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장외시장 거래가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직후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중소형 종목에 대한 경계감이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장외시장에서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 145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모두 17조176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34조원까지 불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레고랜드 사태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10월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K-OTC의 시가총액은 18조1377억원이었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2225.67에서 2500선으로, 코스닥지수가 671.51에서 910선으로 회복한 것과 달리, K-OTC 시장은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진 셈이다. 다만 시가총액 1위 SK에코플랜트와 2위 LS전선의 덩치는 커졌다. SK에코플랜트의 시가총액은 연초 2조1460억원대에서 지난달 말 2조8026원대로 30% 넘게 불었다. 같은 기간 LS전선의 시가총액도 1조3416원대에서 1조4421원으)대로 약 7.5% 증가했다. 삼성메디슨도 6648억원에서 8511억원으로 시가총액이 늘었다. 그러나 이들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가총액은 현저하게 축소됐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12.21%→16.13%), LS전선(7.63%→8.30%) 등이 K-OTC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K-OTC 거래대금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글로벌 금리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올해 2월 한 달 간 K-OTC 거래대금은 1468억원에 달했다고, 3월에는 1517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면서 거래대금이 급감했다. 4월 거래대금은 700억원대로 2~3월 대비 반토막이 났고, 8월에는 40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3-09-10 12:23:16"치밀한 리스크 관리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의 핵심이다." 부동산 PF가 '위기의 원흉'으로 취급받는 상황에서 이충훈 삼성증권 IB2부문장(사진)이 내놓은 해법이다. 불황기에 리스크(위험)를 과대평가하다 보니 저평가된 PF사업장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봤다. 담보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하는 '리스크 관리'가 선행되면 적극적으로 딜(거래)에 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른 경쟁자들이 움츠릴 때 삼성이 할 수 있는 '초격차'의 근간이다. 삼성증권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브릿지론, 중·후순위채 비중이 낮은 건전한 자산구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초대형 IB와 비교해도 최상위 수준의 자산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본 PF에서도 후순위 비중이 작고, 브릿지론의 절반 이상을 간접보증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한다. 이 부문장은 15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개발 PF는 공급해서 가격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실물 오피스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스러운 사업모델"이라며 "부동산 금융시장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실물 부동산 인수는 적극적이었지만 부동산 PF는 2019년부터 시작했다. 그는 실물 부동산 관점에서 시공사의 책임준공이 이행된다면 선순위 담보비율 50%대 이하인 PF 대출의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PF사업을 위해 심사역부터 세팅하는 등 리스크 관리모델을 구축했다. 1군 시공사가 책임준공하는 PF사업에 참여, 2년여 간 경험을 쌓았다. 주거형 중심에서 물류센터, 오피스 등 전반으로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나빠졌어도 한 번도 인수영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최근 기관 투자자들이 삼성증권을 주목하는 배경이다. CJ대한통운 임차 용인물류센터 담보대출(1850억원), 서울 잠실 향군타워 담보대출 모집 주선(4130억원), 부산 남천동 메가마트 부지 개발 브릿지론 주선(650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증권은 2018년 11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판교역' PF 대출(1000억원)에 참여했다. 분양, 매각에 성공하면서 부동산 PF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다. 그는 "PF 관련 심사를 중시하면서 손실을 현저히 낮추고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보수적 가이드라인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주도한 실물 부동산인 서울 광화문 콘코디언빌딩, 서울 상암동 한솔교육 사옥에는 투자자들이 몰려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심사과정에서 깐깐하게 하자를 체크하고, 사전 마케팅으로 맞춤 투자자를 찾은 결과다. 이 부문장은 "투자자도 추후에 팔아야 이익이 된다. 한 번 팔면 끝인 증권사 이미지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투자대상을 가리는 이유"라며 "될 것처럼 주관하면서 딜(거래) 클로징(완료) 직전에 금리를 조정하는 등 조건을 변경하기보단 투자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DSV 덴마크 물류센터, 미국 기숙사 펀드 등은 미매각 없이 셀다운에 성공했다. 투자자와의 소통 덕분이다. 지난해 말 인프라금융2팀을 신설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관련 인프라 사업에 대한 인수를 늘리는 것도 포인트다. 