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27)의 카투사 복무 당시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했던 당직병사 현모 씨가 추 장관과 서 씨 측 변호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 씨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6일 입장문을 내고 “현 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한 추 장관과 서 씨의 법률대리인 현근택 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청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현 씨는 단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실체적 진실을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객관적 사실은 무시한 채 오직 자기확증 편향을 가진 집단과 개인들이 한 젊은 청년을 국민적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수사 결과 발표가 있기 전 불완전하거나 오염된 정보로 인해 현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다”면서도 “수사 결과 등 확정적·객관적 증거를 통해 현 씨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이후에는 현 씨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최소한의 유감표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또 김 소장은 “SNS를 통해 상식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욕설과 모욕적 표현을 한 약 800여 명도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현 씨의 실명을 거론하고 ‘단독범’이라고 지칭했던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당사자에게 사과해 고소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현 씨 측은 추 장관과 황 의원이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사과가 없을 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과한 표현으로 마음의 상처가 된 부분에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현 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일부 언론인에 대해서는 별도 고소를 하지 않고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하여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2020-10-07 06:59:03[파이낸셜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카투사 복무 당시 ‘황제휴가’ 논란을 제기했던 당직병사 현 모씨의 조력자인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추 장관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동부지검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29일 김 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직사병이 서 씨에게 전화통화했다는 것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의 얘기는 새빨간 거짓이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은 이날 ‘법무부 장관 아들 병가 관련 의혹 고발 사건’ 공보자료를 통해 서 씨가 휴가 당시 현 씨의 복귀 요청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 씨는 통화 직후 보좌관 A씨에게 정기 휴가 연장 처리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수사 결과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당시 당직병사의 말이 거짓이었다는 사람들은 반드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사과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검찰 수사로 사실로 밝혀진 사실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시면, 그 당사자가 누구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명예훼손 고소 등 끝까지 그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황희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 등은 방송과 SNS,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현 씨의 주장을 적극 반박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이 허위진술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제보자인 사병이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억측을 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언급했다. 