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일본 만화 '드래곤볼'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지난 1일 사망한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전 세계 팬들은 SNS 등을 통해 그를 추모했습니다. 원피스, 나루토 등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들은 쉽게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작가로서 그는 어떤 발자취를 남겼을까요, 그의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드래곤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본 만화 '드래곤볼' '닥터슬럼프' 등을 그려낸 만화계의 큰 별, 토리야마 아키라(鳥山明明)가 사망했다. 향년 68세.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토리야마 작가의 작품을 언급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또 각계각층에서 그의 공적을 기리고 있다. 아울러 일본 출판업계에 따르면 토리야마 작가(이하 편의상 존칭 생략)의 작품을 구매하고 추모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 유튜브에서는 실시간 생방송으로 그를 추모하는 방송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일본 네티즌은 유튜브 댓글로 "큰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토리야마"라고 애도했다. 日 정부, 만화계, 시민, 동료 작가 등 토리야마 추모 물결 9일 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토리야마는 지난 1일 급성 경막하혈종으로 세상을 등졌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날(8일) 그의 사망 소식과 관련해 "(토리야마 작가는) `닥터슬럼프`, `드래곤볼` 등 국내외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게임 `드래곤 퀘스트`의 캐릭터 디자인 등 만화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또 "개인적으로 닥터슬럼프를 깊게 추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리야마 업적에 대해서는 "일본 콘텐츠가 세계에서 폭 넓게 인정받고, 일본 관광객의 증가로도 이어졌다"라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고인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토리야마 선생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은 저명한 만화가로, 그의 작품은 중국에서도 깊은 환영을 받았다”며 “나는 적지 않은 중국 네티즌 역시 그의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는 데 주목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의 더 많은 식견 있는 사람이 중일 문화 교류와 양국의 우호적인 사업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 기대하고, 그렇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토리야마 아키라 스튜디오 측은 고인의 부고 소식을 알리며 "그는 열심히 하던 일도 있었고 아직 이루고 싶은 일도 많았을 것이다. 정말 안타깝다"고 전했다. 아울러 "토리야마 아키라는 전 세계 팬들이 지지해준 덕분에 45년 넘게 창작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그의 작품 세계가 오랫동안 여러분에게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인이 오랜 시간 연재했던 슈에이샤(집영사)의 주간 만화잡지 '소년 점프'는 이날(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본지에 많은 작품을 발표했던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며 "선생이 그린 만화는 국경을 넘어 세계에서 읽혔고 사랑받았다. 그가 만들어낸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과 압도적인 디자인 센스는 많은 만화가와 창작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며 추모했다. 게임 제작사 '스퀘어 에닉스'는 자사의 게임 '드래곤 퀘스트' 캐릭터 디자인을 토리야마가 긴 시간 담당했다면서 자사 사이트에 추모의 글을 게재했다. '드래곤 퀘스트' 팀은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님은 오랜 세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면서 "광대한 모험의 세계를 그려 냈습니다. 슬라임을 비롯한 마물(몬스터)이면서도 어딘가 사랑스러운 몬스터들은 '드래곤 퀘스트'의 세계에 따뜻함을 주셨습니다. 그가 만든 캐릭터와 세계관은 앞으로도 '드래곤 퀘스트'에서 숨쉴 것 입니다"라며 추모했다. 외신도 그의 죽음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는 "그의 만화는 많은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게임에 영감을 줬다"면서 "폭넓은 세대의 만화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는 "전 세계 팬들은 그들의 어린 시절의 일부가 된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토리야마 씨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화를 예술의 경지로 이끌어…너무 동경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한편, 토리야마는 어린 시절 자신의 추억을 빛내준 작가라며 애도하고 있다. 