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우량한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은행이 대기업 대출을 2·4분기 중 17.2% 늘리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물량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건전성·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대기업 유치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4분기 원화대출금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대출 중에서도 대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특히 신한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2·4분기 중 4조8800억원(17.2%) 늘어난 33조3110억원(공공기관 및 기타 제외)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9.6%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2·4분기 중 부동산 및 임대업이 141.0%, 숙박 및 음식업은 93.0% 늘어 증가폭이 컸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나선 우리은행에서는 2·4분기 중 대기업 대출이 9.2% 늘어났다. 대출잔액은 6월말 기준 30조1420억원으로 1년간 증가율은 47.4%에 달했다. 우리은행도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이 대기업 대출의 약 27.1%를 차지해 비중이 컸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4분기 중 7.8%, 상반기 증가율은 15.8%로 집계됐다. 6월말 기준 대출잔액은 29조9200억원 수준으로 신한·우리은행보다 작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나은행도 올 상반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15.8%)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6.4%)을 웃돌아 대기업에 영업력을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도 대기업과 공공기관 대출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대기업 등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6.6%에서 지난 2022년 9.0%, 올 상반기 11.8%으로 뛰었다. 국민은행의 대기업·기관 등 대출잔액은 41조7000억원으로 2·4분기 7.2%, 상반기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이 각각 2.3%, 2.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기업·기관 대출을 크게 늘린 셈이다. 은행들은 올 하반기에도 우량한 기업 위주 대출을 늘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증가 관리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데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최근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김재관 KB금융 재무총책임자(CFO)는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4분기 들어 대기업 대출이 확대된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에 완만한 성장세가 더해지면서 전년 말 대비 2.7% 증가했다"며 "당사는 하반기에도 경제 여건, 가계, 부채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 중심의 실적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흥 신한은행 CFO는 "하반기에는 가계, 기업대출은 자본부담이 크지 않아 고객기반 확보 관점에서 적정속도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대기업과 기업금융(IB)은 RWA를 감안한 수익성 관점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김나경 기자
2024-07-30 18:04:45#OBJECT0#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우량한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은행이 대기업 대출을 2·4분기 중 17.2% 늘리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물량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건전성·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대기업 유치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4분기 원화대출금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대출 중에서도 대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특히 신한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2·4분기 중 4조8800억원(17.2%) 늘어난 33조3110억원(공공기관 및 기타 제외)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9.6%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2·4분기 중 부동산 및 임대업이 141.0%, 숙박 및 음식업은 93.0% 늘어 증가폭이 컸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나선 우리은행에서는 2·4분기 중 대기업 대출이 9.2% 늘어났다. 대출잔액은 6월말 기준 30조1420억원으로 1년간 증가율은 47.4%에 달했다. 우리은행도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이 대기업 대출의 약 27.1%를 차지해 비중이 컸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2·4분기 중 7.8%, 상반기 증가율은 15.8%로 집계됐다. 6월말 기준 대출잔액은 29조9200억원 수준으로 신한·우리은행보다 작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나은행도 올 상반기 대기업 대출 증가율(15.8%)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6.4%)을 웃돌아 대기업에 영업력을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도 대기업과 공공기관 대출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대기업 등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6.6%에서 지난 2022년 9.0%, 올 상반기 11.8%으로 뛰었다. 국민은행의 대기업·기관 등 대출잔액은 41조7000억원으로 2·4분기 7.2%, 상반기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이 각각 2.3%, 2.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기업·기관 대출을 크게 늘린 셈이다. 