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우리는 러시아 친구 이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러시아여행은 9월이 가장 좋다고 한다. 러시아어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보고 배웠는데 발음을 따라하기가 무지무지 어려웠다. 하루는 이반이 자기 친구들이 다차에서 모여 바베큐파티를 하는데 같이 가겠냐고 물어보았다. 눈이 휘둥그래졌다. 러시아사람들의 리얼한 삶을 볼 수 있는 멋진 기회다. "그럼~ 너무너무 가고싶지!" 비가 보슬보슬 오고 있었지만 그깟 날씨가 대수랴. 우리는 이반에게 초대 받으면 빈손으로 갈수는 없다며 중간에 과일 파는 곳에 들러달라고 부탁했다. 작은 시장에서 수박과 이반이 좋아하는 처음보는 베리류를 샀다. 과일값이 한국의 반의반이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금새 시골풍경이 나온다. 어떤 시골 길가에 차를 세우고 진흙탕길을 꽤 걸어들어가자 이반 친구 니콜라이의 다차가 나왔다. 나무집 옆에 텃밭 키우는 어르신들 "우리와 똑같네" 다차란 소비에트 시절 부족한 배급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개인에게 작은 땅과 나무집을 나눠준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별로 없고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 다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자식들을 위해 채소와 곡식 등을 농사지어 열심히 나누어주신다고 한다. 우리네 시골 부모님들과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오래 보이는 2층 나무집이 있었고 주변에 채소들이 이것저것 자라고 있었다. 마당에는 친구들이 일찌감치 도착해 피운 모닥불과 페치카에서 바베큐가 익어가고 있었고 테이블에는 벌써 음식이 한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 근육질이지만 상냥한 빅토르, 다정한 이고르와 베카부부, 덩치 크고 산적같은 인상의 니콜라이, 그리고 많은 꼬맹이들. 다 모이니 열댓명이 다 되는 대가족이다. 너무 친절한 그들.. '러시아 사람' 선입견 확 깨는 순간 다들 처음 봤지만 너무너무 친절하게 우리를 환영해주고 마치 오랜 친구처럼 마음을 열어 대해주었다. 러시아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특히 릴리아라는 11살 소녀는 계속 내 주변을 맴돌며 나와 이야기를 하고싶어 했는데 번역기로 소통하기엔 한계가 있어 안타까웠다. 계속 나를 따라다니며 먹을 것과 모기약 등을 챙겨주고 흙바닥에서 덤블링을 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것이 느껴져 내가 뭐라고 이리 잘해주나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음식도 좋고 사람들도 다 좋았는데 한가지 시로의 취약점 곤충, 특히나 질색하는 모기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릴리아가 가져다준 몸에 뿌리는 모기기피제를 온몸에 잔뜩 뿌리고 연기나는 모닥불 앞에만 딱 붙어있었지만 새로온 동양인의 피맛 소문이 쫘악 퍼졌는지 모기들은 맛집을 찾아 몰려왔다. 내가 모기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눈치챈 아이들이 돌아가며 열심히 연기를 퍼트리거나 해서 모기를 쫓아주려 해서 무척 고마웠다. 마당 한켠에는 도끼와 모닥불에 사용하는 나무들이 쌓여있었는데 탄이 장작을 패보겠다며 도전한다. "익!, 잇!" 기합만 잔뜩 들어가고 나무는 도끼에 박혀 콩콩 찧기만 한다. 그걸 본 빅토르가 뛰어들어 도끼를 넘겨받고 자기가 하는 것을 보라는 듯 친절하게 시범을 보인다. 두번만에 시원스레 쩍 갈라지는 나무토막.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탄이 요령을 배운뒤 다시 도전했는데 다섯번 찍은 후에 겨우 성공했다. 괜찮아, 처음인데 그만하면 잘했어!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이반 밖에 없어서 주로 그가 통역해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니콜라이가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냐?"고 물어왔다. 순간 머리속에 '한살이라도 어릴때 하려고?, 원래 여행을 좋아해서?, 배울 것이 있어서?'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갑자기 내 입에서 불쑥 "Why not?" 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냐?" "Why not?" 왜 이런 여행을 하기로 결심하지 않겠어. 라는 대답이었지만 그 안에 여러 의미가 함축되있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 여행을 하지못할 이유가 없었다. 많지 않지만 여행이 가능할 만큼의 돈이 있었고 직장과 자녀에 매어있지도 않았고 둘다 여행에 문제없을 만큼의 건강도 있었고 여러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었고 매일 생길 문제들을 감당할 각오도 되어있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즉흥적으로 한 대답이었지만 꽤나 만족스러운 답변이었고 이 말을 들은 친구들 모두 환호하며 멋지다고 말해주었다. 마음이 통한것 같았다. 저녁 늦게 깜깜해지도록 샤슬릭, 바베큐, 샐러드등 먹을 것과 보드카, 맥주등 술도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었다. 어두워지자 스파클라(손에 드는 작은 불꽃놀이)를 들고 즐겁게 놀았다. 정말 돈주고 살 수 없는 너무도 따뜻하고 멋지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샤슬릭을 비롯 다양한 음식이 차려졌다. 팔뚝보다 큰 연어로 만든 요리.. 운 좋게 '카나페'까지 몇일 후 이반이 팔뚝보다 큰 연어를 한마리 사왔다. 러시아 생선요리를 맛보게 해준다고 한다. 직접 커다란 연어를 손질하는데 섬세한 정성이 느껴졌다. 연어를 얇게 잘라 해바라기씨유, 소금, 그리고 양파를 켜켜이 쌓아 냉장고에 몇시간 둔다. 일부는 식초물을 제조해서 연어살을 덩어리째 담궈둔다. 두가지 방법으로 만든 연어를 맛보고 맛을 비교해보라고 했는데 초절임도 나쁘지 않았지만 양파와 함께 먹는 것이 더 입맛에 맞았다. 운이 좋게도 연어가 암놈이어서 연어알 카나페도 만들어 먹었다. 이반의 여자친구인 아냐도 함께 요리하고 같이 식사를 즐겼다. 아냐는 영어를 못해 소통은 어려웠지만 수줍어하면서도 우리에게 예의있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느껴져 참 고마왔다. 