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최초 의학전문기자이자 176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홍혜걸 박사가 "돈 자랑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자 소신 발언을 했다. 홍혜걸씨는 지난 3일 부인 여에스더씨와 함께 MBN '가보자GO' 시즌2에 여씨와 함께 출연해 70억원대 집과 25억원 가치의 그림 등을 공개해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돈자랑’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홍혜걸씨는 지난 4일 자신의SNS를 통해 "경제적으로 성공했다해서 이것이 과연 사람들이 기분 나빠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라며 "열심히 돈을 벌되 선량하게 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부부도 요즘 같은 시기에 위화감 조성하는 방송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잘 안다”라며 “다만 몇가지 변명을 말씀드리자면 (운영하고 있는 회사의)매출과 집값, 그림값은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작진과 진행자가 물어보니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출연 자체를 하지 말라는 주문도 있지만 저희도 방송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집사람 회사를 알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해 달라. 경쟁사는 1000억이 넘는 돈을 광고비로 쓰는데 한가하게 '에헴'하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홍혜걸씨는 “필수진료로 고생하는 의사들에겐 미안하지만 재벌 3세나 4세가 잘 사는 건 당연한데 건강기능식 지평을 넓힌 의사는 왜 돈을 벌면 안 될까? 저희는 열심히 돈을 벌되 선량하게 쓰겠다. 응원까진 아니지만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홍혜걸씨의 아내인 여에스더씨는 현재 건강기능식품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타워팰리스 집에 대해 "빚을 굉장히 많이 내서 샀다. 빚내는 걸 싫어하는데 이 집 살 때 빚을 굉장히 많이 냈다"면서도 "8년 전 42억에 내놓은 걸 협상해서 38억원에 샀다. 지금은 70억 원~73억 원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들 부부가 살고 있는 타워팰리스 3차의 경우 2001년 착공하여 2004년 4월 완공됐다. 완공 당시 G동은 전국에서 제일 높은 건물(69층 264m)인 동시에 가장 비싼 아파트였다. 다음은 홍혜걸 글 전문 어제 한 방송에서 저희 부부가 너무 돈자랑을 했다며 이런저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매출액과 집값, 거실에 걸린 그림값 때문입니다. 저희도 요즘같은 시기에 위화감 조성하는 방송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다만 몇가지 변명을 말씀드리자면 첫째, 매출과 집값, 그림값은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작진과 진행자가 물어보니 사실대로 말할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대답을 안해서 대화를 어색하게 만들순 없으니까요? 제작진 입장도 이해합니다.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사람들이 욕하면서도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실제 어제 방송은 종편이었음에도 지상파 합쳐 토요일 예능 전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둘째, 출연 자체를 하지 말라는 주문도 있습니다. 저희도 방송이 좋아서 하는게 아닙니다. 집사람 회사를 알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해주세요. 경쟁사는 천억이 넘는 돈을 광고비로 쓰는데 한가하게 에헴하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입니다. 세째, 저희가 경제적으로 성공했다해서 이것이 과연 사람들이 기분나빠야 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필수진료로 고생하는 의사들에겐 미안하지만 재벌 3세나 4세가 잘사는건 당연한데 프로바이오틱스나 글루타치온 필름제제로 건기식 지평을 넓힌 의사는 왜 돈을 벌면 안될까요? 결론적으로 저희는 열심히 돈을 벌돼 선량하게 쓰겠습니다. 응원까진 아니지만 이해해달라는 취지로 올린 글이니 여러분의 혜량 부탁드립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5 15:58:18[파이낸셜뉴스] 암 치료비가 없다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도움을 호소하던 중국 남성이 기부받은 돈으로 아파트를 구매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부 후베이성 이창에 사는 남성 A 씨(29)는 지난달 14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자신이 희귀암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며 치료비를 모금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20년 난징대학교 졸업 후 광저우의 한 대형 인터넷 회사에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 암 진단을 받았다며 질병 증명서를 공개했다. 증명서에는 ‘재발 시 치료가 어렵다’고 적혔다. 그렇게 A 씨는 아버지의 오랜 투병으로 가족의 재정이 고갈돼 상당한 빚을 지고 있어 자신의 암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은행 계좌 정보를 공유하며 기부를 호소했고, 목표 금액은 90만 위안(약 1억7300만 원)이었다. 안타까운 A 씨의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모금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6일 A 씨는 그룹 채팅방에 아파트를 새로 샀다고 자랑했다. 그는 해당 아파트 사진을 보내며 “이게 내 새집이다. 가격은 73만8000위안(약 1억42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기부자들은 “치료비로 쓰라고 준 돈인데 집을 사는데 쓴 거냐”며 A 씨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A 씨가 일전에 올렸던 결혼 광고를 통해 그의 가족이 최대 100만 위안(약 2억 원) 상당의 주거용 아파트 두 채를 포함해 여러 개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가족은 380만 위안(약 7억3000만 원) 이상의 상업용 부동산을 소유해 연간 14만5000위안(약 2800만 원)에 달하는 임대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지난 7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A 씨에 대한 펀딩을 중지하고, A 씨가 실제 재정 상황을 숨겼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까지 A 씨는 4536명으로부터 27만8204위안(약 5300만 원)의 기부금을 받은 상태였다. 