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아동의 부모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며 맥도날드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 검찰의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철희 부장검사)는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최모씨를 소환, 사건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씨는 지난해 9월 경기 평택시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불고기버거 세트를 먹은 딸 A양(당시 4세)이 HUS에 걸려 신장(콩팥) 장애를 갖게 됐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최씨는 검찰에서 딸이 해피밀 세트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 설사 등 증상을 겪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사건에 이어 또 다시 맥도날드 햄버거 섭취 후 출혈성장염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아동 가족이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었다고 주장하는 측도 같은날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유선준 기자
2017-07-14 17:42:18제대로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를 먹은 10대 소년이 기생충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28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는 인도 북부 파리다바드의 한 병원에 입원한 소년이 신경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년의 사례는 28일 발간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소개됐다. 그는 눈 부종, 사타구니 통증, 발작 등의 증상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MRI 촬영을 통해 소년의 뇌가 낭종 병변으로 뒤덮인 것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이 소년에게 신경낭미충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신경낭미충증은 돼지고기 속 기생충에 의해 뇌가 손상되는 질병으로 두통과 구토,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소년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2주 뒤 결국 숨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덜익힌 돼지고기 등을 섭취하거나 기생충 알에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되면 이 병에 걸리게 된다. 이 병은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흔히 발생하며,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돼지고기 #기생충 #뇌손상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
2019-03-29 09:33:43[파이낸셜뉴스] 덜 익힌 돼지고기를 먹고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사례가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의대병원 응급실 의사인 샘 갈리 박사는 지난 25일 자신의SNS에 '낭미충증'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사진을 게시했다. 덜 익힌 돼지고기 먹고 기생충에 감염..근육이나 뇌 등에 들어가 낭미충증은 촌충 종의 유충이 근육이나 뇌와 같은 조직에 들어갈 때 발생한다. 주로 기생충에 감염된 덜 익은 고기나 기생충의 유충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해 감염된다. 5~12주 정도가 지나면 이 유충은 위장관 내에서 성숙한 성체 촌충으로 진화하며, 이 성충들이 알을 낳고 이 알이 대변으로 배출된다. 체내에 서식하게 된 애벌레는 피부 아래에 딱딱한 덩어리처럼 느껴질 수 있는 석회화된 낭종을 형성하고, 엑스레이 촬영 등을 실시했을 때에는 흰색 타원형의 쌀알 형태로 보여진다. 유충이 장을 빠져나와 신체 다른 곳의 조직과 기관으로 이동하면 병변이나 낭종이 생기는데, 갈리 박사가 공개한 환자의 사진은 다리로 옮겨진 낭종의 모습을 선명하게 담고 있다. 갈리 박사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대퇴골부터 무릎 관절 아래까지 유충을 담고 있는 수많은 낭종들이 폭넓게 퍼져 있다. 만일 낭종이 뇌에서 발생하면 두통, 발작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신 착란, 현기증, 수두증이 발병할 수도 있다. 또한 눈에서 발생하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 저하가 나타나며 여러 안과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낭종 자체는 촌충 알에 처음 감염된 후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 발생한다. 갈리 박사는 "유충은 장을 빠져나와 혈류로 전신 어느 곳에나 퍼진다. 뇌, 눈, 피하조직, 골격근이 가장 흔한 목적지다"라고 했다. 