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장기간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동인천역 일원 개발사업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이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인천시는 동인천역 일원을 개발하는 ‘동인천역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이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고 24일 밝혔다. 동인천역 일원 개발사업은 동구 송현동과 중구 인현동 일원 9만3483㎡를 도시개발법에 따라 개발하는 사업이다. 동인천역 일원은 70∼80년대 인천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번성했으나 1990년대 이후 소비패턴 변화와 전통시장의 쇠퇴, 도시 중심축의 이동으로 침체를 겪고 있다. 현재 건축물의 80% 이상이 40년 이상 된 노후 건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신도심과 원도심 간 불균형이 인천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상황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인천시는 동인천역 주변 지역의 전면 개발을 결정했다. 2023년 12월 인천도시공사와 기본협약을 체결한 후 2024년 4월부터 9월까지 주민 의견 수렴, 관계 기관 협의, 각종 영향평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사업인정 협의 등의 절차를 신속히 진행했다. 이와 동시에 주민 반대 등으로 17년간 지연됐던 도시재생활성화 사업과 재정비촉진지구 해제 절차도 지난 달 마무리 지으며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시는 동인천역 일대를 복합지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역은 주거, 업무, 상업 기능을 결합한 복합지구로 재탄생하여 원도심의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2026년 중·동구 통합에 맞춰 그동안 경인전철로 인해 단절됐던 남·북 광장을 연결하고 상부에 입체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인천도시공사가 참여하는 공영개발로 추진되고 사업비 약 5120억원을 투입해 1279가구, 2531명의 인구를 수용할 계획이다. 2025년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6년 공사에 착공해 2029년 완공할 예정이다. 한편 동인천역 일원 개발사업의 핵심 시설 중 하나인 동인천역을 헐고 새로 짓기 위해서는 동인천역 일원 지하에 형성된 지하도상가의 사용 종료가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지하도상가 계약 만료 시점이 오는 2028년 4월까지로 개발이 또다시 지연될 여지를 내포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준성 시 글로벌도시국장은 “동인천역 일대 개발은 제물포 르네상스의 핵심사업으로 동인천역을 거점으로 원도심을 부흥시키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10-24 08:49:01【 인천=한갑수 기자】 개항기 제물포 조약(1882년)으로 제물포가 개항된 이후 일본인과 청나라, 미국 등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인 조계지(1884년)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곳에 자생적으로 생긴 시장이 신포국제시장이다. 인천 최초로 개설된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 상인들이 산둥성에서 채소 씨앗을 가져와 인천 도화동과 숭의동 일대에서 배추, 무, 양파, 피망, 당근 등의 농사를 지어 일본인들에게 내다 팔았다. 이곳에는 연안에서 잡은 수산물을 취급하는 어시장과 닭 전 거리도 있었다. 신포국제시장은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으며 인천시청이 1985년 중구청 자리에서 현재 위치인 구월동으로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한중수교보다 2년 앞선 1990년 인천항과 중국 웨이하이를 운항하는 한중 카페리가 운항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인천항으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차이나타운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신포국제시장이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 시장신포국제시장은 인천 개항장, 차이나타운과 지리적으로 연결돼 있다. 노포와 숨은 맛집이 즐비해 이곳을 오랫동안 단골로 찾는 사람도 많지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찾은 관광객들도 한 번 정도는 꼭 들르는 곳이다. 신포국제시장을 이야기 할 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일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천을 대표하는 음식이 짜장면과 쫄면이다. 짜장면은 한·중·일 3개 국가의 음식문화가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를 거듭한 끝에 탄생한 음식이다. 짜장면에 고춧가루(한국)를 뿌려서 타쿠앙(일본)을 반찬으로 놓고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이나타운을 즐기는 비법 한 가지를 소개하면 짜장면 순례를 하는 것이다. 짜장면은 아무 중국집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차이나타운에서는 맛과 재료가 특별하다. 백년짜장, 하얀짜장, 고기짜장 등 중국집마다 특색 있어서 한집씩 짜장면 순례에 나서는 것도 좋다. 