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대뇌정맥동혈전증과 이상자궁출혈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위원장 박병주)는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분석 결과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위원회는 국내 보건당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뇌정맥동혈전증은 이번 연구 결과 백신 접종 후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연령대별로는 30~49세와 50~64세, 성별로는 여성에서 각각 유의성 있는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대뇌정맥동혈전증은 뇌의 정맥동(정맥 혈관 내 공간)에 혈전이 생긴 상태를 말하는데,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 내 출혈은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이상 자궁출혈도 백신 종류와 관련 없이 접종 이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현재까지 나온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코로나19 백신과 이상 자궁출혈 간 인과관계를 수용할 수 있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다리 정맥혈이 막혀 피가 응고되는 심부정맥혈전증은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19 백신 중 화이자 백신에서만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박병주 위원장은 "일부 질환에서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이 확인됐지만,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의 진단 정확성 등에 대한 한계를 고려할 때 주의 깊은 해석과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화이자 백신 접종 후의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에 대해서는 면밀한 역학적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8-12 07:13:47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이 숨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인해 사망한 첫 사례에 해당한다. 1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국내 두 번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확정 사례 환자가 이날 오후 2시10분께 사망했다. 추진단은 "이 환자의 확인된 기저질환은 없다"며 "사망진단서상 직접사인은 뇌출혈로, 뇌출혈의 원인은 대뇌정맥동 혈전증이며 대뇌정맥동 혈전증의 원인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라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30대 초반 남성으로, 5월 27일 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을 접종받은 뒤 9일 만인 이달 5일 심한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 환자는 접종 12일 후인 이달 8일 증상이 악화하고 의식변화가 있어 상급병원을 내원해 검사한 결과 혈소판감소성 혈전증이 의심돼 치료와 함께 확정을 위한 항체 검사(PF 4 ELIZA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15일 항체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됐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이날 기자단과의 백브리핑에서 "해당사례에 대해 혈액응고장애 전문가 자문회의를 한 결과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확정사례에 부합함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기존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와 달리 백신 접종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사망사례다. 기존 사망사례에서는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대다수였다. 이에 백신 접종과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혈소판감소성 혈전증은 유럽의약품청(EMA)과 국내에서 AZ 백신의 이상반응으로 인정하고 있는 이상반응이다. 이 부작용 우려로 국내에서는 만 30세 미만에서는 AZ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있다. 앞서 국내 첫 TTS 인정 사례는 30대 취약시설 종사자다. 이 환자는 지난 4월 27일 AZ 백신을 접종한 후 5월 12일 심한 두통 증상으로 입원해 뇌정맥혈전증, 뇌출혈, 뇌전증을 진단받으나 치료 후 증상이 호전돼 지난 주말 퇴원한 것으로 추진단은 전했다. 추진단은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접종 이후 이상반응 발생과 사망까지의 경과를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조사반과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심의 등 보상관련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역학조사 및 전문가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정보를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추진단은 접종 후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의심증상이 나타난 경우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고, 해당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은 신속하게 이상반응 신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진단은 △접종 후 4주 내 호흡곤란, 흉통, 지속적인 복부 통증, 팔다리 부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심한 또는 2일 이상의 지속적인 두통이 발생하며,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조절되지 않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6-16 21:37:15세계 일부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러시아의 백신인 스푸트니크V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관심이 커지는 등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백신외교’를 강화해온 중국은 실제 접종 결과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내부에서도 외국에서 개발한 백신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 8월에 승인을 하면서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지적을 받은 백신인 스푸트니크V는 최근 안전성이 높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외면했던 유럽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존슨앤드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유발로 사용이 중단 또는 특정 나이대로 제한되고 있는 사이에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는 안전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 14일 성명에서 임상 시험과 접종 결과 대뇌 정맥동 혈전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19일 공개한 임상시험 결과에서 예방효과가 97.6%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러시아인 38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시험 결과는 다음달 동료검증을 거친후 의학전문지에 실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는 러시아인 2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시험에서 예방 효과가 91%라는 내용이 실렸다. 