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이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에 무기를 전달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증거를 공개했다. 동시에 바그너그룹을 국제적인 범죄조직으로 지정하고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최근 북한 관리들이 바그너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것을 거짓으로 부인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에서 찍은 2장의 위성 사진을 공개하고 "이 이미지는 5개의 러시아 기차 차량이 지난해 11월 18일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다음 날인 11월 19일 이 열차 차량에 컨테이너를 적재했으며 이 열차는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커비는 "우리는 바그너 그룹에 전달된 무기 규모가 우크라 전장에서의 역학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우리는 바그너 그룹이 계속해서 북한의 무기 시스템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바그너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기업으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사실상 용병으로 전선에 참여했다. 커비는 현재 바그너가 우크라에서 1만명의 계약자와 교도소에서 모집한 4만명의 죄수를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바그너그룹이 매달 약 1억달러(약 1238억원)를 우크라 전선에서 쓰고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은 지난달 북한이 러시아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비난했으며 북한은 러시아를 돕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커비는 "북한의 무기 이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오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전문가 패널에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북한을 제재할 것이냐는 질문에 "특정 제재에 대해서는 현재 말할 게 없으며 우리가 대북 제재위 전문가 패널에 이 사안을 가져간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에서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것"이라면서 "만약 유엔 내에서 (제제 사안으로) 판단될 경우 추가 제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커비는 이날 바그너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지정한다고 알렸다. 미국은 앞서 2017년부터 바그너그룹을 제재하기 시작했으며 이번 조치로 추가 제재에 나설 계획이다. 커비는 "이번 지정에 따라 다음주에 바그너그룹 및 다수 대륙에 있는 관련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한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 동부의 바흐무트와 솔레다르가 광산지역이고 다수의 바그너 병력이 투입되었다고 설명했다. 커비는 바그너가 이번 침공에서 조직의 이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채굴권 등을 추구하는 프리고진의 방식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1-21 10:27:08[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이 북한과 러시아 용병업체와의 무기 거래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의소비(VOA) 방송 등 미 언론은 백악관이 북한이 지난달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 조정관 존 커비는 브리핑에서 와그너측이 북한에 관련 무기 대금을 지불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무기 규모 거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무기 공급업체를 전 세계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북한의 무기 제공 규모로는 “우크라이나 전장의 역학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커비는 와그너 그룹 소속 용병 약 5만명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싸우고 있으며 이중 4만명은 수감자 출신들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더 많은 군사 장비를 전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히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의 추가 무기 거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 움직임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해왔으나 무기 이전이 완료된 것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대북 제재를 결의한 유엔 안보리의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제공한 것에 대해 “비열하다”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산 무기를 구매하는 것이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와 전략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12-23 09:34:18[파이낸셜뉴스] 사진 한장 때문에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이 우크라이나의 폭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친러시아 성향의 기자가 기지를 방문하면서 촬영한 사진에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이 기지의 정확한 주소가 노출됐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세르히 헤이데이 루한스크 주지사와 일부 친러시아 성향의 기자들이 포파스나에 위치한 바그너그룹의 본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상자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텔레그램에는 공격을 당한 바그너그룹 본부의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헤이데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기자 덕분에 행방이 확인된 적 본부를 공격했다"고 썼다. 포파스나는 수개월간의 격렬한 전투 끝에 현재 러시아군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으로, 푸틴의 최측근 중 한사람으로 꼽히는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스페츠나츠 지휘관 출신인 드미트리 우트킨이 설립했다. 크렘린은 바그너그룹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 정보기관은 바그너그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러시아군대를 오랜 시간 도와왔고 다수의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가 바그너그룹 기지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친러시아 성향인 기자의 활약 덕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 언론인 세르게이 스레다는 지난 8일 텔레그램에 바그너 본부를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용병들과 찍은 사진의 한 모퉁이에는 '포파스나 미로노브스카야 12번지'라는 주소가 그대로 노출됐다. 