김 소장은 “(이들의) 거짓이 거짓임을 녹취록을 통해 입증하겠다. 제가 그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감수하겠다”며 “진실로 무장한 잃을게 없는 사람한테 정치와 권력을 들이대지 말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해군 소령이던 2009년 군내 납품 비리를 고발한 공익제보자다. 그는 이후 사실상 군에 등떠밀려 전역한 뒤 2018년 대북확성기 납품 비리를 신고해 진상을 밝혀내기도 했다. joonhykim@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2020-09-29 07:12:21[파이낸셜뉴스] "잘생긴 할아버지가 어딨어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김포의 해병부대 부속 어린이집을 방문했을 때 한 어린이의 이 같은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 대표는 이날 설 연휴를 앞두고 해병대 2사단 1여단을 격려차 방문한 뒤, 해병부대 부속 청룡어린이집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 관계자들은 어린이집 관계자와 담화를 마친 후, 요청에 따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이때 어린이집 관계자가 "잘생긴 할아버지"라며 아이들을 안내하자, 한 아이가 이 대표를 지나치며 대뜸 물었다. "잘생긴 할아버지가 어딨어요?"..이 아이의 말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어린이집 관계자가 이 대표를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 있잖아"라고 말했지만, 이 아이는 "잘생긴 할아버지가 어디있어요?"라며 다시 한번 묻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웃으며 "아저씹니다. 아저씨"라고 답했다. 이후 이 대표는 아이들과 함께 앉아 "머리 하트" 등을 외치며 사진 촬영을 이어갔다. 이때 어린이집 관계자가 "얘들아 할아버지 사랑해요!"라고 외치자, 이 대표는 "잠깐만요. 교정해 주세요. 할아버지 아닙니다. 아저씨. 이재명 아저씨"라고 재차 말해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한편 민주당은 청룡어린이집 앞에서 총선 5호 공약으로 장병 처우 개선을 내걸었다. 공약에는 예비군 동원훈련 기간을 1년 단축하는 내용과 병사에 대한 이동통신 요금할인 비율을 20%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당직근무비 인상, 초급 간부의 영외 거주가 가능하도록 전·월세 이자 지원 확대 등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앞서 방문한 해병대에서 장병들을 만나 "군 장병이 국가를 위해 치르는 시간에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라며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것을 잊지 않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챙기겠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25 07:26:54[파이낸셜뉴스] 내년 병장 월급이 올해보다 25만원 오른 125만원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29일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방 전체 예산은 올해보다 4.5% 증가한 59조5885억원으로 편성돼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우선 내년엔 올해 100만원인 병장 월급은 25만원이 증액돼 125만원이 된다.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내일준비지원금도 월 최대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돼 이를 포함하면 사실상 병장 월급이 165만원으로 인상되는 셈이다. 상병 월급은 내일준비지원금을 제외한 내년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일병 월급은 68만원에서 80만원, 이병 월급은 60만원에서 64만원으로 각각 오른다. 정부는 오는 2025년엔 병장 월급을 205만원(월급 150만원·지원금 55만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병역의무 이행에 합당한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예산은 내일준비지원금 및 병사 월급 지급을 위해 올해 3조4843억원에서 내년 4조2705억원으로 늘어난다. 장병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거시설 유지보수비는 올해 1999억원에서 내년 4196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또 97억원을 투입해 상용구급차 116대를 확보함으로써 군 의료 역량을 강화하고, 전 장병에 플리스형 스웨터 보급에 67억원, 얼음정수기 보급에 48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한편 병사 봉급 인상에 맞춰 단기복무 장교·부사관에게 지급하는 장려금도 장교는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부사관은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상된다. 