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현장은 인적이 뜸한채 한산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지 꼭 넉달.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공사현장 팬스는 굳게 닫혀 있었고, 팬스 위로 삐죽이 보이는 기계설비들도 가동이 멈췄다. 공사장 팬스에는 '공사중단'이라고 적힌 빨간색 글씨가 붙은 채 공사장 앞 상가마저 썰렁했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공사중단으로 인근 상권까지 침체돼 부동산 거래 역시 한산한 분위기"라며 "공사 중단이 길어지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많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때가 가까운 시간에도 인근 공인중개업소 절반 이상은 아직 문을 열지 않거나 문을 열었어도 손님 없이 한가한 모습이었다. 또다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서울에서 부동산 거래가 늘었지만 강남 등 일부에 불과하다. 이 지역은 팔려는 매물도, 매입하려는 수요도 거의 없다"라며 "부동산을 비롯해 인근 상인들 역시 공사가 하루빨리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조1구역은 은평구 재개발 대장주 격이다. 지하4층~지상25층 28개동, 아파트 2451가구(임대 368가구)와 부대복리 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3호선 불광역 등 4개 지하철 역과 인접해 있다. 입지가 뛰어난 단지로 인근 부동산 시장은 물론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비업계에서는 대조1구역이 이달에 공사재개의 물꼬를 틀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법원이 지난달 29일 임시조합장을 결정하면서 신임 조합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관할구청인 은평구 관계자는 "임시조합장이 결정돼 4월30일부터 5월7일까지 조합장 후보자 등록을 진행중"이라며 "등록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마치면 후보자 확정 공고를 거쳐 조합장 선거를 진행하게 된다. 5월말 조합장 선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역시 신속한 공사 재개 등 사업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조1구역의 총 공사비는 5800억원에서 공사 중단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현재 받지 못한 공사비가 1800억원 가량"이라며 "조합 총회 등을 통해 신속하게 공사를 재개해 사업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공사 재개 지원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조1구역은 공사중단 직후인 지난 1월초 정비사업 갈등조정 전문가인 코디네이터를 파견한 첫 사업장"이라며 "현재 조합장 선임 선거관리위원회도 모두 구성해 원활한 조합장 선임과 공사 재개 협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조1구역은 지난 2022년 10월 착공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공사가 중단됐고, 설상가상으로 조합장 직무정지로 조합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공사재개 협상의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4-30 15:09:18일본 닛산 자동차가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도 저유가와 미국 시장에서의 호조로 이번 회계연도 순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닛산이 내년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 순익 전망을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5350억달러(약605조원)로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분기(7~9월) 순익은 1728억엔(약 1조62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하면서 전망치를 웃돌았으며 매출도 3조엔(약 28조원)으로 13% 늘었다. 닛산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과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의 실적에서 대조를 이뤘다. 닛산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지난 여름 증시 폭락 이후 판매가 부진해졌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다른 신흥시장에서의 수요도 감소해왔다. 닛산은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를 125만대로 5만대 낮췄다. 지난 수년간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브라질에 공장 신설 또는 증설을 했지만 올해 4~9월 러시아에서의 매출이 15.9%,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는 6.4% 감소했다. 이 기간 라틴아메리카 시장에서의 매출도 2.5% 줄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 15년래 최대 판매를 기록할 추세를 보이고 있는 등 선진국에서의 매출이 신흥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닛산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마찬가디로 저유가에 힘입어 다른 차종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닛산의 올해 1~9월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은 5.6% 늘어 기타 다른 지역의 5%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2015-11-03 15:51:07병무청은 박원순 서울 시장의 아들 주신씨(28)가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을 한 것과 관련, 기존에 제출된 MRI와 대조, 같은 인물의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박씨가 MRI를 재촬영해 병역 의혹이 해소되더라도 애초에 병무청에 제출했던 MRI의 주인이 같은 인물인지의 문제가 남는다"며 "박 씨로부터 재 촬영한 MRI를 건네 받는 대로 이를 판정,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 측에서 지난해 12월 박씨가 병무청에 제출했던 MRI와 CT(컴퓨터단층영상진단) 