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만의 24세 인플루언서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중독 또는 심장마비에 의해 사망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구아바 뷰티(Guava Beauty)'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는 '화장품 먹방'이라는 독특한 콘텐츠로 1만 2천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구아바 뷰티는 립스틱, 블러셔, 마스크팩, 화장솜 등 다양한 뷰티 제품을 음식처럼 섭취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일명 '화장품 먹방'이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최근 영상에서는 젤리 질감의 블러셔를 소개하며 직접 볼과 입술에 바른 뒤 떠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당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창의적인 발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다수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어린 시청자들에게 '화장품을 먹어도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24일, 그의 가족은 구아바 뷰티 계정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딸이자 화장품 먹방 주인공인 구아바 뷰티가 2025년 5월 24일 새로운 채널을 시작하러 천국으로 떠났다. 그를 응원해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그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사망 원인을 두고 여러 의혹이 일었다. 일부는 그가 중독으로 사망했을 것이라 주장했고, 일부는 심장마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화장품 섭취할 시 독성 유발할 수도화장품은 외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화장품을 "인체를 청결·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해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거나 뿌리는 등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 정의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또한 화장품이 경구 섭취에 대한 안전성 검토나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화장품에는 방부제, 항료, 색소, 중금속 등 다양한 화학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해당 성분은 피부에 바르는 것을 전제로 안전성이 평가된다. 이러한 제품을 경구 섭취할 시에는 소화기계, 간, 신장 등에 독성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다양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그의 죽음 이후 중국과 대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추모의 메시지와 함께, 과도한 콘텐츠 경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이 쉽게 접하고 모방할 수 있는 만큼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04 20:34:21[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주> 옛날 한 각로(閣老)에게 부인이 있었다. 각로는 조정에서 내각대신이나 대학사를 지낸 고위 관료를 말한다. 각로의 부인은 원래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다. 게다가 고관대작의 부인이라는 지위까지 있어서 기고만장했으며 자존심이 강했다. 어느 날 부인은 마당에서 하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늙은 여종과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부인은 아직 젊었기에 경험이 많은 여종 앞에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부인은 기절하듯이 쓰려졌고 팔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날 밤 부인은 억울함을 참다못해 각로에게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이르듯이 들려주었다. 그러나 각로는 늙은 여종의 편을 들면서 부인을 나무라듯이 꾸짖었다. 그날 밤부터 부인은 가슴과 옆구리가 그득하고 아팠고, 팔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이 생겼다. 식은땀을 물처럼 흘리고, 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대변도 설사기가 있었다. 계속해서 입이 굳어지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눈꺼풀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이어졌다. 그러나 다행히 먹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부인의 증상은 이러한 상태가 이미 열흘이 넘었다. 각로의 부인에게 병이 났다는 소문이 나자, 주위의 여러 의원들이 나섰다. 일부는 출세의 발판으로 삼을까 하여 줄을 대서 끼어들기도 했다. 대다수 의원들은 “중풍(中風)입니다.” 혹은 “풍(風)이 오장을 침범한 것입니다.”라 하며 중풍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이미 다른 의원들이 치료하지 못한 것을 보고는 “아주 위중한 병증이니 치료가 어렵습니다.”라고 포기하기도 했다. 각로는 걱정이 많았다. 각로는 수소문 끝에 한 명의에게 진료를 부탁했다. 명의가 진찰해 보더니 말했다. “부인은 중풍이 아닙니다. 만일 풍(風)에 의해 증세가 나타난 것이라면, 그 화(禍)는 손바닥 안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순식간일 터이니, 중풍의 양상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명의는 부인의 안색을 살펴보니, 부인의 얼굴은 붉고 눈빛은 충혈되어 있었다. 