사이트 측은 “플랫폼 규정에 따라 A 씨가 모금한 27만8204위안은 전액 회수됐으며 후원자에게 환불될 예정”이라며 “A 씨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향후 우리 사이트에서 모금 활동을 못 하도록 영구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A 씨는 기부금 중 20만 위안을 정기예금 계좌에 입금했으며 부동산 매입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17 10:11:19[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격돌 예정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 첫 TV 토론회에 참석해 양측의 경제, 외교 정책 등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트럼프는 토론 내내 부정확한 내용을 강력하게 주장했으며, 바이든은 트럼프의 오류를 지적하면서도 쉰 목소리와 말실수로 인해 고령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경제 책임 공방, 트럼프 '관세 10% 인상' 재확인4년 만에 다시 대선 토론에 나선 두 후보는 27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청중 및 참모들의 도움 없이 90분 동안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 모두 악수 없이 토론을 시작했으며 제일 먼저 경제 문제를 언급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뒤를 이은 자신의 임기 동안 경제가 더욱 나빠졌다고 보는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해명할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트럼프가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았고 코로나 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너무 부실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갖고 있었고 그렇게 잘했던 적이 없었다"며 "우리는 코로나19를 맞았고, 대공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돈을 썼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창출한 일자리는 불법 이민자들을 위한 일자리와 코로나19 회복으로 인한 일자리뿐"이라며 "그는 잘하지 못했고 물가상승이 우리나라를 죽이고 있다. 물가상승이 정말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트럼프는 현지 매체를 통해 자신이 취임하면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일괄적으로 추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조치에 따른 물가상승을 어떻게 막느냐는 질문에 "가격을 더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수년간 우리를 벗겨먹던 중국과 같은 나라들에게 공정함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관세를 올릴 것이고, 중산층 세금을 올릴 것이다"며 "미국으로 오는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인데, 이는 연평균 2500달러(약 345만원) 이상을 음식 등에 더 지불하도록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관세 주장이 부정확하며 바이든의 반박에는 과장이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우크라 지원 반대하는 트럼프에게 "어리석어"두 후보는 2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극명하게 대립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언급하고 "그가 미국에 올 때마다 600억달러(약 82조원)를 받아 간다. 그는 최고의 세일즈맨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내가 1월 20일 취임하기 전에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간에 전쟁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면서 구체적인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우크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영토 포기를 요구하는 푸틴의 휴전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푸틴은 전쟁범죄자"라며 푸틴이 다른 나토 회원국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50개 다른 국가가 우크라를 지원하는데 그들은 이게 전 세계의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외에도 나토를 언급하며 "내 덕분에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해당 발언을 놓고 "난 이처럼 어리석은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이 남자는 나토에서 탈퇴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우리의 힘은 동맹국에서부터 나온다"며 푸틴이 나토를 장악하는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은 또 핵전쟁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은 현재 중동 사태 해결에 대해 자신이 지난 5월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바이든이 "팔레스타인 같아졌다"며 비난했다. 트럼프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푸틴 등은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들은 바이든과 아무 친분이 없고, 바이든은 우리를 3차 대전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인신공격 오가는 진흙탕 싸움트럼프는 토론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고급 호텔에 머무는 동안 참전 용사들은 노숙자 신세가 됐다며 바이든이 참전 용사들을 챙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은 "그가 하는 모든 말이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장남 보 바이든이 이라크 참전용사였던 바이든은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 전몰장병을 '호구', '패배자'라고 불렀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내 아들은 패배자나 호구가 아니었다. 당신이 호구이고, 당신이 패배자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올해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점을 지적하면서 트럼프가 "이 무대에 있는 유일한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의 나이를 문제 삼았다. 그는 "나는 두 번을 인지력 테스트를 받았으며 두 번 다 만점을 받았다"며 바이든을 향해 "그는 하나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이 두 번이나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바이든이 "골프공을 50야드도 못 친다"고 주장한 뒤 "나는 몸이 좋다. 나는 아마도 조금 (몸무게도) 가벼워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은 "트럼프는 세살 어리지만 능력은 떨어진다"며 자신이 "한국으로 향했고, 삼성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고 자랑했다. 지난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결과에 승복하지 못했던 트럼프는 올해 대선 승복 여부에 대해 "공정한 선거라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은 "당신은 투덜이라서 당신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토론에 대해 트럼프가 우세했다고 판단했다. 