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범죄 예방 단체인 '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예방센터(DAPOC·답콕)'이 '대학생마약예방활동단'을 조직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답콕은 19일 국회 국회박물관에서 대학생마약예방활동단 발대식을 열었다. 답콕 및 활동단은 연말까지 고려대학교, 총신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원대학교, 전북대학교, 충남대학교, 한동대학교, 조선대학교 등 총 10개 대학에서 마약 예방교육 활동을 진행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발대식의 개회사에서 "청년층의 마약류 확산을 막는 데 있어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물심양면으로 아끼지 않겠다"며 "불과 10년 전까지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에서 '마약류 대학 연합 동아리'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에서라도 마약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국회에서도 마약류예방활동이 하나의 사회활동으로 왕성히 번져나갈 수 있도록, 청년들이 마약류에 노출돼지 않도록, 마약청정국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법제도와 정책 등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마약류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닌 정부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마약류대책협의회'를 구성해 중장기적인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발대식에서는 앞으로 활동에 대한 종합토론이 있었다. 종합토론에서는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5월에 있었던 중앙대 축제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00명 중 2명 정도가 마약류에 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순히 마약류를 접촉한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아니라 마약류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도 어떠한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지연 한국외대 학생처장(교육대학원 상담심리전공 교수)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예방교육은 대학생들에게 효과가 있지 않다"며 "경험에 기반한 예방교육 콘텐츠를 개발해야 대학생의 눈높이에 맞는다. 그들의 요구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예방교육이 효과를 가진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8-19 17:13:31마약류를 접하게 되는 20대가 늘고 있다. 은밀하게 마약류가 유통되는 유흥업소 등의 증가와 SNS 확산으로 환경적 조건이 마약류에 접근하기 쉬워졌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마약류 중독으로 치료보호기관에 입원했거나 외래 진료를 받은 이들 중 20대의 비중이 지난 2019년 10.4%에서 지난해 32.6%로 높아졌다. 반면 40대와 50대의 비중은 같은 기간 22.9%p, 10.6%p 줄었다. 이는 환경적으로 20대가 마약류를 접하기 쉬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가 중앙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마약류 투약 원인으로 '마약류 접할 기회 증가'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유흥업소 증가'와 '마약류 정보 과다' '정부의 단속 소홀' 등이 있었다. 마약류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텔레그램 등 SNS 내 마약류 정보 차단과 관련 단속 등이 먼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20대를 대상으로 마약류 중독 예방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 민간영역과 공공영역에서는 20대들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중독 예방교육에 나서고 있다. 답콕(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 예방센터·DAPCOC)은 고려대를 거점으로 한 마약류 중독 예방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해군사관학교와 대대급 군부대를 방문, 마약류 중독 예방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마약류관리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서울 시내 대학들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마약류 중독 예방교육을 할 경우 교육 과정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실무적인 지원책이 포함됐다. 다만 20대 대상 마약류 중독 예방교육은 '의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중·고등학생 등 10대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 교과과정은 교육부 등 교육당국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10대를 대상으로 의무 마약류 중독 예방교육이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20대는 처한 사정이 다르다. 전부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니고 대학 등 고등교육의 교과 과정은 교육당국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9-22 19:09:22저는 지금도 마약류 중독에서 완치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약류에 손을 댄 한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평생 마약류와 싸워야 하는 운명이 됐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우원씨(28)의 말이다. 그는 "마약류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색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씨는 "한번 마약류에 중독된 사람에게 완치는 없다"며 "당장은 마약류의 유혹에서 벗어날지 몰라도 다시금 인생에 시련이 찾아오면 마약류의 유혹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 마약류 중독자들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회복 불가' 판단에도 가족이 버팀목"전씨는 '라이브 방송 사태' 이후 지난해 3월 28일 한국에 돌아왔다. 귀국과 함께 단약을 시작했다. 