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량 흡입하면 흥분해 사람의 목을 물어뜯게 되는 일명 '좀비마약'을 국내에서 유통시킨 외국인 마약조직과 구매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합성마약의 일종인 ‘메페드론’을 국내에서 유통시킨 외국인 마약조직을 적발해 총책·판매책·운반책 등 5명을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중 4명을 구속하고 해외로 도주한 1명은 인터폴 적색수배했으며,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외국인 10명을 검거한 후 2명은 구속했다. 메페드론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필로폰 대신 많이 사용하는 마약으로 적발된 피의자들은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우크라이나, 키르키스스탄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들이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주범이 텔레그램에서 마약 유통채널을 운영하며 판매책과 운반책을 모집, 국내에 체류하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권 외국인들에게 조직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서초경찰서 마약수사팀과 국정원은 지난해 2월께 국정원에서 입수한 첩보를 토대로 공조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1년이 넘게 수사를 이어오며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고 일명 좀비마약으로 불리는 메페드론 약150g, 대마류 약10g을 압수했다. 이는 약 15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파악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해외 신종 합성마약의 국내 유입 우려가 높은 만큼 해외 공급망 차단과 국내 유통망 색출을 강화하겠다"며 마약류 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5-05-02 13:40:11[파이낸셜뉴스] 태국에 거점을 두고 운반책을 이용해 수백억원어치의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한 40대 남성 총책이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11일 오전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를 받는 A씨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25개월간 필로폰과 케타민 등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태국에 마약밀매조직의 거점을 만들고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했다. 한국인과 태국인 등 다국적의 사람들을 운반책으로 활용, 이들의 신체 부위에 마약류를 숨겼다. 운반책들은 비행기를 타고 국내로 입국한 뒤 600억원 상당의 마약 국내에 유통하고 판매했다. 앞서 강원 평창경찰서는 지난 2023년 7월 30회에 걸쳐 마약류 30kg을 밀반입한 일당을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총책인 A씨가 태국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로부터 적색 수배서를 받아 A씨를 도피사범으로 지정했다. 국정원과 연계해 수사를 이어가던 중 지난해 11월 태국 합동 추적팀은 태국 콘캔 지역에 A씨가 은신 중인 것을 확인하고 검거에 성공했다. 이후 A씨가 석방을 시도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태국 현지 이민국과 협력해 추방 명령서를 확보하고 송환에 성공했다. 경찰은 송환된 A씨를 비롯해 앞서 검거된 마약 조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해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피의자들에 대한 검거와 송환, 마약류 밀수 차단을 지속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5-04-10 17:42:40[파이낸셜뉴스] 한국에 필로폰을 밀반입했던 대만 최대 폭력조직 죽련방(竹聯幇) 두목 황사오천이 4일 오전 노환으로 사망했다. 중시신문망 등 현지 매체들은 5일 황사오천이 설 전날 타이베이 재향군인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천식과 당뇨, 고혈압 등을 앓아 몇 년 사이 건강이 악화됐다고 한다. 황사오천은 죽련방 초대 보스이자 정신적 지주인 천치리(陳啓禮)의 지목으로 1995년 두 번째 두목이 됐다. 이후 30년간 조직을 이끌었다. 죽련방은 여러 분파가 통합되기 이전부터 두목이 다음 후계자를 고른다고 한다. 하지만 대만 경찰은 황사오천이 생전 차기 두목을 임명하지 않았다고 보고 그의 장례식을 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권력 구도가 장례식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천치리 영결식엔 조폭과 여야 정치인, 연예인 등 조문객 1만명이 몰렸었다. 이번 황사오천 장례식도 대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죽련방은 중국 대륙에서 넘어온 세력을 기반으로 1950년대 후반 결성됐다. 초기 멤버들이 대만 신베이시 죽림로(竹林路)에 살았던 데서 따온 것이라는 설이 있다. 중국 바이두의 온라인백과에 따르면 1970∼80년대 최전성기 당시 조직원은 10만명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세력이 약화됐다고 한다. 대만에선 3대 폭력조직으로 죽련방, 사해방(四海幇), 천도맹(天道盟)을 꼽는다. 이들의 수입원은 주로 마약 밀매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에 3700억원 상당의 필로폰이 밀반입됐는데 경찰 조사 결과 죽련방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압수된 필로폰 112kg은 3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후 2020년 동남아발 필로폰 유입 사건에도 죽련방이 연루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2-06 09:23:51[파이낸셜뉴스] 베트남에서 마약 밀수 조직 두목과 조직원 27명이 일제히 사형 선고를 받았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전날 호찌민시 인민법원은 마약조직 두목인 부 호앙 아인(67)과 조직원 26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나머지 조직원 6명에 종신형, 2명에 20년형을 각각 내렸으며 두목 아인에게는 2억동(약 1160만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10년 동안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수의 인원이 사형을 선고받은 사례라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두목 아인과 조직원들은 2018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총 626㎏ 분량의 필로폰, 헤로인, 케타민 등 마약을 수입해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등 전국 각지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유통한 마약 관련 금액은 총 5480만달러(약 809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20년 초부터 자동차나 자동차 엔진에 마약을 숨겨 밀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시그널' 메신저를 이용해 수사망을 피했다. 