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대 학생 등이 지적장애를 앓는 여중생을 집단 폭행하고 이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23일 대전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지적 능력을 지닌 여중생 A양이 10대 무리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A양의 어머니 B씨에 따르면 A양과 가해자들은 3개월 전 SNS를 통해 알게 됐다. 가해자들은 6명으로 이 중에는 성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의 나이, 성별, 소속 학교 등은 전부 다르다고 한다. 사건의 시작은 A양과 무리에 속한 한 여학생이 SNS에서 다툰 것이었다. 얼마 뒤 이 여학생의 남자친구가 차를 타고 A양의 집 근처로 와 A양을 태우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폭행하기 시작했다. A양은 당시 무서워서 차에 타라는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한다. 15분 동안 폭행…영상 촬영해 SNS에 공유도 B씨는 딸 주장에 근거해 "1차로 산 인근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15분 동안 맞았다고 한다"며 "다시 차에 태워 백화점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해 1시간가량 때렸다"고 말했다. "2차 폭행 때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로 복부도 차고 담뱃불로 얼굴에 상처도 냈다"며 "이것을 (가해자들이) 영상으로 찍었다"고도 했다. 가해자 중 한 명은 영상을 촬영해 SNS에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처음엔 폭행 피해 사실을 숨기려 했다. 폭행을 당한 당일 "감기에 걸린 것 같다"며 집 안에서 마스크를 끼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집에서 왜 마스크를 끼고 있냐"고 추궁하자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A양은 울면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애들한테 맞았다" "이사 가면 안 되냐"고 말했다고 한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입술이 부어있고 얼굴에 담뱃불로 지진 것으로 보이는 화상 흔적이 있었다. 또 몸에도 피멍이 들었다. "가해자들 뻔뻔한 태도…딸 무릎 꿇려" B씨는 가해자들이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가해 무리가 딸을 집 근처에 내려주면서 무릎을 꿇린 후 오히려 사과하게 했다"며 "'집에 가서 폭행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딸을 불러낸 남자아이와 신고 당일에도 통화하면서 경찰서에 오라고 했지만 알았다고 해놓고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이 집 주소를 알기 때문에 딸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며 "경찰이 바쁜 것을 이해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관할 교육청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가해학생 중 일부는 학교폭력으로 신고돼 해당 학교와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심의하고 있다"며 "그 외 미성년자들에 대해서는 학교 밖 청소년인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2-11 21:43:45[파이낸셜뉴스] 충남 천안에서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남성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가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4일 0시부터 오전 3시까지 천안 서북구 성성동 한 건물 야외 주차장에 마련된 고양이급식소에서 마스크를 낀 남성이 시각 장애가 있는 길고양이를 쇠 막대기로 때리고 학대하는 장면이 건물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됐다. 영상에는 학대당한 고양이가 다리 골절로 제대로 걷지 못하고 몸부림치자 이 남성이 이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남성은 통 덫까지 가져와 다른 새끼 고양이를 잡아가기도 했다. 학대당한 시각 장애 고양이는 현재 구조돼 검진을 받고 있으며, 머리는 담뱃불로 지져져 있었고, 다리가 골절됐다. 천안 지역 동물보호단체 '동아이'는 고양이를 학대한 성명불상의 남성을 동물학대와 절도 및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전날 경찰에 고발했다. 동네 주민과 동물보호단체는 이 남성이 계획적·상습적으로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납치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근 주민은 "한 달 전에도 인근 공원에서 다리가 절단된 고양이를 발견한 적이 있고, 최근 지역 커뮤니티에도 길고양이 꼬리가 죄다 잘려져 있다는 주민 목격담이 이어져 오고 있다"라며 "동물학대 다음은 사람인데, 악마가 따로 없는 이 사람이 꼭 잡혀서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6 11:04:33[파이낸셜뉴스]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초등학생 2명을 집단폭행한 청소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 정종륜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양(15) 등 2명에 대해 징역 단기 1년 6개월에 장기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양(15) 등 2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C군(15)은 소년부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21일 오후 4시께 천안 소재의 한 공사 현장에서 당시 13세, 11세이던 피해자 2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양 등은 피해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담뱃불로 피해자의 얼굴을 지지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자들에게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 하기도 했는데, 당시 초·중학생 20여 명은 이들의 폭행 장면을 구경하며 폭행을 부추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피해자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다. 경찰은 이들의 나이가 어리지만 피해 정도를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시민위원회를 거쳐 A양 등 3명을 구속했다. 재판부는 "상당 기간 폭행이 무차별적으로 지속되면서 상해의 정도가 매우 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소년으로서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과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5-31 14:20:35[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성탄절 당일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가 시작된 3층 거주자가 입건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중실화·중과실치사·중과실치상 혐의로 A씨(70대)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 살던 주민이다. 