전씨는 마약류를 단약하는 과정이 지옥과도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감정기복이 심해 우울증에 시달렸고, 몸의 균형이 깨져 조금만 걸어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고통이 끝날 것이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씨는 "나 스스로를 뇌가 망가져 사회복귀가 불가능한 사람이라 생각했고,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아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한 행동들이 쉽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마약류 투약으로 인한 형사적인 죄까지 더해져 더 이상 인생을 회복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지난해 3월 초 라이브 방송을 하며 약을 대량으로 삼킨 뒤 구조돼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힘들다 보니 주변 사람에게 매일매일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게 됐다고 한다. 자신의 삶에 비관적이다 보니 당연히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집에 은거하며 살았다. 사회생활을 안 하다 보니 비관적인 생각은 나날이 커져만 갔고, 우울함의 연속이었다. 전씨의 '히키코모리' 인생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은 가족이었다. 전씨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말만 하는 나를 어머니께서 이해해주고 나무라지 않고 계속 치료받고 회복할 수 있게끔 격려했다"며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을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조성남 전 원장, 남경필 대표 등이 날 살려"한 사람이 마약류의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전씨는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조력자 역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히키코모리로 있던 시절 어머니의 추천으로 이기원 온누리교회 목사를 알게 됐다. 이 목사는 내가 마약류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준 조력자"라며 "시간이 되면 나를 만나주거나 계속해서 나에게 교인을 소개해 주면서 재사회화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회복하게 해주는 등 사회에서 격리된 채 나락으로 빠지던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신을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이 목사뿐만 아니라 남경필 J&KP 대표(전 경기도지사)와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 박상규 대학을위한마약및중독예방센터(DAPCOC·답콕) 사무총장 등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전씨는 사회적으로 자신의 쓰임새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답콕에 참여하면서 예방사역에 동참하니 '나같이 실패한 인생도 사회적으로 좋은 뜻에 사용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이제껏 살면서 저지른 죄가 너무 커서 도움 될 일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 스스로를 죄악시하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내가 받은 도움 꼭 나눌 것"전씨는 이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마약류가 자신과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러 통계를 보면 한국 역시 더 이상 마약류 중독에서 안전하지 못한 사회"라며 "그런데 답콕을 통해 대외적으로 교육에 나가면 교육대상자 대다수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교육자인 나의 역량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어떻게 하면 더 진솔하게 교육 대상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앞으로 중독예방·재활에 관한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공부를 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원장으로부터 여러 지식을 교수받을 때마다 궁금증이 해소되기보다는 더 큰 궁금증에 직면하는 등 중독예방·재활 분야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조 원장의 권유에 따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자신의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나는 운이 좋게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 같은 경험은 보통의 중독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기에 이들의 믿음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마약류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7-23 18:23:20[파이낸셜뉴스] "저는 지금도 마약류 중독에서 완치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약류에 손을 댄 한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평생 마약류와 싸워야 하는 운명이 됐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전우원씨(28)의 말이다. 그는 "마약류의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색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씨는 "한번 마약류에 중독된 사람에게 완치는 없다"며 "당장은 마약류의 유혹에서 벗어날 지 몰라도 다시금 인생의 시련이 찾아오면 마약류의 유혹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 마약류 중독자들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회복 불가' 판단에도 가족이 버팀목"전씨는 '라이브 방송 사태' 이후 지난해 3월 28일 한국에 귀했다. 귀국과 함께 단약을 시작했다. 전씨는 마약류를 단약하는 과정이 지옥과도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감정기복이 심해 우울증에 시달렸고, 몸의 균형이 깨져 조금만 걸어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고통이 끝날 것이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씨는 "나 스스로를 뇌가 망가져 사회 복귀가 불가능한 사람이라 생각했고,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아 자살시도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한 행동들이 쉽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마약류 투약으로 인한 형사적인 죄까지 더해져 더이상 인생을 회복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지난해 3월 초 라이브 방송을 하며 약을 대량으로 삼킨 뒤 구조돼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심적으로나 육제척으로나 너무 힘들다 보니 주변사람에게 매일 매일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게됐다고 한다. 