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럽에 가서 사진을 찍고, 일본에 가서 맛있는 라멘을 먹고 '아 좋은 경험이야' (라고 하는데) 그건 경험이 아니에요. 그냥 놀러 간 거지. 경험은요. 피땀 흘려서 노력해서 얻는 게 경험이에요." 위 문장은 최근 본 유튜브 숏츠에서 방송인 박명수씨가 한 말을 옮긴 것이다. 댓글에는 "경험이라는 걸 핑계삼아 하는 사치와 허세를 꼬집는 말"이라며 대체로 공감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소수지만 경험을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해외 여행도 비슷하다. 어떤 사람들은 청년 시절 반드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여행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반면 청년 시절은 참고 견디고 인내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여행과 같은 사치를 부리는 것보다 저축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거다. 개인적으로 "여행은 대체로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체로'라는 전제가 붙은 것은 여행이 좋은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그 여행을 온전하게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개인의 '준비상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행이 좋은 경험이 된다는 것은 여행을 통해 한 개인의 내면이 확장되고, 사고의 깊이가 깊어지는 순간에 노출되는 상황이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하게 호텔에서 쉬면서 사진이나 찍고 돌아온다면 '휴식'은 될지언정 '경험'이 되기는 어렵다. 경험이라는 것은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물은 흘러가 버리지만 아주 미량의 물은 콩나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된다. 여행이라는 경험도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다만 개개의 콩나물의 뿌리가 얼마나 튼튼한 가에 따라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정도는 다르다. 아주 튼튼한 콩나물은 물의 수분과 함께 미량의 미네랄과 무기질도 다 빨아들일 것이다. 반면 허약한 콩나물은 대부분의 물을 그냥 흘려 보낼 것이다. 누군가에게 인도는 인생여행지가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인도는 그냥 더럽고 불편한 여행지로 기억되기도 한다. 이는 인도라는 여행지가 주는 다양한 경험들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 가치,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인 류시화는 10여 년 동안 인도를 여행하고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라는 책을 펴냈다. 류시화라는 콩나물이 인도라는 토양, 태양, 대기에서 아주 많은 것을 흡수하고 한번 더 성장해 책이라는 결과물을 낳은 것이다. 그는 거리의 걸인도 스승으로 여기며 질문을 던지고 배웠다. 반면 인도에 가서 인도의 더러운 물과 낙후한 시설, 길거리의 거지들에게 불쾌감을 느끼기만 했다면 그의 인도 여행은 잠시 스쳐가는 바람에 불과했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지갑을 도둑 맞은 상황을 가정해 보자. 누군가는 그 일에 대해 단순히 화가나고 짜증이 난다거나 이번 여행은 망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 현지 경찰을 만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나라의 경찰 시스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될 수도 있고, 도움을 준 서로 다른 피부색의 여행자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행이 좋은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가지 전제가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사전 독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뇌는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과 실제 경험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독서를 통해 경험을 양분으로 바꾸는 근력을 평소에 쌓아 둔다면 여행을 통해 느끼는 경험의 폭도 더 커질 것이다. 독서를 통해 가보지 못한 세계 곳곳을 상상으로 여행하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올릴 수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보는 만큼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다'. 김영하 작가는 그의 책 '여행의 이유'에서 "여행은 몸으로 읽어야만 하는 텍스트"라고 말했다. 책도 마찬가지다. 책 안에 있는 것은 단순히 흰색 종이와 검은색의 글씨지만 그 것을 읽어내고 어떻게 해독해 내느냐에 따라 독서의 효과도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방송인 박명수씨가 말한 유럽에 가고, 일본에서 라멘을 먹는 것이 경험이 되지 않는 것은 책을 읽을 때 글자만 쳐다보고 그것을 해독해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에 가서 사진을 찍고, 일본에서 라멘을 먹더라도, 혹은 인도에 가서 거지에게 지갑을 도둑 맞더라도 그것은 얼마든지 경험이 될 수 있다. 슬리핑 버스타고 사파에서 하노이로 전날 판시판 산과 깟깟 마을을 하루에 다 둘러 보느라 매우 피곤했다. 하지만 이날은 아침 7시30분에 슬리핑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이동해야 해서 새벽 같이 일어났다. 버스 집결지에 도착한 뒤 표를 받았다. 출발까지 시간이 남아 작은 노점에서 '반미'를 하나 사 먹었다. 노점 반미는 '복불복'인데 이날은 '불복(별로)'이었다. 버스 내부는 1980년대 유행했을 법한 유흥주점처럼 촌스러운 핑크색으로 도배돼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잠만 잘 생각이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다. 중간에 2번 정도 휴게소에 들렸고, 그 중에 한 번만 내려서 화장실에 들렸다. 약 6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하노이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는데 하노이는 한국의 장마철처럼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가장 가까운 은행에서 비를 피하며 그랩으로 차를 불렀다. 사파와 달리 바로 차가 배차됐다. 비내리는 하노이 거리를 차를 타고 빠져 나갔다. 베트남은 그 전에 여러번 와봤었지만 하노이는 또 다른 도시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경제도시 호치민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오래되고 조금 더 시골스러운 인상이었다. 숙소는 하노이의 중심 '호안끼엠 호수'를 도보 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델리카 호텔'이란 곳이었다. 체크인을 할 때 점원이 지도를 펴고 근처의 가볼만한 곳, 에그 커피 맛집 등을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생각보다 과하고 친절한 응대에 놀랐는데 근방 호텔의 경쟁이 치열해 다른 곳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여전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저녁은 베트남 곳곳에 매장이 있는 '피자포피스'란 곳에서 먹었다. 