바이든은 지난 3월 국정연설에 비하면 활기를 잃었고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었었다. 4년 전 토론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던 바이든은 경직된 표정으로 고령 논란을 떨쳐내지 못했다. 반면 끼어들기로 자주 상대의 말을 끊었던 트럼프는 이번 토론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틀린 정보를 강력한 목소리로 반복하며 토론을 주도했다. CNN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끼어들기 방지 차원에서 마이크가 꺼지는 상황에서도 약 40분 12초의 발언 시간을 확보했고, 바이든은 약 35분 41초 동안 말할 수 있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6-28 12:04:45[파이낸셜뉴스] 이혼 소송 중인 가수 겸 배우 황정음이 'SNL 코리아' 시즌5에 출연한다. 그가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를 통해 이혼 등에 대한 심경을 풍자적으로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황정음은 오는 30일(토) 저녁 8시 공개될 'SNL 코리아' 시즌5 5회에 호스트로 나선다. 쿠팡플레이 측은 "시트콤부터 정극까지 코믹과 악역 캐릭터를 모두 넘나드는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배우"로 황정음을 소개하면서 "어떤 파격적인 변신으로 '믿보황'표 코미디를 선사할지 기대를 모은다"고 밝혔다. 황정음의 'SNL 코리아' 출연이 남다른 이목을 끄는 이유는 이혼 소송 중에도 그가 보여준 행보에 있다. 앞서 황정음은 지난달 22일 프로골퍼 출신 사업가 이영돈과 재결합 3년 만에 이혼을 발표했다. 당시 소속사 와이원엔터테인먼트는 "황정음은 심사숙고 끝에 더 이상 혼인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하고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혼 발표 전후로 황정음은 남편의 불륜을 직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사진과 글 등을 SNS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황정음은 한 누리꾼이 남긴 "돈 많은 남자가 바람 피우는 거 이해 못할 거면 만나지 말아야지"라는 댓글에 아래와 같은 반박글을 달아 화제를 모았다. 황정음은 "돈은 내가 1천배 더 많다. 뭘 안다고 그렇게 말하느냐. 그럼 내가 돈 더 잘 벌고 내가 더 잘났으니 내가 바람 피는 게 맞다. 바람 피우는 놈인지 알고 만나냐. 모르니까 만났다. 그게 인생이다. 나도 한 번은 참았다. 태어나서 처음 참아본 거다. 너 이영돈이냐" 라고 비난했다. 한편 황정음은 이날 쿠팡플레이를 통해 "연기를 하면서 정말 많은 캐릭터를 맡았지만, 'SNL 코리아'만큼 설레고 기대된 적은 처음"이라며 "출격 준비는 모두 마쳤고, 너무 재밌을 것 같다. 'SNL 코리아'에서 탄생할 새로운 황정음의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25 13:30:31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누가 승자가 될지 모르지만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서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의 재당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우방에 대한 트럼프와 바이든 두 후보의 대외 정책이 대조적이어서 11월 미국 대선이 세계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당선됐던 2016년처럼 '미국 우선' 어젠다를 내세우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비롯한 군사조약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자주 드러냈다. 이로 인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반면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인물이라며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단된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쟁 해결사 기대되는 트럼프, 리더십 약해진 바이든 CNN은 지난 7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페인이 현재까지 공개한 공약 15개를 보도했다. 그중 외교정책에서는 역시 나토 문제를 언급하면서 유럽의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 요구, 구체적인 설명은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것을 담고 있다. 그의 전략에는 끝없는 전쟁의 종식과 함께 미국 정부 내에 '전쟁 추종자'들을 제거하고 로비스트와 정부 계약업체들이 군 고위관리들에게 전쟁을 부추기는 것을 막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유럽의 지도자들은 트럼프를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사로 보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트럼프의 재당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중대한 기회"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는 방법도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라고 지난주 튀르키예에서 열린 외교포럼에서 발언했다. 오르반은 만약 트럼프가 집권했더라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패한다면 전쟁은 더 장기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지난달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두다는 "트럼프는 약속을 모두 이행했으며 자신이 하는 말은 매우 진지하게 여긴다"며 신뢰감을 표시했다. 반면 바이든의 국제 리더십은 약해지고 있다.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얻어내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외교정책 경험을 강조하며 트럼프는 미국의 우방과 세계 이익에 위협이 된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미국의 우방들과의 동맹을 중시하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바이든은 지난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당시 미군 병사 13명이 사망하면서 지도력에 타격을 입었으며 이것을 계기로 50% 이하로 떨어진 지지율은 그 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은 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인해 비난을 받으며 가는 곳마다 시위대를 상대하고 있다. 최근 미시간과 미네소타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지지없음' 표가 많이 나온 것은 그의 중동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이 커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나토 놓고 극명하게 엇갈린 대응 나토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아이보 달더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시 승리한다면 나토에는 미국의 탈퇴 여부와 상관없이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가 나토에 대해 갖고 있는 반감에는 변함없이 없다고 했다. 