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5일(현지시간) 대통령과 의회 선거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선거 책임론에 휩싸였다. 당 관계자들은 중간에 대선후보로 투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시간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집토끼'로 여겨지던 노동자와 유색인종 남성을 잃어 선거에서 졌다고 분석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핵심 좌파진영 지도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은 전날 민주당 패배에 대해 "노동자들을 버린 민주당이 노동자들에게 버림받은 것을 알게 되는 건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무소속임에도 민주당 인사로 활동했던 샌더스는 "첫번째로 백인 노동자들이었고, 이제는 라틴계와 흑인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였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현상 유지에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5월 민주당을 탈당한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의 비서실장 출신이며 민주당 전략가로 활동하는 크리스 코피니스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파괴하려는 당신들의 의제가 아니라 우리와 우리의 문제에 집중해달라'고 4년간 비명을 질렀지만, 이 나라의 엘리트들은 듣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모든 곳의 유권자와 소원해졌다"고 평가했다. 해리스는 6일 워싱턴DC 연설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나는 이 선거에 승복하지만 이 선거운동에 동력을 공급한 그 싸움에서의 패배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와 기회, 공정, 존엄을 위한 싸움, 이 나라의 중심에서 이 나라의 이상들을 위한 싸움, 최상의 미국을 대변하는 이상들을 위한 싸움은 내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계은퇴 의혹을 누그러뜨렸다. 한편 WSJ는 해리스의 2028년 대권 도전이 불확실하다며 민주당 잠룡들에게 주목했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07 18:36:34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대권주자들의 정치적 입지도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대권 잠룡'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총선에서 양당의 수장으로 방향 키를 잡으면서 이들의 정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수장들에게 이번 총선은 2027년 대선의 '예선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차기 대선 가도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은 상황에서, 이들이 다수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대표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패배한다면 야당 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홍, 사법리스크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거나, 패배하더라도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면 유력 대선 주자로 위상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2월 여당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등판한 '정치 신인'이다. 이번 총선 지휘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신인 꼬리표를 떼고 체급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큰 차이로 패할 경우 공천 과정에서의 '사천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등에 대한 책임론으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대 양당의 수장 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3위를 차지해 대선주자급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자녀의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고,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5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만큼 대선을 기대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의 다른 잠룡들에게도 이번 총선은 기회의 장이다. 이번 총선을 기회로 당내 지지 세력을 키우면서 차기 대선 행보를 견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 대표와 맞대결을 펼치면서 여권 차기 주자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험지에서 민주당 현직 대표이자 지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를 상대로 지역 표심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원 전 장관이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린다면 대선으로 가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총선 이후 존재감을 키우며 몸 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여당이 패하더라도, 민주당이 총선 이후 탄핵론이나 일방적인 개헌 등을 주장한다면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다. 야당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광재 전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그동안 민주당의 공천 잡음을 두고 이 대표에게 연이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만큼, 정치적 행보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전 의원 역시 수년간 닦아온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극험지'인 경기 분당갑에 출마하라는 당 요청에 응한 만큼 생환한다면 총선 후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4-07 18:59:27[파이낸셜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대권주자들의 정치적 입지도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대권 잠룡'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총선에서 양당의 수장으로 방향 키를 잡으면서 이들의 정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수장들에게 이번 총선은 2027년 대선의 '예선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차기 대선 가도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은 상황에서, 이들이 다수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대표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패배한다면 야당 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홍, 사법리스크 논란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거나, 패배하더라도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면 유력 대선 주자로 위상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2월 여당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등판한 '정치 신인'이다. 