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암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는 고순도 루테튬-177을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전량 수입해왔던 루테튬-177은 희귀질환인 신경내분비암과 전립선암 치료 등에 사용된다. 어떤 항체 등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10일 "고순도 루테튬-177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자립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중성자 조사부터 분리·정제, 공급지 운송을 통틀어 10일 이내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운송에만 2주가량 소요되던 이전과 비교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획기적이다. 연구진은 2023년에 대용량 분리·정제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통해 국내 연구용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한번에 1~2Ci(퀴리, 1Ci=1000mCi) 규모의 루테튬-177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중성자를 쪼여 방사성동위원소를 만드는 '조사 과정'과 필요한 동위원소만 선별, 추출하는 '분리·정제 과정'으로 나뉜다. 지난 2020년 연구원은 고순도 루테튬-177을 국내 최초로 생산해 시험 공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해외에서 중성자 조사를 거쳐 후속 절차만을 국내에서 수행했다. 이번 성과는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해, '중성자 조사' 과정 또한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양이 줄어든다. 국내 연구로를 이용하면 운송시간이 짧아, 반감기에 따른 품질 저하를 줄일 수 있다. 연구로에서 생성된 루테튬-177은 동위원소생산시설에서 순도를 높이기 위한 분리·정제 과정을 거친다. 연구원은 2020년 분리 장비와 자동화 프로그램을 독자 개발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했다. 특히 루테튬-177을 분리하는 용매를 변경하고 이를 담는 분리컬럼 길이를 최적화해 기존 대비 분리 시간을 약 40% 단축했다. 연구원은 지난 7월 하나로 가동 기간에 70mg의 표적을 토대로, 920mCi(밀리퀴리, 약 3000만원)의 루테튬-177을 생산하고, 그중 일부를 분리· 정제해 서울대학교병원 및 경북대학교병원에 시험 공급했다. 두 병원은 루테튬-177이 항체처럼 특정 질병을 표적하는 물질과 결합하는 표지효율이 99% 이상임을 확인했다. 연구원에서 생산한 방사성동위원소의 순도가 뛰어남을 의미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8-10 09:40:25[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고순도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과 홀뮴-166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루테튬-177(Lu-177)과 홀뮴-166(Ho-166)은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테라노스틱스 방사성동위원소로 방사선 의학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어떤 치료제와 함께 사용하느냐에 따라 치료 분야는 무궁무진하지만, 대표적으로 루테튬-177은 희귀질환인 신경내분비암, 홀뮴-166은 간암 치료에 사용한다. 연구진은 꾸준한 연구개발이 뒷받침된다면 3년 내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연구용원자로 하나로나 기장 연구로의 동위원소 생산시설에 대량생산을 위한 장비를 갖추면, 동위원소 국내 수요는 물론 해외 시장 개척의 초석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 4회에 걸쳐 생산하고, 서울대 병원, 원자력의학원, 경북대 병원 등 7개 기관에 연구용으로 시험 공급했다. 이번에 루테튬-177을 공급받은 경북대 의과대학 유정수 교수는 "실험을 통해 루테튬-177로 표지된 항체의 종양 성장 억제효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표적에서 8㎝ 길이 컬럼(유리기둥)을 통해 원하는 방사성동위원소만 분리해낸 것으로, 300번의 실험을 거쳐 분리장비와 프로그램을 독자 개발한 끝에 성공했다. 기존에도 루테튬-177과 홀뮴-166을 생산해 왔지만 담체(운반체) 생산법을 이용해 순도가 낮았다. 담체 생산법은 생산하고자 하는 동위원소와 질량은 다르지만 같은 원소인 표적물질을 이용한다. 이 때 담체(운반체, carrier)로 작용한 표적물질이 남아 있어 순도가 낮은 한계가 있다. 이번에 연구원이 성공한 무담체 생산법은 운반체 없이 필요한 방사성동위원소만 선별 추출하는 기술로, 고도의 분리기술이 필요하다. 루테튬-177의 반감기는 6.7일, 평균 에너지는 150keV(킬로전자볼트)이고 홀뮴-166은 반감기 26.6시간, 평균 에너지 666keV이다. 방출하는 에너지와 반감기가 달라 종양의 상태와 종류에 따라 최적의 동위원소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연구용원자로 하나로가 가동 중지된 상황에서 국민 의료 지원을 위해 해외에서 중성자 조사를 받아 독자적으로 연구개발을 계속해 성공한 쾌거다.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신경내분비암과 같은 희귀암 환자에게 아주 기쁜 소식"이라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0-21 09:39:26한국원자력의학원은 면역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이용해 식도암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컨버전스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면역 PET는 암세포 등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용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체내에 주사해 암 등 질환의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다. 식도암은 조직형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등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편평상피세포암이 전체 식도암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식도암은 발생률은 높지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전반적으로 경과가 좋지 않아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이태섭 박사팀은 식도 편평상피세포암에서 암세포 증식인자인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가 많이 발현하는 것에 착안했다. 이에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에 결합하는 항체의약품 세툭시맙에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와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을 각각 붙여 컨버전스 방사성의약품을 제조했다. 연구팀은 식도암을 이식한 동물 모델에게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를 붙인 세툭시맙을 주사해 양전자를 방출하는 구리-64가 암세포에 모여 암의 크기와 위치를 면역 양전자방출단층촬영(면역PET) 영상을 통해 진단했다. 이어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을 붙인 세툭시맙을 주사해 루테튬-177이 내뿜는 베타선에 의해 암 세포가 파괴되는 방사면역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이 치료법은 항체면역치료에 비해 종양의 크기가 61.5%나 감소했다. 이태섭 박사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식도암의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새로운 컨버전스 방사성의약품의 개발 및 임상적용 등 실용화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원자력연구개발사업' 및 '방사선노화제어기술개발사업',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또 해당 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 핵의학회 학술지(Journal of Nuclear Medicine,IF=6.160) 2016년 7월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6-07-19 15:5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