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가 멋지지 않고 해로우면서 위험한 존재라고 청소년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달 30일 제주도 '제31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 회의장에서 만난 장룩 르마휴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 ODC) 정책분석공보국장은 "한국이 '마약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르마휴 국장은 처벌을 강조하는 마약류 중독 대응책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마약류 중독자를 범죄자로만 낙인 찍는 행위는 사법부가 무한정으로 팽창하지 않는 이상 실현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예방을 통해 중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약류 중독을 예방의 관점에서 통제·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마약류 중독현상이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UN ODC에 따르면 전 세계 마약류 중독자는 2022년 기준 약 2억9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년간 20% 증가했다. 단순히 마약류 중독자가 늘어나는 것 그치지 않는다. 마약류 생산 등 공급 측면도 치솟고 있다. 르마휴 국장은 "마약류는 한 번 빠지면 회복하기 힘든데도 그 위험성이 과소평가돼 수요가 급증한 것이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마약류 과잉생산에 있다"며 "최근 3년 사이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UN ODC가 예방에 방점을 찍는다고 해서 범법자에 대한 관용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UN ODC는 마약류 공급이란 불법행위 근절에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마약류 밀매 네트워크를 차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마약류 생산지가 밀집된 회원국의 사법부가 마약류 생산기지를 효율적으로 적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대체로 마약류 생산지가 밀집된 회원국이 개발도상국인 점을 감안한 정책이다. 르마휴 국장은 "UN ODC는 회원국의 수사당국의 역량을 신장시킬 수 있는 다른 회원국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이는 해당 국가에서 공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르마휴 국장은 마약류 공급조직이 사업 다각화 측면 등에서 일종의 회사와 비슷하다고 했다. 단순히 마약류를 공급하는 것만이 아니라 무기거래나 인신매매, 불법 광물 채취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세력을 키우는 것은 기업의 경영모델과 유사하다는 취지다. 다만 일반 기업은 경쟁이 과도하거나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사법절차에 의존하지만, 마약류 공급조직은 힘의 논리에 의존하며 불법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점이라고 르마휴 국장은 부연했다. 르마휴 국장은 마약류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지구적이면서도 국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약류 공급과 같은 범죄와 관련된 문제는 하나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그는 "범법자를 잡기 위해서는 국지적인 형사제도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또 사법당국이 공조하려면 상대국이 마약류를 대하는 문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UN ODC는 오는 2026년부터 새로운 기본계획을 실행한다. 새로운 기본계획은 현행 계획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갈 예정이다. 합성 마약류에 대한 대책이 대표적이다. 르마휴 국장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영향으로 합성 마약류 문제가 더 가속화되고 있다"며 "합성 마약류를 근절하는 것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DLOMICO는 대검찰청이 1989년 창설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마약퇴치 국제회의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11-05 18:33:04[파이낸셜뉴스] 한 마약 조직이 1800억원 상당의 코카인을 들여오다 덜미를 잡혔다. 이는 2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19일 YTN 보도에 따르면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캐나다 마약 조직원 A씨(55)와 코카인 2㎏를 건네받아 국내에서 거래하려던 내국인 B씨(27) 등 총 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제조·판매미수·소지) 혐의로 구속했다. 최근 A씨 등은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철재 용기에 담겨진 액체 형태의 코카인을 국내에 밀반입, 강원도 모처 장소에서 고체 형태의 코카인 60㎏을 가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해양경찰은 캐나다 마약 조직원이 외국에서 선박을 통해 밀반입한 대량의 코카인을 거래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에 해경은 지난 10일 서울 한강 모처의 거래 현장에서 코카인을 거래하는 B씨와 C씨 2명을 검거하고 코카인 2㎏을 압수했다. 같은 날 김포 모처에서 코카인 공급자인 캐나다 범죄 조직원 A씨도 검거했다. 그는 과거 미국과 캐나다에서 선박을 통해 코카인을 밀반입하다 검거된 전력이 있는 캐나다 범죄 조직의 고위급 인물로 드러났다. 당시 해경은 코카인 5㎏를 압수하고, 같은 달 13일 A씨 주거지에서 코카인 53㎏을 추가로 압수했다. 코카인에는 ‘UN’(과거 캐나다 벤쿠버 일원에서 활동한 마약조직) 영문이 양각으로 각인돼 있었다. 