특히 원피스, 나루토 등 인기 작가들은 그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는 한편, 일부는 부고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8일 아시히신문 홈페이지에는 해당 신문사 소속 한 기자가 토리야마 아키라 부고 소식을 전한 기사에 직접 댓글을 달아 그를 추모했다. 그는 "저는 올해 50세가 되었습니다. 드래곤볼, 닥터슬럼프를 읽은 세대입니다. 슬라임(극 중 몬스터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 자녀들은 드래곤볼 애니메이션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함께 보고 있으면 세대에 관계없이 역시 재미있는 작품은 언제의 시대도 재미있는 것 같아, 토리야마 씨, 멋진 작품, 멋진 게임 캐릭터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추모했다. 또 같은 매체에 따르면 '원피스' 작가 오다 에이치로는 토리야마 아키라가 만화를 예술의 경지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슬픔이 밀려옵니다"라며 "어린 시절부터 너무 동경하고 있어 처음으로 이름 불린 날도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며 그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만화를 읽으면 바보가 된다'는 시대부터 '어른도 아이도 만화를 읽고 즐기는 시대'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라고 토리야마를 평가했다. '나루토'의 작가 기시모토 마사시 씨는 그의 부고 소식에 "갑작스런 일로 무엇을 어떻게 (부고 글을) 쓰면 좋을지 솔직히 모릅니다"라며 "다만 지금은 토리야마 선생님에게 언젠가 듣고 싶었던 일, 생각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닥터슬럼프, 드래곤볼 등 선생님의 만화와 함께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것도 없었던 시골의 소년에게 매주 드래곤볼을 만날 수 있던 것은 구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선생님은 항상 내 지침이었습니다. 동경했습니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거듭 "선생님께 전하고 싶은 이 문장도 제대로 쓸 수 있을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라며 토리야마 아키라의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어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님, 45년 동안 많은 즐거운 작품에 감사드립니다. 고마워요.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님의 편안한 잠을 기원합니다"라고 애도했다. 만화 좋아했던 고등학생…`점프` 편집자 `토리시마`와 운명적 만남 1955년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태어난 토리야마 작가는 천재 만화가로 꼽힌다. 하지만 처음부터 만화가나 만화 문하생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타고난 재능은 있었지만, 아예 다른 직업을 선택해, 먼 길을 돌아왔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졸업 후, 디자인 관련 회사에 취직했다고 한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3년 만에 퇴직하고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잡지에 투고작을 보냈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스타워즈 같은 SF 장르를 좋아해 이를 토대로 작품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의 만화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점프' 편집자였던 토리시마 카즈히코 눈에 띄어 새로운 원고를 가져와 보라고 권유받아 본격적으로 만화계에 입문한다. 토리시마는 그의 그림 실력이나 스토리가 아닌 만화 효과음 등을 영어로 표현한 토리야마의 센스가 마음에 들어 그를 발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토리시마는 스토리가 엉성하거나 그림이 이상하면 바로 수정을 요구하는 소위 '호랑이 편집자'였다고 한다. 그렇게 토리야마는 수많은 원고를 폐기당한 뒤 1978년 단편 '원더 아일랜드'로 데뷔할 수 있었다. 이 작품과 관련 토리시마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독자 반응을 언급하며 "최악이었다"라고 말한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실제로 해당 작품의 인기순위는 최하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렇게 무명 작가의 시간을 보내던 그는 1980년 사람과 로봇, 외계인이 공존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장편 만화 '닥터슬럼프'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비로소 토리야마는 만화계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인은 이 작품으로 1981년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 만화상을 받았다. 성룡 좋아했던 만화가…드래곤볼 세계관에 큰 영향 1984년 토리야마는 `드래곤볼` 연재를 시작한다. 