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군에 포위된 러시아 병사들이 국방장관에게 구조해 달라는 간절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7일 영국 언론 더선은 우크라이나 헤르손에 갇힌 러시아 병사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나는 버려졌다"는 내용의 영상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러시아 병사는 영상에서 "상황이 정말 어렵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님이 우리가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버려지고 또 버려져왔다"고 덧붙였다. 더선은 영상에 등장한 러시아 병사가 현재 헤르손에 고립돼있는 200명 규모의 부대 소속이라고 전했다. 지난 27일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빠져나갈 수 있는 다리를 폭파시키면서 헤르손에서 일주일 넘게 갇혀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함락돼 내달 러시아연방 병합을 위한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남부로 전선을 넓히면서 최근 반격에 나서고 있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지원한 무기를 앞세워 헤르손의 보급로를 끊고 탄약고를 타격하는 등 거센 반격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도 최근 대규모 병력을 헤르손 인근으로 집결시키면서 일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8-08 07:47:29[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의 위치가 애플의 에어팟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훔친 에어팟 때문에 러시아군 부대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 20일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호스토멜에 거주 중인 비탈리 세메네츠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 병사가 훔쳐간 자신의 에어팟의 이동 경로를 매일 공개하고 있다. 그는 애플사가 분실 제품을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찾을 수 있도록 도입한 '나의 찾기'(Find My) 앱(app)을 이용해 러시아군의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이 앱을 사용하면 분실 기기가 인터넷 등을 통해 연결될 때 해당 기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세메네츠가 공개한 경로에 따르면 그의 에어팟은 국경을 넘어 벨라루스 고멜시 근처로 갔다가 지난주 벨고로드시로 이동했다. 해당 지역은 러시아군이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에서의 대규모 군사 작전 실행을 위해 집결하고 있는 곳이다. 세메네츠는 "러시아 괴물들에게 집에서 에어팟을 약탈당했다"면서도 "기술 덕분에 에어팟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침공 초기 키이우 점령을 위해 공세를 펼칠 때 호스토멜에 들어온 러시아군 부대의 한 병사에게 에어팟을 도난당했고 했다. 한편 CNN은 최근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하자 다시 마을로 돌아온 키이우 인근 주민들은 자신의 개인 소장품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있다. 가정집에서는 값비싼 물건들이 약탈당했고 학교에서는 컴퓨터나 프로젝터 등 전자 기기 등이 사라졌다. 이달 초 유출된 CCTV에서는 세탁기, 노트북, 전통스쿠터 등을 러시아로 보내는 러시아군의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4-19 22:40:22[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배급식량에 대한 불만으로 개를 잡아먹었다는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31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러시아군 병사가 가족과 45초간 통화하는 내용을 감청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해당 통화에선 배급받은 전투식량에 대한 불평이 담겼다. 해당 러시아 군인의 가족이 "잘 먹고는 다니냐"고 묻자, 병사는 "최악은 아니다. 어제 알라바이를 먹었다. 고기가 먹고 싶었거든"이라고 대답했다. 가족이 "먹을 게 없냐"고 묻자 병사는 "말라 비틀어진 배급 식량이 있지만 질렸어"라고 말했다. 알라바이는 대형견인 중앙아시아양치기개(Central Asian Shepherd Dog)를 일컫는 러시아 말이다. 러시아군은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통기간이 길고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아도 되는 간편조리식 전투식량을 병사들에게 지급하고 있는데, 해당 식량에 질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막기 위해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을 구출하려는 활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보급품 부족으로 러시아군 병사들이 수퍼마켓을 약탈하거나,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식량을 간청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리처드 대넛 전 영국 육군 참모총장은 BBC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 병사들의 곤경을 설명하며 "이 젊은이들은 겁을 먹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 굶주려 있다. 탱크의 연료도 구할 수 없다. 그들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또 다른 러시아 병사는 가족과의 통화에서 부대원들이 16세 소녀를 강간한 얘기도 털어놓았다. 어머니로 추정되는 가족이 "누가 그런 짓을 했냐"고 묻자 병사는 "우리 부대 기갑병 3명"이라고 답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4-01 01:03:17[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 소속 병사 한 명이 12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대가로 탱크를 몰고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미샤란 이름의 러시아군 병사는 이 같은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했다. 빅토르 안드루시우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미샤란 이름의 이 병사가 동료들이 모두 도망하고, 그의 지휘관이 후퇴 시 그를 쏘겠다는 위협에 못 이겨 우크라이나 측에 항복했다"며 "미샤는 고향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 등에 따르면 'Z' 표식이 있는 러시아군 탱크가 우크라이나 측과 약속한 장소에 나타났다. 화면 속에서 미샤는 탱크 운전석의 해치를 열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합류했다. 안드루시우 고문은 앞서 22일 페이스북에 "지난 몇 주간, 우리는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휴대전화로 '장비를 내주고 항복하는 방법'에 관한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며 "항복하는 러시아군에게는 종전 후 1만 달러(약 1200만원)와 (우크라이나) 시민권 신청 기회를 제공하고, 전쟁 동안엔 TV, 부엌, 샤워실 등을 갖춘 편의 시설에서 생활하게 해 줄 것을 약속했다"고 러시아군의 항복을 유도한 바 있다. 