올해까지 주택수당은 직·간접 주거지원을 받지 않는 3년 이상 근무 간부에게만 지급했으나, 내년부터는 3년 미만 근무 간부에게도 지급키로 했다. 병사 봉급 인상과 맞물려 초급 간부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고려해 훈련 시 간부의 영내급식 비용도 개인 부담에서 국가 일부 지원으로 바꾸며, 향후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초급간부의 당직 근무비를 평일 기준 1만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 논의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8-29 13:49:35[파이낸셜뉴스] 후배에게 지속적으로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고 초과근무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여군이 전역 처분을 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행정1-1부(이현석 부장판사)는 A 전 중사가 낸 정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여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A 전 중사는 3년 전인 2020년 육군 모 사단에서 근무할 당시 1년 7개월 동안 25차례 늦게 출근했다. A 전 중사는 심부름을 후배 여군 부사관들에게 시키기도 했다. "퇴근길에 쓰레기봉투 좀" 카톡 날린 여중사 그는 2020년 12월 B하사에게 "퇴근하고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쓰레기봉투 좀 사다 줄 수 있냐"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에도 A 전 중사는 B하사에게 PX에서 음료수를 사다 달라거나 성과상여금 서류를 대신 써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C하사는 A 전 중사의 청렴 교육 문제를 대신 풀어줬고, 차량에서 짐을 옮길 때도 불려 갔다. 이듬해 1월 A 전 중사는 두 후배 하사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근무자를 묻고는 C하사에게 "내 집(독신자 숙소)에 가서 (술)상 좀 대충 치워달라"고 말했다. 당시 선배 부사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던 C하사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뒤 A 전 중사의 숙소에 가서 혼자 술상을 치웠다. 이후 A 전 중사는 상황실 근무 때 2시간가량 자리를 비우거나 초과근무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도 적발됐다. 여단장은 2021년 12월 근무지 이탈금지 의무와 성실의무 위반으로 A 전 중사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계를 받은 A 전 중사는 현역 부적합 심사에 넘겨져 전역 처분을 받았고, 곧바로 여단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의 근거가 된 정직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심부름 아닌 부탁이었다" 호소했지만... 전역 처분 A 전 중사는 "(지각의) 근거가 된 위병소 출입 기록은 잘못 작성돼 믿기 어렵다"며 "물건을 사다 달라고 한 행위는 심부름이 아니라 부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신자 숙소를 치워달라고 한 날은 당직 근무가 예정돼 있었다"며 "전날 같이 마신 술상을 간단히 치워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출근하기 위해 부대 위병소에 도착하면 병사가 신원을 확인한 뒤 보고하고 지휘 통제실 근무자가 출입 시간을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이라며 "시간 오류가 생길 여지가 적다"고 했다. 이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후배들에게 대신하게 했고 심지어 물건 구매와 술상 치우기 등 사적 심부름도 시켰다"며 "나중에 자신의 숙소에 가서 해도 되는데도 후배에게 술상을 치우라고 시킨 행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받은 정직 3개월은 육군 규정인 징계양정 기준에 부합한다"며 "원고의 비위는 군부대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기를 저하하는 행위여서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7-19 08:39:24[파이낸셜뉴스] 휴가 나온 군인에게 미터기 요금보다 3배 비싼 금액을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부대로 다시 유턴해 당직사령에게 병사를 험담한 택시기사의 행동이 비난을 사고 있다. 8800원 나왔는데 "기름값도 안나와, 3만원 줘"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가 나온 군인을 부대로 돌려보낸 택시기사'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강원도 인제군 한 부대의 군인이라고 소개하며, 이날 개인콜택시를 이용하면서 겪었던 사연을 풀어냈다. 