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하이엔드 주거브랜드 '디에이치'만의 예술적 가치를 전하기 위해 도예가 전상근 작가와 협업해 '디에이치 힐링 오브제'를 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 전통의 미를 담아낸 이번 작품은 흑자와 백자의 달항아리로 구성됐다. 디에이치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순회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디에이치 힐링 오브제'는 보통의 달항아리와 달리 한국적인 면치기 기법을 활용해 디에이치의 아이덴티티인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직선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흑자는 매끈한 질감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결을 여러 겹 쌓아 만들어 단순하면서도 우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현대건설과 협업에 나선 전상근 작가는 전통적인 도자기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전통공예 작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아티스트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디에이치만의 브랜드 경험과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며 "단 하나의 완벽함을 제공하기 위한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06-13 18:42:41[파이낸셜뉴스] 아성다이소가 달항아리 6종을 출시한다. 5일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달항아리는 흰 바탕색의 둥그런 형태가 보름달을 닮았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하늘과 땅과 사람을 이어주고 복과 명을 준다는 의미를 가진 한국 고유의 항아리다. 아성다이소는 총 3가지 크기의 달항아리를 선보인다. 유광과 무광 타입으로 직경은 10~18cm다. 책상 위에 올려놓거나 꽃병, 디퓨저 홀더 등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달항아리는 달항아리를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을 비우는 일명 '달멍'이란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달항아리는 형태와 은은한 빛깔이 주는 묘한 매력과 함께 뜻깊은 의미가 담겨 있어 소중한 분에게 선물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앞으로도 다이소는 고객님들께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0-05 14:28:45[파이낸셜뉴스] 롯데칠성음료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예술 작품과 콜라보한 마주앙 아트 콜라보 에디션을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한정 출시되는 '마주앙 달항아리' 2종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은 한국 최고(最古)의 와인 '마주앙'의 브랜드 가치를 새롭게 알리고자 기획했으며 와인의 맛과 향부터 라벨 디자인까지 와인의 모든 부분에 한국인의 취향을 반영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춰 풍부한 아로마와 탄닌의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한 '마주앙 달항아리' 2종은 칠레의 부티크 와인 산업을 이끌어가는 '비냐 아키타니아(Vina Aquitania)' 와이너리와 협업해 만들었으며 서로 다른 2종류의 라벨 디자인을 담은 '마주앙 달항아리'는 각 1만2000병, 총 2만4000병을 한정 판매한다. 라벨 디자인은 오랜 기간 동안 한국인의 삶 속에서 생활용품 및 다양한 예술작품의 소재로 사용된 달항아리를 주제로 그려진 민화 2종을 택해 '한국인의 취향 맞춤'이란 와인의 콘셉트를 이어간다. 이번 라벨디자인은 미국, 오스트리아, 중국 등지에서 민화 전시회에 참여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민화를 알리고 있는 '소혜 김영식' 작가와의 콜라보를 통해 제작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마주앙 달항아리' 2종은 가장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은 한국 와인 브랜드 마주앙의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차별화해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라며 "'마주앙 달항아리'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한국 미술 문화재와 관련된 단체에 기부하는 등 한국적 취향의 와인이란 '마주앙'의 브랜드 콘셉트를 위해 한국적 색채를 강조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사업에도 적극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8-18 09:50:38[파이낸셜뉴스] "수화(樹話) 김환기 화백(1913∼1974)은 달과 달항아리에 미칠 정도로 아름다운 관련 작품들을 그려냈고, 점화로 이어지는 서사를 보여줬습니다"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 연구실장)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이 재단장(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김환기 화백 전시로 18일 재개관했다. 달과 달항아리, 점화로 대변되는 '한 점 하늘 김환기' 전은 20세기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인 추상 화가인 김 화백의 40년 예술 세계 전반을 살피는 회고전이다. 