이 게시물은 나중에 삭제됐지만 이미 SNS 상에는 이를 캡쳐한 사진이 떠돌았다. 바그너그룹의 오너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생사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스레다 기자가 지난 8일 바그너그룹 기지를 방문한 사진에는 예브게니로 보이는 인물과 악수를 하는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공격 당시 예브게니가 기지에 머물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8-16 07:57:19[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이근 전 해군 대위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훈련 기지를 공습해 외국 용병 약 18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서다. 13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장거리 정밀무기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스타리치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교육센터와 야보리우 훈련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공습 결과 최대 180명의 용병과 대규모 외국 무기들이 제거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로 오는 외국 용병 제거는 계속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전투 지역 파견을 앞둔 외국 용병들의 훈련 및 편성 센터,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무기와 군사장비들이 해당 기지에 배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보리우 훈련장은 폴란드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북서쪽으로 40㎞, 폴란드 국경에서 20㎞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훈련장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군인들이 훈련을 실시한 곳이기도 하다. 한편, 현재 이근 전 대위의 인스타 등 SNS가 며칠째 업로드가 없다. 또 그가 사망했다는 '가짜 뉴스'도 퍼졌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이근 살아있나' '이근 부상이거나 사망일 확률이 높다' 등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3-14 08:04:09[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열흘이 지난 러시아가 전세를 바꾸기 위해 약 1000명의 용병을 전선에 투입할 전망이다. 러시아군은 새로 투입하는 용병들이 사기 저하로 진격이 더딘 정규군을 보강할 수 있다고 기대중이다. 미국 CNN은 4일(현지시간) 서방 정부의 정보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며칠에서 몇 주 내에 최대 1000명의 용병을 우크라이나에 추가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러시아 정규군의 심각한 전투력 상실을 지적하며 러시아군이 맥빠진 정규군을 보강하기 위해 용병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장소에서 러시아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한 징후를 일부 목격했다"며 "용병이 고용된 몇몇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용병들이 큰 활약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관계자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용병들이 우크라이나인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해 실적이 저조했다고 보고 있으며, 지난달 말 기준 용병 200명가량이 이미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미국과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폭격을 강화하고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폭격해 항복을 끌어내는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굉장히 조잡한 접근"이라며 "더 무거운 무기는 무게뿐만 아니라 피해 측면에서도 더 무거우며, 훨씬 덜 차별적"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관리들은 앞서 러시아군 전략이 군사적 목표에서 민간인으로 바뀌고 있으며, 인구 밀집 지역에 더 많은 공격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고통받을 것이며, 더 많은 파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군은 더 무거운 무기를 가져와 우크라이나 전체에 공격을 계속 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3-05 15:01:15[파이낸셜뉴스]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진격에 정체를 보이는 듯 예상 밖의 난항을 겪자, 용병을 최대 1000명까지 추가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CNN은 미국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며칠에서 몇 주 내 용명 1000명을 우크라이나에 추가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침공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용병들이 기수 부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투입된 러시아 측 용병이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 말 기준 용병 200명가량이 전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미국정부 관계자는 "일부 장소에서 러시아 측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한 징후를 일부 목격했다"며 "용병이 고용된 징후를 다수 포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10일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군수물자의 보급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인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키이우로 진격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2-03-05 14:52:56[파이낸셜뉴스] 지난달부터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을 수용하고 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부 전문가는 루카셴코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공허한 협박을 꺼냈다고 지적했으나 최근 다른 발언들을 감안하면 그저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루카셴코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푸틴의 최측근이자 러시아와 국가 통합을 준비 중인 루카셴코는 현재 벨라루스에 머무는 바그너그룹을 언급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반란 이후 푸틴과 합의 하에 벨라루스로 망명했으며 그를 따르는 바그너그룹 병사들도 함께 이동했다. 루카셴코는 푸틴과 만난 자리에서 “바그너그룹 사람들이 우리에게 서쪽(폴란드)로 가고 싶다며 성가시게 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가려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저 바르샤바(수도)나 제슈프 관광이나 할 생각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제슈프는 폴란드 남동부에 위치한 군사 허브도시로 우크라이나로 가는 군수 지원품이 지난다. 