자신의 삶에 비관적이다 보니 당연히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 계속해서 집에 은거하며 살았다. 사회생활을 안 하다 보니 비관적인 생각은 나날이 커져만 갔고, 우울함의 연속이었다. 전씨의 '히키코모리' 인생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은 가족이었다. 전씨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말만 하는 나를 어머니께서 이해해주고 나무라지 않고 계속 치료받고 회복할 수 있게끔 격려했다"며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은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조성남 전 원장, 남경필 대표 등이 날 살려"한 사람이 마악류의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전씨는 개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조력자 역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히키코모리로 있던 시절 어머니의 추천으로 이기원 온누리교회 목사를 알게됐다. 이 목사는 내가 마약류의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준 조력자"라며 "시간이 되면 나를 만나주거나 계속해서 나에게 교인을 소개해 주면서 재사회화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회복하게 해주는 등 사회에서 격리된 채 나락으로 빠지던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자신을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이 목사뿐만 아니라 남경필 J&KP 대표(전 경기도지사)와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 박상규 대학을위한마약및중독예방센터(DAPCOC: 답콕) 사무총장 등 자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전씨는 사회적으로 자신의 쓰임새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답콕에 참여하면서 예방사역에 동참하니 '나 같이 실패한 인생도 사회적으로 좋은 뜻에 사용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이제껏 살면서 저지른 죄가 너무 커서 도움 될 일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 스스로를 죄악시하는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내가 받은 도움 꼭 나울 것"전씨는 이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한국사람들은 마약류가 자신과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여러 통계를 보면 한국 역시 더 이상 마약류의 중독에서 안전하지 못한 사회"라며 "그런데 답콕을 통해 대외적으로 교육에 나가면 교육대상자 대다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교육자인 나의 역량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어떻게 하면 보다 진솔하게 교육대상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앞으로 중독예방·재활에 관한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공부를 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원장으로부터 여러 지식을 교수받을 때마다 궁금증이 해소되기보단 더 큰 궁금증에 직면하는 등 중독예방·재활분야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조 원장의 권유에 따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자신의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나는 운이 좋게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같은 경험은 보통의 중독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기에 이들의 믿음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마약류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7-23 07:59:34"마약류로 지옥을 경험해봤죠.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저 혼자였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주변에서 손을 잡아줘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저처럼 마약류에 의존하며 도피하려는 누군가에게 저도 손을 내밀고 싶어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만난 전우원씨(28)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라이브 방송을 켜고, 마약류를 투약하는 모습을 공개해 세상을 뒤흔들었다. 현재 전씨는 약을 끊고 마약류 중독 예방활동에 나섰다. 은구(NGO)와 답콕(DAPCOC) 등의 예방단체 활동에 가면 전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전씨가 마약류의 유혹에 빠지게 된 계기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입시 전 동급생이 내민 대마초 인터뷰 내내 전씨의 표정은 진지했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을 것 같지만 삶이 녹록지는 않았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의 손자였지만 이 역시 그에게는 부담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아버지와는 거리감이 컸다고 한다. 미국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그가 살았던 지역 주민은 대다수가 백인이었던 탓에 인종차별이 만연해 있었다. 전씨는 "학창 시절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 동급생들에게 온갖 괴롭힘을 당했는데, 기숙사에서 취침할 때조차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면서 "그때마다 아버지가 그리웠지만 미국 생활 15년 동안 딱 한 번밖에 아버지를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인생에서 감수성이 가장 많았던 시기인 사춘기를 가족도 친구도 없는 채 홀로 버틴 셈이다. 대학입학시험(SAT)을 치르기 하루 전날 마약류의 유혹이 찾아왔다. 자신을 괴롭히던 백인 동급생들이 진원지였다고 한다. 전씨는 "그날 그 친구들이 저에게 모임에 참석하라고 해 이제 친구가 될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들이 모인 자리에 갈 때까지 거기서 마약류를 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모임 장소에 들어선 순간 무언가 퀴퀴한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거기서 백인 동급생 한 명이 전씨에게 대마초를 권했다. 