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국내 매독 환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매독 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독 환자는 2786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1015명)보다 2.7배 증가했다.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는 93명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돼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로 바뀌면서 총 환자 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겠으나, 최근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매독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독 환자가 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를 보면, 2022년 기준 미국은 20만7255명, 일본은 1만3228명의 매독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매독에 걸린 채 태어난 신생아 수도 약 10년 사이 1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2000년 이후 서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성행태의 다양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독, 어떤 병이기에…성매개 감염병 중 하나 매독은 매독균(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성기 및 전신 질환으로, 가장 중요한 전파 경로는 성접촉이다. 1기 또는 2기 매독 환자와 성접촉 시 약 50%가 감염될 수 있으며, 매독 환자인 엄마에서 태어난 어린이나 혈액을 통한 감염도 전파 경로에 해당한다. 매독은 보통 1기, 2기, 3기로 나뉘며 1기 매독은 성기 부위, 질, 항문, 직장 등 균이 침범한 부위에 통증 없는 궤양이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피부 궤양이 매화 같은 모양이라 해서 매독(梅毒)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2기로 넘어가면 가려움이 없는 피부 발진, 발열, 인후통, 피로,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마지막 단계인 3기가 되면 균이 내부 장기와 중추신경계, 눈, 심장, 간, 뼈 등을 침범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감염 후 장기간 잠복기를 거쳐 3기 매독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성매개 감염병인 만큼,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독균 감염 예방을 위한 최선책으로 콘돔 사용 등을 통해 안전한 성관계를 가지라고 권고한다. 또한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은 최소 1년에 한 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독균 감염으로 실명 위기 올 수 있어 각별한 주의 요구 국제학술지 '성감염병' 최신호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매독 합병증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 창원삼성병원 안과 김은아 교수, 한양대 의예과 류수락 교수 공동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매독 환자 빅데이터(44만8085명)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그 중 1.4%가 매독균 감염으로 인해 눈에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포도막염으로, 2010년 10만명당 0.18명이던 환자 수가 2019년에는 1.58명으로 9년 만에 8.7배 증가했다. 특히 30대 남성(남성 매독 환자 중 21.2%)과 20대 여성(여성 매독 환자 중 18.2%)의 감염이 두드러졌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는 "매독은 성 매개 감염병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눈의 모든 부위를 침범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 중에서도 매독성 포도막염은 심할 경우 실명 위험이 높은 만큼 조기 발견과 감염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2-21 22:29:43[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성병인 ‘매독’ 환자가 급증하면서 성인물(AV) 산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홍콩매체 HK01은 최근 일본의 유명 AV 배우 무토 아야카가 매독 양성 판정을 받아 촬영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월 성병 검사를 받은 무토는 병원으로부터 매독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무토는 최근 엑스(옛 트위터)에 이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해 매독에 걸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검사가 잘못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른 병원을 찾았지만 최종적으로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무토는 이같은 사실을 소속사에 알렸고 예정된 촬영을 모두 취소했다. 매독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그는 “은퇴할 생각까지 했다”며 “더 이상 AV 촬영을 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재 일본은 매독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8일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매독 감염 신고 건수는 1만76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다 매독 발생률을 기록한 지난해(1만1260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감염자는 남성이 70%, 여성이 30%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매독은 가장 대표적인 성병 중 하나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원인 병원체는 트레포네마 팔리둠(Treponema pallidum)이라는 스피로헤타(spirochetes) 세균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17 22:22:32[파이낸셜뉴스] 성 매개 감염병 중 하나인 매독이 전수감시 대상으로 전환된 뒤 방역 당국에 신고된 환자 수가 2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매독 감염 환자 수는 1881명으로 집계됐다. 