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1년 동양인 최초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최고 등급인 에투알(Étoile)에 오른 박세은이 동료 무용수들과 함께 세 번째 내한 갈라 무대를 선보인다. 9일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는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최되며, 총 10명의 에투알이 출연하는 전례 없는 규모로 발레 팬들을 만난다. 이번 무대에는 박세은을 비롯해 21세기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상징이라 불리는 마티외 가니오, 신예 에투알 아망딘 알비송, 기욤 디오프, 블루엔 바티스토니 등 총 10명의 에투알이 함께한다. 프리미에르 당쇠르(수석 남자 무용수) 플로랑 멜라크도 출연해 무대의 다채로움을 더한다. 거장들의 명작과 에투알의 개성이 만나는 무대 이번 갈라도 2022, 2024년처럼 박세은이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캐스팅까지 총괄한 무대다. 조지 발란신, 제롬 로빈스, 루돌프 누레예프 등 발레 거장들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각 에투알의 개성이 돋보이는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특히 국내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중편 레퍼토리들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2022년 깊은 여운을 남겼던 제롬 로빈스의 ‘인 더 나이트’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맞춰 선보인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루돌프 누레예프 버전) 전막 하이라이트, 모리스 베자르의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도 포함돼 특별한 감동을 예고한다. 2022년 5명, 2024년 6명 출연을 뛰어넘어 올해는 무려 10명의 에투알이 함께하는 최대 규모로 꾸려진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무용수 마티외 가니오는 이번 무대로 첫 한국 무대에 오른다. 그는 ‘소나타’, ‘인 더 나이트’ 등에서 파리 오페라 발레의 섬세하고도 우아한 예술을 선보인다. 박세은은 ‘인 더 나이트’,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전막 하이라이트, ‘호두까기 인형’ 2막 그랑 파드되 등에 출연해 에투알다운 깊이 있는 무대를 완성한다. 라이브 연주로 더욱 빛나는 무대 이번 갈라는 무용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추구한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 전속 피아니스트 히사야마 료코와 다비드 게링가스 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이경준이 참여해 섬세하고 깊이 있는 라이브 연주로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박세은은 “동료 에투알들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가 무대에 잘 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품격과 따뜻한 감동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첫 내한을 앞둔 마티외 가니오는 “가르니에와 바스티유 무대에서 느꼈던 특별한 에너지를 예술의전당에서도 나눌 수 있어 무척 기대된다”며 “새로운 관객과의 만남은 큰 영감을 주는 소중한 기회”라고 소감을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09 08:19:41【베트남(달랏)=이환주 기자】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을, 어떤 이에게는 신선함을(Dat Aliis Laetitiam Aliis Temperiem)." 베트남 달랏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리조트로 개발되며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첫 문장의 라틴어 머릿 글자를 따 영어로는 '다랏( Da Lat)'으로 표기한다. 지난 연말 나트랑(나짱) 6박7일의 일정 중 원데이 투어로 달랏을 방문했다. 차로 편도 3시간 30분이 넘는 긴 거리였지만 달랏에서의 하루는 나짱에서의 이틀 그 이상의 즐거움을 줬다. 반나절의 달랏 투어는 어떤 이에게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만에 하나 다음번에 베트남을 또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갈 곳은 달랏이 될 것 같다. 동양의 파리, 가장 매력적인 도시 52위 달랏은 호치민에서 비행기로 1시간, 버스로 6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나짱에서는 차로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달랏은 베트남 럼동성의 성도로 랑비앙 고원에 자리하고 있다. 평균 해발 1500m로 다른 베트남 지역과 비교해 선선하기 때문에 외투를 챙기는 것이 좋다. 선선한 기후 탓에 커피, 딸기, 배추, 고구마 등을 대량 생산한다. 2016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 52위에 오른 달랏은 어느 도시보다 별명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베트남의 보석, 봄의 도시, 꽃의 도시, 동양의 파리로 불리우며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혼여행지이기도 하다. 달랏 여행은 우연하게 결정했다. 나짱 시내 여행 중에 만난 그랩(차 공유 어플) 드라이버 '뚜'가 적극 추천하며 여러 사진들을 보여줬다. 이후 숙소에서 여행 상품을 검색해 보고, 시내 현지 여행사에 문의해보니 그룹 투어가 없어 개인적으로 차를 빌려 여행을 하려면 3인 기준 약 200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했다. '뚜'에게 100달러로 협상을 하고 원데이 달랏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아침 7시30분, 나짱 시내 호텔에서 출발해 달랏으로 향했다. 1시간 가량을 달려 한 식당에 내렸다. 