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차거래 잔고가 약 2년만에 최대치로 올라섰다.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인 대차거래 잔고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만큼 향후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대차거래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90조433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차거래 잔고가 90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 2023년 8월 3일 이후 약 23개월 만이다. 지난달 말 77조원 수준이던 대차거래 잔액은 이달 4일 80조원을 넘어선 후 불과 3주만에 10조원 가량 불어났다. 올해 1월 2일 47조338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로 늘었다. 대차거래 잔고는 외국인 기관 또는 국내 기관이 공매도를 목적으로 주식을 빌리고 갚지 않은 물량을 의미한다. 해당 잔고를 청산하기 위해 투자자는 보유한 물량으로 되갚거나, 매도했다면 판 수량만큼 다시 매수해 갚아야 한다. 통상 대차거래 잔액의 70% 이상이 공매도로 이어지고 있어, 잔고가 늘어났다는 건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른만큼 과열 부담도 커 투자자들이 대차거래를 늘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피가 단숨에 3000선을 회복하자 조정장에 대비하기 위해 매도 포지션(주가 하락에 베팅) 준비에 나선 것이다. 실제 이달 2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2.0% 상승했다. 이는 G20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 상승이 굉장히 빨랐던 만큼 투자자들이 조정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대차잔고를 미리 받아 공매도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증한 대차잔고가 상승세를 탄 증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차잔고가 공매도로 이어지면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차 잔액이 공매도로 전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된 만큼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향후 증시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증시가 떨어질 조짐을 보인다면 대차거래 잔액과 공매도 물량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종목은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대차잔고가 급증한데 반해 실적 추정치가 낮아졌거나, 변동성 및 거래대금이 낮은 종목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일 기준 대차잔고 상위 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셀트리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네이버, 두산에너빌리티 등이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가 많은 종목 중 향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공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또, 거래대금이 많거나 변동성이 높은 경우 활발한 차익거래가 이뤄지지만, 반대로 변동성이 낮거나 거래대금이 부진한 종목들의 경우 대차 물량이 공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5-06-23 15:43:07[파이낸셜뉴스] 렌터카 중개 및 사후관리 전문기업 모빌러그가 신차 장기렌트 중개서비스(SFA)와 단기대차서비스(OSR)에서 각각 누적 거래 1000건, 1만건을 돌파했다고 28일 밝혔다. 모빌러그는 설립 2년 만에 SFA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금융거래 실적을 올렸다. OSR의 누적 중개건수도 1만건을 넘겼다. 양 서비스를 통해 30여개 중소형 렌터카 업체에 장기·중기·단기 상품을 중개하고 있다. 특히 모빌러그의 SFA는 신용심사 없이 차량을 제공하는 ‘무심사 장기렌트카’가 주력 상품이다. 일반 렌터카 대비 중도 반납률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중소 렌터카 업체의 수익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OSR 서비스를 도입, 사고 발생 시 단기대차를 연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량 가동률과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모빌러그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중소렌터카 사업자의 사업 리스크를 낮추고, 독자적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광수 모빌러그 대표는 “모빌러그가 출범한 지 2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달성한 것은 사업 생태계 안에 있는 시장 플레이어들의 인정의 결과”라며 “앞으로 렌터카 사후관리 영역에 반드시 필요한 손해사정 역량을 강화해 정적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5-05-28 15:13:40국내 주식시장의 대차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3월 31일 이후 약 두달 사이 10조원 넘게 급증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이 때문에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두 달 새 대차잔고 10조원 넘게 증가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총 76조3896억원이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3월 31일 65조7719억원과 비교하면 10조6177억원 증가한 규모다. 대차잔고는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기 전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월(47조3358억원)과 비교하면 5개월 사이 2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코스피 시장에서 대차잔고(금액기준)이 최다 기업은 6조3826억원으로 치솟은 SK하이닉스이다. 이어 삼성전자로 대차잔고는 5조6754억원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1조1568억원으로 대차잔고가 가장 많고 엘테오젠이 1조9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에 대한 불안감, 버블 우려감은 고스란히 관련주에 대한 대차거래 증가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최근 한 달(4월 20일~5월 20일) 동안 차입자 비중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58.53%, 내국인이 41.47%로 외국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공매도 상위 종목 80% 주가 하락 공매도 재개 후 약 두 달 사이 공매도가 집중된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3월 31일~5월 20일) 주식 거래량에서 공매도 비중이 큰 상위 10종목 중 8개 주가가 하락했다. 