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로농구 부산 KCC 이지스 소속 허웅이 전 여자친구를 공갈과 협박, 스토킹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6일 허 씨가 전 여자친구 A 씨를 상대로 낸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1년부터 약 3년간 허 씨에게 수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허 씨에게 데이트폭력을 당했다며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씨 측 변호인은 "데이트폭력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 씨는 (A 씨가) 옛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인내했다. 그러나 너무 힘들었고 선수 생활에도 지장을 준다고 판단해 고소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 측이) 최초로 요구한 금액은 5억원"이라며 "나중에 금액을 조정했지만 이후에 요구한 금액도 수억원"이라고 덧붙였다. 허 씨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 여자친구와 결별한 이후 3년간 지속적인 금전 요구 및 협박에 시달렸다"며 "오랜 시간 고통받았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법적 책임을 묻고자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됐다. 사법 절차를 통해 가해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6-26 19:32:27[파이낸셜뉴스] #1. '안전이별 대행해 드립니다.' 최근 강남역에서 이별을 통보한 연인에 대한 교제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온라인상에서 노하우를 공유하는 게시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남자친구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해라', '살을 찌워서 정떨어지게 만들어라',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여지를 주지 말고 단호하게 헤어져라' 등 방법도 다양하다. 컨설팅을 해주겠다며 나서는 업체도 있다. #2. 서울에 사는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교제 살인 사건을 보고 2년 전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떠올랐다. 전 남자친구는 질투와 집착이 심했고 다툼이 잦아 이별을 통보하면 "죽겠다"는 협박을 하곤 했다. A씨는 "결국 긴 시간을 두고 정을 떼는 방식으로 이별하는데 3개월이 걸렸다"며 "이후 연애 상대방이 집착하는지 관찰하게 되는 등 트라우마도 생겼다"고 했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폭력 또는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교제 폭력의 낮은 처벌 수위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제하던 상대방에게 폭행을 당하고 다쳐도 집행유예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젊은 층에서는 이른바 '안전이별' 방법을 공유하는 등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나선 실정이다. "너 죽고 나 죽자"며 칼 들이대도 '집유'13일 본지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 간 선고가 나온 데이트폭력 판례 20건을 분석한 결과, 징역형은 3건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12건은 집행유예였고 벌금형이 4건, 나머지 1건은 공소기각됐다. 피해자의 안전이 위험한데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경우도 있었다. 수원지법은 지난 3월 8일 연인을 때려 이마 부위를 10바늘이나 꿰매야 할 정도로 상처를 입힌 남성 B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지난해 1월 19일 인천 부평구에서 연인이었던 피해자와 말다툼하다가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주먹으로 2회 때리고 프라이팬으로 이마 부위를 1회 내려친 것으로 조사됐다. 징역형이 나온 사례로는 이유 없이 향초가 들어 있는 유리잔을 연인에게 던져 크게 다치게 한 남성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지난 2월 6일 부산지법 판례가 있다. 피해자는 광대뼈와 상악골이 골절되고 치아보철물이 파절돼 수술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관대한 처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형기준의 문제라고 봤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교제폭력이 젊은 층에서 일어나는 빈도가 높아 사회초년생, 학생이라는 이유로 감형받기 때문"이라며 "살인죄 양형 기준에 있어서 교제 살인으로 볼만한 정황들이 있으면 양형에 참작하자는 의견이 있다. 교제 살인을 가중 처벌하는 사유로 명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유되는 자구책, '안전이별'관대한 처분이 반복되면서 교제 폭력 관련 사건은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교제 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지난해 1만3939명으로 2020년 8951명과 견줘 55.7% 증가했다. 올해 1~3월 신고된 건수만 해도 1만9098건에 이른다. 때문에 젊은 층 사이에서 교제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공유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변에 도움 청하기', '몰래 이사하고 연락 끊기', '공공장소에서 이별 통보하기' 등 저마다의 조언이 공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제 폭력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처가 피해자들이 자구책을 찾아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폭력, 범죄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여성 범죄에 대한 정책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며 "교제 폭력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가해자 피해자 분리 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주원규 기자
2024-05-13 15:38:43[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인 20대 남성이 이별을 요구한 피해자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데이트 폭력 범죄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범죄를 예방하고 처벌 강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이별 요구에 '계획 살인' 정황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역 인근 고층건물 옥상에서 이별을 요구한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 최모씨(25)는 지난 6일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른 직후 옷을 갈아입고, 입었던 옷은 가방에 넣어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최씨를 끌어냈는데, 이후 가방을 두고 왔다는 그의 말에 현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진 피해자를 발견하고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당시 가방에서 혈흔이 묻은 의류를 확보해 감정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그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체포 직후 경찰 조사에서 최씨가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피해자를 불러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 계획 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최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배경을 규명하기 위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한편 신상정보는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최씨의 신상 공개로 피해자에 대한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퍼질 수 있다는 유족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과 포함해 교제하던 관계에서 비롯된 강력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경남 거제에서 20대 남성이 교제하다 헤어진 피해자를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앞선 3월에는 신상정보가 공개된 김레아(26)가 경기도 화성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별 통보를 하러 찾아온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피해자의 모친에게도 중상을 가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옛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A씨(31)는 앞선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입사 동기인 여성을 351회에 걸쳐 스토킹하고 결국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흉기로 살해한 전주환(33)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데이트 폭력 신고 7만 건 넘어... 