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한국의 대미 신뢰도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산 전기차를 둘러싼 마찰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미국 내에서 증산하려는 노력이 미국의 우방까지 자극하는 등 무역마찰로 확대될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을 통해 중국과 치열해지는 첨단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반도체 산업지원 법안은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는 외국 반도체 업체들은 25% 세금 공제 혜택을 받는 대신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이나 기존 시설 확충을 10년동안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기는 기업들은 미 정부의 지원금을 회수하는 등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하다. 안덕근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 당시 현대차 그룹이 미국에 55억달러(약 7조66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에 감사의 표시를 했지만 지난달 IRA에 서명하면서 한국에서 정치적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IR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조립한 전기차에 대당 7500달러(약 1045만원)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추진 중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은 2025년부터 생산에 들어가므로 한국에서 수출되는 현대의 전기차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안 본부장은 미국의 많은 상하원들도 IRA의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 큰 투자를 하기로 한 현대차그룹이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을 미국 관리들도 인식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악화될 경우 한국측도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혀 세계무역기구(WTO)에 규정 위반을 이유로 제소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안 본부장은 미국의 반도체산업지원법안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물론 우리도 첨단 반도체 제품을 (중국이) 군사 용도로 사용할 위험이 있다는 미국 정부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저가 반도체들은 이와는 상관없는 일반적인 상업 목적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한국의 기업들도 다른 국가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노력 중인 가운데 수출지향국가인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심화되는 경쟁 중간에 끼여있는 현실을 갈수록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2-09-19 14:40:04[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박찬호 교수와 전남대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박종진 교수팀아 정전기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마찰전기 발전기를 개발했다. 이 발전기는 최대 600V의 출력 전압을 얻어 냈으며, 이를 이용해 LED 전구를 켰다. 연구진은 이 발전기가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인터넷(IoT)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찬호 교수는 30일 "다공성 탄소 소재를 활용해 주변에서 버려지는 마찰전기나 정전기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전기로 수확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들었다"며 "향후 소재 개발을 통해 실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찰전기 에너지는 서로 다른 물질이 마찰할때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면서 만들어진다. 주로 겨울철 문 손잡이를 만질 때 따끔거리거나, 머리카락이 뜨는 현상이 일어날때 생긴다. 연구진은 다공성 탄소 세 종류를 쌓아 마찰전기 발전기를 만들었다. 기존에 다공성 탄소를 사용하지 않은 마찰전기 발전기의 경우 15.2V의 출력 전압을 나타냈지만, 연구진이 만든 발전기는 기존보다 약 40배 향상된 600V의 출력 전압을 얻었다. 연구진은 다공성 탄소의 단위 면적당 표면적인 '비표면적'이 클수록 전하를 잘 붙잡고 작을수록 전하 이동이 빨라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서로 다른 비표면적을 가진 다공성 탄소 세종류를 층층이 쌓아 전하의 이동을 제어함으로써 마찰전기 저장 효율을 향상시켰다. 박종진 교수는 "마찰전기를 담아낼 수 있는 다공성 소재 개발은 최근 다양한 마찰전기 기반의 에너지 수확 시스템에서 높은 효율의 에너지 발생 효율을 기대할 수 있고,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필요한 자가 발전 소재로 응용 가능한 핵심 소재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존 마찰전기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에서는 단순한 표면 화학구조의 변화나 물리적인 표면적 향상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번 연구는 다공성 탄소를 이용했다. 연구진은 "마찰전기 발전기 재료 내부에서의 전하 이동과 저장 현상을 설명함으로써 후속 연구에서 다양한 소재 개발, 재료 구성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박찬호 교수와 박종진 교수가 주도하고 전남대학교 차석준 석사과정생과 GIST 김종경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에 전면 내부 표지 논문으로 지난 18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5-30 10:47:33[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김회준 교수팀이 '압전-마찰전기 하이브리드 나노발전기'를 개발했다. 20일 연구진에 따르면, 이 발전기는 300V의 전압과 4.7㎂의 전류를 만들어냈다. 즉, 기존의 압전 나노발전기보다 20배 많게 전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기존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보다 3배 이상 전기를 많이 만들어낸다. 연구진은 "이 발전기가 기존 발전기보다 더 높은 출력 성능을 가져, 향후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고효율의 하이브리드 압전-마찰전기 나노발전기를 만들기 위해 무연납, 무독성의 고분자 세라믹 복합재료인 티탄산 비스무스와 실리콘 오일을 혼합해 사용했다. 이 때 활용된 티탄산 비스무스는 무독성이며 납이 포함돼있지 않은 친환경 물질로, 신체에 직·간접적으로 적용돼도 무해하다. 