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신혼부부가 독일 워킹홀리데이를 희망한다. 오늘(6일) 밤 8시 30분 방송되는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 206회에서는 결혼한 지 1년째인 30대 초반의 부부가 의뢰인으로 출연한다. 이날 부부는 자신들이 결정하는 일마다 주변에서 반대를 해 상처가 된다고 털어놓는다. 두 사람이 연애를 할 때도 결혼을 할 때도 주변에선 늘 탐탁지 않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한 두 사람은 빨리 돈을 모아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을 목표로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우연히 여행을 하면서 부부의 가치관이 바뀌게 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행복의 의미가 다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특히 부부는 복지가 좋은 독일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노부부의 모습이 좋아보였다며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하게 된 배경을 밝힌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변에서 부부의 결심을 반대한다고. 부부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서장훈은 "차라리 미국을 가라"라는 의아한 조언을 하면서 "'독일' 하면 뭐가 떠오르냐"고 물었다고 해 과연 서장훈이 어떤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결심을 한 의뢰인 부부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보살 서장훈과 이수근의 조언이 함께할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206회는 오늘(6일) 밤 8시 30분 방송된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2023-03-06 10:41:39【경주=김장욱 기자】"경주엑스포 남북문화교류 추진을 돕고 싶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부부가 1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방문, 한-독 문화교류와 엑스포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초 한국인 김소연씨와 결혼한 슈뢰더 전 총리는 신혼여행 차 경주를 찾았고, 경주엑스포공원과 솔거미술관을 둘러봤다. 이들은 가을단풍으로 곱게 물든 엑스포공원의 아름다움에 놀라움을 표했으며, 여느 신혼부부와 같이 행복한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천년 고도 경주의 매력에 푹 빠졌다. 부부는 한국화의 대가인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상설 전시돼 있는 솔거미술관에서 불국사, 남산 등 신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과 풍광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훌륭하다', '아름답다', '톨'(toll, 대단히 멋있다)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한국의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슈뢰더 전 총리는 올초 서울 인사동 거리를 거닐다가 박 화백의 전시회를 우연히 관람하게 됐고, 큰 감동을 받아 현장에서 그의 그림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당시 인연이 이들 부부를 솔거미술관으로 이끌었다. 부인 김씨는 "남편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유산, 예술작품에 관심이 많다"면서 "경주에 오기 전 신라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왔을 정도이며 신혼여행지로 경주를 빠뜨릴 수 없었다"고 귀뜸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두환 문화엑스포 사무처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한국과 독일의 문화교류도 적극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추진하고 있는 경북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과 관련해 "경주엑스포가 북한과 문화교류를 준비하는 것은 매우 선도적"이라며 "정치인이 아니라 한국의 사위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기꺼이 돕겠다"고 덧붙였다. 제7대 독일연방공화국 총리를 지낸 슈뢰더 전 총리는 재임기간(1998~2005) 독일 경제를 부활시키고 노동개혁을 성공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부인 김씨는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한 뒤 국내·외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통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18-11-01 14:47:45사진있음 사진위에다 다시 그림(유화)을 그렸다.