쫄면은 1970년대 초 신포국제시장 건너편인 경동 광신제면에서 냉면을 만들다가 일반 면발에 비해 녹말가루를 더 넣는 바람에 냉면보다 덜 질기면서도 더욱 쫄깃한 면발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굵고 쫄깃한 면발에 고추장을 비롯한 갖은 양념을 넣고 콩나물 등 신선한 각종 야채를 함께 비벼 먹는 쫄면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여름의 별미인 냉면은 이북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그 유래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개항장 일대에도 냉면이 유명한데 동인천역 뒤편 화평동에 냉면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곳은 세숫대야 냉면으로 유명하다. 세숫대야 같은 큰 그릇에 나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그 만큼 양도 많고 맛도 좋다. 신포국제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평일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중국·일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해외 관광객이 단체 투어를 올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다. 최근에는 주말에만 소수의 중국 관광객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주말 국내외 관광객 문전성시개항장 일대에는 개항과 더불어 외국인 전용 거주지역인 조계지가 형성되면서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권도 번성했다. 이때 세워진 근대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제물포 구락부(현 인천시 역사자료관), 인천 일본 제1은행 지점(현 개항박물관), 인천우체국 등 많은 근대문화자산이 남아 있다. 개항장은 일본과 청나라, 미국, 러시아 등 열강이 각축전을 벌였던 장소이다. 이곳에 일본 조계, 청 조계, 각국공동조계(미국인, 영국인, 일본인, 청국인, 독일인, 러시아인, 프랑스인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조계지)가 세워지면서 개항장은 신문물 도입의 관문 역할을 했다.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서울로 가기 전 묵었던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이 개항장에 들어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곳에서 한국 최초의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돌아볼 요량으로 몇 번 가본 적이 있는 중국집인 태화원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가게에 손님들로 가득 차 빈 자리가 없었다. 관광객들이 거리 대신 여기 모여 있었다. 잠시 기다린 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날 다른 중국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주말이면 대부분 가게가 손님들로 가득 찬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나오자 건물과 거리는 마치 중국에 와 있는 것처럼 중국풍으로 확 바뀌었다. 1960년대 설립 당시 중국 화교들의 성당이었던 천주교 해안성당을 지나자 짜장면 박물관이 보였다. 짜장면 박물관에서 중국성, 최초로 짜장면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공화춘, 연경, 만다복, 신차이로 이어지는 차이나타운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할 정도였다. 몇몇 공갈빵 가게와 꼬치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손님이 없는 가게에는 젊은 직원들이 관광객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수제 공갈빵 있어요. 맛 보고 가세요!" ■100년 이상 역사와 함께한 신포국제시장때 이른 초여름 날씨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할 즈음 자유공원에 도착했다. 눈앞에 광장이 펼쳐졌다. 광장에 전망대는 따로 없지만 인천내항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내항은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부두이다. 우리 국민들을 강제 동원해 삽이나 곡괭이도 주지 않고 맨손으로 땅을 파게 해 부두와 갑문을 건설했다. 백범 김구는 서간도에서 무관학교 설립 자금을 모으다가 1910년 체포(안악사건), 서울서 옥살이를 하다가 1914년 인천감리서로 이감됐다. 백범은 1부두 축항 공사장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백범은 1896년 명성왕후 시해범을 살해해 인천감리서에 갇혔었는데 신포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된 인천객주회가 백범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개항장에서 신포국제시장으로 넘어가는 길인 신포패션 문화의 거리 입구에서 인천 내동교회까지 이르는 '청년 백범 역사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자유공원 광장 끝에는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1957년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이 위용을 자랑한다. 한국 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양분되면서 맥아더 장군 동상은 보수의 상징처럼 돼 논란의 중심이 되기 일쑤였다. 요즘 이 동상 받침대에 새겨진 부조를 새로 바꾸느냐, 이참에 철거하느냐를 두고 인천시가 시끄럽다. 현재의 부조는 인천상륙작전 모습이 아니라 1944년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탈환 작전 모습이라는 것이다. 