당시 A씨는 해당 택시를 탄 후 8800원치 거리를 이동했다고 한다. 이때 기사는 "이 정도 거리면 돈도 안 된다. 기름값도 안 나온다"라며 3만원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택시기사에게 "이건 좀 아니지 않냐. 불법 아니냐"라고 따졌고, 기사는 A씨의 이름을 한 노트에 적은 뒤 "너희 당직사령이랑 포대장한테 보고해야겠다. 교육 좀 받아야겠다"라며 쏘아붙였다. 거부하자 부대로 되돌아가 한바탕 난리 A씨는 해당 택시기사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을 태운 채 부대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후 당직사령을 불러내 한바탕 난리를 쳤다는 것. A씨는 "(택시기사는) 군대 시스템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군인 신분을 이용해 한 두 번 사기 친 솜씨가 아닌 것 같다"라며 "다른 사람은 피해 안 보시길 바란다"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말도 안 되는 행동이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듯", "불매가 답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운수종사자(택시기사)가 부당한 운임 또는 요금을 받을 경우 △1차 위반 시 과태료 20만원 및 경고 △2차 위반 시 과태료 40만원 및 택시운전자격 정지 30일(병과) △3차 위반 시 과태료 60만원 및 택시운전자격 취소(병과)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운송사업자의 경우 △1차 위반 시 사업일부정지 60일 △2차 위반 시 감차 명령 △3차 위반 시 사업 면허 취소 등 처분을 받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7-13 06:49:49[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의 비(妃)는 효의왕후였다. 효의왕후는 사람들을 대할 때 어질고 너그러우면서 품성이 착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참을성이 있었으며 인내심 또한 강했다. 1762년, 왕실에서는 이산(정조의 이름)과 김시묵의 여식을 세손빈으로 간택한 후 가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세손빈은 갑자기 두창(痘瘡)을 앓게 되었다. 두창은 요즘의 천연두다. 당시의 나이는 10세였다. 당시 두창에 걸리면 많이들 죽고 죽지 않더라도 얼굴에 심한 상처를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세손빈의 두창은 다행스럽게도 가볍게 와서 한 달여 만에 쾌차가 되었다. 문제는 세손빈에게 어떤 연유에선지 때가 되어도 월사(月事)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후사(後嗣)를 보지 못하니 자못 심각한 문제다. 월사(月事)는 여성의 월경을 말하고, 후사(後嗣)란 대를 잇는 자식이란 의미다. 그러나 이미 가례를 했기에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고, 1776년 음력 4월 27일, 정조가 즉위를 하면서 세손빈은 효의왕후라는 칭호로 왕비가 되었다. 효의왕후는 당시 24세였다. 정조가 왕이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많은 노론벽파의 중상모략으로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정조의 곁에는 홍국영이란 신하가 있었다. 홍국영은 4년 전부터 정조가 동궁일 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조가 왕이 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정적들을 제거함으로써 정조의 신임을 얻었다. 그래서 정조가 즉위하자마자 승정원 동부승지에 임명되었다. 당시 홍국영의 나이는 단지 29세였다. 홍국영은 머리가 명석했고 야망이 있었다. 그는 곳곳에 심복들을 심어 놓아서 이미 효의왕후가 월사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안 이후부터 자신의 친인척을 통해서 왕손을 이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궁중의 법도 상 음력 5월 5일 단오절에는 약원(藥院)에서 항상 왕과 왕비의 진헌물로 제호탕을 만들어 올려왔다. 제호탕은 매년 단오절에 왕과 왕비, 왕대비에게 봉진(封進)되었고, 왕의 명에 따라서 여러 각신(閣臣)과 기로소(耆老所), 종묘제례를 맡아 하는 신하들에게도 전달했다. 각신(閣臣)은 규장각의 신하들이고 기로소(耆老所)는 연로한 고위 문신들의 친목 및 예우를 위해 설치한 관서다. 따라서 어느 정도 벼슬이 있었다면 제호탕을 받을 수 있었다. 왕에게 제호탕을 하사받았다는 것은 권위와 권력이 있다는 상징이었다. 평장(平章)이나 승상(丞相) 정도의 벼슬 정도가 되면 여름날 길을 나설 때면 왕에게서 하사받은 제호탕을 허리에 차고 다니면서 필요 시에 수시로 복용을 했다. 따라서 만약 당시 제호탕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면 꽤 높은 벼슬임을 알 수 있었다. 