한편 예상치 못한 고전을 겪고 있는 러시아군이 탈영을 시도하는 병사를 사형으로 처벌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러시아군 포로의 증언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도망치는 모든 병력을 사살하라는 (러시아군 지휘부의) 명령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러시아군 병사들은 심지어 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스스로 자기 다리에 총을 쏴 다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밝혔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러시아 병력의 4분의 1은 직업군인이 아닌 징집병으로 구성돼있다.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의해 생포된 러시아군 지휘관은 "부대에는 식량도 없고 지휘 체계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병사들의 사기가 매우 떨어져 있다"며 "지휘부를 위한 총알받이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병사들이 탱크를 포함한 군사장비들을 갖고 탈주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에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3-28 07:21:36[파이낸셜뉴스] 한 우크라이나 병사의 희생이 러시아 기갑부대의 진군을 늦췄다. 우크라이나 군은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 해병대 공병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가 남부 헤르손주 헤니체스크 다리를 폭파하는 작전에 투입됐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헤니체스크 다리는 크림 반도에서 우크라이나 중심 내륙으로 이어지는 요충지로,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곳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다리를 폭파해 러시아 기갑부대의 진입을 막을 계획이었다. 볼로디미로비치는 다리에 직접 지뢰를 설치하겠다고 자원했다. 그는 지뢰 설치 작전을 완수했지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만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지뢰를 모두 설치한 뒤 자폭을 선택하겠다고 본대에 연락하고 숨졌다. 그의 영웅적 희생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현저하게 늦췄다. 부대가 방어선을 재구축할 수 있는 시간도 벌어줬다. CNN 등 외신은 이 다리가 폭파되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본토로 진격하기 위해 더 긴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그 사이 우크라이나 군은 방어선을 재구축할 시간을 벌었다. 볼로디미로비치는 자폭하기 전 군대에 있는 자신의 형제들에게 연락을 취해 다리를 폭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형제들은 "우리 형제가 살해당했다. 살아있는 한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겠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고 우크라이나 군 측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볼로디미로비치에게 국가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로비치의 희생은 이날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도 언급되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뒤 눈물을 흘리며 "러시아 탱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다리를 파괴하기 위해 젊은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희생했다"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지난 23일 우크라이나의 동·남·북쪽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가했으며, 이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함락하기 위해 진격 중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2-27 09:49:43체첸 반군들이 16일 그로즈니 남부에서 러시아 군에 네차례의 공격을 감행해 러시아 병력 43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체첸 반군의 한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체첸 반군 대변인 모블라디 우두고프는 이번 공격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은 스타리에 아타기 인근에서 감행된 러시아 무장차량 호송부대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2000-07-17 04:48:24[파이낸셜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쿠르스크 인근의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 국경을 시찰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일 러시아 영토를 침공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지역을 둘러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미 지역의 국경지역을 방문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수미 지역 순사행정 책임자와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또 다른 정착지를 점령하고 교환기금을 보충했다"며 "포로로 잡힌 병사들을 향후 교환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교환기금은 러시아 포로를 의미한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초 러시아 본토를 기습 공격한 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드레이 보차로프 러시아 볼고그라드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군사 시설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는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요새 역할을 하는 토레츠크 인근 마을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8-22 22:26:2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여름 이후 1년 넘게 고착된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공방을 주고받던 우크라이나군이 이달 갑작스레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서면서 작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CNN은 이번 공격의 전략적 목표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하면서, 우크라가 오는 11월 러시아와 휴전 협상을 앞두고 입장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추측했다. 새 무기·새 사령관...가스 터미널 노리나?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 지상 병력을 투입해 사흘 연속으로 러시아군과 교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가 이번 습격으로 차지한 영토가 350㎢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지상 공격은 러시아가 지난 2022년 우크라를 침공한 이후 종종 발생했다. ‘러시아자유군단(FRL)’ 등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민병대들은 그동안 우크라군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 국경 지역을 침범, 파괴 공작을 벌였다. 미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본토 침범이 발생할 때 마다 자국 무기를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달 공세에는 서방 세계의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 정규군이 직접 투입됐다. 