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시바와 롬이 파워반도체를 공동 생산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약 1200억엔(약 1조1000억원)을 보조금을 지원한다. 양사는 도시바가 이시카와현에서 짓는 신공장과 롬이 미야자키현에서 내년 가동할 예정인 신공장에서 파워반도체 생산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서로 협업할 계획이다. 파워반도체는 전기차(EV) 등의 전력 제어용으로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다. 도시바는 파워반도체 세계 시장점유율 3.7%로 7위이며 롬(3.2%)은 9위 수준이다. 닛케이는 "전기차(EV)의 에너지 성능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파워반도체는 국내외 업체들이 난립해 경쟁하고 있다"며 "양사는 공동 생산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이번 총 사업비는 3800억엔(약 3조47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이 중 경제산업성이 최대 1200억엔을 보조하기로 했다. 롬은 전력효율이 뛰어난 탄화규소(SiC)를 사용한 최첨단 파워반도체 분야가 강점이다. 도시바는 실리콘 기반의 기존 제품에 노하우가 있고, 철도나 전력 등 폭넓은 분야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닛케이는 "생산 외에도 양사는 제품 개발, 판로 개척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시바는 일본 산업 파트너스(JIP)와 일본 기업 컨소시엄이 약 2조엔(약 18조2720억원)을 투자해 주식 공개매수(TOB)를 실시, 이달 20일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롬은 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가장 많은 3000억엔(약 2조7422억원)을 출자했다. 롬은 2027년도까지 7년간 SiC 사업 전체에서 5100억엔(약 4조661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7년까지 SiC 파워반도체의 매출을 2022년 대비 9배인 2700억엔으로 늘릴 방침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3-12-08 10:06:52【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시바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연합 사모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에 일본 반도체기업 롬(ROHM)과 자동차 기업 스즈키가 합류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롬의 투자액은 최대 3000억엔(약 2조8800억원)으로 참여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JIP의 인수 제안에는 오릭스가 최대 3000억엔을 마련하고, 주부전력이 1000억엔(약 9600억원), JIP컨소시엄 1000억엔 등을 각각 별도 출자한다. 닛케이는 "롬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스즈키도 수백억엔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JIP가 제안한 도시바 인수금액은 총 2조2000억엔(약 21조1500억원)으로 10여개 일본기업이 약 1조엔(약 9조6100억원)을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의결권을 가지지 않는 형태의 출자나 금융기관 융자로 조달할 방침이다. 도시바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JIP안을 받아들이려면 금융기관 융자 확약이 필요하다. 매체는 "금융기관 융자 확약서는 현재까지 얻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절차는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지난 4월 주식 비공개화를 포함한 구조조정 제안에 대한 공모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JIP는 지난 7일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한 2조2000억엔에 전 주식을 매입해 비공개 전환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JIP의 제안은 대부분의 인수자금이 일본기업에서 조달된다는 점에서 규정을 준수하기 쉽다는 평가다. 도시바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세부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JIP의 인수안이 진행되면 도시바는 출자를 한 일본 기업과 반도체, 인프라 사업 등을 제휴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롬은 대규모 집적회로(LSI) 등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도시바와 롬은 전기차 및 가전 제품의 전력을 제어하는 전력 반도체 생산을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롬은 도시바에 투자해 원자재 조달 및 생산 협력을 모색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스즈키는 도시바로부터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조달하고 있다. JIP 컨소시엄은 오릭스, 중부전력 등 현지 기업들과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 CVC 캐피털파트너스 등 글로벌 투자회사로 구성된 일본 대기업 연합 사모펀드다. km@fnnews.com
2022-11-17 18:08:53【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 바람을 타고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미권 투자사들이 일본 전기전자·중공업 대기업 '도시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도시바가 여전히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인데다 반도체 기업인 기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 지분 40.6%를 들고 있다는 점이 최근 인수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인수전에 가장 먼저 시위를 당긴 영국계 사모펀드(PEF)인 CVC캐피탈 파트너스는 최근 미국 베인 캐피탈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며, 도시바 인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대형사모펀드 KKR(옛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가 본격 인수 검토에 나섰으며, 캐나다계 투자회사인 브룩필드자산운용도 인수 검토에 착수했다. 닛케이는 이외에도 여러 유럽계 투자사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들 글로벌 큰 손들이 도시바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 회사가 철도와 화력, 수력 등 안정된 인프라 사업 기반을 갖고 있는데다 반도체 대기업인 기옥시아의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크다고 지목했다. 도시바는 향후 기옥시아를 상장한 후 매각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이미 발빠른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300억 달러(약 34조5400억원)에 기옥시아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이 가운데 도시바가 들고 있는 기옥시아 지분의 시가 총액은 약 1조5000억엔(약 15조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기로 접어들면서, 기옥시아와 도시바의 가치가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도시바는 분식 회계와 미국 원자력 기업 투자 실패 등에 따른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반도체 사업부를 분리해 현 기옥시아를 설립했다. 2017년 지분을 시장에 매각, 도시바 그룹에서는 제외됐으나, 단일 주주로는 도시바가 가장 많은 40.6%를 들고 있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속한 컨소시엄 지분이 56.24%다. 