해경은 캐나다 범죄조직과 국내 마약조직이 연계돼 있을 것으로 보고, 코카인의 국내 유통경로를 동시에 추적하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8-20 05:36:46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현혹해 고가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하고 이들의 단말기와 유심(USIM)을 장물업자와 보이스피싱조직 등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을 수사하다 이들의 활동을 포착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남의 명의를 빌려 휴대폰을 대량 개통하고 유심을 보이스피싱조직에 팔아치운 조직원 140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범죄집단조직·가입·활동, 사기 등의 혐의다. 형법상 범죄집단 혐의가 적용된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 가운데 총책 7명, 기사 1명이 구속됐으며, 140명 모두 검찰에 송치됐다. 30대 남성인 총책 A씨 등은 소액대출 희망자에게 이들의 명의로 핸드폰을 개통해 조직에 넘겨주면 돈을 주는 소위 '휴대폰깡'을 제안한 뒤 개통한 휴대폰을 판매·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대구·경북 구미 일대에 대부업체 50개를 등록하고 콜센터 사무실을 마련한 후 인터넷 대출광고를 통해 소액대출 희망자를 모집했다. 연락해온 대출 희망자들에게는 콜센터 직원들이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대응했다. 이들은 대출이 필요한 금액, 직업을 묻고 "고객님 정보로 금융권 전산조회는 들어가지 않으시기 때문에 금융권 조회이력이나 과조회가 뜨시는 건 전혀 없다" 등으로 거짓말 하며 대출을 위한 신용조회를 한 것처럼 속였다. 그러면서 "일반 대출이 부결됐다"며 핸드폰깡을 제안했다. 이에 대출 희망자들이 130만~250만원 상당의 최신 휴대폰 단말기를 2~3년 약정으로 개통해서 건네주면 기종에 따라 40만~100만원을 지급했다. 일당은 넘겨받은 핸드폰을 분리한 뒤 단말기는 장물업자를 통해 판매하고, 유심은 보이스피싱, 도박, 리딩방 등 범죄 조직에 유통했다. 이들에게 명의를 대여해준 대출자는 2695명, 이들 명의로 개통된 휴대폰은 총 3767대에 이른다. 명의 대여자 가운데 63%가 휴대폰 개통에 따른 할부금을 갚지 못하고 연체됐다. 일당은 단말기와 유심을 거래한 결과 64억여원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책 A씨는 2019년 11월 자신의 지인이나 구인·구직 광고를 통해 상담원, 개통·관리책(기사) 등을 모집해 휴대폰깡 범죄집단으로 활동했다. A씨 밑에서 활동하던 조직원들이 새로 휴대폰깡 조직을 차려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책 B씨는 대출 희망자의 이동통신사 내 정보를 조회해 휴대폰 개통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조회업자'로 활동하다가 2021년 11월에 다른 범죄집단을 결성했다. A씨 조직 내에서 기사로 활동하던 총책 C씨는 지난 2020년 11월 휴대폰깡 조직을 꾸렸다. 경찰은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에 이용된 불법 유심의 개통·유통 과정을 추적, 수사하는 과정에서 휴대폰깡이 이용된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총 59억83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확인해 기소전 몰수·추징 보전하고 국세청에 피의자들에 대한 탈세자료를 제공했다. 아울러 이들에게서 핸드폰을 취득한 매입업자, 조회업자, 휴대폰 판매점 업주 등 공범 17명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깡을 통해) 개통된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실제 이 사건 범죄 집단을 통해 유통된 불법 유심 중 172개가 보이스피싱, 불법 리딩방 등 각종 사기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7-16 18:08:49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약을 소화전 등에 숨겨 놓고 수거하는 '던지기' 방식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카드 수거책, 현금 인출책 등을 이용하는 수법과 비슷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사기와 공갈,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80명을 경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해외총책 B씨의 지시를 받고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몸캠피싱 등 각종 금융사기를 벌여 피해자 220명으로부터 95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류를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들을 체포하면서 필로폰 649g과 대마 143g,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MDMA) 368정을 압수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지난달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혐의를 받는 국내 총책 박모씨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중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약 29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동시에 19만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까지 뛰어들게 된 이유는 범죄 구조가 유사한 측면이 있어서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총책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범죄를 기획한다. 실제 활동은 이들에게 고용된 수거책이 맡는다. 수거책들은 대부분 지인의 소개를 받거나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문자에 속아서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마약류 유통도 마찬가지다. 마약류를 공급하는 상선은 해외에 거주하고 온라인을 이용해 마약류를 판매를 한다. 거래가 이뤄지면 '드립퍼'라고 불리는 운반책이 마약을 특정 지역까지 배달하게 된다. 