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남 소록도에서 약 40년 동안 한센병 환자들을 돌봤던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시신이 생전 본인의 뜻에 따라 오스트리아 의대에 기증된다. 인류 위해, 시신마저 의대에 기증한 마가렛 6일(현지시간) 마가렛 간호사의 유족과 지인에 따르면 마가렛 간호사의 시신은 티롤주 주립병원이기도 한 인스부르크 의대 병원에 안치돼 있다. 고인의 주검은 장례 후 이 대학 의학부 해부학실에 기증될 예정이다. 유족 대표이자 마가렛 간호사의 동생인 노베르트 피사렉씨는 최근 지인들에게 "고인이 세상을 떠나면 시신을 의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스스로 오래전부터 내비쳤다"라며 "소록도에서 오스트리아로 돌아왔을 때쯤부터다"라고 전했다. 몸 늙어가자, "섬사람에 부담주기 싫다" 조용히 떠났던 그녀 마가렛 간호사가 오스트리아로 귀국한 건 2005년 11월이다. 몸이 늙어 환자들을 돌보기 어려워지자 "섬사람들에게 부담 주기 싫다"라며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조용히 소록도를 떠났다고 한다. 의사로 활동하다 은퇴한 노베르트 피사렉씨는 "최근처럼 건강이 악화하기 전에 이미 본인이 뜻을 세워 두신 것"이라며 "마가렛은 삶을 마감한 후에도 자신의 몸이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을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폴란드 태생인 마가렛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한 뒤 1966년부터 전남 소록도에 격리 수용된 한센인을 돌보며 39년간 봉사했다. 짓무른 손발, 맨손으로 간호하던 '두 명의 여성'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던 한센인들의 짓무른 손발을 맨손으로 소독하고 매일 같이 정성을 다해 돌본 마가렛과 동료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89)의 삶은 두고두고 깊은 감동을 전해줬다. 마리안느도 2005년 마가렛과 함께 오스트리아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증 치매를 앓으며 요양원에서 생활한 마가렛 간호사는 최근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던 중 지난달 29일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마가렛 간호사의 장례미사는 7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 티롤주 인스브루크의 한 성당에서 개최된다. 우리 정부는 마가렛과 마리안느 등 두 간호사에게 국민포장(1972), 대통령 표창(1983), 국민훈장 모란장(1996) 등을 수여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0-06 07:42:21【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마가렛 피사렉님의 숭고한 정신,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일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선종 애도문을 통해 "마가렛님의 숭고한 삶과 참된 봉사 정신을 이어받아 온 세상에 마가렛 정신이 뿌리내리도록 힘써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 있어주시길 바랐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다"면서 "전남도민의 마음을 모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우선 "40여년 동안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셨고 한센인 한 분 한 분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며, 진심을 다해 사랑과 나눔을 베풀어 주셨다"면서 "한센인 자녀 보육사업, 의료시설 설립, 한센인 환경개선 모금활동 등 한센인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서도 늘 앞장서주셨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가렛님의 고귀한 정신 덕분에 한센인들은 삶에 위안과 용기를 얻었고, 소록도는 희망과 치유의 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세가 드신 후 소록도에 짐이 될까 우려하며, 이별을 전하는 편지 한 통과 함께 홀연히 고국으로 떠난 마가렛 간호사에 대해 "평생토록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는 인류애를 실천하셨으면서도 편지에서는 도리어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아 감사하다는 말씀으로 마지막까지 깊은 감동을 안겨주셨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마가렛님께서는 지금도 소록도 곳곳에,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따스한 사랑과 울림으로 남아 있다"면서 "전남도는 마가렛님의 숭고한 삶과 참된 봉사 정신을 이어받아 온 세상에 '마가렛 정신'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써나가겠다"라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10-01 09:35:22"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을 보살피며 여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늘상 말씀하셨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1962년부터 2005년까지 40년이 넘게 소록도 간호사로 살아 온 마리안 스퇴거, 마가렛 피사렉. 이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한 김연준 소록도성당 주임신부(사단법인 마리안마가렛 이사장.사진)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마리안과 마가렛이 소록도를 빈손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들려줬다. 마리안과 마가렛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1962년, 1966년 소록도를 찾아 40년이 넘게 한센인을 위해 간호사로 헌신했다. 김 신부는 "이분들은 40여년간 한국에서 월급도 없이 평생 자원봉사자로 살아오셨다"며 "마리안이 70세가 넘어 대장암에 걸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소록도에서 왕복 4시간 넘게 이동해 순천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 평생 봉사로 삶을 살아 치료비 역시 부담이었다. 김 신부는 "아파서 예전처럼 환자들을 살피지 못하는데 소록도에서 집을 얻고 생활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셨다"며 "누구도 간호사 마리안과 마가렛의 노후를 챙겨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향으로 돌아간 마리안은 암을 극복하고 건강을 되찾았다. 그러나 마가렛은 단기 치매에 걸려 양로원에서 거주 중이다. 