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대규모 특수부대 병력 등을 파병하면서 유라시아 및 인도·태평양의 지정학적 및 군사학적 구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따르면 현재 3000명의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서 전투 투입을 위한 군사훈련에 들어갔고, 다음 달 중 총 1만2000명이 우크라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군 파병은 단순히 우크라 전쟁을 연장시키는 것을 넘어 유라시아 등 국제정세에 미치는 지정학적·군사학적 의미가 크다.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연계시킨 사태이기도 하고, 러시아가 파병의 대가로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전을 할 경우 북핵이 급속히 고도화되면서 국제사회가 감당할 핵 위기가 가중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가장 큰 안보위협을 받는다. 러시아의 지원으로 북핵이 고도화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북러가 단순한 무기거래를 넘어 함께 참전하면서 명실상부한 군사동맹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북러가 지난 6월 체결한 조약상 '유사시 상호 지원'이 실체를 가지게 되면서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과 북한군 우크라 파병 사태가 국제정세에 미치는 다양한 파급력과 한국과 한미일의 대북공조 강화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북한군 우크라 파병으로 국제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굉장한 변화 남 통일융합연구원장은 “계절도 겨울이 오고, 국제정치도 겨울이 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북한 정권 수립 이래 대규모 파병은 초유의 일이라 한반도가 국제정치 전면에 부상했다는 것. 굉장히 큰 위험과 여러 변화가 야기될 것이라 노심초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의 단계적 파병 계획에 대해 “북한군은 단계적으로 1만2000명까지 파병할 계획”이라며 "우리 국가정보원이 우크라 정보당국과 함께 최초로 사진과 숫자를 공개했는데, 러시아 군함이 1991년 이후 34년 만에 북한 항구에 정박한 사진"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의 단계적 파병 속도를 유추해볼 때, 1만2000명이 다음 달이면 넘어갈 것으로 짐작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해 기대하는 바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해당 협정의 조약 4조에는 자위권과 관련된 유엔헌장 51조를 넣고 일방이 전쟁이 벌어지면 지체 없이 타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남 통일융합연구원장은 해당 조항이 러시아의 한반도 문제 개입 공산의 근거가 되는 것을 우려한다. 남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북한이 러시아를 돕는 것이 한반도에 가져오는 가장 큰 함의는 한반도에 분쟁이 났을 때 러시아가 참전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조항을 통해 북한이 요청하면 러시아 군대가 언제든 한반도에 올 수 있게된 것. 북한은 첨단무기 기술과 경제적인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남 통일융합연구원장은 파병에 대해 "북한에 러시아의 첨단무기 기술이 넘어오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병된 북한군들이 용병으로서 한 달에 2000달러 정도를 받으면 1만2000명을 보내면 1년에 4000억원 정도가 나온다. 10만명의 북한 근로자가 중국에서 쫓겨나는 상황이니 상당한 경제적 도움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국제정세에서 주시해야 할 점은? 현재 각국에서는 이란·이스라엘의 보복전, 중동 분쟁을 포함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까지 큰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남 통일융합연구원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세계에서 큰 전쟁이 2개 정도는 동시에 일어나기도 했지만 3개나 발생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우크라 전쟁과 중동 분쟁의 파편이 아시아로 넘어오지 않게 하려면 어떤 역할이 필요할까? 남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이러한 파편을 관리하는 키를 쥔 게 미국"이라면서 미국의 역할을 상기시켰다. 현재 미국이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국정원이 먼저 북한군 파병 사실을 확인하고 나선 점을 언급했다. 유사시 한반도에 러시아 군의 파병 가능성 북러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있는 '유사시 상호 지원'이 실체를 가지게 되면서 유사시 한반도에 러시아 군의 파병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남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북한이 도발해 우리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확전이 될 경우 러시아가 남측이 공격했다면서 병력을 보낼 수도 있다"라며 "우리로선 고통스러운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 남성욱 원장 약력 ▲고려대 경제학과 ▲미주리주립대 대학원 ▲남북경제연구소장 ▲KBS·CBS 북한문제 객원해설위원 ▲경기도 남북관계 자문위원 ▲북한연구학회 부회장▲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고려대 교수 전체 대담 내용은 파이낸셜뉴스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지윤 최기원 정보영 기자
2024-10-30 11:23:56[파이낸셜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석유제품 해상 운송 수요가 늘어나면서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를 이을 효자 선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5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약 열흘 만에 PC선 6척을 수주했다. 5월 30일 캐나다 소재 선사와 1270억원 규모의 PC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는데, 앞서 아프리카 선사 및 아시아 소재 선사와도 각각 2척의 수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PC선 발주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 세계 PC선 발주량은 700만 DWT(재화중량톤수)로 이미 작년 연간 발주량인 530만 DWT를 넘어섰다. 이는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PC선 신규 발주가 늘어난 것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석유 운송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러시아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산이 아닌 미국산 석유 제품을 수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해상 운송 노선이 길어지면서 PC선을 운항하며 얻을 수 있는 수익성도 커졌다. 아울러 기존에 운항하던 노후 PC선을 교체하기 위한 발주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줬다. 