제호탕은 더위를 먹어 생긴 열을 풀고 번갈(煩渴)을 멎게 하는 처방으로 오매육, 초과, 사인, 백단향을 가루내서 꿀과 섞은 후에 졸여서 사기그릇에 담아두었다가 찬물에 타서 먹는 처방이다. 일명 궁궐의 여름철 보양음료인 것이다. 1776년 정조가 즉위한 해의 단오절에도 제호탕을 만들어 올렸다. 홍국영은 당시 부제조였다. 부제조는 승지가 겸임했기 때문에 동부승지였던 홍국영은 자연스럽게 부제조가 된 것이다. 도제조, 제조, 부제조는 내의원 업무도 관장하고 있었다. 내의원에서는 제호탕을 만들어 올리는 일에 온 정성을 기울이고 신경을 많이 썼다. 예전에도 제호탕에 들어가는 약청(藥淸)에 가짜 꿀을 섞어서 어의가 처벌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 모든 책임은 도제조, 제조, 부제조에게 있었다. 홍국영은 당시 도제조 김양택과 제조 서명선에게 “올해부터 단오절에 제호탕을 봉진하는 일은 제가 도맡아서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김양택과 서명선은 부제조가 실무자이니 당연하다고 여겨 “그렇게 하시게나. 대신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네.”라고 했다. 겉에서 보기에도 부제조 홍국영이 제호탕 봉진업무를 맡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었다. 효의왕후가 거처하는 중전(中殿)의 상궁은 “마마, 항상 단오절이면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중전에도 전해왔었습니다. 오늘이 단오절이니, 올여름은 제호탕으로 시원하게 넘기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감축드리옵니다.”라고 일렀다. 효의왕후는 첫 제호탕을 기다렸다. 그러나 저녁 수라를 먹을 때가 되어도 제호탕이 오지 않았다. 매년 단오절이면 항상 전달되었다던 제호탕이 오질 않으니 이상했다. 효의왕후는 내의원으로 상궁을 보내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보도록 했다. 상궁은 내의원에 도착해서 “왕비마마의 제호탕은 어찌 된 것인가? 매년 중전으로 봉진되던 제호탕이 올해는 감감 무소식이니 말이네.”라고 물었다. 내의원 당직 의원은 명단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효의왕후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중전이 명단에 없는 것이다. 당직의원은 당연히 있어야 할 이름이 빠진 것에 어리둥절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상궁은 중전마마가 명단에 없다고 하면서 그 연유를 확인해서 관련자를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고했다. 그러나 효의왕후는 “아니네,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네. 자네는 일을 크게 만들지 말게나.”라고 일렀다. 중전은 누군가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지만 참았다. 효의왕후는 그 해 여름을 무척 덥게 지냈다. 다음 해, 1778년 정조 2년 음력 5월 2일. 정조의 왕대비인 정순황후는 “불행하게도 중전에게 병이 있어서 후사를 볼 가망이 없게 되었다.”고 하면서 후궁을 들이라는 명을 내렸다. 홍국영은 이때다 싶어 자신의 여동생 홍빈(洪嬪)을 후궁으로 입궁시킬 궁리를 했다. 궁에는 비밀이란게 없었기에 홍국영이 자신의 누이를 후궁으로 들이고자 한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효의왕후는 후궁을 들인다는 사실에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심이 컸고 그 비참함은 이를 데 없었다. 그러나 어쩌랴. 자신의 문제 때문에 후궁을 들인다니 말이다. 분하고 원통해서 잠을 이루지 못한 날들이 이어졌지만, 그녀는 결코 속 마음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며칠 후 음력 5월 5일, 단오절이 되자 작년과 마찬가지로 내의원을 통해서 궁궐의 곳곳에 제호탕이 봉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도 여전히 효의왕후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 음력 6월 13일, 홍빈은 13세의 나이에 후궁으로 책봉이 되었다. 후궁에 대한 예후는 도를 넘었고 모든 격식에 있어서 파격 그 자체였다. 심지어 왕비가 건재함에도 불구하고 후궁의 이름에 으뜸원(元) 자를 써서 빈호를 원빈(元嬪)으로 칭했다. 때는 한여름으로 날은 무척이나 더웠다. 곁으로는 차분한 척했지만, 심화(心火)가 들끓었다. 상궁이 어디서 구해 왔는지 제호탕을 시원한 냉수에 타서 올렸지만, 효의왕후는 마시지 않았다. 원빈은 후궁으로 책봉된 후 효의왕후에게 인사를 올리기를 청했다. 그러나 효의왕후는 더위를 핑계로 며칠 동안이나 거절했다. 다음 해, 1779년 정조 3년 음력 5월 5일, 효의왕후는 그해 단오절에도 제호탕을 받지 못했다. 효의왕후는 상궁에게 “올해는 제호탕 맛을 볼 수 있을 줄 알았건만. 나의 심장은 지금 물 밖으로 뛰쳐나온 물고기가 팔딱거리듯이 두근거려 마음을 진정하기 어렵네.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라고 한숨을 쉬면서 자신의 손바닥을 벌렁거리는 가슴에 대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자신의 속마음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던 중전이 이런 말을 하다니, 상궁은 깜짝 놀랐다. 