전씨는 대마초가 무언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동급생들이 내미는 대마초에 대해 동질감을 형성시켜주는 매개체로 인지하고 받아들였다"면서 "지금은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명확히 알고 있지만 그때는 거부하기 너무 어려웠다"고 전했다. ■군에서도 금단현상 시달려 전씨는 미국 동부에 위치한 명문 사립대학교 중 하나인 뉴욕대학교(NYU)에 진학했다. 여기서도 마약류의 유혹을 피해가지 못했다. 기숙사 룸메이트가 마약류 유통책이었다고 한다. 룸메이트가 엑스터시 등을 공짜로 줄 테니 한번 해보라며 권유하기도 하는 등 마약류의 유혹이 많았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주류사회에서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마초 등 마약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전씨는 "특히 미국 사회에서는 성공적 취업 등을 위해 교내외 사교모임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마초 등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학부 1학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이 약 2년 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마약류를 끊게 됐다.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하며 단약을 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전씨는 군 생활 동안 금단증세에 시달려야 했다. 전씨는 "훈련하는데 다른 애들보다 땀을 몇 배로 많이 흘리고 몸에서 악취가 났다. 몸에서 힘이 빠져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주질 않았고, 인지능력도 저하돼 반응속도가 느려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며 "군대에 있을 동안 체력단련을 많이 하고 땀도 많이 흘리니까 약 2년 동안 자연스레 몸에서 마약류가 빠져나갈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타향살이의 외로움 더해 전씨가 다시금 마약류에 손대기 시작한 것은 학부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전씨는 학부 2학년 때부터 갖은 인턴활동을 하면서 경제자립을 위해 노력했다. 그 덕에 졸업 후 유명 회계법인에 취직할 수 있었다. 비로소 심적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매일매일 동료들과 경쟁하며 실적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타향살이의 외로움이 커진 데다 아버지와의 거리가 더 벌어지면서 끝내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한 한국계 미국인 여성과 교제하게 됐는데, 교제 상대로부터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를 추천받았다. 처음에는 반감을 품었다. 마약류에 익숙한 미국 사회에서도 LSD는 그 위험성이 강해 기피되는 약물이었기 때문이다. 전씨는 "나날이 우울증이 심해져 가는 상황에서 LSD가 가진 강한 환각작용이 처음에는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면서 "다만 마약류는 어떤 종류이든 뇌가 망가지는 부작용을 겪게 되고,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 환경 때문에 내가 마약류를 어쩔 수 없이 접했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고 싶지는 않다"면서 "다만 마약류 중독도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회복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7-09 18:36:19[파이낸셜뉴스] "마약류로 지옥을 경험해 봤죠.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저 혼자였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주변에서 손을 잡아줘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저처럼 마약류에 의존하며 도피하려는 누군가에게 저도 손을 내밀고 싶어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빌딩에서 만난 전우원씨(28)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라이브 방송을 켜고, 마약류를 투약하는 모습을 공개해 세상을 뒤흔들었다. 현재 전씨는 약을 끊고 마약류 중독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은구(NGO)와 답콕(DAPCOC) 등의 예방단체 활동에 가면 전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전씨가 마약류의 유혹에 빠지게 된 계기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입시 전 동급생이 내민 대마초인터뷰 내내 전씨의 표정은 진지했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을 것 같지만 삶이 녹록지는 않았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의 손자였지만 이 역시 그에게는 부담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아버지와는 거리감이 컸다고 한다. 미국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그가 살았던 지역은 대다수가 백인들이었던 탓에 인종차별이 만연해 있었다. 전씨는 "학창 시절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 동급생들에게 온갖 괴롭힘을 당했는데, 기숙사에서 취침할 때조차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면서 "그때마다 아버지가 그리웠지만 미국 생활 15년 동안 딱 1번만 아버지를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인생에서 감수성이 가장 많았던 시기인 사춘기를 가족도 친구도 없는 채 홀로 버틴 셈이다. 대학입학시험(SAT)을 치르기 하루 전날 마약류의 유혹이 찾아왔다. 자신을 괴롭히던 백인 동급생들이 진원지였다고 한다. 전씨는 "그날 그 친구들이 저에게 모임에 참석하라고 해 이제 친구가 될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들이 모인 자리에 갈 때까지 거기서 마약류를 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모임 장소에 들어선 순간 무언가 퀴퀴한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거기서 백인 동급생 1명이 전씨에게 대마초를 권했다. 전씨는 대마초가 무언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동급생들이 내미는 대마초에 대해 동질감을 형성시켜 주는 매개체로 인지하고 받아들였다"면서 "지금은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명확히 알고 있지만 그때는 거부하기 너무 어려웠다"고 전했다. 군에서도 금단현상 시달려전씨는 미국 동부에 위치한 명문 사립대학교 중 하나인 뉴욕대학교(NYU)에 진학했다. 여기서도 마약류의 유혹을 피해가지 못했다. 기숙사 룸메이트가 마약류 유통책이었다고 한다. 