짧은 붓터치,명암을 강하게 살려낸 그림은 정지된 화면이 아니라 움직이는 동영상같다. 노천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소리가 들리는 듯 하고,많은 사람이 즐기는 수영장에선 물이 튈 것 같다. 또 물속에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여인을 보면 관객도 심호흡이 멈춰진다,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 현대인들이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순간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주변에서 볼수 있는 흔한 일상을 찍어 담은 작품은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허문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부부작가 뢰머&뢰머 개인전은 독일작가들의 독특함을 볼수 있는 전시다. 독일의 미술 명문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만난 독일 출신 남편 토어스텐 뢰머와 러시아 출신 아내 니나 뢰머는 8년간 그림과 사진, 퍼포먼스를 함께 하고 있는 부부작가다. 누가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역할분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작업을 똑같이 공동으로 한다는 이들은 “사진을 회화로 재현하는데 노력한 것이 아니라, 사진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캔버스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8일까지. (02)2287-3563.
2007-06-26 11:03:58누군가를 알아가기 위해선 마주 봐야 하지만, 끝까지 가기 위해선 함께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소설에 담긴 잔잔한 삶의 교훈이다. 부부에게도 평생 쉽지 않고,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라면 백년해로는 더 어렵다. 하지만 실제 두 가문이 공동창업해 무려 125년간 경영권 다툼 없이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한 기업이 있다. 유럽 가전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독일의 '밀레'다. 1899년 신기술에 밝았던 '칼 밀레'와 마케팅 수완이 뛰어난 '라인하르트 진칸'이 의기투합해 '밀레&씨에'를 세운 후 세계 최초로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를 개발하는 등 글로벌 가전사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사명을 '밀레'로 바꾼 건 진칸이 기술과 창업아이디어가 탁월한 밀레를 존중했기에 가능했다. 현재 전 세계 49개국에서 2만2000여명이 연간 49억6000만유로(약 7조4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명품 가전 브랜드다. 70명에 이르는 자손들이 주식을 전량 보유해 밀레가문 51%, 진칸가문 49%의 지분구조는 한결같다. 그럼에도 4대째 내홍 없이 공동경영하고 있다. 동업자는 물론 피를 나눈 형제들도 경영권 분쟁이 잦은 한국 기업사에선 이미 사달이 나고도 남았을 세월과 지분격차다. 비결은 뭘까. 우선 두 가문이 번갈아가며 수장을 맡는다. 단순히 차례를 정해 돌아가는 게 아니라 엄격한 경영권 승계절차를 거친다.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해선 최대 수십명의 후손들이 경합을 벌여 양쪽 가문의 예비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최종후보에 올라도 4년 이상 경영수업을 받아야 하고, 두 가문에서 각각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진행하는 업무능력 테스트 등 최종 관문을 넘어야 비로소 회사를 대표할 수 있다. 검증을 거쳐 정상에 올라도 독단적인 경영은 어렵다. 내부적으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민감한 지점마다 지분, 이익 분배 등과 연동된 세밀한 규칙을 못 박아 분쟁의 소지를 차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창업주부터 후손들까지 대결이 아닌 평화, 소통을 강조하며 철저한 역할분담과 협력을 이어갔다. 고려아연의 모태가 되는 영풍 역시 출발은 밀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49년 황해도 동향의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영풍기업사'로 동업의 닻을 올렸다. 이후 장씨 일가는 영풍과 영풍문고·전자 부문 계열사,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과 비철금속 부문 계열사를 맡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2세까지 밀월관계는 순항했다. 우호적인 소통관계가 주된 동력이 됐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3세 경영으로 들어서면서 가문 간 세대차이, 경영마인드 간극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75년간 이어진 동맹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고려아연이 대기업들과 제3자 유상증자,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우호지분을 늘리면서 최대주주 영풍의 지분율이 자연스레 낮아진 게 도화선이 됐다. 