자유공원에서 개항장 뒷길을 걸어 신포문화의 거리로 내려왔다. 뒷길에도 오래된 맛집이 있긴 하지만 신포문화의 거리에는 알려진 맛집과 숨겨진 맛집이 즐비하다. 청실홍실, 대성불고기, 등대 경양식, 민어횟집, 일본식 다다미 건물에 자리 잡은 작은 선술집, LP 뮤직 카페 등 가게마다 개성 있는 맛과 특색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개항장과 신포동 문화의 거리에는 70∼8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LP판을 들으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무디 블루스', '흐르는 물' 등 LP 뮤직 카페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LP 뮤직 마니아들 사이에선 성지로 불린다. 이곳에는 대부분 뮤직 박스를 갖추고 있으며 호젓한 저녁 시간이면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소문난 맛집보다 숨겨진 맛집이 더 많아신포국제시장은 조성 당시 '새로운 항구'라는 의미의 신포(新浦)시장으로 불리다 2010년에 신포국제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포국제시장에는 140여 개의 점포가 있으며 신포 닭강정, 공갈빵, 신포만두, 에그 타르트 등이 유명하다. 시장 내 칼국수 가게가 모여 있는 칼국수 골목, 생선 골목, 옷을 수선하는 수선 골목이 있다.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인현동, 신포지하도상가까지 포함할 경우 점포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신포국제시장에는 시장의 유래를 알려주는 푸성귀전 조형물과 우리나라 전통시장으로는 유일하게 소규모 등대공원이 설치돼 있다. 신포국제시장은 5개 골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어떤 골목은 걸음을 옮기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어떤 골목은 소수의 관광객만 보일뿐 한산했다. 신포 닭강정과 공갈빵 가게 등 일부 유명 점포 앞에는 물건을 사려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신포국제시장과 개항장 일대에는 매스컴에 알려진 맛집도 많지만 그 보다는 노포와 지역 주민들만 아는 알려지지 않은 맛집이 훨씬 더 많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개항장 일대에는 한국 최초의 유·무형 자산이 많아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것 못지않게 알려지지 않은 맛집도 많아 미식의 성지로 불린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23-05-28 19:33:30【인천=한갑수 기자】 개항기 제물포 조약(1882년)으로 제물포가 개항된 이후 일본인과 청나라, 미국 등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인 조계지(1884년)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곳에 자생적으로 생긴 시장이 신포국제시장이다. 인천 최초로 개설된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 상인들이 산둥성에서 채소 씨앗을 가져와 인천 도화동과 숭의동 일대에서 배추, 무, 양파, 피망, 당근 등의 농사를 지어 일본인들에게 내다 팔았다. 이곳에는 연안에서 잡은 수산물을 취급하는 어시장과 닭 전 거리도 있었다. 신포국제시장은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으며 인천시청이 1985년 중구청 자리에서 현재 위치인 구월동으로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한중수교보다 2년 앞선 1990년 인천항과 중국 웨이하이를 운항하는 한중 카페리가 운항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인천항으로 입국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차이나타운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신포국제시장이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 시장신포국제시장은 인천 개항장, 차이나타운과 지리적으로 연결돼 있다. 노포와 숨은 맛집이 즐비해 이곳을 오랫동안 단골로 찾는 사람도 많지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찾은 관광객들도 한 번 정도는 꼭 들르는 곳이다. 신포국제시장을 이야기 할 때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일대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천을 대표하는 음식이 짜장면과 쫄면이다. 짜장면은 한·중·일 3개 국가의 음식문화가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를 거듭한 끝에 탄생한 음식이다. 짜장면에 고춧가루(한국)를 뿌려서 타쿠앙(일본)을 반찬으로 놓고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이나타운을 즐기는 비법 한 가지를 소개하면 짜장면 순례를 하는 것이다. 짜장면은 아무 중국집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차이나타운에서는 맛과 재료가 특별하다. 백년짜장, 하얀짜장, 고기짜장 등 중국집마다 특색 있어서 한집씩 짜장면 순례에 나서는 것도 좋다. 쫄면은 1970년대 초 신포국제시장 건너편인 경동 광신제면에서 냉면을 만들다가 일반 면발에 비해 녹말가루를 더 넣는 바람에 냉면보다 덜 질기면서도 더욱 쫄깃한 면발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굵고 쫄깃한 면발에 고추장을 비롯한 갖은 양념을 넣고 콩나물 등 신선한 각종 야채를 함께 비벼 먹는 쫄면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여름의 별미인 냉면은 이북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그 유래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개항장 일대에도 냉면이 유명한데 동인천역 뒤편 화평동에 냉면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곳은 세숫대야 냉면으로 유명하다. 