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대관식은 완벽했고, 깔끔했다.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빛 스매시를 내리꽂았다. 대한민국 선수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건 28년 만이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배드민턴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까지 맞췄다.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은 5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중국)를 상대로 2-0(21-13, 21-16) 승리를 거뒀다. 안세영은 지난해 8월 1일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래 현재까지 53주 연속으로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안세영은 1번 시드로 8강에 직행한 뒤 천적으로 불린 야마구치 아카네(일본·6위)를 8강에서 꺾은 뒤 4강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8위)에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이어 카롤리나 마린(스페인·4위)의 기권으로 결승에 진출한 허빙자오까지 격파하며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땄다. 생애 처음이었던 2020 도쿄 대회에선 천위페이(중국·2위)에게 져 8강에서 탈락했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올림픽 단식 종목 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이다. 복식을 포함해도 2008년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후 한국 배드민턴에서 16년 만에 나오는 금빛 스매시다. 또 배드민턴이 1992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의 7번째 금메달이다. 경기 초반은 약간 불안했다. 초반부터 허빙자오에게 공격을 허용하면서 3-5까지 뒤처지기도 했다. 하지만 안세영의 현란한 헤어핀, 드롭샷, 하이클리어, 그리고 양 코너로 들어가는 날카로운 스매싱이 어우러지며 순식간에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첫번째 리드를 잡아내는 순간이었다. 안세영의 가장 큰 장점은 그물망 같은 수비력과 체력이다. 안세영은 허빙자오의 드롭샷과 푸시 공격을 모조리 받아내며 상대의 범실을 유도했고 결국 21-13으로 첫 세트를 가져왔다. 두번째 게임도 안세영의 페이스로 진행됐다. 안세영의 끈질긴 수비에 상대는 기가 질렸다. 계속 범실이 나오며 5-2까지 앞서 나갔다. 게임 중반 허빙자오가 추격에 나서며 경기는 12-11로 다시 팽팽하게 바뀌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빠르게 네트 앞을 점령하며 한 타이밍 빠른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아나갔고 어느새 점수는 19-14로 바뀌었다. 남아있는 점수는 단 두 점. 안세영은 특유의 드롭샷과 헤어핀으로 상대를 휘저으며 금메달을 완성시켰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에서 최정상을 차지하면서 배드민턴 그랜드슬램도 이룩했다. 그랜드슬램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절대 1강'을 구축한 안세영은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탄탄대로를 달릴 전망이다. 2002년 2월생인 안세영은 앞으로 기량을 끌어올리고 전성기를 유지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여자 단식 세계랭킹 20위 이내에서 안세영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안세영은 지난 2019년 18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톱10에 들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8-05 21:21:34[파이낸셜뉴스] 경기는 치러봐야 한다. 언제나 이변이 나올 수 있는 것이 배드민턴이다. 하지만 안세영의 그랜드슬램 대관식을 위한 무대는 충분히 마련되었다. 안세영의 결승 상대가 허빙자오(중국·9위)로 결정되었다. 예상치 못한 상대였다. 허빙자오는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4위)과 4강 전을 가졌다. 그런데 마린은 1세트를 허빙자오로부터 빼앗았고, 2세트도 앞서고 있었다. 1세트를 21-14로 크게 이긴 뒤 2게임에서도 10-7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경기 중간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심각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무릎 부상을 당한 것이다. 마린은 결승 진출을 위해 압박 붕대를 차고 경기장에 들어섰지만, 허빙자오의 스매시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고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서 눈물을 흘렸다. 기권이 선언되는 순간이었다. 사실, 가장 큰 호재는 마린보다는 천위페이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안세영은 3년 전 도쿄올림픽 1회전에서 천위페이에 졌다. 여세를 몰아 천위페이는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도 천위페이는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안세영에 이어 세계 2위 였고, 올해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안세영을 누르고 정상에도 올랐다. 하지만 천위페이가 8강전에서 덜미를 잡혔다. 1살 위인 팀 동료이자 세계 9위 허빙자오에 패했다. 천위페이는 0 대 2(16-21 17-21) 완패를 안으며 2연패가 무산됐다. 안세영으로서는 벼르고 있었던 도쿄올림픽 설욕전의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와 통산 8승 12패로 열세다. 모든 선수 중에서 유일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안세영은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 결승에서 모두 천위페이를 꺾으며 2관왕에 올랐다. 