이후 갈등의 골은 깊어져 사생결단식 전면전으로 번졌다. 공개매수는 양측의 과열 경쟁으로 역대 최대 규모 자금이 투입됐고, 소송 난타전도 전개됐다. 주주환원을 내걸고 빚 내서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는 완료 후 기습 유상증자 추진 논란으로 명분이 퇴색했다. 경영권을 수성해도 사법리스크 여진과 대규모 부채상환 부담 등 상흔이 만만치 않다. 불안정한 지배구조의 여진 또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쟁탈에 나선 쪽은 실탄 장전을 외부세력에 전적으로 의존해 주인 자리를 꿰차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두 가문은 모든 것을 걸고 처절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 동고동락한 선대 창업주들이 살아계셨다면 공멸로 들어서는 작금의 사태에 개탄을 금치 못했을 듯싶다. 금석지교의 동업정신을 되살려 한국판 밀레의 길을 걸을 것인지, 상생의 분가방안을 모색할지, 아니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은 '카인과 아벨'로 전락할 것인지 아직 선택의 시간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세대교체 후 지금껏 두 가문이 마주보지도, 같은 곳을 바라보지도 않았던 것은 아닌지 반추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winwin@fnnews.com
2024-11-10 19:39:40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전통 부촌인 서울 성북동에 둥지를 틀었다는 뉴스가 지난해에 전해졌다. 주택 매입가는 75억원으로, 어느 돈 많은 기업가 부부가 살던 곳이었다고 한다. 성북동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배용준, 이승기, 이승철 등 연예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문명의 자연파괴 문제를 다룬 김광석 시인의 시 '성북동 비둘기'에 나오는 그 성북동이다. 성북동(城北洞)은 말 그대로 한양도성의 북쪽, 북한산의 끝자락에 있는 구진봉 아래에 자리 잡은 동네다. 계곡이 깊고 물이 맑아 조선시대부터 양반들의 별장터로 사랑을 받았고,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북촌과 인접한 성북동은 일제강점기의 '건축왕' 정세권이 분양한 한옥들도 있고, 토막과 판자촌이 난립하기도 해서 복잡한 모습을 지닌 동네다. 한용운, 조지훈, 이태준 등 문인과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 등의 생가 또는 가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강북 제일의 부촌이 된 위쪽의 산기슭 동네는 원래 도로가 없어 접근이 어려웠다. 이곳에 고급 주택 단지가 들어선 것은 1970년대 이후로, 특이한 연유가 있다. 10만7000평에 이르는 성북동 부촌은 원래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 창업주인 신용호(1917~2003)의 땅이었다. 신 창업주는 동작동에 3만6000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를 국립묘지 터로 내주는 대신 성북동 토지를 받았다. 두 토지를 맞바꾼 셈이다. 관악산 줄기인 동작동에 6·25 전사자를 위한 묘지(현 국립서울현충원)가 조성된 것은 1955년부터다. 이곳에 신 창업주의 땅이 있었는데, 불가피하게 국가에 내준 것이다. 신용호는 손에 넣은 성북동 땅을 신속히 처분하고 싶었다. 그러자면 도로를 내고 광화문 쪽에서 접근하기 쉽도록 터널을 뚫어야 했다. 신용호는 자기 돈을 들여 삼청동과 자신의 땅을 연결하는 삼청터널을 1970년 12월 완공, 나라에 기증하는 한편 나중에 삼청각이 들어선 부지 6000평도 내놓았다. 터널과 길이 완공되자 개발계획을 세우고 수차에 걸쳐 분양광고를 냈다(조선일보 1972년 10월 15일자·사진). 대한교육보험 이름으로 낸 첫 광고를 보면 105평 내외의 대지에 75평의 주택을 짓는 것으로 돼 있다. 전체 600필지다. 이렇게 해서 고급 주택들이 들어섰고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 각국 대사관들도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재벌 본사가 강북 도심에 있을 때 터널만 지나면 나타나는 성북동 부촌은 재벌 총수와 부호의 주거지로 제격이었다. 게다가 숲이 우거졌고 청와대와 가까워 안전도 걱정할 게 없었다. 신 창업주는 전남 영암 출신으로 일찍이 중국으로 건너가 양곡 유통사업으로 큰돈을 벌어 독립운동 자금도 대고 귀국 후에는 출판사를 운영했다고 한다. 1950년대에 그는 교육보험에 눈을 돌렸다. 한국인의 남다른 교육열에 주목한 것이다. 먹고살기도 힘들어 보험에 대한 관념도 없을 때였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보이면 무작정 접근해서 "담배를 끊고 그 돈으로 보험을 가입하면 아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권유했다고 한다. 신 창업주가 서울 을지로에서 태양생명보험을 창립한 때가 1958년 6월이었다. 11일 후 교육보험으로 상호변경 승인을 얻어 대한교육보험으로 재출발했다. 1980년 종로 1번지 옛 전매청 청사 터에 교보생명 본사 건물을 완공하고 이듬해 지하 1층 전체를 털어 교보문고를 열었다. 신 창업주는 "서울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점이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방에 세운 교보빌딩에도 지하에 서점을 조성했다. 교보생명보다 교보문고가 더 유명할 정도로 서점은 성공을 거두었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위원