살해된 여성 최소 138명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2019년 9823명에서 2022년 1만2828명으로 3년 새 30.6% 증가했다. 관련 신고는 2020년 4만9225건에서 2021년 5만7305건, 2022년 7만790건을 기록하다 2023년 7만7150건을 기록해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언론 보도 사건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138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사흘에 한명 꼴이다. 자녀나 부모 등 주변인 피해자 수를 포함하면 최소 568명이다. 다만 데이트 폭력으로 구속된 건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피의자 1만3939명 중 2.22% 수준인 310명에 불과했다. 데이트 폭력은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접근 금지 조치 등을 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가정폭력범죄나 스토킹 범죄가 관련 법에 따라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데이트 폭력을 범죄로 규정한 법안들은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없다는 점도 맹점으로 꼽힌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9일 이번 강남역 교제 살인과 관련해 "이번 사건 뿐 아니라 최근 교제폭력 사건이 지속 발생해 정책의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보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정부는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여성폭력을 방지하고 대응하기 위해 여성폭력방지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통해 점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5-09 16:32:08[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카의 살인 범행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발언한 것은 불법 행위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다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3부(이상아 송영환 김동현 부장판사)는 12일 이 대표 조카 범행으로 숨진 피해자의 유족 A씨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표현과 게시글 전체 내용과 취지에 비춰 이 대표 조카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축소·왜곡하는 등 허위사실을 적시하거나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의 경우 발언을 하게 된 경위 사실과의 일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해배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1심과 2심 모두 이 대표의 발언이 불법행위에 이르러 위자료 배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 대표의 조카 김모씨는 지난 2006년 5월 이별을 통보한 여자 친구의 집으로 찾아가 그와 어머니에게 모두 37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대표는 살인죄로 기소된 김씨의 형사재판 변호인이 됐고, 이 대표는 재판에서 '김씨가 충동 조절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형을 감경해달라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으로 논란이 되자 “제 일가 중 한 명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은 이 대표의 ‘데이트폭력’이라는 지칭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2024-03-12 14:41:12[파이낸셜뉴스] '데이트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진술하던 남성이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어 버스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0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전날(29일) 오후 11시22분쯤 강북구 미아역 인근에서 지인인 여성을 폭행한 혐의를 받아 경찰에 진술하던 A씨가 돌연 차도로 뛰어들었다. 당시 경찰은 '한 남성이 여성을 길에서 때린다'는 행인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신고 내용을 확인하려 하자 A씨는 여성에게 다가가려고 시도했다. 이를 경찰이 제지하자, A씨는 갑자기 인근 차도로 뛰어들었다. 버스전용차로까지 뛰어 들어간 A씨는 달려오던 버스에 치여 중상을 입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중상을 입었고, 여성은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이 커 아직 진술을 받지 못했다"라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31 07:36:38[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심 결과가 다음 달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3부(이상아·송영환·김동현 부장판사)는 16일 유족 A씨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이 대표 측 대리인만 참석한 상태로 진행됐다. 원고 측은 A씨와 대리인 모두 참석하지 않아 양측의 공방 없이 변론이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2월 15일 선고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조카 김모씨는 지난 2006년 5월 만나던 여성이 헤어지자고 하자 집에 찾아가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 김씨의 1·2심 변호를 맡았고,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을 내세워 감형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당시 김씨를 변호한 사실이 논란이 되자 2021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 일가 중 한 명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A씨는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지칭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이 대표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은 "'데이트폭력 중범죄'란 표현은 한때 연인이었던 남녀 사이에 발생하는 특정한 유형의 폭력을 축약한 표현"이라며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사실 혹은 허위사실을 담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측은 "이 대표가 일가족 연쇄살인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표현한 것은 객관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이 대표 스스로도 SNS로 사과했으므로 고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반박했다. 1심은 이 대표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보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1-16 11:40:2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데이트 폭력으로 재판받던 30대가 또다시 연인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30대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0시 30분께 울산 한 아파트에서 연인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경찰 출동 당시 복부에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는 상태였으며,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B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A씨는 자신이 B씨를 기절시켰다며 직접 112에 신고한 뒤, 차를 몰고 달아났다. 