현재 미국은 유럽에 육해공군 병력 10만명 이상을 주둔시키고 있고 나토 회원국인 프랑스와 영국도 핵무기 보유국이지만 대륙에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을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미국의 핵우산은 유럽의 동맹 안보를 보장시켜주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선거 유세장에서도 유럽 국가들의 미흡한 방위비 지출을 질타하는 특유의 어조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유럽 우방들이 비상 상황에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은 최근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자 회원국 중 방위비 인상에 소극적인 국가들을 압박하는 등 대비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 결과가 서서히 보이고 있으나 과연 트럼프를 만족시킬지는 두고 봐야 한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주 동안 방영된 선거 광고를 통해 트럼프가 나토를 자주 질타하는 것은 "수치스럽고 약하며 위험하다. 또 미국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나토 국가들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는 데 노력하는 것에 대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으로 돌렸다. 특히 바이든 취임 후 2% 이상 지출하는 유럽 국가들이 18개국으로 두배 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진영은 줄기찬 증액 요구의 결과 때문이라며 바이든은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 납세자들의 돈을 유용하게 만드는 데 그쳤다고 비난했다. ■정책 엇갈려도 양 후보 '미국 우선' 대외정책은 엇갈릴 수 있지만 양 후보는 기본적으로 미국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1월 대선 승자가 누가 되든 미국 백악관에는 자국이 최우선이 될 것이며 두번째 우선은 중국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2.0'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정도의 차이만 있지 미국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의원은 자신이 외무장관 시절인 2019년 미국 측과 러시아와 중국·중동 문제를 놓고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으로부터 "트럼프의 강력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경제적 약속을 이행하고 군병력도 유지하는 등 나토는 정상적으로 움직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나토의 유럽 회원국에 방위비를 증액하라고 다그치는 것에 대해서도 유럽 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익명의 유럽 안보관리는 트럼프가 무례할 정도로 강력하게 압박했지만 유럽 국가들이 역사상 가장 큰 폭의 방위비 증액이 이뤄질 수 있었다며 결과적으로는 트럼프가 요구가 틀리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가 될 경우 수도로 고려 중인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을 강행했으며 또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 간 국교 정상화라는 역사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중국의 경제와 군사력 성장을 위협으로 여긴 것이 이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식 강경한 정책의 일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주목해왔다. 미국 유권자들은 이제 해외보다 국내 문제에 더 주목하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끝없는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북정책, 한미일 공조 vs 직접 협상 대북한 정책에 대해서도 바이든과 트럼프의 정책은 엇갈릴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개국 공조 강화를 통해 대북 억지력 유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 비해 트럼프는 거래관계의 성격이 강한 정책이 관측되고 있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고 자랑해 왔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혀왔으나 평양은 반응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는 것이 협상 테이블로 오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국제안보 연구소인 스팀슨센터의 선임연구원 로버트 매닝은 트럼프 2기에서 미국과 북한 간 중단된 접촉이 재개되겠지만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는 현재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한 포럼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를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매닝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기대할 수 없으며 그 대신 핵동결을 위한 시도도 나쁘지 않으나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투명성 부족으로 검증하기가 쉽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매닝은 김 위원장이 핵개발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에 했던 것처럼 핵보유국 지위 부여와 함께 경제제재 해제를 제시한다면 북한에서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인 제임스 클래퍼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고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최상의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보유국 지위를 준다고 북한의 핵위협이 증가도 감소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체면을 살려줘 북한이 협상에 긍정적으로 나오도록 분위기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리 조지프 디트래니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한반도에서의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견제기능도 하는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까지 가지 않더라도 재래식 군사력과 관련한 한국 방어 책임의 상당 부분을 한국이 맡도록 요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3-11 18:25:17[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에 대선을 앞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중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대선 맞수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트럼프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바이든은 중국과 정면 대결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은 단 1번 언급했으며 한국 