낭미충증 예방하려면 '손 자주 씻고 덜 익힌 고기 섭취 주의' 갈리 박사는 "낭미충증은 구강뿐만 아니라 대변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며 "감염된 사람이 화장실을 사용한 뒤 제대로 손을 씻지 않은 채 여러 사람과 음식을 함께 먹거나 배설물로 오염된 물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낭미충증의 예후는 대체로 양호하지만 불행히도 일부 사례는 치명적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 명이 감염돼 5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기생충 감염 예방을 위해 깨끗한 환경에서 조리하고 육류를 충분히 익혀 먹으라고 조언한다. 기생충은 음식을 준비하면서 청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리하거나, 더러운 손으로 섭취했을 때 몸속으로 들어온다. 일반적으로 오염된 대변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류는 속까지 완전히 익혀 기생충이 완전히 죽도록 하는 게 안전하다. 소고기는 중심 온도가 66℃ 이상, 돼지고기는 77℃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야 기생충이 죽는다. 앞서 지난해에는 브라질의 한 환자의 신체에서 수백 개의 낭종이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8 20:56:02[파이낸셜뉴스] 흔히 태교는 임신 중기부터 신경 써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배 속에 있는 태아에게 건네는 끊임없는 대화인 태교는 임신의 시작부터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는 "태교는 임산부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 초기부터 안정을 취하고 교감하는 것"이라고 5일 조언했다. 건강한 태아를 위해서는우선 충분한 영양 섭취가 중요한데, 피해야 하는 음식들이 있다. 우선 덜 익은 소고기를 주의해야 하는데, 톡소플라즈마 기생충 우려로 임산부는 충분히 익힌 소고기를 먹는 것이 좋다. 참치와 같은 냉동 어류나 민물고기는 권장하지 않는다. 수은 등 중금속 위험성 때문이다. 아울러 건강한 임산부라면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커피는 괜찮다. 다만 배 뭉침이 심할 때는 자제해야 한다. 충분한 영양 섭취에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와의 교감이다. 태아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태동에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청각이 발달하는 24주 이후에는 아빠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태아 시절을 기억한다는 사례도 있어 편안하게 감정을 다스리고 태아와 교감하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운 여름철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더라도 태교 중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공포영화를 보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긴박해지는데 하루 종일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는 태아이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홍 교수는 "태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안정적인 상태에서 태아와 교감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태교는 아이가 건강하고 사랑을 듬뿍 받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주는 첫걸음”이라며 “흔히 생각하는 명상, 클래식 감상뿐 아니라 계속해서 태아와 교감하고 반응해 주는 엄마, 아빠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8-05 09:37:14[파이낸셜뉴스] 한 30대 필리핀 여성의 장에서 50cm가 넘는 기다란 기생충이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싱가포르 창이종합병원 의료진은 현지에서 약 2년간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36세 여성 A씨가 10일에 걸친 설사, 복부팽만, 발열 등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고 밝혔다. 필리핀 시골 마을 출신인 A씨는 평소 식초에 절인 돼지 간, 생선, 조개류, 반만 익힌 고기에 식초를 섞은 필리핀 요리 '킬라윈(Kilawin)', 돼지 내장 등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반 위장염 진단을 받은 A씨는, 복부와 골반 CT 사진을 찍은 결과 대장 일부가 심하게 확장돼 있었고, 이를 본 의료진이 기생충 감염을 의심, 긴급 수술을 받게됐다. 응급개복술을 시행한 결과 A씨의 장은 심하게 확장돼 수많은 부위에 궤양, 천공(구멍)이 생겼고 이로 인한 고름성 복막염이 발생한 상태였다. 특히 대장을 절제하자 기다란 성체 촌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촌충은 테이프 혹은 리본 형태처럼 보이는 길고 평평한 모양의 기생충이다. 긴 것은 길이가 4.5~9m 이상이다. 촌충이 기생하는 동물은 소, 돼지, 민물 어류 등이 대표적인데 이런 동물 고기를 덜 익은 채 먹으면 사람에게 옮겨올 수 있다. 촌충 알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도 문제다. 장에서 알이 벌레로 부화하고 장 내벽에 붙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기생충을 제거한 후 알벤다졸, 프라지콴텔 등 구충제 치료를 하고 다행히 건강이 회복, 필리핀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의료진은 "촌충 등 기생충이 사람 몸에 옮겨와 장 점막을 침범하면 환자의 10~25%에서 위장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며 "대표적인 것이 복통, 설사이며 설사는 하루 10번 이상 배변하는 빈도로 나타날 수 있고 환자의 30%는 몸에 열이 난다"고 설명했다. 