세숫대야 같은 큰 그릇에 나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그 만큼 양도 많고 맛도 좋다. 신포국제시장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평일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중국·일본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해외 관광객이 단체 투어를 올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겼다. 최근에는 주말에만 소수의 중국 관광객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주말 국내외 관광객 문전성시개항장 일대에는 개항과 더불어 외국인 전용 거주지역인 조계지가 형성되면서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상권도 번성했다. 이때 세워진 근대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제물포 구락부(현 인천시 역사자료관), 인천 일본 제1은행 지점(현 개항박물관), 인천우체국 등 많은 근대문화자산이 남아 있다. 개항장은 일본과 청나라, 미국, 러시아 등 열강이 각축전을 벌였던 장소이다. 이곳에 일본 조계, 청 조계, 각국공동조계(미국인, 영국인, 일본인, 청국인, 독일인, 러시아인, 프랑스인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조계지)가 세워지면서 개항장은 신문물 도입의 관문 역할을 했다.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서울로 가기 전 묵었던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이 개항장에 들어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곳에서 한국 최초의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대불호텔은 경인선이 개통되기 전까지 성행했다. 경인선이 건설되면서 서울로 가는 시간이 줄어들어 굳이 개항장에서 숙박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불호텔은 1978년 철거됐다가 문화재청이 보존을 추진해 2018년 개항기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됐다. 지금은 대불호텔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천개항 박물관에서 외국인 사교클럽인 제물포구락부, 대불호텔 전시관이 있는 일본인 거리와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을 거쳐 차이나타운으로 이어지는 언덕길로 향했다. 차이나타운 입구임을 알리는 패루(중국식 대문)를 지나자 태림봉을 시작으로 거리 양쪽에 중국집들이 이어졌다. 점심을 먹고 돌아볼 요량으로 몇 번 가본 적이 있는 중국집인 태화원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가게에 손님들로 가득 차 빈 자리가 없었다. 관광객들이 거리 대신 여기 모여 있었다. 잠시 기다린 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날 다른 중국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주말이면 대부분 가게가 손님들로 가득 찬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나오자 건물과 거리는 마치 중국에 와 있는 것처럼 중국풍으로 확 바뀌었다. 1960년대 설립 당시 중국 화교들의 성당이었던 천주교 해안성당을 지나자 짜장면 박물관이 보였다. 짜장면 박물관에서 중국성, 최초로 짜장면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공화춘, 연경, 만다복, 신차이로 이어지는 차이나타운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할 정도였다. 몇몇 공갈빵 가게와 꼬치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손님이 없는 가게에는 젊은 직원들이 관광객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수제 공갈빵 있어요. 맛 보고 가세요!” 100년 이상 역사와 함께한 신포국제시장때 이른 초여름 날씨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할 즈음 자유공원에 도착했다. 눈앞에 광장이 펼쳐졌다. 광장에 전망대는 따로 없지만 인천내항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내항은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부두이다. 우리 국민들을 강제 동원해 삽이나 곡괭이도 주지 않고 맨손으로 땅을 파게 해 부두와 갑문을 건설했다. 백범 김구는 서간도에서 무관학교 설립 자금을 모으다가 1910년 체포(안악사건), 서울서 옥살이를 하다가 1914년 인천감리서로 이감됐다. 백범은 1부두 축항 공사장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백범은 1896년 명성왕후 시해범을 살해해 인천감리서에 갇혔었는데 신포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된 인천객주회가 백범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개항장에서 신포국제시장으로 넘어가는 길인 신포패션 문화의 거리 입구에서 인천 내동교회까지 이르는 ‘청년 백범 역사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자유공원 광장 끝에는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1957년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이 위용을 자랑한다. 한국 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양분되면서 맥아더 장군 동상은 보수의 상징처럼 돼 논란의 중심이 되기 일쑤였다. 