향후 상장 후 SK하이닉스의 지분은 최대 15%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입질을 시작한 영국계 펀드인 CVC는 당초 도시바 인수액으로 약 2조3000억엔(약 23조3401억원)을 제안했다가 사실상 퇴짜를 맞고, 현재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도시바의 시장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매겼다는 불만이 도시바 주주들로부터 속출한 것이다. 도시바의 주요 주주는 현재 싱가포르, 홍콩 등 행동주의 펀드 계열들이다. 도시바 주주들은 이 과정에서 도시바의 최고경영자(CEO)인 구루마타니 노부아키 사장이 CVC와 결탁한 것으로 보고, 지난 14일 경질했다. 한 차례 소동을 지켜본 미국의 투자펀드 KKR은 CVC가 당초 제시한 인수가를 웃도는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KKR은 닛산차 산하에 있던 자동차 부품 대기업 칼소닉 칸세이(현마렐리)를 매수하는 등 일본에서의 투자 경험이 있다. 닛케이는 "만일 도시바 경영진이 영미권 펀드들의 인수 제의를 거부할 경우, 싱가포르 행동주의 펀드인 에픽시모 캐피탈 등 주주들의 경영 개입에 계속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04-15 17:53:45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소재 수출규제 강화에도 제품을 차질 없이 생산하며 전 세계에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 시황침체 장기화와 잇따른 대외 악재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달 초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에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차질 없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출규제가 강화된 이후 최고경영진이 일본 현지를 직접 찾고, 구매 실무자들을 급파하는 등 대응방안 모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재고 확보와 동시에 소재 사용 효율성 극대화 작업도 병행했다. 최근엔 단기 재고 확보를 비롯해 중장기 소재·장비 공급망 다변화와 국산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기적으로 필요한 물량의 경우 일본 업체와의 합작법인이나 제3국 생산기지에서 조달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이처럼 최근 대외환경 악화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 분석에 의하면 올해 2·4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분기 대비 증가했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45.2%로 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 다른 경쟁사들은 시장점유율이 전분기 대비 0.9~3%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분기 낸드플래시 매출로 37억6570만달러(약 4조6000억원)를 거두며 점유율이 34.9%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2·4분기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0.3%를 차지하며 전분기(9.5%)보다 점유율이 상승했다. 매출은 11억660만달러(약 1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일본의 추가 제재 가능성과 한·일 갈등 장기화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19-08-16 18:08:09일본 반도체 기업인 도시바 공장의 정전 사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반도체 시장 둔화로 재고가 늘어난 만큼 공급 축소로 인한 가격 상승 등 반사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24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의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이 완전 재가동되는 구체적인 시기가 불투명하다. 지난 15일 정전으로 인해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 중지된 후 이날까지 완전하게 복구가 되지 않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도시바가 공장을 정상 가동하는 데 최대 3개월가량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점유율을 가진 도시바의 생산차질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효과를 얻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요 제조사의 생산 차질로 인해 시장의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낸드플래시 가격 낙폭을 더 줄이거나 국내기업들의 재고물량을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급에 영향이 적더라도 기업 신뢰도에 문제가 발생해 국내기업들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도시바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도시바의 연간 낸드플래시 생산 규모는 웨이퍼 기준으로 월 40만장 수준이다. 업계에선 이번 정전 사태로 도시바 공급 차질 물량을 3~10만장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정전으로 인해 재가동이 장기간 늦춰질 경우 도시바의 연간 목표 생산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시황이 하강 국면이라는 점에서 반사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 둔화로 최근 가격이 하락하면서 각 업체들의 재고가 쌓여있는 상태다. 도시바의 공급량이 줄더라도 다른 업체들이 재고 털어내기에 나설 경우 시장 가격 변화는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또 가동이 중단된 생산라인에서 주력제품이 아닌 구형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여파가 더 적을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 하락세로 수요 회복이 제한적인 만큼 가격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제품 생산라인 변경 등에 따라 전체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19-06-24 17:27:08도시바가 메모리 사업 매각 철회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최근 메모리 사업 매각 철회를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의 반독점 승인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도시바 내부에선 반도체 사업 매각을 접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표면 상으로는 중국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 당국의 반독점 승인 건이 도시바가 이번 계약 철회를 고려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애초 중국 당국의 1차 심사 시한인 3월 말과 2차 심사 시한인 4월 말도 이미 지나갔다. 