남친집에 온 군식구때문에 더블침대를 못쓰고 간이침대에서 둘이 불편하게 자야하는게 불만스러울 수도 있을텐데 그런 내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민망해서 모른척 지나가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씨익 웃어주기도 했다. 집에 손님만 두고 여행 떠난 이반.. 놀랍도록 서로 믿는 '카우치서퍼'들 밀린 유튜브영상작업도 하고 잘 쉬며 일주일쯤 되었을 때 이반이 갑자기 다른 손님이 더 온다고 한다. 예전에 카우치서핑으로 알게 된 부인과 아이들이 하바롭스크에 오는데 재워달라고 요청을 해서 그러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우리가 있는 큰 방 바닥에서 자고 자기가 쓰던 공간을 그들에게 빌려준다고 하는 것이었다. 우리 상식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이 친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재워주곤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잠깐 '우리에게 이만 나가라고 하는 건가?'하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런게 아니었다. 그래서 주인이 바닥에서 자는건 표트르때로 충분하다 싶어 "아니야 네가 이 집의 주인이잖아. 우리는 차에서 매트리스를 가져올테니 네가 침대를 사용해."라고 했다. 그렇게 한지붕 세가족의 희안한 동거가 이틀정도 지났을때 이반이 또 갑자기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했다. 늦은 여름휴가로 블라디보스톡에 간다고 하는 것이다. "어? 그럼 우린? 우리는 그 다음날 떠날 예정이었는데?" 이반은 아무렇지 않은듯 예정대로 하라며 집에 우리와 새 손님가족만 남기고 기차를 타고 떠났다. 카우치서퍼들의 신기하리만큼 서로를 신뢰하는 일들을 예전에도 겪어본 적이 있지만 이반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를 믿어주고 여행자를 돕고 하는 모습이 그냥 살아있는 천사 같았다. 이반이 여행가는 날 까브리로 역까지 바래다주었다. 이반은 집을 낯선이들에게 맡기고 떠나는 데 마냥 해맑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믿어주는지 고마울 따름이다. 이별의 포옹을 하고 언젠가 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하자 우리에게 "좋은 여행이 되기를, 너희가 계획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주었다. 러시아에서 참 신기한 좋은 친구가 생겼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om/@user-hb5up3dh1o?si=4LHlTLkQKDiU4cLz>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28 15:54:02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바이칼에서 두번째로 가고싶은 곳은 1시간반 거리의 붉은 모래(Red sands). 바이칼의 호숫가는 거의 자갈강변인데 특이하게 이곳만 보석류인 석류석모래로 이루어져 붉은 색을 띄고 있다는 정보를 보고 궁금해져서 보러 가기로 했다. 고장난 차 발견.."오, 우리가 러시아 청년 도와줄 차례" 레드 샌드로 가던 중, 길옆에 비상등을 켜고 서있는 차와 청년들이 보였다. 설까말까 망설일 새도 없이 탄이 그 앞에 차를 세웠다. 사실 우리차를 보고 한국번호판을 달고 있는 것과 캠핑카 여행자인줄 알아차리는 러시아 사람들이 와서 말을 거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일일이 친절히 응대하지는 못해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무조건 돕자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딱 그런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일행 중 마침 알렉산더라는 영어를 하는 친구가 있어서 소통이 가능했다. 차를 견인해 가까운 마을의 정비소까지 이동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다행히 그 친구들에게 견인줄이 있어서 까브리 뒤쪽에 줄을 매달 곳을 찾아 연결할 수 있었다. 다른 차를 달고 운전하기는 탄이도 생전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은 워낙 시스템이 잘 돼있어 이럴 일이 없지만 여기선 흔한 일인것 같다. 이들은 이르쿠츠크에 사는 4명의 친구들이었는데 함께 여행을 하려고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차가 갑자기 멈춰버려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고 한다. 작은 차에 4명이 타고 짐까지 가득 싣고 있었다. 우리차 앞자리에는 붙어 앉으면 3명까지 탈 수가 있어서 고장차와의 소통을 위해 알렉산더가 우리차에 동승했다. 안전을 위해 40km이하로 천천히 이동해야 했다. 시간은 두배 이상 걸렸지만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즐거웠다.(고장 차량분들은 아니었겠지만--;) 가는 동안 알렉산더와 왓츠앱등록도 서로하고 우리의 여행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하길래 오게 되면 우리에게 꼭 연락하라고 하며 카우치서핑도 추천해주었다. 한참을 달려 호수 근처의 작은 마을 바이칼스크의 한 정비소에 도착했다. 정비소에서 견인해온 차의 시동을 걸어보니 고장났던 차가 다시 움직이는 듯해 모두 기뻐했다. 하지만 또 주행중 멈출 수 있으니 일단 정비를 받아야 할 것 같았다. 헤어지기 전 우리차와 같은 모터홈이 꿈이라는 네명의 친구들에게 차를 구경시켜주었다. 다들 너무 좋아했다. 친구들은 감사의 의미로 다차에서 만든 쨈을 우리에게 선물해주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만들어졌다. 다행히 레드샌즈가 그곳에서 멀지않아 바로 찾아갔다. 들어가는 길이 울퉁불퉁했는데 어찌어찌 잘 도착했다. 호수옆에 약간의 공터가 있어 이곳에서 차박을 했어도 괜찮았겠다 싶었다. 호숫가에 가보니 역시나 붉은 모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른 곳과 달리 약간 따뜻한 색계통의 잔 모래가 많이 있긴 했는데 보고싶던 쨍한 붉은모래는 사람들이 가져가고 파도가 쓸어가 일이년 전부터 보기 힘들다더니 정말 보통 강변같아 보인다. 