지난 4월 의회의 허락을 받아 우크라에 대대적인 추가 무기 지원을 시작한 미국은 이미 미국산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도 된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의 사브리나 싱 대변인은 "누군가 국경을 넘어 공격해오는 상황을 본다면, 그들도 대응할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면서 우크라의 이번 공세에 반대하지 않았다. CNN은 약 반년 가까이 지원을 멈췄던 미국이 무기를 다시 공급하고, 유럽에서 건너온 무기들 역시 누적되면서 우크라가 적어도 무기와 장비 면에서는 비교적 여유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2월 우크라군 총사령관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육군 상장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CNN은 우크라가 이번 공세로 러시아에 수치심을 안기는 동시에 동부 전선에 집중된 러시아군이 본토 방어를 위해 흩어지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고착된 전선으로 사기가 떨어진 우크라 내부에 승전보를 전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우크라군의 최종 공세 목표를 알 수 없지만 단기적으로 쿠르스크주의 수자로 진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자 인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거쳐 유럽에 천연가스를 수출할 때 사용하는 대형 터미널이 있다. 유럽이 우크라 영토를 통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계약은 지난 1월에 끝났다고 알려졌다. 우크라 입장에서는 해당 터미널을 차지할 경우 러시아의 외화 벌이를 방해할 수 있다. 휴전 협상 앞둔 포석일 수도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저녁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리 영토에 전쟁을 몰고 왔으니 그들도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인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우리는 전쟁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CNN은 이번 작전이 향후 휴전 협상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추정했다. 우크라는 비록 서방에서 지원한 장비를 비축하고 있지만 극심한 인력 소모로 싸울 병사가 모자란 상황이다. 우크라 연구기관인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지난 5~6월 우크라 국민 30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달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2%가 '빠른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우크라 영토 일부를 양도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해당 응답 비율이 10%에 그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이 2년 6개월간 이어지면서 우크라 국민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8일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전날 발표에서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 우크라가 벌일 수 있는 모든 작전은 러시아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러시아와 앞으로의 평화 회담에서 우크라의 입지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돌랴크는 이번 공격에 대해 “파괴된 군사 장비, 잃어버린 영토, 잃어버린 사람들 등 전쟁 대가가 커지면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인식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가 앞으로 러시아와 진행할 회담에서 보다 강력한 입장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에 러시아 없이 1차 우크라 평화회의를 진행했던 젤렌스키는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2차 회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회의에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겠다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09 17:27:43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전 일인데요. TV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여성이 "키 180㎝ 이하인 남성은 사회적인 '루저'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발언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한 마디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는데요.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와 온라인 카페 등이 말 그대로 난리가 났습니다. "여자도 군대가라", "우리는 애 낳잖나" 등의 지리멸렬한 공방도 이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젠더 갈등이 미디어를 거쳐 사회 표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났던 최초의 소동이 아니었나 싶네요. 오늘의 이슈는 '젠더 갈등'입니다. 페미니스트(Feminist)는 아니지만 휴머니스트(Humanist)인, 속칭 '그 성별' 기자가 쓰는 기사입니다. '르노코리아 집게손' 사태에…본국 프랑스까지 "왜 저래?" 최근 프랑스 언론은 대한민국의 어느 소란스러운 사태에 주목했습니다. 이른바 '르노코리아 집게손' 논란인데요. 르노코리아 공식 신차 홍보 영상에 등장한, 극단적 여성주의자들이 남성 비하 표현으로 사용한다는 손 모양 때문에 사달이 났죠. 분노에 휩싸인 여론에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자 르노코리아는 문제가 된 영상을 비공개하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후 사장까지 나서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 조처를 시사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태는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졌고, 르노의 본국인 프랑스 언론 BFM RMC도 이 '손가락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지난 몇 년간 한국에서는 '남성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더 이상 남성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 성관계, 출산 등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맞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실제로 '젠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거한(나라 전체가 거대한 한국 여성)', '한남견(한국 남자 개같다)' 따위의 혐오 섞인 표현이 홍수처럼 쏟아져나오고, 젠더 관련 사건이라도 터질 때면 조롱과 비아냥을 포함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서슴지 않으며 서로를 처단하지 못해 안달이 나는 게 일상이니까요. "사람이 죽었는데"…훈련병 사망사건에 2030 분노 폭발 지난달 강원 인제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박모(20)씨가 군기훈련(얼차려) 도중 사망한 사건에 대한 여론도 결과적으로 젠더 갈등으로 흘러갔습니다. 여군 지휘관에 의한 얼차려 도중 남성 훈련병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30 남성의 분노는 극에 달했는데요. 취업 경쟁의 한복판인 20대 한창 나이에 병역 의무를 감수해야 하는 징병제 현실에 대한 남성들의 분노·울분·좌절이 터져나온 겁니다. 