중국은 이달 말까지 도시바 메모리 매각 건을 들여다보지만 승인 여부는 요원하다. 5월부터는 계약 자체를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 도시바 측에 생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도시바가 매각을 진행할 지 결정하는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번 계약을 반드시 성사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최 회장은 중국 반독점 당국인 상무부의 천더밍 전 부장(장관)을 지난 4일 베이징에서 만났다. 도시바 측과 계약을 조율할 때는 여러차례 직접 일본을 다녀왔다. 하지만 도시바의 상황은 반도체 사업 매각을 결정한 지난해 9월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을 시장에 내놓은 이유는 자금이 급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 실패로 자본잠식에다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 급한 대로 알짜 사업인 반도체를 팔아 자금 수혈을 시도했다. 도시바는 지난해 말 5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재무 상태가 개선됐다. 그러자 주주들이 반도체 사업 매각 반대 의견을 냈다. 도시바의 주주이자 채권자인 다이이치 생명 지주의 세이지 이나가키 대표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매각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미일 연합이 제시한 매각 금액이 너무 낮다면서 그보다 반도체 사업부를 상장하면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이라는 대안도 나오고 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부 매각을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도시바 고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진전이 없고, 진행 중이던 계획도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바는 지난해 9월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과 애플, 한국의 SK하이닉스, 일본의 산업혁신기구를 포함한 한미일 연합과 메모리 사업부를 2조엔(약 20조원)에 매각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마지막 절차인 중국 반독점 규제 당국의 승인이 연기되며 계약이 무산될 처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8-05-13 17:13:22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에 약 4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를 위해 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에 2조6921억원 규모의 지분을 취득키로 했다고 27일 공시했다.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출자(신규설립)으로 취득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 지원을 위한 투자금 제공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BCPE Pangea Cayman2 Limited라는 SPC에도 1조3056억원을 투자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SPC가 발생한 전환사채를 취득하기 위한 목적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7-09-27 16:16:41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인수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세계 반도체 업계는 "일단 한시름 놨다"는 평가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당장 시장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이 충격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도시바와 일본 기업 측은 50.1% 지분으로 경영권을 쥐고 있다. 다만 낸드플래시 업계는 향후 업계 2위인 도시바의 지분 변화에 대비한 후발업체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SK하이닉스·애플이 중심이 된 한.미.일 연합은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에 맞서 어떤 식으로든 동맹 관계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메모리 지분다툼은 '현재진행형' 20일 한.미.일 컨소시엄 인수구조는 의결권 지분을 베인캐피털이 49.9%, 도시바 40%, 일본 기업이 10.1% 가져가는 구조다. 일본으로선 지분을 50.1%로 맞춰 해외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 이번 인수전에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은 중국 견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애플의 거점 생산업체로 유명한 훙하이그룹(폭스콘)은 시장의 평가보다 수조원이나 많은 30조원을 베팅했으나 일본은 기술유출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이를 마다했다. 중국이 최근 샤프(디스플레이)에 이어 도시바까지 삼킬 수 있다는 '반도체 굴기'의 의지를 전 세계가 확인한 현장이었다. 베인과 같은 재무적투자자(FI)는 3년 후로 예상되는 도시바 메모리의 상장 시점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지분매각(엑시트)을 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은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의 소송위험 해소를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걸고, 소송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베인 등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참가한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나머지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또 반대 진영인 WD를 우호세력으로 한.미.일 연합에 끌어들일 가능성도 열려 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지분 참여로 반도체 원천기술과 회사 운영 등 양사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및 생산량에 대한 접근은 인수 후에도 일본 측이 엄격하게 제한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인 진영은 이와 관련,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앞서 한 차례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도 말을 바꾼 적이 있어서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도시바가 WD와 협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연막일 것이란 주장이 나와 한.미.일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SK·도시바 동맹', 삼성 독주 막는다 SK·도시바 동맹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맹주인 삼성을 견제할 세력으로서 판도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 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4분기 기준 35.6%로 도시바(2위 17.5%)와 WD(3위 17.5%)를 합친 것보다 높다. SK하이닉스는 4위 마이크론(12.9%)에 이어 5위(9.9%) 수준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49.9% 지분을 보유할 베인에 대한 대출을 통해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된다"며 "관건은 이를 모를 리가 없는 도시바가 과연 향후 기술 및 경영권의 해외유출 위험을 무릅쓰고 한.