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리야 카사트키나(15위)가 러시아 국적을 버리고 호주 국적을 취득한 후, 우크라이나 선수와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단식 2회전에서 카사트키나는 마르타 코스튜크(27위·우크라이나)와 맞붙었다. 코스튜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 선수와의 경기 후 악수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코스튜크는 2-0(6-4 6-2)으로 승리한 후, 네트 앞으로 다가가 카사트키나와 손을 맞잡았다. 이는 카사트키나가 올해 3월 러시아 대신 호주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코스튜크는 경기 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와는 악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를 침략자라고 부르고, 진실을 얘기하며 행동하는 사람은 존경해야 한다"며 카사트키나의 국적 변경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카사트키나는 국적 변경 이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코스튜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평소 존경하는 선수와 악수하게 돼 기쁘다"며 "조용히 있는 것이 더 쉬운 선택일 때도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과 뜻을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카사트키나가 국적 변경 후 우크라이나 선수를 상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사트키나는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5-10 16:55:22[파이낸셜뉴스]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단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을 시작했다. 종전을 향해 세 국가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직접 대면하지 않고, 미국이 양측 협상장을 오가며 '셔틀 외교'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는 "30일간의 휴전을 성사시켜 그 기간 동안 영구적인 휴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끄는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은 이날 "의제에는 에너지 시설과 중요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제안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하고 있다. 다음날인 24일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회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추가 논의도 진행될 수 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과 19일 각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에너지 인프라 등 공격 중단 30일 휴전안'을 얻어냈다. 이 회담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회담에선 양측이 예고했던 대로 흑해 해상 휴전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흑해 해상 휴전은 우크라이나 농산물·비료의 해상 수출 통로를 열었던 이른바 '흑해 곡물 협정'을 부활시킨다는 의미를 갖는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3-24 05:57:59"트럼프의 폭주 뒤에 경제적 이해 타산이 숨어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을 서두르면서 자신의 구상에 반하거나, 거슬리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짓밟고 비난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임기 중 종전의 열매를 거두고, 러시아와 경제적·전략적 협력을 통해 과실을 손에 넣겠다는 자세이다. 이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난을 삼가한 채 국제사회 복귀라는 선물을 안기며 대등한 파트너로서 대하며 협력에 속도를 높였다. 반면 이에 제동을 거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서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선거도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비난하더니 19일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도를 높인 경고를 던지며 공격했다. 자신의 구상에 발목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18일 회담이 주 의제인 종전 문제와 별도로 경협 등 미러 현안을 광범위하고 심도있게 협의했다는 점은 경협 등 전후 구상을 빠르게 실현해 나가겠다는 트럼프의 조급함과 욕심이 실려있다. 첫 대화에서 종전이란 의제에 집중하기 보다, 경협 등 미러 현안에 큰 비중을 둔 점은 트럼프의 의도를 읽게 한다. 푸틴 대통령도 19일 회담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우리(미러)는 경제, 글로벌 에너지시장 내 공동 사업, 우주 등의 문제도 갖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회담에서 논의됐다"라고 말한 것도 양국의 의도와 목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푸틴은 미국이 세계 에너지시장의 가격 안정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장관도 18일 지정학·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와 협력할 수 있는 멋진(incredible)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대러 협력의 진전 상황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가 윤곽을 잡기도 전에 경협 등 미러 현안에 대한 구상에 더 전념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18일 회담 직후, "양국이 에너지, 우주탐사 등을 포함한 경제 협력을 재개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종전 회담 보다 실리를 위한 양자 회담을 우선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2-20 18:34:01러시아 출신 펜싱 사브르 선수와 경기 후 악수를 거부해 유명해진 우크라이나의 올하 하를란이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이 메달이 조국에 기쁨, 희망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를란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접전 끝에 대한민국의 최세빈(전남도청)을 15-14로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이번 동메달은) 정말 특별하다"며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얻은 것은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현재까지도 전쟁을 하고 있다. 