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전기차 산업이 차세대 기술 혁명으로 각광 받으면서 전기차 간판만 내걸어도 투자금이 몰리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업계 전문가들은 성과와 상관 없이 향후 진출 소문만으로도 돈이 모인다며 2000년대 ‘닷컴 버블’과 비슷한 거품을 걱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전기차 기업에 투자금이 쏠릴 뿐만 아니라 합병 목적으로 명목상 만든 기업이 전기차 업체를 산다는 발표만 해도 돈방석에 앉는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에 의하면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시가 총액만큼은 8101억61000만달러(약 906조4891억원)에 이른다. 해당 금액은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의 시총을 합친 금액보다 7배나 많다. 미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와 로드스타운은 아직까지 어떠한 제품도 내놓지 못했지만 두 기업의 가치를 합하면 40억달러가 넘는다. 가장 최근 전기차 거품을 일으키는 거인은 IT업계의 지존인 애플이다. 애플 역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2024년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 알려지면서 협업업체인 현대기아차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타이탄'이라는 프로젝트를 꾸려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 구글의 '웨이모'와 맞서려 했다. 애플은 2015년부터 일반 상용차에 자율주행 센서를 장착해 시험 주행을 진행했고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7년 6월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차 사업 진출을 공식 인정했다. 당시 미 언론들은 애플이 직접 자동차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기술 부족으로 완성차 대신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지난해 12월 보도에서 애플이 다시 완성차 개발로 선회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현대차 그룹과 협업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기업들은 그나마 실체라도 있는 기업이다. WSJ에 의하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처칠캐피털Ⅳ(CCIV) 주가는 10달러를 살짝 웃돌다 지난 1월 11일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모터스와 합병을 논의 중이라는보도가 나오자마자 15달러로 50% 급등했다. 스팩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투자자들은 우선 돈을 모아 스팩을 만들어 상장한 다음 자금 모집 당시 목표로 밝힌 실제 기업을 기한 내에 합병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복잡한 절차 없이 비상장 우량기업을 손쉽게 상장기업으로 만들 수 있고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긴다. CCIV는 앞서 지난해 12월 디지털 위성방송업체 디렉TV에 합병을 제안했다. 당시 CCIV 주가는 0.6% 상승에 그쳤다. 미 시장조사업체 스팩인사이더닷컴에 따르면 CCIV의 주가는 올해 들어 220% 이상 올라 합병 발표 전 역대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스팩으로 기록되었다. 루시드모터스는 디렉TV와 달리 제 2의 테슬라로 불리는 유망한 전기차 업체다. WSJ는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이 투자자들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CCIV 관련 투자자들은 지난달 합병설이 처음 보도되자 양사 임원들의 전용기 일정을 확인하고 직접 공항에 가서 사진까지 찍는 등 합병 증거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그러나 관계자는 WSJ를 통해 양사가 아직 대화중이며 아직 합병이 임박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투자은행에서 닷컴기업들의 상장 업무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에릭슨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금 상황은 매우 거품이 낀 상태”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기차 열풍이 나쁘게 끝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문제는 시기와 방식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우회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수소전기차 기업 니콜라의 경우 테슬라의 최대 적수로 떠오르며 GM과 협업 계약까지 맺었다. 니콜라는 상장 당시 생산한 자동차가 단 1대도 없었으나 같은달 장중 시가총액이 300억달러를 넘겨 포드자동차를 추월했다. 니콜라 주가는 같은해 9월 니콜라의 생산 능력이 거짓이라는 폭로가 나오면서 폭락하기 시작했고 창업자가 경영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GM과 계약 결렬 등으로 계속 떨어졌다. 지난해 6월 79.73달러까지 올랐던 니콜라 주가는 3일 기준 24.43달러에 머물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2-04 13:49:47국내외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의 노동시장은 물론 소비도 둔화되고 있다. 경기순환 사이클에서 경기침체 국면을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상존한다. 지난 5일 국내외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외려 증대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버블'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고,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에 파이낸셜뉴스 노동일 주필이 22일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 임태섭 성균관대 교수와 만나 산적한 여러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파이낸셜뉴스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주최한 '자본시장 전망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놓고 "투자자들의 저항이 있을 것이다" "이익이 나는 곳에 세금을 받아야 한다"며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노동일 파이낸셜뉴스 주필, 임태섭 성균관대 교수,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왼쪽부터)가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미국 경제를 포함해 전체적인 세계 경제상황은.▲임태섭 성균관대 교수=단기 변동성을 제외하고 6~12개월 앞을 내다본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전 세계 경기는 둔화 국면이다. 미국 경기가 소프트랜딩이 가능할지 혹은 하드랜딩으로 갈지, 경기침체가 이어질지는 시기적으로 판단하기 이르다. 