요즘 이 동상 받침대에 새겨진 부조를 새로 바꾸느냐, 이참에 철거하느냐를 두고 인천시가 시끄럽다. 현재의 부조는 인천상륙작전 모습이 아니라 1944년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탈환 작전 모습이라는 것이다. 자유공원에서 개항장 뒷길을 걸어 신포문화의 거리로 내려왔다. 뒷길에도 오래된 맛집이 있긴 하지만 신포문화의 거리에는 알려진 맛집과 숨겨진 맛집이 즐비하다. 청실홍실, 대성불고기, 등대 경양식, 민어횟집, 일본식 다다미 건물에 자리 잡은 작은 선술집, LP 뮤직 카페 등 가게마다 개성 있는 맛과 특색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개항장과 신포동 문화의 거리에는 70∼8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LP판을 들으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무디 블루스’, ‘흐르는 물’ 등 LP 뮤직 카페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LP 뮤직 마니아들 사이에선 성지로 불린다. 이곳에는 대부분 뮤직 박스를 갖추고 있으며 호젓한 저녁 시간이면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소문난 맛집보다 숨겨진 맛집이 더 많아신포국제시장은 조성 당시 ‘새로운 항구’라는 의미의 신포(新浦)시장으로 불리다 2010년에 신포국제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포국제시장에는 140여 개의 점포가 있으며 신포 닭강정, 공갈빵, 신포만두, 에그 타르트 등이 유명하다. 시장 내 칼국수 가게가 모여 있는 칼국수 골목, 생선 골목, 옷을 수선하는 수선 골목이 있다.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인현동, 신포지하도상가까지 포함할 경우 점포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신포국제시장에는 시장의 유래를 알려주는 푸성귀전 조형물과 우리나라 전통시장으로는 유일하게 소규모 등대공원이 설치돼 있다. 신포국제시장은 5개 골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어떤 골목은 걸음을 옮기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어떤 골목은 소수의 관광객만 보일뿐 한산했다. 신포 닭강정과 공갈빵 가게 등 일부 유명 점포 앞에는 물건을 사려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신포국제시장과 개항장 일대에는 매스컴에 알려진 맛집도 많지만 그 보다는 노포와 지역 주민들만 아는 알려지지 않은 맛집이 훨씬 더 많다. ‘청년 백범 역사의 거리’를 따라 넘어가면 전기구이 통닭과 삼계탕, 삼치골목으로 유명한 인현동이다. 동인천역 건너편인 이곳은 70∼80년대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다. 이곳에는 대한서림, 동인서관이 있었으며 인근 제물포고, 인성여고, 인일여고와 여러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참고서 수요가 많아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음악다방과 길 건너편의 애관극장, 미림극장 등 문화·휴게시설도 많아 젊은이들뿐 아니라 시인·소설가·예술인들의 발길이 잦았다. 또 이곳에는 한국에 전파된 기독교 3대 주류 종파(개신교, 천주교, 성공회)가 위치한 기독교 성지이기도 하다. 인천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답동성당과 한국 감리교의 발상지 내리교회, 한국 최초의 성공회 성당 내동교회가 위치해 순례객들이 많이 찾는다. 동인천역에서 답동성당 앞 사거리까지 700m에 이르는 지하도상가는 국내에서 처음 지어졌지만 안타깝게도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지하도상가는 1967년 서울시청 앞 을지로1가에 세워진 ‘새서울지하상가’가 공식적인 국내 최초이다. 그러나 이보다 4년 앞선 1963년에 일명 ‘굴다리’로 불렸던 ‘동인천지하도’가 건설됐으나 인근 상인들의 반대로 상가 없이 지하도만 개통했다. 8년 뒤 정상 개장했지만 한국 최초로서의 기록은 날아간 뒤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개항장 일대에는 한국 최초의 유·무형 자산이 많아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것 못지않게 알려지지 않은 맛집도 많아 미식의 성지로 불린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05-28 12:23:55【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지난 8일 공론화·갈등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 상반기 중점갈등관리 대상사업 10개를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중점갈등관리 대상사업 중 동인천역 2030 역전프로젝트,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주차장 조성사업, 인천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제도 개선 조례 개정, 제3보급단 등 군부대 이전지역 개발 등 5건(가나다순)을 올해 중점갈등관리 대상사업에 재포함시켜 지속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또 도시형 수소생산 클러스터 조성 사업,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서부권 자원순환센터 건립사업, 인천 갯벌 유네스코 2단계 등재작업, 효성구역 도시개발사업 등을 신규 중점갈등관리 대상사업으로 추가했다. 시는 앞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갈등을 풀어가기 위해 갈등관리전문가를 1:1로 지원하고, 갈등영향분석, 갈등조정, 주민경청회, 공론화 등 다양한 형태로 맞춤형 갈등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시는 효율적인 갈등관리를 위해 지난해 중점갈등관리 대상 11개 사업 중 절반 이상인 6개 공공갈등 사업에 대해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갈등이 완화됐거나 사업부서에서 관리 가능한 사업으로 판단하고 대상사업에서 제외했다. 