화덕 피자 맛집으로 유명한 곳으로 매번 베트남에 갈 때마다 리스트에는 올렸지만 가본적은 없는 곳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가격의 70~80% 수준으로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피자는 나쁘지 않았다. 일행과 함께 루콜라와 생햄이 들어간 피자와 먹물 파스타를 시키고 1+1인 드래프트 맥주를 시켰다. 테이블이 아닌 바에 앉았는데 눈 앞에서 피자가 구워지는 화덕을 직접 볼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열기가 있어서 조금 더운 것은 단점이었다. 우리가 피자를 먹을 때는 만석이라서 자리를 옮길 수도 없었다. 피자를 먹고는 노점에서 파는 망고빙수 맛집 '호아베오'에서 망고빙수를 먹었다. 냉동망고 같긴 했지만 우리돈 3000원 정도에 두 명이서 충분히 먹을만한 양이었다. 녹손사원, 에크커피, 기찻길 거리에서 맥주 한 잔 까지 디저트를 먹고 호안끼엠 호수 안에 있는 녹손 사원을 방문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전시실에 커다란 자라 두 마리를 볼 수 있다. 15세기 중국 명나라가 쳐들어 왔을 때 호수에서 칼을 찾은 한 어부가 명나라를 몰아내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까지 올랐다고 한다. 레타 이투왕이란 왕인데 그는 호숫가에서 감사제를 지내는데 자라가 올라와 칼을 채깠다고 한다. 그래서 호안끼엠 호수를 '되돌려 준 칼의 호수'라고 한다고 한다. 이런 전설이 있는데 현장에서 듣기로는 "자라가 왕에게 칼을 물어다 줬다"고 한다. 녹손사원을 둘러보고는 하노이의 명물 에그커피를 맛보기 위해 '카페 지앙'으로 향했다. 하노이 에그 커피의 원조라고 알려진 곳이다. 1946년 응우옌 지앙이라는 바리스타가 당시 귀했던 우유를 대신해 달걀 노른자를 사용해 커피 크림 맛을 낸 것이 유래라고 한다. 하노이 곳곳에서 에그커피를 맛볼 수 있는데 다른 가게의 기준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리뷰에 "카페 지앙 보다 맛있는 최고의 에크 커피"라거나 "카페 지앙이 낫다"라는 등의 글을 여럿 볼 수 있다. 좌석은 조금 좁지만 한 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다. 에그 커피를 맛보고는 '하노이 기찻길'에서 맥주를 한 잔 했다. 하노이 기찻길은 철로를 따라 수십, 수백개의 카페와 펍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기찻길을 접한 카페와 펍에서 음식을 먹다보면 매 정시쯤에 기차가 지나간다. 운이 좋으면 50㎝도 되지 않는 코 앞에서 실제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기찻길 한복 판에서 사진을 찍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운치가 난다. 특히 이날은 비가 왔기 때문에 덥고 축축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시원한 맥주를 마시기에는 그것 또한 나쁘지 않았다. 'Ga Dong Duong'이라는 카페에서 시그니처 맥주를 마셨다. 이렇게 하노이에서의 첫 하루가 지났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0-01 17:43:05<32>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이집트 카이로 가기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실 이스탄불에서 만나기로 한 분과 키르기스스탄 때처럼 얼마간 머물며 도울 일이 있으면 함께 할 생각으로 왔었는데 이분도 준비가 안돼있으셨고 우리도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날 밤 우리는 어차피 계획이 바뀌었으니 튀르키예를 더 돌기 전에 여기서 이집트를 바로 가면 어떨까하는 의논을 했다. 이집트는 무척 더운 나라라 겨울에 가는 것이 좋은데 1월인 지금이 적기였고 더 서쪽으로 가다가는 괜히 비행기값만 올라갈 것 같았다. 나는 대학생때 이집트에 갔다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도 강렬하고 인상깊어 탄과 꼭 같이 가고싶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정해진 것이 거의 없다시피했지만 이집트와 모로코는 꼭 가자고 했었다. 까브리를 타고 이집트에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리 찾아봐도 이집트를 육로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혹 갈 수 있더라도 입국시 외국인이 차를 가져가면 7000만원 상당의 까르네(무관세 통행증)를 보증금으로 맡겨야한다는 소리에 깨끗하게 포기할 수 있었다. 일단 결정이 나자 우리는 바로 비행기와 렌트카를 예약했다. 비행기시간은 3일뒤. 출발하는 사비아 괵첸 공항에 가까운 곳으로 숙소도 예약했다. 갑자기 결정한 이집트 방문! 이스탄불에서 사비하 괵첸공항까지는 한시간도 안걸린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이 있지만 사비하 공항은 김포공항같은 느낌이다. 같은 국제공항이지만 규모가 좀 작다. 우리는 출발일까지 이틀간 머물 숙소가 있는 마을로 갔다.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동네를 돌다가 시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구경갔다. 먹음직스러운 과일들을 수북히 진열해 파는 곳에서 50TL(3300원)어치 딸기를 달라고 했더니 큰 종이봉투에 가득히 담아주신다. 딸기가 크기도 크고 아주 실해보인다. 내친김에 오렌지도 도전해보자. 똑같이 50TL를 내밀고 오렌지를 가리키자 자몽만한 오렌지를 11개나 담아주셨다. "와..미쳤다." 둘이 감격을 하며 과일봉투를 받아들었다. 약간 번화한 식당가에서 일식집을 발견하고 신나서 라멘을 먹었다. 큰 도시라 서울과 다르지 않다 일본 라멘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숙소에 가보니 이번 예약한 곳은 주인과 거실공간을 함께 쓰는 형태였다. 가격이 저렴한 이유가 있다. 돈을 조금 낸 카우치서핑이라 생각하니 나름 괜찮았다. 주인인 청년도 좋은 사람이어서 웰컴 드링크로 차를 주고 거실에 있는 호두며 음식들을 편하게 먹으라고 했다. 우리도 우리가 사온 오렌지를 드셔도 된다고 인심을 썼다. 그곳에서 머물며 이집트 여행준비를 했다. 가져갈 짐을 잘 싸고 두고갈 짐들을 정리하고 까브리는 숙소 근처의 놀이터옆에 세워두었는데 거기에는 다른 캠핑카도 주차되어 있어서 안전에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이스탄불과 많이 떨어져있지도 않았는데 복잡하지 않고 한가롭고 여유있는 동네여서 괜찮겠지 싶었다. 출발일이 되었다. 숙소로 택시를 불러 짐을 싣고 5km 떨어진 사비하 괵첸공항으로 간다. 이렇게 또 갑자기 이집트에 가게 되다니 셀렘 반 걱정 반이다. 급하게 예약한 비행기며 렌트카가 제대로 예약되있을지 이집트여행 루트는 어떻게 할지 머리속이 복잡했다. 하지만 거의 30년만에 이집트에 다시 갈 수 있다니 너무 흥분되고 그립고 좋았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이름도 예쁜 나일에어. 이집트 항공기이다. 티켓팅도 무난히, 보딩도 크게 헤메지 않고 잘 찾아 탈 수 있었다. 피라미드 쪽으로 선회한 비행기.. 기장님의 센스? 공항사람들도 모두 친절하다. 내 여권을 보고는 한국말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도 해주었다. 저가항공이라 기내잡지나 좌석스크린 같은건 없다. 비닐가죽이 분명한 좌석에 앉았다. 창너머로 비행기들과 공항의 풍경에 새삼 이집트로의 여행이 실감난다. 머리가 닿는 곳에 부직포가 붙어있었는데 예쁜 이집트 문양이 새겨져있어서 내릴때 기념으로 챙겼다. 사비하에서 카이로까지는 4시에 출발하고 5시 10분쯤 닿는데 시간으로는 2시간 걸린다. 시차가 있어서 그렇다. 