환경이 더 파괴되기 전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그런데 몇일 후 알렉산더로부터 메세지와 사진이 왔는데 우리가 레드샌드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차를 고친 후 그들도 레드 샌드를 찾아가 보았는데 발견했다는 것이다. 지도에 나온 곳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남아있었다고 했다. 보내준 사진의 붉은색 모래가 신기하고 아주 예뻤다. 직접 보지못해 좀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아직 붉은 모래가 남아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알려준 알렉산더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바이칼에서 서쪽으로 두시간 거리에 이르쿠츠크가 있다. 아마도 바이칼호수를 구경오는 사람들이 도착하는 곳이 이곳일 것이다. 여기도 꽤 큰 도시라 마트에 들러 장을 볼 생각이었는데 소통의 부재로 탄이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어두워질 때쯤 길 옆 한 카페주차장에서 밤을 보냈다. 도로 바로 옆이라 차 지나가는 소리가 커서 걱정이 되었는데 탄이 준 말랑한 귀마개가 아주 효과적이었다. 처음엔 거부감이 좀 있었는데 한번 해보니 이물감도 별로 없고 소음을 꽤 잘 막아줘서 수면에 도움이 되었다. 다시 이틀길을 달려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도착했다. 가는 길 위에서는 인터넷이 안되서 미리 카우치 요청을 보낼 수가 없었다. 도시에 도착해서야 급히 검색해보고 바실리라는 친구에게 당일 묵어도 되는지 요청을 보내보았다. 하지만 너무 급작스러운 요청이라 무리겠지 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답이 없으면 대충 길가에서 일찍 자고 내일 새벽에 또 이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내를 구경하며 밥을 먹고 있었는데 웬걸 바실리에게 답이 왔다. 그는 "No problem"이라며 시원스레 주소를 알려주었다. 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으로 찾아갔는데 그는 시내 서쪽의 좋은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다. "No problem" 카우치서핑으로 만난 바실리 우리가 그의 아파트 앞에 도착하자 바로 내려와서 우리 까브리에 큰 관심을 보이며 차내부를 구경하고 무척 흥미로워했다. 함께 계단을 올라가며 우리 짐을 들어주는 등 무척 친절했다. 우리는 신나게 서로의 여행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도 표트르처럼 히치하이킹으로 러시아를 돌아다닌 경험이 있어 여행자의 힘듦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바실리는 20대 후반의 IT쪽 일을 하는 청년이다. 그러나 그의 원래 꿈은 야마카시, 파쿠르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며 촬영하고 편집하는 방송쪽 일을 하고싶어 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그가 1년동안 제작한 영상과 사진들을 보여주었는데 놀라서 감탄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우리가 하루만 머무르고 가겠다고 하자 바실리는 매우 아쉬워하며 저녁에 시간이 있으면 크라스노야르스크 시내를 구경시켜주고 싶다고 한다. 사실 차박에 지쳐 쉬고자 들른 것이었지만 친구의 성의에 감사하며 저녁시간에 함께 외출을 나섰다. 차가 있는 폴이란 친구를 불러 우리를 태우고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콘카"라는 곳에 올라갔다. 예니세이강과 불빛이 아름다운 다리가 보이고 도시의 불빛이 별처럼 반짝였다. 강때문인지 도시에 구름이 내려앉은듯 안개가 낀 풍경이 더욱 신비로워 보였다. 친구 덕분에 이런 풍경을 보는구나 싶어 정말 고마웠다. 다음엔 시내의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인 미라, 레닌, 마르크스 거리로 갔다. 그곳에서 바실리의 여자친구 크리스가 합류했는데 마침 광장의 커다란 무대에서 무료콘서트가 진행 중이어서 운좋게 구경할 수 있었다. 처음 듣는 음악이었지만 사람들 틈에 섞여 잠깐의 흥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단 하룻밤 머물렀지만.. 아름다웠던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추억 걷다보니 전망대에서 봤던 불빛이 아름다운 다리에 왔다. 솜씨 좋은 바실리가 적극적으로 우리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포즈를 취하라고 열심이다. 친구들 모두 어찌나 사려깊던지 춥지않냐며 괜찮다고 해도 옷을 빌려주고 계속해서 필요한 것이 없는지 살피고 물어봐주어서 너무 고맙고 황송할 지경이었다. 멋진 밤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크리스의 엄마가 만드신 케이크를 같이 먹었는데 과일이 들어있어 새콤달콤 너무 맛있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웃고 떠들며 좋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바실리가 아니었으면 차타고 그저 스쳐가는 지역중 하나였을텐데 비록 단 하루였지만 그의 덕분에 크라스노야르스크는 러시아의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바실리는 뭘 도와줄까 물어보고 엄마의 다차에서 가져온 양파며 감자 등을 가져가라며 잔뜩 주었다. 편하게 쉬고 씻고 세탁도 할 수 있게 해주고 커다란 추억을 만들어준 바실리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 지금 생각하면 뭐 그리 급한 일이 있다고 하루만에 나왔을까, 아쉬워하는 친구와 하루라도 더 같이 보내며 여유 있게 이야기도 나누고 할걸 하는 마음이 든다. 여행 초반이라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에게 몇가지 선물을 했는데 그중 한국에서 사간 눈오리 집게가 있었다. 그런데 몇달후 겨울에 바실리는 그가 직접 만든 눈오리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잘 활용하고 있는 것같아 반갑고 기분 좋았다. 아쉬운 마음에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우린 다음날 노보시비르스크를 향해 출발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osoydnMxZsg&t=375s>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5 10:16:30[파이낸셜뉴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 연방(소련) 대통령이 사망했다. 