두목 아인은 2009년에도 마약 밀매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가 감형됐으며,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유사한 범죄 또는 다른 범죄로 수감 생활을 했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 처벌법을 갖고 있다. 헤로인이나 코카인 600g 이상, 또는 필로폰 2.5㎏ 이상을 소지하거나 밀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12-28 15:58:44"마약류가 멋지지 않고 해로우면서 위험한 존재라고 청소년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달 30일 제주도 '제31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 회의장에서 만난 장룩 르마휴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 ODC) 정책분석공보국장은 "한국이 '마약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르마휴 국장은 처벌을 강조하는 마약류 중독 대응책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마약류 중독자를 범죄자로만 낙인 찍는 행위는 사법부가 무한정으로 팽창하지 않는 이상 실현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예방을 통해 중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약류 중독을 예방의 관점에서 통제·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마약류 중독현상이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UN ODC에 따르면 전 세계 마약류 중독자는 2022년 기준 약 2억9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년간 20% 증가했다. 단순히 마약류 중독자가 늘어나는 것 그치지 않는다. 마약류 생산 등 공급 측면도 치솟고 있다. 르마휴 국장은 "마약류는 한 번 빠지면 회복하기 힘든데도 그 위험성이 과소평가돼 수요가 급증한 것이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마약류 과잉생산에 있다"며 "최근 3년 사이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UN ODC가 예방에 방점을 찍는다고 해서 범법자에 대한 관용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UN ODC는 마약류 공급이란 불법행위 근절에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마약류 밀매 네트워크를 차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마약류 생산지가 밀집된 회원국의 사법부가 마약류 생산기지를 효율적으로 적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대체로 마약류 생산지가 밀집된 회원국이 개발도상국인 점을 감안한 정책이다. 르마휴 국장은 "UN ODC는 회원국의 수사당국의 역량을 신장시킬 수 있는 다른 회원국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이는 해당 국가에서 공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르마휴 국장은 마약류 공급조직이 사업 다각화 측면 등에서 일종의 회사와 비슷하다고 했다. 단순히 마약류를 공급하는 것만이 아니라 무기거래나 인신매매, 불법 광물 채취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세력을 키우는 것은 기업의 경영모델과 유사하다는 취지다. 다만 일반 기업은 경쟁이 과도하거나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사법절차에 의존하지만, 마약류 공급조직은 힘의 논리에 의존하며 불법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점이라고 르마휴 국장은 부연했다. 르마휴 국장은 마약류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지구적이면서도 국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약류 공급과 같은 범죄와 관련된 문제는 하나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그는 "범법자를 잡기 위해서는 국지적인 형사제도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또 사법당국이 공조하려면 상대국이 마약류를 대하는 문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UN ODC는 오는 2026년부터 새로운 기본계획을 실행한다. 새로운 기본계획은 현행 계획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갈 예정이다. 합성 마약류에 대한 대책이 대표적이다. 르마휴 국장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영향으로 합성 마약류 문제가 더 가속화되고 있다"며 "합성 마약류를 근절하는 것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DLOMICO는 대검찰청이 1989년 창설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마약퇴치 국제회의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1-05 18:33:04[파이낸셜뉴스] 한 마약 조직이 1800억원 상당의 코카인을 들여오다 덜미를 잡혔다. 이는 2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19일 YTN 보도에 따르면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캐나다 마약 조직원 A씨(55)와 코카인 2㎏를 건네받아 국내에서 거래하려던 내국인 B씨(27) 등 총 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제조·판매미수·소지) 혐의로 구속했다. 최근 A씨 등은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철재 용기에 담겨진 액체 형태의 코카인을 국내에 밀반입, 강원도 모처 장소에서 고체 형태의 코카인 60㎏을 가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해양경찰은 캐나다 마약 조직원이 외국에서 선박을 통해 밀반입한 대량의 코카인을 거래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에 해경은 지난 10일 서울 한강 모처의 거래 현장에서 코카인을 거래하는 B씨와 C씨 2명을 검거하고 코카인 2㎏을 압수했다. 