저가항공임에도 정시에 출발했다. 생각해보니 코로나 이후로 비행기를 타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나는 창밖 아래에 하얀 구름들이 융단처럼 깔려있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볼때마다 어릴적 읽은 무민의 동화에서 이상한 모자에 들어갔다 나온 달걀껍질 생각이 난다. 어? 두시간짜리 비행인데 기내식이 나온다. 쥬스나 한잔 주면 다행이지 싶었는데 종이박스에 빵, 쥬스, 스낵, 밥과 치킨 또는 밥과 소고기 등이 들어있다. 심지어 맛도 있어서 냠냠 잘 먹고 한참을 가다가 바다를 건너 이집트쪽으로 넘어왔다. 반가운 이집트 땅을 내려다보던 중 '아니 저 멀리 보이는건 피라미드 아닌가!' 지는 해에 뚜렷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세개의 피라미드를 발견한 나는 흥분해서 탄을 불렀다. "저기 피라미드! 피라미드!" 탄이 "어디?"하고 보고 같이 탄성을 짓는다. 그대 비행기가 피라미드쪽으로 선회를 했다. 탄이 "와 기장님이 우리 보라고 일부러 이렇게 해주는 것 같아"라고 했다.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하늘 위에서 피라미드를 보다니 너무 신기하고 멋있고 좋았다. "나일의 물을 마신자 다시 나일로 돌아오리라" 하늘위에서 보는 나일강도 너무 아련하고 반갑고 좋았다. 약 30여년전 이집트 여행을 할때 "나일의 물을 마신자 다시 나일로 돌아오리라"라는 말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나일의 물을 마시려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옆에있던 사람들이 강물이 더럽다며 마시지말라고 말려서 차마 마시지는 못하고 그래도 손으로 떠서 입술을 댔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다시 나일로 돌아오게 되었다. 마음이 뭉클하고 너무 좋았다. 햇빛이 아주 예쁠때 카이로에 도착해서 하늘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 갑작스럽게 결정해서 3일만에 오게되었지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오기를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다. 비행기가 이집트 땅에 닿는 순간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났다. 나에게 이집트는 아주 어릴때부터 깊은 관심과 사랑이 가는 그런 나라였다. 현재 이집트보다는 고대 이집트의 찬란했던 문화와 유적에 매료되어 오랜시간 그에 대한 서적을 모으고 읽고 다큐멘터리를 보아왔다. 30여년 전에는 룩소르까지만 가보았는데 이번에는 남쪽 끝 아부심벨까지 꼭 가보리라 생각하고 있다. 활주로에 선 비행기에서 이동계단을 통해 내리니 우리를 이집트로 데려다준 고마운 비행기를 통으로 볼 수 있었다. 이집트 비자에 대해 잘못알고 있었다. 한국인은 여기서도 비자가 필요 없겠지 했었는데 입국하려고 하니 날짜별로 비자를 사야했다. 가장 짧은 것이 14일간 인당 25달러, 한달은 더 비싸고 그런 식이다. 사실 20일정도 있을 생각도 있었는데 비자를 구입하며 14일로 일정이 정해져버렸다. 비자 스티커를 여권에 붙이고 출국심사를 받고 나오니 우리 짐이 먼저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에서 보다폰 유심도 1만3000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남은 것은 렌터카 수령하기. 공항을 아무리 둘러봐도 "Rent"같은 단어가 안보인다. 밖으로 나오니 택시를 타라며 호객꾼들이 파리떼처럼 달려들 뿐 역시 렌터카 사무소나 관련된 곳은 보이지 않았다. 난감했지만 마침 다행히 유심을 샀기에 예약한 렌터카 회사로 전화를 해보니 터미널 3으로 오라고 한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터미널 1이었다. 카이로 공항도 인천처럼 터미널이 여러개 있나보다. 사실 우리가 택시호객꾼들이 타라고 할때 렌터카를 물어봤는데 택시를 타면 데려다준다고 하길래 무시했는데 무료 셔틀버스가 있었다. 전화하고 알아보지 않았으면 까딱 속아 택시비를 낼 뻔했다. 셔틀버스는 또 어디서 타는건가 산넘어 산이네 하고 있는데 알아보고 온 탄이 "바로 저기야"라고 한다. 눈앞에 정류장이 떡하니 있었다. 안내표지판도, 데스크같은 것도 없고 인터넷에서도 정보가 제대로 된 것이 없어 공항에서 2시간 넘게 헤매고 겨우 셔틀버스를 탔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수령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항상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하기 마련인 것 같다. 터미널 3에 도착. 오히려 이곳이 더 큰 공항같다. 금색의 고대 이집트 여인 동상이 맞아준다. 안으로 들어가서 드디어 반가운 렌터카부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직원과 함께 주차장으로 가서 받은 차는 은색의 승용차였다. 차를 좋아하는 탄이 모르는 브랜드라고 한다. 까브리를 보다가 보니 많이 작고 날렵해보였다. 차키를 받기전 차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반납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흠집난 곳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놓았다. 세차는 깨끗하게 잘 되있는데 흠집이 여기저기 많이 나있다. 탄이는 신경을 덜써도 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휴 드디어 렌터카에 짐과 몸을 실으니 그제야 좀 안도가 되었다. 오후 5시에 랜딩해서 2시간반만이다. 오늘 우리가 묵을 곳은 카이로에서 북쪽으로 70km떨어진 마흐멧이라는 친구 집이다. 우리가 지난 3일간 여행준비를 하며 함께 알아본 것은 이집트의 카우치서퍼들이었다. 조지아에서 만났던 압둘은 아쉽게도 현재 이집트에 없어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싶어 여행계획을 카이로, 룩소르 등등의 카우치 홈피에 올렸더니 몇몇 친구들에게 답이 왔다. 친구들이 있으면 여행이 더욱 의미가 커진다. 참 감사하고 더 기대가 되었다. 마흐멧의 집으로 네비를 찍고 가는데 중간에 톨게이트가 몇번 나왔다. 렌터카에 온 신경을 쓰느라 공항에서 환전하는 것을 깜빡해서 무척 난감했는데 번역기를 이용해 사정을 이야기하니 웃으면서 그냥 가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정말 그냥 가도 되나 하며 얼떨떨한 상태로 지나왔다. 밤길에 초행인데 도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고 도로에 사람, 오토바이, 툭툭이 버스들이 뒤엉켜 운전이 쉽지 않다. 네비도 이상한 곳으로 안내했다가 나오기도 하는 등 헤메게 되었으며 친구의 동네에 들어서자 사실 잘못온게 아닌가 싶었다. 동네가 으스스하고 사람들이 당장이라도 우리차를 막고 세워 끌어내고 무슨 짓을 할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바짝 긴장을 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겨우겨우 집을 찾을 수 있었는데 2시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0teRbNNoVw?si=cdQ9G4ysUzoZ7ZuQ>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6 16:18:09[파이낸셜뉴스] "있잖아요, 하지메씨, 사진으로부터는 아무 것도 알 수 없어요. 그것은 그저 그림자와 같은 거에요. 진짜인 나는 아주 다른 곳에 있는 거에요. 그건 사진에는 찍혀지지 않아요." 라고 그녀는 말했다. 20대 무렵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는 위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당시에 나는 하루키의 또 다른 소설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와타나베 같은 남자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와타나베는 세상 대부분의 일에 무신경한듯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귀여운 여자애들이 끊임 없이 다가온다. 