2024-10-24 18:17:08[파이낸셜뉴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약탈됐된 모네의 걸작이 후손의 품으로 돌아갔다. 9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희귀작이 80여년만에 원소유자의 후손에 반환됐다. '바닷가'(Bord de Mer)란 이름의 이 작품은 인상파 거장 모네의 초기작 중 하나로 약 50만 달러(약 6억7000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1936년 이 작품을 구매한 원소유자 오스트리아인 부부 아달베르트 파를라기와 힐다 파를라기는 2년 뒤 나치의 위협을 피해 달아나면서 모든 소유물을 빈의 한 해운사 창고에 맡겼다. 새로 정착한 곳으로 부치거나 나중에 되찾을 생각이었지만 독일 비밀경찰은 창고에 있던 물품을 전량 몰수했다. 이 작품은 이후 나치 소속 미술상이 주도한 경매를 통해 팔린 뒤 종적을 감췄다. 이 작품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2016년 프랑스에서 열린 인상파 전시회에서였다. 이후 미국 뉴올리언스주의 한 골동품 딜러에게 팔린 '바닷가'는 다시 워싱턴주의 한 부부의 손에 넘어갔다. 이들 부부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진행된 경매에 '바닷가'를 매물로 내놓았으나 '약탈 이력'을 알고서는 작년 미 연방수사국(FBI)에 이 작품을 넘기는데 동의했다고 FBI 측은 밝혔다. 이후 FBI는 '바닷가'를 파를라기의 손녀들에게 돌려주는 절차를 진행했고, 결국 9일 반환이 이뤄졌다. 나치 독일이 약탈한 뒤 종적이 묘연한 파를라기 일가 소유의 명화는 '바닷가'만이 아니라고 한다. 파를라기 일가는 프랑스 작가 폴 시냑(1863∼1935)의 1903년 수채화를 비롯한 많은 작품의 소재를 여전히 찾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10-10 09:10:54【영동(충북)=정순민 기자】 우리가 아는 '영동'은 대략 세 가지 정도다. 먼저, 강원도에서 대관령 동쪽에 있는 지역을 가리키는 영동(嶺東)이 있고,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 됐지만 서울의 영등포 동쪽 지역, 즉 지금의 강남을 지칭하는 영동(永東)이 있다. 오늘 우리가 둘러볼 곳은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박연(1378~1458)의 고향이자 포도와 와인의 고장, 충북 영동(永同)이다. 대한민국 국악의 성지, 충북 영동 충북 영동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국악의 성지다. 조선시대 세종을 도와 음악을 정비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박연 선생이 나고 자란 곳이어서다. 그러다보니 영동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북' 천고(天鼓)가 있는 영동국악체험존을 비롯해 거문고·가야금·아쟁·해금·단소 등을 만들어볼 수 있는 난계국악기제작촌, 난계국악박물관 같은 음악 관련 시설들이 많다. 박연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난계사와 박연의 생가터를 복원한 난계생가도 여기에 있다. 영동에서는 매년 가을 대규모 국악축제도 열린다. 벌써 55년째 이어오고 있는 '난계 국악축제'다. 올해는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대한민국 국악의 성지, 55년을 담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악과 디지털 문화를 접목한 다양한 볼거리를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일대에서 선보인다. 또 내년 9월 국제적인 규모로 처음 열리는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를 앞두고 '미리 보는 엑스포 HIP한(韓) K-국악'을 모토로 전통음악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재해석한 미디어 퍼포먼스와 AI 체험 등도 준비했다. 영동 포도와 와인 "Feel so good" 영동은 또한 포도의 고장이다. 전국 포도 생산량의 12.8%를 차지하고 있는 영동은 국토의 중심부로 토양과 기상 조건 등이 고품질 과수 생산에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어 예부터 포도 산지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추풍령 산자락에서 자란 포도는 색깔이 선명하고 단맛이 풍부하면서도 산도가 높아 단맛과 신맛이 잘 조화된 것이 특징이다. 영동에선 이밖에도 사과, 배, 자두, 복숭아 등 과일 농사가 잘돼 이를 '영동 5대 과일'로 부르지만 그중에서 첫 손가락에 꼽는 것은 단연 포도다. 이러다보니 영동에는 특색 있는 와이너리들이 많다. 아버지와 아들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와이너리가 있는가 하면, 부부가 와인 시음, 와인 족욕, 와인 토크 등 와인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꾸리는 곳도 있다. 영동군청에 따르면 현재 영동군 내에는 40여곳의 와이너리가 성업 중이다. 