다만 개인전 결승 당시 입은 오른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올해 천위페이에 1승 1패를 거두는 등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천위페이의 탈락으로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결승 상대인 허빙자오의 상대 전적은 8승 5패로, 안세영이 확실한 우위에 있다. 항저우 AG에서도 안세영은 허빙자오를 꺾은 바 있다. 안세영은 해당 결승전을 승리할경우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 재패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한, 수지 수산티를 꺾고 정상에 오른 방수현 이후 28년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하게 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4 18:56:04[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2번은 당하지 않겠습니다” 한국 선수단의 굳은 각오였다. 그리고 문동주의 대한민국 에이스 대관식이 열렸다. 문동주의 불꽃투가 항저우 하늘에 작렬했고, 그렇게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항저우 AG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10월 7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문동주의 역투와 초반 린위민을 공략한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초반 분위기를 잡아준 것은 역시 문동주였다. 문동주는 매회 삼진을 잡아내며 대만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1회 위기를 넘긴 것이 중요했다. 문동주는 1회 1사 3루 상황에서 3번 린리와 4번 린안커와의 승부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린리를 2-2에서 커브를 던져 빗맞은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지난 경기에서 자신에게 3루타를 때려냈었던 린안커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문동주가 안정감을 되찾자 2회부터 타선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2회 문보경이 나오자마자 우익수선상 2루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이어진 1사 3루 찬스에서 김주원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여기서끝이 아니었다. 김형준과 김성윤의 연속 안타가 터지며 2사 23루의 찬스를 맞이했다. 린위민은 빗속에 커브를 던지다가 공이 미끄러지며 1점을 더 헌납해 한국은 2-0을 만들어냈다. 그 다음부터는 문동주의 원맨쇼 타임이었다. 점수를 쥐어주자 문동주의 투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비록 3회 쩡중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도망가지 않고 최고 구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미트에 꽂아넣었다. 거의 벗어나는 공이 없는 완벽한 투구였다. 무엇보다 많은 비가 부슬부슬 오는 과정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리고 빠른 승부를 들어갔다. 4회에는 린리를 상대로 3구 삼진을 뽑아냈다. 초구와 2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문동주는 3구째 커브를 던져 린리를 잡아냈다. 4번 타자 린안커에게도 초구와 2구를 모두 직구로 승부를 했다. 그리고 한복판에 체인지업을 던져서 삼진으로 잡아냈다. 투구수가 70개를 넘어가자 5회에는 맞춰잡았다. 6번 타자 린즈하오 10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1루 땅볼을 유도해냈고, 다음 타자 리하오위를 초구에 맞춰잡았다. 그리고 다음타자 션하우위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5이닝을 마무리 했다. 6회에도 문동주는 마운드에 올라왔다. 비록 1사 후 쩡중저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2번타자와 3번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문동주는 크게 포효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문동주 역대 최고의 피칭이었다. 문동주의 역할을 딱 여기까지였다. 대만도 5회까지 던진 린위민을 내리고, 6회부터 피츠버그 소속인 류치정을 투입했다. 류치정은 최고 160km에 가까운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선수다. 5회 1사 13루의 찬스를 한국이 잡기는 했지만, 김주원과 김형준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쉽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류치정의 투구는 불을 뿜었다. 한국은 6회부터 류치정의 투구에 막혀 출루 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선택은 잠그는 것 뿐이었다. 구원 투수들이 맡아야할 몫이었다. 7회에 최지민이 등장했다. 최지민은 지난 대만전과 일본전에 이어서 또다시 자신의 몫을 해내며 8회 박영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영현은 8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두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대만은 이날 홀로 3안타를 때려낸 쩡중저를 땅볼로 잡아내고 8회를 마무리했다. 9회에는 고우석이 나섰다. 고우석은 3번타자 린리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위기를 잘 막아내고 한국의 우승을 완성했다. 대한민국은 예선에서 대만에게 패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일본, 중국, 대만 등을 차례로 연파하며 아시안게임 4연패를 완성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유독 단체 구기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야구의 금메달은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7 20:53:39[파이낸셜뉴스] 찰스 3세 대관식에 참석한 해리 왕자의 패션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자국의 역사적 행사에 예복이나 군복을 입지 않고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이 맞춤 제작한 슈트 차림으로 등장했다. 