이와 관련 드래곤볼 탄생 배경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숨어있다. 1989년 소년점프 10·18호에 게제된 인터뷰에 따르면 닥터슬럼프를 연재하고 있던 1980년 중반, 토리야마는 성룡(재키 찬)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이때 성룡의 영화들에 깊이 매료되어서 `기룡 소년 드래곤 보이` 라는 캐릭터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밝혔다. 해당 작품은 드래곤볼의 원형이 되었던 단편집이다. 기룡 소년의 캐릭터 정체성은 고스란히 손오공 캐릭터로 옮겨갔고, 서유기 분위기에 7개의 구슬을 찾아다니는 설정을 넣어 드래곤볼을 탄생시키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이 '기륭 소년'이 예상 외의 호평을 받아, 이를 계기로 소재가 고갈됐던 닥터 슬럼프를 끝내고 쿵푸 느낌의 만화를 새로 연재하기로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훗날 성룡과 토리야마는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과시한다. 1984년 성공적으로 연재하던 닥터슬럼프는 홍콩에서도 큰 히트를 기록했고 이를 계기로 홍콩에서 성룡도 이 만화의 팬이 된다. 성룡이 출연한 영화 'My lucky star'에서는 닥터 슬럼프의 주인공 아라레 캐릭터도 등장한다. 이후 1986년 성룡이 영화 촬영으로 일본을 방문하는데, 이때 토리야마를 만난다. 당시 두 사람의 만남은 한 잡지에 실리면서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성룡은 "저는 닥터슬럼프의 영향을 받아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토리야마는 "저는 성룡 영화를 참고하여 드래곤볼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드래곤볼에서 쿵푸 등 각종 권법이 등장하는 배경에는 성룡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년간 500쪽 이상 폐기 경험…전매특허 '먹칠 펜화' 탄생 그렇게 시작한 드래곤볼은 처음에는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토리시마와 토리야마가 연구한 끝에, 각종 캐릭터의 성격을 부여하고 '천하제일무술대회' 이벤트, 피콜로 대마왕 등 다양한 캐릭터까지 탄생시키며, 이 만화는 그야말로 메가 히트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이 있는데 닥터슬럼프, 드래곤볼 등 토리야마 작품은 먹칠과 펜화만으로 그림을 그리는데도 불구하고 입체감을 잘 살렸다고 호평을 받는다. 이런 배경에는 깐깐한 편집자 토리시마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토리야마에게 재수정을 계속 요구하며 고인은 1년간 500쪽 이상의 수많은 원고를 폐기당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나온 독특한 화풍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화풍은 원피스, 나루토 작가 등 일본 만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드래곤볼 단행본은 20개 넘는 언어로 번역됐으며, 약 2억 6000만부가 간행됐다. 드래곤볼이 콘텐츠 산업 등 경제 가치는 세계 시장에서 2020년 기준 약 2500억엔(약 2조 76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정부 관료까지 나서서 드래곤볼의 연재 종료를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에네르기파' 라는 극 중 대사도 유행했다. 이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거북선류 권법의 필살기이자, 드래곤볼을 상징하는 기술이다. 어떤 메시지도 없는 드래곤볼…철저하게 '오락'으로만 소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지만, 드래곤볼에는 교훈적 메시지나, 토리야마 개인의 철학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해 고인은 2013년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만화에 메시지가 없다'는 질문에 "제 만화의 역할은 오락에 철저한 것"이라며 "(독자가)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면 무엇도 남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식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후 토리야마는 자신의 작품으로 일본 콘텐츠 업계에 큰 획을 긋는다. 2004년 제4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인터랙티브 부문 대상(드래곤 퀘스트 VII: 에덴의 전사들), 2006년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 만화 부문 3위 선출(드래곤볼), 2013년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40주년 특별상, 2019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등을 수상했다. 한편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대표작인 닥터슬럼프, 드래곤볼을 구매하겠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도쿄의 한 서점은 아예 토리야마의 작품 특별관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고인은 생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어쩌면 이미 완결이 있는 드래곤볼의 또 다른 시작을 염두한 말은 아니였을까. "한 번 더 나 자신으로 태어나고 싶다. 더 재능 있고 싶다." - 토리야마 아키라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09 08:15:38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작명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1977년 대한민국 서울과 이란 테헤란이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서울에 테헤란로, 테헤란에 서울로를 각각 개설하면서 생긴 이름이다. 