그중 대표 업장인 '시나브로 와이너리'는 청수, 청포랑, 나르샤, 머루, 샤인머스캣 등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재배해 모두 양조용으로 쓰고 있는데, 올해 세계적 권위의 와인 품평회인 독일 베를린 와인트로피에서 금상을 수상한 화이트 와인 '청수'가 가장 유명하다. 영동 와인의 역사부터 판매까지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영동와인터널'도 빼놓지 말아야 할 여행지다.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내에 위치한 영동와인터널은 길이 420m의 동굴로, 높이 4~8m의 지하 건물을 완성한 뒤 그 위를 4~12m 흙으로 덮은 인공 터널이다. 여기에는 영동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체험관을 비롯해 와인문화관, 세계와인관, 와인저장고, 영화 속 와인, 와인포토존, 와인레스토랑, 와인판매관 등이 있어 A부터 Z까지 와인에 관한 모든 걸 해볼 수 있다. 레인보우 힐링센터와 일라이트 호텔 그렇다고 영동에 국악과 와인만 있는 건 아니다. 영동엔 '달이 머물다 간다'는 월류봉(月留峯)을 비롯해 일명 박연폭포로 불리는 옥계폭포, 물한계곡, 강선대, 영국사, 반야사, 만추드라이브길 등 기존의 관광지들이 건재하지만, 요즘 영동군청이 미는 곳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쉬게 할 수 있는 '레인보우 힐링센터'다. 미술관이라고 해도 손색 없는 내부 시설을 자랑하는 레인보우 힐링센터는 올해 한국관광공사 우수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핫플레이스이기도 하다. 영동군청 김지영 관광팀장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의 균형을 찾고 치유되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영동의 빛과 바람, 물과 돌을 건축물에 반영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을 만들었다"면서 "격변하는 세상과 잠시 분리돼 영동의 자연이 담겨있는 이곳에서 천천히 머물며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민자를 유치해 지난해 7월 새로 문을 연 일라이트 호텔도 영동의 자랑거리가 됐다. 영동군청은 지역 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새로운 숙박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장기간 민자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이 호텔이 문을 열기 전까지만해도 숙박시설이라곤 영동역에서 35㎞ 떨어진 물한계곡에 있는 펜션들이 전부였다. 102실 규모의 일라이트 호텔은 레인보우 힐링센터가 있는 레이보우 힐링관광지 내에 자리를 잡고 있어 영동 여행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으로 할인 혜택 받자" 2024년 9월 말 현재 충북 영동의 정주 인구수는 4만3848명이다. 하지만 최근 이보다 훨씬 많은 5만7148명의 명예 주민이 새로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인구 감소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발급하고 있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덕분이다. 지난 2022년 처음 나온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정부가 발급하는 일종의 명예 주민증으로, 이를 발급 받으면 지역 주민처럼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라이트 호텔의 경우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제시하는 고객에게는 객실 30%, 조식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말 및 성수기에 스탠다드 객실(2인실)이 16만원, 가장 등급이 높은 프리미어 객실(4인실)이 46만원 수준이지만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가지고 있으면 1박당 최대 10만원 이상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레인보우 힐링센터나 영동와인터널도 마찬가지다. 레인보우 힐링센터는 원래 입장료가 1만원이지만, 디지털 관광주민증 소지자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해 7000원에 티켓을 살 수 있고, 여기에 지역상품권 2000원을 더 얹어주니 실제론 반값에 입장이 가능하다. 또 영동와인터널의 경우는 할인율이 40%여서 디지털 관광주민증으로 체크인하면 원래 5000원이던 입장료가 3000원으로 줄어든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모르면 오히려 손해인 셈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0-02 23:03:46[파이낸셜뉴스] 덴마크가 세계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국가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분석해 발표한 순위에서 덴마크가 지난해 4위에서 1위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89개국을 대상으로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와 글로벌 마케팅 서비스 기업 WPP, 펜실베이니아대 훠턴 경영대학원이 3월22일~5월23일에 공동으로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순위에는 ▲감당비용▲일자리▲경제와 정치적 안정▲가족친화성▲임금 평등▲안전▲좋은 공공 교육 및 보건 제공 여부가 반영됐다. 