그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이긴 후 악수를 거부한 사건 때문이다. 경기 종료 후 스미르노바가 다가가 악수하려 했으나 하를란은 자신의 검을 내민 채 거리를 뒀다. 이후 악수는 하지 않고 경기장을 벗어났다. 그는 규정상 의무로 명시된 악수를 하지 않아 실격됐다. 하지만 이후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세계랭킹 포인트를 딸 기회가 사라졌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출전을 약속했다. 체육계는 하를란의 이번 전쟁 발언이 정치적 표현 범주에 들지 주목한다. IOC는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따로 허가하지 않고 있다. IOC 헌장 50조에 따르면 시위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은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관련 판단이 필요하면, IOC는 그 표현을 살펴보고 그에 맞는 처분을 내린다. 한편 하를란은 앞서 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 은메달을 딴 우크라이나 '국민 검객'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7-30 13:55:58[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4일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와의 대화·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중국을 방문한 쿨레바 장관과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만나 회담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을 하기를 원하고 준비 중"이라며 "당연히 협상은 응당 이성적이고 실질적 의의가 있는 것이어야 하고, 목적은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의 실현에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추진한다면서 이 회의에 러시아 대표단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평화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으로 성사된 회의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달 열린 1차 회의에 러시아는 불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러시아와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쿨레바 장관 언급은 같은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중국이 지난 5월 브라질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치적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여섯 가지 공동인식'에 대해선 "우크라이나는 중국 의견을 중시하고, 중국과 브라질의 여섯 가지 공동 인식을 진지하게 연구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1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이같은 자국 입장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불참했다. 그러면서 중국·브라질의 공동인식에 100여개국이 지지를 보내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대'가 됐다고 주장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4 17:08:52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4일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와의 대화·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중국을 방문한 쿨레바 장관과 중국 남부 광저우에서 만나 회담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을 하기를 원하고 준비 중"이라며 "당연히 협상은 응당 이성적이고 실질적 의의가 있는 것이어야 하고, 목적은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의 실현에 있다"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4 17:00:04[파이낸셜뉴스] 북한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미국에 의해 빚어진 비극"이라고 주장하며 비난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다. 북한은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제공한 데 대해 "유럽 전체를 끝없는 전쟁의 불도가니 속에 몰아넣고 전쟁을 장기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게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北, 북러 무기거래 희석.. 핵강국 지위 과시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우 전쟁과 이-하 전쟁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려 의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국제 사회를 상대로 "북러 무기거래를 대한 관심을 희석·분산시키고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려는 특유의 적반하장식의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에 의한 선전선동술의 일환"이라고 지적하고 "북한 자신의 상대가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핵강국으로서 국제적 지위를 점진적으로 획득하는 회색지대전략의 기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관영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논평에서 "미국의 편견적이며 의도적인 부추김으로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살육전이 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1일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대사의 같은 매체를 통한 담화에서 "에이태큼스가 러시아 종심지역에 대한 타격에 이용될 것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며 핵대국인 러시아에 대한 종심타격은 미국이 제창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의 조기 종결이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 대사는 에이태큼스를 납입한 궁극적인 목적이 "우크라이나를 통한 대리전쟁을 지속해 유럽나라들의 전반적 국력을 소모 약화시켜 미국에 더욱 철저히 의거하게 만드려는 흉심"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2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수치스러운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부, 국방부 장관들이 잇달아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핵 추진 항공모함을 이스라엘 인근에 배치한 것을 두고 "전쟁을 적극적으로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는 점도 지적하고 비난했다. 