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영종이 국제도시임을 알리는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가 게양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하늘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영종체육공원 앞 대로에 70개의 만국기 게양대를 설치한다고 20일 밝혔다. 만국기 게양대는 중앙분리대에 설치되고 설치 장소의 길이는 553m에 달한다. 공사는 9월부터 시작해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송도·청라국제도시에 비해 영종이 국제도시로서 도로경관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LH와의 협의를 통해 만국기를 설치케 됐다. 인천경제청은 국제도시 이미지에 부합하는 도로경관 조성을 위해 송도 컨벤시아대로와 청라 중봉대로에 각각 만국기 게양대를 설치해 각종 국제행사 때 참여 국가의 국기 게양을 통해 국제도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문상 인천경제청 영종청라개발과장은 “앞으로 영종국제도시 이름에 상응하는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갖춰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0-08-20 13:25:032030세계박람회 현지실사단의 4일 부산 방문을 맞아 실사단이 이동하는 곳곳에서 시민들의 유치 염원과 열망을 담은 환영행사가 펼쳐졌다. 부산시와 2030 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낮 12시20분까지 부산역 광장 일원에서 시민 55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 부산시민 환영행사'를 개최했다. 그동안 시와 범시민유치위는 주요 간선도로와 도심에 엑스포 홍보물을 설치하고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등 박람회 유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시민의 호응과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부산역 환영행사에서는 그동안의 노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실사단과 전 세계에 부산의 매력을 한껏 표출했다. 루마니아, 세인트키츠네비스,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8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이 이날 오전 11시20분께 부산역 대합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영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왔다. 한복을 차려입고 전통 등인 청사초롱을 든 행사요원의 안내를 받은 실사단은 승객들의 환호에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거나 손을 흔들며 응답했다. 대합실에서는 8명의 화동이 준비한 꽃을 실사단에 전달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휴대폰과 카메라를 켜고는 플래시를 터트리며 촬영 세례를 쏟아냈다. 옛 왕실을 안내했다는 취타대 행렬을 앞세우고 부산역사 건물을 빠져나간 실사단은 광장 테라스에서 청소년 풍물 공연을 감상했다. 이날 환영 인파 속에는 12개 국가 베트남, 중국, 라오스, 몽골 등에서 온 다문화가족 응원단의 모습도 관찰됐다. 미래세대인 수정초등학교, 동일중앙초등학교 학생들도 환영 인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과 청년 등 미래세대 2000여명이 참여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큰 주제인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에 의미를 더했다. 환영행사에 나온 한 시민은 "엑스포는 대한민국의 꿈이자 부산의 꿈"이라면서 "반드시 유치했으면 좋겠고, 이번 행사 등을 통해 실사단이 부산에서 좋은 인상을 받고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후 실사단이 이동하는 거리거리마다 시민들이 실사단에 유치 열기를 전했다. 시와 구는 거리 환영행사의 공통 주제를 국기환영으로 정하고 태극기와 세계박람회기구 회원국 국기, 박람회기 등을 들고 'BIE(Busan is EXPO)' 'BIG(Busan is Good)' 등의 구호와 함성을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부산역 인근 동구와 중구 대로변 가로등에는 엑스포 기원 현수막이 2000개 이상 붙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초량천 일대 입구에는 엑스포 홍보문구로 도배된 차량에서 '유치 응원송'과 '치어리딩 공연'이 상영되기도 했다. 영도구에선 부산대교와 남항대교를 잇는 거리에서 미니국기, 손팻말, 대형국기를 흔들며 실사단을 맞이했다. 을숙도생태공원이 있는 사하구에서는 마스코트 '고우니'를 활용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만국기로 거리를 장식하며 시민들이 단체복을 입고 거리에 나섰다. 