같은 날 김포 모처에서 코카인 공급자인 캐나다 범죄 조직원 A씨도 검거했다. 그는 과거 미국과 캐나다에서 선박을 통해 코카인을 밀반입하다 검거된 전력이 있는 캐나다 범죄 조직의 고위급 인물로 드러났다. 당시 해경은 코카인 5㎏를 압수하고, 같은 달 13일 A씨 주거지에서 코카인 53㎏을 추가로 압수했다. 코카인에는 ‘UN’(과거 캐나다 벤쿠버 일원에서 활동한 마약조직) 영문이 양각으로 각인돼 있었다. 해경은 캐나다 범죄조직과 국내 마약조직이 연계돼 있을 것으로 보고, 코카인의 국내 유통경로를 동시에 추적하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0 05:36:46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현혹해 고가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하고 이들의 단말기와 유심(USIM)을 장물업자와 보이스피싱조직 등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을 수사하다 이들의 활동을 포착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남의 명의를 빌려 휴대폰을 대량 개통하고 유심을 보이스피싱조직에 팔아치운 조직원 140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범죄집단조직·가입·활동, 사기 등의 혐의다. 형법상 범죄집단 혐의가 적용된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 가운데 총책 7명, 기사 1명이 구속됐으며, 140명 모두 검찰에 송치됐다. 30대 남성인 총책 A씨 등은 소액대출 희망자에게 이들의 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해 조직에 넘겨주면 돈을 주는 소위 '휴대폰깡'을 제안한 뒤 개통한 휴대폰을 판매·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대구·경북 구미 일대에 대부업체 50개를 등록하고 콜센터 사무실을 마련한 후 인터넷 대출광고를 통해 소액대출 희망자를 모집했다. 연락해온 대출 희망자들에게는 콜센터 직원들이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대응했다. 이들은 대출이 필요한 금액, 직업을 묻고 "고객님 정보로 금융권 전산조회는 들어가지 않으시기 때문에 금융권 조회이력이나 과조회가 뜨시는 건 전혀 없다" 등으로 거짓말 하며 대출을 위한 신용조회를 한 것처럼 속였다. 그러면서 "일반 대출이 부결됐다"며 핸드폰깡을 제안했다. 이에 대출 희망자들이 130만~250만원 상당의 최신 휴대폰 단말기를 2~3년 약정으로 개통해서 건네주면 기종에 따라 40만~100만원을 지급했다. 일당은 넘겨받은 핸드폰을 분리한 뒤 단말기는 장물업자를 통해 판매하고, 유심은 보이스피싱, 도박, 리딩방 등 범죄 조직에 유통했다. 이들에게 명의를 대여해준 대출자는 2695명, 이들 명의로 개통된 휴대폰은 총 3767대에 이른다. 명의 대여자 가운데 63%가 휴대폰 개통에 따른 할부금을 갚지 못하고 연체됐다. 일당은 단말기와 유심을 거래한 결과 64억여원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책 A씨는 2019년 11월 자신의 지인이나 구인·구직 광고를 통해 상담원, 개통·관리책(기사) 등을 모집해 휴대폰깡 범죄집단으로 활동했다. A씨 밑에서 활동하던 조직원들이 새로 휴대폰깡 조직을 차려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책 B씨는 대출 희망자의 이동통신사 내 정보를 조회해 휴대폰 개통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조회업자'로 활동하다가 2021년 11월에 다른 범죄집단을 결성했다. A씨 조직 내에서 기사로 활동하던 총책 C씨는 지난 2020년 11월 휴대폰깡 조직을 꾸렸다. 경찰은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에 이용된 불법 유심의 개통·유통 과정을 추적, 수사하는 과정에서 휴대폰깡이 이용된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총 59억83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확인해 기소전 몰수·추징 보전하고 국세청에 피의자들에 대한 탈세자료를 제공했다. 아울러 이들에게서 핸드폰을 취득한 매입업자, 조회업자, 휴대폰 판매점 업주 등 공범 17명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깡을 통해) 개통된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실제 이 사건 범죄 집단을 통해 유통된 불법 유심 중 172개가 보이스피싱, 불법 리딩방 등 각종 사기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16 18:08:49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약을 소화전 등에 숨겨 놓고 수거하는 '던지기' 방식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카드 수거책, 현금 인출책 등을 이용하는 수법과 비슷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사기와 공갈,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80명을 경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해외총책 B씨의 지시를 받고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몸캠피싱 등 각종 금융사기를 벌여 피해자 220명으로부터 95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류를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들을 체포하면서 필로폰 649g과 대마 143g,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MDMA) 368정을 압수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지난달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혐의를 받는 국내 총책 박모씨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중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약 29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동시에 19만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까지 뛰어들게 된 이유는 범죄 구조가 유사한 측면이 있어서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총책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범죄를 기획한다. 실제 활동은 이들에게 고용된 수거책이 맡는다. 수거책들은 대부분 지인의 소개를 받거나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문자에 속아서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마약류 유통도 마찬가지다. 마약류를 공급하는 상선은 해외에 거주하고 온라인을 이용해 마약류를 판매를 한다. 거래가 이뤄지면 '드립퍼'라고 불리는 운반책이 마약을 특정 지역까지 배달하게 된다. 