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동북부, 아름다운 중세 도시 베로나는 세계적 문호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베로나의 두 신사’ 그리고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배경이 된 도시이다. 고대부터 중세, 르네상스 시대가 공존하는 베로나 골목골목을 거닐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 셰익스피어를 사로잡은 베로나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1905년 베로나시가 13세기의 한 저택을 ‘줄리엣의 집’으로 지정하면서 도시는 사랑과 낭만의 아이콘이 되었다. 베로나에는 늘 사랑을 이루려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사랑의 마법으로 가득한 도시 베로나는 사실 고대부터 교통의 요충지이자 요새 도시였다. ‘3중 해자’라는 독특한 구조와 건축적인 면에서 2000년에 이르는 오랜 시간 동안 최고의 예술적 요소들을 통합 발전시킨 뛰어난 사례가 인정되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도시 곳곳에서 마주치는 역사의 숨결들은 때로는 놀라움을, 때로는 숙연함을 자아낸다. 그중 단연 으뜸은 ‘아레나 디 베로나’이다. 베로나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포르타 누오바를 지나 잘 닦여진 넓은 도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어느새 드넓은 광장, 피아짜 브라가 펼쳐지고 그 뒤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아레나 디 베로나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아레나 디 베로나는 ‘베로나의 원형 경기장’이라는 뜻이다. 1세기에 건축된 이 원형 경기장은 로마의 콜로세움, 나폴리 인근의 카푸아 원형 경기장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크고 가장 잘 보존된 경기장이다. 건설 당시에는 주로 검투사들의 경기장으로 사용됐으나, 중세 시대에는 배수 시설까지 갖추어 수상 경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지역에서 생산된 흰색과 분홍색의 대리석으로 마름돌을 쌓아 3만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규모로 지어진 이 고대 원형 경기장은 베로나의 상징이자 고고학적 보고이다. 고대 유적지로만 알려진 아레나 디 베로나는 탁월한 음향 효과 덕분에 18세기부터 연극 공연장으로 이용되었다. 오늘날과 같은 세계적 오페라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 것은 1913년부터였다. 당시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인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대표작 오페라 ‘아이다’를 공연하게 되었는데 너무 큰 공연장이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공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성악가들의 목소리는 객석 끝까지 완벽하게 전달되었다. 피와 살점이 흩어지던 검투장이 200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세계적 오페라 극장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여름이 되면 베로나는 더욱 활기를 띤다. 6월부터 9월 초까지 약 두 달 반 정도 펼쳐지는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때문이다. 이때 특히 베로나의 상점과 식당들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베로나는 물론이고 인근 도시들의 숙소들도 일찌감치 예약이 끝난다. 전 세계에서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한여름 뜨거운 땡볕 아래서도 좋은 좌석에서 관람하려고 낮부터 길게 줄을 선 관객들은 지쳐 보이기보다 기대감으로 들떠 있는 모습이다. 1층 비싼 좌석이 부담스러운 관객들은 대부분 계단석에 앉아야 하는데, 먼저 입장해야 좋은 좌석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낮에 뜨겁게 달궈진 대리석 돌바닥이 엉덩이를 들썩이게 해도 처음 보는 초대형 야외 오페라는 언제나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감동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별빛과 달빛, 살랑 거리는 바람에 실려 오는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스펙터클한 무대는 과연 장관이다. 2000년의 세월을 간직한 유적지에서 펼쳐지는 황홀한 매직 아워로 전 세계에서 매년 50만명의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이제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 오페라의 성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7800억원 상당의 경제 유발 효과를 올리는 명실상부한 문화예술산업의 최고 산실이다. 