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돈가스 5인분을 주문한 손님이 서비스로 돈가스 다섯 개를 추가로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주문자는 “리뷰를 써주겠다”며 이 같은 요구를 했다. 4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아침부터 빌런(villain)을 만났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에서 돈가스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3일 오전에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A씨는 “오전부터 돈가스 5인분 주문이 들어와 ‘큰 게 들어왔네’라고 생각하고는 튀김기에 불을 올렸다”며 “그러나 요청사항을 보는 순간 뒷목을 스치는 불안감에 튀김기 불을 끄고 주문 취소를 눌렀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주문명세에 따르면 B씨는 이날 오전 9시 48분에 왕돈가스 5개와 모닝빵을 주문, 배달비까지 총 7만원을 결제했다. 그러면서 B씨는 요청사항에 “돈가스 1인분에 한 장씩 서비스로 주시고. 일곱 명이 먹을 거니까 소스와 수프도 일곱 개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리뷰 써줄게요”라고 덧붙였다. 주문한 돈가스 5개에 5장의 추가 돈가스를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A씨가 주문을 취소하자 B씨가 바로 전화를 걸어 ‘왜 취소하느냐’고 말했다. A씨는 “손님께서 요청한 사항을 들어주기 힘들어 취소했다고 했더니 B씨는 ‘주문한 사람 허락을 받고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A씨에게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하겠다”고 말했고, A씨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전화를 그냥 끊어버렸다. A씨는 “그때부터 바빠 죽겠는데, 전화를 계속하더라”며 “열이 받아서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겠다고 하니 그다음부터 전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러면서 “진짜 업무방해로 고소할 생각”이라고 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뉴스에서만 보던 사람이 실제로 있냐” “자영업자들이 리뷰에 신경을 쓴다는 걸 알고 저러는 게 더 괘씸하다” “진상 고객은 걸러야 한다. 너무 잘했다” “점주는 땅을 파서 돈가스를 만드냐” 등의 댓글을 달며 A씨의 사연에 분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04 16:01:28[파이낸셜뉴스] 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순수함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남성 출연자가 과거 자국 혐오 사상을 내세우며 방송을 만들었던 유튜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ENA·SBS플러스 '나는 솔로' 16기 방송에 출연한 남자 출연자 상철에 대해 "과거 행적 까발려지면 여러모로 파장이 클 것"이라고 폭로하는 게시글이 확산했다. 상철의 유튜브를 지켜봤다고 주장한 글쓴이 A씨는 "(상철은) 얼굴 없는 유튜버로 몇 년간 틈틈이 영상 올리다가 채널 싹 닫아버리고 미국에서는 도저히 만나줄 여자가 없어 결국 한국에 온 불쌍한 사람"이라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상철의 유튜브 채널명은 '폭렬 리뷰'였다. 상철은 처음엔 게임 리뷰를 올렸다가 정치 시사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다. A씨는 "유튜브에서는 상철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 많고 항상 욕하고 언성 높이고 화가 나 있다. 방구석 여포가 바깥세상에 나오니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격적인 건 유튜브 콘텐츠 내용으로 미뤄볼 때 상철의 사상이다. 친중, 반미, 국까(자국 혐오) 영상이 대부분이고 중국몽을 넘어 팍스 차이나를 찬양한다"라고 적었다. 또 A씨는 "(상철이) 사람들이 미국의 실체를 하나도 모른다면서 미국 사회문제를 들먹이며 미국을 깠다"라며 "한국 여자도 신랄하게 깠던 사람이 예능에 나와 여자 대하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상철은 처음엔 "윤석열 대통령 좋아한다. 한동훈 장관 팬이다"등의 말로 부인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해당 유튜버가 맞다면서 "시끄러운 게 싫었고 왜 정치 성향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인지 이해할 수 없어 모른체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 어떤 주제든 깊이 논했다. 