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한국을 비롯해 제재에 참여한 국가들을 상대로 보복 제재에 나섰다. 러시아는 해당 국가와 무역 등 각종 거래를 금지하는 한편 빚도 갚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일부 외국과 국제기구의 비우호적인 행동'에 대응해 보복 제재 성격의 특별 경제조치 적용에 관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법률 공시 사이트에 게시된 대통령령을 살펴보면 "(러시아) 연방국가기관과 지방정부 기관, 러시아의 법적 관할하에 있는 기구와 개인은 특별경제 조치의 대상(제재 대상)이 되는 (외국) 법인 및 개인 또 그들의 통제하에 있는 기구들과 통상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비롯한 (모든) 거래를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대통령령에는 "제재 대상과 체결한 거래와 관련해 미이행 혹은 부분적 이행 단계에 있는 의무의 이행을 금지하며, 제재 대상이 이익수혜자가 되는 금융 거래도 금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동시에 "제재 대상을 위해 공급될 수 있는 러시아제 생산품과 채굴 원료의 국외 반출도 금지한다"는 구절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이번 조치로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행동을 했던 국가의 기업 및 개인과 통상·금융 거래를 금지하고 러시아산 상품과 원자재 수출 역시 막을 예정이다. 빚을 갚는 등 제재 대상에 이행해야 할 의무도 포기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러시아와 러시아인·법인의 재산권을 불법적으로 박탈하고 제한하는 미국 및 해외국과 국제기관의 비우호적이고 국제법에 반하는 행동과 관련해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앞서 지난 3월 7일 정부령을 통해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 미국, 영국, 호주, 일본,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48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푸틴은 이번 서명과 동시에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10일 안에 제재 대상 명단을 확정하라고 지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5-03 21:24:03[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외무부가 우크라이나 갈등에 따른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보복하겠다고 예고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 인력을 빼내기 시작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날 공개된 미 정부의 제재를 비난했다. 외무부는 미국이 벌써 101번째 대(對) 러시아 제재를 내놨다며 "이는 러시아의 (정책)노선을 바꾸려는 미국의 끊임없는 시도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제재 압박이 러시아의 국익 수호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에 신중하면서도 강력한 대응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무부는 보복 제재가 반드시 대칭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미국 측에 민감한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외교정책에는 공갈, 협박, 위협만이 남아 있지만 러시아는 상호 존중과 평등의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지역에 평화 유지군 파병을 발표한 것이 “침공의 시작”이라고 규탄했다. 같은날 미 재무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국방 부문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프롬스비아즈은행(PSB) 및 이들의 자회사 42곳에 제재를 발표했다. 한편 23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공관 직원들이 대피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러시아 외무부는 "외교관들이 여러 차례 공격 대상이 됐다"면서 서둘러 안전 보장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2-23 23:32:59유럽연합(EU)이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신규제재에 돌입할 경우,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손잡고 있는 유럽의 에너지기업 등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에너지업체를 포함안 유럽 기업들이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대상이 될 경우, EU의 대응책에 대한 긴급 검토를 촉구했다. FT가 입수·공개한 오는 26일 열리는 EU 집행위원회 회의 준비 메모에 따르면, "이번 미국의 대러 제재가 EU의 우려를 고려하지 않고 채택되는 경우, EU는 수일 내로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알려졌다. 이 메모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제재가 EU의 이익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개적 또는 서면을 통한 보증'을 받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돼 있다. 또다른 옵션으로는 미국의 제재가 유럽에서 효력이 인정되거나 집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법을 이용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준수 보복 조치를 통해 보복을 준비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행보는 러시아 관련 프로젝트에 유럽 에너지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독일간 천연가스 해저 파이프라인인 '노드 스트림 2'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EU는 이번 미국의 러시아 제재 법안이 단지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닌 유럽 전체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주장할 계획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의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작업 뿐만 아니라 카스피해 지역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이집트 연안의 가스전 개발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의 철도, 금융, 조선, 채굴 등 러시아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대다수의 유럽 기업들에게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포함돼 있다. 이번 메모는 미국의 경제 위협에 대한 EU의 불만 표출이기도 하다는 것이 FT의 평가다. 