은행들은 올 하반기에도 우량한 기업 위주 대출을 늘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증가 관리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데다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최근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김재관 KB금융 재무총책임자(CFO)는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4분기 들어 대기업 대출이 확대된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에 완만한 성장세가 더해지면서 전년 말 대비 2.7% 증가했다"며 "당사는 하반기에도 경제 여건, 가계, 부채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 중심의 실적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흥 신한은행 CFO는 "하반기에는 가계, 기업대출은 자본부담이 크지 않아 고객기반 확보 관점에서 적정속도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대기업과 기업금융(IB)은 RWA를 감안한 수익성 관점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7-29 16:27:17#OBJECT0#[파이낸셜뉴스]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 속 기업대출 영업에 나선 4대 시중은행이 올해 1·4분기 기업대출을 1~4%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내세운 우리은행이 적극적 영업에 힘입어 대기업대출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도 올 1·4분기 대기업대출을 9% 가까이 늘리면서 우량 차주 위주의 기업대출 포트폴리오를 짠 것으로 분석된다. ■KB1위 '수성'...신한·하나·우리 '추격전'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은행의 기업대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잔액이 모두 늘었다. KB국민은행 기업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175조1000억원에서 지난 3월 말 176조5000억원으로 0.7%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기업대출잔액 1위를 지켰다. 추격에 나선 다른 은행들의 기업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빠르게 추격 중이다. 지난해 말에서 지난 3월까지 △신한 160조6834억원→167조216억원(3.9%↑) △하나 162조460억원→167조7540억원(3.5%↑)으로 기업대출잔액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2.9%)보다 높은 것으로, 신한·하나은행이 기업대출 영업에 속도를 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 자산 질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기업대출의 경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증가율이 높았다.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25조원에서 올해 3월말 27조6000억원으로 10.4% 증가해 4대 시중은행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3월말까지 1년간 대기업대출 증가율은 42.3%에 달했다. 신한은행의 대기업대출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3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30조7000억원)에 비해 8.9% 증가했다. 지난해 1·4분기부터 올 1·4분기까지 신한은행의 연간 대기업대출 증가율은 31.4%로 4대 은행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하나은행 24.9% △국민은행 24.7% △우리은행 19.7% 순이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대기업대출잔액이 38조5000억원에서 38조9000억원으로 1% 늘었고,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25조8000억원에서 27조7000억원으로 약 7.4% 증가했다. ■수익성 높이면서 건전성 관리 '과제' 은행들이 이처럼 기업대출 경쟁에 나선 것은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PD) 이내로 관리하기로 한 가운데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정부에서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중장기적으로는 80% 이하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기업대출 위주의 영업 전략을 짜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른바 '좀비기업'이 늘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리스크가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금융브리프에서 "최근 상환능력 취약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외환위기보다는 크게 낮지만 평가지표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 또는 일부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정된 국가 재원의 효율적 분배를 위한 금융의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금융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신용위험평가 등을 통해 기업대출 건전성을 관리하는 한편, 성장력이 높은 혁신사업과 고(高)부가가치·고생산성업종으로 은행 자금이 융통돼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에서도 하반기에는 건전성을 고려한 우량기업 위주로 영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종민 국민은행 부행장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가계대출은 명목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고, 기업대출은 건전성을 고려한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6% 내외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흥 신한은행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올해 대출자산 성장은 상반기에는 고객 기반 확보를 위한 빠른 성장을 추진한 후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5-01 16:06:44[파이낸셜뉴스]지난달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대출금리보다 낮아졌다.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중소기업 대상 저리 대출이 늘어난 결과다. 기업대출 금리뿐 아니라 가계대출 금리도 보금자리론을 중심으로 4개월 연속 하락한 주담대에 힘입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4%대까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4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4.85%로 전월 대비 0.19%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5.14%)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로 대출금리가 4%대로 내려간 건 2022년 9월(4.71%)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 금리가 4.49%로 0.19%p 내렸다.