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동삼동 해양클러스터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관장 김종해) 상설전시실에는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명령으로 1785~1788년까지 세계 일주를 한 라페루즈의 '세계 일주 항해기' 초판본(사진)이 전시돼 있다. 라페루즈(1741~1788)는 세계 일주 도중 조선의 동해·타타르해·홋카이도·쿠릴 열도·캄차카 반도 등을 탐험하였다. 밀레-뮈로는 라페루즈가 보낸 중간 탐사 보고서들을 모아 4권의 책으로 발간했으며, 지도책 1권을 별책으로 함께 발간하였다. 이 자료는 '라페루즈의 세계 일주 항해기' 초판본이다. 서양인 중에서 울릉도를 최초로 목격한 라페루즈는 탐험대원 중에서 이 섬을 가장 먼저 발견한 천문학자 다즐레의 이름을 따서 '다즐레섬'이라고 명명하였다. 또한 라페루즈는 1787년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조선의 제주도 부근부터 시작하여 남해안과 동해안을 탐사한 내용을 항해일지에 기록하고, 해안선을 실측하여 해도를 제작하였다. 박재관 기자
2024-11-21 18:26:56[파이낸셜뉴스] 300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경매에서 426만 스위스프랑(약 67억원)에 낙찰됐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제네바 소더비 경매에서 약 500개의 다이아몬드가 술이 달린 세 개의 줄 모양으로 연결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426만 스위스프랑(약 67억원)에 팔렸다. 이 목걸이는 18세기 후반 프랑스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몰락시킨 스캔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스캔들은 1785년 앙투아네트를 사칭한 프랑스의 잔 드 발루아 라 모트 백작부인이 호화 목걸이를 빼돌려 앙투아네트의 평판을 떨어뜨린 사건이다. 앙투아네트는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프랑스 국민 사이에서 왕비가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다는 이미지는 더욱 강해졌고, 마리 앙투아네트는 1793년 처형됐다. 이 스캔들은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이 목걸이는 분해돼 암시장에서 팔려 추적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다이아몬드의 품질이나 연대로 미뤄 이번에 경매에서 낙찰된 목걸이에 당시 보석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 목걸이는 영국 앵글시 후작 가문이 1960년대까지 소유했고, 후작부인이 1937년 조지 6세의 대관식과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때 이를 착용했다. 목걸이의 디자이너나 제작자, 정확한 제작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소더비 측은 목걸이에 사용된 다이아몬드가 가장 순도가 높고 눈부신 다이아몬드가 채굴되는 인도 골콘다 광산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목걸이가 프랑스 혁명 10년 전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15 10:42:32[파이낸셜뉴스] 갤러리아백화점이 다음 달 22일까지 서울 명품관에서 프랑스 명품 가구 브랜드 '드비저리'(DE BEJARRY) 팝업스토어를 연다. 2일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드비저리는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의자의 독특한 조립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고전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모든 제품에 최상급 소가죽인 풀그레인 가죽만을 사용해 내구성이 좋다고 갤러리아백화점은 설명했다. 대표 상품은 마드리드 라운지체어로 풀그레인 가죽에 직선과 곡선이 교차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으로 만들어졌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 가구로 집 분위기를 안락하게 바꿔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07-02 09:03:27【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이상일 경기 용인시장은 어린이집 등 집단시설 관리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교양과 상식을 위한 재미있는 스토리'라는 주제의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코로나19 기간 방역 관리를 위해 노력한 관리자들을 위로하고,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집단시설 관리자는 학교, 어린이집, 병의원, 사회복지시설, 집단급식소 등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교육을 하고 감염병 (의심)환자 발견 시 보건소로 통보해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13일 용인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전날인 12일 용인시청 에이스홀에서 이같은 특강을 열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집단시설의 철저한 방역 관리에 최선을 다해줘 감사하다"며 "오랜 기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수고하면서 