해리 왕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홀로 대관식 장소인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했다. 그는 행사용 군복이나 예복이 아닌, 스리피스 슈트에 군용 메달을 단 차림이었다. 해리 왕자는 검은색 울과 모헤어 소재의 비스포크 테일 코트, 더블 브레스티드 웨이스트 코트와 함께 회색 바지, 화이트 코튼 셔츠, 그레이 실크 타이를 매칭했다. 여기에 디올 하우스의 서명이 들어간 블랙 더비를 착용해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젠틀한 룩을 완성시켰다.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은 그의 대관식 옷차림에 대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가 영국 왕실의 역사적인 행사에 여느 왕족들처럼 예복이나 군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자국 브랜드가 아닌 프랑스 브랜드를 선택한 의도에 대해서도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리왕자가 복장 규정을 받지 못했다거나, 왕실을 향한 반항 메시지 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대관식 당일 해리 왕자는 별다른 공식 역할을 맡지 않은 채 형 윌리엄 왕세자보다 두 줄 떨어진 세 번째 줄에 착석했으며 아버지의 대관식이 끝나자마자 비행기에 올라 캘리포니아로 돌아갔다. 가디언은 해리 왕자가 전날 네 살이 된 아들 아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09 14:58:43[파이낸셜뉴스]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축하 공연에서 뜻밖의 여성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공연 수화 통역을 한 클레어 에드워즈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BBC방송은 7일(현지시간) 윈저성 잔디밭에서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축하 공연을 중계했다. 방송은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수화 통역도 동시에 진행했다. 수화 통역사 클레어 에드워즈는 보라색 정장을 입고 등장해 팝스타 라이오넬 리치, 테이크 댓, 케이트 페리 등이 이날 무대에서 부른 노래 가사 등을 수화로 전달했다. 그는 손과 움직임 등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기존의 방식뿐만 아니라 가사와 리듬에 맞춰 몸동작까지 선보였다. 노래의 속도, 높낮이 등까지 느껴지는 동작으로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를 본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에드워즈의 영상을 공유하며 "공연보다 더 시선 강탈이다",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레전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탄했다. 데일리메일은 "청각 장애인들에게 공연의 모든 재미를 전달하려고 한 그의 열정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공연은 오후 8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약 2만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공연에서는 팝스타들 외에도 흑인 배우와 홍콩계 배우가 연극을 선보였다. 시각 장애를 가진 소녀가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했다. 톰 크루즈와 휴 잭맨, 피어스 브로스넌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영상을 통해 출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09 10:21:53[파이낸셜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거행된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중계 방송 평균 시청자 규모가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CNN은 영국 방송국 시청자 연구위원회(BARB)가 공개한 통계를 인용해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던 대관식의 평균 시청자는 188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BARB에 따르면 영국 11개 채널의 시청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 대관식 절정일때는 2040만명까지 증가했다. BBC방송은 2개 채널을 통해 가장 많은 1500만명 정도가 중계를 지켜봤다고 자체 통계를 공개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번 대관식 중계가 비오는 날씨 탓으로 시민들이 실내에서 시청하며 축제 분위기를 누린 덕에 올해 현재까지 영국에서 가장 시청자가 많은 방송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국 언론들은 찰스 대관식 시청자 수가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당시의 최대였던 2900만여명에 비해 약 900만명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처음으로 중계방송 카메라가 설치됐던 1952년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중계도 2000만명 이상이 지켜봤다. CNN은 이번 대관식 시청자 규모는 찰스 국왕의 아들인 윌리엄 왕세자의 2011년 결혼식 최대 시청자수 2000만명에도 못미쳤다고 전했다. 이날 찰스 3세 국왕 내외는 버킹엄궁에서 말 6마리가 이끄는 특별 마차를 타고 거리의 시민들로부터 환호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마차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2년 제작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5-09 09:25:32[파이낸셜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 대관식에 참여한 해리 왕자가 버킴엉궁 발코니에는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지난 6일 해리 왕자가 대관식이 종료된 후 찰스 3세 부부가 왕실 고위 인사들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군중을 향해 인사하는 순간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버킹엄궁 발코니에는 커밀라 왕비의 시녀 역할을 맡은 여동생과 친한 친구, 대관식에서 명예 시동을 맡은 세 손자가 등장했다. 