드립퍼들 역시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고 마약류 유통에 가담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말로는 어떨까. 범죄가 손쉬워질 수록 수사기법도 발달하기 마련이다. 범죄 형태가 마약으로 옮겨갈 수록 검거될 경우 형은 무거워진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 대표적이다. 마약 유통과 제조 역할을 맡았던 길모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게 하고 전화중계기를 통해 해외에서 협박을 일삼은 사건이었다. 지난 4월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길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도 징역 10년으로 1심(징역 8년)보다 형량이 늘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23 18:30:06[파이낸셜뉴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마약을 소화전 등에 숨겨 놓고 수거하는 '던지기' 방식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카드 수거책, 현금 인출책 등을 이용하는 수법과 비슷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 유통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사기와 공갈,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80명을 경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해외총책 B씨의 지시를 받고 보이스피싱과 메신저피싱, 몸캠피싱 등 각종 금융사기를 벌여 피해자 220명으로부터 95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류를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들을 체포하면서 필로폰 649g과 대마 143g,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MDMA) 368정을 압수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지난달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혐의를 받는 국내 총책 박모씨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중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약 29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동시에 19만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류까지 뛰어들게 된 이유는 범죄 구조가 유사한 측면이 있어서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총책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범죄를 기획한다. 실제 활동은 이들에게 고용된 수거책이 맡는다. 수거책들은 대부분 지인의 소개를 받거나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문자에 속아서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마약류 유통도 마찬가지다. 마약류를 공급하는 상선은 해외에 거주하고 온라인을 이용해 마약류를 판매를 한다. 거래가 이뤄지면 '드립퍼'라고 불리는 운반책이 마약을 특정 지역까지 배달하게 된다. 드립퍼들 역시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고 마약류 유통에 가담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말로는 어떨까. 범죄가 손쉬워질 수록 수사기법도 발달하기 마련이다. 범죄 형태가 마약으로 옮겨갈 수록 검거될 경우 형은 무거워진다.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이 대표적이다. 마약 유통과 제조 역할을 맡았던 길모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게 하고 전화중계기를 통해 해외에서 협박을 일삼은 사건이었다. 지난 4월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 안승훈 심승우)는 길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씨도 징역 10년으로 1심(징역 8년)보다 형량이 늘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21 16:16:22[파이낸셜뉴스] 마약류 유통으로 사업을 확장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혐의를 받는 국내 총책 박모씨(30대·여성)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중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해외 총책은 박씨 조직의 보이스피싱 전달책을 필리핀으로 불러들여 항공편을 통해 마약을 국내에 반입하도록 한 다음 박씨에게 이를 나눠 판매토록 했다. 판매는 무인택배함과 소화전 등을 이용한 '던지기 수법'으로 이뤄졌다. 던지기는 판매자가 유통책에게 지시해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마약류를 숨긴 후 구매자에게만 알려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약 29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동시에 19만2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아울러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필로폰 860g, 케타민 1193g, 엑스터시 252정 등 시가 9억8000만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다. 