조기 잠복 838명, 1기 환자 679명, 2기 환자 316명이었고, 3기 환자도 39명이나 됐다. 선천성 환자는 9명이었다. 올해 8월까지 환자 수는 작년 전체 환자 수인 416명의 4.52배에 달한다. 매독 환자 수는 2020년 330명, 2021년 339명, 2022년 401명으로 증가해왔다. 다만 올해 환자 수는 매독이 같은 전수감시 대상이던 2019년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2019년에는 조기 잠복 환자와 3기 환자는 신고 대상이 아니었는데, 당시와 올해 공통적인 신고 대상인 1기와 2기, 선천성 환자의 수 합계를 따져보면 2019년 8월까지가 1222명으로, 올해 8월까지 1039건보다 오히려 많다. 매독은 전수감시 대상이었다가 2020년 이후에는 표본감시 대상으로 바뀌었고, 올해 1월부터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돼 전수감시 대상이 됐다. 올해부터 다시 전수감시 대상이 된 것은 매독이 장기간 전파될 수 있고, 적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매독의 유행세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고려됐다. 일본의 매독 감염자 수는 2013년 1000명을 넘어선 이후 급격하게 증가해 2016년 4천명대, 2017년 5천명대에 접어들었고, 2022년에는 1만3228명까지 치솟았다. 서 의원은 "매독의 추가 전파 차단을 위해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질병청은 (매독과 관련해) 현재까지 성 매개 감염병 예산 내에서 역학조사를 위한 여비 일부만 지원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새로 시행되는 전수감시 체계를 통해 매독 감염의 정확한 규모와 역학관계를 파악하고, 매독 확산 시 신속한 예산 마련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11 06:47:39[파이낸셜뉴스] 일본 도쿄도에서 매독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도쿄도 보건의료국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9월 1일까지 집계된 매독 감염자 수는 2460명에 달해 과거 최다였던 지난해 3,701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감염자 성별 비율은 남성이 70%, 여성이 30%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남성의 경우 20대에서 50대까지, 여성은 20대에서 주로 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도 보건의료국의 니시즈카 이타루 감염병 대책 조정 담당 부장은 "최근 3년간 매년 역대 최다 감염자 수를 경신하고 있다"며 "매독의 특징은 자각 증상이 적다는 것으로, 무증상인 경우도 있어 감염 사실을 모르고 타인에게 전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자 도쿄도는 신주쿠와 타마 지역에 무료·익명 검사 상담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특히 신주쿠구 검사·상담실에서는 24시간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며 주말에도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접근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매독 감염 예방을 위해 안전한 성관계 실천과 정기적인 검진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쿄도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독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09 21:55:41[파이낸셜뉴스] 질병관리청은 지난 1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독과 엠폭스를 '3급' 감염병으로 조정한다고 2일 밝혔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법정감염병의 종류를 제1급에서 제4급까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총 89종의 감염병을 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에 시행되는 내용은 감염병 유행상황을 반영해 표본감시 대상인 제4급 감염병 매독과 격리가 필요한 제2급 감염병인 엠폭스를 각각 제3급 감염병으로 전환해 일반의료체계 하의 전수감시 대상 감염병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매독은 장기간 전파가 가능하며 적시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고 선천성 매독의 퇴치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간 표본감시로 관리하던 체계에서 전수감시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이로써 매독 감염병의 신고 의무가 강화되고 역학조사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어 추가 전파를 차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지난 9월 6일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으로 하향했던 엠폭스는 지속적인 국내 발생 감소 등 상황이 안정화됨에 따라 제3급 감염병으로 관리된다. 이에 따라 경증 환자는 의무격리 없이 외래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반의료체계 내 관리로 전환해 엠폭스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관리체계 전환 후에도 일상에서 감염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진과 환자 대상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감염관리수칙 안내문과 의료기관용 안내자료를 질병관리청 누리집에 게시하고 지자체에 배포한다. 또 의료기관 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중증환자에 대해서는 격리·입원 치료비 지원을 유지하고 중증환자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협력 의료기관을 모든 시·도에 지정해 소수의 중증환자까지도 빈틈없이 보호해나갈 예정이다. 향후 엠폭스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성매개감염병 등과 통합 관리해 효율적인 감염병 대응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질병관리청은 덧붙였다. 