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르면 올 가을을 목표로 반도체 공장에 대한 사이버 공격 대응 지침을 새로 마련한다. 보안 담당 조직과 책임자의 명확화, 사고 발생 시 사업 연속성을 위한 계획 수립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피해 최소화와 안정적 생산 지속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는 경제안보의 핵심 품목인 만큼 정부는 민간 공장의 사이버 방어 체계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지침 준수를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총 10조엔(약 93조9330억원) 규모의 공공 지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지침 대상은 일본 내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반도체 제조업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대만 TSMC의 구마모토현 공장과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 중인 라피더스도 포함된다. 경제산업성은 반도체 생산장비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노리는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을 상정하고 거래처 관리, 공격 시 대응 등 약 6개 항목의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지침에 담을 방침이다. 주요 항목에는 △보안검토 조직과 책임자의 역할·업무 명확화 △사고 발생 시 비상 대응과 사업 연속성을 위한 체계 마련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상황 파악 △다중 방어 및 네트워크 구획 분리 △출입 통제 등 물리적 접근 제한 등이 포함된다. 반도체 공장은 규모가 크고 범용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장비 비중이 높아 해킹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해외에서는 권위주의 정권과 연계된 해커 조직의 사이버 공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랜섬웨어(몸값 요구 악성코드) 피해로 인한 몸값 지불액은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기업들도 공격 대상이 돼 생산이 중단되거나 기밀 정보가 유출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표 사례로는 2018년 TSMC의 대만 공장이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흘간 가동이 중단되면서 최대 190억엔 규모의 손해가 발생한 일이 있다. 미국도 사이버 방어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반도체 산업 지침 수립을 진행 중이며 국제 반도체 산업단체인 SEMI도 제조장비 보안 기준을 정의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6-27 08:50:29【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1일 홋카이도 지토세 공장에서 시제품 라인을 본격 가동한다. 정부의 총 1조7000억엔(약 17조원)대 지원에 힘입어 2나노급 차세대 반도체 생산이 첫발을 내딛는다. 오는 7월에는 고객사에 설계용 시제품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으로, 2027년 양산 목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 2025년도 예산에서 최대 8025억엔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시제품 생산을 위한 총 지원금은 1조7225억엔 규모에 이른다. 이번 지원은 회로 선폭 2나노급 시제품 라인에 들어가는 제조장비 구입, 생산관리 시스템 개발 등에 6755억엔, 반도체 조립 공정에는 1270억엔이 각각 배정됐다. 이에 따라 라피더스는 이날부터 지토세 공장에서 시제품 라인을 가동한다. 지난달 말까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장비 200여대가 반입 완료됐다. 라피더스는 150명 체제로 4월 한 달 동안 시제품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7월 중순까지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시제품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할 예정"이라며 "우선 수율(양품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고 최종적으로는 80~90%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라피더스는 2나노급 시제품 생산에 약 2조엔, 2027년 양산을 위해서는 약 3조엔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도요타자동차, NTT, 소니그룹 등 8개사가 총 73억엔을 출자했으며 후지쓰 등 신규 출자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이번 보조금 외에 정부계 금융기관을 통한 1000억엔 출자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올해 하반기 중 출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4-01 12:33:20【도쿄=김경민 특파원】 대한항공이 내년 1월부터 일본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의 지상조업 사업을 시작한다. 현지에서는 일본 반도체 부흥을 이끌고 있는 자국 대기업 컨소시엄인 '라피더스'의 칩을 수송해줄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달부터 신치토세 공항에서 '그랜드 핸들링'으로 불리는 공항 지상조업 사업에 참여한다. 지상조업은 항공기 견인, 수하물 및 화물 적재·하역, 연료 보급, 기내 청소 및 정비 지원 등 항공기 착륙과 이륙 전 이뤄지는 작업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일본에서 공항 지상조업을 담당할 회사인 '코리안에어 에어포트 서비스'를 도쿄에 설립했다. 이 회사는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출발하는 대한항공 항공기와 관련된 항공기 견인, 화물 반출입 등 활주로 상의 업무인 '램프 핸들링'을 담당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신설 회사는 약 30명을 직원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가 지상조업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내 공항에서 외국 항공사는 주로 일본항공(JAL), 전일본공수(ANA)에 지상조업을 위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결정은 일본 현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상 조업 비용이 높아지자 대한항공이 직접 현지에 진출해 업무 처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지상 조업사 인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5% 가량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지상조업 진출을 두고 현지에서는 홋카이도 반도체 수송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는 분위기다. 라피더스는 2027년 최첨단 반도체인 2나노(10억분의 1m)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치토세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닛케이는 "라피더스의 칩 양산이 궤도에 오르면 반도체 관련 화물 수송 증가가 예상된다"며 "대한항공은 동북아시아의 물류 허브인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화물 수송에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수송한 경험이 있는 대한항공은 강력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합병 이후 출범할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의 일본 노선 확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인수 합병한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의 LCC 등은 내년 1월 기준으로 신치토세 공항을 주 60회 정도 왕복한다. 