그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은 매달 나오는 데이터에 따라 심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이에 따라 소비도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은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 이때 우리가 생각해야 할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 혹은 경기 성장률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과정 속에서도 경기순환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는 국면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즉 '경기 사이클의 하방 국면이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라고 본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은 인플레이션 완화 시점과 맞물려 있다. 그래서 전 세계가 금리인하 이슈를 트리거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고용시장이 아주 좋다가 천천히 내려가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완화되고 있어 매크로 지표는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기업의 이익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얼마나 빠르게 내리면서 소프트랜딩을 이끌어가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금리인하이다. 향후 연준 금리인하 방향은. ▲임 교수=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미 정책 오류를 심각하게 범했다. 지난 2021년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질 때 이게 일시적 트랜지스터라고 얘기하면서 금리인상 시기를 늦췄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오류를 다시 범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연준 입장에서는 천천히 가는 게 소위 말해 신중하다(Prudent)고 생각할 것이다. 즉 정책의 오류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게 연준의 가장 큰 원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만약 '빅컷'이 나오면 오히려 시장은 나쁜 뉴스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연준이 경기 펀더멘털이 그만큼 나쁘다는 걸 인식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은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노동시장이 급격히 냉각되지 않는다고 했을 때 기준금리 25bp(1bp=0.01%p) 내리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 대표=연준이 빅컷을 하든 25bp 인하를 하든, 시장은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알고 있는 건 위험이 아니다. 몰랐을 때 나타나는 게 불안이다. 또 하나는 경기가 나빠서 금리인하를 하면 시장은 '유동성이 좋아지니까 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할 것이다. 하지만 곧 시장에서는 '얼마나 경기가 나쁘면 금리를 낮췄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금리인상을 할 때도 '이제 경기가 좋아서 양적 축소를 하는구나' 했지만 '이제 유동성 장세가 끝날까' 하는 우려를 할 것이다. 즉 금리 인상과 인하가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지만 3~6개월의 시차가 지나면 시장에서 이미 다 흡수가 될 것이다. ―주식시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국내 주식시장이 우상향을 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은. ▲김 대표=올해 미국, 일본, 인도 등 많은 국가가 사상 최고 주가를 나타냈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했다. 먼저 주가는 기업의 이익을 따라간다. 국내의 경우 반도체 및 관련 산업, 자동차산업이 합쳐서 전체 영업이익의 35~40%를 차지한다. 근데 반도체가 미국 신(新)반도체 기술에 뒤처지고 적자를 보면서 다른 나라 상황과는 다르게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하지 않았나 판단한다. 즉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이익이 다른 국가에 비해 약했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또 하나는 부동산, 금리, 환율 등이 변수로 엮여 있는 국내 자본시장의 특징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금투세 시행을 어떻게 생각하나. ▲김 대표=시행이 된다면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금투세의 세금 요율이 어떻게 정해질지는 모르지만 안 내도 됐던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하면 투자자들의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이다. ▲임 교수=금투세는 개념적으로는 도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투세는 결국 전근대적인 세법을 현대화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서 거래세를 낸다는 것은 (투자자의) 이익이 나건, 안 나건 내가 거래하는데 세금을 내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전근대적 세법의 일종이다. 이익이 나는 곳에 세금을 받는 게 명쾌하게 자본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손익 상계도 가능하다. 포트폴리오 개념으로 봤을 때 투자자가 오는 12월에 여태까지 봤던 손실을 실현하고,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것도 일종의 포트폴리오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세금에 관한 계획도 가능해진다고 본다. 다만 시행규칙 혹은 시행령과 관한 부분은 더 자세하게 논의가 돼야 시장에 대한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세율을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중요하다. 세율을 5000만원까지 감면해준다 이런 건 의미가 없다. 점진적으로 어떻게 높여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임 교수는 주식시장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그 의미는. ▲임 교수=연준이 이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다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엔 캐리 트레이드는 계속 청산될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도 변동성이 굉장히 확대됐었는데 이는 '쓰나미'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쓰나미는 파동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번 밀려온다. 첫 번째 파동에서 누가 휩쓸려서 익사했을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 그렇게 큰 사고는 나지 않았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계속될 것이다. 변동성이 낮아지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에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AI가 가장 큰 관심도를 갖고 있다. 과잉투자의 문제도 지적할 수 있겠다. 특히 엔비디아 같은 경우 가격 어닝으로 보면 닷컴버블 시기보다 굉장히 낮다고 얘기한다. (AI 관련해서) 누가 돈을 벌고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시장이 이미 2·4분기 실적부터 관심을 높이기 시작했다. 