촌충 감염을 예방하려면 육류, 민물 생선을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07 07:27:0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공자는 먹는 것에 항상 신중하면서도 까다로웠다. 쌀밥도 현미보다는 껍질을 제거한 백미를 즐겼다. 소고기나 양고기, 그리고 생선도 날로 해서 회(膾)로 해서 먹었는데, 가늘고 얇게 썬 것을 좋아했다. 밥을 짓는 쌀은 정미(精微)로우면 사람을 자양할 수 있고, 회는 거칠면 사람을 해(害)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항상 좋은 음식만을 먹고자 한 것은 아니다. 비록 거친 현미밥과 다른 반찬이 없이 나물국만 있어도 항상 고수레를 하고 나서 마음을 가다듬고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그런데도 “나는 정미로운 밥과 잘 썰린 회가 싫지 않구나.”라고 하는 통에 제자들은 어떻게든지 좋은 음식을 올려 드리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어느 날은 공자의 밥상이 그대로 나왔다. 제자들은 ‘스승님이 입맛이 없으신건가? 위에 탈이라도 나신 걸까?’하고 걱정했다. 그런데 다름이 아니라 밥은 이미 쉬어 있었고 날고기와 생선회는 부패해 있었기 때문에 밥상을 물린 것이다. 사실 당시로서는 하루이틀만 지나도 음식이 쉽게 상하기 일쑤였다. 공자는 상하여 쉰밥과 상한 생선, 부패한 고기는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그리고 상하지 않았을지라도 음식의 색이 오행(五行) 색을 띠지 않고 빛이 좋지 않은 것과 냄새가 일상적이지 않으면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 또한 제대로 익히지 않고 음식과 철에 맞게 익지 않은 곡식이나 과실은 먹지 않았다. 사실 공자는 과거에 상한 음식을 먹고 곽란토사(癨亂吐瀉)를 한 적이 있어서 음식을 먹는데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었다. 또한 제대로 익히지 않거나 덜 익은 곡물이나 과일에는 식독(食毒)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공자는 음식을 가려서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있음에도 제자들은 ‘스승의 입맛이 까탈스럽다.’고 여기기까지 했다. 공자는 심지어 신선하고 빛깔도 좋고 풍미가 좋은 고기일지라도 네모반듯하게 잘라놓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또한 고기를 반듯하게 잘라놓았어도 그 고기에 맞는 장(醬)이 없으면 먹지 않았다. 제자들은 ‘스승님이 결벽증이 있는 듯하다.’라고 수군거렸다. 그러나 공자가 잘린 고기가 정(正)하지 않으면 먹지 않은 것은 자신의 마음이 한시라도 반듯함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다짐인 것이었다. 그러나 제자들은 스승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한나라 때 육속(陸續)의 어머니도 육속이 옥에 갇혀 있을 때 고깃국을 넣어 준 적이 있었다. 육속은 고깃국에 들어간 고기와 파의 정갈함만을 보고도 어머니의 칼집임을 알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육속의 어머니가 자른 육고기의 잘림은 정(正)했고 파는 항상 한 치가 기준이 되었다. 육속 또한 어머니가 반듯하게 자른 고기를 보고서 마음을 바르게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고기를 찍어 먹는 장도 마찬가지였다. 제자들은 ‘스승의 입이 짧다.’라고 여겼지만, 공자는 모든 것은 자신에게 합당한 바가 있으니 그 합당한 바를 취하고자 했던 것뿐이었다. 그래서 소고기는 천초장(川椒醬), 돼지고기는 대두장(大豆醬), 양고기는 소산장(小蒜醬, 달래장)이 합당하다고 여겨 그렇게 먹고자 했다. 생선회는 개장(芥醬, 겨자장)이 아니면 먹지를 않았다. 공자는 사물에 있어서도 서로 마땅함이 아니라면 함께 두지 않았다. 이러한 것은 몸을 해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어수선하게 하기 때문이다. 공자는 고기가 충분하고 맛이 좋다 할지라도 밥의 양을 넘기지 않았다. 공자는 항상 육(肉)의 기운이 곡(穀)의 기운을 이긴다고 생각했고, 육류는 사람을 난폭하게 하고 곡류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고 여겼다. 고기는 밥과 궁합이 잘 맞고 입맛을 당기게 하며 기운이 나게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욕심내지 않은 것이다. 공자는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항상 일정한 정도에서 만족하는 법을 알았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에도 항상 배가 불러오기 전에 숟가락을 놓았다. 당연히 고기는 많은 양이 남았다. 그러나 어리석은 일부 제자들은 ‘이 맛있는 고기를 남기시다니… 스승님이 입이 짧구나.’하고 여겼다. 공자는 술도 즐겼지만 취할 정도까지 마시는 법이 없었다. 술은 사람을 기쁘게 하고 말이 많아지게 한다. 그러나 취하면 그 말이 두서가 없어지고 절도가 없으니 혼란에 빠짐을 경계했다. 적당한 술은 기혈의 순환을 촉진시키지만 과도한 술은 기혈을 어지럽게 하기 때문이었다. 공자는 항상 집에서 만든 육포와 술만을 먹고 마셨다. 시장에서 산 육포와 술은 어떤 재료가 들어가고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미혹함이 있었다. 게다가 시장의 음식이 정결하지 않다고 여긴 것이다. 공자는 음식을 먹는 매사에 조심스러워 했다. 