쌓은 노하우는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닥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됐으리라 생각하며, 시도 감염병 관리를 위해 최선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으로서 행정을 하느라 많이 바쁘지만 틈틈이 시간이 날 때 직접 자료를 만들고 공부도 하면서 그림과 문학, 음악, 리더십 관련 강의를 많이 해왔다"며 "오늘은 교양과 상식에 관한 여러 가지 편린들을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647개의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2800캐럿의 목걸이 모형의 사진을 소개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프랑스 혁명을 앞두고 대중의 분노를 촉발한 목걸이에 관한 이야기로, 루이 16세의 아내 마리 앙투와네트가 이 사치스런 목거리를 사려고 했다는 가짜뉴스가 전파돼 대중들이 분통을 터뜨렸고, 목걸이 사건은 앙투아네트를 판 사기사건이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프랑스 왕가의 여러 문제 때문에 대중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고 이 시장은 설명했다. 이어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작곡했던 조지아 안토니오 로시니의 이야기와 더불어 지난 2월 스페인 세비야를 방문해 호세 루이스 산즈 세비야시장과 우호교류 협력 의향서를 교환했고, 이후 세비야에서 용인시와 정식 협약을 체결하자는 연락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이 시장은 용인시 소속인 우상혁 선수가 대한민국 육상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하는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파리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쥬(Pfryges)’에 얽힌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시장은 "프리쥬는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군이 썼던 '프리기아' 모자를 형상화한 것"이라며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 프랑스 국기를 들고 선봉에 선 여신이 쓴 모자가 바로 프리기아"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1공장의 외벽 디자인을 소개하며 "네덜란드 추상화가 피트 몬드리안의 작품을 본 딴 것으로 그의 작품은 건축과 패션 등 우리 실생활 속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정보도 제공했다. 강의를 들은 이들은 교양과 상식에 관한 다양한 지식, 관점을 소개한 이 시장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4-13 10:09:22[파이낸셜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임명직만 해봐서 잘 모르시겠지만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상실하면 선출직 당 대표도 퇴출된다"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표면상 갈등이지만 빨리 수습하십시오. 총선이 80일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홍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공천 문제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을 둘러싸고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한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고도의 정치 게임인지 갈등의 폭발인지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 대표는 임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시장은 이날 김경율 비대위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앞서 김 비대위원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홍 시장은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로 비유한 것은 망발"이라고 질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1-22 14:14:10#1. 1599년 9월11일 로마 시내를 가로지르는 테베레 강의 산탄젤로(Sant'Angelo) 다리. 기껏해야 갓 스무살이 넘었을 앳되고 청순한 여인이 끔찍한 참수형을 앞두고 군중들에 둘러싸인 채 섰다. 가끔씩 고개를 돌린 채 군중을 바라보는 눈은 때론 멍한듯 순수하고, 무표정한 얼굴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아름다웠다. 지켜보던 시민들이 저마다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냈다. 그녀의 이름은 베아트리체 첸치(Beatrice Cenci)로 첸치 백작의 막내딸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의 죄명은 가족과 공모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였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프란체스코 첸치 백작은 매우 폭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음탕한 행동까지 악명이 자자했습니다. 