기업이나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 지원 호소, 가자 사태는 중립 추구바이든은 7일(현지시간) 임기 중 4번째이자 마지막인 신년 상하원 국정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68분의 연설에서 트럼프의 이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 전임자"라는 표현은 13번 사용하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바이든은 우크라 전쟁과 관련해 "자유와 민주주의가 세계에서 공격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은 우크라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 지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내 전임자는 푸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지도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면서 "나는 푸틴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이 우크라에서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그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의회에 말한다. 우리는 푸틴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 지원 예산이 표류중이다. 바이든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도 언급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가를 유지하는 '두 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한 뒤 "이스라엘의 안보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의해 봉쇄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미군이 나서 가자지구에 임시 항구를 짓는다며 "이를 통해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을 동원하겠지만 가자지구에 미군이 직접 상륙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에도 역시 미군을 파병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中과 대치 원치 않아, 3연속 北 언급 안 해바이든은 중국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을 원하지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맞서고 있으며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태평양에서 인도, 호주, 일본, 한국, 도서국 등과 동맹과 파트너십을 재활성화했다. 나는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중국의 무기에 사용될 수 없도록 확실히 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평소 중국에 강경론을 펼쳤다는 점을 겨냥해 "내 전임자는 중국에 대한 거친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할 생각을 못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은 2022년, 2023년 국정연설에 이어 3회 연속으로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재임 중 3차례 만났던 트럼프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바이든은 국정연설에서 한국은 단 1차례만 언급했으며 따로 한국 기업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선거 겨냥해 증세·낙태권 등 내정 집중바이든은 당장 11월 대선을 앞둔 만큼 해외 문제보다 내정 및 트럼프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은 연설에서 "수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미국인들은 전에 듣지 못한 가장 위대한 컴백 스토리를 쓰고 있다"면서 자신의 성과를 자랑했다. 그는 "미국의 컴백은 미국인의 가능성의 미래, 중산층으로부터의 경제,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경제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목표는 대기업과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정당한 몫을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연방 적자를 3조달러(약 3985조원) 더 줄이는 것"이라며 2기 집권 시 부유층 증세를 예고했다. 이어 현재 15%인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반대로 감세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바이든은 2022년 미 대법원에서 여성의 임신 6개월까지 낙태권을 인정했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폐기된 점을 지적하고 "미국인들이 만약 내게 '선택의 권리'를 지지하는 의회를 만들어 준다면 나는 '로 대 웨이드'를 이 땅의 법률로서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진영은 낙태권에 부정적인 트럼프 진영에 맞서 낙태권 부활을 외치며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노리고 있다. 또한 바이든은 불법 이민자 차단에 무기력하다는 트럼프 진영의 비난에 대해 국경 통제 법안을 이미 만들었다며 "내 전임자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을 저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자신이 임기 중에 추진한 친환경 산업 육성을 재차 강조한 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며 수만개의 청정에너지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50만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바이든 연설에 실시간 반박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바이든의 국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이든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반박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예정된 오후 9시보다 약 26분 늦게 연설을 시작하자 "엄청 지각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큰 결례다"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푸틴에게 굴복했다는 주장에 "푸틴은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아서 우크라를 침공한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내 정부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4년 동안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가 강력해진 것은 내 덕분"이라며 "내가 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는 바이든이 연설 중에 코로나19 방역을 성과로 언급하자 코로나19 백신이 자신이 재임하던 시기에 개발 및 승인을 거쳤다며 9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이라면 "12년이 걸렸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는 바이든이 지난 2021년 1월 의회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에 대해 "폭도"라고 비판하자 "바이든이 이른바 '폭도'라고 부르는 이들은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대선을 조작당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대선 패배가 사기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08 12:45:15[편집자주]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것 하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의 삶,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까요. 