나랑 비슷한 갓스무살 정도에 불과하지만 노련한 셰프처럼 섹스 따위는 계란 후라이를 부치는 것처럼 간단하게 해결한다. 당시엔 생소했던 버드와이저라는 미국 맥주를 혼자서 마시며 분위기를 잡는 와타나베를 보며 '이것이 어른 남자인가' 하고 혼자 생각했다. 와타나베에 대한 동경과 20대 초입의 애송이 감성이 더해져 당시(2004년)에 나는 사진을 찍는 행위를 매우 기피했다. 소중한 순간에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의 렌즈를 드는 것(스마트폰 대신 DSRL 이라는 카메라가 유행이었다.) 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공짜 렌즈가 2개나 있는데 굳이 세상과 내 눈 사이에 또 다른 가짜를 둘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추억의 소환, 기억의 저장 장치로서 사진의 의미도 폄훼했다. 어차피 정말 멋진 풍광과 장면이라면 기억에 남을 것은 남을 것이다,라고 야심차게 생각했다. 어차피 기억속에서 잊혀질 것이라면 그만큼의 임팩트가 없었던 것 뿐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사진 속에 찍힌 나를 확인하는 일도 유쾌하지 않았다. 뭐 하나 이쁜 구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행을 가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전과 비교하면 기억력이 눈에 띄게 나빠져서 사진으로라도 남겨 놓지 않으면 여행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또 사진을 남겨 놓으면 나중에 지금처럼 뭐라도 쓰는데 자료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의 목적이 '사진' 자체가 되버리는 것은 여전히 곤란하다. 광고에서 본 그곳, 인증샷 명소 '렘푸양 사원' 발리 호텔을 예약하고 난 뒤 유튜브 광고(아고다)에서 가장 많이 본 곳 중에 하나가 바로 '렘푸양 사원'이다. 렘푸양 사원은 발리 동쪽 지역에 위치한 발리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 중 하나다. '천국의 문'이라고도 불리는 조형물 너머로 아궁산이 펼쳐지며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몇 년 전 JTBC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도 나오며 한국인은 물론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발리에서는 절벽 같은 곳에서 형형 색색의 비단 천을 두른 채 공중 그네를 타는 '발리스윙'과 함께 '렘푸양 사원'이 인생샷 맛집으로 꼽힌다. 호텔 조식을 간단히 챙겨먹고 오토바이를 타고 렘푸양 사원을 향해 달렸다. 우붓에서 약 70km, 오토바이로 2시간이 넘게 걸리는 초 장거리 여행이었다. 엉덩이와 허리도 아프고 날씨는 한국의 여름처럼 덥고 습했다. 발리의 교통 체증은 베트남 호치민 못지 않을 정도였다. 중간에 '미쉐'라는 베트남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려 밀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같이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린 현지인 아저씨는 살아있는 닭 10여 마리를 물구나무 선채로 묶어서 이동하고 계셨다. 생사의 뒤안 길에서 '피꺼솓' 상태로 강제 이동중인 닭을 보고 있자니 내 허리와 엉덩이 통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렘푸양 사원 인근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버스표를 끊고, 렘푸양 사원까지 관광객 전용 버스로 올라갔다. 입장료 티켓에는 번호가 적혀져 있는데 후에 인증샷을 위한 번호표의 역할까지 하게 된다. 렘푸양 사원에 다다르니 말 그대로 수백명의 관광객이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300 몇 번인가를 받았는데 물어보니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3시간에서 4시간 가량 걸린다고 했다. 깔끔하게 사진을 찍는 것은 포기했다. 천국의 문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면 전문 사진사가 사진을 찍어줬다. 전문 사진사는 핸드폰 카메라의 렌즈 바닥에 거울 같은 것을 받치고 사진을 찍는데 완성된 사진은 마치 유우니 사막에서 찍은 것처럼 상하 반전으로 대칭을 이룬다. 사진은 마치 천국의 문 아래에 호수가 있고 그 호수에 비친 것처럼 상하 데칼코마니를 이룬 형태다. 많은 관광객들이 자신의 번호가 불리기를 기다리며 그늘이 처진 천막에서 잠을 자거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다른 일정 미뤄두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말 그대로 '인스타 명소'의 실상이었다. 만약 해당 사진을 찍고 싶다면 새벽부터 서둘러 이곳에 오거나, 특별히 사진에 관심이 없다면 개인적으로 그닥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니었다. 2시간 이상을 달려 왔음에도 천국의 문을 제외하고 몇몇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포인트를 제외하면 사실 별로 볼 것도 없었다. 내 맘속 발리 1등 띠르따 강가, 띠르따 앰플 렘푸양 사원 다음 향한 곳은 '징검다리 물고기 사원'으로 여행 전에 저장해 둔 '띠르따 강가'라는 곳이었다. 카랑아슴 왕국의 마지막 왕이 설계한 수상 정원이라고 한다. 띠르따 강가는 수만, 수십만 마리의 잉어가 사는 사원이다. 잉어들이 사는 호수의 수면 보다 살짝 높은 위치에 기둥 형태의 징검다리가 있다. 징검다리에 올라 발 밑으로 내려 보이는 수많은 잉어를 볼 수 있다. 정원의 규모도 상당해서 산책을 하며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와 경치, 사람을 볼 수 있다. 많은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띠르따 강가의 전체 조광을 '버드 아이' 시점에서 볼 수 있는 드론 영상을 보여줬는데 영상을 보는 순간 꼭 가고 싶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실제로 발리 여행 중 갔던 사원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다. 집에서 '물생활(물고기를 기르는 것)'을 하고 있는데다 살아 있는 것들을 보는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원하면 물고기 먹이를 사서 줄 수도 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물고기들이 있었는데 그 만큼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서 먹이를 준 탓인지 물고기들의 '몸빵(몸집)'이 다들 어마어마 했다. 띠뜨따 강가를 둘러보고 배가 고파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사원 바로 근처에 있는 '카페 벤자'라는 곳에서 먹었는데 관광지 내부 식당이라 그런지 맛도 형편 없었고 가격도 비쌌다. 특히 이곳에서 얼음이 들어간 음료수를 먹었는데 음료수에 들어간 얼음이 상태가 좋지 않았던 탓인지 이후에 살짝 배가 아프기도 했다. 다음으로 향한곳은 띠르따 엠풀이라는 또 다른 사원이었다. 이 곳은 사람들이 물속에 들어가 성수로 몸을 씻고 소원을 비는 세레모니로 유명한 곳이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얼마간 비용을 내면 초록색 승복 같은 걸 받고, 수영장 같은 곳으로 들어가 몸을 씻고 소원을 비는 의식을 진행한다. 어깨 너머로 구경해 보니 성수로 몸을 씻는 방법과 기도를 하는 정해진 절차와 순서가 있었다. 