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96%로 0.03%p 하락해 넉 달째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 1월에 1년 8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진 후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과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각각 0.07%p, 0.09%p 내린 4.02%, 6.29%로 집계됐다. 각각 3개월 연속 하락세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3.91%로 전월(3.95%)에 비해 0.04%p 하락했다. 고정형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지난 1월 3.84%에서 지난달 3.89%로 0.05%p 상승했으나 보금자리론 등 혼합형을 제외한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 결과다. 3% 후반으로 낮아진 일반 개별 주담대 비중이 확대된 것도 평균 금리 하락을 견인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04%로 같은 기간 0.05%p 하락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으로 은행별로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다 보니 금리가 낮은 은행들은 올리고, 높은 은행들은 낮추면서 개별 주담대 금리가 평균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0.3%p 하락한 65.6%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59.8%) 이후 3개월 만에 하락했다. 고정형 상품인 보금자리론이 감소하고 전세대출 중 변동형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전체 가계대출 중 비중은 0.5%p 상승한 49.7%로 집계돼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변동형이 대부분인 일반신용대출이 감소한 결과다. 서 팀장은 “코픽스 하락 및 전세대출 대환 프로그램 도입 영향으로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하락했다”며 “신용대출 금리는 지표 금리인 은행채 6개월물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줄여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0.19%p 하락한 5.03%로 집계돼 석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각각 0.05%p, 0.30%p 하락한 5.11%, 4.98%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30bp(1bp=0.01%p) 이상 하락한 것은 2009년 2월(37bp) 이후 처음이다. 이에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의 대출금리보다 낮아졌다. 서 팀장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취급 확대에 나섰고 금융중개지원대출 등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수신금리는 0.04%p 하락한 3.63%로 집계됐다. 3개월째 하락세다.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순수저축성예금이 0.04%p 하락한 3.60%, 금융채 등 시장형금융상품이 0.01%p 내린 3.75%를 보였다. 예대금리차는 1.22%p로 전월대비 0.15%p 하락해 지난해 12월(1.29%p) 이후 3개월 만에 축소됐다. 이는 대출금리(0.19%p)가 수신금리(0.04%p)보다 더 크게 하락한 결과다.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50%로 전월수준을 유지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수신금리는 저축은행(-0.16%p, 3.76%), 신협(-0.08%p, 4.03%), 상호금융(-0.13%p, 3.81%), 새마을금고(-0.11%p, 4.09%) 모두 하락했다. 대출금리는 새마을금고(0.01%p, 5.97%)를 제외한 저축은행(-0.37%p, 12.46%), 상호금융(-0.04%p, 5.70%), 신협(-0.08%p, 6.14%)은 하락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29 11:37:31윤석열 대통령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은행 과점체제'에 대해 날을 세운 가운데 실제 은행권이 대출을 신용이 우량한 대기업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1년간 대기업대출 규모를 30% 확장하는 동안 개인사업자대출은 불과 1%만 늘리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들을 소집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 확대에 방점을 찍은 상생금융 방안을 주문할 예정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764조316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7조3492억원으로 전년동월(107조1266억원) 대비 28.2%(30조2226억원) 늘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2%에서 18%로 올랐다. 반면 개인사업자대출은 315조754억원에서 319조5560억원으로 고작 1.4%(4조4806억원) 늘어났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도 같은 기간 597조5407억원에서 626조9667억원으로 4.9%(29조426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85%에서 지난달 82%까지 감소했다.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기업대출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은행권이 개인사업자 대출 문턱을 높이며 대기업 위주의 영업방식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7~9월 신규 취급분 기준 연 5.31~5.45%로 1년 전(연 4.11~4.64%)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81%p, 1.2%p 뛰었다. 신용대출도 올해 7~9월 신규 취급분 기준금리가 연 5.09~5.97%로 전년동월(연 3.65~5.29%) 대비 금리 하단이 1.41%p 뛰었다. 당국의 제도개선 취지와는 맞지 않는 은행들의 영업행태에 금융당국 수장들은 오는 16일(잠정) 주요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기로 했다. 상반기 은행권의 상생금융이 결국 은행 주고객인 '고신용자'에게 돌아갔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번에는 중저신용자·소상공인 자금공급을 중심으로 상생금융방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1-05 19:28:16[파이낸셜뉴스]윤석열 대통령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언급하며 '은행의 독과점'에 대해 날을 세운 가운데 실제 은행권이 우량한 대기업 대출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년간 대기업대출 규모를 30%가량 늘릴 동안 중소기업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각각 4%, 1%만 늘리는 등 소극적인 대출에 나섰다. 