사실 항상 누군가 자신을 해할지 모른다는 불안함도 있었다. 한번은 노나라의 계강자가 여러 가지 패물과 함께 약을 보내왔다. 공자는 사신에게 대신 절을 두 번해서 배웅하고서는 패물과 약을 받았다. 그러나 공자는 약을 받고서는 “제가 이 약을 잘 알지 못하니 감히 맛을 보지 못합니다.”라고 정중하게 사양했다. 계강자는 공자의 정적이었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를 떠돌게 된 것도 바로 계강자의 계략 때문이었다. 그래서 공자는 계강자가 보낸 약을 안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공자는 항상 먹은 것에 신중했다. 그런데 제자들이 보기에 항상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점이 있었다. 공자는 식사를 마치면 항상 무언가를 씹어 먹었다. 또한 평상시에도 간혹 입안에 무언가를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가볍게 씹다가 뱉는 것을 반복했다. 특히 책을 읽는 동안에는 반드시 그 무엇을 씹고 있었다. 제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드시는 것일까? 항상 소식하시더니 배가 고파 구복(口腹)을 채우시는 것인가?’하고 궁금해했다. 제자들 중 한 명이 공자가 씹다가 버린 것을 주워 맛을 보았다. 매운맛과 향이 바로 혀와 코에서 느껴졌다. 바로 생강이었다. 공자는 항상 생강을 씹고 있던 것이었다. 제자들은 궁금해서 물었다. “스승님, 항상 생강을 씹으시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배가 고프시면 식사량을 더 올리겠습니다.” 그러자 공자는 “식사량은 지금도 충분하다. 내가 생강을 씹는 이유는 생강이 신명(神明)을 통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강은 몸의 더러운 기운과 악취를 제거한다. 그래서 항상 생강을 씹는 것이다.”라고 했다. 제자들은 그 좋은 것을 자신들에게는 알려주지 않고 자신만 씹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무리 스승이지만 서운했다. 제자들도 그 뒤로 스승을 따라서 생강을 씹었다. 책을 읽을 때, 동료들과 강독을 할 때, 심지어 휴식을 취할 때에도 생강을 씹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생강을 씹었다. 생강이 신명을 통하게 한다니 그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그런데 제자들은 신명이 통하기는커녕 머리가 멍해지고 산만해졌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해지고 판단력이 흐려졌다. 평상시 지혜롭기도 소문난 제자는 갈등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엉뚱한 답을 내기도 했다. 어느 제자는 심기가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밤늦게 책을 읽을 때 씹으면 잠도 오지 않았다. 제자들은 머리가 맑아지기는커녕 부작용까지 심하니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공자에게 따져 물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 생강을 씹으면 신명이 통한다고 하셨는데, 저희들은 모두 머리가 멍해지고 총명과는 점차 멀어지고 있느니 어찌 된 일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생강을 즐겨 먹되 많이 먹으면 안된다. 내가 미처 그것을 말하지 않았구나. 나의 제자라면 이미 모든 것에 욕심을 내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 여겼다.”하고 답했다. 그러자 생강 씹기에 욕심을 낸 제자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항상 절제하고 과욕을 부리면 안된다는 스승님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창피했다. 다시 한 제자가 물었다. “생강이 적절한 양에서는 신명을 통하게 하고, 과도한 양에서는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생강의 매운맛 때문이다. 매운맛은 발산을 시킨다. 그래서 생강뿐만 아니라 다른 매운맛도 과도한 양을 먹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는 것이니, 이를 명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후로 제자들도 생강을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씹어 먹었더니 정말 신명이 통하는 것이 느껴졌다. 악기(惡氣)가 제거되어 몸에서 나는 악취가 줄었고 입 냄새도 없어졌다. 특히 으슬거리면서 추운 날이나 습한 날에 생강을 씹으면 몸의 기운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생강은 적당하게 먹으면 정신을 맑게 하지만 그렇다고 과도하게 먹지 말아야 한다. 생강은 적당량에서는 냉증을 제거하며 기침, 두통, 코막힘, 구역감을 없앤다. 그러나 열병이나 눈병, 피부병, 치질에는 꺼린다.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이라도 써야 할 만한 적응증이 있는 법이고 과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 제목의 ○○은 ‘생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논어(論語)> 鄕黨. ○ 食不厭精, 膾不厭細. 食饐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色惡, 不食. 臭惡, 不食. 失飪, 不食. 不時, 不食. 割不正, 不食. 不得其醬, 不食. 肉雖多, 不使勝食氣. 惟酒無量, 不及亂. 沽酒市脯不食. 不撤薑食. 不多食. 祭於公, 不宿肉. 祭肉不出三日. 出三日, 不食之矣. 食不語, 寢不言. 雖疏食菜羹, 瓜祭, 必齊如也. (향당편. 공자께서는 밥은 정한 것을 싫어하지 않으시고, 회는 가늘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다. 