이 길의 본래 이름은 삼릉로였으나 이때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가 서울 강남 땅에 깃들었다. 지금은 '강남 중의 강남'이 됐다. 강남의 자연지형은 탄천과 양재천을 따라 동서로 나뉘지만, 강남 개발 당시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를 따라 십자형으로 조성됐다. 테헤란로는 '테북'(테헤란로 북쪽 지역)과 '테남'(테헤란로 남쪽 지역)으로 진화했다. 테북은 압구정동·청담동·삼성동·신사동·논현동·학동 등 강남의 터줏대감 격 동네를 이른다. 테남은 역삼동·대치동·개포동·도곡동 같은 신흥 거주공간이다. 같은 강남이지만 주민 구성과 생활환경에서 차이를 보인다. 강남역 1번 출구엔 테헤란로를 알리는 대형 표석이 서 있다. 지난 8일 흥미로운 시위가 이곳에서 열렸다.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흘 만에 숨진 스물두살 마흐사 아미니를 추모하는 자리였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란인 120여명은 이란 민중가요 '나의 어릴 적 친구'를 부르며 테헤란로를 따라 걸었다. 우리로 치면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히잡은 쓰지 않았다. 우리도 1970년대 초 장발이나 미니스커트 단속 같은 어처구니없는 권위주의 시대 폐해를 겪었다. 반세기 전 옛날 일이다. 테헤란의 시계는 고장이 났나? 아홉살 이상의 여성은 히잡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외국인도 예외는 없다. 어기면 구금을 당하거나 벌금을 내야 한다. '가쉬테 에르셔드'(선도 순찰대)란 무시무시한 종교경찰이 시도 때도 없이 날뛴다. 히잡이 뭐길래 그 난리일까.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집권한 호메이니가 "히잡을 안 쓰는 건 다 벗은 것과 같다"라고 말한 뒤 착용이 법제화됐다고 한다. 이슬람 57개국 중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나라는 이란·사우디아라비아·아프가니스탄 3국뿐이다. 이란 출신 만화가 마르잔 사트라피는 기록만화 '페르세폴리스'에서 "알라가 히잡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여자를 대머리로 태어나게 하셨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란에서 히잡 시위가 시작된 지 한 달이 훌쩍 흘렀다. 이란 여성, 세계 여성이 들불처럼 들고 일어났다. 여성의 목·가슴·팔·다리·머리카락은 남성에게 성적 자극을 주므로 보여선 안된다는 이슬람 교리에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2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유혈시위의 주축이 20대 젊은 여성이라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다. 테헤란 동북부 서울로 끝에 서울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서 차로 10분 남짓 걸리는 병원에서 아미니가 숨을 거뒀다. 그녀의 비석엔 "당신은 죽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상징이 될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졌다. 문명세계를 거스르는 얼토당토않은 히잡 금기는 깨져야 한다. 여성을 사회와 격리하고, 여성 인권을 묵살하는 터무니없는 율법도 폐기돼야 마땅하다. 서울의 번영을 상징하는 빌딩 숲 테헤란로에 서서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지는 암흑천지를 개탄한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2022-10-19 19:43:10영화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는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라는 대사로 유명한 ‘킹스맨 시리즈’ 3번째 작품입니다. 원작은 만화가 마크 밀러와 데이브 기번스의 작품인 ‘시크릿 서비스((The Secret Service)’라고 합니다. 작품 속에서, 포로수용소에 구호품을 전달하러 간 옥스퍼드 공작(랄프 파인즈 분)의 아내 에밀리는 마차 안에 홀로 있는 어린 콘래드를 살피러 가려다가 총을 맞고 사망합니다. 에밀리가 총격 속에서 마차 안의 어린 아들을 구하러 가지 않았다면 요즘 뉴스에서 아내를 고속도로에 두고 가서 문제가 되는 유기죄는 성립하지 않을까요? 유기죄는 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해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계약상 의무있는 사람이 유기하는 때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유기죄는 유기되는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해 부조를 요하는 자’(요부조자)의 의미는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자기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노약자, 부상자, 분만 중의 부녀 등처럼 타인의 도움없이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사람이 요부조자입니다. 영화 속 어린 아들 콘래드도 요부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요부조자를 보호할 법률상, 계약상 의무있는 자(보호의무자)에게 보호의무는 요부조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을 보호해야 할 의무입니다. 옥스퍼드 공작 부부는 당연히 어린 아들 콘래드의 민법(제913조)상 보호의무자입니다. 