얼굴은 때때로 푸른 기운이 돌기도 했다. 맥을 좌측 촌관척(寸關尺) 삼부맥이 모두 흥분되고 빨랐으며, 특히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는 간맥(肝脈)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는 심한 열증이나 화병을 의심할 수 있는 맥상이었다. 명의는 각로에게 물었다. “혹시 최근에 대감께서 부인에게 심하게 화를 내셨거나, 부인에게 이루지 못한 억울함이 있었습니까?” 각로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얼마 전, 나이든 여종이 부인에게 대들어서 내가 부인을 나무란 적이 있었소.” 명의가 다시 물었다. “혹시 여종이 부인에게 대드는 광경을 누가 봤습니까?” 각로는 불쾌한 듯 답했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가? 당시 많은 하인들이 늙은 여종이 대드는 것을 보았소.” 명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이 핵심입니다. 남들이 보고 있었기 때문에 부인의 분함이 더 심했고, 대감께서 여종의 편을 들어서 그 억울한 감정이 더욱 극심해진 것입니다. 부인의 증상은 중풍이 아니라, 간의 기운이 막혀서 나타나는 기울병(氣鬱病)입니다. 간의 기운은 풀려야 하는데, 울분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근육 경련, 상열감, 식은땀, 대소변 실금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것은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인한 기역증(氣逆症)입니다. 지금은 식사를 잘 하시는 것 같지만, 더 심해지면 간기(肝氣)가 비토(脾土)를 치게 되어 식사도 제대도 드시지 못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명의는 곧바로 서각산(犀角散) 4첩을 써서 복용하게 했다. 서각산은 서각, 생지황, 작약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간열(肝熱)에 기인한 출혈이나 경련, 식은땀, 정신 혼미 등을 다스린다. 부인이 서각산을 복용하자 경련이나 마비 증상이 사라졌다. 그러나 가슴이 답답하고 옆구리가 결리면서 열이 오르는 증상은 여전했다. 명의는 이어서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을 처방했다. 가미소요산은 당귀, 작약, 복령, 백출, 시호, 목단피, 치자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울화, 흉협창통, 월경불순, 안면홍조, 불면, 신경불안 등에 쓰이는 명방이다. 가미소요산을 복용하자 부인의 증상은 모두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또다시 늙은 여종이 자신을 무시하는 일이 생겨, 울화와 분노를 겪은 뒤 비슷한 증상이 또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발열과 구토가 더해지고, 음식을 먹으려는 생각이 줄어들었으며, 자궁 출혈이 생겼고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각로는 명의를 다시 불러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명의는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간목(肝木)이 성하여 비토(脾土)를 극함으로써, 비가 혈을 통제하지 못한 결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각로는 다급히 처방을 요청했다. 그런데 명의는 처방을 하지 않고서 “지금은 약으로만은 어렵습니다. 대감께서 부인과 하인들이 보는 앞에서 여종을 붙잡아 크게 혼내 주셔야 합니다. 부인에게도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일부러라도 부인의 편을 들어 여종을 꾸짖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부인의 억울함을 약이 아닌 마음으로써 풀어주고자 한 것이다. 각로는 명의의 말대로 여종을 붙잡아 와서 부인이 보는 앞에서 크게 혼내 주었다. 이후 명의는 가미귀비탕(加味歸脾湯)을 처방했다. 가미귀비탕은 비기허(脾氣虛)로 인해 출혈이 멈추지 않고, 심혈허(心血虛)로 불면, 건망, 피로가 함께 있을 때 기혈을 보하고 지혈하는 데 쓰는 처방이다. 그리고 다시 가미소요산을 보조로 처방했다. 그러자 부인의 증상은 모두 사라졌다. 부인은 이후에도 종들에게 매번 분노한 뒤나, 혹은 잠자는 중 손발이 경련을 일으킬 때가 종종 있었지만, 이때마다 가미귀비탕과 가미소요산을 복용하여 곧바로 회복되었다. 부인의 병은 중풍이 아니라 기병증(氣病症)이었다. 기병증은 요즘으로 치면 화병이나 신체형 장애에 속한다. 신체형 장애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화되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또한 히스테리성 반응인 전환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전환장애는 신체적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신경학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을 때 진단된다. 쉽게 말해, 심리적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신체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는 실제 고통스러움을 느끼는데, 기절하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증상은 관심받기나 책임회피 등으로 무의식적으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심리상태를 반영한다. 부인의 증상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는 수치심과 남편마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억울함이 겹쳐 더욱 심해졌다. 이런 마음의 병은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먼저 마음을 풀어주지 않으면 낫기 어렵다. 욕치기신(欲治其身)하려면 선치기심(先治其心)하라. 몸을 치료하려면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 부인의 치료에 적합했던 것 같다. * 제목의 ○○○은 ‘기병증(氣病症)’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교주부인양방> 靳閣老夫人, 先胸脇脹痛, 後四肢不收, 自汗如水, 小便自遺, 大便不實, 口緊目瞤, 飮食頗進, 十餘日矣. 