이 나노발전기는 기존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와 압전 나노발전기를 합친 형식이다. 마찰에서 일어나는 에너지와 기계적 운동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두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측정 결과, 300V의 전압과 4.7㎂의 전류를 만들어냈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은 작은 상자 안에 2개의 나노발전기 유닛을 서로 연결했다. 이 때, 두 나노발전기 사이에 작은 공을 넣어 전류 전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모터가 움직이며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축전기에 저장되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 구조가 초기 발전기의 성능 측정을 위해서 제작됐지만,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LED 조명이나 계산기, 손목시계 등 소형 전자기기를 작동시키기에 충분할 정도의 성능을 갖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환경오염 물질들로 제작된 전자기기의 배터리를 대체할 친환경 재생 가능 에너지원 개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다양한 재생 가능 에너지원들 중 표면 간 접촉으로 발생하는 마찰전기 대전현상과 정전기적 유도현상을 바탕으로 전기적 에너지를 생성하는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와 압전재료가 기계적 에너지를 공급 받았을 때 이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전 나노발전기'는 모두 낮은 전력 출력이 한계점으로 지적돼왔다. DGIST 로봇공학전공 김회준 교수는 "로봇에 적용되는 촉각센서를 연구하면서 압전-마찰전기 나노발전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우리는 새로운 나노 물질을 합성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나노발전기를 개발하여 자체 구동 센서의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9-19 23:46:22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성균관대 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배터리 교체를 위한 주기적 시술없이 체내에서 생성된 마찰전기로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를 상시 충전하는 새로운 방식의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본 연구의 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8월 2일자에 게재되었다. 심장박동기, 인슐린펌프 등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의 전원공급을 위해 상당한 출력의 외부전력을 무선으로 체내로 전송하기 위해서는 생체 영향력 부분을 고려해야 했다. 이에 심장박동이나 혈류, 근육운동 등 생체 내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려는 에너지 수확 연구가 지속되었으나 체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가 작아 충분한 발전효과를 내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실제 검진 및 치료 등에 사용되는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에서 힌트를 찾아냈다. 외부의 초음파가 체내에 삽입된 특정 소재의 변형을 가져오고 변형에 따른 진동으로 유도되는 마찰전기를 이용해 높은 수준의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쥐 또는 돼지의 심장박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고자 마찰전기를 이용한 경우가 있었지만 발생 전력량이 미미하여 실제 전력원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생체를 투과할 수 있는 초음파를 외부 기계적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출력 전류를 천 배 이상 끌어 올린 것이다. 실제 연구진은 쥐와 돼지 피부에 마찰전기 발생소자를 삽입하고 외부에서 초음파로 마찰전기를 유도함으로써 실제 생체 환경에서 에너지 수확을 통한 발전(發電)이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돼지 지방층 1cm 깊이에 삽입된 발전소자로부터 심장박동기나 신경자극기를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의 출력(0.91 V의 전압, 52.5 μA)을 얻어 낸 것이다. 나아가 개발된 마찰전기 발전소자로 최적의 조건에서 박막형 리튬이온 배터리(0.7 mAh, IoT용 무선 온도센서 상시구동이 가능한 용량)와 상업용 축전기(4.7 mF)를 완충하는데 성공했다. 김상우 교수는 “피부층을 통과한 초음파에 의한 마찰전기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체내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개념을 제시한 것”이라며, “인체 삽입형 의료 시스템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의의를 밝혔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7-31 11:42:59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이 보조금 이슈로 중단된 가운데 캐나다 연방정부가 "공정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며 주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온타리오 주정부는 "연방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맞서는 양상이라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방한한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산업장관은 지난 16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캐나다)는 미국과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며 "폭스바겐에 제안했던 것과 유사한 거래를 그들(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에게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샴페인 장관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건설 중단이 캐나다 정부의 폭스바겐 지원과도 무관치 않다'는 보도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폭스바겐이 온타리오주 남부에 짓기로 한 배터리 공장에 137억캐나다달러(약 13조5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교육·연구 목적으로 7억캐나다달러(약 7000억원)를 별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샴페인 장관은 그러면서 "온타리오 주정부가 공정한 몫을 지불하면 교착상태를 끝낼 수 있다"며 "온타리오주가 현금을 투입해야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투자 확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온타리오 주정부는 이미 계약이 체결됐다는 입장이다.