올해로 100년 하고도 1년 101회를 맞이하는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6월 8일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로 축제의 막을 올린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이탈리아의 오페라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는 이탈리아 문화부의 특별 이벤트인 갈라 콘서트도 투란도트의 무대 세트를 배경으로 6월 7일(현지시간)부터 펼쳐지는 올해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의 프로그램은 ‘투란도트’에 이어 ‘아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카르멘’, ‘토스카’ 등 5편의 오페라와 2개의 발레 공연, 그리고 2번의 콘서트로 구성된다.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여러 문호들이 사랑했던 도시, 전 세계 성악가들에게는 꿈의 무대가 된 아레나 디 베로나, 그 오프닝 공연인 ‘투란도트’를 올해는 이곳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KSPO돔)에서 볼 수 있다 하니 가히 한국 오페라의 역사적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이소영 솔오페라단 단장(산마리노공화국 명예영사)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06 14:40:00발레 공연에서 스토리는 춤을 보기 위한 어떤 설정에 가깝다고 느낄 때가 많다. 기본 스토리를 알아야 무용수들의 춤과 감정을 더 이해할 수 있기에 대략적인 맥락만 숙지한다고 할까. 하지만 셰익스피어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한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달랐다. 춤으로 구현된 한 편의 연극,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현시대에 맞게 재창조된 로미오와 줄리엣 캐릭터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문득 떠오를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시공간을 완전히 현대로 가져온 이번 공연에서 원작의 '베로나'라는 공간은 10대들이 감금되어 있는 듯한 가상의 '베로나 인스티튜드'로 바꿨다. 소년원인지 정신병원인지 명확하지 않다. 사회적 명성이 높은 부모를 둔 로미오는 줄리엣이 있는 '베로나 인스티튜트'로 입소한다. 인스티튜트의 경비에게 원치않은 관심과 시달림을 받던 줄리엣은 파티에서 만난 로미오와 원작에서처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둘의 감정을 몸의 언어로 감각적으로 표현한 안무는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신'(뉴욕타임스)이라는 찬사에 걸맞게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서로의 입술을 맞춘 채 그 기쁨과 흥분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과감한 안무는 그 설렘과 에너지가 객석에 전달돼, 이 작품의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 된다. 고전 속 두 남녀의 비극적 러브 스토리가 오늘날 10대들이 처한 여러 민감한 사회문제와 연결된 점은 이 작품의 도전이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 문제, 성적 및 신체적 학대, 우발적 살인 등은 영화나 TV드라마에서는 흔하게 다뤄지는 소재나 무용 공연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원작과 간극이 큰 이러한 파격적 전개는 관객의 호불호를 가르는 주요 요소로 다가온다.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뽑은 젊은 무용수를 중심으로 세트의 변화없이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기존 작품들에 비해 소박한 느낌도 준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쏟아진 호평을 살펴보면 “등장인물들의 원초적인 감정을 표현한 신선한 안무”, “사랑에 돌진하는 10대들의 에너지”, “대사, 마임 없이도 서사를 촘촘하게 보여주는 안무” 등 감각적이면서도 서사를 살린 안무에 주목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부산 공연, 드림씨어터서 개막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한국 초연 무대를 올린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월드투어는 오는 23일~26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계속된다. 5년 만의 매튜 본 공연이자, 2019년 런던 초연 이후 첫 월드투어다. 