실사단이 해운대로 향하는 길목인 남구에서는 대연고등학교 앞 신선로에서 탈춤과 사물놀이 등의 전통문화 행렬로 실사단을 반겼다. 남구는 거리 환영에 앞서 평화공원에서 '문화로(路) 세계로(路) 퍼레이드'를 기획해 전통의상 행렬에 용탈, 황실행렬, 전통의상, 사자탈춤, 사물놀이로 흥을 돋우고 엑스포 홍보를 위해 결성한 '다온단'과 함께 거리환영에 나섰다. 실사단이 숙소에 도착할 무렵 해운대구에서는 해수욕장 이벤트 광장에서 53사단 군악대 공연을 실시하고 해변로를 따라 세계 각국 전통의상 행렬 퍼레이드를 펼치며 열기구, 대형 고래 연을 띄워 환영 열기를 이어갔다. 이날 실사단이 머무는 해운대구도 거리환영에 나섰다. 이날 오후 3시~4시30분 해운대해수욕장 부산아쿠아리움 앞부터 온천사거리까지 600m 구간에서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단체원 1000여명이 만국기 등을 활용, 실사단을 환영했다.해운대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우1동 너나들이 협동조합은 세계전통의상을 입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는 53사단 군악대가 환영 연주를 펼쳤다. 이와 함께 실사단이 해운대에 머무는 이날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대형 연을 해운대해수욕장 상공에 띄우고, 오전 7~8시와 오후 7~8시 하루 두 차례 약 30m 높이의 엑스포 홍보 열기구를 띄워 실사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실사단이 떠나는 7일 오전 김해공항 입구에서는 강서구에서 거리 환송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실사단이 가는 곳마다 환영 인파로 넘칠 것이고, 이러한 유치 의지가 실사단에게 감동을 줄 것"이라면서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대한민국의 하나된 마음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실사단으로부터 반드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실사단은 부산 방문 후 다음달까지 실사 보고서를 작성, 오는 6월 말 총회에서 171개 BIE 회원국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11월 말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현재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는 우리나라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우크라이나가 경쟁 중이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2023-04-04 18:50:57[파이낸셜뉴스] 2030세계박람회 현지실사단의 4일 부산 방문을 맞아 실사단이 이동하는 곳곳에서 시민들의 유치 염원과 열망을 담은 환영 행사가 펼쳐졌다. 부산시와 2030 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 20분까지 부산역 광장 일원에서 시민 55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 부산시민 환영행사’를 개최했다. 그동안 시와 범시민유치위는 주요 간선도로와 도심에 엑스포 홍보물을 설치하고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등 박람회 유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시민의 호응과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부산역 환영행사에서는 그동안의 노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실사단과 전 세계에 부산의 매력을 한껏 표출했다. 루마니아, 세인트 키츠네비스,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8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이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부산역 대합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영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왔다. 한복을 차려입고 전통 등인 청사초롱을 든 행사 요원의 안내를 받은 실사단은 승객들의 환호에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거나, 손을 흔들며 응답했다. 대합실에서는 8명의 화동이 준비한 꽃을 실사단에게 전달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켜고는 플래시를 터트리며 촬영 세례를 쏟아냈다. 옛 왕실을 안내했다는 취타대 행렬을 앞세우고 부산역사 건물을 빠져나간 실사단은 광장 테라스에서 청소년 풍물 공연을 감상했다. 이날 환영 인파 속에는 12개 국가 베트남, 중국, 라오스, 몽골 등에서 온 다문화 가족 응원단의 모습도 관찰됐다. 미래 세대인 수정초등학교, 동일중앙초등학교 학생들도 환영 인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과 청년 등 미래세대 2000여명이 참여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큰 주제인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에 의미를 더했다. 