상하여 쉰밥과 상한 생선, 부패한 고기를 먹지 않으셨으며, 빛깔이 나쁜 것과 냄새가 나쁜 것을 먹지 않으셨으며, 요리를 잘못한 것과 제철에 나지 않는 것을 먹지 않으셨다. 자른 것이 바르지 않으면 먹지 않으시고, 제격에 맞는 장을 얻지 못하면 먹지 않으셨다. 고기가 많더라도 밥보다 많이 잡수시지 않으시고, 술은 일정한 양이 없으셨으나 어지러운 지경에 이르지는 않으셨다. 시장에서 산 술과 포를 먹지 않으셨으며, 생강 먹는 것을 그만두지 않으셨으며 많이 먹지 않으셨다. 나라의 제사를 도울 적에 받은 고기는 그날 밤을 넘기지 않으셨으며, 집에서 제사지낸 고기는 3일을 넘기지 않으셨으며, 3일이 지난 것은 먹지 않으셨다. 음식을 먹을 때는 말씀하지 않으시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도 반드시 고시레를 하시되 반드시 마음을 가다듬으셨다.) ○ 問人於他邦, 再拜而送之. 康子饋藥, 拜而受之. 曰丘未達, 不敢嘗. (다른 나라에서 안부를 여쭈면 절을 두 번 하고 배웅하셨다. 계강자가 공자에게 약을 보내자, 공자는 절을 하고 받으시고는 ‘제가 이 약을 잘 알지 못하니 감히 맛을 보지 못합니다.’하고 말씀하셨다.) <식료본초> 生薑. 食之除鼻塞, 去胸中臭氣, 通神明. 多食少心智. (생강. 복용하면 코가 막힌 것을 제거하고 흉중의 악취를 제거하며 신명을 통하게 한다. 많이 먹으면 총명함을 떨어뜨린다.) <본초정화> 生薑. 弘景曰, 久服, 少志, 少智, 傷心氣. (생강. 도홍경이 말하기를 오래 복용하면 의미와 지혜가 적어지고 심기를 손상시킨다고 했다.) <향약집성방> 生薑. 久服少志少智, 傷心氣. 如此則不可多食. 長御有病者是所宜爾. 今人瞰諸辛辣物, 惟此最常. 故論語云 不撤薑食, 言可常瞰, 但勿過多爾. (생강. 장복하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의지가 약해지며, 심기가 손상되니, 많이 먹으면 안 된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픈 환자에게는 적합하다. 요즘 사람들은 각종 매운맛을 많이 먹으면서도 생강을 늘 먹는다. 그래서 논어에서 ‘생강 먹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라고 한 것이니, 늘 먹더라도 과하게 먹지는 말라.)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0-17 16:25:44'명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풍성한 음식이다. 한꺼번에 많이 먹어 식습관이 흐트러지면서 배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평소보다 많은 먹거리를 준비하는 탓에 위생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 즐거운 명절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선 식품 구매부터 조리과정, 식중독 예방 요령 등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식품 안전 정보를 소개한다. ■장보기와 보관에도 순서가 있다 16일 식약처에 따르면 추석 음식 장보기는 밀가루, 식용유 등 냉장이 필요 없는 식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과일·채소, 햄·어묵 등 냉장이 필요한 가공식품을 사면 된다. 냉장 가공식품을 고른 뒤 육류→어패류→냉동식품 순서로 구매하는 것을 권장한다. 농산물은 흠 없이 신선한 것을 선택하고, 세척·절단 등 전 처리가 된 과일과 채소는 냉장 보관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산물은 몸통이 탄력 있고 눈알이 투명하고 튀어나온 것, 광택이 나고 비늘이 잘 부착된 것이 신선하다. 식품을 구매할 때는 유통기한 등 표시사항을 잘 확인하고, 필요한 양만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주류는 유통기한이 없지만 탁주와 약주는 유통기한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어 제수용·선물용으로 구매할 때는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달걀 구매시에는 달걀 껍데기의 산란일자 표시를 확인하면 된다. 냉장(세척란) 달걀의 경우 권장유통기한이 45일이므로 산란일자가 며칠 지났더라도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식재료 보관도 요령이 있다.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육류·어류 등 생고기와 달걀은 가열·조리 없이 먹는 채소와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냉동보관 육류·어패류와 장기간 보존하는 식품은 냉동고 안쪽 깊숙이 넣고, 냉장실 문 쪽은 온도 변화가 크므로 금방 먹을 식품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청결히 조리하고 식사량도 조절 해동 방식은 냉장해동 또는 전자레인지 해동이 바람직하다. 냉동된 식품의 냉동과 해동을 되풀이하거나 온수·상온에서 해동하는 일, 물에 담군 채 오랜 시간 방치하는 것은 식중독균을 증식시킬 수 있다. 육류·생선, 생야채는 칼·도마를 구분해서 사용하거나 사용 후 세제로 깨끗이 씻으면 교차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대표적 추석 음식인 토란국, 고사리나물, 송편에 사용되는 토란, 고사리, 콩류 등에는 위해성분 등이 일부 포함돼 있어 재료 준비에 주의가 필요하다. 토란에 함유된 옥살산칼슘, 호모겐티신산 성분과 고사리에 포함된 프타퀼로사이드 성분은 복통과 구토 등을 유발하므로 끓는 물에 5분 이상 삶은 후 물에 담갔다가 사용해야 한다.송편소로 많이 사용하는 콩류는 렉틴 때문에 덜 익은 채로 섭취하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어 5시간 이상 물에 불린 후 완전히 삶아야 한다. 