올리비에상 최다 수상자(9회)이자, 현대 무용가 최초로 기사 작위를 받은 전설적인 안무가 매튜 본은 메가 히트작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부산 공연의 공식 예매처는 드림씨어터, 인터파크, 예스24, 티켓링크, 페이북, 네이버이며 24일 2시30분 마티네 공연 예매시 20%, 3~4인 예매시 최대 30%(V·R석), 초·중·고등학생 예매시 30%(S·A·B석) 등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5-22 08:35:37[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안무가 매튜 본의 새로운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공연하는 가운데, 오는 24일 오후 2시 티켓을 오픈한다. 12일 클립서비스에 따르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5월 23~26일 단 4일간 부산 드림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티켓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오픈된다. 5월 3일까지 예매 시 조기예매 20%, 3/4인 예매 시 최대 30%(V/R석), 초, 중, 고등학생 예매 시 30%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5월 24일 오후 2시 30분 1회의 마티네 공연 예매 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공식 오픈에 앞서 4월 23일 오후 2시~24일 오전 10시 드림씨어터 멤버십 대상 선예매가 진행된다. 공식 예매처는 드림씨어터, 인터파크, 예스24, 티켓링크, 페이북, 네이버다. 한편 매튜 본은 근육질의 남성 무용수를 내세운 '백조의 호수'를 선봬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고전을 오늘날 10대의 이야기로 바꿨다. 이번 공연은 2019년 런던 초연 이후 L.A.-파리-도쿄를 거쳐 서울-부산으로 이어지는 최초의 월드투어이자 한국 초연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12 10:32:54[파이낸셜뉴스] 현대무용계 인물로는 최초로 기사 작위를 수여받은 세계적인 안무가 매튜 본 경이 5년만에 내한하여 최신작 ‘로미오의 줄리엣’을 선보인다. 앞서 매튜 본 공연은 LG아트센터를 통해 2003년부터 ‘백조의 호수’(2003, 2005, 2007, 2010, 2019), ‘호두까기인형!’(2004) ‘가위손’(2006) ‘잠자는 숲속의 미녀’(2016)까지 8차례 공연되어 1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는 5월 8~19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쓴 불멸의 로맨스이자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걸작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문제아로 분류된 청소년들을 교정하는 '베로나 인스티튜트'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 현대 젊은 세대가 마주한 민감한 문제들을 거침없이 묘사하며 ‘로미오와 줄리엣’에 담긴 필연적이고 아름다운 비극성에 주목한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음악은 새로운 이야기와 스타일에 맞춰 약간의 변화를 준다. 작곡가 테리 데이비스와 15인조 앙상블이 편곡 작업에 참여했다. 51개의 오리지널 스코어 중 30곡을 골라 순서를 재배치하고 5곡의 신곡을 추가했다. 흑인 줄리엣 등 10대 무용수 대규모 선발 10대 이야기에 맞게 무용수들 역시 젊다. 매튜 본 무용단은 지난 2018년 영국 전역에서 만 16세에서 19세 사이 무용수들을 선발하는 대규모 오디션을 개최했다. 1000명 이상의 지원자 중 워크숍 공연과 트레이닝을 거쳐 다수의 무용수를 정식 단원으로 합류시켰다. 또 20대 여성 안무가 아리엘 스미스와 협업하여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만들었다. 무용수들은 공연 내내 끊임없이 뛰고 움직이며 고난이도 동작을 펼친다. 특히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이 펼치는 파드되로 유명한 ‘발코니 신’에서 둘은 열정적이다 못해 한 몸이 되어 구르고 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이 장면을 일컬어 "아마도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 신"이라고 표현했다. 2019년 런던 초연 당시 “젊은 세대가 무대 위에 지진을 일으키는(youthquake)것 같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해부터 런던-LA-파리-도쿄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를 펼치고 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각각 세 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저마다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9년 초연부터 로미오 역을 맡고 있는 파리스 피츠패트릭을 비롯해 “무대 위에서 시종일관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씨어터 스코틀랜드) 로리 맥클로드, 차세대 백조 역('백조의 호수)을 예약한 잭슨 피쉬가 ‘로미오’ 역으로 출연한다. 줄리엣 역은 카일리 미노그 등과 작업한 안무가 겸 무용수 모니크 조나스를 비롯해 '레드 슈즈' 등 탄탄한 경력을 보유한 브라이어니 페닝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되어 단시간에 주역 무용수 자리에 오른 한나 크레머가 맡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29 09:35:25[파이낸셜뉴스] 할리우드 배우 올리비아 핫세(71)와 레너드 위팅(72)이 1968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촬영 당시 성 착취를 당했다며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기각됐다. "그렇게 선정적이진 않다" 언론·출판의 자유 손든 법원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앨리슨 매켄지 판사는 당시 줄리엣 역의 핫세와 로미오 역의 