환영 행사에 나온 한 시민은 "엑스포는 대한민국의 꿈이자 부산의 꿈"이라면서 "반드시 유치했으면 좋겠고, 이번 행사 등을 통해 실사단이 부산에서 좋은 인상을 받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실사단이 이동하는 거리거리마다 시민들이 실사단에게 유치 열기를 전했다. 시와 구는 거리 환영행사의 공통 주제를 국기환영으로 정하고 태극기와 세계박람회기구 회원국 국기, 박람회기 등을 들고 ‘BIE(Busan is EXPO)’, ‘BIG(Busan is Good)’ 등의 구호와 함성을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부산역 인근 동구와 중구 대로변 가로등에는 엑스포 기원 현수막이 2000개 이상 붙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초량천 일대 입구에는 엑스포 홍보 문구로 도배된 차량에서 '유치 응원송'과 '치어리딩 공연'이 상영되기도 했다. 영도구에선 부산대교와 남항대교를 잇는 거리에서 미니국기, 손팻말, 대형국기를 흔들며 실사단을 맞이했다. 을숙도생태공원이 있는 사하구에서는 마스코트 '고우니'를 활용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만국기로 거리를 장식하며 시민들이 단체복을 입고 거리에 나섰다. 실사단이 해운대로 향하는 길목인 남구에서는 대연고등학교 앞 신선로에서 탈춤과 사물놀이 등의 전통문화 행렬로 실사단을 반겼다. 남구는 거리 환영에 앞서 평화공원에서 ‘문화로(路) 세계로(路) 퍼레이드’를 기획해 전통의상 행렬에 용탈, 황실행렬, 전통의상, 사자탈춤, 사물놀이로 흥을 돋우고 엑스포 홍보를 위해 결성한 ‘다온단’과 함께 거리환영에 나섰다. 실사단이 숙소에 도착할 무렵 해운대구에서는 해수욕장 이벤트 광장에서 53사단 군악대 공연을 실시하고 해변로를 따라 세계 각국 전통의상 행렬 퍼레이드를 펼치며 열기구, 대형 고래 연을 띄워 환영 열기를 이어갔다. 이날 실사단이 머무는 해운대구도 거리환영에 나섰다. 이날 오후 3시~4시 30분 해운대해수욕장 부산아쿠아리움 앞부터 온천사거리까지 600m 구간에서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단체원 1천여 명이 만국기 등을 활용, 실사단을 환영했다. 해운대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우1동 너나들이 협동조합은 세계전통의상을 입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는 53사단 군악대가 환영 연주를 펼쳤다. 이와 함께 실사단이 해운대에 머무는 이날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대형 연을 해운대해수욕장 상공에 띄우고, 오전 7~8시와 오후 7~8시 하루 두 차례 약 30m 높이의 엑스포 홍보 열기구를 띄워 실사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실사단이 떠나는 7일 오전 김해공항 입구에서는 강서구에서 거리 환송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실사단이 가는 곳마다 환영 인파로 넘칠 것이고 이러한 유치 의지가 실사단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라면서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대한민국의 하나된 마음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실사단으로부터 반드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실사단은 부산 방문 후 다음달까지 실사 보고서를 작성해 오는 6월 말 총회에서 171개 BIE 회원국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11월 말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현재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는 우리나라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우크라이나가 경쟁 중이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2023-04-04 09:23:29동대문은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야(夜) 시장' 천국이다. 동대문에서 인접한 광장시장에 밀집한 포장마차들은 특별한 야식 체험지로 자리 잡았다. 광장시장은 종로5가에 있지만, 흥인지문(동대문)과 가까워 동대문 상권으로 오래전부터 불렸다. 광장시장 내 포장마차들의 분위기는 퇴근시간대부터 무르익는다. 광장시장 포장마차들에 매달린 수많은 조명들은 새하얀 불빛을 내뿜으며 방문객들을 향해 손짓을 하는 듯 하다. 광장시장 먹거리는 육회, 산낙지, 소간, 천엽, 빈대떡, 왕순대, 마약김밥 등 전형적인 시골장터 음식들이다. 저녁무렵 포장마차에 걸터앉아서 소주잔을 비우는 이들의 표정은 온갖 시름을 벗어낸 듯 하다. MZ세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광장시장 내 실내 포장마차에서 삶의 애환과 세월 이야기를 나눈다. 