은행권은 대기업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0.1% 수준에 불과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0.5%p에 달하는 만큼 대출 심사에 보수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대출만 30% 증가”...은행 대출의 ‘빈익빈 부익부’ #OBJECT0#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764조316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7조3492억원으로 전년 동월(107조1266억원) 대비 28.2%(30조2226억원) 늘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2%에서 18%로 올랐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은 같은 기간 597조5407억원에서 626조9667억원으로 4.9%(29조4260억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85%에서 지난달 82%까지 감소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은 315조754억원에서 319조5560억원으로 고작 1.4%(4조4806억원) 늘어나며 증가세가 대기업대출에 비해 매우 낮았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기업대출 확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은행권이 중소기업의 대출 문턱을 높이며 대기업 위주의 영업 방식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은행이 올해 7월부터 8월까지 신규 취급한 중소기업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연 5.24~5.43%, 신용대출 금리는 5.26~6.40%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각각 4.17~4.63%, 4.19~5.56%였던 점을 고려할 때 1년 만에 대출금리가 4%대에서 5~6%대까지 뛴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7~9월 신규취급분 기준 연 5.31~5.45%로 1년 전(연 4.11~4.64%)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81%p, 1.2%p 뛰었다. 신용대출의 경우도 올해 7~9월 신규 취급분 기준 금리가 연 5.09~5.97%로 전년 동월(연 3.65~5.29%) 대비 금리 하단이 1.41%p 뛰었다. ■은행권 “중소기업 연체율 너무 높아”...中企 자금난 우려 #OBJECT1# 문제는 대출 수요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4분기 대기업 대출 수요는 전분기 17에서 14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에 운전자금 수요가 늘면서 같은 기간 17에서 28로 급증해 대기업 대출 수요의 두 배까지 뛰었다. 은행권은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연체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연체율은 지난 9월말 0.3~0.51%로 집계돼 전년 동월(0.14~0.28%)보다 두 배 넘게 높아졌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0.04%에서 0~0.13%로 소폭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대출 문턱은 연말까지도 높아질 예정이다. 올 4·4분기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0,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대출 취급을 확대 중인 대기업엔 ‘중립’, 중소기업엔 엄격한 대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뜻으로 -6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큰 마이너스 수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환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서 대출 수요를 전부 감당하긴 힘들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도 종료돼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 향후 신용이 훌륭한 대기업을 위주로 보수적인 영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1-02 15:51:23대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 시장을 떠나 은행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회사채 조달금리가 무섭게 뛰면서 은행대출이 이자비용 절감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기업, 회사채 상환하고 은행대출로 27일 코스콤체크(CHECK)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무보증 사채(금융채 및 은행채 제외) 순상환규모는 348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상환은 발행액 대비 기업들이 회사채 원금상환이 더 많았음을 의미한다. 연초 이후 일반 회사채 시장은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큰 순발행 기조였으나 5월을 기점으로 순상환 기조로 돌아섰다. 이후 8월까지 6월을 제외하고는 순상환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7월에만 1조2327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순상환됐다. 회사채 조달금리 상승 폭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차환보다 현금상환에 나섰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이 부담스러워진 기업들은 은행대출로 몰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대기업 집단군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신용도가 대체로 양호한 만큼 은행대출 여력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대출 누적 순조달 규모는 4월 10조7000억원가량에서 7월 말 20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대기업 기준 은행대출 누적 순조달 규모는 올해 3월 1000억원에 불과했으나 4월 3조1000억원, 5월 3조4000억원, 6월 2조4000억원, 7월 3조8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발행이 순상환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은행을 통한 대기업 조달액은 줄곧 증가하고 있다"면서 "회사채 조달금리와 은행대출 금리와의 차이가 커진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글로벌 금리가 높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은행권 조달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업들이 회사채보다 은행대출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달 17일 기준 단기 코픽스 금리는 연 3.59%로 회사채 3년물(신용등급 AA- 기준) 금리(연 4.513%)보다 0.923%p 낮았다. 