식당 외부로는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강을 접한 공간에 돌로 만든 거대한 고릴라, 코뿔소, 악어 등의 조형물이 장관이었다. 차를 타고 달랏으로 가는 길은 강원도 용평을 가는 것처럼 고지대에 구불구불한 길이 많았다. 해발 고도 1000m 정도의 도로에서 단단한 암벽으로 된 산을 타고 흐르는 거대한 폭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차에서 잠깐 내려 인증샷을 찍었다. 린푸억 사원, 다딴라 폭포 알파인 코스터 달랏의 첫 목적지는 린푸억 사원이었다. 거대한 불교 사원으로 규모는 거대했지만 사원의 외벽은 화려하고 알록달록 했다. 49m 길이의 용사원은 1만2000개의 유리병으로 용의 비닐을 일일이 표현했다. 갈색으로 보이는 용의 비닐은 맥주병, 초록색 비닐은 음료수 병이었다. 사원에는 10m는 넘어 보이는 꽃으로 만든 여성 불상도 있었다. 수십만 송이의 국화로 만든 여성 불상으로 방문 당시 꽃은 시들어 있었지만 찰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이만큼의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후 달랏 케이블카를 타고 죽림사원(트루람사원)에 갔다. 죽림사원은 투엔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사원 내부에는 거대한 열대 나무를 비롯해 이상한 모양으로 나무 줄기를 꼬고 비틀어 만든 다양한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사원 투어를 마치고 인생샷을 찍기 위해 다딴라 폭포로 이동했다. 폭포에서 사진을 찍고 달랏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알파인 코스터를 탔다. 숲속을 따라 길게 펼쳐진 레일카를 타고 10분 이상 바람을 가르며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손잡이를 밀거나 당기는 방식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조작이 어렵지는 않았다. 베트남의 가우디 크레이지 하우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에 배를 채워야 했다. 여유있게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기엔 달랏에서의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달랏에서 유명한 빵집 '리엔 호아'에 갔다. 따뜻한 조각 피자와 다양한 빵과 음료를 집어 3명이 배부르게 먹고, 남은 빵을 싸갔지만 한국 돈으로 1만원이 안 나왔다. 이후 차를 타고 '베트남의 가우디'라고 불리는 크레이지 하우스로 갔다. 건물의 외관부터 화려하고 복잡했지만 실제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안은 상상을 초월했다. 빙글 빙글 돌아가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여러 길이 교차로 엮이고 섥혀 다른 방과 공간이 나오는 식이었다. 방 탈출 카페와 테마파크, 고급 호텔과 여러가지 건출물을 모두 모아 재미있는 요소만 합쳐 놓은 것 같은 건물이었다. 그레이지 하우스는 여성 건축가인 당비엣응아가 만든 건축물로 그녀는 모스크바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남은 여생을 보내기 위해 크레이지하우스를 구상하고 만들기 시작했으며 현재도 진화를 거듭 중인 건축물이다. 달랏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1938년 프랑스 건축가 몽셋과 레브롱에 의해 건축된 달랏 기차역을 찾았다. 멈춰버린 기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는 수도꼭지 분수를 사진으로 남겼다. 달랏의 명물인 야시장, 달랏 사진 맛집인 클레이 터널 등 아직 보지 못한 명소가 수없이 남았지만 여행 일정상 아쉬운 발걸음을 나짱으로 돌렸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6박7일의 나짱 일정 중 최소 3일 이상은 달랏에서 보냈을 것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2-21 17:16:35파리바게뜨 경기 평택공장은 위생안전을 위해 각종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생산라인에는 금속검출기 51대와 엑스레이 9대 등 이물질 검출시스템을 갖췄다. 금속검출기 아래로 제품이 지나가고 있다. 【 평택(경기)=이보미 기자】 널찍하게 펴진 밀가루 반죽이 컨베이어벨트 위를 천천히 이동한다. 반죽은 일정한 간격으로 잘리고 그 위에 크림치즈가 사뿐히 내려앉는다. 그리고 반죽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고깔모자 모양을 한 장치 앞으로 운반된다. 고깔모자 장치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반죽이 크림치즈를 감싸도록 만든다. 크림치즈호두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8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에 있는 파리바게뜨 평택공장은 평소처럼 국내외 소비자에게 공급될 제품을 생산 중이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이곳 평택공장은 총 부지 7만6304㎡(2만3000평), 공장 면적 5만2237㎡(1만5802평)로 최첨단 설비와 식품안전시스템을 갖춘 동양 최대 베이커리 생산공장이다. 30여개 라인에서 하루 평균 약 416만개의 빵과 생지 제품이 생산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국내 매장뿐만 아니라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해외 매장에도 공급된다. ■위생관리 반도체 공장 수준 "모든 장비 운용은 식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정명종 파리바게뜨 평택공장 상무는 첨단 설비와 식품안전 시스템에 관해 강조했다. 평택공장은 건물 출입구에서부터 유별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중으로 설치된 자동문은 한쪽이 먼저 닫혀야 반대쪽 문이 열리도록 설계됐다. 이는 출입구에서부터 공장 밖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자동문을 통과한 후엔 곧장 위생덧신을 신어야 한다. 또 위생모, 마스크를 착용 후 수세미로 손톱까지 세척해야 한다. 