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현지시각으로 8일 밤부터 9일 새벽 사이 미사일 13기와 샤헤드 드론 728대로 사상 최대 규모 공격을 가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 발표에 따르면 이에 따라 폴란드와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따라 우크라이나 북서쪽에 위치한 루츠크 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보급로 파괴를 위한 장거리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밤새 296대의 드론과 7대의 미사일이 방공망에 격추됐으며, 415대의 드론은 레이더 탐지에서 사라지거나 전파 방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 공격에 유인용 드론을 대거 투입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최대 공격은 불과 5일 전인 4일 밤부터 5일 새벽 사이 이뤄졌다. 러시아는 우세한 병력을 앞세워 1000㎞에 이르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선 일부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서부 지역은 전쟁에서 중요한 병참 거점이다. 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중요한 군사원조 물자들이 이곳의 비행장과 창고들로부터 다른 지역으로 전달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휴전과 평화 요구에 타협을 거부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불만스럽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샤헤드 드론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우크라이나 요격 드론이 점점 더 효과적이라며 대부분의 목표물이 요격되고 대공 드론의 국내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7-09 20:05:07[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지난 2021년부터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지배한 탈레반 정권을 공식적인 정부로 인정했다. 앞서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탈레반의 사절을 외교 관리로 대우했으나 탈레반을 정부로 인정한 것은 러시아가 세계 최초다. 탈레반 정부의 외무부는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러시아가 파견한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가니스탄 주재 대사가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장관과 전날 만났다고 밝혔다. 지르노프는 이번 회동에서 러시아 연방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을 공식 국가로 인정한다고 알렸다. 해당 국호는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탈레반이 지난 2001년 미국의 침공을 받기 전에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면서 사용했던 명칭이다. 탈레반은 2021년에 미국의 지원을 받았던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몰아내면서 옛 국호를 되살렸다. 탈레반 역시 러시아에 대사를 보냈다. 러시아 외무부는 3일 성명에서 탈레반이 임명한 굴 하산 러시아 주재 대사가 제출한 신임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탈레반에 대한 공식 정부 인정이 "생산적인 양국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킨다고 주장했다. 탈레반 외무부는 2일 발표에서 러시아 주재 대사가 현지 정부의 승인 하에 공식 임무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1996~2001년 사이 아프간을 지배했던 탈레반은 미국의 침공 이후 약 20년 동안 미국 및 친미 성향의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충돌했다. 탈레반은 2021년 미군 철수 직후 기존 정부를 무너뜨리고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차지했으나 국제 사회에서 공식적인 정부로 인정받지 못했다. 중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들은 탈레반이 파견한 대사들을 외교 사절로 대우했지만 탈레반을 국가 조직으로 공식 인정하지는 않았다. 앞서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서방과 사이가 틀어진 러시아는 각종 국제 행사에 탈레반 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외교 관계를 강화했다. 러시아 대법원은 지난 4월 "테러리스트 단체 지정 목록에 포함된 탈레반 운동에 대한 금지를 중단한다"며 22년 동안 이어진 러시아 정부의 탈레반 활동 금지 조치를 해제하라고 결정했다. NYT는 이번 정부 인정이 탈레반 정부에게 상당한 승리라고 분석했다. 탈레반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외교 정상화 및 외국인 투자 논의에 나섰으며, 중국은 올해 파키스탄과 경제 협력을 아프가니스탄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정부 인정을 통해 탈레반과 에너지 및 교통, 농업 기반 시설 협력을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한편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3일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측과 대화하려면 여전히 제3자가 필요하다. 이게 영구적 해결책이 돼서는 안 된다"며 "난민 송환을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직접 협정을 맺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04 09:18:24[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약 1년 동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 중인 북한이 평양에 러시아산 첨단 방공망을 이미 설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술 이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릴로 부다노우 정보총국장은 이날 현지 흐로마드스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판치르 S-1’ 야전 방공 체계를 언급했다. 해당 장비는 기관포와 대공미사일, 레이더가 결합된 근접 대공장비로 사정거리는 약 20km다. 주로 트럭이나 기갑차량에 탑재해 야전에서 사용한다. 러시아군에 2008년부터 실전 배치되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전장에서 쓰이고 있다. 부다노우는 “첫 번째 판치르 S-1은 이미 평양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설치된 장비는 이미 수도 방위 임무에 투입되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 인력을 재교육 중이며 북한이 조만간 해당 기술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발표에서 최소 1대의 판치르 전투차량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전되었다고 확인했다. 지난 4월 북한이 진수한 최신 구축함 ‘최현’함에는 판치르 S-1의 함상용 제품인 ‘판치르-ME’와 매우 유사한 장비가 설치되어 외신의 주목을 끌었다. 