당시 미국은 결의안 초안에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통신은 미국이 "중동 사태의 악화를 막을 자그마한 기회마저 깡그리 말살했다"며 "이번에도 역시 그 어떤 독자적 사고와 줏대도 없는 열성 옵서버 유럽동맹이 미국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고 미국과 유럽을 싸잡아 비판했다. ■北 러시아의 편서 미국 비난, 러 첨단기술 획득 관련 레버리지 확대 셈법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북한이 이러한 비난에 나선 전략적 셈법에 대해 우선 "북러 무기거래를 대한 관심을 분산시켜 불법거래의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위성사진 등을 통해 북한이 이미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것이 확인된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에 대한 처벌을 단행할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유라시아 전장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것은 자신뿐이 아니라 미국도 그러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풀이했다. 반 센터장은 "최근 북한은 국제적 사안이 사사건건 자신의 입장을 내놓으며 수사적 강압까지 행사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이 핵강국으로서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 북한대사가 관련 발언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러 밀착을 과시하는 성격이 담겨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의 편에서 러시아를 위해 미국을 비난함으로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는 러시아에서 첨단기술을 받아내는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셈법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면 부지불식간에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당사국에서 배제되는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한반도 의제뿐 아니라 국제적 사안에서 주도권을 장악해야 남북관계, 핵문제 해결에서 주도권도 갖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며 "주도권 장악 경쟁에서 전략적 선점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도를 높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0-23 14:32:02[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서방측의 개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크렘린의 일방적인 도발이 계속되던 중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로 대대적으로 침공했다. 언젠가 이번 전쟁 종료 후에 이번 전쟁 발발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 전황에 대해 현대와 후대의 군사전문가와 역사학자, 국제정치학자들의 보다 자세한 분석이 나올 전망이다. 분명한 것은 세계 2위의 군사력 보유국으로 평가받던 러시아가 비교적 단기간에 이번 전쟁을 승리로 종결시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우크라이나가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증거는 ‘속전속결’로 종결하려던 러시아군의 의도와 달리 전쟁은 어느덧 1년 3개월을 넘기며 장기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 그 자체다. 그렇다면 그 결정적인 요인을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다양한 요인 중에서 미국과 서방이 제공한 특정한 지원 무기체계 자체보다 '모자이크전'이라는 새로운 전쟁 수행방식을 꼽고 있다. 이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군사적 측면에서 개략적인 개념을 살펴본다. ■모자이크 유연함과 융통성 장점, 스타링크 위성서비스 우크라이나 군의 GIS 아르타와 결합 위력 발휘 언뜻 비슷해 보이는 퍼즐(Puzzle)과 모자이크(Mosaic)의 차이점은 뭘까? 아귀가 들어맞아야 전체가 완성되는 비교적 복잡한 조형적 형태로 분할된 퍼즐은 정교하지만, 한 조각이 없어지면 그 조각을 찾거나 많은 시간을 들여 정확하게 같은 재질과 두께, 색을 채워 넣어 다시 제작하지 않으면 완료할 수 없으며 전체의 형태가 무너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반면 모자이크는 보다 작은 단순한 형태이면서 본래의 조각을 잃었을 때 꼭 맞는 조각을 찾지 못해도 빠르게 비슷한 크기와 형태, 재질, 색깔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끼워 넣어도 조화롭게 구성되는 한마디로 유연성(Flexible)으로 대변되는 융통성을 장점으로 하는 개념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현재의 퍼즐과 같은 킬체인이 갖는 가장 큰 단점은 고가의 무기체계에 의존해 각 단계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작점인 탐지 단계에서 핵심적인 정찰위성이 무력화될 경우, 킬체인은 아예 시작조차 될 수 없으며, 적으로 식별된 표적을 추적하는 무인정찰기나 조인트스타즈(Joint STARS) 같은 전장 감시통제기가 격추될 경우 추적 단계도 무력화되면서 킬체인은 단절된다. 