일부 종목의 공매도 평균 수익률은 13%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이 기간 공매도 매매비중 상위 기업은 SK이노베이션(34.76%), LG디스플레이(30.11%), S-Oil(28.66%), 카카오게임즈(27.25%), LG에너지솔루션(25.69%) 순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공매도 거래대금/공매도 거래량)보다 높게 형성되면 공매도 투자자는 손실을 보고, 반대로 공매도 평균가보다 낮으면 투자자는 이익을 취한다. SK이노베이션의 최근 2개월간 공매도 평균가는 9만7387원이고, 20일 종가는 8만4500원으로 해당 종목을 공매도한 세력은 상당한 평가이익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공매도 평균가(9만7387원)에 팔고 20일 기준 현재가(8만4500원)에 되샀다면 1주당 1만2887원의 투자이익을 챙겨 13.23%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물론 투자자의 공매도 단가가 각기 달라 투자자별 실제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주가가 최근 내려가면서 해당 종목을 공매도한 세력은 평균 10% 안팎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에 엔씨소프트와 롯데지주는 연초 대비 현 주가가 올라 공매도 세력의 평균 추정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5-21 18:14:36채권시장에서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대차 거래가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채권금리 하락폭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지 않은 분위기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대차잔액(25일 기준)은 134조6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132조3921억원)과 비교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2조원 넘게 증가한 규모다. 통상 채권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뜻이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한 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달 25일 기준금리를 0.25%p 내리면서 기준금리는 연 2.75% 수준이 됐다.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 해 온 국고채 금리는 이달 10일 연 2.638%에서 25일 기준 2.596%로 4.2bp(1bp=0.01%p) 내려왔다. 그러나 채권금리 하락한 기간에 오히려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채권 대차 잔액은 꾸준히 늘어났다. 시장에선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원인으로 꼽는다.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의 결정이 '매파적 인하'였다고 보면서 채권 금리 인하폭이 제한됐다고 해석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올해 기준금리 수준이 연 2.5%에서 멈출 가능성을 점차 프라이싱(계산 및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통위는 기자회견에서 금리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금리를 추가로 낮추게 될 시 환율 및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언급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하 시 펀더멘털 개선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은 여전히 제약적"이라면서 "한국은행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총재는 대체로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총재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2~3차례의 금리 인하가 금통위 의견과 비슷하다"면서도 "환율 변동성과 인플레 상승 가능성 등 금리인하의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추가 인하 시점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그는 "올해 금통위 금리 인하 속도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와 환율 변동성에 달렸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 25일 3조714억원어치 국채선물(순매수)을 사들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5-02-26 18:19:35[파이낸셜뉴스] 한국예탁결제원이 한국증권금융과 함께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 상환기간 제한'을 위한 업무규정 개정 및 중개기관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대차거래중개기관의 관련 규정 개정 및 시스템 개발은 올해 6월 발표된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의 상환기관을 관리하기 위해 이뤄졌다. 지난 9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 상환기간 제한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며 이번 규정 개정에 따라 공매도 예외거래가 가능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를 대상으로 법 시행 전이라도 대차거래 상환기간을 최장 12개월 이내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예탁결제원과 증권금융은 9월말까지 목적별 상환기관 구분관리를 위한 내부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차질 없는 제도 시행을 위해 주요 참가자와 시스템 연계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부터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는 공매도를 위해 대차거래를 하는 경우 거래 목적을 표시하고 90일 단위로 연장해야 한다. 또 연장하더라도 1년 안에는 해당 대차거래를 상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투자자의 대거래 상환기간을 제한하기 위해 증권금융은 관련 규정 개정을 완료했고 금융투자협회 규정 개정이 완료되면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와 대주의 상환기간이 모두 최장 12개월로 제한될 예정이다. 이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조건 측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차거래 중개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는 "정부의 공매도 제도개선 정책을 차질 없이 지원하고 공매도 관련 불법·불공정 문제 해소를 통한 투자자의 신뢰 회복과 우리 증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10-04 11:00:21[파이낸셜뉴스]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하면서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채권 대차거래가 빠르게 줄고 있다. 두 달 사이 17조원이 넘는 돈이 채권 대차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대차잔액은 7월 말 기준 123조4611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130조2834억원)과 비교하면 7조원 이상 이탈한 것이다. 5월 말(140조4748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 새 17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통상 채권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가격 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채권 대차거래가 줄었다는 것은 이러한 (채권가격 하락, 채권금리 상승) 손실 위험 헤지거래 필요성이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월 초 연 3.210%에서 월말에는 연 3.004%로 하락했다. 같은 달 29일(연 2.978%)로 3%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곡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7월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오는 9월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비둘기파'적 입장을 내놨다.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와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연준이 9월을 시작으로 연내 3차례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내년까지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75%까지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감안하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8% 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8-01 11:19:11자본시장에서 이뤄지는 증권대차거래는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을 빌려주는 거래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증권은 대여가 아니라 매매의 대상이다. 