지난 3월 말 회사채(AA-등급 3년물)와 단기 코픽스 금리 스프레드가 약 0.5%p였던 점을 감안하면 스프레드가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저신용 기업, 자본시장서 고금리 감수 신용도가 좋지 못한 기업들은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사모 회사채 또는 기업어음(CP) 시장에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대출은 비우량 기업에 대한 여신 관리가 더 엄격해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며 건설사들의 조달금리가 치솟고 있다. 금호건설은 지난 23일 1년6개월물 사모 회사채 100억원어치를 연 9.6%의 금리에 조달했다. 에쓰지씨이테크건설도 사모채 2년물을 연 7.2~10%에,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는 1년물 사모채를 연 7.5%에 각각 발행했다. 앞서 동부건설은 7월 말 사모채 1년물(50억원)을 연 9.7%에 찍었다. LG디스플레이는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기업어음(CP) 처음으로 발행 시장에 나왔다. 지난 22일 1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는데 CP 발행잔액은 연초 1000억원 수준에서 현재는 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3-08-27 18:40:34시중은행이 '기술금융' 공급을 1년 새 14% 넘게 줄이는 동안 대기업 대출은 35%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기술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줄이 말라가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기준도 강화한 상태라 향후 기술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대기업 대출 늘려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6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178조2570억원) 대비 14.13% 감소한 153조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잔액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해 11월(182조5027억원)과 비교하면 7개월 새 16.13%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 건수도 지난 6월 44만6057건으로 전년 동월(53만5398건) 대비 16.69% 감소했고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10월(55만2603건) 대비 19.28% 줄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본이 부족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의 미래 가치를 인정해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지난 2014년에 관련 제도가 도입된 후부터 신용, 담보 등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은 해당 대출을 통해 일반 중소기업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1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5대 은행 중에서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44만3950건) 대비 22.73%(10조930억원) 감소한 34조302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건수도 같은 기간 9만1072건에서 6만6713건으로 26.75% 줄었다. 반면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줄곧 상승하고 있다.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 6월 기준 123조2116억원으로 전년 동월(91조9245억원) 대비 34.04%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17조6974억원 상승하는 등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TCB 평가 발급 기준도 까다로워져이같이 은행권이 대기업대출에 집중하고 기술신용대출을 줄인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기술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의 부실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2·4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국민은행 0.26%, 신한은행 0.32%, 하나은행 0.36%, 우리은행 0.3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국민은행 0.06%, 신한은행 0.11%, 하나은행 0.07%, 우리은행 0.02% 등을 기록한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더구나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기술력이라는 무형 담보를 가진 벤처기업들에 대한 기술금융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 TCB 발급 기준을 강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기술평가 품질관리위원회를 신설해 TCB사와 자체 TCB평가 은행의 기술평가를 직접 심사 중이다. 기술집약형 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TCB를 발급받는 사례를 방지해 TCB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 은행권의 기업금융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기업 같은 우량차주 위주로 여신 성장이 이어졌다"며 "지난해부터 TCB 발급이 까다로워지며 기술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 기업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8-15 18:24:00[파이낸셜뉴스] 시중은행이 ‘기술금융’ 공급을 1년 새 14% 넘게 줄이는 동안 대기업 대출은 35%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기술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줄이 말라가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이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기준도 강화한 상태라 향후 기술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중소·벤처 대신 대기업 대출 늘려 #OBJECT0#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6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178조2570억원) 대비 14.13% 감소한 153조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잔액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해 11월(182조5027억원)과 비교하면 7개월 새 16.13%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 건수도 지난 6월 44만6057건으로 전년 동월(53만5398건) 대비 16.69% 감소했고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10월(55만2603건) 대비 19.28% 줄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본이 부족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의 미래 가치를 인정해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지난 2014년에 관련 제도가 도입된 후부터 신용, 담보 등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은 해당 대출을 통해 일반 중소기업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1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5대 은행 중에서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44만3950건) 대비 22.73%(10조930억원) 감소한 34조302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건수도 같은 기간 9만1072건에서 6만6713건으로 26.75% 줄었다. 