통상적인 선박의 수명은 20년인데 현재 운항되는 PC선 상당수가 2005~2010년에 건조돼 신조선 발주 시기가 임박한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PC선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PC선 분야 1위로 꼽히는 HD현대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은 올 들어 총 13억4000달러 규모의 PC선 29척을 계약하면서, 벌써 올해 수주 목표액의 56.5%를 채웠다. HD한국조선해양이 계약한 PC선은 모두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은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PC선) 분야에서 최다 건조실적을 갖고 있다"며 "연비 절감 기술을 바탕으로 운항 효율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선박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PC선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PC선 발주 급증에도 선박의 수요 증가율이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주잔고를 고려하면 내년까지 PC선 선대 증가율은 2.6%에 불과하지만, 석유제품 해상 물동량은 같은 기간 4.2%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05-31 15:57:49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는 외교·경제분야 등 앞으로 닥쳐올 대대적인 변화를 분주하게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우리나라 안보 측면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단연 북한 문제이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은 물론 입각할 가능성이 높은 측근들까지 북미협상은 재개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우리나라, 나아가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심히 우려되는 건 트럼프 당선인이 끌고 갈 북미협상의 방향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처럼 김정은 위원장과 '빅딜'을 추구한다면 자칫 '군축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고, 이는 국경을 맞댄 우리나라부터 시작해 한반도 주변 국가들 모두 핵무장 요구가 빗발치게 될 수 있다. '핵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다양한 우려와 가능성이 난무하는 트럼프 2기 정부를 맞아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과 지상대담을 통해 우리나라가 겪을 외교·안보·경제 분야 위협과 기회 요인을 짚어봤다. ―북핵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북미협상이 어떤 식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보는지, 또 일각에서 우려하는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보는가. ▲임=트럼프는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3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개인적 친분을 쌓았고, 재집권 시 김정은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진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상황이 매우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럽 상황의 전개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한편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은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재집권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한국의 안보 불안이 가중돼 핵무장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여전히 비확산론자들의 목소리가 강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럼에도 만약에라도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일본과 대만 등 주변국들도 핵 개발을 고려하게 되어 동북아시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트럼프는 김정은과 정상회담에 관심을 갖겠지만 하노이 결렬의 전례가 정상회담 목표와 방식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정은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미북 정상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고 북핵 위협을 약화시킨다는 제한적 목표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 이 시나리오는 핵 안보뿐 아니라 외교 차원에서도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공식 핵보유국이 된 북한과 핵무기 없이 대응해야 하는 한국은 궁극적으로 '공포의 균형' 원칙 작동이 제한될 것이고, 이는 자체 핵무장 여론을 증폭시킬 수 있다. 나아가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의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켜 핵 도미노 현상이 부상할 수 있다. ―언급한 것처럼 북한 문제에 앞서 트럼프가 가장 먼저 나설 현안으로 우크라 전쟁이 꼽힌다. 전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특히나 북한군이 파병된 상황에서 우리 외교와 안보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보는가. ▲반=트럼프가 생각하는 러우전쟁의 해법은 정세 혹은 규칙 차원의 판단이 아니라 미국의 강압으로 전쟁을 최단시간에 봉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우크라 영토의 5분의 1이 러시아에 병합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개인의 생각과 참모진의 판단이 다를 경우 미국 내부적으로 입장을 조율하는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이런 정책을 현실화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국제사회의 결집이 약화될 우려가 있고, 북한군 파병에 대응하는 것도 복잡한 구도에 직면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군 파병은 유라시아와 한반도 지정학이 직접적으로 융합되는 단초를 제공하는 바, 한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직접적인 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우크라 지원에 대한 방향을 재검토하고 유럽 국가의 군사력 현대화에 한국이 기여하는 역할의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임=트럼프는 당선되면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우크라 간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 트럼프가 우크라의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우크라 영토 보전과 주권에 대한 국제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서방 국가들의 우려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과연 그의 말처럼 전쟁이 빨리 끝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안보 상황이 요동치면 트럼프가 주장했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도 더 거세질 수 있을 것 같다.