다만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갈등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심화될 경우 중점갈등관리 대상사업에 재포함시킬 예정이다. 이종우 시 시민정책담당관은 “선제적 갈등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대응으로 갈등관리 체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03-10 09:45:20[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동인천역과 주안역, 부평역 등 15개 인천시 역세권 지하도상가 상인 200여명이 6일 인천시청에서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폐기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하도상가 상인들은 지난 1월 인천시가 역세권 지하도상가의 양수.양도와 재임대(전대)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자 조례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시는 그 동안 상인(임차인)들이 지하도상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개.보수 공사를 벌이는 대가로 10여년간 임차기간을 연장해줬다. 이로 인해 장기간 점유가 가능해지면서 사유화 인식고착, 권리매매, 재임대로 인한 부당 이익 발생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권익위와 행정안전부 권고, 감사원 감사지적 시민사회 및 시의회로부터 시정요구 등에 따라 조례를 개정하게 됐다. 상인들은 당초 이날 집회를 인천시청 데이터센터 앞 인도에서 열 예정으로 집회신청까지 했으나 불법적으로 시청 50m 안 민원실 앞까지 들어와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가량 북과 징, 꽹과리를 치며 시위를 벌였다. 국민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시기에 상인들 300여명이 모인 것도 문제지만 이들 시위로 인천시청의 서쪽 정문과 후문이 가로막혀 자동차를 타고 민원실에 가려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더욱이 이날 경찰과 경찰기동대가 미리 출동해 있었으나 상인들이 시청 내 민원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도록 제지하지 못했다. 인천시는 이날 집회를 벌인 지하도상가 집행부를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시위를 벌인 지하도상가 집행부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20-04-06 14:06:50【인천=한갑수 기자】인천시는 동인천역·주안역·부평역 등 15개 역세권 지하도상가의 양수·양도·재임대(전대)를 금지하고, 임차인에게 법령상 최장 기간인 10년을 보장하는 조례를 개정한다. 인천시는 수년간 끌어온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확정해 오는 14일 시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시의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조례안에는 당초 입법예고 됐던 조례안보다 기존 임차인 지원방안이 추가됐다. 시는 지난 입법예고 기간 제시된 의견을 검토한 결과 최근 양수한 임차인의 손실 최소화를 위해 계약 잔여기간 10년 이하 임차인에게 사용수익허가 기간을 법령상 최장 기간인 10년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계약 잔여기간 10년 이하인 인현지하도상가 등 6개소 임차인 중 2015년 1월 1일 이후 양수한 283개 점포가 10년간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당초 입법예고 한 대로 계약 잔여기간이 5년을 초과하는 경우 그 계약기간까지 인정하고 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는 전대·양도·양수 행위도 상가 안정을 위해 2년간 유예키로 했다. 직접 영업을 못 할 경우 양도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해 임차인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계약이 종료된 제물포지하도상가의 경우 2017년 12월 31일 기준 최종 계약자에게 개·보수 공사 후 지명경쟁 입찰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개정조례 시행일 기준 5년이 안 되는 인현지하도상가 등 5개 상가에는 이 조례 시행일로부터 5년간 위·수탁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시는 그 동안 상인(임차인)들이 지하도상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개·보수 공사를 벌이는 대가로 20여년간 임차기간을 연장해주고 임차권리의 양도·양수·전대를 사실상 묵인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시는 이 같은 이유로 현 조례가 행정자치부(2007년), 국민권익위원회(2013년), 시의회(2017년), 감사원(2018년) 등으로부터 개정 권고 및 시정토록 지적받음에 따라 조례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시는 감사원의 ‘법령상 개선요구’ 감사처분에 대해 조속히 조례를 개정하고,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의 위법적 사항들을 조기에 시정해야 하지만 3000여명의 임차인들을 대표하는 (사)인천지하도상가연합회의 반대로 조례 개정이 지연됐다. 