이외에도 질병관리청은 기존에 별도로 활용되던 법정감염병 발생 신고 서식을 사망신고 서식과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의료기관의 신고 편의를 개선함과 동시에 2일부터 방역통합정보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해 법정감염병 감시체계 내실화를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감염병 유행상황 변동에 맞추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예방·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새해부터 달라지는 감염병 관리 정책을 기반으로, 국민들이 감염병으로부터 더욱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02 08:27:13【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에서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성병인 매독 감염 환자가 올해도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29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전국에서 보고된 매독 환자 수는 이달 19일 기준 1만3251명으로, 지난해 환자 수 1만3228명을 넘어섰다.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약 1900명 많다. 일본에서는 2021년부터 3년 연속으로 최다 매독 환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도쿄도가 3244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다른 대도시 지역인 오사카부는 1760명, 후쿠오카현도 829명으로 많은 편이었다. 대도시가 없는 나가사키현과 돗토리현에서도 매독 환자 수가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매독은 많은 경우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며, 임신부가 치료하지 않으면 태아도 감염될 수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11-29 07:17:06[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최근 10년 새 아기 매독환자가 약 11배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부모에게 직접 매독을 물려받은 선천성 사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7일(현지시간) 지난해 발생한 선천성 아기 매독환자의 수가 약 3700명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335건)에 비해 약 11배가 증가한 수치다. 매독은 박테리아 트레포네마 담창구로 인해 발생하는 성병이다. 임신한 여성에서 태아로 전파될 수 있으며, 임신 중 매독에 걸리면 유산과 사산으로 일어질 수 있다. 유산과 사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영아는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심각한 발달 지연 등을 겪을 수 있다. 실제 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51명의 아기 매독환자가 목숨을 잃었다. CDC는 “3700명의 아기 매독환자 중 약 38%가 산전 검사를 전혀 받지 못한 임산부에게서 태어났다”며 “임신 중 매독 검사와 치료가 개선된다면 선천성 매독의 발생률과 그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산전진료를 받은 이들 중에도 약 30%는 매독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거나 너무 늦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독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산모의 88%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라 바크먼 미 CDC 성병예방부 최고의료책임자는 “아기 매독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하다”며 “이는 공중 보건 인프라의 붕괴를 뜻한다”고 말했다. 매독은 약 20년 전 미국에서 거의 사라졌다가 2017∼2021년 74% 급증해 17만7000건에 이른다. 매독 환자는 일본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발표한 감염병 발생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보고된 매독 환자 수는 1만1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명 더 늘었다. 국내 매독 환자 역시 늘었다. 올해 2~7월 매독 환자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CDC는 아기 매독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산전 진료 시 혹은 임신이 확인되는 즉시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감염이 의심될 시 임신 28주와 출산 시에도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08 21:12:48[파이낸셜뉴스] 올해 일본 매독 환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는 수치가 보고된 가운데, 역대 최다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가 발표한 감염병 발생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보고된 매독 환자 수는 1만1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명 더 많은 수치다. 앞서 2021년 일본 매독 환자 수는 7978명, 지난해는 1만3228명이었다. 해당 수치를 토대로 매독 감염 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고 지난 13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도쿄가 2490명, 오사카 1365명, 아이치현 590명, 후쿠오카현 588명이다. 지난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매독 환자는 10년 새 12배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20~40대가 약 77%에 달했으며, 여성은 20대가 69%를 차지했다. 현지 전문가는 "성병 검사 체계가 미흡한 성매매 업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상대와 하룻밤 성관계를 갖는 것 등을 요인"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한다. 한편 매독은 성관계 등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 후 발진과 소멸이 반복된다. 이를 방치하면 수년 뒤 심장과 신경 등에 이상이 생겨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09-14 13:34:57알렉산드르 6세(역사상 가장 타락한 교황), 프랑수아 1세(프랑스 왕), 파가니니, 가토 기요마사(임진왜란 때의 왜장), 톨스토이, 나폴레옹, 하이네, 카사노바.