경쟁사는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있지만 인프라 인수에 대한 패러다임이 글로벌 친환경 기조로 바뀜에 따라 지속가능한 사업과 관련된 인프라에 대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3-06-15 18:28:49지난해 국내 채권시장을 마비시켰던 '레고랜드 사태'로 정부가 지방공사채 발행을 제지하고 나섰으나 그 규모가 되레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 채권발행을 줄이며 정책 기조에 협조하고 있으나 출자·출연기관들은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발행된 지방공사채 금액은 모두 2조53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2145억원) 대비 2배 넘게 불어난 수치다. 발행주체별로 보면 경기주택도시공사가 77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매월 채권을 발행한 결과로, 표면이율은 2.85~4.273%였다. 광주광역시도시공사(3347억원), 서울주택도시공사(2901억원), 부산도시공사(22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지난해 두 차례 금융시장 안정화 및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없는 분위기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2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지방채·공사채 증권 신규발행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한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9월 말 강원중도개발공사(GJC) 기업회생 신청으로 공공기관 채권을 넘어 회사채 시장으로까지 번진 투자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이 마련됐으나 지방 공기업들은 여전히 주택·도로 개발을 위해 채권발행에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방채는 발행 저지 효과가 일부 반영된 모양새다. 5월 말까지 1조6441억원어치가 발행됐는데 이는 전년동기(2조770억원)보다 20% 넘게 줄어든 금액이다. 실제 행안부가 지자체들의 채권발행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그 규모를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지방 공기업들도 그 대상에 올라 있긴 하지만 이들은 채권발행을 집행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채권부문 관계자는 "정부정책 자체가 지방의 채무를 줄이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나온 만큼 이 같은 흐름은 그 취지에 배치되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등 국책사업과 관련된 사안이 많다 보니 수도권 공기업을 중심으로 채권발행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개발사업은 기본적으로 수익률도 좋아 지방재정에 해가 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우려도 있다. 공적기관에서 발행하는 우량채권들 탓에 가뜩이나 기를 펴지 못하는 회사채 발행 시장에 추가 악재를 던질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자금을 흡입해왔던 한국전력채는 발행을 멈추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공기업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특수채 발행에 나서고 있고 특례보금자리론을 위한 주택저당채권(MBS) 발행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실제 지난 1월 4조6969억원에 달했던 회사채 발행액이 4월 1조3555억원으로 대폭 감소했고, 이달엔 처음 순상환(4397억원)으로 돌아섰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6-06 19:12:15[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레고랜드 사태'에 김진태 강원지사 등 정부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국회 청문회와 손해 배상,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진태발금융위기사태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 위기 사고의 주연은 김 지사"라며 회생 신청 발표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했다. 조사단장 김종민 의원은 "지난 8월 강원도 발표가 9, 10월 경제 위기의 결정적 방아쇠"라며 "정부 기관이 부채 상환을 거부하면서 자금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 국제 금융 시장 진단"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지사의 회생 신청 발표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했다"며 "고의가 아니었다면 채권자에게 채무 불이행 의사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채권 시장 충격 후 골든 타임이랄 수 있는 한 달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대응이 심각하게 부실했다"며 국회 차원 청문회와 김 지사 사과와 정치적·법적 책임, 강원도 채무 상환 지연에 따른 이자 관련 손해 배상,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성국 의원은 채권 시장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안정을 보이지만 여전히 가장 취약한 장들은 지속적으로 국민을 옥죄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허영 의원은 전임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적자 보전 명목 채권 발행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적반하장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용우 의원은 “이런 문제가 생겼으면 보고를 해야 하고 모니터링팀에서 금감원장, 금융위, 기재부까지 보고가 됐어야 한다”며 “그런 보고 활동조차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고 했다. 