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는 "(공사 중단이) 정말 걱정스럽다"면서도 "폭스바겐 경우처럼 연방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달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와 트뤼도 총리에게 공동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서한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상응하는 혜택을 포함한 계약이 즉시 실행되지 않는다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고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현재까지 캐나다 정부가 협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은 비상계획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트뤼도 총리 사전 환담식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는 합작공장 건설 중단과 관련된 공식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샴페인 장관이 이번 주 서울에서 열릴 공식 만찬 자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 측 인사를 만나 해당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05-17 18:12:55[파이낸셜뉴스]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태양광, 철강 등을 과잉 생산하여 헐값에 수출하는 중국이 앞으로 반도체 또한 마구 찍어낼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생산이 막히자 중저가 반도체를 대량으로 만들어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추정된다. 韓 포함 경쟁국 설비 투자 다 합해도 中에 못 미쳐세계적으로 약 3000개 회원사를 거느린 다국적 반도체 업계단체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 통계' 보고서를 공개했다. 올해 2·4분기 전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주문 규모는 26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했으며 전 분기보다는 1% 늘었다. SEMI의 아짓 마노차 회장은 "올해 상반기 반도체 제조장비 주문 총액은 532억달러(약 71조1284억원)로 업계 전반에 건강한 성장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주문한 금액은 247억3000만달러(약 33조664억원)로 전체 주문액의 약 46%에 달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같은 시기 한국과 대만, 북미, 일본의 주문액을 모두 합해도 236억8000만달러(약 31조6625억원)에 불과해 중국의 주문액을 넘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사재기에는 미국도 한몫했다. 앞서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L은 2010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공개하면서 실리콘 덩어리에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에 혁신을 가져왔다. 반도체 강국을 꿈꾸던 중국도 EUV를 구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전 세계에서 EUV를 독점 생산하는 ASML에 주문이 밀린 데다 미국의 방해에 부딪쳤다. 과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018년부터 중국 반도체 산업을 옥죄기 위해 네덜란드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ASML이 중국에 EUV를 팔지 못하게 막았다. ASML은 대신 중국에 상대적으로 구형인 심자외선(DUV) 장비를 팔았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2022년 10월 중국 반도체 업계에 대한 미국산 장비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ASML과 반도체 장비 매출 3위 업체인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에게 규제 동참을 요구했다. 이에 중국 업계는 '레거시 반도체'에 집중했다. 레거시 반도체는 마이크로컨트롤러칩, 전력관리반도체 등 비교적 옛날 공정으로 제작되어 구조가 단순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이들은 최신 반도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으로 제작되는 반면 주로 28㎚ 공정으로 생산된다. 레거시 반도체는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생산 업체 입장에서 제품당 마진이 낮아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한다. 반도체 '덤핑' 공포 확산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7월 SEMI 집계를 인용해 2021~2024년까지 4년 동안 중국이 신설하기로 계획한 반도체 공장 숫자가 31곳이라고 전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로 같은 기간 대만(19곳)과 미국(12곳)이 계획한 건설 건수를 압도하는 숫자다. SEMI에 의하면 중국이 반도체 제조장비 주문액은 미국의 제재가 발표된 2022년에 28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 366억달러(약 48조9342억원)로 늘었다. 올해 총 주문액은 35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SEMI의 클라크 쳉 수석 이사는 중국의 장비 사재기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지다가 내년에는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쳉은 제조장비에 대한 과잉 투자가 "미래에 효율성 감소 혹은 가동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에 쏟아진 중국 반도체들이 중국 밖 경쟁자들에게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한다고 예측했다. 이미 중국은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등을 헐값으로 수출하는 '덤핑' 의혹 때문에 유럽연합(EU)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미 EU는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에 9~36.3%의 추가 관세를 붙인다고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일 중국 시장정보업체 마이스틸을 인용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1억~1억100만t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라고 예측했다. 