공유했던 생각들이 많은 사람에게 유익했다고 믿는다"라며 "방송 끝나고 추후에 다시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철이 출연한 16기 방송은 '돌싱(돌아온 싱글)' 특집으로 출연진들 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상철은 방송 초반에 "부엌에 남자가 들어가는 게 이상한 것 같다" 등의 발언으로 '빌런'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이 진행될수록 여성 출연자에 대한 의리를 보여주면서 순수한 이미지로 호평을 얻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14 14:19:59▲ 사진=(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강렬한 드라마와 역대급 스케일로 ‘엑스맨’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엑스맨을 끝낼 파괴적인 캐릭터 다크 피닉스로 변한 진 그레이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을 걸고 맞서야 하는 엑스맨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할 작품이다. 뛰어난 잠재적 능력을 지니며 엑스맨 멤버로 활약하던 진 그레이(소피 터너 분)가 우연한 사고로 내면의 폭주하는 힘과 억눌려왔던 어둠에 눈을 뜨며 강력하고 파괴적인 캐릭터 다크 피닉스로 변화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인간들과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돌연변이’ 취급을 받고 공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엑스맨들의 고뇌와 갈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슈퍼 히어로’로 불리는 그들이지만, 사랑도 하고 상처에 아파하는 보통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이들이다. 그들은 ‘평화와 질서’라는 명목 하에 희생을 강요당해 온 것이다. 시리즈 내내 돌연변이와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애를 썼던 프로페서 X이자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 분)는 어쩌면 자신을 향해 쏟아질 엑스맨과 돌연변이들의 원망을 처음부터 예상했을 것이다. 그의 진정성이 외면받기 시작하며 엑스맨이라는 견고한 댐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 사진=(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드라마적인 측면이 충실하게 채워졌다면, 그 다음에는 화끈한 액션을 채울 차례다. ‘엑스맨: 다크피닉스’에서는 CG를 거부한 역대급 현실감을 자랑한다. 진 그레이와 매그니토가 군용 헬리콥터를 두고 초능력 대결을 펼치는 부분은 실제 세트장에서 헬리콥터의 움직임을 제어하며 촬영이 진행됐다. 배우들은 실제 헬리콥터 옆에서 연기를 하며 리얼함을 더했다. 이밖에도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과 염동력을 지닌 진 그레이의 폭주를 막으려는 엑스맨의 활약과 진 그레이의 힘을 이용하려는 외계에서 온 강력하면서도 미스터리한 빌런의 혈투는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만한 엄청난 스케일을 과시한다. 드라마적인 측면에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일까? 액션 부분에 있어서는 그간 ‘엑스맨’ 시리즈에 비해 분량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엑스맨’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측면에서 ‘엑스맨: 다크 피닉스’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한편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5일 오후 3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2019-06-05 17:00:19▲ 사진=(주)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헬보이’가 새로운 캐스팅과 연출로 더욱 강력해진 다크 히어로의 끝판왕을 선보인다. ‘헬보이’는 전 세계를 집어 삼킬 어둠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헬보이의 블러디 액션 블록버스터다. 앞서 지난 2004년과 2008년 개봉했던 ‘헬보이’ 시리즈는 기예르모 델 토르 감독의 작품이다. 