명절 음식은 고열량, 고지방 음식이 많아 칼로리를 따져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깨송편(100g)은 칼로리가 219㎉, 쇠갈비찜(300g) 256㎉, 돼지고기완자전(200g) 277㎉, 잡채(200g) 291㎉, 토란국(400g) 62㎉, 떡갈비(200g) 403㎉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21-09-16 18:31:08코로나19 확산으로 이번 추석도 비대면이다. 조용히 '집콕'하는 수밖에 달리 대안이 없다. 이러니 명절이 다가와도 도무지 흥이 나질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끼리 전 부치고, 잡채도 해서 추석 흉내라도 내보자"는 아내의 제안이다. 아직 추석이 보름이나 남았지만 마음은 이미 스무 걸음쯤 앞서간다. 성격 급한 우리 세 식구는 "재료 준비가 우선"이라며 당장 O마트로 향했다. "CJ(제일제당)에서 나온 것들만 해도 간단한 차례상은 너끈히 차리겠다." 마트를 둘러보던 아내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동그랑땡부터 잡채, 만두, 비빔밥, 생선구이 등 한 마디로 없는 게 없다.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인 아내에겐 CJ가 구세주나 마찬가지다.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보이는 대로, 내키는 대로 주워 담으면 된다. 주의할 점은 종류별로 두 개씩은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맛있으면 하나로는 무척 아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찬도, 햄버거도 OK’ 도톰동그랑땡 마마트에서 돌아오니 벌써 저녁시간이다. "모든 음식은 신선할 때 제일 맛있다"는 철학에 따라 (냉동식품이지만)'비비고 도톰동그랑땡'을 하나 뜯는다. 그러면서 "음식은 정성이야. 차례상에 올리기 전에 맛이 괜찮은지, 어떤지 먹어봐야지"라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눈치 빠른 아내는 "핑계가 좋다"고 핀잔을 주면서도 프라이팬을 전기쿡탑에 올린다. 한 봉지에 20여개가 들었다. 한꺼번에 다 먹기는 아깝다. 동그랑땡으로 미니 햄버거<사진>를 만들어 먹었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이 생각나 슬며시 6개를 따로 빼놨다. 내일 아침에 미니 햄버거에 도전해볼 요량이다. 정말로 '도톰동그랑땡'은 훌륭한 밥 반찬이다. 부드러운 식감에 육즙이 흘러 나온다.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도는 게 간도 적당하다. 밥 한 숟갈에 하나씩 먹어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양파, 당근, 부추 같은 야채가 듬뿍 박혀 있어 고기완자나 떡갈비를 먹을 때보다 내 몸에 덜 미안하다. 아내가 다른 반찬을 꺼내기도 전에 밥 한 그릇 순삭했다. 이�z날은 아침부터 주방이 시끌시끌하다. 아내와 초등학생 딸아이가 협업으로 미니 햄버거를 제작하고 있다. 딸아이는 모닝빵을 반으로 잘라 마요네즈와 케첩을 바른다. 아내는 양파와 토마토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있다. 프라이팬에는 어제 남겨놓은 동그랑땡 6개가 누워 있다. 아내가 양상추를 보며 내게 눈짓을 보낸다. '손질하라'는 의미다. 재료를 다 조합하니 작은 덩치의 모닝빵이 터질 것만 같다. 그래도 제법 햄버거 비슷한 모양이 나온다. 맛은 어지간한 햄버거나 샌드위치와 견줄 만큼 괜찮다. 이 조합 찬성일세. 딸아이와 다음에 또 만들어 먹기로 약속한다. ■'5분 만에 뚝딱' 명품 잡채 잡채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요리를 좀 한다'는 나도 귀찮아서 지레 포기하기 일쑤다. 하필이면 이렇게 만들기 귀찮은 음식을 아내는 제일 좋아한다. '비비고 잔칫집 모둠잡채'는 프라이팬에서 5분이면 완성이다. (내 기준으로) 잡채를 직접 조리하려면 재료 준비부터 1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가히 획기적인 제품이 되시겠다. 돼지고기와 함께 표고버섯과 만가닥버섯, 목이버섯과 양파, 당근, 부추 등 6가지 고명이 들었다. 제품 포장에는 3~4인분이라고 적혀 있지만 우리 가족에겐 딱 2인분이다. 일단 비주얼은 음식점에서 나오는 잡채와 동급이다. 메뉴를 잡채덮밥으로 정했다. 매콤함을 추가하고자 파김치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잡채의 간이 세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파김치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잡채, 밥과 함께 쓱쓱 비비면 말 그대로 꿀맛이다.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데 5분이면 족하다. 우리 엄마의 손맛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잡채가 먹고 싶을 때 후다닥 만들어 먹기에는 이 만한 게 없을 듯하다. 조리과정을 알 리 없는 딸아이는 잡채를 한가득 입 안에 담고서 엄지를 치켜세운다. "와~ 엄마가 해준 잡채 진짜 맛있다." 손을 가로 저으며 냉정하게 진실을 알려줬다. "그거 네 엄마가 아니라 CJ제일제당이 만든 거란다." ■‘씹는 맛이 살아있는’ 떡갈비 떡갈비도 직접 만들어 먹기는 힘들다. 갈비살을 다지고, 양념해서 치대고, 도톰하게 모양을 잡아서 굽기까지 "비싸도 돈 주고 사 먹는 게 낫다"는 얘기가 나올 법한 음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비고 남도 떡갈비'는 돈 주고 사 먹을 만하다. 한 봉지에 손바닥 만한 덩어리가 6개 들었다(내 손이 어른 손 치고는 상당히 작은 편이다). 세 식구의 한 끼 반찬으로는 정량이라고 생각된다. 냉동 상태로 프라이팬에서 4~5분 뒤집어가며 구워주면 먹음직한 떡갈비로 변신한다. 다만,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호로록 태워먹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뜨끈한 밥에 떡갈비를 올리니 군침부터 돈다. 