일본 컨설팅업체 아스트리스어드바이저리의 이언 로퍼 원자재 전략가는 "중국이 전 세계에 철강이 넘쳐나게 하고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면서 무역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일단 중국은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수석 강사로 활동하면서 홍콩 비영리 연구단체 하인리히재단의 연구원을 맡고 있는 알렉스 카프리는 "중국이 레거시 칩을 생산하는 길을 잘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세계 레거시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29%에서 2027년 33%로 상승한다고 추정했다. 카프리는 중국이 레거시 반도체를 넘어 첨단 반도체에 진출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거의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전자기업 화웨이는 지난해 8월 고급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 중신궈지(SMIC)의 7nm 공정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탑재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화웨이는 올해 3월 광둥성 선전의 반도체 장비 업체 사이캐리어와 협력해 5nm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자가 정렬 4중 패턴화(SAQP)’ 기술을 개발했다며 중국 국가지식재산권국에 특허를 신청했다. 화웨이는 특허 관련 서류에서 자신들의 특허가 있다면 EUV 노광장비 없이 DUV 노광장비로 5nm 공정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외 전문가들은 DUV로 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는 있지만 단가가 비싼데다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9-05 10:39:55【베이징=이석우 특파원】미국 등 서구 국가들의 '과잉 생산 이슈'를 앞세운 대중국 견제 속에서도 중국 주요 기업들의 생산품들의 해외 판매는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었다. 2일 중국의 조사회사 윈드(Wind)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지난해 12월 해외 매출액은 약 8조 위안(약 1508조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를 갈아치웠다. 금융을 제외한 중국 본토 상장 기업의 해외 매출액은 약 8조 10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늘어났다. 이들 중국 상장 기업들에서 해외 매출액 비율은 13.1%였다. 중국 전기자동차(EV)의 대표 기업인 비야디(BYD)의 해외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에서 27%를 차지했다. 중국 EV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장악하고 있는 트랜시온(촨인궁구)은 매출액의 99%가 해외, 즉 아프리카에 의존하고 있다. 건설 기계 대기업인 삼일중공업(SANY)의 해외 매출액은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중국의 대외 수출 지향이 미국 등과의 무역 마찰 속에서도 시장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가속화될 것임을 보여준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을 다각화하면서 매출을 늘려나가겠다는 자세이다. 중국의 중장기 경제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 전회)의 지난 7월 회의 결과도 부동산 부양 및 국내 소비 진작 보다는 첨단 기술 개발과 산업 생산력 강화로 귀결됐다. EV, 태양광, 2차 전지(배터리) 등 새로운 첨단 수출 품목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수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자세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02 14:00:09【 경기=노진균 기자】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주민들의 반발과 기초지자체의 착공 신고 반려로 제동이 걸렸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급 과부하와 전자파 유해성 등으로 기피시설로 인식되면서, 명확한 기준과 일원화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고양시는 지난 8월 28일 덕이동 데이터센터 착공 신고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의 자회사 마그나PFV는 2023년 3월 덕이동에 연면적 1만6945㎡,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시는 주민들의 우려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완을 요청했으나 미흡하다고 판단해 반려 결정을 내렸다. 앞서 김포시도 구래동에서 외국계 기업이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의 착공 신고를 반려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주변에 다수의 공동주택과 초등학교가 있어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해 왔다. 김포시는 비산먼지 발생 신고 등 여러 조건과 함께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 등을 요구했으나, 사업 시행자가 행정심판과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는 보완요구 불이행을 이유로 착공신고를 반려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 수렴은 법적 요건은 아니지만 도시계획법상 경관심의 과정에서 이를 근거로 허가 반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일원화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최근 오산시에서 열린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데이터센터 건립 급증에 따른 민원 해소 방안을 제안했다. 이 시장은 "빅데이터 활용과 인공지능 개발 증가로 데이터센터 건립 수요와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시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입지와 건립 조건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일원화된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양시에는 여러 곳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이 진행 중이며, 수도권 내 대규모 전력수요와 특고압 전자파 등에 대한 우려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주민들과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법안도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김포을)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데이터센터 신축 시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21대 국회에서 등장했던 이 법안은 임기만료 폐기된 이후 22대 국회가 출범한 올해 6월 7일에 재차 발의됐다. 이는 7월 16일부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 법안 소위를 앞두고 있다. 박상혁 의원은 "데이터센터의 설치 규모가 대형화됨에 따라 전력 공급을 위해 함께 설치되는 고압송전선의 전자파 유해성을 둘러싸고 인근 지역의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면서 "이 개정안은 전기통신사업자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경우 영향을 받는 인근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해 사회적 갈등을 사전에 조정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njk6246@fnnews.com