등 관련 자료를 병무청이 직접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2012-02-22 15:40:01이동통신 선·후발사업자들의 시장 공략법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 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KTF는 새 서비스로 고급 시장을 창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3위 업체인 LG텔레콤은 기존 시장을 공략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는 쪽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상용화를 시작한 고속데이터패킷접속(HSDPA) 서비스 ‘3G+’를 띄우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HSDPA는 기존 서비스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7배 이상 빨라 화상전화 등 고급 데이터 서비스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연말 3G+ 가입자 목표를 30만명으로 잡고 본격적인 고객 유치전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오는 6월30일까지 3G+ 가입자에게 18만원 상당의 무료 화상통화를 제공한다. 또 오는 9월 말까지 기본료 1만∼3만원으로 7만∼72만원어치의 화상통화를 즐길 수 있는 요금제를 운영한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고객이 선호하는 3G+ 전용 전화번호 2000개를 추첨을 통해 나눠주는 ‘골드번호 페스티벌’과 3G+ 관련 퀴즈를 풀면 매주 1명씩 4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 등을 지급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KTF도 무게중심을 6월 중순께 상용화할 HSDPA로 옮기고 있다. 이는 HSDPA 주파수가 2㎓ 대역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시장에서 SK텔레콤과 동일한 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SK텔레콤만 효율이 뛰어난 800㎒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했다. KTF는 1개월 먼저 HSDPA 사업을 시작한 SK텔레콤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단말기·마케팅·브랜드 등의 세부 전략을 마련키로 했다. 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이 3G+라는 이름으로 HSDPA를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KTF도 새 브랜드를 만드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비용이 동반되는 신규사업 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틈새’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텔레콤은 2㎓ 대역의 3G(세대) 서비스 개시 시점을 연기하겠다는 뜻을 최근 정보통신부에 내비쳤다. 올해 말 예정된 1.8㎓ 대역의 3G ‘리비전A’와 중복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대신 LG텔레콤은 기존 유선시장을 공략키 위해 최근 내놓은 ‘기분존’ 고객을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길거리 퍼포먼스, 광고 등으로 기분존이 유선전화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아울러 LG텔레콤은 기분존 단말기를 보강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LG전자·팬택앤큐리텔 단말기 2종에 길 찾기 기능을 갖춘 삼성전자의 슬림슬라이드 휴대폰(SPH-V9850)을 이달 말 추가한다. LG텔레콤 관계자는 “기분존 신규 고객은 1일 평균 700명이며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가입자가 10만명 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05-18 14:54:12서울 서북부지역에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이 지어진다. 태완 D&C는 서울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은평구 대조동 대조·불광시장을 재개발해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팜스퀘어를 분양한다고 10일 밝혔다. 대지 2504평에 지하 8층∼지상 16층, 연면적 2만9388평인 팜스퀘어는 서울 서북부에서는 유일한 쇼핑몰로서 온 가족이 함께 쇼핑과 여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팜스퀘어는 지하 2층에 대형 할인마트, 지하 1층∼지상 5층까지는 디자이너 클럽이 운영하는 패션몰, 10층 게임센터, 11∼14층까지는 멀티플렉스 영화관(CGV)을 입점시킨다. 서울 서북부와 고양시 일대의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연신내 상권과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켜 서울의 주요 핵심 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 이용 유동인구가 하루 15만여명에 이르러 상권 형성이 쉽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팜스퀘어는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공동출자한 생보부동산신탁에서 자금을 관리하고 동양화학제철 그룹의 계열사인 이테크 E&C에서 책임시공 한다. (02)357-3400
2002-05-10 07:52:26[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신흥시장 자금 이탈이 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채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달러를 쥔 외국인 입장에서는 현재 한국의 달러 수요와 채권 가격, 신용도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자체 집계한 결과 올해 1·4분기 한국 채권시장에 순유입된 해외 자금이 220억달러(약 26조961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0억달러 늘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멕시코, 터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포함한 6개 신흥시장에서는 41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한국 채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환 위험회피(헤지) 시세에 따른 추가 이익이 상당하다. 