내년쯤이면 이게 돈이 되는지에 대한 문제를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를 어떻게 생각하나. ▲김 대표=지난 2008년 리먼사태 이후로 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면서 경제를 부양한다고 과잉적으로 유동성을 풀었다. 그래서 여러 정책을 스텝 바이 스텝으로 풀어냈다. 나중에는 이제 미국의 개별 기업의 회사채까지 사주는 정책을 쓰는데 1년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점점 경기가 나아졌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정상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는 사이클에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터지면서 유동성을 풀었다. 과도한 유동성이 풀림으로써 전 세계 부동산 주가는 지금 올라가 있는 상태다. 그사이에 기업들, 특히 이제 M7(미국의 7대 빅테크) 기업들은 과거에 비해 굉장히 많은 실적호전을 보여줬다. 굉장히 많이 비싸진 건 사실이긴 하나 멀티플을 계산해 보면 과거에 비해서 그렇게 주가수익비율(PER)이 높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팬데믹 상태라든가 그런 금융위기까지 가지 않는다면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생성형 AI는 과거의 여러 기술과는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다. 그래서 지금 수익이 적더라도 더 높은 멀티플을 주는 거에 대해서는 심한 버블이라고 걱정하지는 않는다. ▲임 교수=밸류에이션을 가리키는 측면에서 AI기업들과 특히 AI에 관한 투자를 열심히 하는 플랫폼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나오지 않는다. 밸류에이션이 전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당히 의문스럽다. 처음 시기이기 때문에 기술력에 대한 과대평가 국면에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AI의 문제는 첫 번째 AI를 구축하는 데 돈이 많이 든다. AI가 대체하려는 기술보다 AI를 유지하는 게 돈이 더 많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AI에 들어가는 IP 데이터의 퀄리티가 문제다. 지금 속도로 IP 데이터를 넣는다고 한다면 인풋 데이터가 조만간에 모자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결과물이 과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다. 지금은 AI를 갖고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생산성을 급격히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적절한 응용기술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투자하는 회사들도 그 응용기술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김현정 기자
2024-08-22 18:20:28[파이낸셜뉴스] 최근 반도체 종목이 조정을 받으며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 거품론'이 시기상조라는 진단이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AI 거품론은 AI 시장 본격 개화 전에 시기상조로 판단된다”며 “우려에 따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은 견조한 실적 전망을 고려할 때 실체가 없던 닷컴버블과 차원이 달라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전 세계 점유율의 97%를 차지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39% 성장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선두업체가 없는 추론(Inference)용 AI 반도체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플롯폼 등이 자체 AI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이용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DRAM) 역시 내년 4·4분기까지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생산능력을 늘리기가 빡빡해졌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D램이 탑재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은 온디바이스 AI 적용이 확대되면서 기존보다 메모리 탑재량이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추론 영역으로 확대되는 AI 시장도 D램 공급 부족을 심화할 요인”이라고 했다. 수요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7조600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 이후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역시 2018년 하반기 이후 최대인 16조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8-16 14:46:18미국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서학개미들도 '폭락장 이후'의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에 나타난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마무리되고,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믿을맨' 빅테크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다시 빅테크의 시간 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5186.33까지 떨어졌다가 12일에는 5344.39으로 올라섰다. 한화투자증권 강재구 연구원은 "심각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점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밀한 대응, 높아진 금리인하 가능성 등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복세는 기술주 중심으로 이뤄졌다. 나스닥지수가 3.61%,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는 평균 4.10% 오르며 S&P500 상승 폭(3.05%)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러셀2000지수의 등락률(1.04%)을 크게 앞섰다. KB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팩터별 성과에서는 성장과 사이즈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지난주 조정 폭의 대부분을 회복한 성장주와 달리, 중소형주의 조정은 지속되고 있다. 