덴마크는 교육과 보건, 정치와 경제적 안정 같은 분야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US뉴스의 엘리어트 데이비스 기자는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덴마크는 자국 시민들에게 매우 높은 삶의 질 등 좋은 것을 제공하는 곳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소득의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낼 정도로 세율이 세계에서도 높은 나라이지만 의료 서비스가 무료고 어린이 보육은 보조금이 지급된다.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내지 않고 재학기간 동안 필요한 비용을 보조금을 통해 충당할 수 있으며 고령자들은 연금 지급과 요양 보호사 제공 혜택을 받는다고 CNBC는 전했다. 덴마크는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서도 2위에 올랐다. 덴마크는 또 현지에 취업하는 외국인들의 만족도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인터네이션의 조사에서 외국인 84%가 일과 생활의 균형에 만족감을 드러낸다고 응답해 세계 평균 60% 보다 높았다. 덴마크와 2위 스웨덴은 그러나 감당비용에서는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이 약점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또한 무료 대학교육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주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통계에서 평균 수명이 82.8세로 길었다. 또 인권과 환경에서는 2위로 평가됐다. 스웨덴은 자녀 출산이나 입양시 부부는 각각 유급 휴가를 240일씩 갈 수 있다. 데이비스 기자는 이번 조사에서 노르딕 국가들이 상위 10위에 4개국이 오른 점에 주목하면서 “이 지역은 국민들에게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4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세계 삶의 질 순위> 1. 덴마크 2. 스웨덴 3. 스위스 4. 노르웨이 5. 캐나다 6. 핀란드 7. 독일 8. 호주 9. 네덜란드 10. 뉴질랜드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9-27 13:50:25미국 대선을 40일 가량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정책 구상을 구체화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공약에서 '중산층'에 초점을 맞췄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해리스 "중산층 1억명 감세" 해리스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경제클럽'에서 가진 경제정책 연설에서 "강력한 중산층 형성을 내 대통령직을 결정짓는 목표이자 집권의 이유로 삼을 것임을 맹세한다"며 집권 시 중산층을 위한 감세 등 대대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젊은 부부가 아이를 낳으면 첫해 6000달러(약 799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영유아 및 노인돌봄 비용과 간병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은 1억명 이상의 중산층이 세금 우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약으로 이들을 위한 300만채 주택 공급을 위해 부동산 개발업자 및 건설업자들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계약금 용도도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관련 세금 정책에도 중산층을 겨냥한 공약 기조가 반영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노조 가입이 허용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린 기업들에 세액 공제 혜택 줄 것"이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도 현재의 5000달러에서 5만달러(약 6천660만원)로 10배 상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11월 대선을 통해 "우리는 중산층을 미국 번영의 엔진으로 삼을 특별한 기회를 얻었다고 믿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낮은 관세로 제조업 복귀"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확대와 법인세 인하를 통한 제조업의 국내 복귀를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놨다. 