이렇게 각 단계들을 연결하는 C4I 기능이 무력화되는 경우에도 킬체인은 무력화된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실제로 모자이크전과 유사한 지휘통제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활용하는 ‘GIS 아르타(ARTA)’이다. GIS 아르타는 포병 타격을 조율하는 군용 소프트웨어로 영국 디지털 지형정보회사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인 프로그래머가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전력을 선택하여 곧바로 포병사격을 할당해 주어, 마치 ‘우버(Uber)’ 앱을 연상시킨다고 평가됐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스타링크 위성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은 민간 우주통신서비스를 활용하여 GIS 아르타 등 C4I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의 유무선 통신망과 휴대전화 통신망에 스타링크까지 다양한 군사 및 민간통신망을 MANET(Mobile Ad-Hoc Networking, 이동식 간이형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서로 다른 규격의 통신들을 한데 묶을 수 있었다. ■미국 킬체인 역량이 감소 대체 작전형태로서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 추구 군사전문가들에 의하면 미국은 끊임없이 새로운 전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4차 산업을 전쟁에 적용하는 새로운 전술 이른바 ‘모자이크 전’을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적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4I는 Command, Control, Communications, Computers and Intelligence (명령, 제어, 통신, 컴퓨터 및 정보) 즉 4개 단어의 알파벳 앞 글자에 C, 4개와 I를 더해 C4I라는 약자로 단순화한 것으로 우리나라 용어론 '전술지휘자동화시스템'이다. 이는 현대전과 미래전에 승리를 위한 기본적인 요소로 첨단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네트워크중심전(NCW)에서 C4ISR∙PGM(지휘통제∙통신∙감시정찰∙정밀타격 통합체계)의 통합 전투능력을 보장하고 작전수행을 위한 전시 및 평시 전략·전술 지휘통제·통신 지원시스템을 말한다. C4I가 빛을 발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91년 미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수행한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이었다. 65만 명의 이라크 군에 대항하여 미국을 포함한 35개국이 참전했으며, 병력은 75만 명에 이르렀다. 무려 3천 대 이상의 항공기가 동원되어 43일 동안 10만 소티(sortie. 1회 비행) 이상의 비행을 기록하며 8만8500t의 폭탄을 쏟아부었다. 치열한 전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지상전투는 불과 100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라크 군은 10만여 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반면, 전쟁 전에 2만 명의 사상자를 예상했던 미국은 불과 219명의 사망에 그쳤다. 이는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RMA)’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패권에 꾸준히 도전하면서 국제질서의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과 러시아도 RMA를 실현시키면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미국은 새로운 군사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나 무인체계, 에너지 무기 등 기술적 우위의 무기체계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제3차 상쇄전략(3rd Offset Strategy)이 추진하는 한편 미래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우주와 사이버·전자기파를 새로운 전장영역으로 인식하고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 MDO) 개념을 정립하고 다영역임무부대(Multi-Domain Task Force, MDTF)를 편성하기 시작했다.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의 개념은 2017년을 전후로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은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을 ‘모자이크전’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하여 대내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20년 2월 민간 싱크탱크인 CSBA(Center for Strategic and Budgetary Assessments, 미국 전략 및 예산 평가 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모자이크전을 “인간에 의한 지휘와 기계에 의한 통제를 활용하여, 분산된 아군 전력을 신속하게 구성하거나 재구성함으로써, 아군에게는 적응성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반면 적에게는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가져다주는 전쟁 수행개념”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상황중심(Context-Centric)의 C4I 체계를 구성함으로써 우크라이나군은 제한된 형태로나마 모자이크전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이렇듯 앞으로도 더욱 많은 전쟁에서 모자이크전의 요소가 구현될 것이며, 이를 먼저 구현하는 국가가 승리를 쟁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자이크전이 지금까지 제기된 전장에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전쟁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 및 전술을 구현할 수 있는 개념이라며, 미군은 모자이크전을 통해 승리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이에 따른 워게임 검증과정을 이번 전쟁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인간의 지휘와 인공지능(AI) 등의 기술 결합, 적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 모자이크전의 개념은 가장 최근에 발간된 CSBACenter for Strategic and Budgetary Assessments의 보고서에서 “인간지휘(Human command)-기계통제(Machine Control)를 활용하여 신속한 구성과 재구성이 가능하고 보다 분산된 전력(Disaggregated Force)으로 미군에게는 적응성(Adaptability)과 유연성(Flexibility)을 주는 반면에 적에게는 복잡성(Complex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을 부과하는 전쟁수행 개념”으로 설명했다. 모자이크전은 첫 번째 △신속하게 구성 또는 재구성이 가능한 군사력이다. 기존 군사력은 대규모의 전력을 패키지로 구성해 운용함에 따라 유연성이 제한되며 특히, 고가의 첨단 무기체계의 경우 정교한 통합성으로 인해 오히려 새로운 기술의 접목이나 타 무기체계와의 연동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수반된다. 따라서 기존의 무기체계를 포함, 작은 규모로 분산된 전력을 유연하게 결합하여 지휘관에게 다양한 대안을 제공함으로써 아군의 적응 능력(Adaptability)을 향상시키고, 적에게는 대응의 복잡성을 부과함으로써 의사결정을 지연시킬 것을 강조한다. 두 번째로 △킬체인(Kill Chain)에서 킬웹(Kill Web)으로의 전환이다. 