김 신부는 "1960년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에서, 나아가 소록도 사람들의 친구와 어머니가 돼 주셨던 분"이라며 "맨손으로 직접 환자의 환부를 만지고 연고를 발라주고 피고름을 닦아주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우리는 그들에게 엄청난 빚을 졌다"며 "그들의 헌신적인 삶을 알리는 게 그들을 기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17-08-17 20:19:3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 전라남도 전통시장을 돌며 지역특산물 구매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데 이어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한센인과 의료진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여사의 소록도병원 방문에 대해 "서울과 부산의 쪽방촌 어르신을 찾아뵙고 미혼모자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하는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따뜻한 동행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센인 전문 치료·요양기관인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한 김 여사는 치료 병동에서 한센병 뿐 아니라 고혈압, 기력저하 등 기저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을 한명씩 모두 위로했다. 한센인들을 위한 '연필화 그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분들과도 만난 김 여사는 43년간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돌봤던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와 지난 9월 선종한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생활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M 치료실'을 방문, 어려운 이들을 섬기는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겼다. 김 여사는 한센인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고 치료하며 친구가 되어주고 있는 의료진에도 존경과 감사를 표한데 이어, 한센인 입원환자와 의료진을 위해 유자 체험농장에서 만든 유자청을 전달했다. 앞서 김 여사는 소록도병원 방문에 앞서 환자·의료진에 전달할 유자청을 만드는데 직접 참여했고 고흥지역 특산물인 유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유자 체험농장을 찾았다. 이후 전남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을 찾은 김 여사는 수산물·건어물을 비롯한 지역 특산물과 제철 농산물 등을 구매하고 판매 근황을 살피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상인들이 "요즘 너무 안 좋다. 사람들이 잘 나온다"며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토로하자, 김 여사는 "그래서 제가 대신 왔다. 앞으로 많이 파실 수 있도록 제가 서울 가서 홍보 많이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11-07 21:20:46소록도에서 40여년간 헌신 봉사한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고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30일 밝혔다. 향년 88세. 마가렛 수녀 간호사는 동료인 마리안느 스퇴거(89)와 함께 한센병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다 지난 2005년 조국 오스트리아로 조용히 귀국해 큰 울림을 줬던 ‘소록도 천사’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감독 윤세영)이 지난 2017년 제작, 개봉돼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폴란드 태생의 오스트리아 국적자인 고인은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지난 1962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파견됐다. 그는 공식 파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아무 연고도 없는 소록도에 마리안느 수녀와 함께 남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을 돌봤다. 이후 건강이 악화하자 지난 2005년 11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1962년부터 2005년까지 소록도에서 함께 봉사한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 간호사도 이때 함께 조국으로 돌아갔다. 마가렛 수녀는 귀국 후 요양원에서 지내다가 4∼5년 전부터 단기 치매 증상을 겪기 시작했으나 소록도에서의 삶과 사람들은 또렷하게 기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최근 낙상 사고를 당해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9-30 16:27:03우리나라가 궁핍했던 시절 멀리서 찾아와 헌신 봉사한 의료간호 선교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메이는 감동을 느낀다. 나는 의료간호 선교사 로빈슨(1904~2009)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지난 1974년 여름 간질환자를 위한 장미회에 깊이 관여해온 외숙 강우식 박사가 SOS를 보내왔다. 환자가 너무 많아 주말에도 진료해야 하는데 일요일 자원봉사 의사가 없으니 도와달라는 전갈이었다. 나는 의대를 졸업해 의사면허는 있었지만 기초의학에 몰입하고 있던 터라 망설이다가 상황이 급박해 매주 일요일 진료를 맡기로 했다. 새벽 5시에 모여 기흥휴게소에서 아침 요기하고 목적지에 8시반 전에 도착해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환자를 보는 일정이었다. 두 시간 이내 지역은 석 달마다 당일치기했고, 그 이상 거리는 여섯 달마다 토요일 저녁에 내려가서 다음날 새벽부터 진료하는 강행군의 여정이었다. 보통 300~400명의 환자를 보았고 어떤 지역은 800명이 넘기도 했다. 그 후 30~40회 넘도록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이런 봉사를 처음 시작한 로빈슨 할머니(당시 나는 20대였고 로빈슨은 60대였기에 할머니라고 불렀다)는 간호사와 의사 면허를 가진 특별한 분이었다. 자신의 연금과 교단의 지원금을 들고 전쟁 후 처참한 한국을 돕고자 찾아왔다. 원래 나환자봉사를 하려다가, 어느 날 버스 속에서 발작으로 쓰러지는 간질환자를 보고 이들을 돕기로 했다. 그래서 '가시있는 장미가 아름다운 것처럼 간질환자도 훌륭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장미회를 조직했다. 이는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던 간질환자에게 사회복귀의 문을 활짝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 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당국은 대책을 세우지 않았기에 당시 15만명이 넘는 간질환자들은 거의 장미회의 수혜를 받았다. 로빈슨 할머니는 진료받고 처방약을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따뜻하게 서투른 우리말로 설명하고 주의를 주었다. 대한간질협회를 창립하는 데도 주역이 되었다. 