이는 신치토세 공항 국제선 운항편의 20%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신치토세 공항을 시작으로 다른 일본 주요 공항으로도 자체 지상조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대한항공은 일본 전체 공항을 주 735회 왕복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국제선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편 일본 정부 주도로 출범한 라피더스에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대기업 8개사가 73억엔을 출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2-26 13:54:01[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일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라피더스와 협력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반도체의 전설인 짐 켈러도 라피더스와 칩 생산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의 AI 반도체 설계 업체인 텐스토렌트는 설계 수탁을 받은 반도체 생산 주문을 일본 라피더스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전설'로 통하는 짐 켈러가 이끌고 있다. 켈러 CEO는 "속도를 중시하는 라피더스와 협업해 일본에서 우위에 선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다"고 했다. 텐스토렌트는 연내 일본 도쿄에 거점을 마련하고, 100명의 반도체 설계 기술자를 모집해 현지에서 개발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라피더스에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황 CEO는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행사 후 GPU를 라피더스에 맡길 것이냐는 질문에 "라피더스에 신뢰가 있다"며 "그때가 온다면 명예로운 일"이라고 답했다. 대만 TSMC에 이어 일본 라피더스를 끌어들여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케이던스도 라피더스의 2나노 공정을 지원하고 다량의 설계 자산(IP) 포트폴리오를 함께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IP는 반도체 기능을 구현한 설계 블록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을 2~3년 단축할 수 있는 중요 요소다. 이처럼 AI 기업들이 라피더스와의 협업에 적극 나선 이유는 반도체 보조금과 일본 정부 차원의 지원 덕분이다. 라피더스는 속도감 있는 양산 추진을 기업 모토로 내걸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에만 라피더스에 2000억엔(1조79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라피더스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내년 4월부터 가동해 2나노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7년에는 양산한다는 목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2-12 08:01:02#OBJECT0#[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최강자인 대만의 TSMC 추격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2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공정이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빅테크의 TSMC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 등 '큰손'들이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에 나선 게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파운드리 사업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나노 제품 중심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TSMC에 비해 떨어지는 수율(양품 비율)에 이어 최근 '12·3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혼란이 '추격자' 삼성전자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2나노, 파운드리 업계 격전지로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3나노 이하의 공정과 수율(양품 비율)을 담당하는 프로세스아키텍처(PA)1팀 팀장을 교체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의 최대 약점으로 지목된 수율 문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 A씨는 "내부적으로 수율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3나노 수율 안정화 과정에서 쌓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노하우를 통해 2나노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TSMC보다 먼저 GAA 공정을 3나노에 도입했지만 수율에 발목이 잡혔다. TSMC는 2나노부터 GAA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GAA 공정을 먼저 도입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 업(생산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2나노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역량이 총집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로 빅테크들의 수주가 밀려들면서 병목현상이 일어나자 멀티 벤더에 대한 갈증을 호소해 온 빅테크들은 삼성전자 팹에 관계자들을 연이어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한 경쟁자였던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존폐 기로에 서면서 삼성전자가 유일무이한 대체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삼성 파운드리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반도체 연합팀인 라피더스도 2027년 최첨단 2나노 반도체를 대량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자금난과 기술력 등으로 현실화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초미세공정으로 갈수록 삼성전자와 TSMC의 진검승부"라면서 "빅테크들도 TSMC 쏠림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궤도권으로 올라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빅테크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TSMC 창업주 "韓정치 상황, 삼성 경영 도움 안된다" 다만, 12·3 계엄령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어려운 싸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TSMC가 갖고 있는 '양안 리스크' '중국 침공 리스크'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파운드리 수주의 주요 논리로 내세운 바 있다. 