비라도 내리는 저녁에는 천장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포장마차 야식을 즐기면 옛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포장마차들이 들어선 광장시장의 천장은 햇볕이 잘 비치는 지붕을 높게 씌운 아케이드 형태다. 광장이라는 이름처럼 실내 운동장 같은 넓은 공간에 셀 수 없이 많은 포장마차들이 한 데 몰려 있다. 광장시장 지붕에 내걸 전세계 만국기의 숫자만큼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곳을 찾고 있다. 시장 곳곳에는 연일 중국어, 일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 언어가 쉽게 들린다. 광장시장 포장마차 맛집투어는 동대문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이색 관광지로 소문이 났다. 붉은색 옷을 입은 관광가이드가 늦은 저녁시간까지 근무에 나설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국내 1호 사설 상설시장 '광장'광장시장 건물 매장 내에는 수입 용품을 파는 가게들이 유독 눈에 띈다. 한 때 광장시장에는 미군 PX에서 흘러나오는 식품, 잡화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수입자유화 조치가 시행되고 온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수입물품이 유통되면서, 광장시장의 수입물품 가게들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광장시장은 지난 1905년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상설시장로도 유명하다. 시장 개발 허가시에는 동대문시장이라는 명칭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운영 주체인 광장주식회사는 1904년에 고종의 측근이 설립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조선인 회사인 광장주식회사가 부지와 점포를 소유하고 있던 광장시장은 일본인 경영자와 상인들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많았던 남대문 시장보다 비교적 순조롭게 운영됐다. 광장주식회사는 주주들이 운영, 관리했다. 거래 품목별로 상인 조합을 결성하도록 했으며 조합원의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었다. 광장 주식회사가 경영권을 갖고 있어, 민족 시장으로서의 명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광장시장 옆 청계천을 건너가면 을지로쪽으로 방산시장도 자리 잡고 있다. 방산시장은 1987년 인쇄업체들이 모여서 만든 시장이다. 방산시장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인 1960년대부터 제과점에 물품을 대는 도매상 밀집지로 유명했다. 제과점에 들어갈 기구를 파는 곳이 먼저 생겼고, 자연스럽게 그 옆에 재료상이 자리 잡아 베이커리 골목이 됐다. 방산시장 인근에는 특이하게도 중국 삼국시대의 장수 관우의 영정을 둔 사당 '성제묘'가 있다. 임진왜란때 파병된 명나라 장군들이 '관우의 음덕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나중에 조선 조정에서 여러 곳에 건립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늘날에는 방산시장 상인들이 이 사당에서 제를 지내고 있다. '전쟁의 신'인 관우가 '상업 신'으로 바뀐 셈이다. 중국에선 관우가 '재물 신'으로도 불린다. ■청계천로 따라 시장거리 이어져광장시장에서 배를 채우고 동대문 방향으로 청계천을 따라서 도보로 10여분만 걸어가면 곧바로 평화시장을 만나게 된다. 동대문상가의 근대화는 이 곳 평화시장이 열었다. 평화시장은 동대문 패션 1번지를 탄생시킨 우리나라 대표 상가다. 평화시장 상가 내로 들어가면 모자, 겉옷, 속옷, 허리 벨트, 목도리, 가방 등 온갖 패션 용품들이 마치 전시장에 온 것처럼 끝없이 쌓여 있다. 온갖 패션용품중 신발만은 별도 구역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동대문 신발'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평화시장은 근대화시기에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여공들의 생계 터였다. 18세 미만의 어린 여공들이 이곳 평화시장에서 주말도 없이 미싱(재통틀)을 돌리면서 한국 근대화의 기초를 닦았다. 평화시장에서 근무하는 2만여 명 근로자의 90%에 달하는 18세 미만의 여공들이 하루 열다섯 시간씩 고된 작업을 이어 가야 했다. 이중 40% 정도는 15세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계천을 마주보는 평화시장 1층에는 특이하게도 지난 1960년대부터 하나둘씩 헌책방이 모여들었다. 지금은 수십 곳만 남았지만 전성기에는 100여곳의 헌책방이 있었다. 이곳 헌책방들은 평화시장에서 청춘의 꿈을 불살랐던 어린 여공들에게 마음의 양식터가 됐다. 소녀들은 헌책방에서 시집, 소설, 성경책 등을 구매해 돌려보면서 고된 노동의 힘겨움을 잊었다. 여공들의 힘겨운 삶은 이곳에서 함께 일했던 청년 전태일을 통해 세상에 열려지게 된다. 평화시장 앞에는 청계천을 건너는 다리가 하나 있다. 이 다리에는 전태일 동상이 놓여 있다. 