한 사람의 사랑과 노력이 한 나라의 간질환자 모두에게 도움을 준 위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분은 봉사 기간이 끝났는데도 귀국하지 않고 봉사를 하다가 아흔 살이 넘어 미국으로 돌아가서 천수(天壽)를 다하고 106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언대로 유골 일부는 파주기독교인 묘지에 묻었다. 로빈슨 할머니의 따뜻한 미소와 농담을 생각하면서 한없는 감사와 존경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소록도의 두 수녀간호사님과의 만남도 잊을 수 없다. 백세인 조사 과정에서 특수한 환경에서 살아온 한센인의 수명 조사를 위해 2004년 소록도를 방문했을 때, 그들을 40여년 돌보아준 오스트리아 수녀님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한센인의 생활상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을까 하여 찾았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분 수녀님이 살고 있는 허름한 집에 찾아가니 거실에는 장식품 하나 없고 벽에 십자가만 덜렁 걸려있을 뿐이었다. 손님이 왔다고 차를 대접해줘 마시면서 한센인의 삶과 고통, 종교에 귀의한 생활상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질병으로 사회와 격리되고 가족들과도 헤어져야만 하는 처지에서도 한센인이 일반인보다 더 높은 수명을 누린다는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되어 다음 해 연구진을 재정비해서 소록도를 찾았다. 인사도 하고 몇 가지 추가 질문도 하려고 두 분 수녀님을 찾았는데 이미 떠나버리고 없었다. 연유를 묻자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해가 바로 두 수녀님의 은퇴 시기였는데, 어느 날 새벽 첫 배를 타고(당시에는 연륙교가 없어서 소록도는 녹동항에서 배타고 들어갔다) 아무도 모르게 편지 한 장만 남기고 떠나버렸다. 그 동안 고마웠다는 감사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못하고 폐만 끼칠 것 같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환송연도 거부하고 가방 하나에 그 동안 입고 지내던 옷가지 몇 벌만 챙겨 떠났다. 청춘을 바치고 평생을 봉사하고서도 혹시나 환우들에게 민폐가 될까 걱정되어 홀연히 떠나버린 두 분 수녀간호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슴이 멍해졌다. 아! 봉사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깨닫게 해주었다. 최근 마리안느 수녀님이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 안타깝기 짝이 없다. 두 분 수녀님이 건강하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선친의 저술 '광주 일백년'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상세하게 소개된 간호선교사 이야기를 추가하고자 한다. '서서평'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던 엘리자벳 셰핑(1880~1944)이다. 미국에서 출생해 간호사가 되어 선교사로 우리나라를 찾아와 광주제중병원에서 나병과 결핵으로 고생하는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헌신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배워야 한다며 학교를 세웠고 우리나라 간호협회가 일본에 종속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최초로 조선간호협회를 창립한 선각자였다. 처참했던 나환자들의 복지를 위해서 환자들과 함께 총독부까지 행진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버려진 고아 14명을 입양하고 과부 38명을 모두 자신의 집에서 생계를 해결하도록 하기도 했다. 봉급과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나눠주었기에 막상 본인은 영양결핍으로 시달리다가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좁쌀 두 되 뿐이었다. 자신의 성격이 조급했기 때문에 반성의 의미로 서서(徐徐)히 하자는 뜻으로 성을 서(徐)씨로 하고 이름은 천천히 할 서(舒)자와 평평할 평(平)자를 붙여 서서평이라고 했다. 머리맡에는 "삶은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Not Success, But Service)"라는 글귀를 붙여놓고 항상 자신을 다짐하는 삶을 살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조선의 예수'라고 불렀다. 장례는 시민들이 통곡하면서 광주 최초의 시민장으로 열흘에 걸쳐 진행됐고 양림동 선교사묘역에 묻혔다. 평생을 낯선 타국에서 혼신을 다해 헌신과 봉사를 하고서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오히려 조그만 사례도 피하며 떠난 간호선교사들의 삶을 보면서 한없는 사랑으로 가득한 거룩한 삶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분들이 우리 주변에 있어서 우리 사회가 이런 발전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그 분들에게 한없는 감사와 존경을 바친다. 박상철 전남대 의대 연구석좌교수
2023-07-27 18:05:21【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2021년 국제간호대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하며, 숭고한 봉사정신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9일 전남도에 따르면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지난 2일 한센인 환자 간호와 사회 정착 지원 등 공로로 '국제간호대상'을 수상했다. '국제간호대상'은 국제간호협회가 창설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99년 제정한 '간호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국제간호협회 산하 플로렌스나이팅게일국제재단에서 주관하며 2년마다 세계 123개 회원국 간호협회가 추천한 후보자 중 간호실무·교육·연구·행정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간호사로 국제적으로 탁월한 업적을 달성한 자를 선정해 수여한다. 지난 2005년, 2009년, 2013년에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않는 등 선정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역대 수상자가 단 7명뿐인 간호사에게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한국인 수상자는 2016년 별세한 김수지 이화여대 교수가 유일하다. 김 지사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에게 200만 도민의 마음을 담은 축전을 전달하고 두 분의 숭고한 봉사정신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명했다. 