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조기합의해 국회 비준만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부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임=12차 SMA를 타결하긴 했지만, 트럼프가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시절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한국이 방위비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6500억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트럼프는 출범 후 빠른 시기에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선거기간 중 현 방위비의 10배 수준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거래' 목표의 상한치를 이미 제시한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타결한 방위비 협상액을 재협상의 기준점으로 규정하는 접근법을 정교화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재협상 시 국가 간 협상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준점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경제 분야로 넘어가보면 트럼프는 관세 세율 인상을 여러 차례 밝혔고, 1기 정부 때도 고관세 정책을 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도 보편적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임=한국에 대한 보편적 관세 적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보편적 관세 적용은 FTA의 기본 원칙과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비슷한 조치를 통해 미국의 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와 강경한 재협상을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한미 FTA를 개정하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정을 수정하려 했던 전례가 있다. 특히 특정 산업 분야에서 한국 수출이 미국 제조업과 충돌하는 경우, 트럼프는 기존 FTA를 재해석하거나 무역 구제 조치를 통해 제한적인 관세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일자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했던 분야 중 하나이므로 타깃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2018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전력이 있다. 이런 제한이 더 강화되거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정책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주도하는 배터리 및 전기차 부품, 태양광 패널 같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반=보편성과 특수성 모두가 가동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인식은 관세가 세금을 대신하는 수준으로 가동시켜 미국을 최우선에 두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원칙을 보편성에 입각해 모든 국가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편성만을 가동시키지 않고 무역수지 등을 따져 특수성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이 약탈 수준으로 미국의 경제를 잠식했다는 인식으로 보편적 관세를 넘어 상당한 수준의 특수적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보편적 관세를 적용하되 여러 이익관계를 따져 특정 분야에 대해 특수 관세 적용도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특수 관세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미국의 '거래적 접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2012년 발효돼 10년 이상 적용된 한미 FTA의 선순환 요소를 발굴해서 특수성 측면에서 유리한 협상이 되도록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협상을 통해 보편적 관세율도 낮추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 정리=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12 18:18:30[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는 외교·경제분야 등 앞으로 닥쳐올 대대적인 변화를 분주하게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우리나라 안보 측면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단연 북한 문제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례적인 ‘탑다운’ 담판을 벌인 바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은 물론 입각할 가능성이 높은 측근들까지 북미협상은 재개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물론 미국 입장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중동 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안 갈등(중국과 대만의 대립) 등이 먼저 다뤄지긴 하겠지만 북한의 핵·미사일이 과거보다 크게 고도화돼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우리나라, 나아가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심히 우려되는 건 트럼프 당선인이 끌고 갈 북미협상의 방향이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처럼 김 위원장과 ‘빅딜’을 추구한다면 자칫 ‘군축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고, 이는 국경을 맞댄 우리나라부터 시작해 한반도 주변 국가들 모두 핵무장 요구가 빗발치게 될 수 있다. ‘핵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다양한 우려와 가능성이 난무하는 트럼프 2기 정부를 맞아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부 교수, 반길주 고려대 일민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과 지상대담을 통해 우리나라가 겪을 외교·안보·경제 분야 위협과 기회 요인을 짚어봤다. ―북핵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북미협상이 어떤 식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보는지, 또 일각에서 우려하는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보는가. ▲ 임=트럼프는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3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개인적 친분을 쌓았고, 재집권 시 김정은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진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상황이 매우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럽 상황의 전개 여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한편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은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재집권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한국의 안보 불안이 가중돼 핵무장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여전히 비확산론자들의 목소리가 강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럼에도 만약에라도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일본과 대만 등 주변국들도 핵 개발을 고려하게 되어 동북아시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 반=트럼프는 김정은과 정상회담에 관심을 갖겠지만 하노이 결렬의 전례가 정상회담 목표와 방식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정은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미북 정상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고 북핵 위협을 약화시킨다는 제한적 목표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 이 시나리오는 핵 안보뿐 아니라 외교 차원에서도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공식 핵보유국이 된 북한과 핵무기 없이 대응해야 하는 한국은 궁극적으로 ‘공포의 균형’ 원칙 작동이 제한될 것이고, 이는 자체 핵무장 여론을 증폭시킬 수 있다. 