或以爲中臟, 公甚憂. 余曰非也. 若風旣脫, 惡症旣見, 禍在反掌, 焉能延之? 乃候其色, 面目俱赤, 而面或靑, 診其脈, 左三部洪數, 惟肝尤甚. 余曰, 胸乳脹痛, 肝經血虛, 肝氣否塞也. 四肢不收, 肝經血虛, 不能養筋也. 自汗不止, 肝經風熱, 津液妄泄也. 小便自遺, 肝經熱甚, 陰挺失藏也. 大便不實, 肝木熾盛, 克脾土也. 遂用犀角散四劑, 諸症頓愈. 又用加味逍遙散, 調理而安. 後因鬱怒, 前症復作, 兼發熱嘔吐, 飮食少思, 月經不止, 此木盛克土, 而脾不能攝血也. 用加味歸脾湯爲主, 佐以加味逍遙散, 調補肝脾之氣, 淸和肝脾之血而愈. 後每遇怒, 或睡中手足抽搐, 服用前藥卽愈. (진씨 각로의 부인은 처음에는 가슴과 옆구리가 그득하고 아팠고, 나중에는 사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으며, 식은땀을 물처럼 흘리고, 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대변도 무르기만 하고, 입이 굳어지고 눈꺼풀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은 제법 잘 먹었으며, 이러한 상태가 이미 열흘이 넘었다. 어떤 이들은 중풍이 장에 침범한 것이라 하여 위중한 병으로 여겼고, 각로께서도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 이에 내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풍의 병이 이미 빠져나갔고, 악성의 증세가 드러난 것이라면, 그 화는 손바닥 안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순식간일 터이니, 어찌 이처럼 오래 지속되었겠습니까?” 곧바로 환자의 안색을 살펴보니, 얼굴과 눈빛이 모두 붉었고, 때로는 얼굴에 푸른 기운이 돌기도 하였다. 맥을 진찰해 보니, 좌측 삼부맥이 모두 홍삭하며, 특히 간맥이 더욱 강하였다. 이에 내가 말하였다. “가슴과 유방이 불러 오르고 아픈 것은 간경의 혈이 허하고, 간기의 소통이 막힌 탓입니다. 사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간경의 혈허로 인하여 근육과 힘줄이 제대로 자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며, 식은땀이 멈추지 않는 것은 간경의 풍열이 진액을 흩뜨려 무절제하게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은 간경의 열이 극심하여, 음부의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간직하는 기능이 무너진 것입니다. 대변이 무른 것은 간목이 왕성하여 비토를 억제하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곧바로 서각산 4첩 써서 복용하게 하니, 여러 증상이 모두 곧바로 나아졌다. 이어서 가미소요산을 사용하여 몸을 조리하자 안정되었다. 그러나 이후 울화와 분노를 겪은 뒤, 앞서의 증상이 다시 나타났고, 동시에 발열과 구토가 더해지고, 음식을 먹으려는 생각이 줄어들었으며, 월경도 그치지 않았다. 이는 곧 간목이 성하여 비토를 극제함으로써 비가 혈을 통제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에 가미귀비탕을 주된 처방으로 삼고, 가미소요산을 보조로 써서 간비의 기를 조화롭게 보익하고, 간비의 혈을 청화하게 하니 병이 나았다. 이후에도 매번 분노한 뒤나, 혹은 잠자는 중 손발이 경련을 일으킬 때마다, 앞서 썼던 약을 복용하면 곧바로 회복되었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6-03 12:45:17[파이낸셜뉴스] 동의대학교(총장 한수환)는 지난 24일 효민체육관에서 ‘동의대학교와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함께하는 제3회 부산광역보치아대회’를 개최했다. 스포츠를 통한 장애 인식개선과 화합의 장을 위해 개최된 이번 대회는 동의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단장 조재균)과 지역콜라보센터(소장 김찬용),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울경지회(회장 김영종)가 주최하고 부산뇌병변복지관(관장 이주은)이 주관했다. 보치아는 공을 던지거나 굴려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산하여 승패를 겨루는 경기로 컬링과 유사하며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특수경기다. 이번 대회는 50여 명의 선수들이 경기 경력과 경기도구, 팀구성 방식에 따라 클럽부, 홈통부, 일반부, 어울림부로 나눠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회 결과 △클럽부(복식)-파워휠 클럽 김세운, 김용준 △홈통부(단식)-하모니 클럽 허종학 △일반부(복식)-부산뇌병변복지관 박병현, 이임균 △어울림부(복식)-부산뇌병변복지관 백경민, 동의대 박나희 선수가 각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동의대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경기 기록, 안내데스크, 식사 배식, 촬영 등의 활동과 어울림부 선수로 출전했다. 자원봉사 활동과 선수로 참가한 박승우(조선해양공학과 4학년) 학생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몸이 불편한 분들과 함께 활동하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행복한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꾸준히 참여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의대 이임건 대외부총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참여 구성원들이 협동과 나눔의 가치를 일깨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동의대는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위한 대학의 역할과 협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5-27 09:06:28[파이낸셜뉴스] 건설 현장에서 다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뒤 증상이 호전됐는데도 마치 걷지 못하는 것처럼 행세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십년간 거액의 보험급여를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김병만 부장판사)는 특정 