블룸버그는 한국 내 달러 수요가 매우 강력하고 한국 투자자들이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많은 웃돈을 주고 달러 확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자체 분석에 의하면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한국 원으로 달러를 대출할 때 내야하는 프리미엄 금리는 1.6%로 중국 위안을 이용한 달러 대출의 약 2배였다.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빌린 달러를 미 3년물 국채에 투자할 바에 스와프 시장에서 원으로 바꿔 비슷한 만기의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던컨 탄 전략가는 "한국 원은 아직 국제적으로 매우 넓게 통용되고 있고 환 헤지 금리가 미 금리 대비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장점은 신용 등급이다. 미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평가한 한국의 신용 등급은 각각 Aa2와 AA 등급으로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다른 미 신평사 피치는 한국의 등급을 네 번째로 높은 AA-로 두고 있다. S&P는 지난달 21일 코로나19 여파에 불구하고 한국의 신용등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한국 경제가 올해 1.5% 위축되겠지만 내년에는 5% 수준으로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SBC은행 홍콩 지점의 안드레 드 실바 글로벌 신흥시장금리 연구 대표는 "한국 채권은 높은 신용등급과 튼튼한 기반, 선진국 시장과 비슷한 특성 때문에 종종 안전자산으로 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 채권의 약 55%가 외국 중앙은행들이라면서 한국 채권이 선진국 채권의 대체제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인기 요인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블룸버그는 한국 국채의 유통금리가 10년물 기준으로 1.5%라면서 태국(1.14%)이나 싱가포르(0.9%), 대만(0.48%)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채권 가격은 만기 가치를 유통금리로 깎아서 재는 만큼 이는 비교적 한국 국채가 가격이 싸다는 의미다. 미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SSGA)의 응 켕 시앙 아시아 태평양 채권부문 대표는 "한국 국채 가격은 아시아에서 높은 편이 아니다"라며 "한국 채권 시장은 중국과 일본 다음으로 크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한국은행의 한미 통화 스와프와 채권안정화펀드 가동 등을 지적하며 한국 금융당국이 유동성 공급이 채권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매뉴라이프 금융그룹 홍콩 지점의 수 트린 글로벌 거시전략부문 이사는 "한국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정부가 내놓은 채권안정화펀드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일반적으로 한국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0-05-05 15:04:59신제품 출시 한 달 만에 미국시장에서 애플 아이폰6 출시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 등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늘었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애플이 미국 시장에 판매한 스마트폰은 45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9월보다 8% 감소한 수치다. 애플은 아이폰6가 출시된 지난 9월에 전월 대비 53% 증가한 49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이에 따라 애플을 제외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9월 출하량이 일제히 감소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302만대로 전월 대비 5% 감소했으며 LG전자는 18% 줄었었다. 노키아나 모토로라의 경우 각각 45%와 31% 출하량이 급감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폰6의 신제품 효과는 한 달 만에 끝나는 분위기다. 통상 애플의 신제품 출시효과는 4·4분기부터 1·4분기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이번 사례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있다. 반면 미국시장에서 애플의 기세가 한풀 꺾이자 삼성전자는 반격에 나섰다. 10월 삼성전자는 미국시장에서 전월 대비 36% 증가한 41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박지영 기자
2014-12-04 17:18:00지난 해 마지막 주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에 희비가 엇갈렸다. 성장형 펀드는 전년에 이어 다시 시장 수익률을 초과했고 채권형은 4%에도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제로인이 2004년 1월 2일 공시된 기준으로 펀드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주식형 펀드의 대표선수인 일반성장형 펀드(주식편입비 70% 초과)는 한 해 동안 36.7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정성장형 펀드(주식편입비 40% 초과 70% 이하)와 안정형 펀드(주식편입비 40% 이하)는 각각 11.61%, 20.13%의 수익을 기록했다. 한 해 동안의 수익률을 벤치마크(Benchmark: 수익률 비교기준) 잣대로 살펴보면, 성장형 펀드는 벤치마크를 8.95%포인트 앞지르는 괴력을 나타냈고, 안정성장형 펀드도 1.46% 포인트 초과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채권 비중이 높은 안정형 펀드는 벤치마크를 소폭(-0.52%포인트) 밑도는 결과를 냈다. 주식형 펀드가 고수익을 낸 비결은 시가총액의 30%에 육박하는 전기전자 관련주와 운수장비 관련주 등 수출로 내수를 타개한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편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가채권형 펀드는 2003년 한 해 동안 3.8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해 동안 채권형 펀드들은 벤치마크 수익률을 평균 1.00%포인트나 밑도는 부진을 보였고, 시장 변동에 따라 펀드와 운용사의 수익률이 크게 뒤바뀌는 못습이 연출됐다. 