나아가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의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켜 핵 도미노 현상이 부상할 수 있다. ―언급한 것처럼 북한 문제에 앞서 트럼프가 가장 먼저 나설 현안으로 우크라 전쟁이 꼽힌다. 전쟁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특히나 북한군이 파병된 상황에서 우리 외교와 안보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보는가. ▲ 반=트럼프가 생각하는 러우전쟁의 해법은 정세 혹은 규칙 차원의 판단이 아니라 미국의 강압으로 전쟁을 최단시간에 봉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우크라 영토의 5분의 1이 러시아에 병합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개인의 생각과 참모진의 판단이 다를 경우 미국 내부적으로 입장을 조율하는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이런 정책을 현실화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국제사회의 결집이 약화될 우려가 있고, 북한군 파병에 대응하는 것도 복잡한 구도에 직면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군 파병은 유라시아와 한반도 지정학이 직접적으로 융합되는 단초를 제공하는 바, 한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직접적인 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우크라 지원에 대한 방향을 재검토하고 유럽 국가의 군사력 현대화에 한국이 기여하는 역할의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 임=트럼프는 당선되면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우크라 간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 트럼프가 우크라의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우크라 영토 보전과 주권에 대한 국제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서방 국가들의 우려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과연 그의 말처럼 전쟁이 빨리 끝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안보 상황이 요동치면 트럼프가 주장했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도 더 거세질 수 있을 것 같다.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조기합의해 국회 비준만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부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 임=12차 SMA를 타결하긴 했지만, 트럼프가 재협상을 요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시절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한국이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6,500억원)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반=트럼프는 출범 후 빠른 시기에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선거기간 중 현 방위비의 10배 수준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거래’ 목표의 상한치를 이미 제시한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타결한 방위비 협상액을 재협상의 기준점으로 규정하는 접근법을 정교화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재협상 시 국가 간 협상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준점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경제 분야로 넘어가보면 트럼프는 관세 세율 인상을 여러 차례 밝혔고, 1기 정부 때도 고관세 정책을 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도 보편적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하나. ▲ 임=한국에 대한 보편적 관세 적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보편적 관세 적용은 FTA의 기본 원칙과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비슷한 조치를 통해 미국의 산업 보호와 무역적자 해소를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와 강경한 재협상을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한미 FTA를 개정하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정을 수정하려 했던 전례가 있다. 특히 특정 산업 분야에서 한국 수출이 미국 제조업과 충돌하는 경우, 트럼프는 기존 FTA를 재해석하거나 무역 구제 조치를 통해 제한적인 관세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일자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했던 분야 중 하나이므로 타깃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2018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전력이 있다. 이런 제한이 더 강화되거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정책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이 주도하는 배터리 및 전기차 부품, 태양광 패널 같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에 대한 관세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 반=보편성과 특수성 모두가 가동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인식은 관세가 세금을 대신하는 수준으로 가동시켜 미국을 최우선에 두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원칙을 보편성에 입각해 모든 국가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편성만을 가동시키지 않고 무역수지 등을 따져 특수성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이 약탈 수준으로 미국의 경제를 잠식했다는 인식으로 보편적 관세를 넘어 상당한 수준의 특수적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보편적 관세를 적용하되 여러 이익관계를 따져 특정 분야에 대해 특수 관세 적용도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특수 관세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미국의 ‘거래적 접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2012년 발효돼 10년 이상 적용된 한미 FTA의 선순환 요소를 발굴해서 특수성 측면에서 유리한 협상이 되도록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협상을 통해 보편적 관세율도 낮추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 ―언급한 것처럼 중국에 대해선 특수한 고관세를 적용한다는 등 견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 반=대중국 견제는 미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의제이다. 