유럽과 서구권에서 온 서양쪽 사람들이 특히 이 의식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이 곳도 다른 사원과 마찬가지로 생리 중인 여성의 출입이 금지됐다. 하지만 생리 중인 여성을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는 없기 때문에 관광이 목적이라면 둘러 보는 것 정도는 괜찮아 보였다. 마음 속에 부정적인 미신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면 말이다. 스타벅스에서 보는 사라스와띠 사원 오토바이를 몰고 다시 우붓에 있는 숙소로 돌아왔다. 땀과 먼지 매연에 절어 바로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는 '사라스와띠' 사원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을 갔다. 매일 저녁 '사라스와띠' 사원에서는 발리 전통 춤 공연이 열린다. 바로 옆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하나 있는데 사원 쪽을 향한 테이블 한 두 곳에서는 벽 너머로 해당 공연을 볼 수 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공짜로 공연도 슬쩍슬쩍 볼 수 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잠깐 회사 업무를 처리해야 될 일이 있어 한 시간 가량 일을 해야 했다. 커피를 마시고 우붓 팰리스 인근을 한 바퀴 산책한 뒤에 저녁은 전날 먹었던 골목에서 해결했다. '토로스시'라는 일식 가게로 초밥과 롤, 라멘 등을 주문해 먹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격대가 있는 집이라 인테리어, 2층 창가쪽 테이블의 분위기는 좋았다. 다만 음식은 나쁘지 않은 정도였다. 일식이나 웬만한 양식 등은 사실 요즘은 서울이 더 맛있는 것 같다. 특히 이곳 라멘의 경우 냉동으로 된 우동면 같은 게 나와 가격 대비 별로였다. 저녁을 먹고 마지막으로 간 곳은 식당 바로 근처에 있는 '아사이퀸'이라는 아사이볼 전문가게였다. 다양한 요거트에 신선한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발리에서 이삼일에 한 번꼴은 아사이 볼을 먹었는데 이곳의 아사이볼은 가성비도 좋고 맛도 괜찮았다. 특히 주문을 하면서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말했더니 작은 초를 하나 선물해 주셨다. "뜨리마까시(감사합니다)" #OBJECT0#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7-05 17:16:15[파이낸셜뉴스] 식사하던 식당에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는데, 손님들과 점원이 대피하지 않고 음식만 계속 먹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일본 후지TV에 따르면 지난 28일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의 유명 라멘 맛집 '라멘지로’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은 차슈를 산더미처럼 쌓아 올려 내놓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도 두꺼운 마니아층이 생겨 이들을 ‘지로리언’으로 부르기도 한다. 화재 발생 시 가게 안에 있던 한 고객이 후지TV에 제보한 영상을 보면 불길은 천장까지 치솟았으며, 가게 안에 연기가 자욱해진 상태다. 하지만 가게 안에 있는 손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라멘을 계속 먹고 있다. 점원 또한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제보자 A씨는 "불이 나서 연기가 자욱한데도 계속 영업하고 있었다"면서 "15명 손님 모두 대피하지 않고 앉아서 라멘을 먹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점원이 대피 지시를 시작한 것은 불길이 커진 이후였다. 다행하게도 이 화재로 인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시청(우리의 경찰청)에 따르면 화재의 원인은 주방에 있는 기름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시청과 도쿄 소방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 영상이 알려지자 일본 현지 누리꾼들은 지로리언(마니아고객층)과 점원의 태도를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후지TV 관련 보도 댓글 창에 "라멘에 대한 집착으로 사고가 정지됐구나", "점원이 나가라고 말렸다면 큰일 났겠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게걸스럽게 먹는 돼지같다", "불에 타 죽을 각오로 먹는거네", "누가보면 AI(인공지증) 사진인줄 알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30 06:36:47【도쿄=김경민 특파원】 1926년 12월 25일부터 1989년 1월 7일까지 일본에서 사용된 연호인 '쇼와'(昭和). 한국에는 일제강점기 등 여러모로 아픔이 많은 시대였지만, 일본의 최전성기는 바로 이 때인 쇼와 시대였습니다. 이 시기 일본은 전쟁을 통해 '제국'을 건설했고,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했었죠. 일본에는 쇼와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낡은 세대'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옛날 사람같다'는 의미의 '쇼와적이다'라는 말을 자주 썼습니다. 그런데 요즘 복고와 레트로가 전 세계적인 유행을 타면서 일본에서는 이런 흐름에 맞춰 '쇼와' 시대가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980~1990년대, 밀레니엄 문화가 10~20대 젊은이들 사이 유행인 것처럼 일본에서도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문화가 다시 소비되고 있는 것이죠. 활기찬 상점가, 유원지와 추억의 학교, 가족이 모이는 다실 등 쇼와 시대의 명소와 문화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젊은층에게 오히려 새롭게 느껴진다고 하네요.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 최대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서는 쇼와 시대 추천 명소 10선을 선정했는데요. 그 중 몇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1위 아사쿠사 하나야시키(도쿄도 다이토구) 쇼와 시대 명소 1위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유명한 아사쿠사 센소시 인근의 유원지입니다. 1953년(쇼와 28년)에 운행을 시작한 롤러코스터는 일본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롤러코스터라고 합니다. 작은 규모지만 건물 바로 옆을 지나기 때문에 스릴이 가득합니다. 정상에서는 도쿄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 트리와 센소지 사원을 내려다 볼 수 있어요. 물 위를 우아하게 회전하는 백조 놀이기구를 포함해 약 20개의 어트랙션이 있습니다. 격렬한 어트랙션은 거의 없고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놀 수 있을 정도의 가족 공원 콘셉트입니다. 주변에는 쇼와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아사쿠사 상점가가 늘어서 있고요.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상점가를 산책하는 관광객들이 많아 마치 쇼와 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1)정상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어른 1인당 요금:1200엔 (3)아사쿠사역에서 도보 3분 2위 쇼와 로만창고(오이타현 분고타카타시) 이 곳은 1935년(쇼와 10년)에 3개의 쌀 창고를 개조한 박물관이에요. '쇼와 유메마치 산초메칸'은 쇼와 학교의 교실을 재현한 곳인데요. 