루카셴코는 바그너그룹이 지난 5월 격전 끝에 우크라 동부 바흐무트를 점령한 것을 지적하며 “바그너그룹은 원한을 품고 있다. 당시 (우크라) 군사 장비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루카셴코는 “기존의 합의대로 바그너그룹을 벨라루스에 붙잡아 두겠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이며 나토는 헌장 5조에 따라 특정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모든 회원국이 함께 참전한다. 미 미시간대학의 자베드 알리 국제 정책·외교 교수는 루카셴코의 발언에 대해 “공허한 협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바그너그룹이 폴란드를 공격하면 곧장 나토 헌장 5조가 발동되어 괴멸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리는 “푸틴은 우크라 침공 가운데 각종 협박을 던지고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며 “루카셴코의 발언 역시 푸틴의 협박성 발언과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푸틴은 지난 21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서 "폴란드는 우크라 전쟁에 직접 개입해 그들이 믿는 역사적 영토인 우크라 서부 지역을 되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어떤 공격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폴란드를 향한 러시아의 위협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러시아 하원의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6일 러시아 매체에 출연해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군을 훈련하러 벨라루스로 간 것은 명확하지만, 실제로 그것만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바우키 회랑도 있다"고 주장했다. 수바우키 회랑은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사이에 약 100km 너비의 좁은 틈이다. 해당 지역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국경이기도 하다. 만약 러시아가 수바우키 회랑을 틀어막으면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발트 3국이 나머지 나토 국가들과 분리된다. 카르타폴로프는 "유사시 우리는 수바우키 회랑을 긴급히 필요로 할 것"이라며 해당 지역을 신속하게 점령할 수 있는 병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 정부는 지난 15일 벨라루스 국경에 1000명의 병력과 200대의 군용차량을 확대 배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독립 영자지 모스크바타임스는 지난 19일 바그너그룹 관계자를 인용해 약 1만명의 바그너그룹 병사들이 벨라루스 인근에 배치될 것이며 다른 약 1만5000명의 병사들이 현재 휴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7-24 09:04:38발발 900일을 넘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일로다. 개전 3년차를 맞으며 교착상태였던 전쟁이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침공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한때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휴전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26일 외신 등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격화된 것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너머 공격을 시작하면서다.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발발 후 빼앗긴 영토 수복에만 군사력을 집중했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를 처음으로 침투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언론을 통해 제기됐던 물밑 휴전협상은 이번 공격으로 사실상 '시계제로' 상태가 됐다. 우크라이나의 기습공격에 당황한 듯 보였던 러시아도 즉각 공격의 강도를 높이며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적은 합당한 대응을 받고, 우리가 직면한 목표는 달성될 것"이라는 강력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벨고로드, 브랸스크 등 우크라이나군 위협을 받는 접경지 3곳에 작전사령부를 설치했으며 연방국과 우방국에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고 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국가인 체첸공화국을 지난 20일 깜짝 방문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파병을 앞두고 있는 자원병을 격려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체첸군의 충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의 대표 우방국인 벨라루스도 국경지역에 군사력을 집중 배치하며 우크라이나 압박에 나섰다. 이에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25일 벨라루스가 훈련을 가장해 우크라이나 북부와 접한 국경을 따라 상당수 병력과 무기를 증강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국경에서 30㎞ 이내에 있는 고멜 인근에 탱크와 포병,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방공시스템 등 무기와 특수작전부대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무부는 이 지역에서 전직 바그너그룹 용병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자국 영토를 통할 수 있도록 간접 지원했지만, 직접 군사력을 투입한 적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인도의 역할이 향후 러·우 전쟁 종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평화협상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은 모디 총리는 "인도는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에 적극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인도)는 확고한 신념으로 전쟁을 멀리해왔다. 그렇다고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도는 지난 6월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정상회의에 대표단은 파견했으나, 당사국인 러시아가 초청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동성명엔 참여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11월 개최를 목표로 2차 평화정상회의를 준비 중인데, 이번엔 러시아도 초청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가 러·우 전쟁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수많은 무고한 가족을 파괴한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를 희생하지 않고 우리 국민들 희생하지 않는, 그런 계획이 있다면 찬성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실제 휴전 종전협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8-26 18:09:27[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나흘째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군 차량과 주택들이 불에 타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되는 