그는 전날인 24일 경합주인 조지아주 서배나에서 가진 세금 및 미국 제조업 관련 연설에서 "트럼프에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연방 정부 땅에 낮은 세금과 규제만 있는 '특별구역(special zone)'을 만들어 국내 산업과 일자리를 살리고, 그에 따른 세수도 확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구상의 모든 회사 및 제조업체에 가장 낮은 세금과 가장 싼 에너지 비용, 가장 적은 규제 부담과 함께 지구상 최고이자 최대 시장(미국)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한다"면서 "이는 미국에서 상품을 만들었을 때만 해당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 재임시절 '트럼프 감세안'에 따라 현재 21%로 낮아진 법인세를 추가로 15%까지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언급하면서 "이것은 내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경쟁하는 타국 기업의 미국 시장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관세 장벽을 높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상품을 제조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상당한 관세를 내야한다"면서 "멕시코 국경을 넘어서 들어오는 모든 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9-26 18:05:57【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남·미녀 외국인 스파이를 조심하라'. 중국 공안 당국이 잘 생기고 예쁜 미남·미녀 외국인 스파인 경계령을 내렸다. 4일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이날 민감한 과학기술 연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젊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잘생긴 남자'나 '아름다운 여자'가 외국 세력의 간첩일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국가안전부는 "외국 간첩들은 무수한 위장술을 지녔고 심지어 성별마저 바꿀 수 있다"면서 14억 중국 시민이 국가에 대한 위협에 맞서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용 광고와 온라인 만남, '로맨스 함정' 등을 활용해 민감 과학 연구 자료 요구 이어 외국 정보기관들이 중국 학생들을 유혹하기 위해 '로맨스 함정'을 이용한다면서 "외국 간첩들은 채용 광고와 심지어 온라인 만남을 활용해 민감한 과학 연구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젊은 학생들을 꾀어 기밀 정보를 넘기도록 강요한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들은 '잘생긴 남자'나 '아름다운 여자'로 위장해 젊은 학생들을 '로맨스 함정'에 빠트릴 수 있다"면서 간첩들이 대학 학자, 과학 연구원이나 컨설턴트로 위장해 돈에 쪼들린 학생들을 표적으로 삼아 침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어느 나라가 이러한 간첩 전술을 전개하고 있는지 나라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경고는 중국과 서방 국가들이 상대방의 간첩 활동을 적발하며 비난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 각국의 중국 스파이 경계령 강화 속에 '맞대응 조치' 해석도 앞서 지난달 중국 국가안전부는 외국 간첩을 '양의 탈을 쓴 늑대'라며 "선한 사마리아인인 척하는 그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중국 중앙국가기관 공무원 부부를 포섭한 중대 간첩 사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각국이 중국이 자국 비밀 정보를 캐내기 위해 심어놓은 스파이를 잇달아 적발했다고 발표하며 중국 스파이 경계령을 강화하는 데 대한 '맞불성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5월 독일 연방검찰은 유럽의회 의원 보좌관의 중국 스파이 혐의와 관련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크라 의원의 보좌관 지안 궈는 유럽의회 내부정보를 중국 정보기관에 넘기고 독일 내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한 혐의로 지난 4월 체포됐다. 유럽과 중국, 구체적인 간첩 사건 들춰내며 폭로전 지난 3일에는 미국 뉴욕주 주지사의 전 비서실 차장이 '중국 정부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미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AFP는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 권위적인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 치하에서 중국은 외세가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 한다는 경고를 강화해왔다"면서 "중국과 서방 강대국들은 오랫동안 상대방의 간첩 활동을 비난해왔지만, 최근 들어서야 개별 간첩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시작했다"라고 짚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05 15: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