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파우스트를 본 적이 있는가. 사색하게 만드는 파우스트가 아니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파우스트다. 독일 문호 괴테의 대작 '파우스트'가 아이슬란드 베스투르포 극단을 만나 새로운 맛을 낸다. 무대 정중앙. 5m 높이에 가로 11m, 세로 15m의 그물이 관객을 압도한다. 극장 꼭대기의 배우들은 이 그물로 뛰어내리고 다시 튀어오른다. 이야기의 골격은 원작 그대로다. 대신 현대의 양로원으로 공간이 바뀐다. 주인공은 철학자 파우스트가 아니라 파우스트 같은 연극 속 주인공을 맡아 화려한 생을 누렸던 노배우 요한이다. 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강렬한 음악, 공중 그네를 활용한 격투신, 힘 없는 노인들의 휠체어 댄스 등 무대는 시종일관 현란하다. 베스투르포트 극단은 고난도 신체 훈련을 기본으로 한 아크로바틱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2002년)'으로 유럽 연극계에 충격을 준 단체다. 연출가 기슬리 외른 가다르손은 아이슬랜드 국가 대표 기계체조 선수 출신. 레이카비크 드라마 학교 출신들이 만든 이 극단은 신체연극 '보이체크''변신' 등으로 주목 받았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사진설명=베스투르포 극단의 '파우스트'
2011-10-17 18:2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