그런데 이틀 후 음력 5월 7일, 가례를 올린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원빈 홍씨가 급사했다. 원빈 홍씨가 어떤 연유로 급사했는지 아는 이가 없었다. 병사(病死)라는 말들도 떠돌았지만, 14세의 나이에 병사는 이해할 수 없었다. 홍국영은 이를 효의왕후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중전의 나인들을 혹독하게 문초를 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중전의 소행이라고 고하는 이들이 없었고, 아주 하찮은 증거조차도 없었기 때문에 원빈의 죽음은 미궁에 빠졌다. 홍국영은 여전히 중전이 저지른 일로 굳게 믿었다. 그래서 이듬해 효의왕후를 독살하기 위해서 독약을 탄 음식을 왕비전에 넣었다가 발각되어 역명(逆名)을 입게 되었다. 홍국영은 결국 축출당해 향리로 내려와 칩거하다가 33세의 젊은 나이에 병을 얻어 사망했다. 1800년, 정조가 승하하자 많은 신하들이 홍국영의 여죄를 다시 묻기 시작했다. 특히 정조 즉위년부터 단오절에 효의왕후에게 절기 진헌물인 제호탕을 올리지 않고 중전을 핍박한 사실까지 드러나자, 신하들은 ‘홍국영은 잔악할 뿐만 아니라 옹졸하기까지 했구나.’라고 하면서 혀를 내둘렀다. 제호탕이 뭐길래! 만약 홍국영이 단오절에 효의왕후에게 제호탕을 올렸다면 그날들의 역사는 바뀌었을까? * 제목의 ○○○은 제호탕(醍醐湯)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 조선왕조실록> 正祖 7年 癸卯. 1783年 1月 15日. 逆賊國榮, 以不奪不厭之心, 逞至妖至憯之計. 중략. 逆謀至及於坤闈, 爲臣子忍發此說? (정조 7년 계묘년, 1783년 음력 1월 15일. 역적 홍국영이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지극히 요망하고 지극히 무자비한 꾀를 부렸다. 중략. 중전까지 죽이려고 역모하였으니 신하로서 어찌 차마 이 말을 끄집어낼 수 있겠는가?) 正祖 21年 丁巳. 1797年 5月 3日. 內醫院提調沈煥之啓言: “每年端午, 封進醍醐湯于各殿宮, 而中宮殿無封進之例, 取考謄錄, 先朝乙未以前封進, 而丙申以後闕封. 請自今年, 依舊例封進.” 允之. (정조 21년 정사년, 1797년 음력 5월 3일. 내의원 제조 심환지가 아뢰기를, “매년 단오에 각 전궁에 제호탕을 봉진하는데, 중궁전에는 봉진한 사례가 없기에 등록을 가져다 상고하니 선조 을미년 1775년 이전에는 봉진하였는데, 병신년 1776년 이후로는 빠졌습니다. 금년부터는 구례대로 봉진하도록 하소서.”라고 하니 윤허하였다.) 純祖 1年 辛酉. 1801年 5月 22日. 政院啓言: “因備局草記, 丙申年中宮殿進上醍醐湯闕封藥院三提調, 捧現告, 議定其罪事, 允下矣. 其時都提調金陽澤, 提調徐命善, 副提調洪國榮, 自本院考出現告以來, 故捧入矣.” / 5月 25日. 噫! 諸賊之眼無國母, 恣行胸臆, 危逼之逆節,憯毒之凶計, 暗相綢繆, 罔有紀極. 主張者榮賊, 而陽,善焉承望, 指揮者榮賊, 而民始焉和應. 至於丙申節獻之闕封, 己亥宮女之逮訊, 而倫綱之斁敗, 無餘地矣. 處在保護之任, 而端陽之例供, 肆然廢停, 共坐深嚴之地, 而宮人之拷掠, 期於誣服. (순조 1년 신유. 음력 5월 22일. 정원에서 아뢰기를, “비국의 초기로 인하여 병신년, 1776 정조 즉위년. 중궁전에 진상할 제호탕을 궐봉했던 약원의 세 제조는 현고를 받아들여 그 죄를 의정하라는 일을 윤하하셨습니다. 그 당시 도제조는 김양택이었고, 제조는 서명선이었으며, 부제조는 홍국영이었음을 본원에서 상고해 내어 현고해 왔으므로 받아들였습니다.”라고 하였다. / 음력 5월 25일. 아! 여러 역적들이 국모는 안중에 없이 제 마음대로 자행하며 위핍하는 역절과 참혹한 흉계를 암암리에 서로 주무한 바가 한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주장한 자는 역적 홍국영이었는데 김양택과 서명선이 받들었고, 지휘한 자는 홍국영이었는데 정민시가 화응하였습니다. 병신년 절헌의 궐봉과 기해년에 궁녀를 체포해 신문한 데에 이르러서는 윤강이 여지없이 멸절되었습니다. 보호해야 하는 직임에 있으면서 단오의 으레 공상하던 것을 멋대로 폐지하였으며, 심엄한 곳에 함께 앉아서는 궁녀를 고문하여 기어코 무복하게 하였습니다.) 仁祖 26年 戊子, 1648年 6月 16日. 藥房提調趙絅, 啓曰, 日者伏聞, 以醍醐湯雜以假淸劑, 不如法之故, 監劑御醫被勘云, 臣待罪藥房, 已有年矣. 凡監捧藥材及藥淸, 臣之職也. 只於監劑之日, 適以呈告, 副提調臣南銑代行, 則材料之不擇, 藥淸之不精, 无非臣昏謬不察之失, 不勝惶恐悚汗之至, 伏罪待罪. 傳曰, 知道. 勿待罪. (인조 26년 무자, 1648년 6월 16일. 약방 제조 조경이 아뢰기를, “일전에 삼가 들으니, 제호탕에 가짜 꿀을 섞어서 법식대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조제를 감독한 어의가 처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신은 약방의 직임을 맡은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약재와 약청을 감봉하는 일은 모두 신의 직무입니다. 단지 조제를 감독하는 날에 마침 정고하여 부제조 남선이 대행하였으니, 재료를 제대로 선택하지 못하고 약청을 정하게 마련하지 못한 것은 모두 신이 혼미하여 제대로 살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땀이 날 정도로 너무나 황공한 마음을 견딜 수 없어 땅에 엎드려 대죄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알았다. 대죄하지 말라.”라고 하였다.) < 동의보감> 醍醐湯. 解暑熱, 止煩渴. 