현재 허리 통증을 호소해 통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A씨가 피운 담뱃불에 의한 실화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전 담배를 피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담뱃불을 껐는데 왜 불이 났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숨진 30대 아버지는 A씨의 집 바로 위층인 4층에 살던 주민으로 화재를 피해 생후 7개월 아이를 이불로 감싸 안고 4층에서 뛰어내렸다가 변을 당했다. 화재 최초 신고자이자 아파트 10층에 사는 또 다른 30대 남성은 비상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13 15:40:07[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담뱃불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주민 약 100명이 대피했다. 18일 강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께 강서구 방화동 소재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은 화재 발생 1시간 20여분 만인 7시 39분 완전히 진화했다. 인력 106명, 장비 30대가 동원됐다. 이 화재로 주민 95명이 대피했다. 아파트 거주민인 70대 여성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이송됐다가 현재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은 이번 화재가 담뱃불에서 시작된 '실화'로 보고 있다. 화재가 시작된 14층의 거주민은 경찰에 "담뱃불을 붙이다가 불이 옮겨붙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1-18 15:06:31[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2학년 의붓동생 가슴에 담뱃불을 들이밀어 화상을 입게 하는 등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계모와 20대 의붓형에게 학대 당한 초등생 처벌을 원치 않는 피해 의붓동생의 부탁이 판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9단독 여규호 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및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 대해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경기 포천시에서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B군과 함께 살았다. A씨는 술에 만취한 상태로 화장실에서 걸레를 빨고 있는 B군에게 상의를 들어보라고 얘기한 뒤 담뱃불을 갖다 대 화상을 입게 만들었다. 이후 등교한 B군의 상태가 좋지 않자 아동학대를 의심한 학교 측이 신고하면서 사건은 드러났다. 조사결과 B군은 계모에게서도 물건을 이용해 머리를 폭행당하는 등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에서 선처 호소.. 집행유예 선고 법정에서 A씨는 B군에게 담뱃불을 갖다 댄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군의 진술이 신빙성 있다고 판단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불량하고 위험성이 높다. 당시 피해 아동이 받은 정신적 충격도 컸을 것"이라면서도 "피해 아동이 법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여러 양형 조건들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22 09:19:58【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한 살 어린 여중생의 뺨을 때리고 담뱃불로 손등을 지지는 등 가혹 행위를 한 10대가 선고 전 판사의 직권으로 구속됐다. 검찰도 이들 일당 4명에게 징역 8년 6개월 등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양 등 10대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A양에게 징역 장기 8년 6개월·단기 5년 6개월을, B양에게 장기 5년·단기 3년을, 나머지 2명에게 각각 단기 2년·장기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양 등은 지난 2021년 2월 울산의 한 PC방 옥상에서 한 살 어린 여중생 C양 뺨을 20회가량 때리는 등 폭행했다. 담뱃불로 C양 손등을 지지고, 씹던 껌을 머리카락에 붙이는가 하면 음료수를 머리에 붓기도 했다. 코피를 흘리는 C양 머리채를 잡아채 바닥에 끌고,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상의를 벗기기도 했다. 이들은 이 범행 약 보름 전에도 C양을 폭행하고 옷 등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가해자들은 평소 다른 학교에 다니지만, 얼굴 정도를 알고 지내던 C양이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처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다른 학교폭력 등에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병합해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A양은 1년전 소년원까지 다녀왔으나 계속해 학교폭력, 특수절도, 특수상해, 무면허 운전 등을 저질러 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A양을 구속 필요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날 결심 공판에서 판사 직권으로 영장 심문 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3-04-14 14:33:17[파이낸셜뉴스]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여중생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는 등 혐의를 받는 여고생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강도상해와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여고생 4명을 송치했다. 이 가운데 2명은 불구속, 2명은 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이들은 이달 2일 새벽 영등포동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여중생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뒤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피해 여중생이 자신들의 어깨를 부딪치고 지나가자 SNS로 피해자를 찾아냈고, CCTV가 없는 인근 오피스텔 옥상으로 불러냈다. 이후 피해자의 손등과 옆구리 등 신체 부위에 담뱃불을 지지는 등 집단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성적인 폭언도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중생은 이들로부터 목걸이와 반지, 스마트워치 등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겼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택시를 타고 달아나려던 가해 여고생들을 발견하면서 검거됐다. 