폭력은 가족들에게 더욱 심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막내딸인 베아트리체를 감금하고 강간하는 범죄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이런 폭력과 만행에 베아트리체의 새어머니, 오빠, 이복동생 등이 함께 로마교황청에 신고했지만 교황청은 이를 번번히 묵살했습니다. 첸치 백작은 교황 클레멘스 8세의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결국 가족들은 하인들과 힘을 모아 첸치 백작을 독살하기로 계획하고 첸치 백작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머리를 망치로 내리쳐 성벽에서 떨어진 것처럼 위장합니다. 하지만 곧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교황청으로부터 가족 전부가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된 로마 시민들은 첸치 일가의 구명을 요구했지만 교황 클레멘스 8세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형이 확정되고 베아트리체의 새어머니와 오빠의 시신이 거리에 내걸립니다. 이어 베아트리체 차례가 되자 로마 시민들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위해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곧 베아트리체는 그 자리에서 참수를 당합니다. 이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던 스물다섯살의 화가 귀도 레니(Guido Reni)는 베아트리체 첸치의 마지막 모습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이게 그 유명한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1600년, 75*50cm, 유채, 로마 바르베리니 국립고전회화관)'입니다. 고개를 돌린 채 쳐다보는 힘없는 눈빛은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하는듯 합니다. 그러나 어두운 배경 속 흰색 두건을 두르고 흰 옷을 입은 그녀의 얼굴은 처연함보다 오히려 담백한 의연함이 느껴집니다. 오히려 슬픔이 묻어나지 않는 순백의 모습이 더욱 슬픔을 자아냅니다. 1817년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에서 베아트리체 첸치와 눈을 마주친 프랑스 유명 작가 스탕달은 거의 실신합니다. 갑자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립니다. 다른 관람객 일부도 스탕달과 유사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스탕달 증후군'입니다. 이 현상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보게 되면 순간적으로 흥분 상태에 빠져 호흡곤란, 경련, 마비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첸치 가족이 몰살당한 산탄젤로 다리는 로마 시내와 산탄젤로 성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산탄젤로 성의 상징은 꼭대기에 청동상으로 우뚝 서 있는 미카엘 대천사입니다. 미카엘 대천사는 이 날의 비극을 어떻게 지켜봤을까요. #2. "이제 그만 고향으로 돌아가게나." 교황 클레멘스 7세가 마지막 순간을 예감한 듯 근위대를 향해 낮은 음성을 힘없이 내뱉었다. "성하, 저희가 끝까지 사수하겠으니 어서 피하시옵소서." 교황을 둘러싼 건장한 근위병들이 흐느끼며 외쳤다. 500여명이 넘던 근위병들은 거의 다 죽고 이제 목숨이 붙어있는 사람은 고작 42명에 불과했다. 죽기를 각오한 근위병들이 뒤돌아 신성로마제국 군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나둘씩 쓰러지는 근위병들을 뒤로 하고 교황은 비밀 통로를 통해 산탄젤로 성으로 들어갔다. 1527년 신성로마제국 카를5세가 로마를 침공했을 당시의 일이다. 교황은 산탄젤로 성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로마 교황령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대의 역사는 이날부터 시작됐습니다.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굵은 줄무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장창을 들고 근엄하게 서있는 스위스 근위대는 바티칸의 상징입니다. 교황령은 이 사건 이후부터 지금까지 스위스 출신 젊은이로만 근위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세 용병 부대 중 가장 유명한 게 스위스 용병이었습니다. 스위스 용병은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자라 신체가 건장한데다 전투력이 최강인데다 절대 물러서지 않는 용감함이 특징이었습니다. 프랑스-잉글랜드 간 백년전쟁을 비롯해 중세 모든 전쟁에서 맹위를 떨쳤습니다. 로마 교황도 이들을 적극 고용했습니다. 그러나 스위스 용병의 용맹함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지금의 스위스는 부자 나라지만 당시에는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산악지대인데다 무역활동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이 좋은 용병은 가장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따라서 스위스 용병들은 자신들이 등을 보이고 물러나면 후손들이 일자리가 없어질 것을 걱정해 절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용감히 싸우다 전사하는 것을 택했다고 합니다. 클레멘스 7세 뒤를 지키던 42명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또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앙뚜아네트가 머물던 튈르리 궁을 지키던 786명도 모두 전사했습니다.