경제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인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빌려와 A씨가 거짓으로 간병비 명목의 보험급여를 타는 데 가담한 70대 B씨에게는 징역 1년 8개월이 선고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1997년 3월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두 다리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양하지 마비 증상으로 중증요양상태등급 기준 제1급 판정을 받은 뒤 같은 해 11월부터는 증세가 호전돼 지팡이를 짚고 혼자 걸을 수 있는 상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 내원해 하반신 마비 증상을 호소하는 방법으로 1999년 6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보험급여 총 18억4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런 방법으로 A씨는 실제 받을 수 있는 보험급여보다 12억여원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타인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이용해 마치 요양보호사가 A씨를 간병하는 것처럼 간병비를 지급받은 혐의도 받는다. B씨가 지인 4명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빌려왔으며, 이들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허위로 받은 간병비 명목의 보험급여는 총 1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근로복지공단을 적극적으로 기망할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근로복지공단의 관리 소홀 상태에 편승해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범행이 매우 장기간에 이뤄졌고 피해액이 18억원으로 매우 큰 데다 공적 연금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범행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5-05-24 11:28:13[파이낸셜뉴스] 건설 현장에서 다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7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증상이 호전됐는데도 계속 걷지 못하는 것처럼 행세,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십년간 거액의 보험급여를 타냈기 때문이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는 특정 경제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지인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빌려와 A씨가 거짓으로 간병비 명목의 보험급여를 타는 데 가담한 70대 B씨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1997년 3월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두 다리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양하지 마비 증상으로 중증요양상태등급 기준 제1급 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부터 증세가 호전돼 지팡이를 짚고 혼자 걸을 수 있는 상태가 됐는데도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 내원해 하반신 마비 증상을 호소하는 방법으로 1999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보험급여 총 18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는 실제 받을 수 있는 보험급여보다 12억여원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타인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이용해 마치 요양보호사가 A씨를 간병하는 것처럼 꾸며 간병비를 지급받은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지인 4명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빌렸다. 이들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허위로 받은 간병비 명목의 보험급여는 총 1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재판부는 "산업재해로 인해 장해를 입어 일부 회복되기는 했으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있어 생계를 이어나가기 어려워 보이고 처음부터 근로복지공단을 적극적으로 기망할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근로복지공단의 관리 소홀 상태에 편승해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범행이 매우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피해액이 18억원으로 매우 큰 데다 공적 연금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범행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A씨의 건강 상태, 피고인들이 수사와 재판에 성실히 임해온 점을 고려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피고인들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5-23 20:33:35술에 잔뜩 취한 채 소파에 기대 잠든 30대 직장인 주모씨는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팔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손등이 아래로 축 처진 채 도무지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단순한 피로감이라 넘기기엔 감각마저 둔해졌다. 놀란 주모씨는 곧장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요골신경마비', 흔히 '토요일 밤 증후군'으로 불리는 질환이었다. 