이번 총선 지휘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신인 꼬리표를 떼고 체급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큰 차이로 패할 경우 공천 과정에서의 '사천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등에 대한 책임론으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대 양당의 수장 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3위를 차지해 대선주자급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자녀의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고,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5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만큼 대선을 기대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의 다른 잠룡들에게도 이번 총선은 기회의 장이다. 이번 총선을 기회로 당내 지지 세력을 키우면서 차기 대선 행보를 견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 대표와 맞대결을 펼치면서 여권 차기 주자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험지에서 민주당 현직 대표이자 지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를 상대로 지역 표심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원 전 장관이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린다면 대선으로 가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총선 이후 존재감을 키우며 몸 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여당이 패하더라도, 민주당이 총선 이후 탄핵론이나 일방적인 개헌 등을 주장한다면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다. 야당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광재 전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그동안 민주당의 공천 잡음을 두고 이 대표에게 연이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만큼, 정치적 행보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전 의원 역시 수년간 닦아온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극험지'인 경기 분당갑에 출마하라는 당 요청에 응한 만큼 생환한다면 총선 후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4-07 16:39:1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선두권으로 급부상하면서 야권의 대권 구도는 물론 양강구도로 그동안 견고해 보이던 여권의 대권 지형이 허물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위권 이하 여권 잠룡이나 주요 인사들도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내는 한편, 정국 현안을 두고 메시지 경쟁을 벌이며 속속 대권 채비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직까지는 국민적 인지도, 외연 확장 등에 한계를 드러내며 경선 흥행카드에 그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의 전폭적 지지가 경선 경쟁의 변수로 남아 있는 만큼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잠룡들간 경쟁도 점차 불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내 대선 후보군으로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외 정세균 국무총리·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김경수 경남도지사·김두관·이광재·박용진 의원·김부겸 전 의원·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양승조 충남도지사·이인영 통일부 장관·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이른바 '13룡'이 거론되고 있다. 내각 총책임자인 정세균 총리는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해 풍부한 정치 경험과 안정적 국정운영이 강점으로 꼽힌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코로나 방역, 재난지원금 지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등 주요 현안마다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내며 선명성 경쟁에 합류한 모양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에선 정 총리가 5월께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보궐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친문' 진영에서 이 전 대표 대신 다른 대안으로 정 총리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추미애 전 장관의 대선 출마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여권의 검찰개혁 선봉에 섰던 추 전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SNS를 통해 연일 윤 전 총장과 검찰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에 작심 비판을 쏟아내자 "대국민 겁박·선동을 하고 있다"며 반박하는가 하면 부산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에 대해선 "'윤석열 패밀리' 연루 의혹에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고 직격했다. 검찰개혁 국면에서 윤 전 총장과 극심한 갈등을 겪은 만큼 윤 전 총장 '저격수'로서, 대권 도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수사지휘권을 가진 검찰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사건을 대하고 수사를 지휘했다면 그건 '깡패' 이상의 잘못으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토론 1시간이면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밑천이 다 드러날 것으로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지사를 향해서는 "'소득' 중심의 정책 논의가 불평등을 키워왔다"며 이 지사의 정책 아젠다인 '기본소득'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50대 초반의 '젊은 피'인 박 의원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비주류 소장파로서 주요 현안마다 소신 발언을 하며 비교적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구축했지만, 구심점이 될 조직력이 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대권주자 하마평에 계속 오르고 있는 임종석 전 실장과 김경수 지사도 기본소득제를 두고 "비현실적 탁상공론",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이 지사를 비판했다. 이인영 장관과 최문순 지사는 대권 도전을 시사했고,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김부겸 전 의원은 LH 사태와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를 주장하며 "여권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죄송하고 정말 낯을 들 수 없다"고 사과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1-03-11 16:25:31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권 유력 대선주자들도 저마다 본격적인 기지개 켜기를 하고 있다. 이번 4월 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 이들의 행보나 경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명성을 앞세워 정국 현안마다 목소리를 내며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월 재보궐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반등을 모색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 국면 최전선에서 방역 대책을 진두진휘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4·7 재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지원에 나선다. 