그래서 이 다리 이름이 '전태일 다리'로 불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전태일도 이곳 헌책방에서 근로기준법 서적 등을 구해 읽었다고 한다. 서울시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패션과 스포츠 성지' 동대문의 변신동대문에선 의류뿐만 아니라 가성비가 뛰어난 체육용품을 파는 가게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축구, 테니스, 야구, 헬스용품 등 스포츠에 관련된 모든 용품을 파는 스포츠용품점들이 동대문역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조기 축구회 단체복은 동대문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대문은 패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스포츠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지난 1959년 건립된 동대문운동장(서울운동장)은 철거직전까지 대한민국 근대 스포츠의 산실이었다. 동대문야구장은 암울했던 시대에 민족의 아픔을 달래줬던 고교 야구의 성지였다. 또한 동대문운동장은 국내 최초 근대체육 시설로 야구와 축구, 육상 등 각종 경기가 열렸다. 수많은 우리나라의 스포츠 영웅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세월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은 개국과 더불어 서울 동대문운동장 부근에 활과 말타는 법을 연습하는 명철방을 설치했다. 1467년(세조 13) 훈련원으로 개칭한 뒤 조선왕조 500년간 이어졌다. 근대 스포츠의 효시는 병사들의 훈련에서 부터 시작됐다. 이를 감안하면 조선시대 훈련원이 있었던 동대문은 국가 스포츠의 기원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훈련원은 1907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폐지됐다. 그 뒤 훈련원 인근에 성벽을 허물고 동양 최대 규모의 경성운동장을 지었다. 광복 이후에 임시정부 환국봉영회, 기미독립선언기념 전국대회, 김구 선생 국민장(장례식), 신탁통치 찬반 집회 등 역사적인 행사가 이곳 운동장에서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파리의 퐁피두센터'처럼 세계적인 문화시설로 만들겠다며 동대문운동장 재개발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동대문운동장 재개발 당시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공간인만 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보존해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동대문운동장은 철거되고 그 자리에 4996억원을 들여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건립했다. DDP는 지난 2008년 착공했지만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오 시장이 사퇴하면서 완공을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 2014년 3월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시기에야 DDP는 개관했다. 오세훈 시장은 DDP 건립 비화에 대해 "일할 때는 욕 많이 먹었다. 왜 서울운동장 야구장, 축구장을 없애느냐고"라며 "바꿔놓고 보니까 서울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한 번씩 꼭 가보는 명소가 됐다"며 회고한 바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연중기획으로 '길 위에 장(場)이 선다'를 연재합니다.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전통시장, 근대 상가, 지역 특화 '시그니처 상권' 등 다양한 팔도 상권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02-05 19:36:11"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온 마을엔 인화(人花)가 핀다". 시인 이성교의 시집 '보리 필 무렵'(1974년)에 실린 '가을 운동회' 편 중 일부다. 어느 시골마을에서 열린 가을운동회 풍경을 담았다. 시인은 마냥 즐겁고 기뻐하는 마을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을 '꽃'에 비유했다. 오색테이프에 걸린 만국기는 살랑살랑 나부끼고, 학생들은 반별로 옹기종기 모여앉아 응원을 한다. 운동장 한쪽엔 선생님들과 학부모 대표가 하얀 천막 아래 근엄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북소리와 함께 시작된 운동회는 기마전, 줄다리기, 이어달리기에 이어 박터뜨리기로 대미를 장식한다. 재빨리 펼친 쪽지에 '교감선생님과 달리기'라는 미션에 눈치보며 난감해하는 학생의 표정이 재밌다. 간신히 경계만 알 수 있는 운동장에서 먼지 날리게 달렸지만 골인 직전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나왔다. 어색하게 아빠와 함께 발목을 묶고 달리는 남학생도 눈에 선하다. 순위에 들면 부상은 대부분 공책이다. 장사하느라 부모님이 오시지 못해 풀이 죽어 혼자 도시락을 먹는 아이도 있었다. 