교과서와 언론 등에 소개된 시대별 대표작은 물론, 도판으로만 확인되던 초기작들, 미공개작 등 유화 88점(점화 15점), 1950년대 스케치북, 드로잉 등 약 120점을 소개한다. 김 화백의 유품과 편지, 청년 시절 사진, 낡은 스크랩북 등도 처음으로 전시에서 공개됐다. 전시는 '달/달항아리'를 주제로 한 1부와 점화 중심의 2부로 구성됐다. 특히 1부에서는 달과 달항아리, 산, 구름 등이 그림의 주요 주제로 등장하며 김 화백의 전형적인 추상 스타일이 정착돼 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호암미술관 2층에 들어서면 달 그림의 대가 답게 '달과 나무'라는 김 화백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 한다. '달과 나무'는 김 화백의 추상적 세계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양식화된 형태와 평면적인 화면, 흰색과 파란색으로 제한된 색채를 통해 그가 여전히 적극적인 추상을 시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과 나무' 작품이 파란색이란 제한적 색채로 표현했다면 '론도'는 색감을 고루 표현하고, 사람의 배 부분을 달항아리와 같이 유려한 곡선의 미를 보여줬다. 특히 유기적이고 리드미컬한 선묘에는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확인된다. 눈 여겨 볼 부분은 면 분할에 의한 화면 구성으로, 이는 후기 작업까지 꾸준히 나타나는 김 화백의 가장 두드러진 추상 스타일의 하나이다. 김 화백의 대표적 달항아리 작품 가운데 '여인들과 항아리'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십년간 제작 연도가 모호했던 이 작품은 김 화백의 유품 속에서 발견한 수첩을 통해 1960년 작품이란 걸 알게 됐다. 그의 수첩에 '나 대로의 그림대로 밀고 가자'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처럼 김 화백의 작품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항아리와 여인, 사슴, 구름과 새, 나무와 인물 등을 캔버스 전면에 고루 배치하고 배경의 불규칙한 색면들로 이 개별적인 요소들 사이를 이어 화면에 통일감과 변화를 동시에 주고 있다. 이밖에 김 화백의 구상화 '항아리와 시'도 주목을 받았다. 한국 문학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 '기도 1'을 작품에 삽입해 달항아리의 풍성함을 더 느끼게 했다. 이 시에서는 '텡 빈 들녘'과 '항아리'가 서로 견줘지는데, 가을걷이가 끝나 물만 남고 텅 빈 들녘과 창작 후의 지치고 텅 빈 작가와 텅 빈 항아리의 접점이 생긴 것이다. 친분이 있던 두 사람은 예술적 교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이 작품이 2900만 홍콩 달러(약 39억3000만원)에 낙찰됐는데, 김 화백의 구상 작품 중 최고 금액이다. 1층 전시실로 내려오면 김 화백의 미국 뉴욕 진출 시기 작품부터 점화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김 화백의 점화 작품 중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있다. 점과 선, 면으로 5년여의 다양한 추상 형식을 시도한 끝에 1969년과 1970년 사이 점화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한 김 화백에게 지우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는 작품에 시정을 더하는 최고의 화제였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 별을 노래한 시정이 점화에 녹아들어 김 화백의 새로운 추상 세계를 이 작품을 통해 열어준 것이다. 김 화백은 '17-Vl-74 #337' 작품을 통해 본인의 병세가 악화됨을 암시했다. 전성기 때 작품상 '점'이 컸다면 말년에는 '점'이 비교될 만큼 작아졌다. 이 작품을 통해 마치 죽음의 검은 세계로 점이 피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일련의 푸른 점화에서 보여준 다채로운 곡선 구획과 움직임 등의 유려한 화면 변주가 사라진 고요하고 정적인 점의 세계이다. 죽음을 예감하며 이 작품을 그린 김 화백은 1974년 7월 6일생의 마지막 점화에 점을 찍고 7월 25일 세상을 떠난다. 전시를 기획한 태 실장은 "그동안 김 화백 전시는 점화로 쏠리거나 구상이나 추상으로 나눠 소개되는 등 전체적인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이번 전시는 점화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살피며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로, 김 화백 연구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전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5-18 13:15:37달항아리 작가 최영욱(59)이 미술 애호가들에게 폭 넓은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은 지난 2011년 빌 게이츠 재단이 그의 작품 세 점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후 입시미술학원을 운영하던 작가는 2000년대 초반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어느 날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방문한 최영욱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구석에 자리 잡은 '달항아리(사진)'였다. 자리에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달항아리 속에서 수수하지만 당당함을 발견한 작가는 그것을 그리기로 결심, 지금까지 '카르마' 연작을 이어오고 있다. 최영욱은 달항아리를 단순히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달항아리를 통해 인생을 사유하고자 한다. '카르마'가 뜻하는 업보는 말없이 살아가고 있는 각자의 인생을 투영하며, 달항아리의 미세한 균열인 빙열을 통해 스치고 엇갈리는 삶의 궤적을 표현한다. 