급격한 경기 침체 우려는 누그러졌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은 여전해 중소형주의 투자심리가 유의미하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재구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남아있을 수 있으나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존 주도주 등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엔비디아·애플, 여전히 매력적" 큰 폭의 조정을 겪었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5일 100.45달러에서 12일 109.02달러로 8.53% 뛰었다. '인공지능(AI) 버블'에 대한 논란이 과도했다는 의견에 힘이 길리면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NH투자증권 임지용 연구원도 "수익화에 대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 AI는 버블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AI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은 막대한 자본, 매우 낮은 자본비용, 대규모 고객과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닷컴버블' 시기의 투자 사이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향후 1~2년 안에 킬러앱 출시, AI 수익화에 대한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AI의 수익성 문제가 제기된 이상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월가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헤지펀드 거물'로 불리는 사토리펀드의 창립자 댄 나일스는 "단순히 인공지능(AI)을 언급하는 것 만으로 주가를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M7 가운데 AI와 관련도가 가장 낮은 애플과 반대로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메타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실제로 지난 4분기 동안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이 늘어난 기업은 두 곳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전력 인프라와 전력 에너지 업종도 AI의 대안주이자 수혜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전력 인프라, 전력 에너지 관련 업종은 경기방어적 성격을 지니고, AI 수혜주의 위치도 공고하다"며 "반대로 경기 둔화 국면에서 경기민감주, 특히 소비재의 경우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8-13 18:11:28[파이낸셜뉴스] 미국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서학개미들도 '폭락장 이후'의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에 나타난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마무리되고,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믿을맨' 빅테크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다시 빅테크의 시간 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5186.33까지 떨어졌다가 12일에는 5344.39으로 올라섰다. 한화투자증권 강재구 연구원은 "심각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점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밀한 대응, 높아진 금리인하 가능성 등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복세는 기술주 중심으로 이뤄졌다. 나스닥지수가 3.61%,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는 평균 4.10% 오르며 S&P500 상승 폭(3.05%)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러셀2000지수의 등락률(1.04%)을 크게 앞섰다. KB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팩터별 성과에서는 성장과 사이즈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지난주 조정 폭의 대부분을 회복한 성장주와 달리, 중소형주의 조정은 지속되고 있다. 급격한 경기 침체 우려는 누그러졌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은 여전해 중소형주의 투자심리가 유의미하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재구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남아있을 수 있으나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기존 주도주 등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엔비디아·애플, 여전히 매력적" 큰 폭의 조정을 겪었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5일 100.45달러에서 12일 109.02달러로 8.53% 뛰었다. '인공지능(AI) 버블'에 대한 논란이 과도했다는 의견에 힘이 길리면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NH투자증권 임지용 연구원도 "수익화에 대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 AI는 버블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AI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은 막대한 자본, 매우 낮은 자본비용, 대규모 고객과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닷컴버블' 시기의 투자 사이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향후 1~2년 안에 킬러앱 출시, AI 수익화에 대한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AI의 수익성 문제가 제기된 이상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월가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헤지펀드 거물'로 불리는 사토리펀드의 창립자 댄 나일스는 "단순히 인공지능(AI)을 언급하는 것 만으로 주가를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M7 가운데 AI와 관련도가 가장 낮은 애플과 반대로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메타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실제로 지난 4분기 동안 주당순이익(EPS)과 매출이 늘어난 기업은 두 곳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전력 인프라와 전력 에너지 업종도 AI의 대안주이자 수혜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전력 인프라, 전력 에너지 관련 업종은 경기방어적 성격을 지니고, AI 수혜주의 위치도 공고하다"며 "반대로 경기 둔화 국면에서 경기민감주, 특히 소비재의 경우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OBJECT0#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8-13 13:17:30[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매수추천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10.3% 하락한 7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08년 10월 24일 금융위기 시기에 13.6% 폭락한 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다음날인 6일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코스피 상승률인 3%대에 못 미치는 1.54%에 그치며 7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대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경기침체와 중동전쟁 우려 속에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인 블랙웰 출시 지연 우려 때문"이라면서도 "경기침체가 없다는 가정하에 삼성전자 