부다노우는 북한이 현재 러시아와 직접 협력을 통해 “군사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강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9일 미국 군사 매체 워존과 인터뷰에서도 “러시아가 북한에 장거리 자폭 무인기(드론) 개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정확도 향상, 잠수함 기반 핵 억지력 개발 등 광범위한 지식 및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6월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어 양국관계를 안보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외신들은 양국이 해당 조약 이후 군사 기술 협력뿐만 아니라 인적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선에 러시아를 도울 병력을 보냈다. 1일 부다노우는 양국의 협력 속에 러시아 내 북한 주민 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들 중 일부가 러시아군에 자원입대하는 형식을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에 공식적인 북한군 파병 대신 민간인 자원입대 방식으로 병력을 지원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02 08:57:18[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각각 무역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줄다리기 중인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이란 폭격을 맹비난했다. 과거 제 3세계 '맹주'를 자처했던 인도는 즉각적인 긴장 완화를 요구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중국의 푸총 유엔 주재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전날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국제법뿐만 아니라 이란의 주권, 안보, 영토 보전이라는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동시에 중동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22일 홈페이지 입장문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관리 아래 있는 핵시설을 공격한 것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행동은 유엔 헌장의 취지·원칙 및 국제법을 엄중히 위반한 것이고,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도 23일 보도에서 "미국의 이번 행동은 이란·이스라엘 충돌을 더욱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이란 의회가 22일 미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점을 지적하고 해협이 "전쟁으로 막힌다면 국제 유가는 반드시 심각하게 요동칠 것이고 글로벌 해상 안전과 경제 안정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베이징의 중국 정부가 그들(이란)에게 연락했으면 한다. 중국은 석유 조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루비오는 해협 봉쇄에 대해 “미국 경제보다 다른 국가들의 경제를 더 많이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이란 무기, 특히 무인기(드론)으로 전공을 올린 러시아도 이란을 감쌌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대사는 22일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이 이란의 안전한 핵시설을 이유 없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핵 비확산 질서에 대한 중대한 공격"으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현재 상황을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비유하면서 "미국은 군사적 침략에 대한 '날조된 정당화'를 반복했다. 오늘의 상황도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날 중국, 파키스탄과 함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외교·정치적 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아울러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교장관은 23일 러시아를 방문해 미국 공습 대응을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달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을 벌였던 인도 역시 이번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22일 인도 외교부는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과 분쟁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모디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통화 사실을 알리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고, 이란 내 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인도 외교부는 모디가 통화에서 즉각적인 긴장 완화와 외교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23 14:17:22[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암살과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상상할 수 없다"며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이란 내 극단주의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에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추측성 보도'도 많다면서 "그런 시나리오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 여부를 2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페스코프 대변인은 "분쟁 참여국이 확대되면 상황이 잠재적으로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이미 극도로 긴장돼 있고, 이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위험하다"며 미국이 분쟁에 개입하면 지역 내 대립과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현장에서 한 브리핑에서는 "중동이 불안정과 전쟁의 심연에 빠져들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현 상황에 대한 레드라인을 설정해뒀느냐는 질문에 "이 지역 국가들은 각자 레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며 "이 전쟁은 지리적으로 확대되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질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은 우리 국경과 가깝고, 우리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분쟁 중재를 제안했지만 중재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현재까지는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계속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정상회담이 연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예측을 과감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혼란한 세상에서는 다음 주를 예상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러시아와 미국은 우크라이나 종전과 양자 관계 회복을 위해 협의하고 있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미국이 양자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취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5-06-20 20:55:32[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 포로로 잡혔다가 석방된 우크라이나 군인의 복부에 '러시아에 영광을'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사실이 알려져 우크라이나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의사 한 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에서 풀려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훼손된 복부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 속 군인의 오른쪽 배엔 러시아군의 식별 마크인 'Z' 모양과 함께 '러시아에 영광을'이라는 글귀가 러시아어로 새겨졌다. 