간접투자시장에 운집한 자금은 지난해말인 31일 현재 145조368억원을 기록해 연초 이후 모두 29조137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4-01-04 10:35:42[파이낸셜뉴스]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연 5%로 동결했다. 19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위원 9명 중 8명이 금리 유지에 찬성했다. 0.25% 인하 의견은 1명에 그쳤다. 이는 금리 유지를 예상한 시장 예측과 부합한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기준 금리를 0.5%p 인하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예상대로 전반적으로 물가 압력이 완화하고 경제가 진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OE가 빠르면 오는 11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베일리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낮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기에 너무 빨리 또는 너무 크게 (금리를)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연 2.2%로, BOE의 공식 목표치인 2%를 소폭 상회했다. BOE는 지난 8월1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p 인하했다. 한편, 이날 통화정책위원회에서는 2024∼2025년 국채 보유액을 1000억파운드(약 176조원) 줄이는 양적 긴축(QT) 속도를 유지하는 것에 위원 9명 전원 유지 의견을 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9-19 21:08:57'이것은 미술관인가, 고급 저택인가.' 서울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미술관이 아니었다. 거대한 건물 지하에 수영장부터 140㎡ 집, 레스토랑, 실험실을 닮은 산업용 주방까지 설치된 세련된 집이었다. 금방이라도 몸을 누워 휴식을 취하고 싶은 선망의 '풀 하우스( Full House)'였다. 집안에 들어가면 각 방 마다 테마가 있어 이 집의 주인이 누구인지 상상하게 만든다. 한 방에는 건축 설계 도면이 있어 어느 건축가가 주인장일 것 같지만 거실에는 의문의 한 소년만 있었다. 소년은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I'(나)라는 글자를 쓰고 있다. 시든 꽃다발이 놓인 현관의 거울에는 '다시는 보지 말자'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도대체 이 집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 집은 덴마크 출신의 마이클 엘름그린과 노르웨이 출신의 잉가 드라그셋으로 구성된 작가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지은 주거 공간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전시장을 공항이나 기차역, 병동 등으로 전환하는 공간 작업으로 유명한 엘름그린&드라그셋의 개인전 '공간들(Spaces)'전(展)을 내년 2월 23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두 사람의 30년 협업을 기념해 그들의 공간 작업을 한자리에서 조명한다. 무엇보다 실제 크기에 버금가는 대형 수영장, 집, 레스토랑이 전시장 내 들어서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와 형태의 설치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술관은 크게 수영장, 집, 레스토랑, 주방, 아틀리에 등 총 5곳이다. 첫 번째 전시실은 거실, 주방, 침실, 화장실 등을 갖춘 140㎡ 규모의 집이다. 두 번째 전시실에는 대형 수영장이 나타난다. 물이 빠진 수영장은 작가의 작업에서 반복되는 모티프로 오늘날 공공장소의 쇠퇴와 공동체의 상실을 암시한다. 수영장을 무대로 고대 작품을 연상시키는 백색의 조각들이 등장해 현대의 남성성과 고립 및 성장이라는 실존적 질문을 던진다. 조각들은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각자가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해 있으며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레스토랑 같은 설치 작품 '더 클라우드(The Cloud)'는 현실 착시 현상까지 보여준다. 홀에 앉아 영상 통화 중인 사람은 조각 작품으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마주하게 된다. 다른 전시실에서는 실험실 같은 주방, 작품 제작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아틀리에 공간이 이어진다. '산업용 주방'과 '실험실'이라는 동떨어져 보이는 두 장소의 대조는 화학 기반 요리법인 '분자 요리학'과 현대 식품 시스템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기후 변화, 인구 증가, 자연 자원의 감소 속에서 실험실 과학에 더욱 의존하고 있는 현세태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작가들은 전시 끝에 이르러 일상 속 공간이 아닌, 흰 벽으로 둘러싸인 작업실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거울로 이루어진 캔버스는 인물 조각을 비롯해 방문자 모두와 주변 공간을 반사함으로써 조각, 회화, 작품, 공간, 관람객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밖에 두 개의 동일한 세면대와 거울, 이를 연결하는 길고 구불구불한 강철 배수관으로 구성된 조각 작품인 '헤어지다'는 감정적 연결이 해소되기 전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분리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통찰력 있게 조명한다. 배수관은 파트너 간의 친밀함과 감정적인 결합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과 갈등을 표현한다. 엘름그린은 "우리에게 미술관은 공간 그 자체가 캔버스이자 재료이며 작업의 과정 그 자체"라면서 "조각 작업도, 벽을 활용한 작업도, 오브제 작업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작품이 공간을 변형하는 설치품 전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면적과 볼륨이 큰 공간이라 벽에 붙은 작은 엽서처럼 시야에서 사라지는 작업을 하고 싶진 않았고 공간을 잘 활용하고 싶어 5개의 몰입형 설치물을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9-19 18: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