주가는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24년간(2000~2024년) 삼성전자 주가가 10% 이상 급락한 7차례의 경우 이후 3개월 주가는 평균 22%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어제와 같은 주가 급락은 이례적이고 또 과도하다"며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의 AI 열풍이 닷컴 버블 때와 비슷하다고 판단하는 듯하지만, 펀더멘털이 견조했던 닷컴 버블 초기의 삼성전자 주가 급락(2000.04.17 -12%)은 이후 한 달간 25% 반등(4거래일간 +10%)하며 되돌림 됐던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주가 급락 원인을 '엔비디아의 블랙웰 출시 지연', '경제 지표 둔화', 기타 수급적인 이슈 등에서 찾고 있지만 이러한 이슈들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탈과 큰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올 하반기(2H24) 삼성전자의 실적은 매출액 166조 원과 영업이익 31조 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고부가 제품(HBM3, HBM3e)의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범용 D램의 가격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12만원을 유지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향 HBM3e의 양산 퀄에 성공할 경우, HBM 전환에 따른 공급 부족이 하반기 범용 D램의 추가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음도 염두에 둬야만 한다"며 "범용 D램의 가격 상승과 HBM3e 시장 진입이 삼성전자 주가의 반등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07 05:28:15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최악의 하루를 맞이했다. 드러난 악재보다 시장이 더욱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증권가도 반등을 확신하기보다 신중하게 향방을 가늠하는 분위기다. 과도한 낙폭으로 밸류에이션은 저점에 다다른 가운데 반전의 실마리는 추가 경제지표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최악의 하루'… 증권가도 '신중'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기존 2650~3150에서 2400~2950으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둔화 공포가 드리운 가운데 중동 확전 가능성과 미국 대선 등 지정학 이벤트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이유다. 이날 국내 증시가 무섭게 급락하면서 증권사들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향방을 가늠하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며 '패닉' 상태를 보였다. 지난 금융위기나 닷컴버블, 코로나 팬데믹 수준의 낙폭을 뛰어넘었다. 증권가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와 경기 침체 공포,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등의 악재로 이같은 폭락은 과도하다 평가하면서도 반등을 위해서는 추가 경제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14일 발표될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부터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 등의 지표를 보면서 반전을 시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FICC리서치부장은 "경기 침체 공포가 수급 악화로 이어지며 시장이 파랗게 물들었다"며 "공포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언제 꺾일지 등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주와 다음주에 발표되는 경제 지표 결과들을 확인하면서 변화의 트리거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 수준은 웬만한 악재를 다 반영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시기"라며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팬데믹으로 돌아간 코스피 밸류 연이은 폭락으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질대로 낮아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를 밑돌았다. 지난 2022년 7월 수준으로 극도의 저평가 수준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코스피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낙폭이라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6월 말 281원에서 지난 2일 303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정이 과하다고 판단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의 밸류에이션 상황이 과거 사례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선행 PER이 9배를 하회했던 시기는 금융위기(2008년), 유럽 재정위기(2012~2014년), 미중 무역분쟁(2018년), 코로나 팬데믹(2020년), 고강도 긴축(2022년) 등 위기가 발생했던 소수의 사례에 불과했다. 특히 당시에는 코스피 선행 영업이익이 급격한 하락 추세로 접어드는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황은 공포 심리가 지나치게 드리워졌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선행 PER은 코로나 팬데믹이었던 2020년 3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경기 침체, AI 버블 등 투자자들의 우려를 이해하더라도 팬데믹 위기 때와 유사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짚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8-05 18:18:41[파이낸셜뉴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 증시가 최악의 하루를 맞이했다. 드러난 악재보다 시장이 더욱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증권가도 반등을 확신하기보다 신중하게 향방을 가늠하는 분위기다. 과도한 낙폭으로 밸류에이션은 저점에 다다른 가운데 반전의 실마리는 추가 경제지표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 '최악의 하루'...증권가도 '신중'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기존 2650~3150에서 2400~2950으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둔화 공포가 드리운 가운데 중동 확전 가능성과 미국 대선 등 지정학 이벤트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이유다. 이날 국내 증시가 무섭게 급락하면서 증권사들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향방을 가늠하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며 '패닉' 상태를 보였다. 지난 금융위기나 닷컴버블, 코로나 팬데믹 수준의 낙폭을 뛰어넘었다. 