당시 학교 급식용 오르간과 쟁반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과자 가게의 꿈의 박물관'에는 과자 가게 책임자인 코미야 히로노부가 수집한 장난감이 전시돼 있고요. 캐러멜과 함께 제공되는 자동차 장난감과 피규어를 포함해 20만점 이상의 컬렉션은 일본에서 가장 큰 컬렉션 중 하나라고 합니다. 주변에는 쇼와 시대를 연상시키는 가게가 있고, 주말에는 보닛 버스 '쇼와 로만'도 운행되고 있습니다. (1)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과자 가게 드림 뮤지엄 및 팀 실험실 갤러리 쇼와노쵸에서 1000엔 (3)오코 호쿠부 버스 분고타카타 버스 터미널 하차 5위 마운틴 스테이션 쇼와 스쿨 (이와테현 하나마키시) 이 곳은 버려진 초등학교 전체를 활용해 쇼와 시절을 재현한 곳이에요. 이 곳을 만든 테루이 마사카츠씨는 쇼와 30, 40년대의 잡화를 아직도 수집하고 있습니다. 전시된 20만점 이상의 품목은 그가 직접 상점가를 방문해 20년 이상 구매한 것들이라고 해요. 직접 방문해보면 한 개인이 이렇게 많은 물건을 모았다는 것에 경의로울 정도라고 하네요. 쇼와 시대의 과자 가게, 카메라 가게, 담배 가게 등을 재현돼 당시의 상품이 줄지어 있고, 이와테현 외에서 온 젊은 남녀들이 옛날 냄새 물씬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해 끊임없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라고 합니다. (1)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2)600엔 (3)JR 하나마키역에서 버스로 27분 6위 철도 박물관 (사이타마시) 철도 매니아가 많기로 소문난 일본. 그 중 이 곳은 일본에서 가장 큰 철도 박물관 중 하나라고 해요. 우에노와 센다이를 잇는 특급 '히바리'(종달새)로 인기를 끌었던 485계와 최초의 상용화 신칸센 0계 등 JNR 시대의 귀중한 철도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열차에 직접 탑승할 수 있는데요. 다들 현역에서는 은퇴했지만 실제로 운행됐던 차량들이기 때문에 쇼와와 레이와 시대 사이 크게 바뀐 일본 철도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고 해요. (1)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1330엔 (3)신셔틀철도박물관(다이세이)역에서 도보 1분 9위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요코하마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닛신 식품의 '치킨 라멘'은 1958년(쇼와 33년)에 탄생했어요. 이 곳은 지하에 펼쳐지는 바 거리를 모티브로 한 공간인데요. 구마모토 시내의 '코무라사키' 등 각지의 유명 레스토랑의 라멘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옛날 전화 부스와 스쿠터가 늘어선 뒷골목은 쇼와 분위기를 제대로 내고 있으며 사탕 가게 등 포토 스팟도 많은 곳이라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쇼와 시대에 인기였던 생크림과 체리를 곁들인 푸딩, 튀긴 빵, 과자 등 쇼와 시대를 느낄 수 있는 먹거리도 사먹을 수 있어요. (1)운영시간은 매일 상황에 따라 변동 (2)450엔 (3)JR 신요코하마역에서 도보 5분 이밖에 10위권에는 3위 마쓰도시박물관(지바현 마쓰도시) 4위 세이부엔 유엔치(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7위 도키와소 만화 박물관(도쿄도 도시마구) 8위 카츠시카 시바마타 토라 기념관(도쿄도 카츠시카구) 10위 히바 다카야마 레트로 뮤지엄 (기후현 다카야마시) 잘 나갔던 쇼와 시대의 향수 일본은 태평양 전쟁에서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이 이끄는 일본 제국 해군 전력을 단숨에 모두 잃고 제공권까지 뺏긴 후 결국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맞으며 완벽하게 패전했습니다. 일본은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고, 더글러스 맥아더의 군대에게 지배받는 연합군사령부(GHQ) 체제에 들어서게 됐었죠. 이후 일본은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등 냉전 시기에 지리적 이점과 생산력 덕분에 호기를 잘 잡았습니다. 일본은 패전국임에도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빠른 속도로 재기하는데 성공했죠. 한국전쟁 도중인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통해 국가의 지위를 회복하고 미·일동맹을 맺은 일본은 군사기지로 적극 활용돼 많은 무기를 생산했습니다. 무기 생산으로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당시 수 많은 무기와 군수 물품들을 대거 팔아넘길 수 있었죠. 전쟁으로 망한 일본은 또 다시 주변국 전쟁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 성공적 재기를 1964 도쿄 올림픽, 1970 오사카 엑스포 등을 개최하며 전 세계에 보여주었죠. 1980년대에는 소련을 제치고 미국 다음 가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고, 미국마저도 잠시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시기의 호황 덕분에 현재의 일본이 아직도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쇼와 시대의 후반부가 일본 입장에서는 영광의 시대였던 겁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2-13 15:33:00희림건축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권을 따냈다. 희림은 첫 공모 당시 '설계지침 위반' 논란을 겪었지만 재공모에서도 해안건축을 제치고 조합원 선택을 받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3구역 조합은 지난 9일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설계사 선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총회에서 희림이 1275표, 해안이 907표로 희림이 조합원 선택을 받았다. 희림건축 관계자는 "대한민국 아파트의 정점으로 불리는 압구정만의 특별한 가치를 실현시켜, 가장 압구정다운 주거단지를 설계한 진심이 조합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한강 수변부 특화 디자인을 통해 내외적으로 차별화된 랜드마크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투표전 설계공모 공동전시관에서 희림은 3934가구 전 조합원이 100% 한강조망이 가능한 '더 압구정'의 설계안을 내걸었다. 저작권 등록을 마친 SRC라멘(기둥식)구조를 주동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90도 절곡형 주동이 옆 세대 내부가 보이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05도로 각을 넓혀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스마트에이치라는 전용 앱도 도입할 예정이다. 희림은 일반분양 가구수를 1084가구까지 확보해 공동주택 매출 3조8000억원, 상업시설 매출액 3조3000억원 등 전체 사업비를 7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압구정3구역 설계 수주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지난 7월 총회에서 희림이 1507표, 해안이 1069표를 받아 희림이 수주했으나 서울시 제재로 선정이 무산됐다. 