융커 위원장은 이달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산 철강에 대해 보복관세를 매길 경우, 신속히 보복할 것임을 미국에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지난주말 미국 하원은 오는 25일 러시아 뿐만 아니라 이란과 북한에 대한 제재방침을 담고 있는 이 법안에 대해 투표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법안이 지난해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으로 인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새로운 러시아 제재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 법안에 사인할 것임을 예상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ABC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이같은 제재를 하는 것에 지지하고 있다"며 "하원 및 상원과 협력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변화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17-07-24 15:30:02【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에 대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주 발표될 제재안에 러시아에 대한 경제재제, 외교적 비난, 사이버 보복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시아가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를 미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등을 해킹했다는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의 결론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러시아 정부의 미 선거 개입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발동한 행정명령을 근거로 러시아에 보복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 행정명령은 전기시설이나 교통망처럼 중요한 국가 기능과 관련된 컴퓨터시스템에 해를 끼치거나 상업비밀을 사이버상에서 훔쳐 이득을 얻는 이들에게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미국의 국가안보와 금융안정을 위협한 사이버 행위에 관련된 외국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들과의 상업적 거래를 차단하며 이들의 미국 입국도 막을 수 있다. 다만 이 명령이 선거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해킹에도 적용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내부적으로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 선거시스템을 중요한 인프라로 보기 힘들며 선거시스템에 대한 해킹은 상업비밀 절취에 해당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선거 시스템이 미 국토안보부가 지정한 16개 주요 인프라 중 하나인 '정부 시설'에 해당된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하거나 러시아를 겨냥한 또다른 행정명령을 활용함으로써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WP는 "제재는 특효약이 아니다"라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조치가 의미있는 효과를 낼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미 러시아에 많은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WP는 "제재 위협은 다른 조치들과 잘 조합을 이루면 향후 억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해킹에 대응해 미 정부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이버 상에서 상업적 스파이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sjmary@fnnews.com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6-12-28 15:30:59현대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무기한 가동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던 현대차는 9일 재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긴급히 수정했다. 현지 사태가 그만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행 주요 선사들 운항은 전격 중단됐고 하늘길도 이미 막혔다. 부품 조달이 안 돼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가 우리 기업으로 뻗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현대차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도 아슬아슬하다. 아직은 재고가 견딜 만한 수준이라고는 하나 동나는 건 시간문제다. 서방 제재는 다시 러시아의 맞불 제재를 불러오고 그 사이에 낀 우리 기업 신세는 더 악화일로다. 러시아는 이미 미국, 영국, 일본,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러시아는 이들 국가의 대외 채무는 루블화로 지급 가능하다는 내용을 정부령으로 발표했다. 가치가 폭락한 루블화로 수출대금을 받을 경우 피해가 막심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러 중기 수출업체들의 고통은 여러 종류다. 수출대금 송금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결제와 관련해 아예 현지와 연락이 안 된다는 피해도 상당하다. 선박 봉쇄로 수출물품이 바다 위에 떠 있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 경제는 지금 디폴트로 치닫는 상황이다. 피치는 지난 8일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불과 6일 만에 12단계 강등해 '부도직전'으로 평가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르면 내달 15일 러시아 디폴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실화될 경우 수출대금을 못 받아 유동성 위기로 도산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 러시아 사태는 이미 서방과 러시아의 경제전쟁으로 비화됐다. 러시아 편을 든 중국 기업은 아예 문을 닫게 하겠다는 미국 상무장관의 경고도 나왔다. 미·러 갈등에 미·중 패권싸움까지 가중되는 형국이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는 러시아의 또 다른 반격을 불러올 수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은 이제 시작이다. 기업들은 사업계획을 전면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기업들의 여러 어려움들을 정부는 세심하게 모니터링해주기 바란다. 자금이나 물류 지원 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임기 말 현 정부가 마지막까지 힘을 내줘야 한다.
2022-03-10 18:48:39[파이낸셜뉴스] SGA솔루션즈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한국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 사실에 사이버 공격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오전 9시 53분 현재 SGA솔루션즈는 전날보다 8.17% 오른 1390원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주요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러시아 경제재제에 동참하는 서방 국가와 민간 기업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역시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만큼 러시아발 '사이버 냉전'에 휘말릴 수 있다며 만반의 대비를 갖출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이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FBI(연방수사국)는 러시아가 미국 기업과 지방 정부를 겨냥한 대규모 랜섬웨어(Ransomware) 공격을 곧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SGA솔루션즈는 보안운영체제(Secure OS)를 기반으로 한 서버보안, 전자서명(PKI)을 기반으로 한 응용 보안, 엔드포인트 보안의 정보보안 사업과 모토로라솔루션 무전솔루션 판매를 통한 물리보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 이통사와 함께 차세대 인증 수단인 FIDO 인증 플랫폼을 개발하고, 인증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통합인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2-02-25 09:53:47[파이낸셜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했지만 이란은 자제력을 발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에 대해 미국과 직접 대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이 지역에서 한 일과 이란에서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을 통해 시도한 것은 우리를 지역 전쟁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자제력을 발휘했지만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특정 방법으로 우리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 7월31일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수도 테헤란을 찾았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에 암살당하자 보복을 공언했다. 