이 대표는 "당의 모든 역량을 후보자 지원과 지역 발전 공약 수립 등 선거 지원에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로선 이번 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해 지지율 반등의 교두보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대세론'을 구축하며 지지율 선두를 달렸지만, 당 대표 취임 이후 뚜렷한 정책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중도층 포용을 위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까지 전격 꺼냈지만, 오히려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역풍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보궐선거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연이은 성추문 파문으로 재보선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이 대표가 당헌을 개정해 후보 공천을 강행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자칫 서울·부산을 모두 야권에 내줄 경우 책임론이 불거지며 지지율 추락이 불가피하다. 정세균 총리는 코로나 방역을 이끌며 제3의 후보군으로서 존재감을 띄우고 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코로나 대응 국면에서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고, 주요 현안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등 변신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여권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제 추진에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드러내자 공개적으로 기재부를 질타하는가 하면, 정부의 방역 대응을 비판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이례적으로 쓴소리로 맞받아친 것이 대표적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세력이 지지할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 총리가 친문 진영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총리의 최측근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 등 당내 정세균계 의원들도 정 총리 팬클럽인 '우정특공대'를 띄우는 등 세 확장을 위한 몸풀기에 나선 양상이다. 여야 후보군을 통틀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정책 아젠다를 내세워 선명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여의도를 종횡무진하며 당내 세 불리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지사가 참석하는 토론회에는 여당 의원 수십여명이 참석하며 이 지사에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에 일부 친문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이 지사에 대한 지지 선언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낸 민형배 의원은 "이재명 지사가 (대선주자로서의 기준에) 더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고, 김남국 의원도 "오늘 새벽 4시에 일찍 일어나 기본주택을 공부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재명계로 편입한 모양새다. 여권 잠룡들도 추후 대권 레이스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 '86그룹'(1980년대학번·1960년대생)의 좌장격인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다시 평화의 봄, 새로운 한반도의 길'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86그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세 과시에 나섰다. 앞서 이 장관은 "내년은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당 정치인 출신으로서 저를 던져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1-03-03 18:36:56[파이낸셜뉴스] 여권의 대표적인 '대권 잠룡'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같은 듯 다른 정책을 내놓으며 경쟁 구도를 달구고 있다. 박 시장은 정책이 실현 가능한지를 꼼꼼히 따지는 반면, 이 지사는 대중적 흥행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이면서, 두 라이벌의 대결 구도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28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박 시장과 이 지사는 올 들어 코로나19 방역으로 시작해, 고용보험과 기본소득 논란, 대북 전단지 살포 문제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지지율이 전성기 때에 비해 저조한 박 시장은 최근 들어 여론을 향한 메시지를 한층 더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이라는 부담을 앞에 둔 상태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활용중이다. 최근 양측이 경쟁중인 공공 배달앱 전략을 비교해보면 이런 차이가 뚜렷하다. 두 정책 모두 독과점 구조인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식당 업주가 부담하는 수수료를 낮추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구조가 완전히 달라서다. 서울시의 '제로배달'은 구축과 운영을 민간사가 맡도록 해 공공의 부담을 최소화 한 반면, 경기도의 '공공배달'은 지자체 예산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제로배달은 수수료를 2% 아래로 내렸지만 경기도 방식은 최고 3% 수준이다. 간단한 구조 때문에 경기도가 먼저 발표 했지만, 수수료를 낮추자는 기본 원칙을 놓고 보면 서울시 버전이 앞선다. 1차 재난지원금을 놓고도, 박 시장은 한정된 자원을 현실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선별지급을 주장한 반면, 이 지사는 처음부터 일괄 지급 방식을 내세웠다. 정부의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후 박 시장은 그 다음단계로 '전 국민 고용보험'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흥행성이 입증되자, 다시 2차 기본소득 지급을 밀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로 촉발된 남북 관계 경색에 대해서도 비슷하지만 방향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박 시장은 최근 '한반도클럽' 초청 만찬에서 미국이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대북제재 완화도 검토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반면 이 지사는 대북전단을 살포한 단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등 직접 때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장은 정치인이면서 행정가이기 때문에 온전히 정치적인 행보만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책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여론의 관심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양측이 가장 고민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0-06-28 10:34:09[파이낸셜뉴스] # 박원순 "듣기만 하면 낙원, 말보다 현실을 보라", 이재명 "현장성 부족한 비판, 해보면 알게 된다" 2010년 무상급식 논쟁 이후 10년 만에 여권의 '대선 잠룡'들이 복지이슈로 격돌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각각 '전 국민고용보험'과, '전 국민기본소득'을 앞세워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고용보험과 기본소득이 각각 박 시장과 이 지사가 강력히 내세운 정책이기 때문에 두사람의 발언들은 상대방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2년 앞둔 시점에서 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 두 사람이, 이슈 선점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기회를 살려, 이번 논쟁을 내후년 대선 아젠다까지 끌고 가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 예고된 격돌...