가을걷이에 바쁜 할아버지, 할머니도 일손을 잠시 놓고 신나는 풍물놀이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셨다. 엄한 선생님과 학생 간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체구는 작아도 아날로그 놀이로 단련된 학생들의 체력은 지금보다 좋았던 것 같다. 종합승부를 판가름짓는 박터뜨리기에서 이기려고 연신 모래주머니를 공중으로 던져대던 때가 엊그제 같다. 오래전 학교 나무를 자르는 바람에 운동회나 소풍 때면 어김없이 비가 온다는 전설쯤은 학교마다 하나씩 다 있다. 저출산에 학생 수가 줄고 전국적으로 폐교가 늘면서 가을운동회는 추억의 한 장면이 돼 버렸다. 작년 말 기준 전국에서 폐교된 초·중·고는 3784곳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가 덮친 뒤 아예 운동회는 씨가 말랐다. 일상을 바꿔 놓은 코로나19가 우리 추억까지 삼켜버렸다. 내년엔 가을운동회를 볼 수 있을까.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
2020-09-14 18:14:53【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고양시 일산신도시 내 ‘정발산공원~일산문화공원~일산호수공원’이 하나의 녹지축으로 연결된다.고양시는 일산문화공원과 일산호수공원을 연결하는 ‘일산문화공원~일산호수공원 녹지축 연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녹지축으로 연결되는 사업지는 일산신도시 중심 녹지축인 ‘정발산공원~일산문화공원~일산호수공원’으로 연결하는 주요 거점지다.그동안 일산호수공원은 왕복6차선 호수로가 가로막아 심리적-물리적 거리감으로 시민이 걸어서 공원에 접근하기 다소 불편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일산호수공원 한울광장 만국기 부근과 일산문화공원 사이에 폭 약 60m의 대형 보행교를 설치하기로 했다.이 보행교는 경사가 완만하고 폭이 넓으며 녹지를 조성하기 때문에 일반 육교와는 다른, 또 하나의 공원녹지로 조성된다. 이번 사업은 현재 인-허가 절차이행 및 실시설계용역 단계에 있으며 내년 7월 착공해 2022년 2월 준공 예정이다.고양시는 일산호수공원의 장기 발전을 위해 작년 고양시정연구원에서 수행한 ‘호수공원 미래설계 기본계획 연구’ 리노베이션 계획을 참고해 이번 녹지축 연결사업을 추진하며, 전체 리노베이션은 중장기계획으로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서중배 공원관리과장은 31일 “고양시민은 물론 인근 도시 시민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일산호수공원이 이번 녹지축 연결사업을 계기로 더욱 시민 친화적인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0-08-31 10:17:07[안산=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안산시 외국인지원본부는 제74회 광복절을 맞아 다문화마을특구 홍보와 내외국인의 공동체 형성을 위해 오는 10월 말까지 특구 내 도로와 거리 곳곳에 태극기와 만국기를 함께 게양한다고 13일 밝혔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올해 광복절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큰 만큼 시민과 외국인 주민이 함께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많은 시민이 태극기 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이번 게양은 광복절을 앞두고 시민의 애국심 고취와 자발적인 태극기 게양 유도, 그리고 안산을 찾는 수많은 외국인 주민을 격려하고 함께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게양은 102개국 8만6000여명이 거주하는 안산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 주민이 가장 밀집한 특구 경계구역 도로 2.35㎞ 구간과 다문화 중심거리 340m 구간에 가로기와 배너기 형태의 태극기(66점)와 만국기(58개국 66점) 총 132점을 나란히 게양했다. 특구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나영미씨는 “특구를 찾는 외국인이 태국기와 나란히 걸려있는 자국 국기를 신기해하고 좋아한다”며 “외국인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19-08-13 11:25:03서울 강남구가 일본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한 항의표시로 테헤란로와 영동대로,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일대에 게시된 일장기를 철거한다고 2일 밝혔다. 테헤란로와 영동대로 일대는 국제금융과 무역, 전시·컨벤션이 활발한 서울의 중심지역으로 지난해까지 ‘태극기 특화거리’로 운영됐다. 지난해 7월 민선7기 출범 후 강남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이미지 조성을 위해 태극기와 함께 만국기를 게양했다. 삼성역사거리와 강남역 사이 테헤란로 3.6㎞ 구간에 외국국기 137기 중 7기가 있다. 