하지만 아직 직접적인 실행은 없었다. 대신 이란의 '대리세력'인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015년 JCPOA의 복원을 위해 미국과 직접 대화에 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이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준다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적대적이지 않으며, 미국은 실제로 선의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에 대한 적대 정책을 끝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인들과도 형제"라고 덧붙였다. JCPOA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협약으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일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집권 후인 2018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되돌렸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대선 당시 서방과 협상으로 제재를 풀어내 경제난을 해결하겠다고 공약했고, 과거 JCPOA 타결의 주역 중 한 명인 압바스 아락치를 외무장관으로 기용해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생긴 상태다. 그는 이란의 대외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가입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09-17 16:14:57[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 세계 원자력 발전 붐에 찬물을 끼얹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석유·가스 수출을 통제하며 서방을 압박했던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원전 가동 연료인 우라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소재인 니켈 수출 제한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정부 화상회의에서 우라늄 등 광물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서방이 러시아와 동맹국들을 제재하자 이에 맞서 보복하겠다는 것이다. 푸틴은 "러시아가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일부 종류의 재화를 잘 봐야 한다"면서 "어쩌면 우라늄, 티타늄, 니켈 같은 특정 광물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기후 위기에 대응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으로 다시 회귀하면서 제2의 원전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전 가동에 필요한 우라늄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농축 우라늄 수출을 제한하면 이는 미 동맹국들의 원자력 발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우라늄 광산 비중이 5%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전 세계 우라늄 농축 설비의 약 3분의1은 러시아에 있다. 상당수 서방 원전 업체들은 러시아와 장기 계약을 맺고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고 있다. 푸틴은 수출 제한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일부 수입 제한을 겪고 있다"면서 "따라서 아마도 우리 역시 우리 스스로 (수출에) 특정한 제한을 두는 것을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는 등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는 중국과 이란 등 동맹들을 제재한 것이 그 발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BMO 캐피털마켓츠의 금속 애널리스트 콜린 해밀턴은 러시아가 우라늄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 특히 큰 고통을 유발할 것이라면서 "우라늄 업계가 그동안 우려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큰 타격이 없겠지만 미 동맹국들에 그 불똥이 튈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을 금지했지만 동맹국들의 기존 수입 계약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한편 러시아가 농축 우라늄 수출을 제한하게 되면 남은 물량은 대신 중국으로 갈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12 03:25:10[파이낸셜뉴스] 중국이 서방의 반도체 장비 제재에 맞서 반도체 재료 수출을 통제한 지 약 1년이 지난 가운데 주요 재료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었다. 시장에서는 다른 생산자들이 중국의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시장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면서 반도체 업계 내 공급 차질 공포가 커지고 있다. 갈륨·저마늄 시세, 中 수출 통제로 2배 가까이 뛰어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아르거스를 인용해 갈륨과 저마늄의 가격이 중국의 수출 감소로 인해 급등했다고 전했다. 갈륨 가격은 유럽 주요 공항의 수입 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8월에 kg당 350달러(약 46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 550달러를 넘더니 현재는 약 530달러(약 7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저마늄 가격 역시 같은 조건으로 지난해 8월 kg당 1400달러 근처에서 거래되었지만 이달 들어 2600달러(약 346만원)를 넘어섰다. 갈륨과 저마늄은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17종의 금속 원소(희토류)의 일종으로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특히 갈륨과 암모니아 화합물인 질화갈륨(GaN)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 웨이퍼의 원료로 쓰인다. 