잘 익은 김치가 거들어주니 맛이 두 배, 세 배가 된다. 뭐니뭐니 해도 고기의 씹는 맛이 살아 있다. 고기를 갈지 않고 굵게 썰어 넣었다는 게 사실인가 보다. 게다가 불향까지 느껴진다. 딸아이는 아까부터 말 한 마디 없이 맛있게 냠냠 하고 있다. 역시 '단짠단짠'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맛의 정석(定石)이다. ■'육즙이 팡팡' 수제고기만두 아내가 아침식사 대용으로 만두를 준비할 때만 해도 "아침부터 무슨 만두냐. 여기가 중국인줄 아냐"고 쏘아붙였더랬다. 하지만 전자레인지가 돌아가고 1분쯤 지나면서 그 말을 취소했다. 전자레인지에서 솔솔 풍겨 나오는 냄새가 마음을 사로 잡은 때문이다. 급기야 침이 꼴딱 넘어간다. "CJ가 만두전문점의 수요를 가져오겠다"고 큰소리를 친 제품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접시에 담아내니 모양부터 제법 '수제'의 분위기가 난다. '손으로 빚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입 크게 베어무니 고소하고 향긋한 육즙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청양고추가 들어가 살짝 매콤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만두는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다. 호~호~ 입바람을 불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과연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비비고 만두답다. 우리 가족의 공통된 평가는 "큰소리 칠 만하다"는 것이다. 아내가 "청양고추의 칼칼함이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만두소의 맛을 꽉 잡아준다"는 내용을 꼭 넣어달란다.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한 봉지에 4개 뿐이어서 세 식구가 먹기에는 이래저래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식가인 우리 가족에게는 역시 '1인 1봉'이 진리다. '비비고 수제만둣집맛 고기만두' 네 이름 기억해둘게. ■비린내 없는 '겉바속촉' 생선구이 이번에 장을 봐온 음식들 가운데 아내가 가장 반긴 메뉴는 단연 생선구이다. (조리도 못하지만)본인이 생선을 먹지 않는 탓에 우리집 밥상에서 생선구이를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다. 그런데 생선을 따로 손질할 필요도 없고, 전자레인지에 딱 1분만 돌리면 되는 '비비고 생선구이'라니. 아내에게는 신세계가 열린 셈이다. 연기나 비린내는 1도 나지 않는다. 고등어, 갈치, 꽁치 등 귀에 익숙한 생선에 임연수, 삼치, 가자미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큰 가시가 없어 아이들이 먹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딸아이가 선호하는 갈치와 고등어에 내가 즐기는 가자미와 임연수까지 잔뜩 담아왔다. 우리 둘에게 한 끼 생선 한 토막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얀 쌀밥에 갈치구이'는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 않나. 실제로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맛있다. 갈치나 임연수도 좋지만 단연 가자미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살이 두툼해서 상대적으로 씹을 게 많다. 겉이 바삭해서 먹는 내내 고소함이 떠나지 않는 것도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이날 아내는 모두 다섯 번 전자레인지를 돌렸다. 나는 생선 세 마리, 딸아이는 두 마리를 각각 뜯었다. 아내는 "생선구이만 반찬이냐. 다른 것도 좀 먹어"라면서도 '심봤다'는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내 입장에서는 이걸로 당분간 반찬 고민 끝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21-09-09 18:44:51[파이낸셜뉴스] 맥도날드에서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의혹에 대한 재수사 결과를 검찰이 내놨다. 한국맥도날드와 패티 제조업체가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 검출 사실을 통보 받고도 양측이 공모해 오염된 패티가 소진됐다고 속인 정황 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맥도날드와 패티납품업체 임원들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김형수 부장검사)는 이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맥도날드 전 임원 김모씨와 패티납품업체 B사 임원 송모씨·황모씨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검찰은 맥도날드가 패티의 오염 사실을 알고 조리·판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맥도날드의 식품위생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 B사의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도 불기소 처분됐다. 이들은 2016년 6월 30일 B사가 소고기 패티에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돼 '부적합' 통보를 받자 이미 맥도날드에 납품한 부적합 패티가 4500장가량 남았음에도 '재고가 소진됐다'고 담당 공무원을 속여 행정처분을 피한 혐의를 받는다. 