복지정책 이슈화 일단 성공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국민고용보험과 전 국민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은 일단 바람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여야를 아우르는 유력 정치인들이 이에 관련해 한마디씩 거들면서 판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서다. 이 지사는 이 기회를 살려 여야를 아우르는 기본소득 공개토론까지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 시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을 언급하면서 전 국민고용보험이 결국 청와대의 지지를 받는 정책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두 사람의 이번 격돌은 사실상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는게 주변의 평가다. 지난 2018년 박 시장이 3번째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하고,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취임한 이후 서울시와 경기도 사이에는 은근한 경쟁기류가 흘러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서울시와 경기도는 각각 '청년수당'과 '청년기본소득'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상대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가 청년수당 지급대상을 늘리자, 곧장 경기도도 청년기본소득 대상을 1만 명 늘리면서 복지경쟁에 불을 붙였다. 두 정책이 지급대상과 방법은 각각 달랐지만,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유사했다. 지난해 수도권 초대형 교통대란을 예고했던 버스파업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경기도는 요금 인상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올 초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에 단초를 제공했던 '신천지' 대응에서도 박 시장과 이 지사는 경쟁적인 초강수를 쏟아 냈다. 박 시장이 3월 1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살인죄 등으로 검찰 고발하자, 이 지사는 다음날 곧장 가평의 신천지 연수원으로 이만희 총회장을 잡기 위해 출동하는 퍼포먼스로 맞섰다. 이와 관련 서울 시정 관계자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같은 대형 지자체이기 때문에 정책 부분의 유사성은 어느 정도 있기 마련"이라며 "상대를 의식한 경쟁이라고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한때 '형님, 동생', 촛불동지서 경쟁관계로 두 사람의 인연은 사실 정치권에 뛰어 들기 이전 부터 시작됐다. 박 시장과 이 지사 모두 민변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박 시장이 참여연대를 만들었을 당시에 이 지사는 성남 참여연대에 몸담고 있었다. 이 지사는 또 박 시장이 운영하던 희망제작소 목민관클럽에서 활동한 적도 있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써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을 가장 적극 주장하던 동지관계이기도 했다. 박 시장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야당이 결단을 내려 국민들의 대통령 하야 요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가장 먼저 박근혜 퇴진을 주장했다. 또 10월 말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시작되자, 박 시장은 행정력으로 이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직접 집회에 참석하면서 '촛불혁명'에 불을 댕겼다. 당시 성남 시장이었던 이 지사도 촛불집회 동참으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경력상 비슷한 점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평을 내놓는다. 이 지사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공정, 균등'에 관심을 쏟았다. 기본소득은 이를 바탕으로 이 지사가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정책이다. 이에 비해 박 시장은 항상 '혁신, 개혁'과 같은 사회의 변화에 주목해 왔다. 전 국민고용보험제도 복지국가로의 전환을 위한 첫 단계라는 게 박 시장의 비전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여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라며 "특히 재원마련과 증세 부분에 대한 납득할 만한 구상부터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0-06-14 11:42:25[파이낸셜뉴스]서울 광진을 선거구는 15대 총선 이후 보수정당에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없을 정도로 대표적인 더불어민주당 텃밭으로 불린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무려 5선을 지내며 철옹성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권에서 거물급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년여 전부터 지역 표밭을 다진 데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유명 정치신인 고민정 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내면서 표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두 사람의 맞대결에 광진을은 종로·동작을과 함께 '서울 빅3'의 하나로 주목도가 높다. ■ 고민정, 유명신인 파란 기대 '광진이 서울중심 맞지 끝내주는거 맞지. 기호 1번 고민정' "안녕하세요. 고민정입니다!"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 오전 7시.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선거송과 함께 고민정 민주당 후보의 목소리가 자양사거리에 쩌렁쩌렁 울렸다. 정치신인이지만 공영방송 아나운서 출신에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인물답게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고 후보는 출근 시민들과 살갑게 인사를 나눴다. 유명세 탓인지 먼저 다가와 셀카를 요청하는 시민들도 많았고, 한 시민은 초코바를 건네며 응원했다. 마치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는 듯했다. 한 중년 남성이 차 창문을 내리고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자 고 후보도 90도 인사로 화답했다. 고 후보와 셀카를 찍은 한 60대 여성은 "고민정은 젊고 대통령 옆에서 일하면서 청와대 경험이 있으니 잘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고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할 경우 여성 정치신인으로서, 기득권과 특혜로 점철된 여의도 정치에 새바람을 몰고 올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이날 유세전에는 '특별 게스트'까지 떠서 고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유의 친근함을 앞세워 고 후보 유세 지원을 자원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곳을 떠나지 않고 아이들 교육하고, 결혼시키고, 광진구민들과 함께 뼈를 묻을 '광진댁 고민정'"이라고 치켜세웠다. ■ 오세훈, 잠룡경륜 승부수 같은 날 오전 7시 50분. 건대입구역 사거리 롯데백화점 스타시티 앞. 유세차량에 오른 오세훈 통합당 후보의 목소리에선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야권 잠룡인 오 후보는 당을 상징하는 분홍색 유세 조끼와 주황색 운동화를 신고 "1년 동안 광진구 구석구석을 누비며 비전을 만들고 실천 능력을 키웠다"고 외쳤다. 마스크에는 '광진 20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검정 글씨가 적혀있었다. 바쁜 출근길에 지나가던 일부 시민은 오 후보의 유세 현장을 휴대폰으로 찍기도 하고, 오 후보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며 주먹인사를 나누는 등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이번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후안무치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겠다"며 "광진구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광진구에서 30년간 살았다는 70대 정모씨는 "광진구도 이제는 바뀌어야한다"며 "오세훈 후보는 서울시장 경험도 많고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광진구를 잘 이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유권자는 과거 무상급식을 놓고 시장직을 걸었던 오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기도 했다. 오 후보는 이번 광진을 선거에서 승리하면 당내 대권 경쟁가도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패배시 다시 시베리아 벌판에 서며 혹독한 인고의 세월이 기다린다는 관측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김민기 기자