烏梅肉(另末) 一斤, 草果 一兩, 縮砂ㆍ白檀香 各五錢, (煉)蜜 五斤. 右細末, 入蜜微沸攪勻, 磁器盛, 冷水調服. (더위를 먹어 생긴 열을 풀고 번갈을 멎게 한다. 따로 가루낸 오매육 1근, 초과 1냥, 사인ㆍ백단향 각 5돈, 졸인 꿀 5근. 이 약들을 곱게 가루내고 꿀을 넣어 약간 끓이면서 고르게 저은 것을 사기그릇에 담아두었다가 찬물에 타서 먹는다.) < 의방유취> 經驗秘方. 中暑. 醍醐湯. 消食助脾, 解暑止渴, 有益無損. 湖廣平章丞相大人, 每遇三夏, 預備此湯, 名曰醍醐, 隨行將帶, 或用沸湯, 或用冰水, 任意調用. (경험비방. 중서증. 제호탕. 소화시키며 비장을 돕고 더위를 물리치며 갈증을 그치게 한다. 도움만 있지 손해는 없다. 호광의 평장이나 승상대부는 매년 삼복에 이 탕을 미리 준비했으니 이름하여 제호다. 다닐 때 장차 허리에 차고 다니다가, 혹은 끓여서 먹거나 얼음물에 따 먹거나 임의용지한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06-07 11:12:28[파이낸셜뉴스] 공군 전투비행단 병사들이 여성 상관들을 장기간 성희롱하는 노트를 작성해 온 사건에 대해 추가 폭로가 나왔다. 공군의 '계집파일'을 발견하고 상부에 처음 보고한 A씨가 성희롱 발견 경위를 비롯해 여성 간부들을 성희롱한 추가 자료에 대해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밝혔다. 당직자 인수인계용 장부에 일부기간만 삭제 인터뷰에 따르면 A씨가 성희롱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3월이었다. A씨는 '신송노트'라는 파일이 일부 기간에만 삭제된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명 '계집파일'을 발견했다. 신송노트는 일종의 당직자 인수인계용 장부로, 교대로 당직 상황 등을 정리해두는 파일이다. 당직 때 병사들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컴퓨터에 보관되어 있다. A씨는 "(신송노트가) 원래는 매 연도마다 삭제되는 것 없이 전부 다 보존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21년도 11월부터 해당 기간 신송노트가 존재하지 않았다”라며 "친한 선임 병사가 비어 있는 기간의 파일을 보여줬는데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봤다"라고 말했다. 여성 간부를 '아가씨'라 비유.. 피해자만 8명 지난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9개월간의 신송노트에는 여성 간부들의 이름과 사진, 휴대전화 번호, 직책, 소속 등과 함께 외모를 평가하며 집단 성희롱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피해자들의 사진과 연락처 등은 공군 내부망에서 빼온 것이다. A씨는 자신이 기억하는 피해자만 8명이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자가 있으리라 추측했다. 그는 "'계집파일’ 속에는 짧은 치마를 입거나 노출이 심한 무대 의상을 입은 아이돌의 몸과 여간부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부터 간부 사진 위에 그림판으로 낙서를 해놓은 사진까지 있었다고 한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신송노트 내용을 보면 ‘아가씨’라거나 이런 것에 비유를 했으니까 어떤 지저분한 의도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몇몇 사악함의 문제 아닌 군 문화의 문제" A씨는 해당 내용을 상부에 보고했지만 “내용이 심각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일단 주된 가해자로 보이는 사람이 이미 전역한 병사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징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했다. 이어 “간부들이 사악한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니라 군대 문화가 폭력을 덜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런 걸 정말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몇 명의 사람들이 사악했기 때문이다’라고 정리되는 게 아니라, 사회의 어떤 모습이나 군대의 문화, 이런 것들이 결국 바뀌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공군은 신고를 받고도 보고를 지연한 간부 3명을 징계 입건하고, 관련자 조사에 착수했다. 또 신송노트를 작성한 것으로 신고된 전역 병사 1명은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2일 민간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26 11:22:21[파이낸셜뉴스] 공군 한 전투비행단 병사들이 여성 상관을 성희롱하고 모욕한 정황이 확인돼 군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공군에 따르면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 전투비행단 당직대에서 병사들이 인수인계 대장에 여군 간부들의 이름과 사진을 붙여두고 성희롱한 것으로 파악됐다. 6명으로 구성된 당직대 병사들은 전용 컴퓨터의 인수인계 대장 한글파일에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저급한 글을 썼다. 