김 지사는 "40여년간 소록도 한센인을 위해 헌신하고, 그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두 분의 숭고한 삶과 참된 봉사 정신이 다시 한번 세계 곳곳에 알려져 참으로 기쁘다"며 "'일생을 간호사로서, 한국 소록도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기쁘고 보람 있었다'고 밝힌 두 분의 말씀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살아 숨 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남도는 올해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국제간호대상' 수상을 동력 삼아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인류애와 봉사정신을 실천한 두 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2022년 노벨평화상 수상에 다시 한번 도전할 계획이다. (사)마리안느와 마가렛, 범국민 노벨평화상 추천위원회를 통해 2022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올해 말까지 재추천할 방침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1-11-09 12:47:12'소록도의 천사'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게 한글로 쓴 친필 답신을 보냈다. 3일 청와대가 공개한 손편지에 따르면 마리안느 간호사는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저는 여러분의 오스트리아 방문과 함께 많이 기도했다"며 "사진과 명함이 담긴 아름다운 편지와 홍삼과 담요, 사랑스럽게 포장된 선물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는 1962년과 1959년에 각각 한국으로 넘어와 40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다가 지난 2005년 건강이 악화되자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오스트리아로 돌아갔으며, 2016년 6월 대한민국 명예국민이 됐다. 앞서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23일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통해 마리안느 간호사와 마가렛 간호사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친전과 함께 홍삼, 무릎 담요를 선물했다. 이번 마리안느 간호사의 편지는 문 대통령 부부의 편지에 대한 답변의 성격으로, 지난달 27일 발신됐다. 마리안느 간호사는 "(문 대통령이 방문한) 비엔나에 갈 수도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우리 이름이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소록도는) 1960년대에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주었고, 둘 다 그 점에 대해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 마음은 소록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가렛은 요양원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동료의 안부를 대신 전하기도 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21-07-03 17:17:59[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23일 '소록도 천사'라고 불리는 마리안느 스퇴거(87)와 마가렛 피사렛(86) 간호사에게 친전과 선물을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에게 친전과 함께 홍삼과 무릎 담요를 선물로 전달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두 간호사는 약 40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의 상처와 아픔을 돌보다가, 2005년 건강이 악화되자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 한 통을 남겨두고 귀국, 우리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두 간호사는 2016년 6월 대한민국 명예국민이 되었고, 2017년에는 두 분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어 한국과 오스트리아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계기에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사랑과 헌신의 봉사는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발전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명한 바 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 내외는 두 간호사가 비엔나에서 멀리 떨어진 인스브루크 지역에 살고 있어, 이번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에서 직접 만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대신 친전과 선물을 전달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친전에서 2016년 국립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나 따뜻한 식사를 나누었던 기억을 회고하며 "헌신으로 보여주신 사랑은 '행함과 진실함'이었고, 지금도 많은 한국 국민들이 간호사님을 그리워한다"며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셔 주시기를 바란다"고 건강을 기원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는 마음의 고향이자 제2의 고향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자신들을 기억하고, 친전과 선물을 보낸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1-06-23 16:25:44【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김영록 지사가 소록도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노벨평화상 추천 해외 홍보를 위해 지난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간호협의회 학술대회'에 참석, 각국 임원들에게 지원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간호협의회 학술대회는 'Beyond Health care to Health'를 주제로 130여개 국가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7월 1일까지 5일간 일정으로 간호사의 정신 함양과 역할 제고를 논의하는 장으로 펼쳐지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와 함께 아네트 케네디 국제간호사협의회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임원 120여명과 만찬을 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나이팅게일 선서를 몸소 실천한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업적을 소개하고 노벨평화상 추천을 위해 세계 간호사들의 지원을 당부했다. 김황식 마리안느와 마가렛 노벨평화상 범국민추천위원장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노벨평화상 추천 당위성을 홍보했다. 김 지사는 이어 다음날인 29일에는 싱가포르 한인상공회의소(회장 봉세종) 회장단과 오찬을 하며 투자유치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19-06-30 09: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