에어샤워기를 거친 뒤 다시 손을 알코올 소독액으로 닦은 후에야 공장 내부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SPC그룹 임직원이라 하더라도 사전 협의를 통해 허가를 받지 못하면 생산라인 내부 진입이 엄격히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빵을 만들 땐 더 철저했다. 생산라인에는 금속검출기 51대와 엑스레이 9대 등 이물질 검출시스템을 갖췄다. 실제로 자동생산 라인에 올려진 빵 반죽에 테스트용 물질을 넣어 엑스레이 장치에 통과시켰더니 '삐삐' 소리가 나며 이물질이 들어간 반죽이 라인 밖으로 빠졌다. ■로봇이 빵을 만든다 갓 구운 빵 냄새 가득한 공장을 상상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평택공장의 주요 생산품은 완성된 빵이 아니라 빵을 굽기 전 단계인 반죽 상태인 '휴면생지'이기 때문이다. 공장은 첨단 자동화시스템에 따라 움직였다. 단팥빵 제조라인에서 '매직핸드'로 불리는 로봇은 반죽을 동그랗게 만든 뒤 다시 지그시 눌러 팥을 넣고 다시 오므리는 등 일정한 모양을 빠르고 신속하게 만들어냈다. 이처럼 대부분의 제품은 원료 배합에 들어간 후 휴면생지 상태로 만들어져 냉동창고에 보관되다 주문물량에 따라 3시간 내 국내외 파리바게뜨 매장에 공급된다. 전록중 생산부장은 "주문된 양만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가 남지 않아 고객은 신선한 빵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2014-06-08 17:41:39"한국은 세계적 소프트파워를 가진 나라." 러시아 출신 세계적인 발레리노 다닐 심킨이 지난 8일 2025 예술의전당&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클래식과 발레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글로벌 스타가 속속 배출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투어 공연 중인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지난 2021년 동양인 최초 세계 3대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최고 등급인 에투알에 오른 박세은이 7월 한국 관객과 만난다. ■임윤찬, 스승 손민수와 듀오 리사이틀 또 사제지간인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임윤찬이 지난 12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듀오 무대에 나섰다. 특히 14~15일 각각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12세부터 사사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꾸준히 드러내온 임윤찬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선생님과 연주하는 것은 언제나 축복"이라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동시에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 음악을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많은 시간 고민하고 사투해서 얻어낸 음악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스승에 대해 "어느 것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생과 음악 모두에 절대적이고 전반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듀오 무대를 준비하며 음악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손민수는 "무엇이 좋은 음악이고, 좋은 연주인지에 대해 서로의 관점을 나누고 되짚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번에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 주요 장면을 편곡한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연주한다. 특히 손민수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에 대해 "그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인생의 총결산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찬이와 아주 오래전부터 라흐마니노프가 지휘자 오먼디 앞에서 피아노를 즉흥적으로 연주한 녹음을 함께 듣고 감탄하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작곡가 이하느리가 방대한 오케스트라 곡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편곡한 버전이다. 이하느리는 임윤찬과 학창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임윤찬의 올해 시즌 레퍼토리인 '…라운드 앤드 벨버티-스무드 블렌드…(…Round and velvety-smooth blend…)'를 작곡했다. 임윤찬은 어린 시절 이하느리가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 4번을 연주하는 영상을 보고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훌륭한 피아니스트 출신이자 뛰어난 작곡가인 그가 직접 편곡해준 것 자체로도 큰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번 무대에 임하는 소회는 어떨까. 임윤찬은 "어릴 때부터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곡들을 이제야 꺼내는 기분"이라며 "어떤 연주를 하고 싶다기보다 그저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전준혁, 박세은 등 발레 내한공연 앞서 영국 왕립 발레단 로열 발레는 지난 4~6일 무려 20년 만에 내한해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더 퍼스트 갈라'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2003년 한국인 최초로 입단한 재일교포 4세 출신의 최유희 퍼스트 솔로이스트, 2017년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로 로열 발레에 입단한 전준혁 퍼스트 솔로이스트 등 로열 발레에서 활약 중인 한국 무용수들이 대거 참여해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다음 달 30일부터 8월 1일까지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간판스타들이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라는 타이틀 아래, 박세은을 비롯해 프랑스 국민 무용수로 불리는 마티외 가니오 등 총 10명의 에투알이 출연하는 전례 없는 규모다. 