위팅이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매켄지 판사는 "두 배우가 주장한 문제의 장면이 아동 포르노에 해당하지 않으며,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보호된다"며 "배우들이 이 영화가 법에 저촉될 만큼 충분히 성적 선정성을 띤다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소송이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한시적으로 유예한 캘리포니아주의 개정 법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올해 2월 영화가 재개봉됐다고 해도 사정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판시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20년 관련 법을 개정해 3년간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촬영당시 15세, 16세였던 로미오와 줄리엣 두 배우의 변호인은 성명에서 법원의 기각 결정을 비난하며 "조만간 연방 법원에 추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 산업에서의 미성년자 착취와 성 상품화에 맞서 법적인 해결이 이뤄져야 취약한 개인을 보호하고 법적 권한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핫세와 위팅은 지난해 12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속 베드신이 사전 고지 없이 나체로 촬영됐다며 파라마운트사를 상대로 5억달러(당시 약 6400억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영화 촬영 당시 각각 15세, 16세였던 핫세와 위팅은 당시 감독이었던 프랑코 제피렐리(2019년 사망)가 이들에게 "피부색 속옷을 입고 촬영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실제 촬영장에선 "몸에 간단한 분장만 하고 촬영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피렐리가 사전에 "나체를 드러내지 않도록 카메라를 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엉덩이와 가슴 등 신체 일부가 노출됐고, 나체 장면을 촬영하지 않으면 영화가 망할 것이라고 압박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제피렐리 감독의 아들 피포 제피렐리는 지난 1월 성명을 내고 "해당 장면은 음란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촬영 이후에도 배우들과 감독이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5-26 11:31:50[파이낸셜뉴스] 극단 달팽이주파수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연극 '노민호와 주리애'를 다음달 14일부터 18일까지 성북구 꿈빛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연극 '노민호와 주리애'는 사랑을 주제로 세계 속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과 북한을 배경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가슴 절절한 사랑을 극단 달팽이 주파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따뜻하고 자상한 마음씨를 가진 노씨네 외동아들 ‘노민호(로미오)’ 역에 한동희, 사랑에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의 주씨네 외동딸 ‘주리애(줄리엣)’ 역은 정진희가 맡았다. 만나기만 하면 불같이 싸우는 ‘노씨’ 역에 김연철, ‘주씨부인’ 역에는 최정화, 두 가문을 중재하는 ‘촌장’ 역에는 공찬호, ‘신부’ 역은 오순태가 맡았다. 이 밖에 특별출연으로 국내 최고의 브레이킹 댄스팀 엠비크루가 출연한다. 예매는 인터파크, 키플레이 사이트 등에서 가능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11-21 15:35:40【파이낸셜뉴스 과천=강근주 기자】 과천문화재단은 서울발레시어터의 2021년 신작 <로미오와 줄리엣-이름의 굴레>를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후원으로 오는 30일 오후 5시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진행한다. 이번 작품은 고전의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서울발레시어터만의 독창적인 ‘재해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2인무는 물론 확장된 움직임을 통한 두 가문의 반목, 부모와 로미오 사이에서 갈등하는 줄리엣을 만날 수 있다. 현대무용가 이나현과 서울발레시어터의 두 번째 만남이 이번 작품이다. 