이번 임상시험은 동료 검증까지 마쳤다. 스푸트니크V는 지난 13일 현재 세계 60개국에서 접종 사용이 승인됐으며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 오스트리아가 유럽연합(EU)의 결정과는 별도로 도입하고 있다. 외면을 했던 EU도 백신 공급이 순조롭지 못하자 이달초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스푸트니크V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지난달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을 위한 검증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달말쯤 러시아의 제조 시설들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받으려면 5개월에서 길게는 10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독일인들은 EU의 승인을 받지 않은 스푸트니크V 를 맞으러 러시아 여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외국인들의 입국을 통제하고는 있지만 백신 접종을 위해 들어오는 방문객은 허용하기 시작했다고 도이체벨레(DW) 방송이 보도했다. 노르웨이의 한 여행사는 독일인들을 겨냥해 1개월동안 접종을 2회 받도록 두차례 러시아를 여행하는 1199유로(약 160만원)짜리서부터 리조트에도 머무르는 고가 상품을 마케팅하고 있다. 러시아 백신 안전성 관련 희소식이 나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 백신의 효과가 알려진 만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터키 정부는 중국 시노백의 임상3상 결과 예방 효과가 당초 나온 91.25% 보다 낮은 83.5%로 하향 조정했다. 터키에서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시노백 백신인 ‘코로나백’ 접종을 932만회를 실시했으며 200만명이 2회 접종을 마친 상태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40%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칠레는 최근 수주동안 신규 확진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자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중국산 백신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초 칠레대학교가 공개한 연구에서 코로나백의 예방 효과가 1차 접종후 3%, 2차 접종 2주뒤 56.5%로 낮게 나왔다. 브라질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도 시노백 백신의 예방효과가 50%가 조금 넘게 나왔다. 지난 10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가오 푸 중국 질병통제센터 소장이 중국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낮다며 다른 외국 백신도 같이 사용해야할지 모른다고 시인했다. mRNA 방식으로 생산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효과가 낮았다고 비판해온 중국도 결국 이 방식의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임상 시험 단계에도 들어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4-20 14:46:00[파이낸셜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일반 혈전증 발생 건수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2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AZ 백신을 맞은 이후 전체적으로 혈전증 자체를 3분의1 미만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혈전은 혈관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뜻하고, 혈전증은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혈전색전증은 혈전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 폐나 심장, 뇌와 같은 주요 기관의 혈관을 막는 질환이다. 대뇌정맥동혈전증(CVST)은 혈전이 뇌의 정맥동에 생기면서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 세포가 파괴되는 증상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접종 후 사망 의심 신고 사례를 부검하던 중 혈전 의심 사례가 1건 확인됐고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이었던 20대 접종자 1명에게서 CVST 증상이 확인됐다. 독일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CVST 등 혈전 의심 사례가 보고되면서 이 백신의 접종을 제한하기도 했다. 나 교수는 "CVST같은 특이한 혈전증은 유럽에서 인구 10만명당 1~2명 정도 생기지만, 일반적인 정맥 혈전증의 경우는 유럽에서 1년에 10만명당 150명 전후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교수는 "특이한 혈전증이 2~3배 늘어난 것만 강조되는데, 같은 기간 일반적인 정맥 혈전증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이후 3분의1 미만으로 줄이는 효과도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CVST는 1명 발생해 인구 100만명당 4명에 해당하는 건수"라며 "유럽처럼 인구 10만명당으로 하면 0.4명"이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EMA(유럽의약품청)는 3월18일과 3월31일 똑같은 기조로, 백신의 이득이 훨씬 더 좋고, 특이부위 혈전증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를 하겠다는 근본적인 내용은 바뀌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CVST 의심 환자는 3월16일 입원했다가 3월22일 퇴원했다. 나 교수는 "혈전증이 왔을 때 추가적인 합병증이 없다면 항응고제 등 치료를 하고 평균 일주일 전후로 퇴원한다"며 "일반적인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4-02 16:30:21[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혈전 생성이 발견된 국내 20대 환자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밝힌 추가 분석 대상 증상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이상반응 조사 지원 팀장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예방접종 브리핑을 통해 "현재 뇌 영상학 촬영 결과 최종 진단명은 소견상으로 CVST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CVST는 대뇌정맥동혈전증으로 혈액 응고가 뇌의 정맥동에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 세포가 파괴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앞서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CVST 발생 간 연관성에 대해 추가 분석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위험 증가 사이에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또 코로나19 유행의 확산 위험성을 고려했을 때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나는 이상반응 보다 접종을 통한 감염 예방이 더 이익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팀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 검사가 진행되면 시도 신속대응팀, 중앙의 피해조사반 심의를 통해서 관련성에 대해서 평가가 진행될 예정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환자는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으로 지난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받았다. 