더욱이 트럼프의 경우 강한 지도자임을 내세워 중국을 경제적으로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디리스킹’을 ‘디커플링’으로 기조를 전환해 중국을 원천 배제하는 정책을 가동시킬 가능성이 높고, 미국의 우방국들에게 동참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지정학적 이웃인 중국을 대상으로 대중국 견제에 올인하는 것은 리스크가 적지 않다. 때문에 한미 공조가 가능한 분야를 선별하고, 그 외에는 중국을 포용하는 혜안이 요구된다. ▲ 임=미중 간 패권 경쟁은 기술,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대립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나 핵심 광물을 둘러싼 대립이 우려스럽다. 무엇보다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는 것도 한국에게는 위협적이다.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갈등이 한반도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 한국은 주요 교역국인 두 나라 사이에서 무역 장벽이나 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종합적으로,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는 한반도의 안보와 경제에 복합적인 도전을 제기하고 있으므로, 한국은 일본은 물론 동남아 국가들과 호주 등과도 연대해 안보와 경제의 균형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정리=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12 17:08:11[파이낸셜뉴스] 북한 당국이 북한 군인들을 러시아에 파병하기 직전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민들에게 러시아와의 친선을 강조하는 사상 강연회를 진행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신병 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초 신의주시에서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전쟁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등 대미, 대남 적개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강연회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강연 내용 중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적대 행위로 인해 조선반도(한반도)를 둘러싼 지역 정세가 격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강조됐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강연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전쟁이 3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면서 전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미 비난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우리는 로씨야(러시아)가 승리할 때까지 로씨야 인민들과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강연자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후에 내부 주민들에게 알려졌을 때를 대비해 부정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강연자는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해 가자지대의 일반 주민과 어린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스라엘이 이렇게 포악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은 그 뒤에 미국의 조종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강연 내용은 최근 한반도 정세 불안정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면서 러우 전쟁, 중동 분쟁 상황을 내부 단결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주민들은 북한 당국의 선전선동 의도 대로 러시아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 일부는 “이제는 중국보다는 로씨야와 함께 하는 것이 먹을 알(이득)이 더 많은 것 같다”, “지금 기름(유류)이나 밀가루 같은 것도 다 로씨야에서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등 친러시아적 발언이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6일까지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예고에 없던 깜짝 만남을 가져 밀착을 과시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더욱 노골화되는 분위기다. AFP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최선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현명한 영도 아래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승리의 그날까지 언제나 러시아 동지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6일 북한 최선희 외무상과 푸틴 대통령의 회동 소식을 전하면서 “상봉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부단히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많은 사업과 관련해 훌륭한 담화가 진행됐다”며 “새로운 전면적 발전 궤도 우(위)에 올라선 조·로(북·러) 친선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려는 의지가 재확인됐다”고 주장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11 14:58:31[파이낸셜뉴스] 트럼프 2.0의 주요 정책인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따라 북미 석유가스 개발 관련 산업재 업체들의 수혜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디케이락이 수혜주로 급부상 중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서 그의 주요 공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 및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으로 자국 에너지 자립 정책을 공약으로 지속 내세우고 있다. 실제 트럼프 당선으로 지연되었던 LNG 프로젝트 승인과 LNG 수출 확대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으로 에너지 섹터 산업재 업체들의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트럼프 임기 당시, 원 생산량은 최고치를 갱신했으며, 미국 LNG 수출량은 2016년 대비 약 5배 증가한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북미 에너지 섹터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재 업체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케이락은 석유가스 시추 밸브 및 피팅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산업재 업체다. 2023년 기준 수출비중은 약 74%이며, 이 중 북미 향 매출 비중은 약 37%이다. 지난 2021년 176억원, 2022년 275억원, 2023년 313억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동사의 해외 매출 성장 대부분은 북미 시장이 견인하고 있다. 