이번에 선보인 ‘헬보이’는 그와 별개로 리부트 된 작품으로, 원작자인 마이크 미뇰라가 각본은 물론이며 제작까지 참여해 팬들의 기대를 받아왔다. 기존에 헬보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개성은 더욱 진해졌다. 코믹스와 200% 싱크로율은 물론이며, 데이빗 하버가 표현하는 새로운 헬보이를 만날 수 있다. 또한 헬보이와 대결을 펼치는 초자연적 빌런들의 비주얼도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또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밀라 요보비치가 ‘헬보이’를 통해 인류의 멸망을 원하는 블러드 퀸으로 분해 헬보이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극을 이끌어간다. ▲ 사진=(주)우성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19금 블러디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헬보이’에서는 화끈하고 파격적이면서 새로운 액션들을 접할 수 있다. 때로는 세심하게, 때로는 파격적인 상반된 액션 동작들이 조화를 이루며 다크호스 코믹스 원작 영화들이 선보인 특유의 B급 정서를 잘 담아냈다. 여기에 원작 만화책에 기반하되 사실에 가까운 세트들을 영화 속에 구현하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관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인다. 닐 마샬 감독도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더 파격적이고 강력하게 돌아오며 새롭게 창조된 ‘헬보이’를 선보이려 노력했다. 때문에 원작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면서도 더욱 다채롭고 커진 스케일의 액션을 통해 이전 시리즈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한다. 닐 마샬 감독의 ‘헬보이’는 피가 튀고 살이 갈라지는 고어(Gore) 장면이나 초자연적 빌런들의 그로테스크(grotesque)한 모습으로 원작 특유의 다크함을 더욱 배가시킨다. 성인들을 위한 작품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원작 배경과 설정을 알고 있는 마니아들이라면 리부트 된 ‘헬보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이번에 처음 ‘헬보이’를 접한 관객들이라면, 헬보이 특유의 유머와 화끈한 액션으로 새롭게 팬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헬보이’의 쿠키 영상은 총 2개이며, 러닝타임은 121분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2019-04-11 16:05:03마블 스튜디오가 마블 10주년의 네 번째 타자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를 자신있게 선보인다. '앤트맨과 와스프'(이하 '앤트맨2')는 '시빌 워' 사건 이후 히어로와 가장의 역할 사이 갈등하는 앤트맨(폴 러드 분)과 새로운 파트너 와스프(에반젤린 릴리 분)와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앤트맨2'의 히어로는 앤트맨 뿐만 아니라 와스프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극의 주 이야기를 이끈다. 극 중 앤트맨보다 화려한 액션과 능력으로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야기하는 와스프에 비하면 주인공 앤트맨의 활약은 약소할 정도다. 히어로들 중 가장 평범한 능력치를 지닌 스칼 랭은 이번 작품에서도 대단한 액션을 펼치지 않는다. 개미 없이는 날지도 못하는 앤트맨은 실수를 연발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펼친다. 이렇듯 평범한 히어로라는 아이러니는 '앤트맨' 시리즈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주 요인이기도 하다. 친근하면서 딸을 사랑하는 소시민적 성격은 이번 작품에서 크게 두드러진다. 그렇기 때문에 '앤트맨2'는 가족들이 보기 좋은 영화다. 12세 연령가에 걸맞는 가족의 소중함과 정의를 담은 이야기는 히어로물의 가장 스테디한 소재다. 이처럼 인간미 넘치는 히어로들의 이야기가 전연령대에게 감동의 사이즈를 한층 더 넓히며 남다른 유쾌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 작품에서는 두 여성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빛낸다. 