이나현은 2018년 서울발레시어터의 기획공연 <Colla B> 중 ‘Anonymous’ 안무가로 호흡을 맞추며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해 표현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발레의 고전적인 움직임이나 표현법에 국한되지 않은 확장된 춤으로 관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름의 굴레>는 2021 경기도 예술진흥 공모지원사업 <지금예술 창작지원-제작초연>에 선정돼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제작됐으며, 세부사항은 서울발레시어터 누리집 및 과천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10-29 00:11:27[파이낸셜뉴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인 가운데 이 작품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두 차례의 특강을 준비했다. 5일 서울시오페라단에 따르면 '2021 세종시즌' 개막작이기도 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 세계가 사랑하는 작품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구노의 세련되고 아름다운 음악과 만나 오페라로 탄생했다.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20세기 중반 뉴욕을 모티브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올릴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이혜영은 "왜 이 젊은 두 남녀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두 가문의 대립 그리고 자녀들의 희생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었던 화해와 화합에도 초점을 맞췄다. 남성적이면서도 섬세한 감정선 모두가 무대에서 잘 표현될 수 있는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구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좀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도록 두 차례 특별한 강의를 준비했다. 오는 8일 진행되는 첫 번째 강의는 유형종 음악 칼럼니스트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가 만난 최고 수준의 걸작'으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구노의 음악과 만나 프랑스 낭만 오페라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본다. 15일 진행되는 두 번째 강의는 윤상인 도슨트의 '세상 가장 아름다운 장미 줄리엣을 만나는 밤'으로 셰익스피어가 음악, 그림, 발레, 오페라, 뮤지컬, 영화 등에 미친 영향력을 알아본다.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진행되는 미리보기 강의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수강료는 각 1만원이다. 단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티켓 구입자는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3-05 10:28:23"어이쿠, 큰일났네. 단맛이 하나도 없네. 너무 발효시켜버렸네. 알코올도수도 너무 높잖아. 아! 이걸 어떻게 내다 팔지?" 1900년 초 이탈리아 베네토주 베로나지역 발폴리첼라(Valpolicella)의 한 와이너리. 눈꼬리가 잔뜩 치켜올라간 양조 책임자 앞에서 한 젊은 직원이 안절부절 못했다. 와인 발효조의 온도를 담당하고 있는 이 직원은 최근 사귀기 시작한 여자친구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그만 발효를 멈춰야 하는 시간을 놓쳐버린 것이다. 덕분에 와인은 포도당분이 모두 발효돼 이미 쓴 와인이 돼버렸다. 이 지역은 와인을 달달하게 만들어 먹는 곳인데 단맛이 없는 와인은 판로가 막혔다는 것을 의미했다. 100여년 전 이탈리아 3대 와인 중 하나로 꼽히는 '아마로네(Amarone)' 와인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아마로네의 본고장인 발폴리첼라는 로마시대 때부터 최고급 와인 산지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로마시대 때부터 달달한 맛의 와인을 선호했습니다. 그래서 1500년 전부터 이 지역 와이너리들은 9월말에 포도를 수확한 뒤 바로 압착해 와인을 만들지 않고 포도를 3~5개월 정도 말려서 와인을 만듭니다. 주로 바람이 잘 통하는 건물 2층 공간에서 가장 좋은 포도송이만 골라 대나무로 엮은 발이나 볏집 등의 위에서 널어놓고 말리는데 이를 '아파시멘토(appassimento)' 기법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몇달을 곰팡이가 피지 않게 잘 건조시켜 포도 알갱이가 반 정도로 줄어들게 되면 압착해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당도가 높을수록 고급 와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포도 속 수분을 줄여서 당도를 높인 후 와인을 만든 것이죠. 이 지역에서 가장 고급 와인인 레초토(Recioto) 와인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와인은 포도 속에 있는 당분이 효모와 만나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바뀌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레초토 와인을 만들려면 일정 수준의 알코올도수를 확보한 후 발효를 멈춰야 와인에 달달한 맛이 남아 있게 되는데 이 시기를 놓쳐버린 것이죠. 그래서 아마로네 와인의 이름도 '달지 않고 쓰다'는 뜻의 '아마레(Amare)'에서 유래됐습니다.그런데 혀를 녹일듯한 단맛을 가진 와인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양조책임자의 생각과 달리 쌉쌀한 맛의 아마로네 와인은 새로운 세계를 열게 됩니다. 