다만, 올해 오일가스 프로젝트의 지연과 재고 소진 영향으로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나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오일 리그 카운트 및 오일 가스 메이져 업체의 CAPEX 확대의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며 수출물량의 대부분이 미국 향인 디케이락의 매출 성장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케이락 관계자는 “당 사는 엑슨모빌, 다우케미컬, 마라톤 페트롤리엄 등 주요 미국 메이져 업체를 고객사로 기 확보한 상태”라며 “또한 북미 권역에 약 2000여개의 판매망을 보유한 최대 산업재 판매 업체 퍼거슨(Ferguson) 사와 계약을 통해 북미MRO(maintenance/repair/overhaul) 유지보수 시장 확대를 도모할 전망으로 미국 지역 매출 성장의 기반이 마련됐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디케이락은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24시간 이내에 러시아와 타협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 진영은 종전안을 마련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기존 우크라이나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양보하고 평화 협상에 참여해야 무기 지원과 원조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가 협상을 거부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지원이 증강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동맹국들과의 관계보다 미국의 이익을 더 중시하는 트럼프의 외교정책 변화로 러우전쟁이 종전되는 경우 양국의 우크라이나의 재건 수혜도 예상된다. 특히 디케이락은 유럽과 CIS 지역에 영업망을 보유한 상황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11-07 09:12:44[파이낸셜뉴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격전지인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에 투입될 수도 있다고 20일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채널A 저녁 방송에 출연해 "도네스크는 상대적으로 지금 전선이 정체돼 있는 반면 쿠르스크 지역은 러시아가 굉장히 애를 먹고 있고 다시 뺏어오려고 애를 쓰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쿠르스크 지역은 러시아 남서쪽 접경지역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6일 이곳에 진입하면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함정을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 김 차관은 "보통 선발대가 가게 되면 작전 지역을 할당 받고 어떻게 작전을 펼칠지 같은 것을 정하게 되고, 따라서 후발대가 가게 되는데 지금 투입되는 이 특수부대원들은 공격에 특화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후방보다는 당연히 격전지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즉시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차관은 "상황이 굉장히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곧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치관은 "우려스러운 부분은 북한이 과연 파견 대가로 무엇을 받았냐"라며 "군사 기술 같은 경우에는 한반도의 안보 상황에도 대단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가 굉장히 예의주시해서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최근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도로를 폭파하고 요새화 작업을 시작한 배경에도 러우 전쟁 파병이 있다고 봤다. 그는 "최정예 부대원 1만2000명을 다른 나라 전쟁에 보내면 북한 군 입장에서는 자기의 영토를 지키는 데 그만큼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평양 상공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서는 "(평양) 상공이 그냥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걸 자인한 셈"이라며 "북한으로서는 이 부분이 굉장히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0-20 20:50:45[파이낸셜뉴스] 끊이지 않는 지정학 리스크가 수출기업들의 경영 위험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17일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수출제조업 44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영향과 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중 갈등·러우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경영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그중 23.7%는 ‘사업 경쟁력 저하 수준’, 3.1%는 ‘사업 존속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응답했다. 수출기업들 ‘긴축경영’(57%) 우선 고려... ‘대체시장 개척’(52%), ‘공급망 다변화’(37%) 등 모색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영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한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 유형을 조사한 결과, ‘환율 변동·결제 지연 등 금융 리스크’(43.1%)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물류 차질 및 물류비 증가’(37.3%)가 뒤를 이었다. 이외에 ‘해외시장 접근제한·매출 감소’(32.9%), ‘에너지·원자재 조달 비용 증가’(30.5%), ‘원자재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24.1%), ‘현지 사업 중단 및 투자 감소’(8.1%) 순으로 실제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주요 교역국별로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중국 교역기업의 경우 ‘해외시장 접근 제한 및 매출 감소’가 30.0%로 가장 많았다. 미·중 갈등으로 대중국 수출이 대폭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러시아 대상 수출입 기업들은 모두 ‘환율 변동·결제 지연 등 금융 리스크’ 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미국 30.2%, 러시아 54.5%), 특히 러·우 전쟁 발발 당시 해당국과 거래하고 있던 기업들의 수출 대금 결제가 지연되거나 금융제재로 외화 송금이 중단되는 피해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서 EU 및 중동으로 수출입하는 기업들은 ‘물류 차질 및 물류비 증가’를 피해 유형으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EU 32.5%, 중동 38.0%). 