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은 바로 이들 스위스 용병 786명을 기리는 작품입니다. 산탄젤로 성은 이처럼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 서기 134년 공사를 시작해 139년 완성된 산탄젤로 성은 원래 로마 오현제 중 하나로 꼽히는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자신을 비롯한 후대 왕의 영묘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421년 요새로 개조된 후 나중에는 교황의 성으로 존재했습니다. 산탄젤로 이름을 얻은 것은 590년 경 로마 시내에 역병이 창궐하자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가 신에게 참회 기도를 올리고 돌아오면서 산탄젤로 다리를 지나는 도중 산탄젤로 성 꼭대기에서 대천사 미카엘이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닦은 후 검집에 넣는 모습의 환시를 봤다고 합니다. 그레고리우스 1세는 이를 "역병의 재앙에 대해 사람들이 충분히 참회를 마쳤으며, 신이 이에 만족하신 징표"라며 이 요새를 '천사의 성', 즉 '산탄젤로'라고 부르도록 했습니다. #3. 산탄젤로 성은 교황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늘 교황의 피난처가 됐습니다. 앞서 1494년에는 교황 알렉산데르 6세가 프랑스 샤를 8세의 로마 침공을 피해 이곳으로 달아나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는 13세기 경 교황 니콜라스 3세가 베드로 성당과 산탄젤로 성을 잇는 800미터 길이의 비밀통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댄 브라운 원작의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도 주인공들이 이 비밀통로를 통해 도주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합니다. 산탄젤로 성의 모든 것을 지켜본 미카엘 대천사가 라벨에 그려진 와인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생산되는 발디까바(Valdicava)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urnello di Montalcino)'입니다. 몬탈치노에서도 가장 좋은 포도가 난다는 몬토솔리(Montosoli) 지역의 산지오베제(Sangiovse) 100%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검은색 과실과 꽃향기, 바닐라 터치, 장엄한 구조감으로 유명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스타 와인입니다. 특히 리제르바 급 상위 라인 '발디까바 마돈나 델 피아노(Valdicava Madonna del Piano)'는 구경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탈리아 와인 전문가 팀 애킨스(Tim atkins)는 발디까바를 2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은 "여지껏 마셔본 가장 뛰어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이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발디까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세컨 와인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를 열어봅니다. 귀여운 아기천사의 모습이 그려진 라벨의 와인입니다. 진하지 않은 루비빛 와인으로 잔에서는 산지오베제 특유의 감칠맛 향과 함께 붉은 과실 향이 확 올라옵니다. 스월링 할수록 바닐라 향도 느껴지며 동물향이 몽글몽글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입에 넣어보면 제일 먼저 강력한 타닌이 반기는데 좋은 산도가 와인을 발랄하게 만듭니다. 산도는 미디엄 하이 혹은 하이 수준으로 아주 높습니다. 와인이 입에서 사라지고 남는 것은 두꺼운 타닌과 기분좋은 산도, 그리고 진한 동물향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6-15 18:07:54[파이낸셜뉴스] #1.1599년 9월11일 로마 시내를 가로지르는 테베레 강의 산탄젤로(Sant'Angelo) 다리. 기껏해야 갓 스무살이 넘었을 앳되고 청순한 여인이 끔찍한 참수형을 앞두고 군중들에 둘러싸인 채 섰다. 가끔씩 고개를 돌린 채 군중을 바라보는 눈은 때론 멍한듯 순수하고, 무표정한 얼굴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아름다웠다. 지켜보던 시민들이 저마다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냈다. 그녀의 이름은 베아트리체 첸치(Beatrice Cenci)로 첸치 백작의 막내딸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의 죄명은 가족과 공모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였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프란체스코 첸치 백작은 매우 폭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음탕한 행동까지 악명이 자자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막내딸인 베아트리체를 감금하고 강간하는 범죄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이런 폭력과 만행에 베아트리체의 새어머니, 오빠, 이복동생 등이 함께 로마교황청에 신고했지만 교황청은 이를 번번히 묵살했습니다. 