대만 TSMC의 창업자 장충머우(모리스 창)는 지난 9일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자신의 자서전 발표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한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 창업자는 "한국 내 상황도 있어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의 정국 혼란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2-10 16:41:46【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내년 4월 이후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추가로 약 2000억엔(약 1조8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여당 의원에 제시한 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라피더스에 9200억엔(약 8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2027년 최첨단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실현하려면 약 4조엔(약 36조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의 경영에 관여와 감독을 강화하고 민간 투자를 촉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유관 기관을 통해 라피더스 대상 채무 보증과 출자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 자금 지원으로 건설된 라피더스의 반도체 생산 공장과 회사 주식을 교환하는 현물 출자도 검토 중이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지난 2022년 세운 컨소시엄 회사다.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그러나 재원은 물론 관련 기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2027년까지 목표인 2나노 칩 양산 계획은 현재까지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1-21 08:28:18【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이 대기업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의 주도로 반도체 설계 기법을 표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기술이 갈수록 고도화, 소형화하는 가운데 기업간 각양각색인 반도체 기술을 표준화하고 협력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단체인 'SEMI'는 이와 관련한 협의회를 구성했다. 일본 기업인 라피더스와 덴소부터 독일 지멘스그룹 등 반도체 설계, 제조 분야의 8개 회사가 참여한다. 닛케이는 "국내(일본) 기업이 중심이 돼 첨단 반도체 설계 기법을 표준화하는 움직임은 처음으로 보인다"며 "다수의 반도체를 조합해 성능을 올리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설계 기법을 공통화하면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조합하는 것이 쉬워져 성능 향상을 위한 개발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같은 성능이라도 기업이나 제품마다 설계가 다르다. 새 협의회는 설계 회로의 배치, 소프트웨어 등을 표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참여 기업이 늘어나면 설계 기법이 사실상 표준화되는 셈이다. 향후 이들은 소재, 제조 장비 업체와도 제휴해 최첨단 기술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도체 성능은 회로 선폭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미세 공정 기술이 핵심이다. 인공지능(AI) 등의 개발에 사용하는 최첨단 칩의 선폭은 현재 나노(나노는 10억분의 1m)까지 작아져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0-14 09:03:43[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들로 꾸려진 반도체 합작 회사 '라피더스'에 천문학적 지원금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라피더스가 추진 중인 2나노미터(1nm=10억분의1m) 개발·양산 계획이 실패로 끝날 것이란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70대 최고경영진이 이끄는 라피더스 등 일본 반도체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반도체 산업 트렌드 및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상황에서 설계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 초미세공정 개발·양산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지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매체 '현대비즈니스'는 최근 보도한 '세금 1조엔(약 8조7000억원)을 쏟은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가 대실패할 것 같은 3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첨단 2나노 로직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내건 라피더스의 꿈이 실현될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주도로 출범한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대기업 8곳이 합작해 설립한 반도체 회사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 대만 등에 내준 반도체 주도권을 탈환하려는 목표 하에 라피더스에 지난해부터 1조엔 규모 보조급 지급을 약속하며 대대적인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라피더스는 2025년까지 2나노 공정 칩을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비즈니스는 이 같은 라피더스의 계획의 불안 요인으로 고령의 경영진을 꼽았다. 히가시 테로 라피더스 회장과 코이케 준요시 최고경영자(CEO) 모두 70대로, 라피더스 경영진에 복귀하기 전까지 반도체 현업에서 물러난 지 오래였다. 이에 현대비즈니스는 "기술혁신이 빠른 반도체 업계에서 70대 콤비가 '최첨단 반도체를 양산해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이끌긴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매체가 지적한 라피더스의 또 다른 리스크는 초미세공정 기술력 부재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 최선단공정인 3나노를 양산하고 있는 곳은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단 2곳에 불과하다. TSMC와 삼성전자 모두 2025년 중 2나노 양산을 시작한다. 반도체 양산을 위해선 안정적 수율(양품 비율) 관리 등이 필수인데,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기술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파운드리 업력이 오래된 TSMC와 삼성전자조차 초미세공정 생산성 한계 극복은 최대 난관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함께 TSMC도 2나노부터 반도체 미세화로 인한 누설전류를 줄이기 위해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할 예정인데, 라피더스는 기존 핀펫(FinFET) 뿐 아니라 GAA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혔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감싸 데이터 처리속도와 전력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3나노부터 GAA를 활용해 칩을 양산하고 있다. 현대비즈니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2000년대에 첨단 로직 반도체에서 손을 뗀 일본은 GAA는커녕 핀펫조차 알 수 있는 기술자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라피더스는 GAA를 배우기 위해 IBM의 최첨단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인 올버니 나노테크 연구단지에 100명의 기술자를 유학 보냈지만, 이들의 평균 연령은 50세가 넘는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라피더스가 2나노 생산에 성공한다해도 양산 실적이 없어 글로벌 고객사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의 주문을 받아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고객사 확보 여부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갈린다. 