2024-09-01 19:10:40【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주민들의 반발과 기초지자체의 착공 신고 반려로 제동이 걸렸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데이터센터가 전력 수급 과부하와 전자파 유해성 등으로 기피시설로 인식되면서, 명확한 기준과 일원화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고양시는 지난 8월 28일 덕이동 데이터센터 착공 신고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의 자회사 마그나PFV는 2023년 3월 덕이동에 연면적 1만6945㎡,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시는 주민들의 우려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완을 요청했으나 미흡하다고 판단해 반려 결정을 내렸다. 앞서 김포시도 구래동에서 외국계 기업이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의 착공 신고를 반려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주변에 다수의 공동주택과 초등학교가 있어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해 왔다. 김포시는 비산먼지 발생 신고 등 여러 조건과 함께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개최 등을 요구했으나, 사업 시행자가 행정심판과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는 보완요구 불이행을 이유로 착공신고를 반려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 수렴은 법적 요건은 아니지만 도시계획법상 경관심의 과정에서 이를 근거로 허가 반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일원화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최근 오산시에서 열린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데이터센터 건립 급증에 따른 민원 해소 방안을 제안했다. 이 시장은 "빅데이터 활용과 인공지능 개발 증가로 데이터센터 건립 수요와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시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입지와 건립 조건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일원화된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양시에는 여러 곳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이 진행 중이며, 수도권 내 대규모 전력수요와 특고압 전자파 등에 대한 우려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주민들과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법안도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김포을)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데이터센터 신축 시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21대 국회에서 등장했던 이 법안은 임기만료 폐기된 이후 22대 국회가 출범한 올해 6월 7일에 재차 발의됐다. 이는 7월 16일부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 법안 소위를 앞두고 있다. 박상혁 의원은 "데이터센터의 설치 규모가 대형화됨에 따라 전력 공급을 위해 함께 설치되는 고압송전선의 전자파 유해성을 둘러싸고 인근 지역의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면서 "이 개정안은 전기통신사업자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경우 영향을 받는 인근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해 사회적 갈등을 사전에 조정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09-01 09:59:45[파이낸셜뉴스] 네오디뮴 영구자석 사업에 새롭게 진출한 디엔에이링크가 고성능 영구자석 생산을 위해 세계적인 분말 처리 및 분쇄 기술의 리더인 일본 호소카와 미크론(Hosokawa Micron)과 제트밀(초미세 분쇄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디엔에이링크는 호소카와 미크론의 최첨단 제트밀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생산할 예정이다. 호소카와 미크론의 제트밀은 고속 기류를 이용한 충돌과 마찰로 매우 정밀하고 미세한 입자 크기의 분쇄가 가능하다. 고사양 영구자석 품질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균일한 미세 분말을 얻을 수 있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네오디뮴 영구자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고성능 자석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최첨단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전기차, 풍력 발전기, 전자기기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다. 디엔에이링크는 이번 설비 도입을 통해 전 세계 자석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증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여러 첨단 산업에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는 고품질의 영구자석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호소카와 미크론의 기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의 고성능 영구자석 제조의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덧붙였다. 디엔에이링크는 지난 2일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100억원 규모의 공장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제트밀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연산 1000t 규모의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을 생산할 예정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08-09 09:5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