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매독에 걸렸거나 매독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매독은 중세에 전 유럽 인구의 20%가 걸렸을 정도로, 당시 창궐한 페스트만큼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나폴레옹이 패배한 원인을 매독으로 보기도 한다. 나폴레옹군의 40%가 매독에 걸렸기 때문이다. 매독에 걸린 여성들은 2기가 되면 목덜미를 돌아가며 멜라닌 색소가 나타나는데, 이를 '비너스 목걸이'라고 불렀다. 르네상스 말기에 유행한 레이스 주름 양식의 거대한 칼라는 매독에 걸린 여성들의 목덜미 자국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페스트는 정복됐지만 매독은 지금까지도 인류를 괴롭히는 재앙적 전염병이다. 일본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매독 감염자가 늘어나기 시작, 지난해 1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사정이 심각해졌다. 특히 20대 여성 감염자가 많은데 채팅 앱을 통한 즉석 만남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일본과 가까이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매독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2019년 5954명에서 2021년 6293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잉카제국의 골칫거리였던 매독을 서양으로 옮긴 사람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다. 매독균은 목동들이 기르던 라마에게서 인간에게 전파됐다고 한다. '매독(梅毒)'의 '매(梅)'는 매화나무 매자다. 매독으로 생기는 피부 궤양의 형상이 매화꽃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언제 처음 들어왔을까.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따르면 조선에서 '천포창(天疱瘡·매독)'이 처음 발견된 것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인 1510년 무렵이다. 서양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왔다고 하니 속도가 참 빠르다. 19세기 후반이 되어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 급속히 퍼졌고, 일제강점기에는 공창(公唱)이 매독을 퍼뜨린 진원지가 됐다. 매독이나 임질과 같은 성병은 화류계에서 비롯된다 하여 화류병으로 불리기도 했다. 매독에는 특효약이 없어 수은을 치료제로 쓰기도 했는데 부작용이 심각했다. 인육이 좋다는 황당한 소문까지 돌아 매독에 걸린 딸을 위해 아버지가 묘지를 파헤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20세기 들어서야 '살바르산' 등의 치료제가 개발돼 광고에 자주 실렸다(동아일보 1959년 6월 14일자·사진). 환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매독 치료의 신기원' '최신 특효약' '신발명' 등의 문구가 이채롭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3-06-29 18:44:53[파이낸셜뉴스]알렉산드르 6세(역사상 가장 타락한 교황), 프랑수아 1세(프랑스 왕), 파가니니, 가토 기요마사(임진왜란 때의 왜장), 톨스토이, 나폴레옹, 하이네, 카사노바.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매독에 걸렸거나 매독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매독은 중세에 전 유럽 인구의 20%가 걸렸을 정도로, 당시 창궐한 페스트만큼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나폴레옹이 패배한 원인을 매독으로 보기도 한다. 나폴레옹 군의 40%가 매독에 걸렸기 때문이다. 매독에 걸린 여성들은 2기가 되면 목덜미를 돌아가며 멜라닌 색소가 나타나는데 이를 '비너스 목걸이'라고 불렀다. 르네상스 말기에 유행한 레이스 주름 양식의 거대한 칼라는 매독에 걸린 여성들의 목덜미 자국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페스트는 정복됐지만 매독은 지금까지도 인류를 괴롭히는 재앙적인 전염병이다. 일본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매독 감염자가 늘어나기 시작, 지난해 1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사정이 심각해졌다. 특히 20대 여성 감염자가 많은데 채팅 앱을 통한 즉석 만남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일본과 가까이 있는 우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매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9년 5954명에서 2021년 6293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잉카 제국의 골칫거리였던 매독을 서양으로 옮긴 사람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다. 매독균은 목동들이 기르던 라마에게서 인간에게 전파됐다고 한다. ‘매독(梅毒)'의 '매(梅)'는 매화나무 매자다. 매독으로 생기는 피부 궤양의 형상이 매화꽃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언제 처음 들어왔을까.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따르면 조선에서 ‘천포창(天疱瘡·매독)’이 처음 발견된 것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인 1510년 무렵이다. 서양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왔다고 하니 속도가 참 빠르다. 19세기 후반이 되어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 급속히 퍼졌고 일제강점기에는 공창(公唱)이 매독을 퍼뜨린 진원지가 됐다. 매독이나 임질과 같은 성병은 화류계에서 비롯된다 하여 화류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매독에는 특효약이 없어 수은을 치료제로 쓰기도 했는데 부작용이 심각했다. 인육이 좋다는 황당한 소문까지 돌아 매독에 걸린 딸을 위해 아버지가 묘지를 파헤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20세기 들어서야 '살바르산' 등의 치료제가 개발돼 광고에 자주 실렸다(동아일보 1959년 6월 14일자· 사진). 환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매독 치료의 신기원' '최신 특효약' '신발명' 등의 문구가 이채롭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위원
2023-06-28 08:46:19