전편 '앤트맨'에서 앤트맨의 조력자로 등장한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분)이 본격적인 활약에 나서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와스프는 마블의 새로운 여성 히어로라는 호칭 답게 날렵하면서도 강력한 액션을 자랑한다. = 이에 연출을 맡은 페이튼 리드 감독은 "와스프를 소개하는 연출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와스프가 마블 세계관 안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보여줄 수 있는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더불어 마블 시리즈 중 최강 여성 빌런 고스트(헤나 존 케이먼 분)는 선과 악으로 구별할 수 없는 캐릭터로 그간의 빌런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막강한 파워에 비해 인간적인 서사를 갖고 있는 고스트를 향한 호기심이 뜨거운 가운데 두 여성 캐릭터의 대결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작용한다. 뿐만 '앤트맨2'는 전작 '앤트맨'의 후속작인 동시에 올해 상반기 전세계를 뒤흔든 마블 스튜디오의 회심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연장선상에 서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양자 영역(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의 세계로 시공간의 개념이 사라진 영역)이라는 소재는 마블의 세계관을 무한히 확장시킬 뿐만 아니라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4'와 연결고리를 제공,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한편 '앤트맨'의 사이즈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연출 역시 주 관전 포인트다. 칼날 위를 뛰어다니는 히어로를 보며 극의 몰입도는 최고조에 다다른다. 역동적인 액션과 비행, 디테일한 사물 묘사는 사실적인 효과를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처럼 스케일 확장에 나선 마블 스튜디오의 야심작 '앤트맨과 와스프'는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
2018-06-28 17:44:50“어벤져스가 되려면 시험 같은 거 봐요?” 스파이더맨이 드디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돌아왔다. 이제껏 소니 픽쳐스가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탓에, ‘스파이더맨’의 세계관은 한정적이었다. 이후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스파이더맨은 마블 우주 속 히어로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소식이 기쁜 건 비단 관객들뿐만이 아니었다. 새로이 리부트된 '스파이더맨: 홈 커밍'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장면부터 마블 측은 스파이더맨을 향한 무한한 환영 인사를 건넨다. 휘황찬란한 타이틀 오프닝을 보고 있자면 마블의 자부심이 대단히 느껴진다. 그 어느 때보다 웅장하고 날쌘 장면과 화려한 음악이 함께한 오프닝 시퀀스는 스파이더맨의 귀환을 고대하고 염원했던 마블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그리고 톰 홀랜드는 이 완성된 짜임에 들어가 완벽한 개구쟁이 스파이디로 날개를 활짝 펼쳐냈다. 고등학생인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는 ‘시빌 워’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후 토니 스타크로부터 어벤저스 합류 소식을 기다리며 전전긍긍한다.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히어로적인 모습을 십분 발휘하고 싶기 때문. 공부는 잠시 뒷전이었다.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 오로지 거미줄을 쏘며 세상을 구하고 싶은 패기로 똘똘 뭉쳤을 뿐이다. 스타크로부터 선물 받은 최첨단 수트에 들뜬 그는 자신의 도시인 퀸즈를 누비며 다닌다. 그러나 그 혈기를 받아준 사람은 자신의 친구 네드(제이콥 배댈런 분)말고는 한 명도 없다. 히어로로서 더 많은 활약을 펼치고 싶은 피터 파커는 꾸준히 토니 스타크에게 자신이 어벤져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고자 꾸준히 어필하지만 토니 스타크는 오히려 위험한 일에는 나서지 말라는 말과 함께 난색을 표하며 그의 패기를 애써 외면한다. 그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피터 파커는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토니 스타크가 속한 어벤져스 멤버들과 함께 세계의 적들을 물리치는 그는 스스로 ‘셀프 동영상’을 촬영하며 기록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자신이 히어로임을 자랑스러워하고 몸이 근질거리는 그는 철 없는 ‘소년 히어로’에 완벽히 걸맞다. 