향년 91세. 30일(현지시간)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의 첫 대통령이자 전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전제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동서독 통일을 사실상 용인해 서방에서 냉전 해체의 주역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그러나 날로 악화하는 경제난 속에 군부의 쿠데타 시도 등으로 정국 혼란을 겪은 소련이 1991년 12월 해체됨으로써 고르바초프는 완전히 권력을 상실했다. 올해 초에는 모스크바 외곽의 전원주택인 다차(dacha)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8-31 06:05:07[파이낸셜뉴스]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미동맹이 심도 있고 포괄적인 전략적 관계로 성숙해왔다는 인식을 공유한다”고 밝히고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 가운데 안보적 측면에서 주요 내용은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대한 상호 공약 재확인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사용한 확장억제 공약 확인 △빠른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연합방위태세 제고 위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재확인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 확대 개시합의 △필요시 미군의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 조치 확대 △억제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또는 추가적 조치들을 식별해 나가기로 재확인 △북한으로부터의 다양한 사이버 위협 대응 협력 대폭 확대"로 요약된다. 그 밖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 재확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 규탄△유엔 안보리 결의 완전히 이행 촉구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양 정상은 핵심·신흥 기술과 사이버 안보 협력을 심화하고 확대해 나갈 것과 공동의 민주주의 원칙과 보편적 가치에 맞게 기술을 개발, 사용, 발전시킬 것을 약속했다. ■ '확장억제 공약 확인'은 완성이 아닌 확장억제 강화의 첫걸음, 북핵 상쇄 위한 'EDSCG' 재가동을 통한 구체적 후속조치 나와야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문구를 담아냄으로써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 외교와 협상이 필요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북한의 '인권 문제도 거론할 것'임을 시사했다"며 "이런 점에서 지난 정부보다 대북 메시지가 보다 단호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변화되었다"고 평가했다. 반 센터장은 "확장억제 공약 확인은 '정상화 나아가 강화를 위해 첫 단추'라며 이 단계를 거쳐 실효적 강화 조치 구체화로 진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남중국해 등에서 '항행, 상공 비행의 자유와 바다의 합법적 사용'을 적시했고, 대만해협 관련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명시했다"며 이는 “규범 기반 국제질서 유지에 있어 한국의 입장과 미래 역할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도 무관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한미 정상 공동성명’의 기회를 살려 EDSCG 가동을 전략적·작전적 창구로 제대로 가동하고 북한 핵무기를 상쇄하기 위한 확실한 실질적 조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 '쿼드' 바이든 행정부서 인태핵심 외교의 토대로 발전, 진화위한 내실 다지기 중 4자 안보 대화 또는 4개국 안보 회담(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약칭 쿼드(Quad)는 본래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대화·협의체로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에 구호 및 지원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처음 결성된 후 2008년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신냉전 본격화와 함께 2017년 부활의 모멘텀을 맞게 되며 인도-태평양전략 구현을 위한 핵심협의체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021년 1월 미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쿼드를 '외무장관 회의체'에서→ '정상회담체로 격상'했다. 제이크 설리번 신임 백악관 안보보좌관 역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의 외교는 쿼드를 토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쿼드는 4자 협의체이기에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쿼드 가입 여부가 논의대상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쿼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을 환영” 문구가 포함된 것만으로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22일 미국 고위 당국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동행한 백악관 기자단과 한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한국의 쿼드 추가는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새 