파이낸셜뉴스는 신년 기획으로 일상 뒷편에 숨겨진 문제들을 연속 보도합니다. 이는 사회에 전하는 일종의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1 20대 대학생 A 씨는 중·고교 시절은 물론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A씨는 "저 같은 학생을 두고 흙수저 중에서 '흙'도 없는 그냥 '수저'라고 말한다. 학창 시절 크고 작은 알바를 계속하다 보니, 생활력은 강해졌지만, 공부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언제 이 생활이 끝날지,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2. 서울의 명문 사립대 졸업을 앞둔 또 다른 20대 B씨는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집에서 끊었던 용돈을 다시 지원받기로 했다. 그는 "오로지 취업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게, 집에서 도와주고 있다"면서 "취업하면 다시 다 갚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창 시절부터 공부면 공부, 취업이면 취업,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례에서 본 20대 청년들 삶에서 엿볼 수 있는 점은,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의 경제력으로 취업 준비를 더욱 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학자금 걱정 없이 오로지 대학 생활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그저 옛말일 뿐이고 계층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계층 사다리'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 약자들의 비관적 삶이 굳어지면서 사회문제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계층 상승의 주요 통로가 되는 교육 기회조차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결정되면서 균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사회 가치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발선 다른 흙수저는 금수저를 이길 수 있을까 금융자산이 적은 부모를 둔 '흙수저' 청년이 상대적으로 자산 수준이 높은 부모 밑에서 자란 ‘금수저’보다 대기업·정규직으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이 8%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흙수저는 첫 직장에서 받는 급여도 금수저보다 11%나 적고 근무 연수가 길어질수록 임금 격차는 벌어지는 만큼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지난해 1월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오태희 한국은행 과장과 이장연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을 게재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해당 논문은 부모 소득이 아닌 자산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한 것으로 부모 재력에 따라 자녀의 일자리 수준이나 임금이 달라지는 이른바 ‘흙수저 디스카운트’를 실제 데이터로 입증했다. 건강이나 수학능력시험 점수 등 각종 변수를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 부모의 금융자산 보유 정도에 따라 자녀의 노동시장 성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4분위(상위 25%)인 부모를 둔 자녀 대비 1분위(하위 25%)인 부모의 자녀가 대기업·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확률은 7.6%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1분위 부모의 자녀는 첫 일자리에서 받는 임금도 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10.7% 적었다. 금융자산 2분위(하위 25~50%) 부모의 자녀도 4분위 부모 자녀보다 대기업·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6.7%포인트 낮고 첫 일자리 임금도 5.3% 적었다. 다만 부모의 부동산 자산은 특별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부모의 금융자산이 자녀의 첫 직장이나 첫 월급에 영향을 주는 것은 구직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동성 제약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를 찾으려면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데 유동성이 충분치 않은 청년 입장에서는 부모의 지원 없이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첫 직장이나 첫 임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흙수저(1분위 부모의 자녀)는 금수저(4분위 부모의 자녀)보다 직장 1년 차 임금이 6.5% 적은데 5년 차에는 12.8% 적은 수준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흙수저 디스카운트’가 세대 간 소득 이동성을 제약하고 사회계층 세습화로 이어지면서 성장 잠재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거지방'에서 '플렉스방'까지…MZ세대 소비 놀이도 양극화 흙수저 금수저 양극화 현상은 MZ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놀이로 볼 수 있는 '소비 인증샷 카톡 대화방'에서도 드러난다. 예컨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나 '거지방'은 흙수저들의 팍팍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절약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서로를 위로한다. 반면 오마카세를 즐기는 등 돈 자랑이나 과시를 의미하는'플렉스방'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 20대 대학생은 이 플렉스방에 "매달 가족과의 도심 속 호캉스, 1년에 2번 이상 해외여행"이라며 인증샷을 올리기도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모 잘 만나, 하는 일이라곤 '돈 쓰는 일'"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생을 살아가는 출발선이 다른 환경이 빚어낸 갈등이다. 일종의 사회 현상인 셈이다. 