이번 갈라 역시 박세은이 직접 기획하고 캐스팅까지 주도했다. 특히 국내 무대에서 보기 드문 중편 레퍼토리들이 포함됐다. 지난 2022년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던 제롬 로빈스의 '인 더 나이트'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무대에 맞춰 다시 올라가며 루돌프 누레예프 버전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전막 하이라이트, 모리스 베자르의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도 포함돼 특별한 감동을 예고한다. 박세은은 "동료 에투알들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가 무대에 잘 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편, 심킨이 국내 첫 전막 발레에 출연해 주목받고 있는 '백조의 호수'는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강미선-이현준, 홍향기-다닐 심킨, 홍향기-임선우, 이유림-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전여진-이동탁 등 총 다섯 커플이 주역을 맡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14 18:46:21[파이낸셜뉴스] "한국은 세계적 소프트파워를 가진 나라." 러시아 출신 세계적인 발레리노 다닐 심킨이 지난 8일 2025 예술의전당&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클래식과 발레 등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글로벌 스타가 속속 배출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투어 공연 중인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지난 2021년 동양인 최초 세계 3대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최고 등급인 에투알에 오른 박세은이 7월 한국 관객과 만난다. ■임윤찬, 스승 손민수와 듀오 리사이틀 또 사제지간인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임윤찬이 지난 12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듀오 무대에 나섰다. 특히 14~15일 각각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12세부터 사사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꾸준히 드러내온 임윤찬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선생님과 연주하는 것은 언제나 축복"이라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그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동시에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 음악을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많은 시간 고민하고 사투해서 얻어낸 음악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스승에 대해 "어느 것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생과 음악 모두에 절대적이고 전반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듀오 무대를 준비하며 음악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 손민수는 "무엇이 좋은 음악이고, 좋은 연주인지에 대해 서로의 관점을 나누고 되짚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번에 브람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 주요 장면을 편곡한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연주한다. 특히 손민수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에 대해 "그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인생의 총결산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찬이와 아주 오래전부터 라흐마니노프가 지휘자 오먼디 앞에서 피아노를 즉흥적으로 연주한 녹음을 함께 듣고 감탄하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장미의 기사 모음곡'은 작곡가 이하느리가 방대한 오케스트라 곡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편곡한 버전이다. 이하느리는 임윤찬과 학창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임윤찬의 올해 시즌 레퍼토리인 '…라운드 앤드 벨버티-스무드 블렌드…(…Round and velvety-smooth blend…)'를 작곡했다. 임윤찬은 어린 시절 이하느리가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 4번을 연주하는 영상을 보고 "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훌륭한 피아니스트 출신이자 뛰어난 작곡가인 그가 직접 편곡해준 것 자체로도 큰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번 무대에 임하는 소회는 어떨까. 