경찰은 "최근 범죄조직은 하나의 범죄에 국한하지 않고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라며 "피싱범죄와 마약범죄는 죄종과 수법은 전혀 다르지만 범행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므로 대포폰(전화번호), 중계기, 전달·수거책 등 범행수단이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싱범죄는 많은 수단이 동원되는 만큼 콜센터 조직과 별개로 자금세탁 조직, 대포폰 유통조직 등 역할별로 조직을 구축하고 수사과정에서 이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죄종을 가리지 않고 범죄에 가담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필리핀에 체류하며 마약류를 국내에 공급한 해외총책을 추적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를 밀반입·운반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해외총책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공조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5-29 11:02:29"한국이 마약청정국 지위를 다시 회복하려면 경찰 조직 내부에서도 체계적인 마약류 범죄 수사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지난달 11일 서울 동대문구 남서울대 부속 건물에서 만난 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윤 교수는 "경찰 조직 구성원이 약 13만명이고, 이들 하나하나가 첩보요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2~3개월간 마약류 범죄 수사 교육을 받아 마약류 범죄 수사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다면 그 잠재력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교수는 경찰공무원 출신 마약범죄 수사 전문가다. 그는 1980년 순경으로 입직해 2016년 경정으로 퇴직하며 35년 동안 경찰공무원으로 봉직했다. 그는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한 기간의 3분의 2가량을 마약류 범죄 수사에 헌신했다. 일선 경찰서 마약팀장은 물론이거니와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창립 구성원으로도 활동했다. 2004년에는 한성대 국제대학원에서 '청소년 약물남용 원인 실태와 예방대책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2007년에는 동 대학원에서 '마약류 범죄 수사 체계의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론과 실습 모두에 밝은 윤 교수는 파이낸셜뉴스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마약류 범죄 수사가 지닌 장단점, 국내 마약류 유통방법의 변화 등을 자기 경험에 기반해 이야기했다. ■"마약류 범죄를 총괄할 일원화된 수사기관 필요"윤 교수는 한국의 마약류 범죄 수사에서 제1의 과제가 무엇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 DEA(마약단속국)와 같은 일원화된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법인을 직접 검거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마약류 공급을 차단하고 압수한 마약류 의심물질을 감정하는 일 모두가 마약류 범죄 수사의 차원에서 하나의 순환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한국은 마약류 사범을 검거하는 것은 경찰이, 해당 사범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검찰이, 공급차단은 경찰과 관세청이, 마약류 감정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담당한다. 문제는 이들 기관끼리 정보공유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옛날에는 현장에서 마약류 사범을 잡기 위해 경찰과 검찰이 각각 출동해 두 기관의 수사관들이 서로를 적으로 착각해 싸운 적도 있다"면서 "두 기관 사이에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됐다면 그런 일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약수사, 사이버수사와 함께 해야윤 교수는 오늘날의 마약 수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려면 사이버범죄 수사팀이 공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수십년 전 대면 위주였던 마약 유통이 휴대폰과 인터넷을 타고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1980~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마약류 거래는 대부분 사람 대 사람으로 이루어졌다. 가짜 마약류를 유통하면서 사기를 치는 유통책도 많았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았으므로 대면 거래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짜 마약류를 이용한 사기행각이 줄어들고 전자상거래도 활성화되면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됐다. 이 같은 비대면 거래가 사이버상에서 이뤄진다는 것에 윤 교수는 주목한다. 그는 "현재는 사이버 수사와 마약류 수사가 구분돼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 두 수사영역이 하나로 합쳐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약류 범죄의 사이버화가 진행되면서 청소년층 마약류 사범 증가를 걱정했다. 그는 "인터넷과 친화적인 청소년들이 SNS 등을 통해 마약류 범죄에 빠지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체감한다"면서 "청소년층은 호기심이 많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내가 느낄 때 청소년 마약류 사범의 60% 가까이는 마약류의 유해성을 알지도 못한 채 친구와 선배들의 권유로 시작한다"고 전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은 125명으로 지난해 1~2월 누적 30명과 비교해 316.7% 급증했다. 