다만 기회가 불평등하다고 결과가 평등하지 않다는 지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누구나 비슷한 출발선에서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보장받는 평등과 빈곤의 대물림 때문에 출발선에 서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게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출발이 불공평하다는 이유로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의 규칙을 어기고 질서를 해치는 사람까지 옹호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한 중견 기업에 재직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최모씨는 "출발선에서의 불공평은 인정한다. 그렇기에 자수성가 사업가들은 존경받는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성공의 과정이 불법이고, 그 명분으로 가난을 삼는다면 누가 박수를 쳐줄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저도 흙수저지만 매일 어제보다 더 괜찮은 내일을 꿈꾸면서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이 없고 가난하다고 해서, 위법한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력하면 삶의 질 개선" …'계층 사다리' 복원할 수 있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산층이 줄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정작 국내 중산층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하면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낮아졌다. 보조금 같은 정부 지원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으로 따진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중은 2011년 54.9%에서 2021년 61.1%로 높아졌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 등을 떼고 남은 소득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쓰는 중산층 기준(중위소득 75~200%)을 적용한 중산층 비중은 61.1%(2021년 기준)로, OECD 평균(61.5%)과 유사했다. 미국(51.2%)과 영국(58.3%), 이탈리아(58.6%)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계층이동 사다리에 대한 믿음은 줄었다.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2011년 28.8%에서 2021년 25.2%로 줄었다.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크게 위축(41.7%→30.3%)됐다. 통계청에서 2년마다 진행하는 ‘사회 조사’를 비교한 결과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불평등 확대와 대물림되는 교육 격차가 이 같은 기대를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계층 사다리 복원…대기업·정규직 진입 발판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교육 과정에서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진입할 수 있는 1차 노동시장 진입의 유연화 정책 등을 제언했다. 앞에서 살펴본 '흙수저 디스카운트 효과’ 논문은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에서 출발하더라도 이후 자신의 노력을 통해 직장을 옮길 수 있도록 노동시장 내 이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문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양적인 일자리 창출보다는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2차 노동시장에서 대기업·정규직 등 1차 노동시장으로 원활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정책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영욱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를 통해 중산층 비중은 유지돼 왔으나, 이 같은 정책이 계층 상향 이동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이전지출은 국가가 가구에 지급하는 각종 수당, 보상금 등 현금성 지원을 말한다. 노동소득이 가구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양질의 일자리와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퇴하는 고령층의 고용기간 연장, 여성 배우자의 취업 장애 요인 해소 등을 통해 가구 내 취업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공교육의 내실화로 중산층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교육이 계층 대물림이 아닌, 계층이동 사다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2-21 10:59:55[파이낸셜뉴스]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홧김에 이웃집 건물에 불을 내려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6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씨는 지난해 8월 동네 주민인 피해자 A씨에게 화가 나 집에 불을 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A씨 집 앞에서 같이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지만 A씨가 거절하자 술이 든 봉지를 바닥에 던지고 귀가했다. 이후 A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재워달라고 했지만 A씨는 받지 않았다. 이에 화가 난 김씨는 A씨 집에 불을 지르기로 마음 먹고 새벽 2시께 A씨 집 현관문 앞 바닥에 신문지를 쌓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하지만 불길이 치솟자 겁을 먹고 발로 밟아 불을 껐다. A씨가 살던 건물은 총 9세대로 구성된 다세대 주택으로,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A씨가 평소 돈 자랑을 하면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발로 밟아 스스로 불을 껐다며 감형 사유인 중지미수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신의 신체 안전에 대한 위해, 범행 발각시 처벌 등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중지 미수라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불이 갑자기 커져 놀랐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해당해 자의로 범행을 중지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화가 미수에 그쳤고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새벽 시간에 여러 사람이 거주하는 빌라에서 큰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고, 피해자는 상당한 충격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고 살인 전과 1회, 폭력 전과 6회 등 형사처벌 전과가 있음에도 범행에 이르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2-16 16:47:01[파이낸셜뉴스] 손녀의 돈 자랑에 16년 전 퇴직한 중국 공산당 간부의 부정 축재가 들통났다. 해당 간부는 당적이 박탈되고 재산을 몰수당했다. 