임윤찬은 "어릴 때부터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곡들을 이제야 꺼내는 기분"이라며 "어떤 연주를 하고 싶다기보다 그저 함께 노래하고 싶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전준혁, 박세은 등 발레 내한공연 앞서 영국 왕립 발레단 로열 발레는 지난 4~6일 무려 20년 만에 내한해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더 퍼스트 갈라'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2003년 한국인 최초로 입단한 재일교포 4세 출신의 최유희 퍼스트 솔로이스트, 2017년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로 로열 발레에 입단한 전준혁 퍼스트 솔로이스트 등 로열 발레에서 활약 중인 한국 무용수들이 대거 참여해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 다음 달 30일부터 8월 1일까지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간판스타들이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라는 타이틀 아래, 박세은을 비롯해 프랑스 국민 무용수로 불리는 마티외 가니오 등 총 10명의 에투알이 출연하는 전례 없는 규모다. 이번 갈라 역시 박세은이 직접 기획하고 캐스팅까지 주도했다. 특히 국내 무대에서 보기 드문 중편 레퍼토리들이 포함됐다. 지난 2022년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던 제롬 로빈스의 '인 더 나이트'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무대에 맞춰 다시 올라가며 루돌프 누레예프 버전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전막 하이라이트, 모리스 베자르의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도 포함돼 특별한 감동을 예고한다. 박세은은 "동료 에투알들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가 무대에 잘 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편, 심킨이 국내 첫 전막 발레에 출연해 주목받고 있는 '백조의 호수'는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강미선-이현준, 홍향기-다닐 심킨, 홍향기-임선우, 이유림-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전여진-이동탁 등 총 다섯 커플이 주역을 맡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7-14 11:14:17[파이낸셜뉴스] 환경부가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대발생으로 극심한 주민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인천광역시 계양산의 방제와 사체 처리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이번 방제에는 송풍기, 포충망, 살수장비는 물론 '광원 포집 장비'까지 동원됐다. 환경부는 7월 이후 대발생 가능성이 잠재된 곤충에 대한 대응체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인천시 계양산 현장지원에 투입된 환경부 인력은 본부와 소속기관(국립생물자원관,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직원 37명이다. 이들은 10여명의 계양구청 방제인력과 협업해 현장에서 송풍기, 포충망, 살수장비 등을 활용한 방제작업을 실시한다. 현장에 방치된 러브버그 사체가 악취를 발생시켜 주민불편을 야기하는 점을 감안, 대대적인 수거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러브버그가 빛에 유인되는 습성에 착안하여 개발된 ‘광원 포집 장비’ 3기를 현장에 추가 적용한다. 이에 앞서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현장테스트 과정 중인 광원 포집 장비 4기를 인천시 계양산에 긴급 설치한 바 있으며, 운영 결과 러브버그 유인 및 포집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환경부는 올해 다른 곤충도 대발생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지자체와 연계한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러브버그 외에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깔따구 등은 7월 이후에도 대발생 가능성이 잠재된 곤충이다. 곤충 대발생과 연계된 중장기 R&D 투자도 늘려갈 계획이다. 기후위기가 야기하는 생태계 영향이 곤충 서식지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AI 활용 곤충 대발생 예측 및 방제 기술 개발’ R&D를 확대하고, 친환경적이면서 종 특이적인 방제기법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장비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우리나라에 도래할 가능성이 높은 곤충들에 대해서 목록화하고 종 특성과 방제 관련 연구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민 생활에 큰 불편을 야기하는 곤충의 관리를 위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 러브버그를 비롯한 대발생 곤충은 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재해 지자체에 대한 예산지원 및 기술개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 지자체,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논의를 통해 법정 관리종 지정 및 체계적 대응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환경부 김태오 자연보전국장은 “올해 곤충 대발생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생태계 불확실성이 심해지는 추세이므로 올 여름 기간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발생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발생이 발생하면 초기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5-07-04 09:28:51[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72)이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의 성지’로 통하는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의 음악 감독에 선임됐다. 