첸치 백작은 교황 클레멘스 8세의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결국 가족들은 하인들과 힘을 모아 첸치 백작을 독살하기로 계획하고 첸치 백작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머리를 망치로 내리쳐 성벽에서 떨어진 것처럼 위장합니다. 하지만 곧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교황청으로부터 가족 전부가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사건의 전모를 알게 된 로마 시민들은 첸치 일가의 구명을 요구했지만 교황 클레멘스 8세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형이 확정되고 베아트리체의 새어머니와 오빠의 시신이 거리에 내걸립니다. 이어 베아트리체 차례가 되자 로마 시민들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위해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곧 베아트리체는 그 자리에서 참수를 당합니다. 이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던 스물다섯살의 화가 귀도 레니(Guido Reni)는 베아트리체 첸치의 마지막 모습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이게 그 유명한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1600년, 75*50cm, 유채, 로마 바르베리니 국립고전회화관)'입니다. 고개를 돌린 채 쳐다보는 힘없는 눈빛은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하는듯 합니다. 그러나 어두운 배경 속 흰색 두건을 두르고 흰 옷을 입은 그녀의 얼굴은 처연함보다 오히려 담백한 의연함이 느껴집니다. 오히려 슬픔이 묻어나지 않는 순백의 모습이 더욱 슬픔을 자아냅니다. 1817년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에서 베아트리체 첸치와 눈을 마주친 프랑스 유명 작가 스탕달은 거의 실신합니다. 갑자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립니다. 다른 관람객 일부도 스탕달과 유사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스탕달 증후군'입니다. 이 현상은 뛰어난 예술 작품을 보게 되면 순간적으로 흥분 상태에 빠져 호흡곤란, 경련, 마비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첸치 가족이 몰살당한 산탄젤로 다리는 로마 시내와 산탄젤로 성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산탄젤로 성의 상징은 꼭대기에 청동상으로 우뚝 서 있는 미카엘 대천사입니다. 미카엘 대천사는 이 날의 비극을 어떻게 지켜봤을까요. #2. "이제 그만 고향으로 돌아가게나." 교황 클레멘스 7세가 마지막 순간을 예감한 듯 근위대를 향해 낮은 음성을 힘없이 내뱉었다. "성하, 저희가 끝까지 사수하겠으니 어서 피하시옵소서." 교황을 둘러싼 건장한 근위병들이 흐느끼며 외쳤다. 500여명이 넘던 근위병들은 거의 다 죽고 이제 목숨이 붙어있는 사람은 고작 42명에 불과했다. 죽기를 각오한 근위병들이 뒤돌아 신성로마제국 군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나둘씩 쓰러지는 근위병들을 뒤로 하고 교황은 비밀 통로를 통해 산탄젤로 성으로 들어갔다. 1527년 신성로마제국 카를5세가 로마를 침공했을 당시의 일이다. 교황은 산탄젤로 성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로마 교황령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대의 역사는 이날부터 시작됐습니다.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굵은 줄무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장창을 들고 근엄하게 서있는 스위스 근위대는 바티칸의 상징입니다. 교황령은 이 사건 이후부터 지금까지 스위스 출신 젊은이로만 근위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세 용병 부대 중 가장 유명한 게 스위스 용병이었습니다. 스위스 용병은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자라 신체가 건장하고 전투력이 최강인데다 절대 물러서지 않는 용감함이 특징이었습니다. 프랑스-잉글랜드 간 백년전쟁을 비롯해 중세 모든 전쟁에서 맹위를 떨쳤습니다. 로마 교황도 이들을 적극 고용했습니다. 그러나 스위스 용병의 용맹함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지금의 스위스는 부자 나라지만 당시에는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산악지대인데다 무역활동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이 좋은 용병은 가장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따라서 스위스 용병들은 자신들이 등을 보이고 물러나면 후손들이 일자리가 없어질 것을 걱정해 절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용감히 싸우다 전사하하는 것을 택했다고 합니다. 클레멘스 7세 뒤를 지키던 42명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또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앙뚜아네트가 머물던 튈르리 궁을 지키던 786명도 모두 전사했습니다.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은 바로 이들 스위스 용병 786명을 기리는 작품입니다. 