해당 사진은 온라상에 확산됐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전장에서 화상이나 심각한 흉터를 얻은 군인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한 자선단체 대표인 막심 투르케비치에 따르면 해당 군인의 이름은 안드리로 이 흉터는 약 15개월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투르케비치는 안드리가 전쟁 도중 골반 부위에 파편으로 인한 상처와 방광 손상을 입어 수술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전기 소작기로 해당 글귀가 함께 새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안드리는 이 흉터를 제거하기 위해 첫 번째 치료를 받았으며, 흉터는 완전히 제거하기까지는 수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케비치는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안드리의 몸에 새겨진 글씨는 외과 의사 짓이며, 극도로 냉소적인 행위"라며 "전신 마취 하에서 진행된 점으로 미뤄보면 이는 고통을 주기 위한 고문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흔적을 남기기 위한 행위였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포로들은 심각한 구타와 전기 고문, 처형 흉내, 강간 위협, 의료 서비스 및 식량 공급 거부 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유엔에 따르면 석방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중 95% 이상이 포로 생활 중 고문을 당했다고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6-20 20:47:09[파이낸셜뉴스] 3년 넘게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 정부가 침공 이후 처음 공개적으로 경제 위기를 인정했다. 그동안 전시 경제 체제와 석유 수출로 경제를 지탱했던 러시아는 물가상승과 정체된 유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의 막심 레셰트니코프 경제개발장관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 참석해 경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숫자를 보면 (러시아 경제가) 식어가고 있다"면서 "현재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보면 우리는 이미 눈 깜짝할 사이에 침체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약 25% 늘린 13조1000억루블(약 230조원)로 설정하며 막대한 비용을 전쟁에 쏟아 붓고 있지만 전쟁 내내 높은 경제 성장률을 유지했다. 러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쟁 전인 2021년에 5.9%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쟁이 발생한 2022년에 1.4%로 줄었으나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4.1%를 기록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통계를 조작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러시아 경제가 전시 체제로 변경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무기 생산에 집중하면서 군수 산업 투자 및 고용이 늘어나고, 총동원령 대신 표면적으로 모병을 통해 병사를 충당한 까닭에 낙후 지역의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시 경제도 한계에 가까워졌다. FT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물가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경제 전반에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스태그플레이션)의 징조로 볼 수 있다. 러시아중앙은행(CBR)은 이달 기준 9.8% 오른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 체제를 유지했으나, 지난 6일 기준금리를 21%에서 1%p 내렸다. FT는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큰 이득을 챙긴 군수기업들조차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CBR을 상대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레셰트니코프는 올해 러시아 GDP 성장률을 2.5%로 보고 있으나 오는 8월 CBR의 금리 결정 이후 이를 수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BR이 보는 올해 GDP 성장률은 1~2% 사이다. CBR의 엘비나 나비울리나 총재는 19일 SPIEF에서 물가상승률 목표가 4%라며 이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체되고 있는 국제 유가도 러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석유 등 천연가스 판매로 전비를 충당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올해 들어 미국발 무역 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 중동 산유국들의 증산으로 유가가 급락하자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0일 기준 배럴당 75달러 수준이며 이달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인해 한 달 만에 배럴당 약 15달러 올랐지만 여전히 올해 1월 고점(77달러)에 못 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8일 경제 각료들과 만나 "경제 성장과 구조 변화의 균형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같은 날 SPIEF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와 “가능한 빨리” 종전을 원하며 평화적인 방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됐다면서 “러시아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로 누가 나오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20 10:01:36[파이낸셜뉴스] 3년 넘게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상과 직접 만나 대화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종 휴전 협정은 정당한 우크라이나 대표와 체결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암묵적으로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푸틴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가능한 빨리” 종전을 원하며 평화적인 방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와 만날 준비가 됐다면서 “러시아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로 누가 나오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젤렌스키와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2019년에 취임한 젤렌스키의 대통령 임기는 지난해 5월 20일로 종료되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연기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젤렌스키가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푸틴의 주장을 지지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9일 연설에서 젤렌스키가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월 18일 발언에서 젤렌스키와 대화할 준비가 됐지만 그의 “법적인 정당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지난달과 이달 튀르키예에서 진행된 러시아와 평화 협상에서 푸틴과 직접 대화를 요구했으나 푸틴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푸틴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심지어 젤렌스키와 만날 준비가 됐지만 반드시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나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푸틴은 젤렌스키와 협상을 할 수 있지만 “최종 협상안에는 반드시 정당한 권력이 서명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를 암시했다. 