더구나 15~19세 미성년자가 75명이었고, 15세 미만도 4명이 있었다. ■"일탈 청소년들 잡다 보니 마약류 범죄에 흥미 생겨"윤 교수가 마약류 범죄의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겪은 20년 이상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처음부터 마약류 범죄 수사에 헌신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경찰공무원 초장기, 그러니까 서울 성동경찰서 강력계 형사로 근무할 때 청계천 주변에서 절도와 강도를 일삼던 청소년들을 잡는 일을 했는데, 이들 청소년을 잡고 보면 하나같이 부탄가스와 접착제 등 약물을 흡입하며 환각파티를 하고 있었다"면서 "탈선하는 청소년들은 왜 하나같이 약물을 할까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약물 관련 수사를 하게 되었고 마약류 범죄 수사에 전념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윤 교수는 앞으로 마약류 범죄 수사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 초 한성대에서 남서울대로 자리를 옮긴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윤 교수는 "한국이 다시금 마약청정국으로 불릴 수 있도록 마약류 범죄 수사 전문가들을 양성할 것"이라며 "나 같은 사람의 작은 움직임이 모이면 큰 움직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5-01 18:12:29[파이낸셜뉴스] 주택가에서 마약을 만들어 판 러시아 마약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경기 안산시 한 주택가에서 마약을 제조하고 투약한 러시아인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체포 당시 '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신종마약류 '메페드론'에 취해 저항도 하지 못하고 붙잡혔다. 좀비마약은 투약하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심하면 환각 상태에서 사람을 물어 뜯기도 해 붙은 이름이다. 이들은 다세대주택에서 메페트론을 직접 만들어 흡입했다. 또 대마를 가공해 환각효과가 10배 강한 '해시시'도 만들어 유통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주문을 받고,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재작년 불법 입국한 러시아 마약조직원들로 드러났다. 압수된 마약만 1만20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경찰은 셋 중 두 명을 구속,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4-08 10:29:01[파이낸셜뉴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페루 경찰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마약범이 있는 곳을 기습해 검거해 화제다. 25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약 70㎞ 떨어진 우아랄 지역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경찰관들이 한 주택을 급습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산타 복장을 한 경찰관이 커다란 망치를 꺼내 들고 한 가정집의 문을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다. 이곳은 평범한 가정집이 아닌 마약 유통조직의 본거지였다고 한다. 본거지를 급습한 페루 경찰은 현관문을 때려 부숴 진입로를 확보했다. 동시에 또 다른 경찰관들이 안에 들어가 남성 2명을 체포했다. 현장에서는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흰색 가루가 담긴 봉지들도 압수했다. 페루 경찰은 크리스마스 기간에 산타 관련 복장이 흔해지는 것에 착안, 마약 조직원들과 동네 주민들에게 작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런 위장 작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산타 복장을 하고 마약범 소탕에 나선 경찰은 이날 마약 조직원 여러 명과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가루 봉지들을 압수했다. 한편 페루는 세계 주요 코카인 생산국으로, 현지 경찰은 산타 분장뿐만 아니라, 핼러윈을 맞아 영화 속 악당들로 분장하는 등 특이한 방식을 활용해 마약범을 검거해 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2-26 21:47:12[파이낸셜뉴스] 지난해 9월 외국인들이 국내에 마약유통 거점을 마련했다. 해당 거점은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각종 마약류를 홍보하면서 국내가 아닌 해외로 마약을 유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한국을 거점으로 해외에 마약을 팔아넘긴 최초의 외국인 마약조직인 것이다. 이들의 범행은 경찰에 검거되면서 지난 14일 세상에 공개됐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국가정보원·싱가포르 중앙마약청 등과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에 거점을 두고 자국 내 조직원들과 공모해 신종 대마와 필로폰 등을 해외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싱가포르 국적의 국제 마약 판매조직 총책 A씨(37) 등 4명을 적발, 2명을 구속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국제 마약 판매조직 총책 A씨(37) 등 4명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지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이 시작되자 이를 피해 한국에 입국했다. A씨 등은 추적을 피해 국내에 들어온 상황에서도 이들은 '본업(?)'을 버리지 못했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강남, 이태원 일대 거점을 마련한 이후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마약을 섞은 젤리, 캔디, 전자담배 등을 싱가포르 등지에 판매했다. 싱가포르 등 현지에도 마약 공급책·보관책·배달책 등 조직원들과 공모해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면서 마약류를 판매·유통했다. 이들이 올린 수익만 2억5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국내 마약 유통 조직과도 연계하려다 언어 소통이 잘 되지 않자 한국계 싱가포르인을 영입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동남아시아 마약 조직들이 국내 잠입해 국내 조직과 연계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조기 검거가 이뤄지면서 학생 등 젊은층을 겨냥한 캔디·젤리 등으로 개량된 신종 대마 등이 국내 대량 유통되는 일은 막을 수 있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SNS를 이용해 전 세계 어디에든 거점을 마련하는 등 마약류 유통 방식이 초국가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12-15 11: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