인천지하도상가연합회는 임차인 부담의 개·보수 공사비를 통한 기부채납 허용, 10〜15년 단위로 수의의 방법으로 계약연장, 전대 및 양도·양수 허용, 계약기간 일괄 10년 연장 또는 2037년까지 일괄연장 등을 주장하며 조례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시정권고를 내렸던 시의회가 8기 의회로 재편되면서 개정안이 의회에 상정되더라도 심의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시의원에 지하도상가를 소유한 일부 인사가 당선되면서 해결이 쉽지 만은 않은 상태이다. 시의회는 지하도상가업주와 합의를 선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 무산 시 기존 임차인들의 지원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2020년 계약이 종료 되는 인현지하도상가 등 3개소에 대해 법률에 따라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관리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19-08-12 12:52:09【 인천=한갑수 기자】인천시는 상인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지하도상가 사용료를 당초 부과하기로 했던 것보다 32.2%를 감액해 부과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사용료의 급격한 인상은 실제 영업을 하는 상인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가 있어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종전보다 18.6% 인상된 사용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올해 법적 사용료 57억9000만원(지난해보다 50.8% 인상)을 45억5000만원으로 감액 조정하고, 지난해(38억원) 대비 18.6% 인상한 사용료 지침을 최근 시설관리공단에 전달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감사원으로부터 지하도상가에 대한 사용료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서 정하고 있는 정상 사용료의 50% 수준으로 적게 부과, 연간 16억원 가량 덜 징수되는 결과를 초래해 임차인들에게 부당한 혜택을 준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시는 올해부터 사용료를 법적 기준에 부합되게 부과·징수할 계획이었으나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쳐 당초 금액보다 감액 조정하게 됐다. 시는 앞으로 법령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 임차인 지원 보호.방안을 마련해 지원하고 상위 법령과 부합된 조례 개정으로 지하도상가를 공정 관리해 시민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시는 오는 2020년부터 15개 지하도상가를 전용, 공용, 공공용으로 구분하고, 공용과 공공용 부분에 대해 점유면적별 정산을 통해 관리비를 상가별로 월평균 3만원 정도 분담케 할 예정이다. 이 같이 되면 상인들은 관리비를 기존 11만원~12만원에서 8만∼9만원으로 약 25~27%가량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오는 8월 임시회에 '지하도상가관리 운영 조례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시는 조례개정(안) 보류.부결 시 2020년도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인현지하도상가 등 3개 상가에 대해 전액 시비를 투입해 개.보수공사를 실시하고 일반입찰 등을 통해 임차인을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인천시에는 동인천역과 주안역, 부평역 등 15개 역세권에 지하도점포 3579개가 운영되고 있다. kapsoo@fnnews.com
2019-07-23 17:47:20【인천=한갑수 기자】인천시는 상인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지하도상가 사용료를 당초 부과하기로 했던 것보다 32.2%를 감액해 부과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사용료의 급격한 인상은 실제 영업을 하는 상인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가 있어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종전보다 18.6% 인상된 사용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올해 법적 사용료 57억9000만원(지난해보다 50.8% 인상)을 45억5000만원으로 감액 조정하고, 지난해(38억원) 대비 18.6% 인상한 사용료 지침을 최근 시설관리공단에 전달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감사원으로부터 지하도상가에 대한 사용료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서 정하고 있는 정상 사용료의 50% 수준으로 적게 부과, 연간 16억원 가량 덜 징수되는 결과를 초래해 임차인들에게 부당한 혜택을 준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시는 올해부터 사용료를 법적 기준에 부합되게 부과.징수할 계획이었으나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쳐 당초 금액보다 감액 조정하게 됐다. 시는 앞으로 법령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 임차인 지원 보호.방안을 마련해 지원하고 상위 법령과 부합된 조례 개정으로 지하도상가를 공정 관리해 시민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시는 오는 2020년부터 15개 지하도상가를 전용, 공용, 공공용으로 구분하고, 공용과 공공용 부분에 대해 점유면적별 정산을 통해 관리비를 상가별로 월평균 3만원 정도 분담케 할 예정이다. 이 같이 되면 상인들은 관리비를 기존 11만원〜12만원에서 8만∼9만원으로 약 25〜27%가량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오는 8월 임시회에 ‘지하도상가관리 운영 조례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시는 조례개정(안) 보류.