햄버거병 사건은 지난 2016년 최모씨 딸 A양(6)이 맥도날드의 한 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뒤 용혈성요독증후군을 갖게 됐다며 2017년 맥도날드 본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2018년 2월 피해자들의 발병이 맥도날드 햄버거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패티 제조업체 대표 등 회사 관계자 3명만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자 2019년 1월 9개 시민단체가 한국맥도날드, 세종시 공무원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다시 고발했다.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맥도날드가 검찰 수사 중 직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당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재조사를 시사하면서 2년여 만에 재수사에 착수했고,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사건이 배당됐다. 형사2부는 국민건강 및 의료 분야 전담 부서로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수사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1-04-30 15:55:05올해 설 명절에는 코로나19로 활동량은 적어지지만 명절 분위기를 내고자 떡국, 전, 탕, 산적, 강정 등 고열량·고지방 음식을 섭취하면 체중이 갑자기 증가할 수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성희 교수는 10일 "활동량이 줄면서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소화기 증상"이라며 "짧지 않은 연휴 동안 음식 섭취량은 늘어나지만 활동량이 줄어들어 소화기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절 음식, 건강하게 조리하기 소화기관이 건강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음식 조리 과정에서부터 신경써야 한다. 식용유보단 올리브오일을 사용하며, 채소는 기름을 이용해 볶기보다는 물을 이용해 데치는 것이 좋다. 명절에 많이 섭취하는 고기에는 고열량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다. 갈비찜의 열량은 평균 284㎉(두 토막 기준)이며 고기전은 평균 225㎉로 열량이 높다. 따라서 육류는 조림보다 구이로 준비하도록 한다. 음식을 섭취할 때는 개인접시에 덜어 과식을 예방한다. 포만감이 높은 야채를 먼저 섭취하고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만큼 평소보다 덜 먹었다는 생각이 들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명절 음식은 나트륨이 많이 함유돼 있으므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도록 한다. ■만성질환자, 음식 평소대로 섭취해야 명절 음식을 먹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평소보다 과식하거나 식사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평소와 다른 식사습관이나 식사량이 명절 기간 반복되면 위에 부담을 주므로 속쓰림이나 더부룩함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명절 음식을 먹은 다음에는 눕거나 바로 자는 것보다 30분가량 휴식을 취한 뒤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만성질환자들은 명절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심장질환자는 지방과 염분 섭취에 주의해야 하고, 신장질환자는 고염식과 고단백 음식을 피하는 것이 생활화돼 있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과식을 하면 안 된다. 간 기능이 안 좋은 환자는 정도에 따라 권장 단백 섭취량이 달라진다. 초기 간경화 환자는 고단백 식이가 필요하지만, 심한 간경화 환자에서는 고단백식이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와 상의해서 평소 정확한 식이습관을 파악해야 한다. 또 찹쌀이나 무, 호박, 감자 등 위장 기능을 원활히 하는 음식이나 저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고열량 음식으로 지친 속을 달래는 데 효과적이다. ■겨울철에도 위생관리 철저히 해야 겨울철에는 춥기 때문에 위생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울철 대표 음식인 굴과 같은 어패류를 깨끗하게 세척하지 않거나 덜 익은 상태에서 섭취할 경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조리하기 전과 후, 식사 전과 후, 외출 후에는 반드시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 손 위생만 철저히 지켜도 대부분의 바이러스 감염 및 전파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위생관리를 위해서는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은 같이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재가열한 음식이 남은 경우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버린다. 세균은 주로 섭씨 4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음식 보관은 4도 이하에서, 조리는 60도 이상에서 한다. 행주는 틈틈이 빨아서 깨끗하게 사용하고 도마에 음식물이 많이 묻은 경우 철저히 닦고 건조한 뒤 사용한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1-02-10 16:3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