이후 두통과 오한 증상이 있었고, 14일에는 구토 증상이 동반돼 15일 의료기관 진료를 받았다. 진료 중 혈액검사와 영상 의학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혈전증과 뇌 병변이 확인됐다. 당초 이 환자는 두통으로 인한 입원치료로 이상반응이 신고됐으나 혈전증 소견이 나오면서 이 증상도 이상반응 신고 시스템에 신고됐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3-20 16:26:31[파이낸셜뉴스]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만'으로 고생한 역사적 인물이 많다. 이는 정치적 카리스마·능력이나 리더십과 상관없는 생활습관이 문제였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바꾼 인물들의 비만 분투기를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대전 글로벌365mc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소문난 '고기 덕후' 세종대왕 조선시대 27명의 왕들은 대부분이 비만했다. 만성적인 운동 부족과 하루 5차례 12첩 반상과 간식 등 호화로운 식단을 챙겨 먹다보면 살이 찌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세종대왕도 전형적인 비만인의 습관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애민정신이 충만하고 훌륭한 업적을 펼쳤지만 건강관리보다 '입에 맛있는 음식, 몸이 편한 생활'을 고수했다는 기록이다. 어릴 때부터 사냥이나 체력단련보다는 하루 종일 앉아 책을 읽었다. 무엇보다 세종은 소문난 '고기 덕후'다. 수랏상에 고기반찬이 없으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 고기반찬을 의미하는 '육선'(肉饍)을 검색하면 세종 시절 일화가 압도적이다. 세종은 나이가 들며 결국 비만과 당뇨병으로 고생하게 됐다. 세종은 "한가지 병이 나으면 또 다른 하나가 생긴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과거 비만은 '부자들의 병'으로 인식될 만큼, 지배계층은 대부분 고칼로리 음식을 가까이했고 항상 시중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움직임도 거의 없었다"며 "자연스럽게 복부비만으로 이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받은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애주·애연·폭식 3박자 갖춘 '윈스턴 처칠' 전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소문난 대식가였다. 특히 배만 타면 식욕이 솟는다며 아침부터 다양한 고칼로리 메뉴를 섭렵했다. 당시 알려진 처칠의 아침식단은 씨리얼, 스프 한 접시, 계란 4개, 베이컨 5조각, 구운 고기 2조각, 토스트 4개, 치즈, 홍차 등으로 꾸려졌다. 그는 80대에도 이들 식단을 눈 깜짝할 사이에 '폭풍흡입' 할 정도로 왕성한 식욕을 자랑했다. 폭식뿐 아니라 애주·애연 습관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처칠은 '90세까지 장수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게 있다. 처칠이 오래 산 것은 맞지만, 말년은 그리 편안하지 못했다. 그는 78세에 뇌졸중으로 왼쪽 몸이 완전히 마비된다. 이렇게 12년간 투병하다 대뇌혈전증으로 사망한다. 처칠은 타고난 건강 체질을 갖고 있었지만, 체질만을 믿고 건강관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게 말년의 뇌졸중으로 나타나 고생하게 됐다. 그의 사후 '생활습관 때문에 90세까지밖에 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섹시남 헨리 8세도 나중에는 '비만남' 이혼하기 위해 영국 국교회를 만들고, 유럽대륙과 분리된 영국의 초석을 마련한 영국의 헨리 8세도 비만왕으로 유명하다. 흔히 헨리 8세 하면 멋진 외모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드라마 '튜더스' 영화 '천일의 스캔들' 등에서는 매력적인 외모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헨리 8세는 여섯 차례의 결혼, 두 번의 이혼, 한번의 사별뿐 아니라 두 명의 왕비를 처형한 것으로 유명하다. 드라마틱한 삶을 조명하다보니 매력적인 외모로 묘사된다. 실제로 헨리8세는 젊었을 때 호리호리한 미남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식탐이 늘어난다. 매일 파티와 술을 즐기다보니 체중이 143kg까지 늘었다고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다리혈관에도 악영향이 미쳐 순환이 더뎌지고, 결국 감염이 시작됐다. 그는 종아리와 허벅지에 생긴 감염이 원인이 돼 55세에 사망한다. ■야식 끊으면 내장 비만 예방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역사 속 뚱뚱한 인물들의 생활습관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무척 닮아 있다"며 "앉아서 업무를 보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폭식하거나, 밤마다 술과 야식 안주로 배를 채우는 것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또, 스트레스성 폭식도 유사한 모습이다. 역사적 인물들은 정치적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았다. 이때 스트레스성 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되는데, 이는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찾도록 만든다. 현대인들이 퇴근 후 스트레스가 심할 때 유독 불족·매운 떡볶이 등이 떠오르는 이유다. 이같은 나쁜 생활습관은 복부비만으로 연결된다. 이 대표병원장은 "복부비만은 체지방뿐 아니라 내장지방까지 쌓이게 만들다보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특히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으로도 제거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허리둘레가 남성 35인치, 여성 33인치를 넘어섰다면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행인 것은 내장지방은 식이조절·규칙적인 유산소운동 등 조금만 노력하면 피하지방에 비해 감량이 수월한 편이다. 처음부터 무리한 다이어트에 나서기보다 저녁 식사량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고, 숨이 약간 차는 수준의 유산소운동을 30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대표병원장은 "1주일만 야식을 끊고 이같은 수칙만 지켜도 복부가 많이 날씬해진다"며 "또 건강을 되찾고 컨디션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0-07-03 17:4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