라 스칼라 극장은 주세페 베르디, 자코모 푸치니, 로시니, 도니제티 등의 작품이 초연된 역사적 공간이자 세계적 명성의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등이 전성기를 보낸 곳이다. 정명훈, 247년 극장 역사 최초의 동양인 지휘자 라 스칼라 극장은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정명훈이 리카르도 샤이의 뒤를 이어 2027년부터 음악 감독직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인이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 감독직을 맡는 것은 247년 역사상 정명훈이 최초다. 비(非)이탈리아인으로는 아르헨티나 출신 다니엘 바렌보임에 이어 두 번째다. 라 스칼라 극장은 이날 “정명훈은 밀라노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한 명"이라며 "지난 3월 세 번의 콘서트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또 음악 감독이 아니었는데도 스칼라 극장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가장 기여한 지휘자”라고 밝혔다. 정명훈은 1989년 극장의 소속 관현악단인 라 스칼라 필하모닉과 첫 협연을 시작한 이래 37년간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9편의 오페라를 포함한 공연 84회, 콘서트 141회를 지휘했다. 이는 역대 음악 감독으로 임명된 지휘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 2023년엔 라 스칼라 필의 명예 지휘자로 위촉됐다. 정명훈이 최초이자 유일했다. 당시 라 스칼라 극장은 “이 임명은 단순한 예술적 파트너십을 넘어, 인간적인 관계의 연속성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정명훈은 라 스칼라 필을 “내 친구들”이라고 부르며 “내 머릿속뿐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이해해주는 오케스트라”라고 표현했다. 정명훈, 세계적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7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부지휘자로 임명되며 지휘자의 경력을 쌓았다. 1990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 취임하며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 훈장, 한국 금관 문화훈장 등 각국의 최고 훈장을 받았으며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피렌체의 명예시민으로 시의 열쇠도 받았다. 2008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임명된 세계 최초의 지휘자다. 현재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 드레스덴슈타츠카펠레, 라스칼라극장,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뮌헨필하모닉, 베를린 필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꾸준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KBS 교향악단의 계관지휘자, 오는 6월 개관하는 부산 오페라·콘서트홀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5-13 00:34:44[파이낸셜뉴스] 수원시립미술관은 근현대 수원미술사 정립을 위한 '수원미술연구' 제8집을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총 9편의 논문을 통해 수원미술의 역사와 의미를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1부 '수원미술연구'에서는 김소연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부교수가 동양화가 이영일의 수원 체재기를 조명한 논문을 통해 그의 작품 활동과 후손 인터뷰, 작품 9점을 최초 공개했다. 2부 '미술관연구'에서는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국가유산관리학과 조교수와 주하나 PSDI 심리사회 디자인 연구소장이 포용적 미술관 구현을 위한 운영 방향과 전략,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을 제시했다. 3부 '자료연구'는 한동민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장이 1920년대 나혜석의 프랑스 체류 시기 사진을 통해 그의 파리 시절을 조명했다. '수원미술연구' 제8집은 수원시립미술관 라이브러리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수원시 도서관, 대학, 국내 주요 미술관, 지역 거점 도서관 등에 배부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2-05 17:01:58"안나, 관객은?" "지붕 끝까지 꽉 채웠지." "기자들은?" "유럽 전역에서 다 모였지."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의상 디자이너 안나와 무희 마타하리가 공연을 앞두고 늘 주고받는 말이다. 이중스파이 혐의로 총살을 앞둔 순간에도 둘은 이 대사를 주고받으며 그들의 찬란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걸그룹 마마무의 리드보컬 솔라(사진)가 뮤지컬 배우로 성공리에 안착했다. 지난 2022년 '마타하리'로 뮤지컬계에 데뷔한 그가 희대의 요녀와 정치의 희생양을 오가는 마타하리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냈다. 지난 10일 공연에서 솔라는 원숙한 카리스마와 섹시함보다는 아이처럼 순수하면서도 고혹미를 갖춘 마타하리를 선보였다. 김문정 음악감독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계에 입문한 그는 지난해 '노트르담 드 파리'에 에스메랄다 역으로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솔라로선 두 번째이자 네 번째 시즌을 맞은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스파이 혐의로 총살당한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마타하리는 어머니가 자바계 혼혈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산 경험이 있다. 