현대비즈니스는 "경영자는 '퇴역병'인 70대, 현장도 경험이 부족하고, 양산은 어려운데다 성공해도 구매자를 찾을 수 없다"면서 "이 프로젝트에 1조엔의 혈세를 쏟아붓는 것은 경제안보라는 이름 아래 반도체 산업이 정·관계의 이권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6-27 16:52:37【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자국 대기업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사진)에 총 8조2000억원가량을 지원한다. 열도 남쪽 규슈에서는 대만 TSMC가, 북쪽 홋카이도에선 라피더스가 일본 반도체 부활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개발에 최대 5900억엔(약 5조27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라피더스에 3300억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추가 지원으로 지원금은 총 9200억엔(약 8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라피더스 추가 지원과 관련해 "차세대 반도체는 일본 산업 경쟁력의 열쇠를 쥔다"며 "경제산업성도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최첨단 2나노 제품을 2025년에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최근 라피더스는 캐나다의 텐스토렌트와 2나노 공정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2나노 공정 기반의 AI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 2028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라피더스는 현재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짓고 있다. 정부 지원은 공장 건설비와 반도체 제조 장비 도입 등에 사용된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조금 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이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후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 공정인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 작업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 올리는 추세다. 당국은 라피더스 이외에도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약 4조엔(약 35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등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 2월 양산 단계에 돌입한 TSMC의 규슈 구마모토현 제1공장에는 최대 4760억엔(약 4조2341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선 한달에 5만5000장 가량의 12형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다. 12~28나노 반도체 칩으로 가전제품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용도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류더인 TSMC 회장과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일본의 지원으로 제1공장 건설은 매우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기세를 몰아 TSMC는 연내 구마모토에 제2공장 건설을 건설, 2027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월 생산능력은 제1공장과 합해 10만장 이상이 된다. TSMC의 첫번째 해외 '기가 팹'(월 10만장 이상)이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TSMC가 일본에 제3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km@fnnews.com
2024-04-02 18:21:43【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자국 대기업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에 총 8조2000억원가량을 지원한다. 열도 남쪽 규슈에서는 대만 TSMC가, 북쪽 홋카이도에선 라피더스가 일본 반도체 부활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의 첨단 반도체 개발에 최대 5900억엔(약 5조27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라피더스에 3300억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추가 지원으로 지원금은 총 9200억엔(약 8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라피더스 추가 지원과 관련해 "차세대 반도체는 일본 산업 경쟁력의 열쇠를 쥔다"며 "경제산업성도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2022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최첨단 2나노 제품을 2025년에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최근 라피더스는 캐나다의 텐스토렌트와 2나노 공정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2나노 공정 기반의 AI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 2028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라피더스는 현재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짓고 있다. 정부 지원은 공장 건설비와 반도체 제조 장비 도입 등에 사용된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조금 5900억엔 중 500억엔 이상이 후공정 기술 연구개발(R&D)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후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 공정인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 작업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부터는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어 반도체 업체들은 패키징 기술을 통해 성능을 끌어 올리는 추세다. 당국은 라피더스 이외에도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해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약 4조엔(약 35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등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 2월 양산 단계에 돌입한 TSMC의 규슈 구마모토현 제1공장에는 최대 4760억엔(약 4조2341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선 한달에 5만5000장 가량의 12형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다. 12~28나노 반도체 칩으로 가전제품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용도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류더인 TSMC 회장과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일본의 지원으로 제1공장 건설은 매우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기세를 몰아 TSMC는 연내 구마모토에 제2공장 건설을 건설, 2027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월 생산능력은 제1공장과 합해 10만장 이상이 된다. TSMC의 첫번째 해외 '기가 팹'(월 10만장 이상)이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TSMC가 일본에 제3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4-02 11: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