갈륨과 비소를 합한 갈륨비소(GaAs) 또한 발광다이오드(LED) 및 반도체 제작에 필요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의하면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 갈륨의 98%, 저마늄의 68%가 중국에서 생산되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7월 3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같은해 8월 1일부터 갈륨과 저마늄을 포함하여 관련 화합물 등 30개 품목을 해외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방 언론들은 미국이 2022년 10월부터 첨단 반도체 및 생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막았고 네덜란드와 일본도 제재에 동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수출 통제가 이에 대한 보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갈륨 및 저마늄 수출은 허가제 도입 이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각각 28t, 27.873t이었지만 같은해 하반기에는 각각 16t, 18.416t으로 급감했다. FT는 현재 중국에서 수출 허가를 받으려면 30~80일을 기다려야 하며, 중국 정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의 장기 계약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中 자원 무기화 가속...서방에 경고 캐나다의 금속 중개사 스트래티지메탈인베스트먼트의 테런스 벨 매니저는 “중국은 요즘 저마늄 수출 계약을 아예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다른 서방 금속 무역 중개사 관계자는 “만약 중국이 올해 상반기에 했던 것처럼 갈륨 수출을 줄인다면, 우리는 재고를 소진한 다음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금속 중개 업체 트라디엄의 얀 기스 선임 매니저는 수출 통제 이후 “우리가 예전에 샀던 것의 일부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마늄의 경우 중국 내부에서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가격이 더 올랐다고 지적했다. 아르거스에 의하면 중국 내에서 거래되는 저마늄 가격도 지난해 8월 kg당 1400달러에서 이달 약 2200달러까지 올랐다. 중국 컨설팅 기업 트리비움차이나의 코리 콤브 부국장은 중국이 수출 통제를 통해 미국 주도의 중국 기업 제재에 보복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중국 정부가 수출 통제로 중국의 핵심 육성 목표인 친환경 에너지 및 첨단 전자 산업용 재료를 비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2차 전지의 핵심 재료인 흑연에 수출 통제를 가했고 이달에도 배터리와 태양광 장비에 쓰이는 금속인 안티몬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갈륨·저마늄 수출 통제 직후,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갈륨 및 저마늄 생산국인 이유는 해당 자원이 가장 많이 묻혀있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싸게 만들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으로 세계 갈륨 생산량의 1.8%는 러시아와 한국, 일본에서 나오고 있으며 저마늄의 경우 캐나다의 텍리소스, 미국의 인듐코퍼레이션이 생산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의 마리나 장 조교수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들이 독립적인 갈륨·저마늄을 공급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200억달러(약 26조608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발표에서 "갈륨·저마늄 정제 기술과 시설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으며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불가피한 환경오염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27 10:20:31[파이낸셜뉴스] 약 2년 전만 해도 이란과 경제제재 해제를 논의했던 미국이 지난달 출범한 이란의 새 정부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공격에 나설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지는 않겠지만 가만히 있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미국은 이란에게 만약 이스라엘을 상대로 중대한 보복 공격을 가할 경우 대규모 확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새로 출범한 이란 정부에게 보복 공격을 강행할 경우 이란 경제와 안정성에 중대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메시지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메시지에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의도는 없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미국은 해당 메시지를 이란 정부에 직접 전달하는 한편 다른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도 전달했다. 같은날 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맞이할 결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며 이란의 경제적 타격을 언급했다. 이어 "이란이 나아갈 수 있는 더 나은 길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비롯해 헤즈볼라, 이란 및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조직과 전투중인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다수 사망하자 공세를 강화했다. 이스라엘은 같은달 30일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폭격으로 제거했다. 같은날 이란에 머물다가 폭사한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스라엘이 암살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이란 등 저항의 축 조직들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 CNN은 7일 익명의 관계자 2명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이란의 의도와 독립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이란보다 빠르게 세우고 있다며 앞으로 며칠 안에 실행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은 일부 계획을 수립했지만 아직 전체 계획을 완성하지는 못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취임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해 이란과 협상을 시작했다. 앞서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를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18년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바이든의 복원 협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실상 답보 상태다. 지난달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중도 및 온건파로 알려졌으며 대선 기간에 이란 핵합의 복원을 공약으로 걸었다. 그는 지난달 12일 현지 언론 기고문에서 미국의 압박에 반응하지 않겠지만 동시에 핵무기를 추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이란의 반(反)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페제시키안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이스라엘 보복 자제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의하면 페제시키안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자신의 대통령 지위가 훼손되는 동시에 이란의 경제가 파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09 09: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