해당 기업들의 경우 중동전쟁 이후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프리카로 우회 운항을 시작하면서 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묻는 말엔 40.2%의 기업들이 ‘지금 수준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상의, “새로운 기업부담 규제 없애고, 핵심 원부자재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대책 필요” 대한상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규제 정책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출 증가세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향후 지정학 리스크가 더욱 심화하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업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전략산업 정책 강화에 대응해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 존재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앞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무엇인지 식별하고, 이에 대한 경고를 우리 수출 기업의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급망 훼손이 기업들의 생산 절벽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핵심 원부자재에 대한 대체 조달 시장 확보 및 국산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시 단기적으로는 유가·물류비 상승으로 피해를 보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바우처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민관 협력을 통해 자원개발을 주도하고 핵심 원자재의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0-17 10:35:25[파이낸셜뉴스] DS투자증권이 한화오션에 대해 신규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우 전쟁 이후 해양 방산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각각 매수, 4만2000원을 유지했다. 27일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상승 추세였던 조선 업종 주가는 2분기 실적 이벤트가 끝나고 선주의 유름 휴가 기간 발주 휴지기로 인한 모멘텀 부재로 인해 8월 한 달간 약세를 보였다"며 "최근 달러 약세, 노조 파업 이슈 등 노이즈가 발생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는 단순 조정일 뿐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이슈로 인한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이어 "환율 이슈가 크다면 환헤지를 하는 삼성중공업 주가는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지만 하락했다"며 "부분 파업 및 단기 집회마저도 참여율이 저조해 가동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의 신규 수주는 9월부터 증가할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외신에 의하면 머스크(Maersk) 등이 대규모 시리즈 발주를 준비 중"이라며 "카타르의 50억 달러 규모 QC-맥스(Max)급 LNG선도 곧 발주될 것이고 FSRU, VLAC 등 다수 선박의 인콰이어리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러우 전쟁 종전 이후 해양방산 모멘텀도 부각될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러우 전쟁의 종전이 가까워진 가운데 종전 이후 미국의 견제는 중국 해군 전력이 될 것"이라며 "이에 해양방산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8-27 08:56:35향후 15년 이상 국내 원전 산업의 먹거리를 책임질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임박하면서 수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업계는 30조원 규모의 이번 사업을 수주하면 유럽 원전 시장에서 확실한 인지도를 구축, 수주행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체코 원전 수주 가능성↑16일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이르면 오는 17일(현지시간) 30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체코 신규 원전 프로젝트는 프라하 남쪽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각각 원전 2기씩 총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9년 건설에 착수해 2036년 원전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주 성공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달성하는 한국형 원전 수출 쾌거가 된다. 현지에서는 한국의 수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이번 우선협상자 대상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을 필두로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국전력기술 등이 '팀코리아'로 입찰에 참여해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양자 대결을 펼치고 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K원전은 품질과 가격경쟁력, 적기 시공능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미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건을 기간 안에 완료한 경험을 갖춰 체코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프랑스보다 가격은 물론, 납기 준수 경쟁력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전 건설에서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 추가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온 타임 온 버짓'(정해진 예산으로 예정대로 준공)은 큰 강점이다. 아울러 체코 현지에서는 EDF가 러시아 원자력 산업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진행 중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설비를 책임지는 팀코리아의 중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등 핵심 기기) 제작업체로 1980년대부터 제작 경험을 쌓으며 검증된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번 수주 성공시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와 주설비 공사 등으로 8조5480억원의 공사비를 따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체코 프로젝트는 원전 건설뿐 아니라 설계, 운전, 정비 등 원전 생태계 전반을 수출하는 것"이라며 "이번 수주를 따내면 국내 원전 생태계에 15년 이상의 일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원전 시장 안착 분수령체코 원전 수주는 유럽 원전 시장에 K원전의 깃발을 꽂는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유럽은 원전 발주가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올해 초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산업법을 마련하면서 원자력발전기술을 탄소중립 기술에 포함시켰다. 다수 유럽국가들이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하며 탈원전을 내세웠지만 러우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위협과 탄소 중립을 위해 다시 원전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폴란드·루마니아·슬로베니아·헝가리·튀르키예·영국·스웨덴·네덜란드·핀란드 등이 원전 건설 계획을 앞다퉈 세우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세대 원전 기술로 주목 받는 소형모듈원전(SMR)으로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SMR은 건설 비용이 적고 위험성이 낮아 원전산업계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설계업체인 뉴스케일파워에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현재까지 1억4000만 달러의 지분 투자를 하는 등 '글로벌 SMR 파운드리'로 거듭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7-16 17:5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