이는 팔의 신경이 압박돼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증상으로 보통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증상이 계속된다면 약물·물리치료·생활습관 개선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요골신경마비란 요골 신경이 특정 부위에서 압박돼 그 기능의 저하·소실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보통 손가락과 손목을 펴지 못하는 증상이 동반된다. 술을 많이 마시는 토요일 밤에 자주 발생해 토요일 밤의 마비라고도 불리며, 팔 베개를 해주다 통증이 생긴 사람들도 있어 '신혼여행 마비'로도 알려져있다. 요골신경은 팔꿈치와 손목, 손가락을 펴는 역할을 담당한다. 엄지와 검지 손등 쪽 감각을 관장하는 중요한 신경이기도 하다. 이 신경이 장시간 압박되면 손목과 손가락을 들어 올릴 수 없게 되고, '손목 하수'라 불리는 증상이 나타난다.특히 요골신경은 상완골 뒤쪽에서 앞쪽으로 감아 내려오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팔을 특정 자세로 오래 두면 쉽게 압박될 수 있다. 눌림에 의한 요골신경마비는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지만 계속해서 저림이 있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요골신경마비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더라도 다른 부위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에 힘 빠짐이나 감각 이상이 있을 경우, 경추간판탈출증이나 뇌졸중(뇌경색·뇌출혈)과 같은 중증 신경계 질환의 초기 징후일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기 위해 재활의학과에서 신경 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와 같은 정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요골신경마비가 맞다면 보통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된다. 부목 고정, 소염제 복용, 스테로이드 주사, 물리치료 등이 기본이다. 손목을 중립 위치로 유지해주는 스플린트 착용도 도움이 된다.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후골간신경 증후군에서와 같이 폄 근육의 마비가 발생하고 이후 3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 이후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다. 간단한 손목 운동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손목과 손가락을 반대 손의 도움으로 완전히 펴고 자기 힘으로 주먹을 쥐는 운동이다. 이렇게 하면 힘줄이나 근육이 짧아지거나 늘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예방이다. 음주 후에는 바닥이나 테이블 위에서 잠들지 않도록 하고,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자는 습관을 피해야 한다. 특히 팔꿈치나 무릎, 겨드랑이 등 신경이 자주 눌릴 수 있는 부위에는 푹신한 쿠션을 대는 것이 좋다. 수면 자세가 교정되지 않으면 마비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팔꿈치 보조기 착용이 권장된다. 비타민 B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 B군, 특히 B12는 신경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 치료제로 평가된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영양 상태가 나쁜 경우에는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음주와 흡연을 피하는 것도 당연 중요하다. 서지윤 기자
2025-05-22 18:19:16[파이낸셜뉴스] 구운 콩이나 참치 등의 통조림 캔을 섭취하기 전 캔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폐기물 전문 회사 NRC 이사 폴 잭슨은 구운 콩, 참치, 수프 등의 통조림에 전신 마비와 사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잭슨은 "통조림 캔 일부가 움푹 들어가 있는 등 훼손된 통조림을 개봉했을 때 액체가 뿜어져 나올 경우 유해 박테리아에 오염돼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캔에 녹이 슬면 금속이 약해지고 내용물이 오염될 수 있어 문제가 된다"며 "아주 작은 녹이라도 안에 든 음식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풀어 오르는 것은 일반적으로 캔 내부의 박테리아 활동으로 인해 가스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음식이 상했고 먹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신호다. 오염 위험을 줄이려면 부풀어 오른 캔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테리아 자체는 해롭지 않지만 밀폐된 캔이나 깡통 등에 보관하면 산소가 부족해져 매우 독성이 강한 독소를 생성할 위험이 있다. 특히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 증식할 경우 이 균이 생산하는 신경독소에 의해 신경마비성 질환인 보툴리즘이 발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툴리즘은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또는 변비와 같은 증상 등이 나타난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호흡이 마비돼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 사망률은 5~10%로 다른 식중독에 비해 높은 편이다. 통조림을 안전하게 먹기 위해서는 기온 차가 크지 않고 습도가 낮은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잭슨은 "싱크대는 온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라며 "싱크대에서 멀리 떨어진 찬장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5-09 17:22:47[파이낸셜뉴스] 공사 현장 추락 사고로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은 근로자가 걸어 다니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는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고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직원이 실제로는 걸어 다녔다는 건설회사 대표의 제보가 보도됐다. 