 남편 B씨에게 3차례에 걸쳐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미숫가루, 흰죽, 물을 먹도록 유도해 B씨가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5월 26일 아침과 저녁 B씨에게 니코틴 미숫가루와 흰죽을 먹였다고 한다. 이후 B씨가 극심한 통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퇴원하자 같은 달 27일 새벽 다시 니코틴 원액이 담긴 찬물을 마시도록 했다. 결국 B씨는 집에서 쓰러졌고 A씨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B씨의 시신은 부검 결과 니코틴 중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B씨는 8년 전에 담배를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때문에 범인으로 지목돼 2021년 11월 검찰에 의해 구속 송치됐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미숫가루와 흰죽이 B씨를 사망케 했다는 정황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했을 때 피해자가 호소한 증상이 니코틴 중독이 아닌 식중독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병원 이송 당시 B씨는 거동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치료 이후 호전돼 거동이 가능했다는 병원 관계자의 진술도 이를 뒷받침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B씨가 숨지기 전 여러 차례에 걸쳐 다량의 액상 니코틴을 구매한 점, 연초나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는 B씨 몸에서 치사 농도의 니코틴이 검출된 점 등을 비춰봤을 때 B씨가 퇴원한 뒤 집에서 니코틴이 포함된 물을 마시고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편 A씨는 이외에도 2021년 6월 7일 B씨 명의로 3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A씨는 대출을 받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2-09 22:54:28[파이낸셜뉴스] 담뱃갑에 흡연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그림과 문구가 오늘(23일)부터 바뀐다. 유통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새로운 담뱃갑은 내년 1월말부터 시중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6월 고시 개정한 제4기 담뱃갑 경고 그림 및 문구를 6개월 간 유예 기간을 거쳐 오는 23일 적용한다고 22일 밝혔다. 현행 법령상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는 24개월 주기로 바꾸도록 돼 있다. 기존 경고 그림 및 문구에 대한 익숙해지지 않도록 해 경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경고 그림은 총 12종(궐련 10종, 전자담배 2종)으로, 이 중 액상형 전자담배 1종을 제외하고 전부 교체됐다. 복지부는 효과성, 익숙함을 방지하기 위한 교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주제별 특성에 맞게 건강 위험에 대한 표현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경고 문구의 경우 궐련 10종은 '폐암 위험, 최대 26배'와 같은 수치보다는 '폐암'으로 질병 이름을 강조하는 유형으로 교체했고, 전자담배 2종은 기존 경고 문구 '니코틴 중독, 발암물질 노출'로 유지했다. 간접흡연을 경고하는 그림은 담배 연기에 코를 막는 아이의 얼굴을 표현한 그림에서 담배꽁초로 가득 찬 젖병을 영아에게 먹이는 그림으로 바뀌었다. 조기 사망을 경고하는 그림은 영정 사진 안의 남성이 담배를 피우는 사진에서 담배 연기로 해골을 표현한 그림으로 변경됐다. 폐암을 주제로 한 그림은 검게 쪼그라든 폐의 모습으로, 성기능장애는 인체의 생식기 부위가 담뱃재에 탄 듯 뻥 뚫린 그림으로 표현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제1기 담뱃갑 경고 그림 및 경고 문구 제도를 시행한 이후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7%에서 2020년 34%로 감소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2-12-23 08:3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