시종일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년 스파이디 모습에 관객은 혹여나 사고라도 칠 새라 가슴을 졸이지만 피터 파커의 천진난만함과 기특하고 소박한 정의감은 너무나 사랑스러워 이내 웃음 짓게 만들 뿐이다. 그간 마블 세계관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최고의 익살스러움이다. 장난꾸러기 백만장자 아이언맨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는 무엇보다 톰 홀랜드의 공이 단연 크다. 어디에서나 볼 법한 미국 하이스쿨의 남고생처럼 빠르게 수다를 내뱉다가도 날렵한 몸짓으로 악인들을 휘어잡는 톰 홀랜드의 활약은 소년과 히어로, 그 간극을 꼼꼼하게 채운다. 성인에 가까운 모습으로 히어로의 고뇌를 품은 전작 스파이더맨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한다. 과거 ‘스파이더맨’ 시리즈 기저에 깔려 있던 침울하고 어두웠던 분위기를 완전히 날려버리겠다는 각오가 돋보인다. 기시감 넘치는 영웅적인 면모를 초반부터 내세우기 보다는 히어로와 평범한 하이스쿨 학생의 기로에 선 피터 파커의 내적 갈등을 유쾌하게 그리며 차별화된 스파이더맨의 탄생을 알렸다.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과 슈트는 빼어난 볼거리다. 단순히 거미줄을 쏘며 악당을 물리쳤던 이전과 달리 576개의 기능이 탑재된 수트는 다채로운 액션을 펼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강력한 미사일만 발사되지 않을 뿐이지, 아이언맨 수트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더불어 아이언맨의 등장은 마블 팬들에게 더욱이 반가울 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한 차례 발군의 ‘케미’를 선보였던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은 멘토와 멘티라는 관계로 발전된다. 히어로가 되었다는 사실에 들뜬 피터 파커를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는 스타크의 모습은 꼭 아버지와 아들을 보는 것만 같다. 유머와 재치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핑퐁’식 밀당은 매력적이다. 이번 작품의 빌런으로 등장하는 벌처 역의 마이클 키튼은 극에 무게를 더한다. 과거 배트맨을 연기했던 마이클 키튼은 아이언맨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캐릭터로, 그 사연에도 합당한 사유를 부여해 탄탄한 서사를 세우는 데에 큰 공을 세운다. 그 뿐만 아니라 토르, 헐크, 앤트맨의 깜짝 등장은 반가움을 더했고 캡틴 아메리카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많지 않은 분량에도 가공할 만한 유머를 선보여 극의 활기를 책임진다. 아이언맨의 경호원인 해피(존 패브로 분)와 잠시 아이언맨과 결별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의 연인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 분)의 등장은 본격적인 ‘마블식 파티’가 열렸음을 제대로 알리는 대목이다. 쿠키 영상은 모두 두 개가 있으니 엔딩 크레딧까지 좌석을 떠나지 않길 바란다. 오는 5일 개봉.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소니픽쳐스
2017-07-04 10:40:51원조 슈퍼 히어로 격인 ‘원더우먼’. 그러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해당 스토리는 성 상품화, 미약한 활약, 남성 히어로들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며 어느새 ‘히어로’의 면모는 옅어진 채, 아름다운 ‘여성성’만이 남았다. 하지만 패티 젠킨스 손에서 다시 부활한 영화 ‘원더우먼’ 덕에 DC코믹스의 체면이 제대로 세워질 전망이다. 여성의 손끝에서 지켜진 세상이 펼쳐지는 스크린 속은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지기에 충분하다. 할리우드 히어로 무비의 진정한 히어로가 등장한 것이다. 이야기는 1918년으로 돌아가 원더우먼의 전사로 시작한다. 제우스의 손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섬, 데미스키라 왕국은 아마존 여성 전사들이 수호하는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이 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다이애나(갤 가돗 분)은 누구보다도 맑고 정의로우며 강인한 전사를 꿈꾼다. 그러나 아마존의 제왕이자 다이애나의 어머니인 히폴리타(코니 닐슨 분)는 다이애나가 전투에 임하길 원치 않으며 안전한 세계 속에 머물기 원하지만 다이애나는 자신의 이모이자 아마존 최고의 전사인 안티오페 장군(로빈 라이트 분)을 잇고자 한다. 