주식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세차익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본시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거래유형에는 되돌려 받는 것을 전제로 빌려주는 대여거래도 활발하다. 기관들 간에 돈을 빌려주는 거래는 물론 주식이나 채권을 빌려주는 거래도 빈번하다. 자본시장에서 자금거래는 돈이라는 동일한 상품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거래참여자가 많다. 정부, 기업, 금융회사는 상시적으로 자금을 필요로 한다. 반면, 증권을 빌리고자 하는 거래는 증권마다 특성이 다르다. 일례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식은 전혀 다른 상품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빌렸다가 현대차 주식으로 갚을 수는 없다. 상품의 다양성이 높은 탓에 증권대차거래는 참여자도 제한적이다. 이런 거래 특성의 차이 때문에 증권대차시장은 독특한 성격을 지닌 시장으로 발전해왔다. 증권은 상품 간의 동질성이 낮아 투자자의 개별적인 수요 특성이 강조되고, 협의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이 중요하다. 증권대차거래가 불특정다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공적 규제에 기반하지 않고, 거래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존중되는 장외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이유다. 오랜 기간 증권대차거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장외시장을 중심으로 거래 단위와 물량이 큰 도매거래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던 터라 소수의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특수 영역이었다. 대중적 인지도도 낮았다. 그러나 증권대차거래는 규모가 상당하다. 이달 기준으로 주식대차잔고는 약 62조원, 채권대차잔고는 약 128조원에 이른다. 최근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증권대차거래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적법한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려오는 거래가 선행돼야 하므로 공매도와 증권대차거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공매도가 증가하면 선행거래인 증권대차거래도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증권대차거래는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증권대차거래가 증가한다고 해서 공매도가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21년 이후 공매도와 증권대차거래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낮아지고 있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난해 11월 6일 이후 하루 평균 약 2500만주의 주식대차거래가 체결되고 있다. 증권대차거래가 공매도 이외의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다수 선진국에서 증권대차거래는 참여자 간의 합의와 계약에 의해 운영되는 사적 영역으로 발전해왔다. 따라서 담보비율이나 상환기간 등에 관한 조건은 공적 규제의 적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합의에 따라 결정돼왔다. 다만, 계약마다 다른 수준을 적용하는 것이 번거롭고, 거래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소여서 참가자들이 인정하는 적정 수준에서 시장표준의 형태로 정형화됐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증권대차거래 담보비율은 102~105%이고, 상환기간은 계약에 명시된 기간을 존중한다. 고도로 개방된 금융시장을 가진 우리나라는 증권대차거래에 대해 국제적 표준을 인정하면서 시장을 발전시켜왔다. 또 국내 자본시장에는 해외를 넘나들면서 거래하는 수많은 외국금융회사와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담보비율이나 상환기간에 대해 공적인 규제를 통해 제한을 강화할 경우 국내 자본시장은 해외자금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외면받을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외국사들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대차거래를 체결해야 하므로 금융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규제 강화보다는 국제표준을 존중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으로 판단된다. 증권대차거래가 효율적인 자본시장 구축을 위해 중요한 구성요소임을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발전을 위한 규율체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4-01-22 18:12:25공매도 대기자금으로 해석되는 대차거래 잔고가 이달 들어 대폭 축소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추가적인 하락보다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하루 평균 대차거래 잔고는 80조5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87조2961억원) 대비 약 7조원이 줄었다. 대차거래 잔고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후 갚지 않은 물량이다. 국내에서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대차거래를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 공매도 대기자금으로도 불린다. 통상 대차거래가 증가할 경우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져 하락장의 시그널로 풀이된다. 반대로 대차거래가 감소하면 수급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올해 4월 78조6189억원 수준이던 대차거래 잔고는 7월 89조9404억원까지 늘어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87~88조원대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80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업종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유통·화학·서비스업 등의 대차거래 잔고가 크게 줄었다. 유통업의 대차거래 잔액은 2조1992억원으로 지난달(2조4091억원)보다 약 3000억원 줄었다. 화학은 2608억원, 서비스업은 2155억원 감소했다. 반대로 보험(174억원), 증권(96억원), 통신(61억원) 등은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의료정밀기기(415억원), 소프트웨어(242억원), 운송장비 부품(164억원) 등의 대차잔고 잔액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된 때문으로 분석한다. 