보호의무의 발생 근거는 법률과 계약에 한정될 뿐 사무관리, 관습, 조리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강간치상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실신 상태에 있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를 구조하지 않고 방치하였더라도 가해자에게 피해자를 보호할 법률상, 계약상 의무가 없기 때문에 강간치상죄는 성립하지만 유기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영하의 날씨에 우연히 같이 길을 가다가 다른 사람이 개울에 빠졌음에도 가까운 민가에 알리거나 구조요청도 하지 않았더라도 우연히 동행한 사람에게는 법률상, 계약상 보호의무가 없으므로 유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유기라는 것은 요부조자를 보호없는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합니다. 즉, 요부조자를 보호받는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보호없는 상태로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요부조자를 종래의 상태에 두고 그대로 떠나거나 생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것도 유기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면, 수혈이 필요한 미성년자 딸을 둔 부모가 종교상의 이유로 수혈을 막아 사망하게 한 경우, 식사도 거르면서 며칠간 술만 마셔 만취한 손님을 주점에 방치하여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한 경우에는 유기치사죄가 성립합니다. 옥스퍼드 공작 부부는 어린 콘래드의 보호의무자로서 콘래드를 마차 안에 그대로 두고 떠났다면 유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옥스퍼드 부부는 콘래드를 마차에서 잠깐 기다리게 한 후, 옆에서 사람을 만나던 중에 총격을 받는 상황에서 마차에 고립된 콘래드를 살피러 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유기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유기죄는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2021-12-31 13:50:24【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청년의 날을 앞두고 청년 도민에 격려와 즐거움을 전하는 ‘2021 경기도 청년주간’ 행사를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은 코로나19 거리두기에 따라 사전 제작하거나 생방송 영상을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방식으로 사흘간 행사를 펼친다. 행사 영상은 경기청년포털 또는 경기복지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우선 15일 오후 7시부터 각종 축사에 이어 ‘김풍 작가와 함께하는 방구석요리’가 중계된다. 만화가이자 생활밀착형 요리 실력을 선보였던 김풍씨가 반조리 식품 위주로 청년들이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메뉴를 소개한다. 31개 시·군별 대표 청년이 화상 플랫폼 줌(zoom)으로 김풍씨와 소통한다. 이어 ‘청년이 청년을 말하다 1부’에서는 요리사, 사업가, 사업가,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경기도 청년 4명이 느끼는 삶을 이야기한다. 이어 16일 오후 7시에는 사전 접수된 현역 군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충성! 나라사랑이지 말입니다’가 진행된다. 청년인 군 장병들이 군 생활 고충, ‘고무신(애인의 군 전역을 기다리는)’ 이야기 등을 말하면 도내 군부대 장병들이 최고의 사연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청년이 청년을 말하다 2부’에선 경기도 북부와 남부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 경기도 청년에 대해 말한다. 마지막 17일에는 오후 7시 영화 전문 유튜버가 청년 문제를 다룬 영화들을 소개하는 ‘영화 속 청년이야기’가 예정됐다. 도는 사흘간 행사를 진행하며 중간중간 청년 예술가 공연 영상, 경기관광공사의 청년 여행지 소개 영상 등도 상영한다. 경기도는 청년주간 이후에도 청년지원사업단을 통해 권역별 포럼 개최 등 지속적으로 더욱 많은 청년과의 소통을 다각도에서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는 청년 목소리를 담은 정책을 지향하며 올해 청년 관련 정책 42개를 시행하고 있다. 분야별로 △복지·문화에 청년기본소득 등 6개 △일자리에 경기청년 일자리 매치업 취업지원 사업 등 18개 △주거에 경기도 기숙사 운영 등 4개 △교육에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 7개 △참여·권리에 경기청년 참여기구 발족 등 7개가 있다. 주요 정책을 보면 ‘경기도 청년면접수당’은 도내 청년에게 면접 활동비를 한해 최대 30만원 지급하는 내용으로, 청년의 면접비 부담 완화 및 기업의 면접비 지급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매년 군대에 복무 중인 도민 청년 10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3만8000원의 보험 가입비를 지원해 상해보험에 자동 가입하게 하는 ‘군복무 경기청년 상해보험 지원’은 2018년 11월 도입됐다. 보험 보장금액이 상해·질병으로 수술하면 20만원, 상해·질병 사망 시에는 3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총 보험 수혜인원은 3000여명이다. 경기도의 청년정책은 경기청년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1-09-14 09:04:45[파이낸셜뉴스] 명작 <베르세르크>를 탄생시킨 일본 만화가 미우라 켄타로가 사망했다. 