룸메이트가 엑스터시 등을 공짜로 줄 테니 한번 해보라며 권유하기도 하는 등 마약 유혹이 많았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국 주류 사회에서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마초 등 마약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전씨는 "특히 미국사회에서는 성공적 취업 등을 위해 교내외 사고모임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마초 등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학부 1학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 이 약 2년 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마약류를 끊게 됐다.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하며 단약을 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전씨는 군 생활 동안 금단증세에 시달려야 했다. 전씨는 "훈련하는데 다른 애들보다 땀을 몇 배로 많이 흘리고 몸에서 악취가 났다. 몸에서 힘이 빠져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주질 않았고, 인지능력도 저하돼 반응속도가 느려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며 "군대에 있을 동안 체력 단련을 많이 하고 땀도 많이 흘리니까 약 2년 동안 자연스레 몸에서 마약류가 빠져나갈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타향살이의 외로움 더해... 자살시도까지전씨가 다시금 마약류에 손대기 시작한 것은 학부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전씨는 학부 2학년 때부터 갖은 인턴활동을 하면서 경제자립을 위해 노력했다. 그 덕에 졸업 후 유명 회계법인에 취직할 수 있었다. 비로소 심적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매일 매일 동료들과 경쟁하며 실적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타향살이의 외로움이 커진데다 아버지와의 거리가 더 벌어지면서 끝내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한 한국계 미국인 여성과 교제하게 됐는데, 교제 상대로부터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를 추천받았다. 처음에는 반감을 품었다. 마약류에 익숙한 미국 사회에서도 LSD는 그 위험성이 강해 기피되는 약물이었기 때문이다. LSD를 처음 맛본 순간 그야말로 천국이 눈앞에 펼쳐졌다고 전씨는 말했다. 밥을 안 먹어도 몸속에서 힘이 솟았고, 손을 흔들면 그 자리에 무지개가 보였다. 벽에 걸린 그림에선 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 엘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행복'도 잠시. 곧이어 '배드트립(bad trip)'이 시작됐다. 어느날 갑자기 온 세상이 불구덩이 속 지옥으로 보인 것이다. 군장을 멘 것처럼 어깨는 무언가에 짓눌리는 기분이었고 사람들의 얼굴은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악마처럼 보였다. 이윽고 사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다. 전씨가 살면서 저질러온 사소한 죄부터 가족에 대한 결핍까지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20대 청년이 혼자 짊어지기 너무나도 버거운 것이었다. 전씨는 이윽고 살 용기를 잃었다. 전씨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켜 모든 사실을 고백한 후 죽기 위해 LSD 200알을 한입에 털어넣었다. 라이브 방송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전씨는 병원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았다. 그때부터였을까. 전씨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주변 환경 때문에 내가 마약류를 어쩔 수 없이 접했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고 싶지는 않다"면서 "다만 마약류 중독도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회복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7-09 08:23:23[파이낸셜뉴스]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28)의 근황이 전해졌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전씨가 마약 중독 예방센터에서 활동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전씨는 짧은 헤어스타일에 볼이 움푹 들어갈 만큼 살이 빠진 모습이다. 그는 'DAPCOC'라고 적힌 옷을 입고 있는데, 'DAPCOC'(답콕)는 'Drug & Addiction Prevention Center On the Campus'의 약자로, 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예방센터를 뜻한다. 대학 캠퍼스 내 마약류 범죄와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된 단체인 답콕은 고려대학교회 담임 목사인 박상규 씨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마약류 치료 분야의 일인자로 불리는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이 이 단체의 고문으로 있다. 앞서 전씨는 지난달 27, 29일 중앙대에서 열린 마약 예방 부스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이날 전씨는 재학생들을 만나 '나는 마약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하는 데 설명해 주고 도움을 줬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마용주)는 지난 4월3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보호관찰 3년과 120시간 사회봉사 활동, 80시간 약물치료 강의 수강 명령 등도 함께 명령했다. 전씨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미국에 거주하며 LSD·대마·엑스터시 등을 상습 투약하고, 마약상에게 2만5000~105만 원을 건네며 LSD·케타민 등을 여러 차례 구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10 08:36:04"대학생들의 마약류 중독이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대학생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마약류가 퍼져 있다. 대학생 스스로가 마약류의 유혹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만난 박상규 답콕(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 예방센터·DAPCOC) 사무총장의 말이다. 답콕은 고려대를 거점으로 하는 마약류 중독 예방운동 단체다. 박 사무총장은 고려대학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마약류 치료 분야의 일인자로 불리는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이 이 단체의 고문으로 있다. 