당시 서울시는 희림의 설계안이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용적률 기준(300%)과 소셜믹스를 벗어났다며 희림을 경찰 고발했다. 또 조합에 대한 '운영실태 점검'도 나서 총 12건 부적정 사례를 적발하기도 했다. 결국 2차 수주전까지 가게 돼 희림이 최종 낙점됐다. 설계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인 것은 대규모 설계비 외에도 추가 수주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압구정3구역 예정 설계단가는 ㎡당 2만2000원이다. 예정 연면적이 16만2800㎡가 넘어 단순 계산하면 설계비 총액은 약 358억원 규모다. 서울의 랜드마크 단지 설계 실적은 추가수주 가능성도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에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재건축 단지를 수주하는데 압구정3구역 설계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대표적 부촌 단지를 설계하면 나머지 단지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압구정3구역은 지난 2021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현재 신통기획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시행인가에 앞서 건축심의 등을 진행하고 시공사 선정을 하게 된다. 다만, 현 조합의 신통기획을 반대하는 주민 여론도 있다. 이번 설계사 선정에 대해서도 압구정3구역 조합에 반대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압구정3구역재건축주민참여감시단이 현 조합을 상대로 서울중압지법에 '설계자 선정절차 중지 가처분'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8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3-12-10 18:29:40[파이낸셜뉴스]희림건축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권을 따냈다. 희림은 첫 공모 당시 '설계지침 위반' 논란을 겪었지만 재공모에서도 해안건축을 제치고 조합원 선택을 받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3구역 조합은 지난 9일 강남구 압구정고등학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설계사 선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총회에서 희림이 1275표, 해안이 907표로 희림이 조합원 선택을 받았다. 희림건축 관계자는 "대한민국 아파트의 정점으로 불리는 압구정만의 특별한 가치를 실현시켜, 가장 압구정다운 주거단지를 설계한 진심이 조합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한강 수변부 특화 디자인을 통해 내외적으로 차별화된 랜드마크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투표전 설계공모 공동전시관에서 희림은 3934가구 전 조합원이 100% 한강조망이 가능한 '더 압구정'의 설계안을 내걸었다. 저작권 등록을 마친 SRC라멘(기둥식)구조를 주동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90도 절곡형 주동이 옆 세대 내부가 보이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05도로 각을 넓혀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스마트에이치라는 전용 앱도 도입할 예정이다. 희림은 일반분양 가구수를 1084가구까지 확보해 공동주택 매출 3조8000억원, 상업시설 매출액 3조3000억원 등 전체 사업비를 7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압구정3구역 설계 수주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지난 7월 총회에서 희림이 1507표, 해안이 1069표를 받아 희림이 수주했으나 서울시 제재로 선정이 무산됐다. 당시 서울시는 희림의 설계안이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용적률 기준(300%)과 소셜믹스를 벗어났다며 희림을 경찰 고발했다. 또 조합에 대한 '운영실태 점검'도 나서 총 12건 부적정 사례를 적발하기도 했다. 결국 2차 수주전까지 가게 돼 희림이 최종 낙점됐다. 설계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인 것은 대규모 설계비외에도 추가 수주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때문이다. 압구정3구역 예정 설계단가는 ㎡당 2만2000원이다. 예정 연면적이 16만2800㎡가 넘어 단순 계산하면 설계비 총액은 약 358억원 규모다. 서울의 랜드마크 단지 설계 실적은 추가수주 가능성도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에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재건축 단지를 수주하는데 압구정3구역 설계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대표적 부촌 단지를 설계하면 나머지 단지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압구정3구역은 지난 2021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현재 신통기획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시행인가에 앞서 건축심의 등을 진행하고 시공사 선정을 하게 된다. 다만, 현 조합의 신통기획을 반대하는 주민 여론도 있다. 이번 설계사 선정에 대해서도 압구정3구역 조합에 반대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압구정3구역재건축주민참여감시단이 현 조합을 상대로 서울중압지법에 '설계자 선정절차 중지 가처분'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8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3-12-10 10:22:21[파이낸셜뉴스] 일본 공연 중 관객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했던 DJ소다가 한 달 만에 다시 일본을 방문했다. 일부 일본인들은 DJ소다가 ‘멘탈괴물’ 이라고 평가했다. 23일 DJ소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안녕 나는 멘탈괴물이야, 길에서 나를 보면 인사해 줘. 다들 사진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일본을 찾은 DJ소다가 민소매에 짧은 치마 차림으로 현지라면 가게를 방문하거나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채 관광을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DJ소다는 지난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3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공연 중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공연을 하던 중 여러 명이 갑자기 저의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라며 피해를 토로했고, 이후 DJ 소다 공연 주최 측은 성추행한 관객 세 명을 형사 고발했다. 다만 DJ소다는 이후 2차 가해에 시달려 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DJ 소다가 노출 의상을 입어 성추행을 당했다고 비판을 쏟아낸 것. 이에 DJ소다는 “내가 어떤 옷을 입던 성추행과 성희롱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라는 글을 남겼고, 이후 지난 16일에는 “마파두부 라멘이라니”라는 글과 함께 성추행 피해 한 달 만에 일본을 다시 찾으며 당당한 행보를 보였다. 