해리 왕자는 대관식 직후 바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대관식 예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곧바로 공항을 향했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오후 3시 45분 출발하는 영국 항공(BA) 비행기를 탔고, 오후 6시 30분 미국 LA에 도착했다. 해리 왕자가 대관식 참석을 위해 영국에 머문 시간은 약 28시간이었다.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가슴에는 아프가니스탄 훈장 등도 그대로 달려 있었다. 가디언은 해리 왕자가 아들 아치의 4살 생일을 함께 기념하기 위해 급히 돌아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리 왕자는 왕실과의 갈등 끝에 2020년 캘리포니아로 떠났다. 이날 대관식에 참석한 해리 왕자는 부인 메건 마클 없이 홀로 참석했다. 해리 왕자는 2020년 초 왕실과 결별한 뒤라 대관식에서는 어떤 공식 역할도 맡지 않았다. 군복 차림 또한 금지됐다. 좌석도 형 윌리엄 왕세자보다 두 줄 뒤인 셋째 줄에 마련됐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때는 둘째 줄이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5-09 08:10:32[파이낸셜뉴스]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에 둘째 아들 해리 왕자의 아내인 메건 마클이 변장을 하고 몰래 나타났다는 주장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대관식에서 백발에 콧수염을 하고 큰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의 모습이 포착되었는데, 일부 SNS 이용자들은 이 인물을 두고 찰스 국왕의 며느리인 메건 마클이라고 주장했다. 얼핏 보면 겉모습이 과도한 분장으로 보이긴 하지만 사진 속 인물의 정체는 전설적인 작곡가 ‘칼 젠킨스 경’으로 확인됐다. 그가 작곡한 곡은 이번 대관식에서 연주됐다. 뉴욕포스트는 "이번 대관식과 관련해 가짜 카밀라 왕비가 만약의 사태를 위해 대기했다거나 죽음의 신이 나타났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보도했다. 메건 마클의 대관식 참석 여부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왕실과의 갈등 때문이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은 2020년 공식적으로 영국 왕실에서 독립했고 현재까지 왕실과 불화가 있다.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 나타났지만 메건 마클과 두 자녀는 동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해리 왕자가 아버지 찰스 3세를 본 건 1월 회고록 ‘스페어’를 출간한 이후 처음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5-08 06:38:59[파이낸셜뉴스] 70년 만에 열린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서 한 여성 정치인이 '뜻밖의 스타'로 떠올랐다. 보수당 하원 원내 대표인 페니 모던트(50) 추밀원 의장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에서 모던트 의장은 왕을 상징하는 보검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금색 고사리가 수놓아진 청록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해 1시간이 넘는 행사 내내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보검을 들고 있었다. 이 보검은 지난 1821년 조지 4세의 대관식 때 만들어진 것으로 왕의 권력과 선악을 판단하는 능력을 상징한다. 검에는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등 각종 보석이 박혀있으며 길이는 121cm, 무게 약 3.6kg이다. 왕이 이 검을 전달받는 것은 자신의 의무와 기사로서의 덕목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여성이 보검 전달 역할을 맡은 건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모던트 의장은 행사에 앞서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검을 들고 다니는 역할에 대비하기 위해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보검 모형을 들고 리허설을 했다고 밝혔다. 모던트 의장은 “큰 검을 들고 왕 주위에 서있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모던트 의장은 지난 2010년 정치에 입문해 2017년 국제개발부 장관, 2018년 여성 및 평등부 장관을 지냈다. 2019년에는 영국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리시 수낙 현 총리와 경쟁했던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대관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관식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며 "군인과 경찰관은 안전을 위해 몇 시간 동안 걷거나 서 있는다. 그에 비해 제 일은 오히려 쉬웠다”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08 06:28:28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왕위 계승을 기다렸던 찰스 3세가 6일(현지시간) 마침내 대관식을 치르고 영국 윈저왕조의 5대 왕에 오르는 절차를 마쳤다. 65년을 기다렸던 찰스 3세는 즉위하자마자 군주제 반대 여론, 왕실의 불화, 영국 연방(영연방)의 분열 등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파격적인 대관식… 이미지 제고 영국 런던에서 6일 오전에 진행된 대관식은 선왕이자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 비하면 짧고 작은 행사였다. 