오기형 의원은 "강원도에서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안 하겠다고 해 연체 이자를 추가 납부할 의무가 생겼다"며 "의사 결정자들은 강원도민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2-12-09 13:23:34[파이낸셜뉴스] 레고랜드 사태의 여진이 증권사 직원들을 갈등 국면으로 내몰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증권사 보증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자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조정'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구조조정이 실적 평가가 아닌, 회사의 전략적 판단이 포함됨에 따라 일부 '잡음'이 나타났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는 J모 부사장을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팀장으로 선임, IB 조직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IB 조직을 포함, 100여명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 대상을 철저한 실적평가로 선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증권사의 IB 실적 자료에 따르면 J모 부사장이 부문장을 맡고 있는 사업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달성률은 67.3%에 그쳤다.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부문은 82.0%였고, 또 다른 부문은 390.7%라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A증권사는 외부지원을 받았다. 주주는 물론 외부 투자자의 이익을 고려해 객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특정인 주도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다보니 실적에 근거한 '객관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하는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증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위한 평가가 실적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요소도 있다. 회사의 전략적 판단이 포함되는 것"이라며 "J모 부사장이 구조조정 TF팀장을 맡은 것은 최고직급자여서다. 누군가는 이 일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조8000억원 규모의 증권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이 가동에 들어갔다. 이달 증권사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를 포함한 만기 단기자금 규모는 하이투자증권 5260억원, 현대차증권 4200억원, 부국증권 220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2340억원, 유진투자증권 1560억원, 한양증권 650억원, 케이프투자증권 540억원, 다올투자증권 460억원 등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2-12-01 13:58:51[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정부가 내놓은 대책안에 대해 "유동성 공급 실행 시기가 너무 늦었고, 규모 자체가 시장 기대만큼 많지 않다"며 유동성 공급 확대와 금융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고용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병욱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영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단기자금시장 위기 해소를 위해 유동성 공급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적재적소의 투입을 실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과 김기원 증권업종본부장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정부가 내놓은 △50조원+알파 지원 대책 △2조 8천억원 지원 대책 △한국은행의 RP(환매조건부채권) 6조원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 지원 △ RP 2조 5천억원 추가 매입 등을 언급, "현장에서는 일부 심리적 기대효과만 있을 뿐이고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아주 많다"고 평가했다. 또 이들은 "최근 회사채 금리는 부분적으로나마 안정되고 있지만, CP 금리는 여전히 상승을 계속하고 있다"며 "금융지주 회장단이 발표한 95조원 지원을 하루빨리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를 향해선 "현재 금융위기가 증권사 등 금융업계의 비정규직과 종사자의 대량 해고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즉시 해당 사업장에 대해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해야 하고, 즉시 긴급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라"고 촉구했다. 김영진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실제로 문제가 된 부동산 PF 리서치 센터 제반 지원 업종 중심으로 비정규직 해고가 통보됐다. 250명 중 30명이 해고 통지됐다는 사실도 있다"며 "2017년 이후 증권사 금융업종은 대단히 큰 수익 얻었는데도 작은 충격에도 해고로 이어지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김병욱 의원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방 통행식 (대응)은 안 된다"며 "정부 지원 확대를 통해 시장을 정상화하는 게 올바른 접근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2-11-28 16:29:17[파이낸셜뉴스] 최근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이하 태평양)이 전격적으로 ‘부동산PF 리스크 대응팀’을 출범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부동산PF 리스크는 금융기관, 시공사, 시행사 등 많은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연쇄적으로 부실 위기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있는 만큼 향후 발생할 문제를 점검하고 사후 대응 방안을 철저하게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평양 부동산PF 리스크 대응팀은 송무그룹을 총괄하는 전병하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를 중심으로 건설·부동산, 금융, 기업 구조조정 등 관련 분야 핵심 전문가 80여 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태평양은 지난 2020년 위기진단대응본부를 출범한 후 위기 시 기업의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 정상화하는 작업을 뒷받침해왔다. 