향년 54세. 20일 하쿠센샤 영애니멀 편집부는 "<베르세르크>의 작가 미우라 켄타로 선생이 5월 6일 급성 대동맥 박리로 별세했다"며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미우라 켄타로는 1985년 <또 다시>로 데뷔해 30여년 간 활동한 유명 만화가다. 대표작은 <베르세르크>로, 일본을 넘어 한국과 유럽 등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데뷔 5년차인 1989년부터 최근까지 연재해온 <베르세르크>는 단행본이 40권까지 나왔으나 끝내 결말을 맺지 못했다. <베르세르크>는 옛 동지였으나 이제는 원수가 된 이에게 복수하려는 외팔이 검사 가츠의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중세 판타지적 세계관과 오밀조밀한 이야기 구조, 독창적인 스타일, 세밀한 작화로 명성을 얻었다. 2010년대 들어 건강을 이유로 수차례 휴재를 거듭한 <베르세르크>를 두고 한국에서도 수많은 팬들이 연재 지속을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각 SNS 채널 등에선 미우라 켄타로의 명복을 비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5-20 14:58:17[파이낸셜뉴스] 4년 전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숨진 고 백남기씨 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세의 전 MBC 기자와 만화가 윤서인씨에 대한 최종 법적 판단이 벌금 700만원으로 확정됐다. 11일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에 따르면 재판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기자와 윤씨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기자는 2016년 10월 3일 자신의 SNS에 백씨의 차녀 민주화씨를 겨냥해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로 놀러갔다”는 등 아버지를 등지고 휴가를 즐기는 것처럼 표현한 게시글을 올렸다. 윤씨는 이튿날인 4일 인터넷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백씨와 비키니 차림으로 해변가에 누워있는 민주화씨를 묘사한 만화를 올렸다. 이들은 모두 법정에서 “비방 목적이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백씨는 앞선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직격 당해 쓰려져 의식불명 상태에서 치료를 받던 와중이었다. 휴가가 아닌 시댁 행사 참석 차 발리를 방문했었다는 게 민주화씨 주장이다. 1심은 “민주화씨의 사생활은 사회적 관심이 된 공적 논쟁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들의 각 표현 내용은 민주화씨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항소심 역시 “특정 시기에 관심을 끈 공적 인물이라고 봐도 민주화씨에게 정치인과 동일한 기준의 감시·비판이 허용되거나 도덕성 내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지 않는다”며 “‘아버지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고 해외 휴양을 떠난 자녀’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고려하면 민주화씨에 대한 외부적 평가를 훼손한 정도가 중하다”고 판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2020-12-11 10:51:24올해 유명을 달리한 영화계 별들을 돌아본다. 1. 스탠 리(만화가, 스토리작가, 배우, 영화제작자) ‘마블의 아버지’라는 말로 수식이 가능한 사람. 마블 엔터테인먼트 명예회장으로 마블 코믹스의 인기는 물론 오늘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의 세계적인 성공 등이 모두 그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39년 코믹스 출판사에 취직, ‘캡틴 아메리카’의 스토리 작가로 본격적인 코믹스 작가의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 창간한 ‘판타스틱 포’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마블 코믹스를 크게 키웠다. 이어 헐크, 스파이더맨, 토르, 아이언맨, 닥터 스트레인지, 엑스맨, 어벤져스 같은 캐릭터 및 스토리를 창조해냈다. 마블 코믹스 원작의 영화마다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해외의 영화팬들에게도 유명해졌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11월 12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와 폐렴으로 사망했다. 향년 95세. 2. 윌리엄 골드만(각본가, 소설가) [내일을 향해 쏴라]와 [대통령의 음모]로 아카데미 각본상과 각색상을 수상한 할리우드의 각본가. 1957년 첫 소설 ‘황금의 사원’부터 2003년 [드림캐쳐]까지 50년 동안 현역으로 펜을 잡아 왔을 뿐 아니라, 2018년에도 단편영화의 각본을 집필하는 등 창작의 끈을 놓지 않은 위대한 작가다. 그가 직접 창작했거나 각색한 걸작은 앞서 소개한 영화들 외에도 [스텝포드 와이브스], [마라톤맨], [머나먼 다리], [미저리], [채플린], [투명인간의 사랑], [앱솔루트 파워] 등 헤아리기 힘들다. 그는 대장암을 앓다가 폐렴과 합병증으로 11월 16일 사망했다. 향년 87세. 3. 버트 레이놀즈(배우) 근육질 몸매와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였던 1970~1980년대 할리우드 마초 섹시스타. 