경찰은 위치추적 등을 통해 이 아파트와 2∼3㎞ 떨어진 도로에서 A씨를 발견하고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는 면허가 없는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이전에도 B씨에게 폭력을 행사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A씨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3-11-30 15:01:06[파이낸셜뉴스] 이제는 집착을 부리는 것도 데이트 폭력으로 인식되는 사회가 됐다. 미혼남녀 10명 중 8명은 과도한 집착을 데이트 폭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30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30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인의 집착'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의 86.8%와 남성 응답자의 75.2%는 '과도한 집착은 데이트 폭력'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당한 집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미혼남녀 76.0%는 '연인 사이 적당한 집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남성 응답자의 76.4%, 여성 응답자의 75.6%가 이같이 답했다. '적당한 집착은 연인 사이를 더 돈독하게 한다'는 응답도 남성 27.6%, 여성 33.2% 비율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무관심보다 낫다'는 응답은 남성 32.0%, 여성 22.4%로 조사됐으며, 남성의 14.4%, 여성의 17.2%는 '성격의 문제로 본다', 남성의 12.4%, 여성의 14.0%는 '집착은 집착일 뿐 사랑이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 사이 최악의 집착에 대해서도 물었다. 남성은 '휴대폰 검사'를, 여성은 '대인관계 통제'를 1위로 꼽았다. 남성의 27.6%, 여성의 22.0%는 '휴대폰 검사'가 최악의 집착이라고 꼽았으며, 남성의 18.0%와 여성의 23.6%는 '위치 추적'이라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남성 15.2%, 여성 26.0%는 '대인관계 통제'라고 답했으며, 남성 16.0%, 여성 9.6%는 '사생활 간섭'이라 답했다. 전체 응답자 연인의 집착을 겪어본 이들은 10명 중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장 많이 경험해 본 연인의 집착은 '연락 집착'이었으며, 남성의 55.8%, 여성의 54.4%의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남성의 29.8%, 여성의 48.9%가 '대인관계 통제'라고 답했으며, 남성의 33.7%와 여성의 41.1%는 '사생활 간섭'이라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휴대폰 검사, 과거사 집착, SNS 감시, 위치 추적 순으로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남성은 '휴대폰 검사', 여성은 '대인관계 통제'를 많이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설문조사 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20세~39세 미혼남녀 총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에 표준오차 ±4.38%p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3-09-30 15:22:55[파이낸셜뉴스] 마약을 하던 중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며 자진신고한 30대 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B씨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B씨의 주거지에서 필로폰과 케타민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와 시비가 붙자 팔을 잡아당기는 등 B씨를 폭행하고, B씨의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진 혐의도 있다. B씨는 지난 23일 "남자친구와 헤어졌는데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둘 다 마약을 했다"며 112에 자진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귀가 조치하고 불구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A, B씨 모두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에 대해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09-26 10:33:46"살려줘 엄마…연락 못해요." "오면 내 몸을 먼저 확인해줘." 지난 7월 11일 A양은 자고 있는 남자친구 몰래 어머니에게 이런 메시지와 오피스텔 주소를 문자로 보냈다. 경찰이 오피스텔 문을 따고 들어가자 A양은 작은 울타리가 쳐진 방안에 강아지와 함께 쪼그려 앉아 있었다. 정수리 부근은 두피가 드러난 채였다. A양 진술서에 나온 '바리깡(이발기) 성폭행남' 사건 당시 현장 상황이다. A양은 "남자친구가 이날 비가 그치면 날 죽인다고 했다. 자고 있길래 몰래 문자를 보내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양은 B씨와 1년 이상 사귀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B씨의 집착이 심해지고 행동도 거칠어졌다고 한다. A양에겐 남녀를 불문하고 그 어떤 또래 친구와도 연락하지 못하게 했다. 가해자 B씨는 피해자와 강제동거에 들어갔다. 피해자 측과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오피스텔 안에서 가해자는 이발기를 가져와 여자의 머리를 밀고 욕과 함께 배설행위를 했다. 성폭행한 후 그 장면을 영상으로 찍고는 "도망가면 바로 뿌리겠다"며 협박까지 했다. CCTV에 찍힌 장면에는 피해자가 다리를 절뚝였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다리를 집중적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피해자에 따르면 가해자가 여자의 도망을 막기 위해 일부러 경기도 외곽 신축 오피스텔을 동거장소로 골랐다고 한다. 경찰은 이런 범죄를 '데이트폭력'으로 분류한다. 충격적 사건이지만 실제로는 주변에서 생각보다 더 많이,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만2841건의 데이트폭력 검거사례가 집계됐다. 전년 대비 21.7% 늘었는데 8년 전인 2014년(6675명)과 비교해선 92.4% 급증했다. 신고건수는 지난해에만 7만건을 넘어섰다. 피해 정도는 반복적 폭언, 폭력, 성폭력, 주거침입, 감금, 살인까지 다양하다. 단순 경범죄에서 중범죄까지 모두 아우른다는 얘기다. 데이트폭력을 줄이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이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안타깝게도 국내법은 강한 처벌이 쉽지 않다. 수사기관은 데이트폭력을 범주화했지만 국내 사법체계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해외처럼 데이트폭력도 '가정폭력 처벌법' 범주에 넣거나, '데이트폭력 처벌법'을 따로 만들자는 얘기가 나온다. 관련 법안이 이미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구속된 가해자도 느슨한 법 제도하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가해자는 3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변호인단 중에는 검찰과 초대형 로펌을 거친 전관 변호사도 포함돼 있다. 피해자는 지금까지 5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는데, 가해자는 "상대가 동의했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 사건과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가해자를 엄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법안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2023-08-23 18:2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