부결 시 2020년도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인현지하도상가 등 3개 상가에 대해 전액 시비를 투입해 개.보수공사를 실시하고 일반입찰 등을 통해 임차인을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인천시에는 동인천역과 주안역, 부평역 등 15개 역세권에 지하도점포 3579개가 운영되고 있다. 채기병 시 건설심사과장은 “지하도상가 사용료 감액 조정은 시의회의 임차인 지원을 위한 노력으로 집행부가 한 번 더 검토하고, 행정안전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19-07-23 10:01:47【인천=한갑수 기자】인천시는 역세권 지하도상가의 양수.양도와 재임대(전대)를 금지하는 대신 2년간 유예기간을 두도록 조례를 개정한다. 인천시는 수년간 끌어온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13일 입법예고 했다. 시는 그 동안 상인(임차인)들이 지하도상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지하도상가의 임차권을 주고 개.보수 공사를 벌이는 대가로 10여년간 임차기간을 연장해줬다. 이로 인해 장기간 점유가 가능해지면서 사유화 인식고착, 권리매매, 재임대로 인한 부당 이익 발생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시는 현 조례가 권익위와 행정안전부로부터 개정 권고, 시민사회 및 시의회로부터 시정요구, 감사원 감사지적 등에 따라 조례를 개정하게 됐다. 시는 사용.수익허가기간이 만료된 경우 1회에 한해 5년간 사용할 수 있고, 잔여기간이 5년 초과하지 않은 경우 공포일로부터 5년, 잔여기간이 5년을 초과하는 경우 그 계약기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양수.양도와 재임대(전대) 금지를 명문화하고 현재 재임대 중이거나 양도할 경우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시는 앞으로 지하도상가 점포를 공개 입찰해 누구나 적정한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을 부적절하게 하고 있다며 법령 개선을 요구하는 결과 보고서를 받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 지하도상가 15개 중 14개 지하도상가의 전체 점포 74%가 양수.양도와 재임대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차인들은 인천시에 임대료를 납부하고 12.2배에 달하는 연임대료의 수입을 올리고 있고, 양수.양도 시 평균 4억3000여만원의 권리금까지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도상가 임차인들은 이날 서울 감사원 앞에서 지하도상가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와 인천시의 악법 조례 개정으로 영세상인과 서민이 말살 위기에 있다”며 “대통령이 인천지하상가 약 5만2000명 영세상인과 가족들을 살려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에 피해 보상과 함께 20년간 임대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인천시에는 동인천역과 주안역, 부평역 등 15개 역세권에 지하도점포 3579개가 운영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특정인이 장기간 점유.전대해 부당한 수익을 챙겼다”며 “지하도상가는 시민들의 재산으로 상위법을 위반한 조례를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19-06-13 16:28:29【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의 역세권 지하도상가 사용료가 그동안 부지평가액의 50% 수준으로 저렴하게 부과됐으나 앞으로 2배 정도 인상된다. 인천시는 지하도상가 사용료 부과·징수에 관한 지침을 수립해 4월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2002년부터 지역 내 지하도상가 사용료로 부지평가액을 감정평가액의 2분의 1 수준으로 감액해 연간 사용료를 부과해 왔다. 시는 지하도상가 사용료로 1㎡당 12만원을 부과해 서울시 78만3000원, 부산시 51만3000원, 대전시 21만7000원, 광주시 24만9000원, 의정부시 31만1000원, 성남시 47만원에 비해 현저하게 낮게 부과했다. 그러나 시는 지난 해 감사원으로부터 이 같은 지하도상가 사용료를 규정한 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된다며 시정 조치 명령을 받았다. 시는 지난해 지하도상가 사용료로 39억원을 부과·징수했으며 이는 상위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보다 16억원이 적었다. 앞으로 시는 법령의 규정에 따라 부지는 감정평가액을, 건물은 감정평가액이 아닌 시가표준액을 적용해 사용료를 각각 부과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4월부터 지하도상가 임차인에게 정상적인 사용료를 부과할 경우 부과될 사용료는 지난해 38억원 대비 약 46.1%가 증가한 57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시는 상가 관리법인 대표들에게 사용료 부과방법 변경에 대해 설명하고 임차인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했다. 시는 오는 6월 지하도상가의 임대료를 정상화하고, 전대(재임대)를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시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한편 인천에는 동인천역과 주안역, 부평역 등 15개 역세권에 지하도점포 3579개가 운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지만 법령에 근거한 정당한 사용료 부과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19-03-21 16: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