박 사무총장이 답콕 설립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8월이었다. 그는 "당시 캠퍼스를 돌아다니다가 마약류 파티를 연다는 내용의 A4용지 크기 전단지가 캠퍼스 곳곳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이 대학교를 거점으로 하는 마약류 유통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돼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마약류 파티 초대장 나붙은 캠퍼스박 사무총장은 기자에게 대검찰청에서 발간한 '마약류 월간동향'을 들이밀었다.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만7611명인데 이 중 20대의 비율이 전체의 30.3%인 8368명이다. 박 사무총장은 "10대 마약류 사범의 증가세가 높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약류 사범 중 20대 비중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제일 높다"면서 "한국의 높은 대학 진학률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20대 상당수가 대학 캠퍼스를 거쳐 갈 수밖에 없으므로 대학 캠퍼스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수율이란 범죄를 저질렀지만 검거·적발되지 않은 비율을 의미한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2019년에 발표한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 연구'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은 28.6배다. 박 사무총장은 "박 교수의 연구에 기반한다면 한국 20대의 마약류 중독자는 약 23만9325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기록된 20대 인구가 619만7486명인 점을 고려하면 20대의 100명 중 4명은 마약류에 중독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이 마약류을 접하는 계기는 과거엔 주로 해외였다. 유학을 가거나 교환학생 등 해외 경험이 일상화되면서 한국 대학생들이 마약류에 노출되는 일이 잦았다. 이제는 국내에도 비대면 마약 유통이 쉬워져 지역적 경계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박 사무총장은 "해외 유학을 통해 마약을 접하는 한국 학생들은 현지에서 마약류 판매책으로 일하거나 마약류를 소비하는 학생에게서 권유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제 시대가 변화했다. 세계적으로 마약류가 유행하는데 한국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마약류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현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답콕에서는 현재 20대 청년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20여명은 정기적으로 매주 금요일 저녁에 모여 2시간씩 마약류 예방 활동을 한다. 30분은 마약류에 대한 정보를 교육받고, 이렇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30분간 서로 토론한다. 그 뒤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연극과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며 지식을 체화한다. 이 같은 대내활동뿐만 아니라 대외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예컨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배우 차인표씨 등이 중심이 돼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출범한 마약류 예방·치유단체 '은구(NGU)'의 사무국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동작구 보건소와 함께 마약류 예방교육 활동에도 참여했다. ■"청소년·청년을 아우르는 마약류 예방운동 단체로 도약할 것"박 사무총장은 마약류 예방운동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공감으로 꼽았다. 박 사무총장은 "마약류 중독 예방을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란 반응을 보인다. 우리 사회,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마약류가 가까이 와 있고 노출돼 있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마약류 사범에 대한 통계는 있을지언정 마약류 중독 실태조사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한국 사회가 마약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답콕은 마약류의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를 한국 사회에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그는 "앞서 언급했듯 답콕이 대외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도 마약류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라며 "대학생들은 문화적 수준과 기호가 다양하다. 마음을 열 수 있는 세밀한 교육 콘텐츠를 갖추고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영상 콘텐츠와 콘서트 등 문화 형태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답콕은 앞으로 고려대 캠퍼스를 넘어 청소년 청년을 아우르는 마약류 예방운동 단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박 사무총장은 "올해 안에 주요 대학 10개 정도에 답콕 지부를 설치해 고려대를 넘어 다양한 학교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운동단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또 이렇게 활동하는 답콕 회원들을 훈련해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예방교육을 할 수 있다면 청소년에게 진로멘토와 마약류 예방 전도사 두 가지 메리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류 범죄에서 처벌도 중요하고 재활도 중요하지만, 예방 역시 이들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마약류에 한번 빠지게 되면 투약자 당사자의 인생뿐만 아니라 투약자의 가정 자체가 파괴된다. 그렇기에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사회 구성원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5-28 18:39:33[파이낸셜뉴스] "대학생들의 마약류 중독이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대학생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마약류가 퍼져있다. 대학생 스스로가 마약류의 유혹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만난 박상규 '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 예방센터(DAPCOC: 답콕)' 사무총장의 말이다. 