2020-04-02 10:51:37[파이낸셜뉴스] 여권 대선주자들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재난 기본소득'을 두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기본소득 지급요구에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세하면서다. 일각에선 민주당 잠룡으로 분류되는 이들 지자체장들이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재원에 대한 합리적 고려가 없는 '포퓰리즘적 제안', '현금살포'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장 잠룡들의 '반란'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발 재난 기본소득 도입요구는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역화폐 형태의 대규모 재난 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엔 김경수 경남지사가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모든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씩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9일 '재난 긴급생활비지원'을 정부에 건의했다. 2월~3월 두 달 동안 총60만원을 중위소득 이하 가구 중 복지제도 지원대상자를 제외한 약 800만 가구에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이들이 제안한 '재난 기본소득'은 모두 '현금 직접지원'을 골자로 한다. 김 지사의 제안을 실현하려면 총 5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하다. 박 시장의 재난 긴급생활비지원도 약 5조원의 재정이 투입되어야 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코로나 추경'이 총 11조7000억원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여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재난 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날선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총선 국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지자체장들이 국난 상황을 맞아 '존재감 드러내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떠벌리고 있는 재난 기본소득은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며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재정이고 뭐고 상관없이 현금을 살포하자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돈이 있다면 마스크나 좀 제대로 공급해주시기 바란다"며 "재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분들은 평생 자기 손으로 일을 해서, 돈을 벌어서, 세금 내본 적이 별로 없는 분들"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난색' 당 지도부와 핵심인사들도 연일 재난 기본소득 도입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추경에 이미 재난 기본소득제의 취지가 상당정도 반영됐다"면서 "기본소득제라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제도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전해철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본소득을 하려면 51조 또는 26조 등의 예산이 들고 (재난 기본소득의 경우) 대상을 확정해 5조원 정도 들지만 더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추경에 그것을 담기엔 시급성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의원도 "재난 기본소득과 같은 단기적 내수 대응책은 좋은 처방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내수 대응만이 아닌 수출 대응 등의 구조적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금을 통한 단기 내수진작에 앞서 경제 전체의 기초역량을 튼튼히할 경제 정책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 서울에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만큼, 정치권의 재난 기본소득 도입을 둘러싼 공방과 격론은 계속될 전망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0-03-12 11:00:40[파이낸셜뉴스] 여권내 잠룡군에 속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대규모 감염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코로나 확산 방지라는 주요 국정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도 이를 계기로 향후 대선 가도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스타트는 이재명 지사가 먼저 끊었다. 지난달 24일 이 지사는 신천지 종교시설을 강제 봉쇄하고 집회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긴급 행정처분을 내렸다. 25일에는 제2의 대구사태를 막겠다며 신천지 과천본부에 직접 들어가 강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체 신도 명단을 제공받기로 발표했지만, 신천지 측 제공자료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이 지사의 판단에 따라 강제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당시 이 지사는 현장에서 조사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1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12개 지파장을 살인죄·상해죄·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지사는 곧바로 2일 이만희 총회장이 코로나19 검사를 정식으로 다시 받아야 한다면서 오후 9시께 신천지 연수원이 있는 경기도 가평 '평화의 궁전'을 급습하는 등 경쟁적으로 신천지 압박 행보를 이어나갔다. 급기야 지난 3일 두 사람은 영상회의를 열고 서로의 행보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역시 이 지사님은 '사이다'"라고 말했고, 이 지사는 "사회적 문제 대응에 박 시장님을 따라가겠냐"라며 화답했다. 박 시장은 "이 지사가 신천지 대응하는 것을 보니까 이만희 검체 채취하는 것 등 정말 잘하시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이재명 지사는) 답답한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사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도 "(사회적 문제 대응에) 서울시장을 어떻게 따라가겠느냐"며 "서울시 정책이 많은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광역단체장으로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공공분야에 대한 책무 이행 성격도 있지만, 개인적 행보에 치중된 일종의 퍼포먼스성 행동이 부각되면서 잠룡경쟁에 열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재명 지사의 행보가 일부 이해는 되지만 실무자가 아니라 꼭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하는 필연성이 있나 싶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박 시장과 이 지사가 현 상황에서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개인의 행동이 부각된다면 차기 대권을 의식한다는 등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0-03-04 15:3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