공사장 4m 높이서 떨어져 척추뼈 골절된 남성 강원도에서 종합건설회사를 운영하는 60대 남성 A씨는 지난 2021년 한 음식점 건축 공사를 맡았다. 당시 이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B씨가 비가 와 미끄러워진 철근을 밟고 4m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B씨는 척추뼈가 골절돼 척추 수술 후 핀 6개를 삽입했고, 결국 병원에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이듬해 7월 B씨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제1급 제8호 장해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는 두 다리를 완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후 B씨는 A씨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형사 소송과 손해배상금 10억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형사 소송에서는 "A 씨가 운영하는 업체가 안전 설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A씨 및 관계자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며 마무리했다. 하반신 마비라더니... 걷는 모습 목격한 사장 민사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B씨는 재판에서 "수술받기 전에 의사가 마비될 거라 했고, 실제 무릎 아래로는 다 마비됐다. 수술 이후에도 호전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더 이상 해줄 게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어 "목발이나 이동 보조 기구를 이용해도 단독으로 이동할 수 없고, 아내의 도움을 받거나 장애인 택시를 불러야 한다. 나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요양 급여를, 아내는 간병 급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 도중 A씨는 B씨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직원으로부터 "B씨가 한쪽만 조금 절고 걸어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상함을 느낀 A씨는 B씨를 뒤쫓았고, B씨가 걷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가 촬영한 영상 속 남성은 보조 기구도 없이 두 다리로 잘 걷는 모습이다.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불송치 이에 A씨는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재판에서 말한 내용은 주관적 의견일 뿐이고, 일부 오류나 모순이 있더라도 처벌 사유는 아니다"라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 B씨의 변호사는 "의학적 진단에 따라 1급 장해 판정을 받은 것"이라며 "작업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척추가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고 이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청구한 건데, 오히려 노동자에게 소송까지 건 사업주가 무책임하다"라고 반박했다. A씨는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스스로 걷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고, 재검사 명령을 받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23 13:29:31[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후 찬반 단체의 대규모 집회에도 우려했던 통신 장애·지연 사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인원 밀집에 대비해 선제적 통신 품질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헌법재판소 부근 서울 종로, 안국, 광화문, 여의도 등 집회 예상 지역과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 관저 인근 등에 이동기지국, 간이기지국 설치 및 현장 직원 투입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날 서울 주요 집회 지역의 트래픽은 찬반 시위대 결집, 유튜브 동영상 스트리밍 중계 등으로 평시 대비 수십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지난해 12월 1차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과 같이 통신 연결이 끊기는 사고는 없었다. SK텔레콤은 기존 통신 장비를 사전에 최적화하고, 대규모 인파 운집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회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KT는 인파 밀집 예상 지역에 통신망을 점검하는 한편, 비상상황실을 운영해 네트워크 비상대응 체계를 수립했다. LG유플러스도 이동기지국, 임시중계기, 발전 장비 등을 설치하고, 상주 인력을 배치했다. 아울러 특이 상황에 대비해 실시간 트래픽을 모니터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선고 전날인 지난 3일 오후 6시부터 통신3사와 협력해 현장상황반을 운영했다. 통신장애 발생 등 긴급한 필요시 현장에서 즉시 조치하기 위해 광화문·안국역 등에 이동기지국 15대와 간이기지국 38국소를 설치했다. 또 대규모 인파가 몰려 통신시설이 마비될 가능성에 대비해 기지국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거나 경찰 순찰을 강화하는 등 경찰청과 협력도 강화했다. 