답콕은 고려대를 거점으로 하는 마약류 중독 예방운동 단체다. 박 사무총장은 고려대학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마약류 치료 분야의 일인자로 불리는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이 이 단체의 고문으로 있다. 박 사무총장이 답콕 설립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8월이었다. 그는 "당시 캠퍼스를 돌아다니다가 마약류 파티를 연다는 내용의 A4용지 크기의 전단지가 캠퍼스 곳곳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이 대학교를 거점으로 하는 마약류 유통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돼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마약류 파티 초대장 나붙은 대학 캠퍼스박 사무총장은 기자에게 대검찰청에서 발간한 '마약류 월간동향'을 들이밀었다.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만7611명인데 이 중 20대의 비율이 전체의 30.3%인 8368명이다. 박 사무총장은 "10대 마약류 사범의 증가세가 높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약류 사범 중 20대의 비중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제일 높다"면서 "한국의 높은 대학 진학률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20대 상당수가 대학 캠퍼스를 거쳐 갈 수밖에 없으므로 대학 캠퍼스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수율이란 범죄를 저질렀지만 검거·적발되지 않은 사례의 비율을 의미한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2019년에 발표한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 연구'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은 28.6배다. 박 사무총장은 "박 교수의 연구에 기반한다면 한국 20대의 마약류 중독자는 약 23만9325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기록된 20대 인구가 619만7486명인 점을 고려하면 20대의 100명 중 4명은 마약류에 중독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이 마약류을 접하는 계기는 과거엔 주로 해외였다. 유학을 가거나 교환학생 등 해외 경험이 일상화 되면서 한국 대학생들이 마약류에 노출되는 일이 잦았다. 이제는 국내에도 비대면 마약 유통이 쉬워져 지역적 경계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박 사무총장은 "해외 유학을 통해 마약을 접하는 한국 학생들은 현지에서 마약류 판매책으로 일하거나 마약류를 소비하는 학생들에게서 권유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제 시대가 변화했다 세계적으로 마약류가 유행하는데 한국만 우물안 개구리처럼 마약류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현 시대에 맞지 않는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답콕에서는 현재 20대 청년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20여명은 정기적으로 매주 금요일 저녁에 모여 2시간씩 마약류 예방 활동을 진행한다. 30분은 마약류에 대한 정보를 교육받고, 이렇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30분간 서로 토론한다. 그 뒤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연극과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며 지식을 체화한다. 이같은 대내활동뿐만 아니라 대외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예컨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배우 차인표씨 등이 중심이 돼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출범한 마약류 예방·치유단체 '은구(NGU)'의 사무국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동작구 보건소와 함께 마약류 예방교육 활동에도 참여했다. "청소년·청년을 아우르는 마약류 예방운동 단체로 도약할 것"박 사무총장은 마약류 예방운동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공감으로 꼽았다. 박 사무총장은 "마약류 중독 예방을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란 반응을 보인다. 우리 사회,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마약류가 가까이 와 있고 노출돼 있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마약류 사범에 대한 통계는 있을지언정 마약류 중독 실태조사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한국사회가 마약류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답콕은 마약류의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를 한국사회에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그는 "앞서 언급하였듯 답콕이 대외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도 마약류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라며 "대학생들은 문화적 수준과 기호가 다양하다. 마음을 열 수 있는 세밀한 교육 콘텐츠를 갖추고 접근해야 하기 위해 영상 콘텐츠와 콘서트 등 문화 형태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답콕은 앞으로 고려대 캠퍼스를 넘어 청소년 청년을 아우르는 마약류 예방운동 단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박 사무총장은 "올해 안에 주요 대학 10개 정도에 답콕 지부를 설치해 고려대를 넘어 다양한 학교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운동단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또 이렇게 활동하는 답콕 회원들을 훈련해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예방교육을 할 수 있다면 청소년들에게 진로 멘토와 마약류 예방 전도사 두 가지 메리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류 범죄에서 처벌도 중요하고 재활도 중요하지만, 예방 역시 이들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마약류에 한 번 빠지게 되면 투약자 당사자의 인생뿐만 아니라 투약자의 가정 자체가 파괴된다. 그렇기에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사회 구성원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는 데 돕고 싶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5-28 11:2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