등 러시아 측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군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공급망의 핵심 기지 한곳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 두 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핵심 가스 운송 지점 확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이날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핵심 러시아 인프라 한 곳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날로 나흘째에 접어든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최대 규모 공격이다. 10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름 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합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우크라이나 군이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수드자 가스 측정소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수드자 가스 측정소는 유럽으로 러시아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핵심 설비다. 우크라이나 61기계화여단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드자가 우크라이나 군의 완전한 통제 하에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동부 전선 힘 빼기 우크라이나 정부 자문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 본토 공격은 동부에 집중돼 있는 러시아 병력을 분산시키고, 러시아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미래에 협상에 나설 때 우위에 서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는 1000km 넘게 펼쳐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최근 수개월 우세를 보이며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서자 러시아는 당황하고 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와 리페츠크주 두 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크라이나 군과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 국경 내에서 그동안 산발적으로 벌어졌던 우크라이나 민병대, 극우 용병들의 수차례 도발과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최정예 병력 동원 도네츠크 전선에서 고전하던 우크라이나 군은 예상치 못한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한편 러시아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최정예 병력인 기계화 여단과 공중 강습 여단이 동원됐다. 최소 4개 기계화, 공중강습 여단이 이번 러시아 본토 공격에 투입됐다. 동영상에서는 이들이 미국의 차륜형 장갑차 스트라이커와 독일 마르데르 보병 전투차량을 활용해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러시아와 갈등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 공격에는 지원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건을 걸었던 미국과 독일은 한발 물러섰다. 미·독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 보병 전투차량을 러시아 영토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지원 조건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국경 330km 깊숙이 공격 우크라이나 군은 현재 러시아 본토로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8일 우크라이나 군이 국경에서 35km까지 진격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진격 지점까지 모든 영토를 장악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드론 공격은 더 깊숙한 곳까지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남서부 리페츠크 주에 우크라이나 드론이 대규모로 출몰해 전력과 군 시설을 타격하고, 주민들은 대비했다. 리페츠크는 쿠르스크 국경에서 약 330km 떨어진 곳이다. 러, 우크라 민간 시설 공격 강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 공격 강화로 보복에 나섰다. 러시아는 9일 우크라이나 동부 코스티얀티니우카 슈퍼마켓과 우체국을 공격했다. 시민 최소 12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역 당국이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10 03:05:00올해 한국을 포함해 최소 60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마다 타국의 선거 개입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서방 매체들은 선거 개입 세력으로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지목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여부와 관련해 "지금 증거를 말할 수는 없지만 물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비밀리에 미국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2016년 '러시아 스캔들'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공모해 트럼프에게 유리한 가짜뉴스 및 선동자료 등을 유포했다는 의혹을 수사했지만 트럼프의 유죄를 증명하지 못했다. 2020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꺾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21년에 러시아 기업 및 기관 등을 무더기로 제재하며 러시아가 2020년에도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에 의한 선거 개입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영국 방송사 채널4는 지난 2018년 보도에서 미국과 러시아 모두 1946~2000년 사이 117차례나 타국의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사망한 러시아 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이끌기 전에 '패트리어트미디어그룹'을 세워 2016년 미 대선 및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일 보도에서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D.C.위클리, 뉴욕뉴스데일리, 시카고크로니클, 마이애미크로니클 등의 언론사 이름을 나열했다. 이어 해당 사이트들이 미국 지역뉴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가 만든 허위 매체라고 설명했다. 물론 러시아는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달 15~17일 대선을 치른 러시아 크렘린궁은 15일 발표에서 미국이 러시아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비밀공작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리는 수년간 이 같은 활동을 경험해왔다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관련 기관들, 정보기관들은 러시아에서 같은 일을 해왔고 여전히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25 18:3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