산탄젤로 성은 이처럼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 서기 134년 공사를 시작해 139년 완성된 산탄젤로 성은 원래 로마 오현제 중 하나로 꼽히는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자신을 비롯한 후대 왕의 영묘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421년 요새로 개조된 후 나중에는 교황의 성으로 존재했습니다. 산탄젤로 이름을 얻은 것은 590년 경 로마 시내에 역병이 창궐하자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가 신에게 참회 기도를 올리고 돌아오면서 산탄젤로 다리를 지나는 도중 산탄젤로 성 꼭대기에서 대천사 미카엘이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닦은 후 검집에 넣는 모습의 환시를 봤다고 합니다. 그레고리우스 1세는 이를 "역병의 재앙에 대해 사람들이 충분히 참회를 마쳤으며, 신이 이에 만족하신 징표"라며 이 요새를 '천사의 성', 즉 '산탄젤로'라고 부르도록 했습니다. 산탄젤로 성은 교황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늘 교황의 피난처가 됐습니다. 앞서 1494년에는 교황 알렉산데르 6세가 프랑스 샤를 8세의 로마 침공을 피해 이곳으로 달아나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는 13세기 경 교황 니콜라스 3세가 베드로 성당과 산탄젤로 성을 잇는 800미터 길이의 비밀통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댄 브라운 원작의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도 주인공들이 이 비밀통로를 통해 도주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합니다. #3. 산탄젤로 성의 모든 것을 지켜본 미카엘 대천사가 라벨에 그려진 와인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생산되는 발디까바(Valdicava)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urnello di Montalcino)'입니다. 몬탈치노에서도 가장 좋은 포도가 난다는 몬토솔리(Montosoli) 지역의 산지오베제(Sangiovse) 100%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검은색 과실과 꽃향기, 바닐라 터치, 장엄한 구조감으로 유명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스타 와인입니다. 특히 리제르바 급 상위 라인 '발디까바 마돈나 델 피아노(Valdicava Madonna del Piano)'는 구경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탈리아 와인 전문가 팀 애킨스(Tim atkins)는 발디까바를 2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은 "여지껏 마셔본 가장 뛰어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이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발디까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세컨 와인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를 열어봅니다. 귀여운 아기천사의 모습이 그려진 라벨의 와인입니다. 진하지 않은 루비빛 와인으로 잔에서는 산지오베제 특유의 감칠맛 향과 함께 붉은 과실 향이 확 올라옵니다. 스월링 할수록 바닐라 향도 느껴지며 동물향이 몽글몽글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입에 넣어보면 제일 먼저 강력한 타닌이 반기는데 좋은 산도가 와인을 발랄하게 만듭니다. 산도는 미디엄 하이 혹은 하이 수준으로 아주 높습니다. 와인이 입에서 사라지고 남는 것은 두꺼운 타닌과 기분좋은 산도, 그리고 진한 동물향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6-15 14:52:28[파이낸셜뉴스] 프랑스 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소유했던 기타가 경매에 나올 전망이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마리 앙투아네트가 남편 루이 16세로부터 선물 받은 기타가 조만간 경매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베르사유궁 안의 별궁인 프티 트리아농에서 평소 함께 음악을 즐기며 교류한 또래 친구인 루이즈 엘리자베스 로셸람베르 후작부인에게 기타를 줬다고 알려졌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1789년 프랑스혁명이 시작되자 파리의 왕궁으로 연행됐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시민의 감시 아래 생활을 하다가 국고를 낭비하고, 반혁명을 시도했다는 죄명으로 1793년 처형됐다. 혁명 속에 살아남은 로셸람베르 후작부인은 기타를 조카에게 물려준 뒤 로셸람베르 가문의 시골집에 보존돼 왔다고 전해졌다. 이 기타는 파리의 현악기 장인 자크-필립 미켈로가 1775년 가문비나무와 장미나무로 제작했고, 마호가니와 상아로 정교하게 장식됐다. 기타는 9일 프랑스 경매업체 아귀트가 경매에 올릴 예정이다. 경매 낙찰가는 최대 8만 유로(약 1억 1000만원)로 예측하고 있으며, 박물관과 개인 수집가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귀트 관계자는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장식의 정교함이 특별하고 보존 상태가 뛰어난 정말 훌륭한 악기"라고 극찬했다. 