11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전날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관리분국의 전 분국장 중겅츠(75)의 당적을 박탈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부정 축재 등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해 처벌할 방침이다. 올해 75세로 2007년 11월 퇴직한 그가 은퇴 16년 만에 부정 축재로 처벌받게 된 것은 그의 손녀가 SNS에 집안의 부를 과시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북극 메기’라는 필명으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활동한 중겅츠의 손녀는 지난 3월 그의 가족 7명이 호주에 이민한 사실을 알리며 “우리 집의 막대한 재산은 많은 중국인이 제공한 것”이라며 “내가 어떻게 중국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이어 “내가 아는 것은 우리 집 재산 규모가 아홉 자릿수(1억 위안·약 184억원)라는 것”이라며 “가고 싶은 나라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쇄도하자 “살찐 돼지는 개숫물만 먹는다”고 맞받아친 뒤 “나를 욕하는 사람이 1년 동안 번 돈을 나는 하루 만에 다 써버린다”며 “집안에 청장급 이상 간부가 없는 사람은 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그는 자기 할아버지 사진을 올린 뒤 “횡령한 것 같다”는 글도 썼다. 그가 올린 사진으로 누리꾼들은 그가 중겅츠의 손녀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겅츠는 “퇴직할 때까지 성실하게 일했는데 손녀의 철부지 행동 때문에 망연자실하다”며 “상부에 해명했고, 엄격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의 해명에도 논란이 확산하자 선전시 교통국은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6개월 뒤인 지난달 “정보 공개 조례의 규정에 따라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국이 중겅츠의 비리를 비호하는 것으로 비치면서 비난 여론이 더욱 들끓었다. 결국 여론의 압력에 밀려 조사에 나선 기율감찰위는 중겅츠의 부정 축재 사실을 확인하고 처벌 절차에 착수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평론을 통해 “북극 메기가 신중하지 못해 부패 척결의 공을 세워 할아버지를 끌어 내렸다”며 손녀의 철없는 행동을 꼬집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11 17:50:16어차피 김병로나 김홍섭 같은 인물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고무신을 신고 도시락을 들고 다니던 법관들이다. 지금 법관들은 어떤가. 적지 않은 봉급에 언제든지 수십억원을 단기에 벌 수 있는 변호사라는 자리가 기다린다. 결혼을 잘해 떵떵거리며 사는 법관들도 많다.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야당 주도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이균용 판사 논란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 판사에게 실드(방패)를 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다. 다 같이 못살 때는 대법원장도 청렴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잘살게 될수록 끝이 없는 인간의 물욕은 본모습을 드러낸다. 거기에 판사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다. 판사의 보수는 같은 직급의 일반 공무원보다 더 많다. 평균 연봉은 올해 기준으로 9100만원 선이라고 한다. 대기업 연봉만큼은 된다. 고법 부장판사가 되면 차관 대우를 받는다. 월급만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 박봉은 결코 아니다. 올해 재산신고에서 나타난 대법관들의 평균 재산은 22억6652만원이었다. 대법관이 되면 장관급에 해당하는 1억원대 중반의 연봉을 받는다. 일반인들로서는 꿈도 못 꿀 돈이다. 6년 동안 받는 봉급의 절반만 저축해도 서민 아파트 한 채는 살 돈이 된다. 퇴임 때 재산이 아파트 한 채 등 2억여원에 불과했던 조무제 전 대법관의 경우는 칭송을 받을 만하고 이해할 만도 하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김능환 전 대법관의 경우는 어떤가. 생활비가 모자라 부인이 편의점과 채소 가게를 운영하고 퇴직 후 거기서 일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인물이다. 억대의 연봉을 받고 국민연금의 두 배는 될 연금을 받을 터였는데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쇼'였다고 몰아세운다. 그는 불과 5개월 뒤인 2013년 8월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라며 대형 로펌에 들어갔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으면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진보연(進步然) 하며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의 주심으로서 일본 전범기업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한명숙 전 총리의 비리 사건을 수임한 그가 구광모 LG 회장의 상속소송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소추 및 심판을 맡은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돈 앞에 장사는 없다'는 뜻일까. 그동안 맡은 사건만 100건이 훨씬 넘을 것이다. 한 건 수임료가 수천만원이라면 벌어들인 돈은 가히 짐작이 간다. 이균용 후보자의 재산신고액은 64억원이다. 많기는 많다. 고위 법관 143명의 평균 38억7223만원의 1.6배다. 최근 퇴임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재산은 18억1000만원이다. 이 또한 서민들의 시각에선 적지 않다. 실제 시세로는 20억원을 훨씬 넘을 것이다. 취임 당시 8억원대였는데 2배 넘게 불었다.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도 그것으로 도덕성을 판가름할 수 없다. 대법원장이 되자마자 재판 관련 예산 수억원을 공관 개축에 전용했고, 아들 부부를 1년 넘게 공관에서 공짜밥을 먹이며 데리고 살았던 그다. 이제는 어느 직업이나 가난을 자랑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누구나 열심히 일을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풍요의 시대에 가난하면 성실하지 못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합법적인 재산 형성이라면 나무랄 수도 없다. 재산이 잣대인 시대는 지났다. 재산보다는 능력이다. 다만 부동산 투기나 과도한 전관예우와 같은 비도덕적 행위들은 중책을 맡기는 데 도덕적 흠결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 후보자가 재산신고를 누락한 것은 잘못이다. 실제로 누락을 몰랐을지는 알기 어렵다. 알고도 누락했다면 도덕성에서 분명한 하자가 된다. 그러나 단지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비난하고 배척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다. 재산, 돈 적은 것이 기준이 되지도 못한다. 비위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된다. 야당이 이 후보자를 부결시킨 것도 재산 관련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반대를 위한 반대였을 뿐이다. 재산 때문이라면 더 이유가 부족하다. 손성진 논설실장 tonio66@fnnews.com
2023-10-09 18:4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