회원국을 생각하기보다는 이미 제시한 것들을 발전, 강화하는 게 지금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전날에도 동행 기자단에 한국의 쿼드 참여에 대해 “앞서나가고 싶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최근 관련 질문에 쿼드에 회원국을 추가하는 ‘쿼드 플러스’는 아직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쿼드가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된 지 오래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은 쿼드가 내놓은 기존 의제를 발전시키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 쿼드 협력은 한미 양자의 문제가 아닌 다자의 문제, 한국은 인태 지역서 협력과 중국과는 상호존중하는 외교력 발휘해야... 24일 일본에서 이들 4개국 정상의 두 번째 대면회담이 열린다. 화상 회담까지 포함하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벌써 네 번째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쿼드 플러스라는 말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며 "쿼드는 이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협의체로 진화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그런데 쿼드가 활동을 확장해도 현재로선 더 이상 가입국을 확장하지는 않는다"며 "군사훈련도 가끔 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주로 테러 대처, 재난 구조, 백신 국제 보건, 디지털 거버넌스, 인프라 구축, 이러한 비전통 안보분야의 협력에 대해서 주로 협력하고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쿼드를 가입의 문제로 얘기를 하고 있지만, 한국에게 쿼드는 결국 가입이 아닌 협력의 문제"라며 "어떠한 이슈에서 어떠한 쿼드 국가와 협력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제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쿼드 가입은 1차 방정식이 아닌 다차방정식으로 한미 간만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 인도, 호주의 입장도 있기에 필요한 부분에서 협력하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비축해 놓은 카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쿼드 협의체 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본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한국이 가입에 아쉬워 매달릴 문제는 아니며, 쿼드 4개 회원국들과 협력하면서 인태 주요 국가들에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실만큼이나 한국은 지정학적 이웃인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한 만큼 '상호존중'의 관계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짜임새 있는 후속조치를 추진하면서 수준 높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5-24 11:02:36오리온 '초코파이'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 간식으로 우뚝 섰다. 반세기 동안 우리의 출출함을 달래줬던 '초코파이 정(情)'은 해외로 뻗어나가면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가 국민과자를 넘어 세계인의 과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50년 가까이 축적한 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별 문화와 트렌드에 발맞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 덕분이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 초코파이를 사더라도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국민 간식 13일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파이 정'은 지난해 전 세계를 무대로 502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낱개 기준으로 약 34억개가 필린 것으로, 줄을 세우면 지구 5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다. 1974년에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초코파이는 1997년 중국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이후 베트남과 러시아, 인도에 연달아 공장을 지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2017년에는 글로벌연구소를 출범, 연구개발(R&D) 역량을 통합하고, 각 나라의 소비자와 시장 특성에 맞춘 새로운 맛을 해마다 개발했다. 현재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총 26종의 초코파이를 팔려나가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를 가장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한국인의 '정(情)'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 2008년 말부터 '하오리요우파이(초코파이의 중국 명칭)' 포장지에 '인'자를 삽입하고 있다. 2016년 8월에는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인들의 특성에 맞춰 마차(찻잎을 곱게 갈아 가루를 내 물에 타 마시는 차로)맛을 담은 '초코파이 마차'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최근 중국에서는 '초코파이 딸기'가 전년 대비 58% 성장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띤(Tinh)'이라는 단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면서 친근감을 심는데 성공했다. 