독특한 풍미와 깊은 맛을 가진 풀바디 와인을 맛본 전문가들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아마로네 와인은 금세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우연의 실수가 명품을 만든 것이죠. 이후 아마로네 와인은 바롤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와인이 됩니다. 아마로네 와인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강렬하고 묵직한 맛을 내는 와인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아마로네 와인을 잔에 따라보면 잉크빛보다 더 어두운 색깔을 띱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까만 연탄색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색깔이 짙은 이유는 침용과정에서 오랜시간 동안 포도껍질에 있는 색깔을 모두 빼내기 때문입니다. 아마로네 와인을 잔에 따른 후 코를 들이대면 알코올 냄새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포도를 말리는 과정에서 응축된 당분이 모두 알코올로 치환돼 알코올도수가 높아진 것이죠. 아마로네 와인은 알코올도수가 대부분 15% 이상입니다. 일부 와이너리는 알코올도수를 17%까지 올려 내놓기도 합니다. 입속에 넣어보면 찐득하게 졸인 과일향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이어 묵직하게 혀를 누르는 질감도 압도적이며 적절한 신맛도 갖추고 있습니다. 삼키고 난 후에는 매끄럽고 잘게 부서져 들어오는 타닌이 아주 고급스럽습니다. 한마디로 균형이 잘 잡힌 정말 묵직한 와인입니다. 그러나 뒷맛에는 단맛이 살짝 느껴집니다. 아마로네 와인은 포도를 말려서 사용하기 때문에 워낙 당도가 높아 원하는 알코올도수에 도달하고도 당분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와이너리의 취향에 따라 당도를 아예 없앤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와인은 약간의 단 맛을 그대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아마로네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는 코르비나(Corvina), 코르비노네(Corvinone), 론디넬라(Rondinella), 몰리나라(Molinara) 입니다. 모두 이탈리아에서 나는 토착 품종으로 비율은 와이너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코르비나가 주요 품종으로 쓰입니다. 코르비나는 향기로운 과일향으로 아로마를 담당하며, 코르비노네와 론디넬라는 아마로네 와인의 색깔을 더욱 짙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또 몰리나라는 산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부 고가의 아마로네 와인은 매우 희귀한 포도 품종인 오세라타(Oseleta)도 사용합니다. 포도알과 송이가 작아 작은 참새를 뜻하는 포도로 향이 아주 좋습니다. 베로나 북쪽의 발폴리첼라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은 발폴리첼라, 레초토, 아마로네 세 가지 입니다. 발폴리첼라는 포도를 따서 바로 압착해 만드는 와인으로 가볍고 신선한 맛이 좋습니다. 또 포도를 말려서 와인을 만들면 레초토와 아마로네 와인이 됩니다. 발효를 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달달한 레초토 와인이되고 발효를 모두 시키면 쌉싸래한 맛이 일품인 아마로네 와인이 되는 것이죠. 아마로네 와인은 2년 이상 오크 숙성을 거쳐 시장에 나오는데 일부 와이너리들은 10년 동안 숙성을 시킨 후 내놓기도 합니다. 워낙 묵직한 와인이라 시장에 나온 후에도 최소 3~4년 정도는 기다렸다가 먹는 것이 좋습니다. 향이 강한 육류나 강한 맛의 치즈 등과 특히 잘 어울립니다. 아마로네 와인이 만들어지는 베네토 지방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달콤하지만 쌉싸름한 다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 아마로네 와인이 연인들의 사랑을 닮아서인지 서양에서는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에서는 아마로네 와인을 테이블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늘 밤 아마로네 한잔 어떠신지요. kwkim@fnnews.com
2019-06-13 18:55:59공연제작사 쇼노트가 연극 ‘앤제이(R&J)’의 재연을 확정했다. 오는 6월 28일(금)부터 9월 29일(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짜릿하게 변주한 작품이다. 엄격한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금서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탐독하며 위험한 일탈의 게임에 빠져드는 학생 네 명의 이야기다. 지난 2018년 7월 한국 초연 무대를 가진 연극이며, 독특한 해석으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음악과 안무의 과감한 활용, 드라마의 공간과 객석이 공존하는 무대석의 배치 등 ‘관객 몰입형 공연(immersivetheater)’의 장점을 극대화한 감각적인 연출로 주목받았다. 5월 초, 캐스팅 공개와 함께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4-25 09:3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