경찰은 당초 여고생 4명을 입건했으나, 범행 가담 정도가 약한 1명을 제외한 3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4일 법원에서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4-12 10:41:41[파이낸셜뉴스] 독일에서 청소년 12명이 13세 소녀를 집단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볼에 담뱃불을 비벼 끄고,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는 등 그 방식이 다소 충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슐레스비히홀슈타이니셰 차이퉁 등에 따르면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하이데에서 14∼17세 여성 중고교생들이 13세 소녀 A를 괴롭혔는데, 그 방식이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차이퉁은 이들의 집단괴롭힘 장면이 담긴 5분간의 동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여중·고교생 집단이 A양의 얼굴에 담뱃재를 뿌리고, 머리 위로 콜라를 뿌리는 장면이 담겨 있으며, 가해 집단은 A양의 점퍼와 스웨터, 안경을 벗긴 뒤 폭행하고, 침을 뱉는 장면도 들어있다. A양이 일어나려 하자 가해 집단 중 1명이 "내게 애원하는 동안 앉아있어. 이렇게 쉽게 가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다. A양이 눈물을 흘리며 "코는 내버려 둬 달라"고 애원했지만 가해자들은 A양의 코도 가격하며 여러 차례 폭행했다. A양의 모친은 "영상에는 고문의 일부만 들어있다"면서 "볼에 담뱃불을 비벼 끄고, 머리카락에 불도 붙였다"고 전했다. A양은 지나가던 행인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행인이 A양을 위해 나서자 이들의 집단 괴롭힘은 멈췄다. A양의 모친은 "가해자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도망쳤다"면서 "딸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양과 가해 집단은 같은 동네에서 서로 아는 사이로 이들의 집단 괴롭힘은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가해 혐의자들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현재 진술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3-22 05:51:07경북·강원 산림이 산불로 초토화되고 있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 22년 만에 1만㏊(헥타르)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더욱더 안타까운 점은 이번 산불의 원인이 어처구니없게도 토치 방화와 담뱃불 실화 등 '인재(人災)'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 등으로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22년 만에 최악의 산불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에서 1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중 경북 북부와 강원 지역에서만 4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날 18시 기준 울진·삼척 산불의 피해지역은 1만3351㏊(울진 1만2695㏊·삼척 656㏊)로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약 1만8699배에 이른다. 산림 1만㏊ 이상 피해가 발생한 것은 역대 최대 피해로 기록된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 이후 22년 만이다. 여전히 진화가 진행 중이어서 피해면적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산불 발생지역 인근에 원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등이 위치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현재 경북 울진 한울원전은 이상 없이 가동 중에 있다. 다만 한울원전 원자로의 출력을 50%로 낮춘 상황이며 주변 살수도 이어가고 있다. 강원 삼척에서는 한국가스공사 삼척LNG생산기지 후문 1㎞ 거리까지 산불이 접근하는 아찔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토치·담뱃불…인재에 의한 산불 역대급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 이번 산불의 원인에 대해 '인재'일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강릉 옥계와 동해시 일대를 불바다로 만든 옥계 산불은 60대 방화범이 토치로 낸 불이 발단이다. 이 남성은 토치 등으로 자택과 빈집에 불을 질러 인근 산림으로 옮겨붙게 내버려 둠으로써 대형 산불의 빌미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의 어처구니없는 범행은 옥계와 동해 일대 75개 시설과 산림 1825㏊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경북 울진에서 강원 삼척으로 확산한 울진·삼척 산불의 원인은 단정할 수 없지만 담뱃불 실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불은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로 도로 옆 배수로에서 처음 시작돼 산 위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의 1만6331배에 해당하는 1만1661㏊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현재 산림 당국은 발화시간대에 차량이 발화지를 지나간 상황을 파악 중이다. 하지만 담뱃불로 말미암은 산불의 경우 명확한 원인 규명이나 원인 제공자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보호법상 산불 가해자는 최고 징역 3년 또는 300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건조한 날씨, 또 다른 산불 우려 이번 산불을 잡는다고 해도 현재의 건조한 날씨 등을 고려하면 또 다른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올 들어 발생한 산불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245건이다. 반면 지난 2020년, 2021년 같은 기간 각각 80건, 126건이 발생했다. 올 들어 유난히 산불 발생이 많은 것이다. 올해 유독 산불이 많이 발생한 것은 유례없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강수량은 6.1㎜로 평년 기록인 52.0㎜에 한참 못 미친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최저치다. 더불어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 비율이 높은 것도 이유로 제시된다. 국내 산림의 37%는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등 침엽수로 이루어져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산불에 대한 긴장감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은 "당분간 대기가 매우 건조할 전망이며 이번 주말인 오는 13일에나 전국에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2-03-06 18:3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