이후 그 누구보다도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던 다이애나는 자신이 피할 수 없는 최강 전사의 운명임을 직감한다. 때마침 섬에 불시착한 조종사 트레버 대위(크리스 파인 분)을 통해 인간 세상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신들이 주신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임을 깨달은 다이애나는 전쟁의 근원지인 전쟁의 신, 아레스를 파멸시키겠다는 확신을 품고 낙원과 같은 섬을 뛰쳐나와 지옥 같은 1차 세계 대전 한 가운데로 뛰어든다. 다이애나 공주에서 전사로 변모한 원더우먼은 그 어떤 히어로보다도 진취적이다. ‘인간은 선하다’는 단단한 믿음과 신념 아래에 남자들을 이끌고 전장으로 향한다. 이제껏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이야기가 여성으로 전환되어 더욱 섬세하고 강력하게 태어난 것이다. 전장으로 뛰어드는 그녀의 모습은 위용이 가득하다. 이 과정에서 고전미는 갤 가돗의 우아함을 통해 세련됨으로 탈바꿈되었다. 화려한 연출도 단연 돋보인다. 데미스키라 속 푸르고 빛나는 미장센이 원더우먼이 지닌 신념과 맞물려 아름답게 그려진다. 특히 가장 압도적인 시퀀스는 아마존 여성들이 독일군의 총알에 맞서 화살과 칼로 전투를 벌이는 부분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활과 칼을 든 채, 두려움 하나 없이 적을 향해 질주하는 장관은 슬로우모션 연출까지 더해져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또한 후반부에 그려지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의 ‘끝판왕’ 전투 장면은 묵직함과 어마어마한 파괴력으로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원더우먼’이 완전한 히어로 무비로 거듭날 수 있던 건, 꼼꼼하고 빈틈없는 서사가 이어지기 때문. 제1차 세계대전 속 전쟁과 그 안에서 빛나는 히어로의 면모를 자연스레 섞어놓으며 현실로부터 발현된 갈등과 신념의 충돌 등을 통해 이야기에 제대로 된 힘을 부여한다. 최강 빌런인 아레스의 악행에도 심도 깊은 사유를 설정해 작품의 퀄리티를 높인다. 5대 무기의 등장도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진실을 말하게 하는 헤스티아의 올가미, 총알을 튕겨내는 건틀렛, 부러지지 않는 검 갓킬러, 무적의 방재 그리고 원더우먼의 상징인 헤어밴드까지. 이를 이용해 갖가지의 방법으로 펼쳐지는 액션은 휘황찬란한 볼거리까지 함께 선사한다. 원더우먼이 전장에서 전투를 벌일 때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 역시 환상적이다. 다이애나 캐릭터를 완벽히 관통하고 화면을 감싸 안은 오케스트라는 웅장한 색채와 유연한 질감으로 ‘원더우먼’의 세계 속으로의 몰입을 성공적으로 이끈다. 데미스키라의 공주 다이애나와 원더우먼을 조화롭게 펼쳐낸 갤 가돗은 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인간의 세상으로 넘어와 다소 순진하고 엉뚱하지만 굳은 정의와 신념을 지닌 선(善)의 전사 모습부터 사랑에 빠진 여성, 파워풀한 액션을 빠르고 강하게 소화하며 히어로 주인공으로써의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다. 원더우먼의 곁에서 조력자이자 멜로의 주인공으로 충분한 역할을 소화해낸 크리스 파인 역시 매력적이다. 언제나 그녀를 지지할뿐더러, 인간이 느끼기에 다소 허무맹랑하게 다가올 수 있는 신화가 기반인 그녀의 신념을 결단코 무시하거나 우습게보지 않는다. 그와 함께 무리지어 다니는 위장 전문가 사이머, 스코틀랜드 저격수 찰리, 미국 원주민 밀수꾼 치프도 실없는 농담과 유머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남자들을 여러 방면으로 풍자하고 가볍게 조롱하는 장면도 곳곳에 분포한 유머 포인트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원더우먼’의 선두는 단연 여성이다. 특히 여성을 비롯해 인디언 등 이 사회에서 약자로 분류되는 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지키는 스크린 속 세상은 쾌감을 선물하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원더우먼의 무너지지 않는 신념은 현 사회의 올바른 순환을 바라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았다. 기존 히어로 무비들이 지닌 파급력에 매력적인 캐릭터 활용까지 더해진 ‘원더우먼’ 덕에 11월에 개봉할 ‘저스티스 리그’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는 건 당연한 수순일 듯 하다. 31일 개봉 예정. /9009055@naver.com fn스타 이예은
2017-05-30 11:5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