작가는 묵묵히 항아리를 빚던 도공과 같이 매일 10시간 이상씩 작업에 매진하며, 도를 닦듯이 반복해서 달항아리를 그린다. 김환기를 비롯해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 오묘한 매력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달항아리 작품이 지난 4월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돼 2300만원에 낙찰됐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2023-05-01 18:37:01[파이낸셜뉴스] 설화수가 '202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을 받았다.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한국적 미감을 용기에 담아내려 한 노력과 전통 감각을 오롯이 담아낸 디자인 철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18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번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 제품은 설화수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인 '윤조에센스(사진)'다. 세안 후 가장 첫 단계에 바르는 퍼스트 에센스로 전 세계 여성들의 뷰티 루틴을 획기적으로 바꾼 제품이다. 올해 설화수만의 인삼 과학 노하우와 독자적 기술이 결합된 '윤조에센스 6세대'로 새롭게 출시됐다. 설화수 윤조에센스 6세대의 디자인은 전통 미학을 대표하는 조선백자 달항아리 형상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우리 고유의 서화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과 현대 및 언어와 공간을 초월하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백자의 맑은 빛을 담은 제품 전면에는 설화수를 상징하는 컬러 로고를 배치했으며, 달항아리를 닮아 군더더기 없는 용기의 곡선은 여유로움과 조화로움을 담았다. 설화수 관계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에 이어 전 세계에 설화수가 아트와 헤리티지를 어떻게 보존하며 재해석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 더욱 뜻깊다"라며 "선구자 정신을 가진 윤조에센스가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방식 역시 남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수상 의의를 밝혔다. 한편, 독일 노르트하임 베스트팔렌 디자인 센터가 주관하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대회로 꼽힌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04-18 09:24:37[파이낸셜뉴스] 조선 시대 백자 달항아리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최초 예상가의 4배에 달하는 가격에 판매됐다. 21일(현지시간) 크리스티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 나온 달항아리는 당초 추정가가 100만~200만달러(약 13억~26억원)으로 예상됐으나 낙찰가는 456만달러(약 60억원)에 낙찰됐다. 달항아리는 일본 개인 소장자가 출품했으며 낙찰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달항아리의 높이는 45.1cm로 일반적인 달항아리 보다는 컸다. 크리스티 측은 해당 달항아리의 보존 상태가 훌륭하고 희소성이 높아 지난 10년간 나온 달항이리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유럽 소장자가 출품한 박수근의 1962년작 '앉아있는 세 여인'은 44만1000달러(약 5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3-22 16:15:48[파이낸셜뉴스] 도자 브랜드 광주요가 ‘월백 흰빛 달항아리’ 신규 사이즈를 제작했다. 1일 광주요는 기존 미니(높이 13cm), 특소(높이 21cm), 소(높이 27cm), 중(높이 30cm), 대(높이 38cm) 5가지 크기에 추가로 신규 사이즈 2종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보다 현실에 편안하게 접목할 수 있도록 새롭게 선보이는 높이 18, 20cm 달항아리는 좁은 공간에도 디스플레이하기 좋으며 테이블 위에 올리기에도 적당한 크기다. 광주요의 달항아리는 자체 개발한 고급 소지 ‘월백토’로 빚어 백자 특유의 차가운 느낌을 개선하고 자연스러운 질감을 구현했다. 천연 광물에서 얻은 재료로 직접 만든 ‘월백유’로 마무리해 광택이 강한 타 도자기와 달리 깊이감 있는 은은한 반무광을 띤다. 전 공정 수작업으로 제작해 모든 제품이 조금씩 다른 크기와 형태를 지니기 때문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브제로 더욱 소장가치가 높다. 보름달의 넉넉한 형태를 닮은 ‘원형’,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루는 ‘편원형’, 배 부분이 각진 ‘마름모형’ 등 미세하게 다른 형태의 항아리가 공간에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광주요 월백 흰빛 달항아리는 광주요 직영점(가회점/한남점/이천센터점)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정 소량 생산되며, 재고 소진 시 오더메이드로 구입 가능하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1-04-01 14:10:57북촌의 겨울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거실 창앞에 스위스 디자이너 르 꼬르뷔지에(1887∼1965)의 의자가 놓여있다. 여기에 앉아 거실 한복판으로 시선을 돌리다 멈추게 되는 곳은 벽면에 걸린 겸재 정선(1676~1759)의 '장동팔경 세심대'다. 진경산수화의 대가답게 강렬한 붓질로 한양의 산세를 웅장하게 담은 그림이다. 