통신3사와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대규모 집회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통신 품질 점검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5일 광화문에서 시위를 예고한 자유통일당이 신고한 집회 인원은 약 20만명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5-04-04 13:53:13[파이낸셜뉴스] 샤워 중에 몸을 비틀었다가 갑자기 하반신에 힘이 풀려 마비되면서 기능성신경장애를 진단받은 2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브라이튼에 사는 25세 여성 밈 골드스미스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하반신 마비와 발작 장애를 겪었다. 그는 요양원 입소를 권유받을 만큼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지만,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다시 일어섰고 현재는 장애 아동을 돕는 NHS(국민보건서비스) 직원으로 활동 중이다. 하반신 마비, 10년 전 척추 손상 악화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2023년 6월 15일, 리딩대학교에서 언어치료학 학위를 막 마친 밈은 샤워 도중 몸을 살짝 비트는 동작을 하다 하반신 감각을 잃기 시작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이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병원 검사 결과, 10년 전인 15세 때 침대에서 떨어지며 입었던 척추 손상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MRI 촬영에서는 여러 개의 디스크 탈출, 흉터 조직, 디스크 팽창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요도 카테터를 사용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하반신 마비에 더해 밈은 하루 최대 5회에 달하는 심각한 발작 증상까지 겪었다. 이후 기능적 신경장애(이하 FND) 진단을 받았다. FND는 신경학적 손상 없이도 마비, 발작,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신경계 기능 장애다. 신경과 전문의 "요양원에 가서 사는 게 낫겠다" 밈의 상태는 빠르게 악화됐고, 당시 23세였던 그는 한 신경과 전문의로부터 "요양원에 가서 사는 게 낫겠다"는 말을 듣기까지 했다. 하루 20분 이상 앉아 있기조차 힘들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 누워 보내야 했다. 마비 증상을 겪으며 처음에는 물리치료가 권유됐지만, 치료 도중 겪은 개인적 트라우마로 인해 상태가 악화되고 발작 빈도도 증가했다. 밈은 "신경계가 통증을 '발작'이라는 방식으로 반응하게끔 잘못된 경로를 형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의료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밈은 스스로 퇴원해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의 전문 재활 클리닉을 찾았다. 그곳에서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신경 회로를 다시 자극하는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자 점차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발작 빈도는 하루 한 번으로 줄었고 하루 몇 걸음씩 걷기 시작했다. 새로운 약물 치료가 효과를 보이면서 2023년 9월에는 병원에서 완전히 퇴원했고, 이후 수개월 동안 체력과 신경 회복에 전념한 결과 의자에 하루 종일 앉아 있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 일부 감각 저하와 통증 지속…계단 있는 식당이나 상점 가기 힘들어 2024년 4월, 밈은 NHS에 복직해 장애 아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으며 다시 사회로 복귀했다. 여전히 하루 일과에는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영국 내에서는 기능적 신경장애에 대한 전문 치료 시스템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감각 저하와 통증도 지속되고 있으며, 계단이 있는 식당이나 상점은 가기가 힘들다. 밈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기능적 신경장애 전문 클리닉 입소를 희망하고 있다. 이 클리닉은 집중적인 재활 치료와 신경학적 재훈련을 통해 많은 환자들에게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비용은 여행 및 숙박을 포함해 약 1만5천 파운드(한화 약 2,500만 원)에 달한다. 밈은 해당 치료를 받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중이다. 기능적 신경장애…사지 마비, 감각 저하 등 증상 기능적 신경장애는 신경계에 구조적인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뇌졸중이나 간질처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 영상 검사나 신경학적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주요 증상으로는 사지 마비, 감각 저하, 떨림, 균형 장애, 비간질성 발작 등이 있으며, 일부는 보행이 어렵거나 하루에도 여러 차례 경련성 발작을 겪는다. 한편 최근 연구에 따르면, 뇌의 운동, 감정, 주의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 간의 연결 이상이 원인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심리적 외상이나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생물학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신경기능 장애로 이해된다. 치료는 물리치료, 작업치료, 심리치료 등을 병행하는 재활 중심 접근이 기본이다. 일부는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도 병행된다. 치료 반응은 개인차가 크며, 조기 진단과 다학제적 접근이 회복 가능성을 높인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3-25 06:5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