이번 부동산PF 리스크 대응팀은 위기진단대응본부 산하에 조직된 전문팀으로 위기진단대응본부의 노하우와 20년 이상 축적해온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접목시켜 전문성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건설∙부동산 분야에서는 태평양 건설부동산팀장인 오정면 변호사(22기)와 부동산PF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김기식 변호사(26기), 송치영 변호사(37기)가 협업한다. 이들과 함께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금융 분야에서는 ‘워크아웃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정규상 외국변호사(미국 New York주)가 주력을 맡는다. 그는 외환위기 후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영정상화 및 M&A와 삼호(현DL건설), 진흥기업 등 난이도 높은 건설사 워크아웃을 자문했고, 채권금융기관·채권은행 조정위원회, 현행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 TFT 작업반 등에서 활약해왔다. '구조조정 분야에서는 기업구조조정 전문가 박현욱 변호사(21기)와 회생회사 M&A 전문가 허보열 변호사(25기), 기업구조조정 및 금융소송 전문가 이상재 변호사(38기)가 나선다. 또한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신제윤 고문과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 허경욱 고문,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이동엽 고문 등 금융 분야의 탁월한 식견을 지닌 고문단도 힘을 합쳐 고객들이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해나갈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태평양 부동산PF 리스크 대응팀을 이끄는 전병하 대표변호사는 “최근 발생한 위기는 우리 경제 전반의 부실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고, 그만큼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태평양은 위기 극복을 위한 사후 대처의 전문성과 남다른 위기 전조증상 감지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단계별 예방 대책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전략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2-11-11 15:29:29흥국생명이 6일 만에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번복하면서 태광그룹의 자본 확충 규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흥국생명은 우선 환매조건부채권(RP) 등으로 자금을 마련,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다. 다만 RP의 만기가 길어야 3개월인 단기성 자금이기 때문에 자본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은 흥국생명 사태를 두고 "금융당국이 시장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흥국생명 8000억 자금 마련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흥국생명 RP를 5000억원 규모로 사들일 예정이다. 흥국생명은 RP와 자체 유동성 등으로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으로 우선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우선 올 연말까지 지급여력(RBC)을 맞추기 위해 단기자금 조달인 RP를 꺼내들었다. 현재 2조원 규모의 자본의 흥국생명이 5억달러를 차환하면 RBC는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버티기 위해 단기자금을 가져다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6월 기준 RBC가 157%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새로운 국제보험 회계 기준이 도입되면 재무건전성이 좋아진다. 태광그룹 역시 흥국생명의 자본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태광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6.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RP는 마이너스통장의 개념이기 때문에 흥국생명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금융당국 우왕좌왕" 질타 흥국생명은 지난 1일 콜옵션을 실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이번 사태가 시작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나 만기가 30년 이상이지만 사실상 콜옵션 행사기일을 만기일로 해석된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려 했지만 채권시장이 침체돼 채권 발행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설령 채권을 발행해도 10% 이상의 높은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흥국생명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당국의 행보에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오기형 의원은 "금융당국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해 이해력과 대처를 종합적으로 가졌는지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특히 금융당국의 태도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의원도 "레고랜드 사태도 그렇고 왜 이렇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느냐를 지적하는 것"이라며 "금융위원장이 반복되는 상황을 왜 외면하고 축소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금 전 경제 분야에서 언제 어디서 돌발적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대응이 늦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흥국생명) 불안 해소가 안되기에 저희가 근본적인 자본확충(증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신속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흥국생명 건은 대주주가 증자하기로 했고 콜옵션도 원래대로 발행하기로 했다"며 "수습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22-11-08 18:19:38"터질 게 터졌다." 