증권가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와 경기 침체 공포,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등의 악재로 이같은 폭락은 과도하다 평가하면서도 반등을 위해서는 추가 경제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14일 발표될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부터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 등의 지표를 보면서 반전을 시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FICC리서치부장은 "경기 침체 공포가 수급 악화로 이어지며 시장이 파랗게 물들었다"며 "공포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언제 꺾일지 등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주와 다음주에 발표되는 경제 지표 결과들을 확인하면서 변화의 트리거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 수준은 웬만한 악재를 다 반영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시기"라며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 팬데믹으로 돌아간 코스피 밸류 연이은 폭락으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질대로 낮아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를 밑돌았다. 지난 2022년 7월 수준으로 극도의 저평가 수준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코스피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낙폭이라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6월 말 281원에서 지난 2일 303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정이 과하다고 판단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의 밸류에이션 상황이 과거 사례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선행 PER이 9배를 하회했던 시기는 금융위기(2008년), 유럽 재정위기(2012~2014년), 미중 무역분쟁(2018년), 코로나 팬데믹(2020년), 고강도 긴축(2022년) 등 위기가 발생했던 소수의 사례에 불과했다. 특히 당시에는 코스피 선행 영업이익이 급격한 하락 추세로 접어드는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황은 공포 심리가 지나치게 드리워졌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선행 PER은 코로나 팬데믹이었던 2020년 3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경기 침체, AI 버블 등 투자자들의 우려를 이해하더라도 팬데믹 위기 때와 유사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짚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08-05 16:38:34미국증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자 일각에서 '고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강세장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묻지마 투자'보다는 시장의 시그널을 민감하게 바라볼 때"라고 조언한다. ■"美 증시는 대세 상승장" 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증시는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5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90% 오른 1만8352.7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4% 상승한 5567.19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각각 24.29%, 17.38% 오른 수치다. 하지만 '지금이 고점'이라며 뉴욕증시가 폭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연구원은 "시장의 폭이 좁고, 모멘텀이 약화되는 위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S&P500이 이번 여름 1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도 "미국경제가 올해 또는 2025년 초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S&P500이 현재보다 30% 가량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라며 일정 부분 공감을 나타냈다. 키움증권 김승혁 연구원은 "최근 미국증시의 상승 속도가 주춤하고 있어 단기 변동성 확대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투자증권도 "3·4분기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상승세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대세 상승장 가운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서정훈 글로벌주식팀장은 "글로벌 전반에서 인공지능(AI) 투자에 공감대가 확산되고, IT기업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와 개인까지 AI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붐'이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제2의 닷컴버블'이 올 수 있다는 위기론에도 모두 선을 그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닷컴버블을 주도했던 시스코시스템즈와 AI 붐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5년간의 주가 흐름이 비슷해 위기론이 유행하기도 했다. KB증권 김일혁 수석연구위원은 "IT버블 당시에는 IT산업의 성장 기대감에 유동성도 확대되면서 주가 멀티플이 크게 상승했지만 지금 뉴욕증시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이익'이 실제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주가 멀티플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승혁 연구원도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대표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70배로 높은 수치인 것은 맞지만 정점에 200배를 기록하던 닷컴 대표 기업들과 비교하면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과잉공급·투자 조심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조심해야 할 시그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조정장의 시그널로 판단해야 할 것은 '과잉 투자'와 '과잉 공급'이다. 서정훈 팀장은 "수많은 투자에도 AI 서비스를 통한 수익화가 지연된다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수익성이 유지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수욱 연구원도 "과잉투자, 과잉공급 우려의 시작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과잉공급의 첫 번째 신호는 독점 기업의 할인판매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가격을 인하한다는 소식은 엔비디아 차익실현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금리인하'는 하반기 증시에서 주요 변수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황 연구원은 "2023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금리는 우상향 추세여서 올해 증시에서 금리가 직접적인 추세 변수는 아니다. 