일본 매체 FLASH는 지난 16일 DJ소다가 일본을 다시 방문한 사실을 보도했다. 매체는 “1개월만에 일본에 다시 찾아왔다는 사실은 조금 사람들을 놀랍게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인들이 “잘 오는구나. 멘탈괴물인가?” “옷차림이 (지난번과) 똑같이 노출이 심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DJ소다가 성추행 피해를 당했을 당시 현지에서 ‘유독 일본에서 받은 피해를 크게 부풀린다’는 취지의 비난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일본에 대한 악감정이 전혀 없고 오히려 친한 일본인 친구가 많다”며 “이것은 어느 한 나라의 문제도, 한일 문제도, 남녀의 문제도 아닌 성추행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24 11:15:49[파이낸셜뉴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 공연 중 성추행 피해를 당했던 DJ 소다(본명 황소희)가 일본을 다시 찾았다. 성추행 사건 이후 한 달 만이다. 소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지 라멘 가게를 방문한 영상을 올렸다. 16일 일본 매체 FLASH는 DJ 소다가 일본을 다시 방문한 사실을 보도했다. 앞서 황씨가 성추행 피해를 당했을 당시 현지에서는 ‘유독 일본에서 받은 피해를 크게 부풀린다’는 취지로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반일 감정 탓이 아니냐는 음모론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이에 황씨는 일본에 대한 악감정이 전혀 없고 오히려 친한 일본인 친구가 많다며 호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것은 어느 한 나라의 문제도, 한일 문제도, 남녀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문제는 성추행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매체는 “가해자들은 이미 사과를 했고 그녀에게 성희롱 사건은 일단락된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게재된 사진 속 황씨는 짧은 탱크톱과 미니스커트 차림이었다. 현지인들은 “잘 오는구나. ‘멘탈괴물(メンタル化け物)’인가?” “옷차림이 (지난 번과) 똑같이 노출이 심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DJ소다는 지난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던 중 관객에게 다가갔다가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다음 날 DJ소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 명이 갑자기 저의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아직까지 무서워서 손이 떨린다”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노력했지만 아직도 너무 무섭고 DJ를 한지 10년 동안 공연 중 이런 일이 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런 일을 겪게 돼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DJ소다는 팬들이 현장에서 찍은 피해 사진과 영상도 캡처해 올렸다. 관련해 8월 22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DJ소다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20대 남성 2명이 오사카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한 명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에 사는 대학생이고 다른 한 명은 오사카 한난시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경찰조사를 받기 전 일본 유명 유튜버인 미사키 유타의 채널에 출연해 “정말 죄송하다”, “술을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랬다”며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경찰에 “외설 행위 등의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09-17 08:29:23[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 중국의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일본인을 겨냥한 중국발 항의 전화 등을 문제 삼아 일본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의 행동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28일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도쿄 외무성으로 불러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는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을 두지 않아 지극히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 조치의 즉시 철폐를 재차 요구했다. 오카노는 동시에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최근 중국에서 일본으로 괴롭힘 전화가 다수 걸려 오는 것에 상황 역시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일본은 지난 24일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자로 냉각을 위해 사용한 냉각수와 지하수 등이 섞인 물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며 당일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에서는 반일감정이 증폭되고 있으며 24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소재 일본인 학교에는 중국인들이 던진 돌이 날아왔다. 다음날 장쑤성 쑤저우의 일본인 학교에도 여러 개의 계란이 날아들었고 상하이 일본인 학교에는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칭다오 일본총영사관 인근에서는 일본인을 경멸하는 단어 등을 크게 쓴 낙서가 확인됐다. 오카노는 중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이나 일본 공관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중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다. 중국인들의 항의는 일본 본토에서도 이어졌다. 후쿠시마 현지 행정관청과 도쿄 에도가와구의 공공시설 등지에는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에서 항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며 욕설을 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 테레비아사히에 따르면 도쿄 아사쿠사의 한 라멘 가게에는 본점이 후쿠시마에 있다는 이유로 지난 25일부터 하루 300건 이상, 총 1000건 가까운 항의전화가 쏟아졌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민들에게 냉정한 행동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안이 발생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럽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8-28 16:3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