채권시장의 자금경색을 보고 누군가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고강도 긴축정책, 경기침체 등으로 채권시장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질 것 같은 사태를 막고 보수하는 것이 위기관리 대응능력이다. 강원 레고랜드 사태는 위기관리를 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살얼음판 같은 자본시장에 돌을 던진 일이나 다름없다. 강원도는 최고의 신용도를 자랑하는 '보증'채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든 점에서 해외시장에서 한국 채권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어놨다. 2000억원가량 강원도 보증채 미지급으로 촉발된 레고랜드 사태는 3000조원에 달하는 대한민국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다. 정부의 유동성 '50조원+알파(α)' 공급 발표에도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계열사 금리 역시 몇 배 이상 뛰었다. 채권시장의 혼란은 기업들의 부도설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무지만 탓할 수 없다. 작금의 채권시장 혼란은 이를 모니터링하는 신용평가사, 금융당국 관리 소홀 등 엇박자가 낳은 참담한 결과이다. 자본시장 내 컨트롤타워 작동의 실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감장에서 화살은 금융당국으로 향했다. 국감장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강원도의 결정을) 미리 알았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을 발표할 때 미리 알았느냐'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김 위원장은 "협의한 건 없는 거로 알고 있다"면서 "강원도에서 이런 상황이 날 줄 몰랐다"고 답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답변은 금융당국은 물론 신평사의 직무유기로 이어진다. 강원도 보증 채권 신용등급이 D등급이 되기까지 신평사는 금융당국에 어떠한 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니 말이다. 금융당국 또한 모니터링에 소홀했다는 방증이 된다. 신평사가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은 것인지, 금융당국이 알림을 받고도 모른 척한 것인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원도의 미지급 결정이 있고, 디폴트로 강등된 SPC 관련 리포트는 신평사 홈페이지에서 쉬이 찾기 어려웠다. 본디 신평사들은 사이트에 유동화증권부터 회사채에 이르기까지 등급 변화를 공시한다. 그러나 10월 4일 디폴트(D) 처리된 사항은 자산유동화증권 공시란에 비어 있다. 기자가 생소한 SPC명(아이원제일차)을 검색해야만 해당 리포트가 뜨는 정도였다. 모니터링 기관으로서 발표하는 공시치고 애매하다. 어찌 보면 자본시장의 혼란은 무지와 보신주의, 책임회피가 낳은 당연한 귀결이었는지 모른다. 터질 게 터지게 만드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증권부 차장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2-10-31 18:08:39[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에서 금융위원회에 지방채 관리·감독 권한을 주는 입법을 논의 중인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강원도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채권시장 자금경색이 깊어진 가운데 금융 정책 전문성이 있는 금융위가 지방채를 관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드는 차원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 '김진태발 금융위기 진상조사단'에서는 금융위에 지방채 관리 권한을 주는 입법을 검토 중이다. 진상조사단 위원장을 맡은 김종민 의원(정무위원회 간사)은 본지와 통화에서 "현행 규정에는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가 지방채를 관리하게 돼 있는데, 지방채는 채권이고 금융시장의 한 요소이기 때문에 금융위에서 이를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향후 금융위원회법, 정부조직법 개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금융위원회법에는 지자체가 발행한 채권 관리에 관한 규정은 없다. 김 의원은 "행안부, 기재부는 금융전담 기구가 아니다. 금융 정책의 관점에서 지방채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선 강원도, 기재부와 금융위에 어떻게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고 파장이 확대되지 않도록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당국의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민주당에서 대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다만 아이디어 차원으로 실제 입법화될 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진상단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은 사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정부의 대응 적절성부터 점검해야 할 때"라며 "50조원 채권안정펀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조달이 가능한지 논의한 후 제도 개선은 추후에 해도 된다"고 밝혔다. 또 "금융 산업 진흥과 금융 감독 정책을 쪼개야 한다는 법안도 나온 게 있기 때문에, 우선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한 다음에 정리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 '무능'을 부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 지시로 꾸려진 원내TF(태스크포스) '김진태발 금융위기 진상조사단'는 이날 비공개회의를 열어 원인 진단 및 책임자에 대한 전방위적 진상 규명에 들어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지윤 기자
2022-10-27 18: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