현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빅테크가 금리에 둔감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경기 연착륙'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 팀장은 "금리인하 그 자체는 증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인이지만 그 원인이 경기의 빠른 둔화에 기반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것은 경기 전반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빠른 물가 하락은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사전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김일혁 수석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민주당에서 유력 후보가 나오고 대선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경우 증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빅테크의 투자 증가가 둔화되면서 AI 성장 기대가 약해지면 하락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송경재 기자
2024-07-07 18:14:47[파이낸셜뉴스] 미국증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자 일각에서 '고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강세장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묻지마 투자'보다는 시장의 시그널을 민감하게 바라볼 때"라고 조언한다. ■"쉬워갈 수 있어도...美 증시는 대세 상승장" 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증시는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5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90% 오른 1만8352.7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4% 상승한 5567.19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각각 24.29%, 17.38% 오른 수치다. 하지만 '지금이 고점'이라며 뉴욕증시가 폭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연구원은 “시장의 폭이 좁고, 모멘텀이 약화되는 위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S&P500이 이번 여름 1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도 "미국경제가 올해 또는 2025년 초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S&P500이 현재보다 30% 가량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라며 일정 부분 공감을 나타냈다. 키움증권 김승혁 연구원은 "최근 미국증시의 상승 속도가 주춤하고 있어 단기 변동성 확대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투자증권도 "3·4분기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상승세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메리츠증권 황수욱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대세 상승장 가운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서정훈 글로벌주식팀장은 "글로벌 전반에서 인공지능(AI) 투자에 공감대가 확산되고, IT기업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와 개인까지 AI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AI 붐'이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제2의 닷컴버블'이 올 수 있다는 위기론에도 모두 선을 그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닷컴버블을 주도했던 시스코시스템즈와 AI 붐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5년간의 주가 흐름이 비슷해 위기론이 유행하기도 했다. KB증권 김일혁 수석연구위원은 "IT버블 당시에는 IT산업의 성장 기대감에 유동성도 확대되면서 주가 멀티플이 크게 상승했지만 지금 뉴욕증시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이익'이 실제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주가 멀티플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승혁 연구원도 "엔비디아를 포함한 AI 대표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70배로 높은 수치인 것은 맞지만 정점에 200배를 기록하던 닷컴 대표 기업들과 비교하면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불확실성 늘 있어...'과잉공급·투자' 조심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조심해야 할 시그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조정장의 시그널로 판단해야 할 것은 '과잉 투자'와 '과잉 공급'이다. 서정훈 팀장은 "수많은 투자에도 AI 서비스를 통한 수익화가 지연된다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수익성이 유지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수욱 연구원도 "과잉투자, 과잉공급 우려의 시작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과잉공급의 첫 번째 신호는 독점 기업의 할인판매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가격을 인하한다는 소식은 엔비디아 차익실현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금리인하'는 하반기 증시에서 주요 변수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황 연구원은 "2023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 금리는 우상향 추세여서 올해 증시에서 금리가 직접적인 추세 변수는 아니다. 현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빅테크가 금리에 둔감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경기 연착륙'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 팀장은 "금리인하 그 자체는 증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인이지만 그 원인이 경기의 빠른 둔화에 기반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것은 경기 전반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빠른 물가 하락은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사전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김일혁 수석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민주당에서 유력 후보가 나오고 대선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경우 증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빅테크의 투자 증가가 둔화되면서 AI 성장 기대가 약해지면 하락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송경재 기자
2024-07-07 15: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