여성 상관에 대해 “계집”, “레이싱걸같이 생겼다”고 모욕하는가 하면 “강간하고 싶다”는 글도 남겼다. 부대 간부들은 올해 3월 신고를 접수해 이러한 내용을 파악했으나 즉각 조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신고자에게 문제의 파일을 삭제하도록 회유했으며 대대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언론 취재가 있은 뒤인 지난 11일 보고 체계에 있던 간부 2명을 징계 입건했으며, 이어 19일 해당 병사들을 민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앞서 한겨레는 공군 전투비행단에서 병사들이 당직자 인수인계로 쓰이는 ‘신송노트’를 이용해 여군 간부들의 이름, 사진, 휴대전화 번호, 직책, 소속 등을 올려놓고 성희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성희롱 가해자들은 현재 모두 전역해 민간인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2021년쯤 부적절한 업무인계 노트를 작성한 것으로 신고된 전역 병사에 대해서는 민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면서 “신고받고 보고를 지연한 해당 부대 간부는 징계 입건했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22 20:55:21[파이낸셜뉴스] 11일 국방부는 병사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을 아침 점호 이후~오후 9시로 늘릴 가능성을 놓고 올해 7~12월까지 6개월간 전체 병사의 20%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확대 시행한다고 전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병사의 휴대전화 사용 가능 시간이 평일 기준 하루 3시간에서 4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군은 현재 병사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을 평일엔 일과 후인 오후 6∼9시, 휴일은 오전 8시 30분∼오후 9시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22년 6~12월까지 휴대전화 소지시간 확대 범위를 판단하고, 임무수행과 보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각 군별 2~3개 부대를 대상으로 최소형, 중간형, 자율형 등 다양한 유형을 시범운영한 바 있다. 국방부는 시범운영을 통해 아침점호 이후부터 밤 9시까지 소지하는 '중간형'이 병사들의 복무여건 개선뿐만 아니라 초급간부들의 부대·병력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형'을 시행할 경우 임무수행과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휴대전화 소지·사용 제한 기준을 구체화하고, 위반 시 제재기준을 강화하는 등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보완대책에는 경계근무, 당직근무, 대규모 교육훈련 시 휴대전화 소지 제한 등이 포함됐다. '최소형'은 기존 사용 시간에 '아침점호 이후∼오전 8시 30분'이 추가됐고, 자율형은 24시간 사용이 가능한 방식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시범운영이 전체 병사의 5% 수준만을 대상으로 했고 △'중간형' 적용기간이 2개월에 불과하며 △보완대책을 실제로 적용·검증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에 대상 부대를 다양화해 '중간형' 시범운영을 6개월간 추가 시행하면서 "문제점을 식별하고 보완대책의 실효성을 확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현재 일부 군에서 제한적으로 활용 중인 병력관리 앱도 "전 군에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 앱을 병영생활 및 병력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병 휴대전화 사용 관련 매뉴얼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도 올 7월부터 모든 신병교육기관에서 주말·공휴일에 1시간씩 사용할 수 있도록 시범운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병 휴대전화 소지시간 확대를 통해 장병 소통여건과 복무여건을 개선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군 본연의 임무수행과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신중하게 검토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7월부터 모든 신병교육기관에서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시범운영을 확대한다"며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이 심리적 안정 및 가족과의 소통에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 군인화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5-11 13:5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