또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윤형근(1922∼1973)의 1988년작 '청다색'이 눈에 들어온다. 리넨 캔버스위로 스며든 수직, 수평의 굵은 획이 담백한 여운을 준다. 구석 천장에 달린 핀란드 유리디자이너 헬레나 티넬(1918∼2016)의 1960년산 조명은 그 아래 덩그러니 놓인 권대섭(68)의 2019년작 '달항아리'를 은은하게 비춘다. 이 공간은 이런 식이다. 조선 숙종시대와 20세기·21세기가 섞여있고 유럽과 한국의 작가들 숨결이 조용히 겹쳐있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전시중인 '타임 인 스페이스:더 라이프스타일'은 이렇듯 공간속에 시간을 담았다. 애초 이곳은 1969년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로 지어진 일반 주택이었다. 수백년 시간을 포개기에 더할나위없이 아늑한 장소다. 입구로 다시 돌아가면, 우봉 조희룡(1789∼1866)의 '홍매도'가 시선을 잡아챈다. 그 아래 1940년대 미국 RCA 빅터오디오와 1973년 필립스 스피커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연주가 솟구쳐나온다. 음악은 서승원(79)의 2017년작 '동시성', 정영도(35)의 올해 작품 'Mud play in my place' 위로도 흘러다닌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마주하게 되는 빛은 이원우(39)의 작품이다. 초록과 적색을 오가는 '너는 나의 불타는 빛'이 다음 길을 비추고 있다. 서구 로코코 양식 패턴의 벽지를 따라 깊숙한 곳까지 오면 이탈리아 유리 명가 지노 비스토시의 1970년산 주황색 화려한 조명에 시선이 꽂힐 것이다. 그 사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통로길 체스터필드 소파 옆에 자리한 것이 덴마크 가구 디자이너 카이 크리스티안센(91)의 사이드테이블이다. 그 맞은편 벽에 걸린 조선 중기 문신 신흠(1566∼1628)의 문장을 담은 액자도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디자이너 유혜미(33)가 만든 목조바와 스위스 작가 피에르 잔느레(1896∼1967)의 1965년 스툴이 비스토시의 조명 아래서 빛난다. 영국 작가 대런 아몬드(49)의 2018년작 분절된 거울을 지나 막다른 곳까지 가면 샘바이펜(28)의 과감한 캐릭터 그림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 공간들을 누비며 지금의 시간을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가구와 조명, 소품들은 코로나19로 지친 육체와 정신에 위로를 전한다. 전시를 직접 기획한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변화무쌍한 시절, 자기만의 성찰과 영감을 가져볼 수 있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내년 1월30일까지. jins@fnnews.com 최진숙 문화전문기자
2020-12-17 10:16:57[파이낸셜뉴스] 18세기에 제작된 '백자 달항아리'가 호주로 영구 반출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16일 '백자 달항아리' 1점을 국외에 전시하기 위해 영구 반출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영구 반출을 허가받은 '백자 달항아리'는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미술관 내 상설전시실에 전시하기 위해 국내에서 구매한 작품이다.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은 1861년에 설립돼 호주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미술관으로 현재 7만 여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미술관측은 '한국실'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우리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 '책가도'와 '연화도'를 구입해 문화재청 허가 후 영구반출을 한 바 있어 이번 반출이 두 번째다.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으로 반출되는 '백자 달항아리'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가로 35cm, 높이 34cm의 크기로 기존에 국가지정문화재나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같은 유형의 문화재에 비해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무늬가 없는 하얀 색에 둥그런 형태가 마치 달을 연상시킨다 하여 '달항아리'로 불린다. 18세기 조선 시대에 다수 제작되었던 터라 국내에서는 아직도 상당수가 전해지고 있어 문화재청은 이번 '백자 달항아리'가 국외에 전시되어 한국의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활용될 때 그 가치가 더 커진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9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영구국외 반출을 이례적으로 허가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반출되는 '백자 달항아리'가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의 한국관에 전시돼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외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목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구매하거나 기증받기를 희망할 경우 한국의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 영구 반출을 허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04-22 14:4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