미국에서의 인기에 비해 한국에는 그의 전성기 개봉작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미식축구 선수였으나 무릎을 다친 후 배우로 전향했다. 1958년 데뷔해 60년대에는 주로 TV드라마의 조연으로 활약했고, 70년대에 [서바이벌 게임], [캐논볼] 같은 액션영화에 거듭 출연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007 제임스 본드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본인 스스로 그 역할은 영국인이 맡아야 한다며 거절했던 신사였다. 1998년 [부기나이트]에서 포르노영화감독 잭 호너 역을 연기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고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2010년 심장수술 후 노환과 여러가지 지병에 시달리다가 9월 6일 82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4.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감독)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 [몽상가들] 등을 연출한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감독. 스무 살 무렵, 시인이던 아버지의 친구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을 만나 [아카토네]의 조감독으로 함께하며 영화 연출의 길에 들어섰고, 24살에 연출한 [혁명 전야]로 일찌감치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말론 브란도 주연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일찌감치 그에게 국제적 명성을 가져다줬으나 지난 2016년, 주연 여배우 마리아 슈나이더가 “감독이 사전 동의 없이 강간 장면을 찍었다”고 밝혔던 사실이 재조명되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1987년,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일생을 그린 [마지막 황제]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9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고 베르톨루치 감독은 세계적 거장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그는 암투병 끝에 11월 26일 이탈리아 로마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77세.
2018-12-29 12:40:28검찰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가 사망한 고 백남기씨 사건과 관련해 본격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공개 소환조사한 데 이어 부검영장 집행 및 추가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참고인 소환조사 등 본격 수사..부검 집행 대립 중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후균 부장검사)는 전날 구 전 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는 8시간 가량 진행됐다. 구 전 청장은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서울청장으로서 시위 진압을 진두지휘했다. 검찰은 구 전 청장을 상대로 시위 진압에 물대포를 동원할 때 현장지휘를 누가 했는지, 해당 지휘가 적절했는지, 관련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씨 가족과 농민단체는 사태 발생 후 구 전 청장 등을 살인미수(예비적 죄명 업무상 과실치상)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현재 백씨의 유족측은 시신 부검을 둘러싸고 수사기관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백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경은 지난달 28일 법원에서 시신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 법원은 유족의 동의 하에 부검 집행하라는 조건을 달아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유족과 시민단체 측은 '부검 절대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법원이 영장에 적시한 집행 시한은 이달 25일이다. ■檢 모든 의혹 해소, 추가 조사도 진행 검찰은 백씨 사망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을 모두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백씨가 쓰러진 직후 등장하는 '빨간 우의 남성'의 행적도 조사하는 한편 백씨 유족이 주장하는 명예훼손도 수사에 착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검찰의 서울대병원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보면 검찰은 '백씨가 경찰 살수차의 직사살수에 의해 넘어진 사실, 이로 인한 '급성 의상성 경막하 출혈'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점'을 인정했다. 다만 '백씨가 쓰러진 직후 그를 구조하려던 빨간색 우의 착용자가 넘어지면서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이 있어 실제 영향을 미친 원인 행위가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다'고 적었다. 