최근 코스피지수 급락의 원인이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 고금리 우려 등 대외 요인에 있었던 만큼 펀더멘탈에는 이상이 없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작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국내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 코스피지수 급락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조정일 뿐 증시의 펀더멘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의 이익 추정치도 꾸준히 올라가는 상황이라 당장 박스권 돌파는 어렵겠지만 추세적으로 올라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기 DB투자증권 파트장은 "추가 변동성이 있겠지만 펀더멘탈 등을 따져봤을 때 증시는 거의 바닥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지금처럼 고유가가 유지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높아져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물가 진정세를 확인했을 때 진정한 바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3-10-16 18:16:47[파이낸셜뉴스] #OBJECT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 금리를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시장 금리 상승 재료들이 산적했지만 정작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대차 잔액은 줄어들고 있다. 시장은 외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채권값 하락 베팅 '글쎄 …채권대차잔액 8조원 줄어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채권 대차잔액은 122조5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 채권 대차잔액이 130조4494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약 한달도 안돼 8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금리 상승 재료가 산적해 있음에도, 채권 시장은 외려 대차거래를 줄이고 있다. 기관들은 통상 채권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대차거래를 활용하는데 이러한 활용도는 급격히 감소했다. 기준금리와 동조화 하는 채권 금리 상승보다 금리 하락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윤선정 NH선물 연구원은 "긴축적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타이트했던 고용지표, 생산지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둔화되고 있다"면서 "또한 경기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가 철회되고 있다는 점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를 높이는 재료"라고 말했다. "금리 고점론" vs. "금리 하락 기대 섣불러" 미국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기준금리 고점론도 인하 기대감에 힘을 싣고 있다. 피터 매티슨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는 지난 20일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국제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전문가의 78%는 미국 연준의 기준 금리가 5.00∼5.25%까지 올랐다 그 이후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한 것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 없이 현 수준이 유지되다 내릴 것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23일 연 3.609%를 기록했으나 이달 27일 연 3.538%로 내려왔다.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는 다시 오르는 듯 했지만 저가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상단폭이 제한받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서 채권 순매수 규모는 59조848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직 금리 인하 기대감은 섣부르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장 기대는 성급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27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일부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금리인상을 지속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금리가 빠르게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성급하다면서 금리는 앞으로도 훨씬 더 오랜 기간 고공행진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금리인상을 시작해 10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지난 14일 금리인상을 일시 중단했지만 다음달 26일에는 다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3-06-28 13:33:10[파이낸셜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기조, 양적긴축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채권 헤지 거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가격 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채권 대차잔액은 127조471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채권 대차잔액이 105조1216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넉달 여만에 22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채권 대차 규모가 29조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세는 가파르다. 통상 채권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 가격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855%였으나 이달 6일 기준 3.146%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기간 10년물은 연 2.320%에서 연 3.431%까지 뛰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실제 최근 대부분의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 채권 딜링 기관들은 채권가격 급락으로 채권 운용 손실이 커지고 있다. 채권운용 손실이 계속되면서 기관들의 채권 투자 여력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채권시장 수급 기반 약화는 추가적인 채권금리 상승, 기업들의 자금조달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채권 전문가들은 국고채 금리가 적어도 연말까지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지난 4일(현지시간) 5월 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연속적인 빅스텝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7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연준이 베이비 스텝(25bp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기를 놓쳤다. 중립금리를 연말까지 연 2.8%까지 올린다고 하더라도 물가는 잡히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최소한 미국의 중립금리는 연말까지 2.4%까지는 가야 한다. 물가상승 둔화 시그널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미국은 빅스텝 이상의 금리 인상으로 물가 잡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4월 CPI는 작년 동기 대비 4.8%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면서 "NH투자증권은 이를 반영해 우리나라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을 4.3%로 상향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1.75%에서 2.00%로 상향조정한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은 5월과 7월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2-05-09 1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