반면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줄곧 상승하고 있다.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 6월 기준 123조2116억원으로 전년 동월(91조9245억원) 대비 34.04%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17조6974억원 상승하는 등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부실 리스크 관리에 TCB 평가 발급 기준도 까다로워져이같이 은행권이 대기업대출에 집중하고 기술신용대출을 줄인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기술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의 부실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2·4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국민은행 0.26%, 신한은행 0.32%, 하나은행 0.36%, 우리은행 0.3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국민은행 0.06%, 신한은행 0.11%, 하나은행 0.07%, 우리은행 0.02% 등을 기록한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더구나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기술력이라는 무형 담보를 가진 벤처기업들에 대한 기술금융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5대 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담보대출 잔액은 전체 대출채권의 56%(792조2336억원) 달했다. 특히 중소기업 담보대출 비중이 늘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담보대출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1%p, 0.2%p 오른 83%, 83.4%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8월 TCB 발급 기준을 강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기술평가 품질관리위원회를 신설해 TCB사와 자체 TCB평가 은행의 기술평가를 직접 심사 중이다. 기술집약형 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TCB를 발급받는 사례를 방지해 TCB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 은행권의 기업금융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기업 같은 우량차주 위주로 여신 성장이 이어졌다”며 “지난해부터 TCB 발급이 까다로워지며 기술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 기업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8-15 14:05:19올해 금융권의 중기 대출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연체율도 대기업에 비해 5배까지 오르며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채 소화가 어려워 은행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하고 하반기 수출 악화와 코로나19 조치 종료까지 겹칠 경우 연체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제외) 대출잔액은 전월(288조3378억원) 대비 2조4300억원 늘어난 290조767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의 중기대출은 올해 들어 △1월 9334억원 △2월 1조2175억원 △3월 2조642억원 △4월 2조43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0.52%를 기록하며 1월 말(0.44%)과 지난해 12월 말(0.36%)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3월 말에는 0.45%로 소폭 하락했으나 대기업 연체율(0.09%)의 5배 수준이다.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05%에서 올해 0.09%로 소폭 상승한 뒤 3개월 연속 제자리다. 더구나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비싼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어 하반기 연체율 상승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 중소기업 대출금리와 대기업 대출금리는 전달 대비 각각 0.17%p, 0.05%p 내린 5.28%, 5.19%로 집계됐다. 자금경색으로 대출 금리가 절정에 달한 지난해 말(5.76%, 5.32%)에 비해 다소 진정된 모습이나 회사채 시장 안정세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진 대기업과 달리 은행 대출에 자금을 의존해야 하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부담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둔화에 감소세로 전환한 수출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도 부정적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전년 대비 지난해 수출 증가폭은 16.3%에서 0.5%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견기업이 19.1%에서 11.8%로, 대기업이 30.6%에서 6.0%로 하락한 것보다 감소폭이 컸다. 올해 1·4분기 중소기업 수출액도 전년동기 대비 7.9% 줄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통해 2·4분기 국내은행의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정도(28)를 대기업(6)의 4.5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물경기 둔화,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1·4분기 기준 중소기업 10곳 중 4곳 이상이 5% 이상의 고금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회사채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고금리 대출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조치 종료까지 겹치면 하반기 연체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5-28 18:3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