한편 이번에 경매에 나오는 기타는 애초 줄이 5개였으나 19세기 초 6개로 개조됐다고 알려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2-12-06 22:41:48[파이낸셜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유흥식 라자로(70)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비롯해 추기경 20명을 서임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으로는 네번째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추기경 20명을 서임했고, 이날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서임식을 거행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85세의 교황은 이날 교황 선출 자격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 16명을 포함해 이날 추기경 20명을 서임했다. 추기경은 교황 바로 아래의 가톨릭 최고 성직자로 교황을 뽑는 기구인 콘클라베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을 교황으로 뽑는다. 교황이 뽑히면 굴뚝으로 하얀 연기를 내보내 교황 선출이 끝났음을 알린다. 유 추기경은 김수환 스테파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그리고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김 추기경과 정 추기경은 각각 2009년, 2021년 선종했다. 올해 85세인 교황은 지금까지 콘클라베 참석 자격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 132명 가운데 83명을 임명했다. 132명 가운데 나머지 49명은 요한바오로2세, 베네딕토16세 등 전임 교황 2명이 임명한 추기경들이다. 베데딕토16세 교황은 2013년 돌연 사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뒤를 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추기경들을 임명했고, 그 덕분에 그를 이을 교황이 자신과 같은 교회 비전을 공유하는 이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서임식에서 서임된 추기경들의 임무를 환기시켰다. "세상 끝까지,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주변부까지 모든 이들에게 마음을 열라"는 것도 추기경들의 임무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임된 새 추기경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우선 인도 히데라바드 대주교인 안토니 풀라(60) 추기경은 인도 카스트제도에서 가장 최하위 계층인 불가촉천민, 달리트 계급 출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번 추기경 서임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강하게 주장해 온 가나 출신의 리처드 쿠리아 바워버 주교도 새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바워버 추기경은 그동안 LGBTQ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지지해왔다. 바워버 추기경은 그러나 이날 서임식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워버 추기경이 서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떠나 26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으나 심장병으로 곧바로 병원에 후송됐다면서 추기경들에게 기도를 당부했다. 아마존에서도 첫 추기경이 나왔다. 브라질 마나우스의 울리히 스타이너 대주교가 남미 아마존 출신으로 처음으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스타이너(71) 추기경은 AP와 인터뷰에서 아마존 지역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스타이너 추기경은 그러나 이같은 폭력은 자생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라면서 돈과 탐욕이 폭력을 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최연소는 몽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죠르지오 마렝고 신부였다. 그는 올해 48세로 가톨릭 신도가 1300여명에 불과한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추기경 서임을 거부한 성직자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초에 이번에 추기경 21명을 서임했다. 그러나 은퇴한 벨기에의 뤽 반 루이 주교가 2004~2020년 성직자 성추문 사건 당시 자신이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면서 자격이 없다고 추기경 서임을 반려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만 80세가 되는 내년 12월, 유 추기경은 앞으로 10년 동안 교황 선출 투표권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8-28 07:01:32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6일까지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스위트 홈 파티’ 행사를 열고 칸 국제영화제 공식 샴페인으로 유명한 '파이퍼 하이직'을 특별한 가격에 소개한다.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뚜아네트가 사랑한 샴페인으로도 유명하다. 12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모델들이 파이퍼 하이직을 소개하고 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1-12-12 11: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