베트남도 제사를 지내는데 가장 귀한 것만 골라서 올리는 제사상 음식에 오리온 초코파이가 포함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러시아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티타임을 즐기며 초콜릿이나 케이크, 비스킷 등을 곁들이는 문화가 발달돼 있다. 오리온은 러시아의 다차 문화에 착안해 2019년 하반기 '라즈베리' '체리' 맛 초코파이를 내놓은데 이어 2020년에는 '블랙커런트' '망고' '애플시나몬' '크랜베리' 맛 등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러시아는 오리온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12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하는 등 오리지널 맛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품들이 추가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끊임없는 조용한 변신이 장수비결 첫 출시 당시 초코파이가 지금과 똑같은 맛을 가진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계속해서 조금씩 변화해왔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아주 우연한 기회로 탄생했다.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연구소 직원들은 한 카페테리아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다가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2년여에 걸친 실험과 개발을 통해 수많은 시제품을 만들고,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74년 4월 오늘날과 같은 초코파이가 세상에 나왔다. 다양한 맛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파격적인 시도도 이어졌다. 2016년 3월 오리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 바나나'를 출시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인 바나나를 사용해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식품업계에 바나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017년 봄에는 초코파이 출시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계절 한정판인 '초코파이 딸기'를 내놨다. 마시멜로 속에 넣은 딸기잼의 상큼하고 달콤한 맛과 딸기씨의 톡톡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초코파이 딸기는 출시 한 달 만에 낱개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100만개를 달성했다. 이를 시작으로 오리온은 매년 봄 마다 '초코파이 딸기&요거트' '초코파이 피스타치오&베리' 등을 선보였다. 2019년 11월에는 초코파이 출시 45주년을 맞아 '찰 초코파이'을 출시했고,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섰다. ■원재료부터 동일한 제조·품질 관리 오리온 글로벌연구소는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초코파이의 원재료 스펙 및 제조공정, 품질관리 등을 동일하게 유지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만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원료의 기본 배합 비율은 동일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나라별 문화와 특성에 맞춰 제품에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은 마시멜로의 원료가 되는 젤라틴이다. 기본적으로는 돈피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 수출하는 제품에는 우피 젤라틴을 사용하고 할랄 인증도 받는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 판매하는 제품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젤라틴을 원료로 쓴다. 오리온의 독자적인 기술로 탄생한 초코파이는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 및 제조 과정을 거친다. 출시 직후부터 모양과 포장 디자인을 따라한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오리온 초코파이의 독주를 막지 못한 주된 이유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22-04-13 18:03:01[파이낸셜뉴스] 호재성 정보인 '홈쇼핑 판매재개 사실'을 미리 알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본 8명에 대해 부당이득 금액 전액인 4억8000만원이 과징금으로 부과 조치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8일 밝힌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주요 제재사례'에 따르면 이들 8인은 홈쇼핑 회사에 재직하면서 호재성 정보를 얻은 후 외부에 공개되기 전 이를 이용해 해당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부당이득을 실현했다. 대표적인 정보이용형 시장질서 교란행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시행된 '시장질서교란행위' 규정은 기존의 내부자 거래 규제의 한계를 보완한 것으로, 상장법인의 내부자가 아닌 직무와 관련해 알게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한 경우에도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여러 사람을 거쳐 정보를 수령 받은 다차 정보수령자 △회사의 외부정보(정책정보, 시장정보 등)를 이용한 경우 △해킹 등 부정한 방법으로 획득한 정보를 이용한 경우 △직무와 관련해 생성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정보라는 점을 알고도 전달받은 자도 시장질서교란행위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증선위는 지난 3·4분기 총 5건의 전업투자자에 의한 시세조종 사건(시세조종 종목 총 16개사)에 대하여 혐의자 6인을 검찰에 고발·통보했다. 