이외에도 영동대로 4기, 로데오거리 3기 등 총 14기의 일장기가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무역질서를 파탄시키는 경제침략선언이며 스스로 국제사회의 일원임을 포기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 강남은 일본이 이성을 되찾고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항의표시로 일장기를 떼어낸 자리를 비워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19-08-02 12:43:17남대문시장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전국 200여개 시장이 참여하는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봄 여행주간(4월 29일~5월 14일)에 맞춰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중소기업청 주최 및 남대문시장 글로벌명품시장 사업단, 남대문시장 상인회 등이 주관하며 서울시와 중구청이 후원한다. 남대문시장은 5월 1일~5월6일까지 행사를 집중해 운영하며 다채로운 문화, 쇼핑 체험행사를 운영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반응이 가장 뜨거운 ‘Back to the 남대문’ 프로그램은 조선시대 컨셉의 왕과 거지, 어우동 등의 분장을 한 내외국인 한복 퍼포먼스단이 퍼레이드와 상점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봄 컨셉의 대형 포토존과 원하는 문구를 작성해서 주변에 선물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 타투 및 한국 전통 노리개 만들기 체험은 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추억의 뽑기를 통한 온누리상품권, 추억의 간식거리 등 증정 행사 남대문시장의 상점 활성화를 위한 뽑기 이벤트도 진행한다. 회현역 5번 출구에서 2번 게이트까지 남대문시장 메인 상가를 누비는 뽑기판은 시장에 방문하는 사람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뽑기 당첨 시 온누리 상품권, 추억의 간식거리 등을 증정한다. 남대문시장 2번 게이트와 아동복거리에서는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이 펼쳐진다. 목관악기를 활용한 스윙걸즈의 퍼레이드 공연은 펄럭이는 만국기와 함께 행사장의 분위기를 한 껏 연출한다. 관광객의 호응도가 가장 높은 물난타 체험은 무더위를 식힐 수 있으며, 특히 공연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과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아동복 거리에서 나눠주는 솜사탕과 삐에로가 나눠주는 인형풍선, 페이스페인팅 등은 엄마들의 손을 잡고 어린이날 나들이를 나온 가족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쇼핑관광안내사 운영 남대문시장에는 특별한 쇼핑관광안내사가 있다. 바로 남대문시장의 내외부 코스를 투어하는 도슨트투어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일 방문객 수 1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지만 대규모의 상점들로 두성된 남대문시장을 하루 동안 돌아보기에는 시간과 일정이 부족하다. 이에 남대문시장의 주요한 역사적인 정보와 쇼핑 팁 등을 전수하기 위해 공인된 관광통역안내사들로 구성된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중이다. 운영 초기에는 외국인 관광객에에 남대문시장 로고가 새갸진 보틀 및 온누리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중이다. 예약 접수는 남대문시장 내 관광안내소와 외국인 전용 커뮤니티 라운지에서 받고 있으며, 이번 여행주간에는 한복을 입고 투어를 즐길 수 있어 외국인관광객의 반응이 좋다. 향후에 서울로 7017이 개장되면 코스를 확장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2017-05-04 10:27:07알 수 없는 외국어로 적힌 간판들. 바람에 나부끼는 세계 각국의 국기와 귓가를 스치는 제각각의 언어들. 국내 최대 외국인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 다문화특구의 첫인상이다.차를 타고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부부로에 진입하자 빼곡히 들어선 저층 주택과 상가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을 에워싼 고층 아파트 단지와는 대조를 이룬다. 골목 곳곳에서 마주친 외국인과 외국어는 이곳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야말로 한국 속 지구촌의 모습이었다.■다양한 인종 용광로…95개국 7만7332명 거주20일 경찰청과 안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안산 다문화특구에는 총 95개국의 외국인 7만7332명이 거주하고 있다. 국적은 한국계를 포함한 중국이 4만5496명으로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6731명, 베트남 2454명, 인도네시아 1357명, 필리핀 1211명, 러시아 453명 등이다. 