영국 왕실은 1953년 행사에서 국내외 약 8000명을 초대했지만 이번에는 약 2300명만 초대했다. 한국의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부인 질 바이든 여사 등 203개 국가 및 단체 대표들이 대관식에 참석했다. 다만 행사에 투입된 세금은 최소 1억파운드(약 1668억원)로 추정되어 저렴한 행사는 아니다. 찰스 3세는 영국 국교회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관식 가운데 즉위선서를 통해 "모든 믿음과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해당 발언이 선왕의 즉위선서와 다른 점이라며 종교적 다양성을 언급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영국 왕실 역사상 처음으로 불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들이 대관식에 참석해 찰스 3세에게 비종교적인 대관식 물품을 전달했다. 아울러 식장에서 영어와 함께 웨일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로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여성 사제가 처음으로 성경을 낭독하고 흑인 여성 상원의원, 카리브해 출신 여성 남작 등이 대관식에서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변화는 왕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으로 추정된다. 미국 CNN방송이 영국 여론조사기업 사반타와 함께 5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성인 2093명 가운데 36%가 왕실 가족에 대한 의견이 10년 전보다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다국적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자료를 인용, 엘리자베스 2세가 말년에도 70% 이상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왕위 승계 이후 초기 3개월간 지지율이 55%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왕실, 어색한 재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가 수십년 동안 왕세자에 머물렀으나 모친을 비롯해 주변인이 찰스 3세보다 더 유명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대관식 당일 찰스 3세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부부는 세 자녀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미들턴은 이날 작고한 시어머니 다이애나비가 생전 썼던 진주·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하고 나왔다. 수십년 동안 왕실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커밀라 왕비도 이날 공식적으로 왕비의 관을 썼다. 찰스 3세는 1981년에 다이애나비와 결혼했으나 6년이 지나지 않아 당시 남편이 있었던 커밀라와 불륜을 시작했다. 이후 1996년에 다이애나비와 이혼했다. 커밀라는 2005년에 찰스 3세와 결혼했지만 왕세자빈 칭호를 받지 못했고, 남편이 왕위에 오른 다음에야 공식적으로 왕비 칭호를 받았다. 앞서 왕실의 인종차별을 주장하며 왕실과 결별한 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났던 찰스 3세의 차남 해리 왕자는 이번 대관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인종차별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부인 메건 마클과 아들 아치, 딸 릴리벳은 아치의 생일이 대관식 날짜와 같다는 이유로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해리 왕자는 올해 1월 자서전 '스페어'를 출간하면서 아버지 및 형과 사이가 더 나빠졌다. 해리 왕자는 대관식에서 윌리엄 왕세자보다 두 줄 뒤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찰스 3세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도 대관식에 등장했으나 대중의 야유를 받았다.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2020년 이후 왕실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해리와 앤드루는 이번 행사에서 어떠한 역할도 맡지 못했으며, 대관식 말미에 왕실 가족이 버킹엄궁전에서 함께 인사하는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분열된 왕국 다시 합해야 찰스 3세는 집안 문제뿐 아니라 바깥 식구도 챙겨야 한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자메이카, 앤티가바부다, 바하마, 벨리즈 등 영연방 내 12개 국가의 원주민 지도자들은 지난 4일 찰스 3세에게 서한을 보내 식민지배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왕실 재산을 이용한 배상을 촉구했다. 1931년 출범한 영연방은 영국과 영국 국왕을 군주로 인정하는 14개 영연방 왕국을 포함, 총 56개국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해당 모임은 대영제국을 대체하는 조직으로 출범 당시에는 영국과 영국 식민지들의 주종관계가 가입조건이었으나, 1949년부터 해당 조항이 폐지되어 현대적인 국제조직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개혁을 이끌고 조직을 유지한 주인공이 바로 엘리자베스 2세였다. 영연방 국가들은 갈수록 영국의 지원이 줄어들자 계속해서 영연방 탈퇴를 주장했으나 엘리자베스 2세의 외교적 노력 덕분에 이탈을 미뤘다. 외신들은 영연방 국가들이 엘리자베스 2세와 달리 찰스 3세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앤티가바부다는 3년 안에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국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다른 영연방 왕국인 자메이카도 왕정 폐지를 요구했다. 호주중앙은행은 지난 2월 발표에서 5호주달러에 인쇄된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호주 지폐에 인쇄된 영국 왕실 인물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5-07 18:3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