미.일 연합에 지분을 매각할 것이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신문은 "SK하이닉스의 미래 의결권은 15%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어쨌든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지분투자를 통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들의 점유율을 합치면 27.4%로 삼성과 격차를 10%포인트 이내로 좁히게 된다. 또 한.미.일 연합의 한 축인 애플도 이들의 든든한 고객사가 되고, 삼성과의 가격협상에도 한.미.일 연합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 최초로 3D낸드플래시를 양산한 삼성전자는 3D낸드가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미국 인텔과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도 3D낸드 생산에 뛰어들었다. '초격차(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전략)' 기술력으로 선두를 지켜내려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4세대 64단 낸드 양산을 시작했고, 96단 낸드 개발에도 착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48단 낸드 제품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7월 72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말 생산제품의 50% 이상을 3D 낸드로 채울 방침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7-09-20 17:15:22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낸드플래시' 원조기업이자 일본 반도체의 자존심인 도시바를 사실상 품에 안았다. 도시바는 1987년 낸드플래시를 처음 개발했고, 오랜 기간 낸드플래시 시장의 '넘버원'이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평면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3차원(3D) V낸드 적층기술을 처음 선보인 것도 도시바였다. 올 초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가 매물로 나오자 SK하이닉스는 인수전 초반부터 뛰어들었다. 경쟁업체들에 뒤처진 상황이었으나 최 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도시바와 담판을 짓고, 막판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진영으로 기우는 상황에서도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는 등 전면에 나서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20일 교도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한국의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도시바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지난주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상 중이던 한.미.일 연합에 대해 이 같은 방침을 결정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도시바는 올해 초 미국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으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반도체사업 분사 및 매각에 나서게 됐다. 도시바 반도체사업은 낸드플래시 시장 2인자로, 많은 기업이 눈독을 들여왔다. 지난해 4.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7.1%로 1위였고, 도시바가 18.3%로 2위를 차지했다. 한.미.일 연합의 인수총액은 약 2조4000억엔(약 24조원)으로 알려졌다.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애플, 델 등이 참여했다. 지분구조는 의결권 기준으로 베인캐피털 측이 49.9%, 도시바 40%, 일본기업 10.1%로 일본 측 지분율이 50.1%로 과반이다. 이번 입찰에는 한.미.일 연합 외에도 미국 WD가 주도하는 신(新)미.일 연합이 유력후보로 경쟁해왔으며, 대만 훙하이(폭스콘)도 거액을 베팅하며 입찰에 참여했다. 일본의 기술유출 우려 때문에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전해진 훙하이 측은 입찰 과정이 불공평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한.미.일 연합의 승리로 도시바가 매각 방침을 표명한 이후 약 7개월간 이뤄진 매각 작업은 막을 내리게 됐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뛰어든 지난 3월 이후 수시로 진행상황을 실무진에게 보고받는 등 사실상 물밑에서 인수전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단독 인수 시 최대 20조원이 넘는 투자비를 부담해야 하는 도시바 매각 입찰을 최종 지시하고, 지난 4월에는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경영진을 설득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인수전을 이끌었다"면서 "도시바가 막판 최대 걸림돌인 WD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실무진에게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4월 일본 출장길에 오르면서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을 넘어 조금 더 나은 개념에서 워치해 보겠다"며 다각적인 도시바 인수방안을 시사한 바 있다. 또 지난 7월 WD의 소송 제기로 도시바 인수전이 난항에 빠진 상황에서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며 인수 의지를 꺾지 않았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최갑천 기자
2017-09-20 17:12:19수개월째 지연돼왔던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 협상이 오는 20일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오는 20일 이사회 회의에서 미국 투자사 베인 캐피털과 SK하이닉스, 애플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의 도시바 메모리 매각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업계에선 합작업체(JV) 협력사인 웨스턴디지털(WD)이 가장 큰 변수가 될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킹스턴 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한 베인 캐피털 주도 컨소시엄이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하는것을 WD가 꺼리기 때문이다. WD는 반도체 매각과정에서 자사 의도를 반영해야 한다며 여러차례 도시바에 법적대응을 하면서 매각작업을 지연시켜왔다. 도시바는 지난 6월 베인 캐피털이 이끄는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으나 WD가 소송을 걸면서 제동을 걸었다. 8월에는 도시바 측이 우선협상자를 WD와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참여한 컨소시엄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도시바는 이달 다시 베인 캐피털의 한미일 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2017-09-18 11: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