이들 6인은 공통적으로 상당기간 주식투자 경험이 있는 전업투자자로, 본인 또는 가족 등 지인 명의의 계좌를 동원해 다수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지속 제출, 결과적으로 시세를 인위적으로 견인했다. 게다가 이들 6인은 과거 시세조종 전력이 있거나 증권회사로부터 과도한 시세관여 주문의 제출로 인해 예방조치요구(수탁거부 등) 등을 받은 경험이 있어 자신의 주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및 위법성 등을 사전에 알거나 짐작할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당국 관계자는 "적은 투자 금액을 운용하는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도 거래량·주가의 일중 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다량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고의적으로 제출해 주가·거래량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경우, 자본시장의 정당한 가격형성을 훼손함으로써 시세조종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재·조치함으로써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지속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관계자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의 새로운 유형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최근 불공정거래 행위의 동향에 맞춰 대응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며 "앞으로도 증선위 제재 사건 중 사회적 파장이 크거나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해 대외공개가 필요한 주요사건 요지는 주기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9-10-28 10:06:58본격적인 결산시즌에 따라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의 정보유출에 대한 감시가 강화된다. 금융감독원은 2일 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 내용을 공시하기 전에 빼돌려 주식을 사거나 팔아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부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집중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매년 1~3월에는 12월 결산법인의 95% 이상이 결산과 외부감사를 받는다. 금감원은 회계법인들에게 피감사법인에 대한 '의견거절' 등 감사의견이나 특기사항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전에 유출한 감사정보를 이용해 증권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정보를 유출한 회계사 본인은 물론 이를 전달받아 증권매매를 한 가족이나 친지 등도 과징금 처분과 검찰 수사까지 받을 수 있다. 과징금 처분을 통해 부당이익은 몰수 처분할 수 있다. 과징금은 5억원 이하가 원칙이지만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1.5배가 5억원을 초과하면 해당 금액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거에는 내부자 또는 준내부자와 1차정보수령자만 미공개정보이용에 따른 처벌을 받았으나 2015년 7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여러 단계를 거쳐 전달받은 정보를 이용한 다차정보수령자도 모두 시장질서교란행위에 따른 제재대상이다. 금감원은 또 감사의견이 '적정'이 아닌 경우 회사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즉시 한국거래소에도 감사보고서제출 사실과 감사의견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의견거절'을 받은 회사가 개장 전에 의견을 통보받고 이를 늑장 공시해 2시간 동안 거래가 이뤄진 사례가 있어 규정을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외에도 외부감사인은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요건과 관련된 항목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 감사하고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인 경우 연결감사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해야 한다. 전기 이전 재무제표에서 오류사항을 발견하면 전임 감사인과 사전협의 절차를 거쳐 협의 내용과 전기 감사조서 검토 내용을 감사조서에 적절히 기재해야 한다. 금감원은 비적정 감사의견이 제출된 회사를 대상으로 감사보고서 제출일과 회사의 감사보고서 공시일을 비교해 점검 결과를 거래소에 통보할 계획이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2017-02-02 09:55:27검찰이 한미약품 기술수출계약 파기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이 회사 주식 공매도 진상규명을 위해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1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19일 한미약품 늑장공시, 미공개정보 이용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동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 6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증권사는 삼성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해지됐다는 내용이 공시되기 전에 투자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공매도' 거래량이 많은 증권사들이다. 