결혼 실패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무희로 제2의 인생을 살다 전쟁 중 이중스파이 혐의로 41세에 생을 마감했다. 마타하리가 실제 첩자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뮤지컬은 마타하리와 안나의 우정을 바탕으로 마타하리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는 라두 대령과의 갈등, 공군 아르망과의 사랑이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룬다. 팜파탈 마타하리보다 아르망과 순수한 사랑을 한 보통의 여자이자 정치적 희생양,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책임진 주체적 여성으로 표현했다. '10년차 가수' 솔라는 이날 동양적 미로 유럽 사교계를 휩쓴 마타하리의 탄생을 알리는 '사원의 춤' 장면에서 그야말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놨다. '믿고 듣는 솔라'로 통했던 그는 극적인 엔딩을 장식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넘버를 매끄럽게 소화하며 대극장 무대를 책임질 주역으로 손색없는 가창력을 뽐냈다. '아르망' 윤소호는 작은 얼굴에 큰 키, 소년미로 눈길을 끌었고 노윤은 '라두 대령'의 복잡한 감정을 원숙미와 카리스마로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 여기에 발레리나를 마타하리의 또 다른 자아 '마가레타'로 기용, 그의 내면을 춤으로 표현해 서사를 풍성하게 했다. 무대 미술을 보는 재미도 있다. 20세기 초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 거리를 재현한 세트는 낭만적 정취를 자극한다. 또 전쟁의 참혹함을 세트 전환을 통해 한눈에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주인공이 당대 최고 무희였던 만큼 200벌이 넘는 화려한 의상과 관능적이면서 화려한 안무 연출도 볼거리다.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5-01-13 19:08:19[파이낸셜뉴스] "안나, 관객은?" "지붕 끝까지 꽉 채웠지." "기자들은?" "유럽 전역에서 다 모였지."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의상 디자이너 안나와 무희 마타하리가 공연을 앞두고 늘 주고받는 말이다. 이중스파이 혐의로 총살을 앞둔 순간에도 둘은 이 대사를 주고받으며 그들의 찬란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걸그룹 마마무의 리드보컬 솔라가 뮤지컬 배우로 성공리에 안착했다. 지난 2022년 '마타하리'로 뮤지컬계에 데뷔한 그가 희대의 요녀와 정치의 희생양을 오가는 마타하리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냈다. 지난 10일 공연에서 솔라는 원숙한 카리스마와 섹시함보다는 아이처럼 순수하면서도 고혹미를 갖춘 마타하리를 선보였다. 김문정 음악감독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계에 입문한 그는 지난해 '노트르담 드 파리'에 에스메랄다 역으로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솔라로선 두번째이자 네번째 시즌을 맞은 '마타하리'는 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총살당한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마타하리는 어머니가 자바계 혼혈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산 경험이 있다. 결혼 실패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무희로 제2의 인생을 살다 전쟁 중 이중스파이 혐의로 41세에 생을 마감했다. 마타하리가 실제 첩자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뮤지컬은 마타하리와 안나의 우정을 바탕으로 마타하리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는 라두 대령과의 갈등, 공군 아르망과의 사랑이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룬다. 팜므파탈 마타하리보다 아르망과의 순수한 사랑을 한 보통의 여자이자 정치적 희생양,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책임진 주체적 여성으로 표현했다. '10년차 가수' 솔라는 이날 동양적 미로 유럽 사교계를 휩쓴 마타하리의 탄생을 알리는 '사원의 춤' 장면에서 그야말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놨다. '믿고 듣는 솔라'로 통했던 그는 극적인 엔딩을 장식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넘버를 매끄럽게 소화하며 대극장 무대를 책임질 주역으로 손색없는 가창력을 뽐냈다. '아르망' 윤소호는 작은 얼굴에 큰 키, 소년미로 눈길을 끌었고 노윤은 '라두 대령'의 복잡한 감정을 원숙미와 카리스마로 설득력있게 표현해냈다. 여기에 발레리나를 마타하리의 또 다른 자아 '마가레타'로 기용, 그의 내면을 춤으로 표현해 서사를 풍성하게 했다. 무대 미술을 보는 재미도 있다. 20세기 초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 거리를 재현한 세트는 낭만적 정취를 자극한다. 또 전쟁의 참혹함을 세트 전환을 통해 한눈에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전쟁터로 간 남편과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창문 앞 여성의 모습이 어느 순간 참호 속 군인의 지친 모습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한번 벽 세트를 돌리면 그 모습이 동시에 보이게 연출했다. 마타하리와 아르망, 라두 대령의 삼각관계를 빛을 이용한 신기술 무대로 표현한 점도 시선을 끈다. 주인공이 당대 최고 무희였던 만큼 200벌이 넘는 화려한 의상과 관능적이면서 화려한 안무 연출도 볼거리다.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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