드립퍼들 역시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고 마약류 유통에 가담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말로는 어떨까. 범죄가 손쉬워질 수록 수사기법도 발달하기 마련이다. 범죄 형태가 마약으로 옮겨갈 수록 검거될 경우 형은 무거워진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 대표적이다. 마약 유통과 제조 역할을 맡았던 길모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게 하고 전화중계기를 통해 해외에서 협박을 일삼은 사건이었다. 지난 4월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길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도 징역 10년으로 1심(징역 8년)보다 형량이 늘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23 18:30:06[파이낸셜뉴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약을 소화전 등에 숨겨 놓고 수거하는 '던지기' 방식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카드 수거책, 현금 인출책 등을 이용하는 수법과 비슷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사기와 공갈,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80명을 경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해외총책 B씨의 지시를 받고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몸캠피싱 등 각종 금융사기를 벌여 피해자 220명으로부터 95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류를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들을 체포하면서 필로폰 649g과 대마 143g,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MDMA) 368정을 압수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지난달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혐의를 받는 국내 총책 박모씨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중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약 29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동시에 19만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까지 뛰어들게 된 이유는 범죄 구조가 유사한 측면이 있어서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총책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범죄를 기획한다. 실제 활동은 이들에게 고용된 수거책이 맡는다. 수거책들은 대부분 지인의 소개를 받거나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문자에 속아서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마약류 유통도 마찬가지다. 마약류를 공급하는 상선은 해외에 거주하고 온라인을 이용해 마약류를 판매를 한다. 거래가 이뤄지면 '드립퍼'라고 불리는 운반책이 마약을 특정 지역까지 배달하게 된다. 드립퍼들 역시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고 마약류 유통에 가담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말로는 어떨까. 범죄가 손쉬워질 수록 수사기법도 발달하기 마련이다. 범죄 형태가 마약으로 옮겨갈 수록 검거될 경우 형은 무거워진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 대표적이다. 마약 유통과 제조 역할을 맡았던 길모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게 하고 전화중계기를 통해 해외에서 협박을 일삼은 사건이었다. 지난 4월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길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도 징역 10년으로 1심(징역 8년)보다 형량이 늘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21 16:16:22[파이낸셜뉴스] 마약류 유통으로 사업을 확장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혐의를 받는 국내 총책 박모씨(30대·여성)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중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해외 총책은 박씨 조직의 보이스피싱 전달책을 필리핀으로 불러들여 항공편을 통해 마약을 국내에 반입하도록 한 다음 박씨에게 이를 나눠 판매토록 했다. 판매는 무인택배함과 소화전 등을 이용한 '던지기 수법'으로 이뤄졌다. 던지기는 판매자가 유통책에게 지시해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마약류를 숨긴 후 구매자에게만 알려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약 29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동시에 19만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아울러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필로폰 860g, 케타민 1193g, 엑스터시 252정 등 시가 9억8000만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다. 경찰은 "최근 범죄조직은 하나의 범죄에 국한하지 않고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라며 "피싱범죄와 마약범죄는 죄종과 수법은 전혀 다르지만 범행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므로 대포폰(전화번호), 중계기, 전달·수거책 등 범행수단이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싱범죄는 많은 수단이 동원되는 만큼 콜센터 조직과 별개로 자금세탁 조직, 대포폰 유통조직 등 역할별로 조직을 구축하고 수사과정에서 이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죄종을 가리지 않고 범죄에 가담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필리핀에 체류하며 마약류를 국내에 공급한 해외총책을 추적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를 밀반입·운반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해외총책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공조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5-29 11: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