미공개 정보가 증권사 직원들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증권업계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악재 공시 전 공매도는 총 5만566주로, 기관이 3만9490주, 외국인은 9340주, 개인은 1736주를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유출 정보로 주가 하락을 예상한 세력이 이를 통해 이득을 얻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각 증권사의 공매도와 관련한 서류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공개정보 이용'은 회사 임직원 등 내부자가 회사 기밀사항을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거나 제3자에게 알리는 것을 가리킨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행위 △시장질서교란행위는 이른바 '증권범죄'에 해당된다. 불공정거래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제재 대상은 아니다. 처벌 대상 투자금액의 하한선도 없다. 100만원만 투자해도 처벌대상에 해당된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규제 대상자 역시 회사 내부자와 1차 정보수령자에서 2차, 3차 등 다차 정보수령자까지 확대됐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6-10-19 17:48:10검찰이 한미약품 기술수출 계약 파기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이 회사 주식 공매도 진상 규명을 위해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1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매도 거래량↑ 증권사들 대상 압수수색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19일 한미약품 늑장공시, 미공개정보 이용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동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 6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관련기사 2면 검찰이 압수수색한 증권사는 삼성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해지됐다는 내용이 공시되기 전에 투자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공매도' 거래량이 많은 증권사들이다. 미공개 정보가 증권사 직원들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증권업계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악재 공시 전 공매도는 총 5만566주로, 기관이 3만9490주, 외국인은 9340주, 개인은 1736주를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유출 정보로 주가 하락을 예상한 세력이 이를 통해 이득을 얻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각 증권사의 공매도와 관련한 서류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 제도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 1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형사처벌 대상.."투자금 하한선 없어" '미공개정보 이용'은 회사 임직원 등 내부자가 회사 기밀사항을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거나 제3자에게 알리는 것을 가리킨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행위 와 △시장질서교란행위는 이른바 '증권범죄'에 해당된다. 불공정거래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제재 대상은 아니다. 처벌 대상 투자금액의 하한선도 없다. 100만원만 투자해도 처벌대상에 해당된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규제 대상자 역시 회사 내부자와 1차 정보수령자에서 2차, 3차 등 다차 정보수령자까지 확대됐다. 과거 CJ E&M과 NHN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사전 유출사건에서 회사 담당자와 애널리스트만 처벌 대상에 포함되고 실제 매매차익을 얻은 펀드매니저는 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들 모두 제재 대상이다. 미공개정보 범위도 회사 내부정보 이용 금지 뿐만 아니라 정책, 판결, 언론 정보 등이 모두 미공개정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시장질서교란행위자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최대 1.5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과징금 상한선은 없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16-10-19 15:56:03렉서스는 전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 100만대를 돌파 했다고 14일 밝혔다. 렉서스는 지난 2005년 4월 최초으 하이브리다차 RX400h를 출시 했으며, 11년만에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올 3월말 누계 판매 대수는 약 1000만600대다. 렉서스는 RX400h의 출시 이후 하이브리드 라인 업을 늘려 플래그쉽 세단 LS600h로부터 프리미엄 컴팩트 CT200h까지, 프리미엄 브랜드 중 가장 많은 10개 차종을 생산중이다. 올 1우러에는 최신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LC500h를 선보인바 있다. LC500h는 차세대의 하이브리드 기술인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가속 성능과 효율성을 보다 높은 차원에서 양립하고 있다. 후쿠이치 도쿠오 렉서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LEXUS는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코어 기술이라고 자리매김하고 CO2 삭감에 공헌 함과 동시에, 운전의 즐거움을 고객에게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16-04-14 10: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