대부분 취업비자로 일을 하고 유학생이나 결혼이민자도 있다.수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에 거주하는 것은 교통과 일자리, 주거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에서 가깝고 집값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초기에는 시화공단, 반월공단에서 일자리를 찾는 외국인들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외국인도 많아졌다.특히 전국 최초로 다문화지원본부가 설립되면서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다문화지원본부는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정착과 교육, 취업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지원본부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 영향으로 지난해 일시적으로 중국인이 줄었지만 러시아나 다른 나라 사람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방관자적 자세가 아닌 우리 국민으로 대우해주면서 문화가 달라 적응하기 어려운 외국인들을 협력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거리 곳곳은 여러 나라의 문화가 뒤섞여 독특한 매력을 뽐냈다. 빛바랜 저층 건물은 화려한 간판과 조화를 이루며 오래된 도시의 느낌을 연출했다. 다양한 외국어로 적힌 간판 사이로 한글 간판이 오히려 이국적으로 보였다. 중국어를 비롯해 미얀마어, 네팔어, 아랍어 등 생소한 언어로 표기된 간판을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매력 넘치는 다문화특구…외국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외국인 상권이 확대되면서 전체 상가 중 외국계 업소는 15%를 넘었다. 고용 직원만 2500여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외국인들이 없으면 장사가 안되고 지역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도 특구만의 매력이다. '쇼좌빙' '지단삥' 등 이름조차 어려운 중국 대표 길거리 음식들이 후각을 자극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양꼬치 식당과 이슬람 신자들을 위한 음식인 '할랄푸드(Halal Food)' 식당의 화려한 외관도 눈길을 끌었다. 정통 인도.미얀마.네팔식 음식을 하는 식당도 있었다. 대부분 식당이 지저분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달리 깔끔한 맛과 멋을 자랑했다.은행과 부동산, 편의점 등에서는 중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쉽게 구하기 어려운 여러 나라의 식료품점, 우즈베키스탄과 파키스탄,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다양한 국가로 가는 항공권을 판매하는 여행사도 많았다. 노래방과 미용실, 인력소개소, 고시원 등 없는 것이 없었고 대부분 외국어로 안내를 하고 있었다. 세계문화체험관도 있어 전통 의상이나 음악, 책 등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특구는 평일에도 사람이 많지만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동포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전국의 외국인부터 외국의 음식과 문화를 접하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까지 유동인구가 급증한다. 외국인 상업 장려에 따라 매년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현재 안산 인구의 10% 정도인 외국인 비율은 향후 5~10년 내 20%가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무엇보다 안산 다문화특구의 최대 장점은 내.외국인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사회가 조성됐다는 점이다. 경찰과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치안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구 담당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싸움과 소음, 쓰레기 투기 등 무질서가 만연했지만 이제는 범죄도 줄고 지역 주민들도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다"면서 "외국인들도 가족을 부양하며 평범하게 사는 우리 이웃에 지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구의 상징과도 같은 다문화지원본부 앞 만국기 동상에 새겨져 있는 '우리는 하나 -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가슴에 남는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2017-02-20 17: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