기존 네트워크중심의 킬 체인은 하나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경우 위험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저가의 단일기능과 다수 전력으로 구성된 요소들로 의사결정 중심의 동적인 킬웹을 구성해 높은 수준의 복잡성과 전략적 기동을 통해 작전효과를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하나의 노드가 무력화되더라도 작전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세 번째로 △인간중심의 지휘통제에서 인간지휘-기계통제로의 변화다. 모자이크전에서는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적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계적 능력을 강조한다. 작은 규모의 분산된 전력의 구성과 재구성, 킬웹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같은 기계의 능력을 결합 활용해야 구현이 가능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CSBA 모자이크전과 관련해 의미 있는 워게임 결과를 발표했다. 모자이크팀에서 더 많은 동시다발적 작전 수행 및 복잡성으로 상대의 의사결정 체계를 압도하고, 우군의 인명손실은 적었다. 또한 의사결정 속도를 증가시켜 지휘관 작전적 템포를 보다 신속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군의 발전방향으로 우선 우리 안보환경을 고려한 ‘모자이크전’에 대한 연구와 발전이 필요하다며 제한된 국방재원과 예산을 반영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주변국의 미래전 발전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미래전에 대비해 지·해·공 고유의 영역을 넘어서 전력을 조합할 수 있는 전반적 군 구조를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5-28 16:32:01[파이낸셜뉴스] KT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러시아 현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법인을 철수했다. 다만 러시아에 진출한 법인 전체의 청산은 아니라는게 KT측의 설명이다. 4월 3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러시아 당국에 KT 프리모리예 IDC 법인 청산을 신고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러시아 통신 기업 모바일텔레시스템즈(MTS)와 사업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지 IDC 공동 구축에 합의했다. KT는 같은 해 5월 러시아 연해주에 IDC 사업을 담당할 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약 1년 만에 청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KT 측은 “다양한 환경 요인에 따른 의사결정”이라면서도 “러시아에 진출한 법인의 전체 청산은 아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구자윤 기자
2023-04-30 14:31:35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가 1년이 되도록 종전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주요 기업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애플, 메르세데스벤츠, 르노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일찌감치 탈(脫)러시아 행렬에 동참한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은 현지 공장 가동중단이 무기한 지연되면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국내 주요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매출 손실 규모만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진입장벽이 높은 러시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현지 철수보다는 현지 거래처 관리 등 저강도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기업들의 고충은 깊어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쟁 이후 러시아 현지법인의 생산공장 가동과 판매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에 TV·모니터 공장 가동을 멈췄고, LG전자는 지난해 8월 모스크바 외곽에 위치한 루자 지역에 가전 및 TV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전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TV 시장점유율 1위였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러시아법인 매출은 2019년 2717억6000만루블(약 4조7231억원), 2020년 3070억2200만루블(약 5조3360억원), 전쟁 직전 해인 2021년 3610억2000만루블(약 6조2745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 스마트폰도 '러시아 국민폰'으로 지위를 굳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전쟁 전인 2020년 25%, 2021년 3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도 2021년 러시아와 주변국에서 거둔 매출이 2조3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하지만 전쟁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삼성 스마트폰의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0%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의 빈자리는 중국 업체들이 꿰찼다.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1위는 중국 샤오미로 33%에 달한다. 통상 전문가들은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 당시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원용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러시아 시장은 '구소비에트 블록'의 핵심"이라면서 "러시아를 포기하고 중앙아시아나 구소련 동유럽 국가들에 진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유라시아팀 팀장은 "모라토리엄 사태 때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난 것과 반대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며 현지 국민들의 마음을 얻은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철수선언 대신 '포스트 워' 시대를 착실히 준비하겠다는 분위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포스트 워 시대를 기다리면서 현지 거래처를 관리하며 복귀를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며 답답해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3-02-21 18:4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