이 와중에, 세상에, 여초 커뮤니티에서 '군대 문제는 남자들끼리 문제니까 알아서 하라'는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극단적 성향의 여초 커뮤니티인 '워마드(WOMAD)'에서는 훈련병 빈소 사진까지 첨부하며 사망을 조롱하는, 반인륜적인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습니다. 소식을 다룬 뉴스의 댓글 창은 또 한 번 전쟁터가 됐지요. 물론 이같은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남성들의 군 복무 처우 등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요인들이 개선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에서 병사 급여는 대폭 올랐으며, 영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변화가 뒤따랐지요. 여성의 주요 불만인 출산과 독박육아 문제에 대해서도 각종 지원금 지급, 출산 휴가 연장 등 정부와 기업의 정책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심화되는 갈등을 달랠 수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젠더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전히 "성평등이라더니 군대는 왜 우리만 가야 하는가", "성평등이라더니 왜 우리는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돼야만 하는가'" 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따르는 '사회적 인정'과 '존중'이 사라진 한국 사회, 풀어 갈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사회의 존속 여부는 '젠더 갈등 해소' 유무에 달렸다" 지난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 출범한 '청년젠더공감 특별위원회(이하 젠더특위)'가 공개한 청년층 젠더갈등 현황 및 분석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68%)가 우리 사회에서 젠더갈등이 심각하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청년층이 생각하는 젠더갈등의 핵심 문제는 '성평등 수준에 대한 남녀간 인식 차이'와 '온라인 상 과도한 혐오표현'이 꼽혔고요. 또 20대 여성과 남성은 기성세대 등 다른 세대보다 더욱 남녀 차별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며 성별 커뮤니티(일베, 워마드 등)의 극단적 남녀 혐오 기반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은 젠더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물론 젠더 갈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회는 없습니다. 현대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여성들은 교육 기회 확대를 기반으로 사회적 참여와 진출이 넓어지는 수순을 거치게 됐고 이는 자연스레 남녀 간의 갈등을 유발시켰습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1970년대만 해도 남성을 100으로 볼 때 여성은 80%만 대학교육을 받았습니다. 석박사는 50%에 불과했고요. 그러나 2019년에 이르러 학부는 여성이 140%, 석박사는 150%가 됩니다. 배움은 여성을 사회의 주체로 나아가게 했고, 반면 남성들은 뒷자리로 밀려났다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젠더 갈등이 정치적 왜곡과 함께 결혼과 출산 문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관점이 다름을 각인한 젊은 세대들은 결혼과 가정에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게 되며 향후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는데요. 사회의 존속 여부는 젊은 세대들의 젠더 갈등 해소 유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그렇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가장 중요한 젠더 갈등 해소책으로, 상대 성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종의 '과잉 일반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여자는 다 그래, 남자는 다 그래" 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남성과 여성이 상대를 굴복 시켜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면서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지요. 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손숙미 명예교수는 저서를 통해 페미니즘의 궁극적인 목적이 성평등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라면, 결국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습니다.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인간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그늘진 곳의 여성 혹은 남성을 세심하게 찾아내고 다가가야 한다는 지적이지요. 젠더 갈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잖아요. 어느 러시아 대문호의 말대로, 결국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인간'이 아닐까요?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국가와 개인,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는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는 시점입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11 13:48:18[파이낸셜뉴스] 드론의 공격을 받아 다친 전우를 사살하는 러시아 군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러시아군이 다친 동료를 살해한 것은 러시아 군대 내부에 만연한 '잔인한 문화'를 부각시킨다고 전쟁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23일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에는 러시아군 몇 명이 대피하던 중 한 군인이 드론의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이 군인은 자기를 뒤따라오던 동료 군인을 향해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고, 동료 군인은 곧바로 그의 머리를 총으로 쐈다. 게시자는 "동료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 군인이 드론에 부상을 입은 군인의 머리를 총으로 쐈다"면서 이 사건이 일어난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지만 따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상의 출처도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미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해당 영상에 대해 "러시아군대 내 만연한 잔혹함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ISW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사이에서 동료 병사들을 고의로 사살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2022년 러시아군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연속 패배를 당한 후 탱크로 지휘관을 덮친 사건을 들었다. ISW 전문가들은 "프래깅(Fragging·고의적 아군 살상)은 군대의 기강이 극도로 열악하고, 전술 지휘관과 부하들 사이 단절이 있으며, 인간 생명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27 06:5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