그는 지난 14일 트럼프와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의 포로 교환이 끝나는 이달 22일 이후 새로운 평화 협상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한편 크렘린궁 성명에 의하면 이란과 가까운 푸틴은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상과 전화 통화에서 최근 진행중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을 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스라엘 및 이란 정상과 각각 통화한 뒤 중재 역할을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푸틴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나는 '우선 러시아부터 좀 중재를 하자'라고 말했다"며 "푸틴에게 러시아 상황부터 중재를 하고, 중동 문제는 나중에 걱정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19 14:37:23[파이낸셜뉴스]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즈베즈다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와 지난 2020년, 2021년에 각각 체결한 쇄빙 LNG운반선 10척, 셔틀탱커 7척의 선박 기자재 및 블록 공급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가 지난해 6월 삼성중공업에 일방적으로 해당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선수금 반환을 주장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해 7월 싱가폴 중재 법원에 즈베즈다의 계약 해지 위법성을 확인하는 중재를 한편, 원만하게 합의하기 위한 협상을 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계약 이행 및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늘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자사 권리 보호를 위해 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선수금 8억달러를 유보하는 한편, 이를 초과하는 손실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것임을 즈베즈다에 통지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주사의 위법한 계약 해지가 근본적 원인"이라면서 "중재를 통해 일방적 계약 취소의 위법성을 밝히고 정당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5-06-18 15:41:56[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고전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치솟고 있다. 오랜 전쟁에 따른 피로 속에 하강하는 경제, 주요 달러 공급원인 석유 국제 가격 하락, 미국과 유럽의 강도 높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통화인 루블의 가치는 오르고 있다. CNBC는 7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분석을 인용해 올 들어 루블이 전세계 통화 가운데 가장 가치가 많이 오른 통화라고 보도했다. BofA에 따르면 올해 루블은 미 달러에 대해 40% 넘게 평가절상됐다. 지난 2년 폭락하던 통화가치가 올해 폭등세로 바뀌었다. 루블 폭등은 달러 약세 속에 러시아의 자본 통제 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펀더멘털이 탄탄해져 외국인들의 루블에 대한 믿음이 개선되기보다는 러시아 정부의 정책이 루블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웰스파고 외환전략가 브렌던 매키너는 루블 상승세 배경으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매키너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 가치를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지속하려 노력하고 있고, 자본 통제와 기타 외환시장 규제가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평화협상이 진행되면서 긴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루블 강세 전환의 배경이라고 지목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인 러시아연방중앙은행(CBR)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20%로 묶어두고 있고, 대출도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높은 금리가 러시아 기업들의 수입을 위한 대출을 압박하고, 이에 따라 러시아 기업과 소비자들의 외환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르네상스캐피털의 안드레이 멜라셴코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둔화 여파로 러시아 수입업체들의 외환 수요가 줄고 있고, 이에 따라 러시아 은행들은 달러나 중국 위안화 확보를 위해 루블을 내다 팔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국영 석유업체를 비롯한 대형 수출업체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달러나 위안을 루블로 바꾸고 있는 것도 루블 가치 급등을 촉발하고 있다. CBR에 따르면 1~4월 러시아 대형 수출업체들이 매각한 외환 규모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6% 가까이 증가한 425억달러에 이른다. 존스홉킨스대 응용경제학 교수 스티브 행크는 CBR이 통화공급을 줄이고 있는 것 역시 루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행크에 따르면 2023년 8월 CBR의 통화공급 증가율은 전년동월비 23.9% 치솟았지만 올들어서는 1월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전년동기비 통화공급은 -1.19%를 기록하고 있다고 행크는 설명했다. 2024년 2월 24일 시작한 우크라이나와 오랜 전쟁이 이제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 역시 루블 가치 상승에 보탬이 되고 있다. 최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양측이 공격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두 나라의 전쟁을 끝내겠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평화협상은 결국 타결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다만 러시아 주요 외화 수입원인 석유가 미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 우려 속에 고전하는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로 볼 때 루블이 추가로 가치가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6-08 07: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