검찰은 이 영장에서 '일출 전 또는 일몰 후 집행을 해야 하는 취지와 사유' 항목을 별도 표기하고 '부검에 반대하는 불상의 다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을 점거하고 있어 백씨 시신을 운반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백씨 유족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인과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방송사 김모 기자와 보수단체 대표 장모씨, 만화가 윤모씨를 고소한 사건을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2016-10-13 17:42:53검찰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가 사망한 고 백남기씨 사건과 관련해 본격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공개 소환조사한 데 이어 부검영장 집행 및 추가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참고인 소환조사 등 본격 수사..부검 집행 대립 중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후균 부장검사)는 전날 구 전 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는 8시간 가량 진행됐다. 구 전 청장은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서울청장으로서 시위 진압을 진두지휘했다.ㅠ 검찰은 구 전 청장을 상대로 시위 진압에 물대포를 동원할 때 현장지휘를 누가 했는지, 해당 지휘가 적절했는지, 관련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씨 가족과 농민단체는 사태 발생 후 구 전 청장 등을 살인미수(예비적 죄명 업무상 과실치상)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현재 백씨의 유족측은 시신 부검을 둘러싸고 수사기관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백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경은 지난달 28일 법원에서 시신 부검영장(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 법원은 유족의 동의 하에 부검 집행하라는 조건을 달아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유족과 시민단체 측은 '부검 절대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법원이 영장에 적시한 집행 시한은 이달 25일이다. ■檢 모든 의혹 해소, 추가 조사도 진행 검찰은 백씨 사망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을 모두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백씨가 쓰러진 직후 등장하는 '빨간 우의 남성'의 행적도 조사하는 한편 백씨 유족이 주장하는 명예훼손도 수사에 착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검찰의 서울대병원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보면 검찰은 '백씨가 경찰 살수차의 직사살수에 의해 넘어진 사실, 이로 인한 '급성 의상성 경막하 출혈'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점'을 인정했다. 다만 '백씨가 쓰러진 직후 그를 구조하려던 빨간색 우의 착용자가 넘어지면서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이 있어 실제 영향을 미친 원인 행위가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다'고 적었다. 검찰은 이 영장에서 '일출 전 또는 일몰 후 집행을 해야 하는 취지와 사유' 항목을 별도 표기하고 '부검에 반대하는 불상의 다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을 점거하고 있어 백씨 시신을 운반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백씨 유족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인과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방송사 김모 기자와 보수단체 대표 장모씨, 만화가 윤모씨를 고소한 사건을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2016-10-13 14:49:06▲ 사진=방송 캡처고(故) 백남기 씨의 유족들이 언론사 기자와 보수단체 대표를 고소했다. 고(故) 백남기 씨의 유족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인과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언론사 기자와 보수단체 대표 등 3명을 고소했다. 지난 1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유족들을 대리해 서울중앙지검에 기자 김모 씨와 자유청년연합대표 장모 씨, 만화가 윤모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민변 측은 "백씨가 숨진 뒤 인터넷과 SNS를 통해 고인과 유족들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과 허위사실을 담은 글들이 유포됐다"라며 "(피고소인들은)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거부해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살인 혐의로 고발하기까지 했다"라고 전했다. 김씨와 윤씨가 인터넷에 '백씨의 막내딸이 아버지가 위중한 상황에서 휴양지로 휴가를 갔다'는 취지의 글과 그림을 게재했다는 게 민변 측 주장이다. 민변은 또한 "장씨가 '백씨 가족들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고발하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변 관계자는 "형사고소뿐 아니라 조만간 민사소송도 제기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kimsj@fnnews.com 김선정 기자
2016-10-12 13: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