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조은효 특파원】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년 개봉)의 히로인 일본의 톱 여배우인 다케우치 유코(40)가 27일 사망했다. 일본 언론들은 다케우치 유코가 이날 새벽 도쿄 시부야구의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현장 상황 등을 근거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웃는 얼굴이 트레이드 마크인 다케우치는 청순하고 밝은 이미지로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내에서도 제법 팬층이 두텁다. 중학교 졸업 후 도쿄 하라주쿠에서 길거리 캐스팅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드라마 '런치의 여왕(2002)','프라이드(2004)',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 '천국의 책방(2004)'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히트를 치면서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최고의 전성기를 달렸다. 연기력도 인정받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연속으로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는 다소 공백기가 있었다. 가정불화가 청순한 이미지의 그의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05년 가부키 배우인 나카무라 시도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촬영 중 만나 결혼, 그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으나 2008년 3년만에 이혼했다. 일본의 톱 여배우로서 재기에는 성공했으나, 그 이전 만큼의 주목은 받지 못했다. 2016년에는 NHK 대하드라마 '사나다마루'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첩 역할을 맡아 매력적인 캐릭터로 열연했다. 지난해 초 4살 연하의 배우 나카바야시 타이키와 재혼, 올해 1월 차남을 출산했다. 그러나 스스로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0-09-27 11:36:28-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뷰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간 다양한 작품 속에서 거친 남성미를 뿜어왔던 배우 소지섭. 그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이 망설였다고 했다. 세상을 떠난 아내를 대신해 홀로 아들을 키우는, 몸이 아픈 아빠 역할이다.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잘 해낼 수 있을지 염려가 됐다는 고백이었다. 하지만 운명이었던 건지, 결국 소지섭은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리고 그 선택은 매우 훌륭한 결정이 됐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 2005년 일본에서 영화로도 개봉돼 큰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많은 팬들은 엄마를 연기한 다케우치 유코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성공한 원작이 있기 때문에 배우들은 물론 관계자들도 적지 않은 걱정을 했을 터다. 그러나 이장훈 감독은 원작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한국적 정서, 코믹 매력을 가미해 지나치게 신파조로 흐르지 않는 영화를 탄생시켰다.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소지섭의 변신이 빛난다. 아들과 둘이 사는, 어딘지 허술하고 챙겨주고 싶은 아빠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극 중 우진은 셔츠 단추도 늘 엇갈려 채우고 달걀 프라이 하나 제대로 못 만들지만 아들을 향한 사랑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사람이다.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우진은 수영선수 출신이지만 몸이 아파 운동을 그만뒀고 지금은 수영장 청소와 관리를 하며 지낸다. 실제 소지섭 역시 수영선수 출신, 평영 부문 한국 랭킹 3위에까지 오른 경력이 있어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영화에서는 소지섭이 물살을 가르며 수영하는 모습도 만날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 등 과거의 멜로 대표작들에서 소지섭은 어둡고 묵직하고 차가운 매력을 발산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엉성하지만 사랑스럽고 모성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착한 남자를 연기해 새로움을 선사한다. 이장훈 감독 또한 소지섭에 대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롭고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가 우진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한 그 날이 인생 최고의 날이었던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소지섭의 코믹 매력이 가장 극대화되는 건 과거 회상신을 통해서다. 운동밖에 모르고 살았던 우진이 한결같이 좋아해왔던 수아(손예진 분) 앞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특유의 눈빛과 감성 연기까지 더해지며 첫사랑의 설렘을 선명하게 되살렸다. 아내 수아를 연기한 손예진이나 아들 지호 역을 맡은 김지환과의 호흡도 좋다. 연기 경험이 거의 없지만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아역배우 김지환은 날것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줘 오히려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눈빛이 순수하고, 연기 톤이 전형적이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다. 소지섭과는 현장에서도 실제 부자(父子) 같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는 전언.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호흡이 극에 고스란히 담겨 더욱 편안함을 준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추억을 소환하고, 애틋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더불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오는 14일 개봉.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2018-03-07 11: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